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로맨틱한 사랑을 원한다

얼마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부부갈등을 겪고 있는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 상담해주는 프로였다. 결혼 4년 차인 주부가 애정표현도 없고 사랑스럽게 말하는 법도 모르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편 때문에 힘들다는 사연이 있었다. 방송에는 일상적인 불만만 이야기했지만 성생활에서도 아내의 불만이 많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흔히 경상도 남편은 집에 와서 딱 세 마디만 한다고 한다. “얘들은? 밥 도(다오). 불 꺼라.” 남자의 무뚝뚝함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우스갯소리지만 정말 이런 썰렁한 분위기라면 여자는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설령 의무방어전으로 한다 하더라도 만족과는 거리가 멀다.


여자들은 로맨틱한 사랑을 원한다. 동화 속의 멋진 왕자가 아름다운 공주에게 달려가 사랑의 키스로 잠을 깨우는 그런 사랑 말이다. 이런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것은 미혼 여성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기혼 여성도 항상 이런 사랑을 꿈꾸고 있다. 결혼 후 아내가 연애시절과 달리 편한 옷차림과 행동을 한다고 해서 로맨틱한 사랑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단지 현실적인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마음 한구석에 묻어둘 뿐, 아내의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로맨틱한 사랑을 갈구하는 욕망이 있다. 그러므로 우연하게 로맨틱한 분위기가 찾아온다면 아내는 그 남자와 섹스를 하고 싶은 갈망에 빠지게 된다.


여자의 이런 성 심리는 남자와 다른 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자의 뇌는 대화를 담당하는 부분과 정서적인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그래서 여자는 성관계를 갖기 전에 충분한 대화를 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껴야 비로소 성관계에 집중할 수 있고 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정서적인 안정감은 로맨틱한 사랑을 하고 있을 때 가장 높다.


하지만 무뚝뚝한 남편은 아내의 이런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내가 원하는 친밀한 대화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 생각도 못한다. 이런 남자는 분위기가 어찌 되었던 별 상관이 없다. 그저 하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래서 하면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도 처음에는 ‘잘했다’는 생각을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뭐가 잘못되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내와의 성생활에서 별 재미를 못 느끼고 단순히 사정욕구만 해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성관계는 남자에게도 만족을 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생활에서 만족을 얻고자 하는 남편은 아내를 먼저 만족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내가 원하는 로맨틱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로맨틱한 남자가 될까? 흔히 ‘로맨틱’이라고 하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작은 선물이나 꽃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물론 이것은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로맨틱’이라는 것이 꼭 이렇게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보호받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 길을 건널 때 팔을 잡아주고 안쪽으로 걷게 보호해주는 것, 바람이 불 때 외투를 벗어주는 것, 문을 열어주는 것 등의 아주 사소한 것에서 남자들의 작은 배려만으로도 여자는 로맨틱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거창한 이벤트를 하는가, 얼마나 자주 하는가가 아니라 매 순간 ‘이 남자가 나를 정말 귀하게 여기는구나’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안 하다가 하려면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겠지만, 아주 작은 것부터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차츰 몸에 배게 돼 여자들이 꿈꾸는 로맨틱한 남자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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