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BDSM] 주인장이 되는 법2  

안녕들 하신가? 저번에는 강간플레이에 대한 예고편에서 끝났다. 이번에는 군말 없이 진도를 나가보자. 일주일에 두 편을 약속해 놓고 이렇게 시간이 늦다니 죄송하다. 나도 마음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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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팅을 과시하는 반디지. 레고놀이라도 하려는 거냐...

강간범이 되어보자

우리가 정한 시간은 10시였고 그녀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나는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강간범처럼 그녀의 자취방을 습격하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10시에 즈음해서 그녀는 자취방의 문을 열어 놓고. 도둑처럼 운동화를 신고 등교한 나는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더더욱 강간범처럼 보이기 위해 미리 준비한 벙거지와 목장갑까지 착용하고 그녀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배낭 속에 들어찬 대학교재는 별로 강간범스럽지 않았지만... 어쨌든 나는 갔다.

애초에 나는 창문을 타넘어 그녀의 방에 침입하고 싶었다. 현관문을 열어놓고 긴장한 채 기다리고 있었지만 범인은 창문으로부터 온다! 그럴 듯한 트랩 아닌가. 그렇지만 일단 그 주변까지만 몇 번 가본 내가 그녀가 사는 방의 호수와 창문을 어떻게 매치시킨단 말인가. 게다가 건물의 벽면엔 파이프나 난간 따위가 없었던지라, 내가 스파이더맨이 아닌 이상 현관문을 통해 플레이의 스타트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나의 존재를 눈치 채게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실제의 강간처럼 상황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그녀의 자취방 문 앞에 이르러 나는 바짝 긴장하고 말았다. 안으로부터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무슨 파티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아마도 자취방 구조상 다른 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일 테지, 라고 생각했다. 현관문 손잡이를 슬쩍 돌려보았다. 역시 잠겨있지 않았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건물 속에서 그녀의 자취방 위치를 찾느라 약속시간을 약간 늦은 10시 3분. 나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문을 박차고 실내를 습격했는데...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그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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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을 벌이고 있던 멤버는 모두 여자. 다섯 명 정도였고 그녀들도 나만큼이나 놀랐음이 분명했다. 아니 사실은 나보다 더 놀랐을 것이다. 벙거지에 목장갑 차림의 남자가 인기척도 없이 집안에 난입했다! 이건 의심할 여지도 없이 절도범이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 바로 내가 신발을 벗지 않은 채로 실내에 들어섰다는 것이었다. 몇 초 동안의 경직이 이어졌고 나와 그녀들은 침묵 속에서 서로를 쳐다봤다. 내 인생 최악의 순간에 반드시 포함되는 장면이다. 여자들이 느꼈을 굉장한 공포가 눈동자를 통해서 충분히 전달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얼굴을 발견했다. 어쨌든 이 극악스런 분위기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 안녕하세요...? 00이 보러 왔습니다.

- 어머 오빠... 인사해. 우리 오빠야.

- ......

그렇게 술자리에 합석했다. 대체 뭐하는 것들이냐 너희는. 아마 그렇게들 생각했을 것이다. 아무리 스타일이 없어도 노가다판에서나 쓰는 목장갑을 끼고 여자친구를 찾아오는 남자라니. 게다가 방바닥에 낸 신발자국이라니. 분명이 이 자식도 얘(그녀)처럼 사이코임에 틀림없다. 극도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하던 나는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곧바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다음은 우리가 빠른 시간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재구성.

- 어떻게 된 거야?

- 같이 자취하는 친구가 갑자기 친구들을 끌고 왔어요.

- 오늘 혼자라며. 참 너 왕따라며 웬 친구들인 거야?

-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된 걸 어떡해요. 그리고 왕따니까 이렇게 조용히 앉아있죠.

- 그럼 나한테 연락을 했어야지!

- 했잖아요...

그랬다. 그녀는 사실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못 본 것이었다. 의심과 경계심 가득한 눈초리 속에서 어색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00이랑 사귀기로 하셨다면서요? 아 네... 진실게임은 최악이었다. 어떻게 만났어요? 만나서 뭐 했어요? 첫 키스는 언제? 모텔과 밧줄과 개목걸이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녀와 나는 연애소설을 써대면서 진실게임을 거짓게임으로 만들었다.

