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가 무슨 볼드모트라도 되는 줄 아나  

섹스가 무슨 볼드모트라도 되는 줄 아나              img #1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중
 
무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나는 손만 잡고 자도 애가 생기는 줄 알았다. 그래서 성교육 시간에 애는 어떻게 생기나요? 라고 묻고 킥킥 거리는 애들을 보면 관자놀이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내 눈에는 재미도 없는 질문을 하고 지 혼자 웃는 병신으로 보였다. 정말 부끄러운 과거다.

수학과 영어만을 생각하라고 강요하던 칙칙한 남자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대학생이 되어, 나와 다른 염색체를 가진 생물체들을 보면서 섹스에 관한 내 생각들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갔다. 나도 남자였다. 하지만 도대체 이런 것들은 어디에서 배워야 한단 말인가. 지금이 빅토리아 시대나 청교도 사상이 지배하고 있는 시대도 아닌데 주위 사람들은 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지나치게 금기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야기의 시작이 모두 그러하듯 나는 우연히 제법 도발적인 여자아이를 만났다. 그 여자아이는 눈에 보이는 유혹으로 나와 모텔로 가기를 원했다. 그 여자아이를 좋아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거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내 성기능에 하자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는 모텔로 들어가 치킨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고 섹스란 것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 했다. 섹스와 여성의 몸에 대한 지식이 전무 했던 나는 야동에서 보던 것들을 어설프게 흉내 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삽입 시간은 흉내조차 내지 못 했다. 처음 컴퓨터를 만져봤을 때의 황홀감보다 더한 황홀감이 내 몸을 덮쳐 몸 안의 단백질을 분출하기까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어렵고도 귀엽게 나를 유혹했던 그 여자아이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그렇게 내 치욕스러운 첫 경험은 끝이 났다.

왜 성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아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두가 모르는 분야로 남아 있어야 하는 걸까. 27살이 된 지금도 17살 때 애가 어떻게 생기는지 처음 알았던 그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만약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성교육이 실시됐다면 어렵게 나를 유혹했던 그 여자아이도, 나도 좀 더 즐겁게 성인들의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제도나 시스템을 욕 하는 것이 싫지만 지금 이런 상황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휴 헤프너도, 플레이보이도 없이 이 땅에서 섹스가 무슨 볼드모트라도 되는 냥, 입 밖으로 그것을 꺼내지 못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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