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섹스가 대세? 매일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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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루벨벳> 중
 
요즘은 음식도 슬로우 푸드가 대세. 패션도 슬로우 패션이 대세이다. 섹스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 슬로우 섹스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슬로우 섹스란 흔히 삽입만을 향해 달리는 남성중심적인 섹스가 아닌 둘만의 여유를 충분히 즐기는 섹스를 말한다. 충분한 애무를 포함한 충분한 전희가 이루어지는 섹스 말이다. 처음엔 굉장히 솔깃했다. 특히 '준비'가 되면 바로 들어설 수 있는 남자들과는 다르게 여자들에게는 충분한 전희가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슬로우 섹스를 하기란 여간 지루한 일이 아니다. 특히나 남자들에게 매번 여성들을 달궈 놓아야 하는 임무는 사실 좀 귀찮은 일일 것이다. 귀찮은 일이라서 얼른 해치워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매번의 슬로우 섹스, 무조건 슬로우 섹스라는 말은 말도 안되거니와 재미도 없다. 매일 같은 슬로우 섹스는 한 번도 싸운 적 없는 커플의 연애와도 같다. 

연애에 밀당이 필요하다 왜 말하겠는가. 물론 인위적인 밀당, 지나친 밀당은 밀당을 못하는 것보다 못하다. 하지만 적당한 밀고 당기기는 섹스에도 필요하다. 즉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 본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주연의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 문소리 커플의 '노력형' 섹스에 난 굉장히 감동했다. 비아그라를 복용하는 남편의 슬픈 비밀을 알게 된 문소리는 매일 밤 그를 위해 휘황찬란한 변신을 시도한다. 어느 날은 입에 문 얼음이, 어느 날은 지압 마사지가, 어느 날은 초코 시럽이 등장한다. 그녀는 남편을 위해 야시시한 코스튬을 준비하고 심지어 질 성형까지 강행한다. 그녀의 헌신과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 된 부부관계, 연인관계를 유지하려면 정말 많은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만큼 단 한 가지 제대로 된 혹은 가장 좋은 방법의 섹스는 없다는 것. 지지고 볶으면서 우리 부모님들이 수 십 년을 같이 살고 계신 것도, 남친과 내가 매일같이 싸우면서도 붙어있는 것도 다 지루할 새 없이 매일을 ‘변화’하며 겪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항상 슬로우 섹스만이 답이 아니다. '의외의 섹스'가 지겹도록 똑같았던 우리의 패턴에 하나의 색다른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 

모두가 문소리와 같은 '노력형'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엄청난 열정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ㅎㅎ) 섹스에 변화를 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좋은 섹스는 바로 즐겁고 재밌는 섹스가 아닐지.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밤을 슬로우 섹스로 채우는 것보단 오늘은 슬로우였다면 다음날은 여자도, 남자도 같이 빨리 흥분하고 빨리 절정을 향해 달리고픈 급하고 격정적인 섹스였으면 좋겠다. 오늘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었다면 어느 날은 누가 올까 조마조마하지만 스릴 넘치는 카섹스였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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