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은 내게 부산물일 뿐이다  

섹스를 하면 할수록 어떤 감정, 이를테면 허무 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위행위를 하며 사무치도록 꿈꾸었던 섹스였지만 그다지 새롭지 않았다. 자위는 사정을 하면 끝이었다. 그것은 섹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귀찮은 작업이 많았다.

성관계는 헬스의 연장이었다. 몸의 각도를 유지하며 반복하는 신체 움직임은 영락없는 헬스 였다. 사정이라는 과정 그러니까 기를 끌어 모으고, 요도를 터트릴 듯 정액이 출구를 향해 달려가서 울컥울컥 터져 나오는 작용은, 10초가량 뇌에 쾌감을 주는 것이 다였다. 열심히 왕복 운동을 하고 사정을 했다. 힘이 빠진 채로 이것으로 끝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사정이 오르가즘의 모든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더 좋은 것을 느끼고 싶었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여성의 경우 섹스를 할 때 오르가즘을 10번까지 느낀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최소 15분 최대 1시간까지 전희가 충족이 되어야 한다. 오로지 남성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전체 과정이 3분이면 되는 것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음핵은 손쉽게 여성의 몸을 켤 수 있는 스위치이다. 음핵 오르가즘이 여성에게 훨씬 강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 삽입으로 인한 질 오르가즘은 부산물일 뿐이다. 기관차를 단번에 세울 수 없는 것처럼 한 번 불이 붙은 여성의 몸은 계속해서 타 들어간다. 이것이 부러웠다. 남성의 사정하는 쾌감이야 10초 정돈데 여성은 "아직 몸이 느끼고 있어"라고 말했다.

 
사정은 내게 부산물일 뿐이다              img #1
 
우연히 방법을 찾았다. 쿠퍼액은 요도를 청소하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자 친구가 쿠퍼액을 손에 잔뜩 묻혀 귀두를 문지르는데 나는 감전된 생선처럼 몸을 팔딱거렸다. 남성 오르가즘의 열쇠는 쿠퍼액이었다.

우선 요도 출구에서 쿠퍼액이 약간 새어 나오면 손가락 끝으로 찰싹찰싹 자극을 준다. 심장박동에 맞춰 맑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새어 나오고, 손가락을 떼면 귀두에서부터 연결되어 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쿠퍼액으로 흥건히 젖으면 손가락 사이사이로 계단을 오르듯 귀두를 쓰다듬는다. 그러면 거친 오르가즘이 온다. 사지가 굳으면서 허리가 휜다. 마지막으로 손바닥으로 귀두를 돌리면 감전된 것처럼 몸이 떨리고 신음이 새어 나오는데 이 시간은 10분도 좋고 20분도 좋고 체력만 된다면 지속할 수 있다. 

전립선을 직접 자극하기 위해 아네로스나 손가락을 항문 안으로 넣어 긁어봤는데 별로였다. 사정의 쾌감이 1이라면 귀두 쿠퍼액 마사지의 쾌감은 10 이상이다. 

여자친구에게 작업을 부탁함으로써 섹스는 이제 허무하지 않는다. 키스를 하면서 여자친구의 가슴을 끌어안고 귀두 마사지를 받으면 이대로 세상을 마감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정은 내게 부산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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