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BDSM] 주인장이 되는 법3 (이거 쉽지 않은 걸)
2019.10.18 12:49
나와 너, 혹은 너는 나에게 온전한 [너]인가의 문제
얼마 전이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별 뜻 없이 TV를 보고 있었다. OnsStyle이라는 채널이었고(오프라 윈프리 쇼를 여기서 해 준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처음 보는 리얼리티 쇼가 방영되고 있었다. 쇼의 내용은 일가족이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 따위로 대변신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 일가족에는 개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개-수캐였다-의 변신과제는 거세수술을 받는 것이었다. 물론 개에게 결정권은 없었다.
이 가족은 개를 사랑하는 것 같았지만 글쎄, 개가 거세수술을 받는 동안 대기실에 앉아있던 엄마와 아이의 걱정스럽고 초조한 표정과 눈물은 그다지 진실해 보이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거세수술을 받은 수캐는 공격성도 줄어들고 발정이 나서 식구들을 괴롭히지도 않겠지만 어쨌든 그건 식구들에게 올 변화고, 개로써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생물학적인 목적이 뿌리째 뽑혀버리고 말았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그 개가 잘 알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 말 못하는 짐승 가지고 별 짓들을 다 하네.
아버지의 말이었다. 일말의 고민도 없이 동감했다. 그런데 이 때 나는 한 가지 상황을 상상했다. 내가 개를 키우는데 말이야, 이 녀석이 사춘기를 지나서 암캐를 찾아 낑낑거리고 책상다리나, 더 최악일 경우에는 내 다리에 붙어 시도 때도 없이 붕가붕가를 해대면 어떡하지? 그렇게 되면, 혹은 그렇게 되기 전에 나도 그 녀석의 거세수술을 결심하게 될까 - 하는 상상이었다. 나도 말 못하는 짐승 가지고 별 짓을 하게 될까?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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