[Q&A] 진도가 너무 빨랐나요  

[Q&A] 진도가 너무 빨랐나요              img #1
미드 [Game of Thrones]

Q.

저흰 진도가 좀 빨랐어요. 

    
둘 다 좋아하면서 가슴앓이 만 하다가 서로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전 남친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았고 남친은 제가 도통 남자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고요. 좀 그렇게 힘들었어요. 

그러다 남친이 자주 제 방에 와서 자거나 그랬어요. 남친 방엔 컴터도 티비도 없다 보니까, 야간중계 축구를 보다가 눈이 뻘개져서 내려가거나 하는 일도 많았었거든요. 남친 뿐만아니라 (둘이 있던 건 남친 뿐이지만) 친구들이 자주 몰려오곤 하거든요. 그래서 거리낌이 없었죠. 

근데 남친이 자고있는 저한테 뽀뽀를 하다가 걸렸어요. 저도 놀랐고 남친도 놀랐죠. 남친이 한동안 시선을 피하고 안절부절 못하더니... 갑자기 말 하더라고요. 말도 못하고 좋아만 하고, 고백했다가 나쁜 상황으로 치달을 까봐....뽀뽀라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좋아한다고 사귀어달라고... 

뭐 만화 같지만..저도 맘 고생 하던 차라 수락을 했어요.

그리고 나선, 보통 연인이었죠. 물론 그날 그 이상의 스킨십은 없었고요. 하지만 이후에도 남친은 꾸준히 스킨쉽을 원했어요. 남들이 보기에 저희가 좀 특이한 커플이었거든요. 남친은 통통하고 까맣고...;; 뭐 성격 좋고 나름대로 귀엽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일단 주변에선..;;; 다 의외라고 하거든요. 

선배들은 걔가 사귀자니까 진짜 수락했냐고 남친 앞에 대놓고 말할 정도였고요. 제가 예쁘고 날씬한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보기엔 착하고 성실하고 공부 잘하고, 통통하지만 키 때문에 날씬해 보이거든요. 아무튼

자꾸 스킨십을 하려고 해서, 번번히 거절은 못 하고 두 번 정도 세 번 정도씩 참게 했어요. 참는 횟수도 늘려보고요. 근데 그러더라고요. 군대 가기 전에 꼭 안아주고 가고 싶다고.... 

저도 남친이 좋았고, 남친이 타이밍도 너무 잘 맞추고 그래서… 어떻게 하다가... 관계까지 가지고 말았어요. 후회는 하지 않아요. 단지... 불안해요. 남친은 절 더 사랑하는 것 같아요. 자주 포옹해주고 더 잘 살펴주고 …

근데... 다만... 

남친 얘기가 제가 좀 큰 편인 것 같대요. 그래서 안에 있으면 제가 좋아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여러가지 글도 읽고 일부러 말도 해보고 그랬는데... 남친이 저 번에 친구들이랑 방에 있다가 친구들이 야동을 봐서 한편 정도 보다가 도망치듯 올라와서는 안아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랬다는 건 관계 후에 알았지만.. 하지만 후에 남친이 한말이 충격이었어요.

"바보들.. 난 그런 거 안 봐도 돼. 여기 이렇게 내 마누라 있는걸." 

왠지 기분이 상했어요. 부부들은 그런 거 보면서 한다고도 하지만 저흰 아직 결혼 전이라.. 그런 거 보고 올라온 남자친구의 태도도.... 물론 더 보기 싫어서 보다가 도망쳐 왔다지만.... 너무 이상했어요.

혹시 이젠 몸만 원하는 건지.... 전 처음이고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남친이 변한건지.... 아무리 남자는 사랑할 땐 여자하고 좀 다르다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불안해요.

- 클라우스 –


A.

문제가 정확히 뭔가요? 


서로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다가 사귀게 되었는데, 그러고 나서 어쩌다 한 번 가진 성 관계 이후에 남자친구가 자꾸 관계를 요구 한다. 내가 아니라 내 몸을 더 원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생긴다. 더구나, 포르노 비디오를 보다가 다가오는 남자친구가 기분 나쁘다. 

정리하자면 이렇나요? 

육체적인 욕망과 사랑하는 마음은 함께 갈 수도 있고 따로 갈 수도 있습니다. 

시소를 타듯이, 섹스를 원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섹스를 덜 원하게 되고 그런 건 아니예요. 

남자친구가 님을 대해주는 마음 씀씀이가 각별하다면 좋아하는 마음을 굳이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서운하게 하다가, 섹스하고 싶을 때만 잘 해 주거나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하려고 든다거나 ... 그러지만 않는다면 ~ 섹스하고 싶어하는 당연한 본능을 굳이 사랑하는 마음이 변한 걸로 왜곡할 필요는 없겠죠. 

그의 기대와 욕구와는 별도로, 님이 아직 섹스하실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님의 마음을 남자친구에게 정확히 말씀하세요. 

섹스 할 준비란? 

피임과 성병 등에 완벽한 대비를 할 만한 성 건강 지식을 갖췄는가? 일방적으로 남자친구가 원해서 섹스 했으니, 내 몸에 문제가 생기면 다 남자친구 탓이라던가 혹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됐을 때 섹스 한 것에 대해서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의 여부를 확실히 해 두는 것을 말합니다.

내 몸은 철저히 내 것이기 때문에, 섹스의 시작도 끝도 다 내가 원해서 해야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친구가 원한다고 원하지도 않는 섹스를 하시거나, 끌려가듯 성 관계를 가지면서 불안한 마음을 가지신다면.... 모든 일의 잣대를 자기 자신에게 놓고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남자친구가 사랑해서 섹스하든, 몸 만을 원해서 섹스하든 님이 누군가와 섹스한다는 건 똑같은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상대 남성이 어떻게 생각하는 가가 아니라 님 스스로가 성 관계를 즐기고 있는가?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의 여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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