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이 된 아내 - 1부

첩이 된 아내
첩이 된 아내1부







주연은 특별히 남편과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할 일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주연은 딸아이와 함께 미국으로 조기유학길에 올랐다.

그녀의 나이는 서른다섯, 결혼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였다.



결혼생활 10년에 남는 건 허무함이었다.

학교 다닐 땐 공부도 곧잘 했고 외모도 빼어난 편이었기 때문에 남학생들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남들 못지않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부모님의 기대도 많이 받았다. 돈 많고 잘 나가는 집안의 둘째 아들과 결혼한 덕에 시집 갈 때는 친구들의 시새움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의 끝에는 뭔가 더 멋진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주연은 막연한 기대를 품고 살았다.



주연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시댁도 돈이 많았고, 남편 수입도 넉넉한 편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다.

명문대를 나와 국내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은 아무리 연봉이 높다 해도 결국은 월급쟁이인 삶에 염증을 느껴 퇴사한 후 사업을 시작했다. 돈 많은 부모에게 손 벌려 외식업 프랜차이즈 사업을 론칭했는데, 대박이 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돌아갔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남편은 더 바빠졌다.



부부사이도 조금씩 멀어졌다. 부부 간 섹스도 뜸해졌고, 아이가 있다 보니 부부 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기도 어려웠다. 바쁜 남편 탓에 육아는 온전히 주연의 몫이었다. 딸아이를 키우는 보람과 재미도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자신의 인생이 허무하게 여겨졌다.



‘이대로 늙어버리면 내 인생에는 무엇이 남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주연은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친 딸아이와 함께 미국에 갈 결심을 했다.

딸 선유를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켜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것, 그것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걸어볼 만도 하다고 생각됐다. 그저 평범한 아줌마로 늙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세상에 이바지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처음엔 주연의 폭탄선언에 남편이 펄쩍 뛰었다.

그렇다고 주연이 물러서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한국에서의 교육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역설했다. 딸 선유에게 최상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는 논리도 폈다.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세상이 연결되는 시대에 몸이 떨어져 있어도 얼마든지 교감하고 만날 수 있다고도 설득했다.



그녀의 집요한 설득에 남편도 차차 돌아섰다. 딸과 아내를 떠나보내는 기러기 아빠의 삶이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던 듯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미국 유학의 이로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남편은 주연의 말에 동의했다.



인천공항 출국 게이트에 들어서는 주연의 짐은 가벼웠고, 발걸음은 더욱 가벼웠다. 필요한 건 대부분 현지에서 조달하면 될 터였다. 딸 선유 역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낯선 곳으로 가지만 엄마와 함께 간다는 게 든든했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삶은 해방감 그 자체였다.

딸 선유는 기숙사로 운영되는 명문 사립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영어유치원을 거쳐 영어사교육을 받게 한 덕에 그런대로 현지에 적응을 잘 했다. 주연은 부지런히 현지의 정보를 모아가며 선유의 교육을 뒷받침해주려 애썼다. 그러면서 차차 현지사람들 혹은 현지의 한인들과 친분을 맺어갔다. 특히 그녀가 자주 가는 헤어샵의 헤어디자이너인 멕시코계 디자이너 가르시아는 언제나 주연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고마운 이웃이었다. 30대 초반에 늘씬한 근육질의 가르시아는 항상 웃는 낯이었고 신사적이었다. 영어가 짧은 주연의 말을 인내심 있게 끝까지 들어주며 도움을 주었고, 관공서 등에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함께 가서 해결해주기도 했다. 주연은 점점 가르시아를 믿고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쯤 지나자 자리가 잡혔다.



그런데 한국에서 날벼락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남편의 사업이 큰 어려움에 빠진 것이었다. 외식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여긴 남편이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끌어와 쥬얼리 사업에 손을 댔는데, 국내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금융권은 자금회수에 나섰고 남편의 사업도 돈이 돌지 않아 부도가 나버렸다.



다급해진 남편은 유학비 조달이 어려우니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했다.

하지만 주연은 귀국을 원치 않았다. 현지에 적응해서 공부를 잘 하고 있는 선유를 도로 한국으로 데려오기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남편이나 시댁과 떨어져 있는 해방감을 잃어버리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주연이 귀국을 거부하며 고집을 피우자 화가 난 남편은 유학비용을 더 이상 대 주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주연은 미국 현지에서 취직자리를 알아보겠다며 버텼다. 하지만 10년간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발을 동동 구르던 주연은 문득 가르시아를 떠올렸다. 한번도 그녀의 요청을 거절한 적 없는 멕시코 신사.