- 첫 키스는 학교 강의실 안에서... 하하하

- 어머 오빠 그런 얘기 막 하면 어떡해~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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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지 뭐...

어색했던 분위기가 다소 풀어지자 예상했던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니 대체 목장갑은 왜 끼고 다닌대요? 진짜 악취미다-. 그리고 그 벙거지 하나도 안 멋있어요.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시간은 상대적인 법. 지옥 같은 술자리가 영원처럼 느껴졌다.

첫 번째는 이렇게 실패. 당연히 두 번째에 도전해야 했다. 이번엔 요란한-사실은 음침한- 코스튬은 포기. 대신 볼륨을 최대로 설정해 놓은 핸드폰을 꼭 쥐고 그녀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나는 30분 전에 전화를 걸어 안전사항을 확인했다. 아무 문제 없으니 시간에 맞춰 오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 때 그녀의 자취방 건물을 배회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준비되지 않은 채로 기습하고 싶었다. 그래야 강간에 더 가까울 테니까.

담배를 두어 대 피우고 그녀를 기습했다. 그 때 그녀가 하던 것은? 화장이었다. 대체... 예쁘게 꾸미고 강간당하려고 했던 거냐...?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웃음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어쨌든 강간범이 피해자가 화장을 마저 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 머리채를 잡고 그녀를 끌고 다니다가 침대에 내동댕이쳤다. 비명을 지르는 그녀. 따귀를 때렸다. 조용히 해 씨발년아. 그런데 그녀는 너무 진지한 나머지 필사적으로 반항했으며 내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기까지 했다. 어, 이건 좀 아닌데... 끝까지 해보겠다는 거지?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흥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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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를 잡아 뜯자 단추가 두두둑 뜯어졌다. 그 소리의 쾌감이란.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기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지만 그랬기 때문에 강간에 대한 성취욕이 고조됐다.(굉장히 부도덕한 표현이다.ㅡ.ㅡ) 삽입, 기계적인 허리운동. 그리고 흐느끼며 눈물을 쏟는 그녀. 강간이 이렇게 격렬한 폭력이었나. 한바탕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사정했다. 많은 분들이 이 장면에서 부카케(여성의 얼굴에 정액을 집단 사출하는 행위)를 떠올릴 것이다.

그녀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허리춤에서 푼 혁대를 휘둘렀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그녀의 나신에 던졌다. 빵이나 과일 같은 것을 으깨 케첩과 마요네즈에 묻혀 던졌다. 몸에 닿을 때마다 철퍽, 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는 몸과 바닥에 범벅이 된 음식물들을 모두 입으로 핥아먹게 했다. 동작이 시원치 않을 때마다 엎드려 있는 그녀에게 발길질을 했다. 물론 다치지는 않을 정도로. 그러나 너무 약하면 플레이의 설정이 깨지기 때문에 나는 힘 조절에 최대한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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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더러워져 있었고 나는 그녀를 화장실로 데려가 샤워기를 붙잡고 그녀를 찬물로 헹궜다. 대충 씻긴 그녀의 배에 그녀의 립스틱으로 커다랗게 <창녀>라고 써서 거울을 보게 했다.(지금 생각해도 유치하다.) 순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 직후, 바닥에 눕혀 놓은 그녀의 얼굴을 발로 지그시 밟고 일장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의 내용이야 뭐 뻔한 것-개 같은 년. 좆나게 따먹어 주지-이고, 발바닥 가운데로 그녀가 흘리는 눈물의 감촉을 느꼈던 짜릿한 기억은 아직까지도 강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나서는 뭐, 욕하고 때리고 짓밟고 하면서 두 번의 사정을 더 했다는 것이 플레이의 내용이다. 한 번은 바닥에 사정한 내 정액(콘돔은 사용하지 않았다. 강간범은 피임을 고려할 만큼 사려 깊지 않을 것이므로.)을 그녀가 핥아먹었고(그 모습을 내려다보는 게 무척 즐거웠던 것 같다.), 한 번은 후배위 강간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등에 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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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 스타일(doggy style)이라고도 하는 후배위. 사진으로 장난 쳐서 미안하다.ㅡ.ㅡ

