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청부업자 - 프롤로그

섹스청부업자창고인지 사무실인지 구분이 애매할 정도로 허름한 곳에서 고개를 숙인 남성이 반대편 남성에게 떨리는 손으로 무언가를 건넨다.



"흐음... 정확합니다"

"이제 난 모르는 일입니다"

"하하하, 별 걱정을 다하십니다. 제가 이래뵈도 이쪽 계통에서는 제법 알아줍니다"



고개를 숙인 남성이 자신 없는 눈길로 게슴츠레 상대방 남성을 아래부터 훑는다. 단순하지만 이중 겹침으로 포인트가 들어가 있는 브라운 계열의 윤이 나는 옥스퍼드가 그의 패션 센스를 짐작하게 해주고, 클래식한 네이비 기지바지가 결코 그가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목에서부터 단추 2개가 풀린 화이트 셔츠가 가볍지는 않지만 반면에 개방적인 사람이라는 걸 대변해준다.



"이미 계약은 끝났는데 그러실 필요가 있을까요?"



패션 센스는 있는 것 같지만, 결코 잘 생기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키가 크거나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다.



"솔직히 당신에 대해서 신뢰가 가지는 않습니다. 저는 완벽한 복수를 원합니다"

"처음 온 사람은 대부분 그런 반응을 보이지요"

"약이나 폭행. 그런 방법들은 원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녀 또한 저와 똑같은 사랑의 아픔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도 한 때는 사랑했던 여인이니..."



사람 좋게 부드럽게 찢어진 눈매, 하지만 그 위로 남성다운 강인한 짙은 눈썹이 이중적이고 묘한 매력을 뿜는다.



"뒤통수 맞아본 적 있으십니까?"



갑작스러운 말에 고개를 숙인 남성이 어리둥절 한다.



"전혀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런 짓을 하면 심적 충격이 상당하지요..."



잠시 숨을 돌린 남성이 정확한 발음으로 고개를 숙인 남성에게 분명하게 전달한다.



"5년간 사랑을 빙자하여 등록금, 식비, 옷 등 남자를 이용해 먹고 졸업, 취직과 동시에 더 나은 조건의 남자에게 시집을 간 년. 제가 철저히 복수해 드리지요. 계약서에 명시된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 여동생과의 사랑에 대한 질투심 뿐만 아니라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박 사장님이 느꼈던 감정 똑같이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앞으로도 전무할 프로 섹스 청부업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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