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섹스가 좋다'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냥 섹스가 좋다'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img #1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
 
갈색 뿌연 먼지를 일으키는 사막 모래 내음이 났다. '내가 잘해줄 테니 연락해, 싫으면 말고'라는 투의 조금은 시건방진 까끌까끌함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할 것 없다. 확인만 필요했을 뿐이다. 오아시스를 맞았다. 잉카 문명에 나올 법한 고 건축물을 배경으로 그가 서 있었다. 밤꽃 향기 짙은 그 남자의 맨발을 핥아주고 싶었다. 성스럽고 섹시한 색, 붉은색 흙이었다. 바람 따라 흩날려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힘이 강했다. 아니, 진흙으로 빚은 도자기처럼 묵직했다고나 할까? 익숙하지 않은 그 힘이 내 대가리를 치는 게 맘에 들지 않았다. 자신에게 복종하라는 말인 걸 알면서, 알면서도 받아주었다. 체질에 맞지 않는 일을 한 덕분에 경멸감이 덤으로 쌓였다. '넌 좀 썩어야겠다' 싶어서 깊숙이 저장해두려 했는데 우연히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서성인다는 걸 알았다. 찾아가지 않아도 만날 사람은 이어지는 법. 내 안의 난 그리도 그렇게 붉은 흙을 그리워했나 보다.

목이 마르다. 사막엔 한없이 햇볕이 내리쬐었고 끝없는 모래 폭풍이 일었다. 하지만 반드시 오아시스가 나타날 것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그곳을 찾아가는 여정이 지루하면서도 아주 설렜다. 씨발스런 공사장 소리로 떡의 맥락이 계속 끊어졌다. 좆 주머니에 들어갈라치면 드릴이 막아댔다. 씨발 엿같은 자몽 주스 같으니라구.
 
그는 지구 언어에 익숙하지 않았다. 혓바닥은 내 뇌 속 성감대에서 자꾸만 미끄럼틀을 탔고 난 밀당 언어 대신 돌직구로 전략을 바꿨다. 돌아오는 답변이 두리뭉실하다. 근데 뭔가 뭉글뭉글하다. 불협화음에 보지는 냉랭했고 그래도 뭔지 모를 야릇한 향기에 내 손가락으로 직접 콩을 볶았다.
 
"나를 이리저리 굴려주세요."
 
진동수가 맞지 않음을 확인하고 레몬 속으로 들어갔다. 나를 잡아줄 흙이란 것만 안 채. 따뜻하고 푸근함을 지닌 엄마구나. 묘했다. 난 언제부터 이런 걸 느끼게 된 걸까. 나도 모르게 그에게 나를 다 까버렸다. 이상한 말들이었을 텐데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듯했다. 침묵 속 미소에선 그윽한 아버지의 모습이, 봄물을 묵묵히 들을 땐 넉넉한 어머니의 모습이 있었다.
 
자지가 짧은가 보다. 자지를 주다 마네. 맛이 없다. 야매다. 봉이 김선달이다. 근데 야매에도 급이 있다. 에이스였다. 니미 좆같은 터치였는데 니미 너무 좆같아서 매우 훌륭했다.
 
부디 정도를 익히지 말고 지금 모습 그대로 사이비 약장수로 남으라고 당부를 했다. 내 품평에 그도 매우 흡족해했다. 몸에 착 감기는 손맛이 그냥 '정성'이었다. 그 정성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엄마의 정성이었다. 함께 물 속에서 서로의 체온을 올릴 때도 침대에 누워 편안히 눈빨을 당할 때도 세심하게 구석구석을 스쳐주었다.
 
스르르 그의 자지에 젖어들고 나서야 '그냥 섹스가 좋다'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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