그녀는 눈치가 빠른 편이어서 플레이를 끝내는 법을 알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고(마치 범죄의 피해자처럼) 나도 상황을 더 지속시킬 수 없었다. 플레이가 끝나고 난 후에는 역시 부드러운 포옹이 정석. 여기엔 조금 전까지의 상황에 대한 사과의 의미도 있었다. 물론 돔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거나 양해를 구하진 않는다. 이마에 키스를 해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등 되도록 추상적일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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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이 되어보자.

문제는 다음 날. 그녀가 자취하는 건물에 아침부터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이 건물에서 강간사건이 일어난 게 틀림없어.>

우리가 만들어낸 시끌벅적한 소리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건물에 자취하고 있는 학생들의 잠을 깨웠던 것이다. 젠장, 자취방은 방음시설이 어설픈 법이 아니던가. 남자가 놀러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이 여자-사실은 아마도 전부가 여자였을 것이다-였던 만큼 모두들 공포에 떨며 피해자를 동정했을 것이다. 신기한 것은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 시민의식의 부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그렇다면 나는 부정적인 사회현상의 덕을 본 셈이다. 만일 플레이 도중 경찰이 들이닥쳤다면 그녀의 망가진 모습에 대해 뭐라 설명을 할 것인가.

<이건 강간플레이라는 것으로, 실제 강간이 아니라 강간하고 강간당하는 상황을 설정해서 재현하는 것으로...>

씨알도 안 먹혔을 것이다. 그녀가 나를 변호했다면 그건 스톡홀롬 신드롬이나 협박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녀가 극도로 내성적이라는 것. 모두가 강간사건에 대해 떠들고 있는 와중에 혼자만 꿀 먹은 벙어리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건 ‘성격’이 아니라 ‘모종의 사건’ 때문인 것이 되어버렸고, 그녀는 잠정적인 강간 피해자가 됐으며, 아이러니하지만 안 그래도 왕따였던 차에 건물 내의 여학생들로부터 더 배척당하게 되었다.

<강간당한 애가 바로 쟤래.>

그녀의 ‘왕따 현상 증가’는 따지고 보면 강간이라고 하는 남성적 폭력의 피해자인 여성을 여성들이 나서서 고립시키는 ‘여권의식부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의 잘못이라고 생각했고 자책했다. 나는 그녀의 주인이다. 생활 전반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녀의 정신까지 책임지고 보호해줘야 할 주인이라는 녀석이 플레이를 한답시고 그녀를 더 외톨이로 만들어버린 게 아닌가. 스스로가 한심했지만 그렇다고 내색을 할 수도 없었다. 곧 정식으로 주인장이 될 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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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붙잡아 두는 것? D/s 관계는 일종의 ‘소속되어 있음’, ‘혹은 매여 있음’의 관계다.

자 어쨌든, 주인장이 되어 보자. 만일 여러분이 SMer이고 주인이나 노예와의 관계를 정식으로 ‘출범’시킬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그리고 쓰게 될 문제가 뭘까. 바로 <노예계약서>다. 단순한 사디스트/메저키스트가 아닌 장기적인 주인/노예관계에 입문할 때 대부분의 SMer들은 이 노예계약서 작성 & 서명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계약서는 이 바닥에서는 성경만큼 신성하고 구속력이 강한지라,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기입하고 서명을 하는 과정에도 나름대로의 의식(ritual)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노예계약서와 의식, 그리고 D/s 관계에 대한 감상 따위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 전에 잠깐 쉬어가는 순서로 <생활 BDSM語> 코너를 마련할 예정이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만 하다 보니 애초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사실은 다이어리보다 설명문이 많아야 하는 바, 곧이어 개제될(저번 글에서 일주일에 두 번 분량을 약속했으므로) 예정이다. 자,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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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Field-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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