‘그라면 이번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주연의 사정을 들은 가르시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주연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훑어보았다. 평소에도 참 예쁜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리 큰 키는 아니지만 몸매도 균형이 잡혔고 동양여자치고는 꽤 글래머였다. 서툰 영어를 조잘대는 입술은 언제나 키스를 하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라고, 가르시아는 생각해왔다. 지금까진 볼 수 없었던 가르시아의 끈적한 시선에 주연은 흠칫 움츠러들었다. 가르시아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긴 있어요. 우리 샵의 VIP인 마담 피오나가 그전부터 당신을 마음에 들어해 내게 물어오곤 했죠. 마담 피오나는 고급 레스토랑과 클럽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큰 손이예요. 당신을 자신의 레스토랑의 지배인으로 고용하고 싶어했어요. 주연씨가 원치 않을 것 같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주연은 귀가 번쩍 뜨였다. 큰 레스토랑 지배인이라니. 수입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일 꼭 하고 싶어요. 제발 소개해주세요.”



가르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즉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통화를 하고 난 후 가르시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마담 피오나가 지금 당장 주연씨를 보고 싶다고 합니다. 잠시 여기서 기다리면 마담이 보낸 직원이 올 겁니다. 함께 마담에게 가시면 됩니다.”



“지금 바로요?”



“네, 10분 내로 도착할 겁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일이 해결되자 주연은 당황스럽고 정신이 없었다. 허둥대는 주연을 본 가르시아는 은근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런 옷차림으로는 마담의 눈에 들기 어려워요. 내가 주는 옷으로 갈아입어요.”



가르시아는 반강제로 주연에게 옷을 떠안겼다. 옷을 받아들고 탈의실로 들어와 거울을 본 주연은 깜짝 놀랐다. 가르시아가 준 옷은 주연이 대학생 시절에나 입었음직한 미니 원피스였다. 몸매가 달라붙는 니트 소재의 아이비 컬러 원피스였는데, 몸매 뿐 아니라 속살이 비칠 것 같이 야한 옷이었다. 게다가 무릎 위 20센치쯤 올라와 걸음걸이도 신경이 쓰일 판이었다. 비록 주연이 몸매관리를 꾸준히 해왔다고는 하지만 서른여섯의 나이에 소화해낼 자신이 없었다. 우물쭈물 시간을 끌자, 밖에서 가르시아가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빨리 입고 나와요. 시간 다 됐어요. 어렴게 일자리 알아봐줬는데 기회를 망치려고 그래요?”



어쩔 수 없이 주연은 자신에게 맡겨진 드레스를 입었다. 마땅히 안에 받쳐 입을 슬립이나 레깅스도 없이 브라와 팬티 위에 그냥 걸쳤다. 옷을 갈아입고 민망한 듯 서 있는 주연을 본 가르시아는 휘파람을 불었다.



“어쩐지 오늘 일이 잘 풀릴 것 같네요.”



가르시아의 입가에 또다시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



마담 피오나는 고급 리무진을 보냈다. 함께 온 직원은 덩치가 프로레슬러쯤 될 것 같은 근육질의 거구였는데, 험악한 인상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더더욱 무서워보였다. 선글라스의 덩치는 자신을 ‘조쉬’라고 소개했다. 조쉬는 동양인과 백인 사이의 혼혈이었지만 머리를 금발로 염색한데다 눈을 가리고 있어 백인같아 보였다. 생긴 것과는 달리, 조쉬는 정중하게 주연을 모셨다. 주연은 조쉬의 안내에 따라 차를 타고 마담 피오나에게 갔다. 피오나는 고급 클럽 ‘리오’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아, 이 여자가 피오나로구나.’



언젠가 가르시아의 샵에서 두어번 본 적이 있는 여자다. 뚱뚱한 체구에 화려하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거드름을 피우는 늙은 여자였는데, 항상 주연을 위아래로 유심히 훑어내렸다.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피오나는 예의 그 거들먹거리는 말투로 물었다.



“네, 맡겨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넌 비싼 몸값을 받을 거니까. 주연이라고 했나? 이름이 너무 어려워. 넌 오늘부터 ‘슈’라고 불릴 거야, 조쉬. 핑, 들어와서 슈를 안내해줘.”



주연의 말 따위에는 관심 없다는 듯 피오나는 자기 할 말만 일방적으로 쏟아냈다.

주연을 안내하러 들어온 직원들은 차를 함께 타고 온 조쉬와 호릿한 몸매에 잘 생긴 핑이라는 중국계 남자였다.



“따라와.”



조쉬의 말투가 갑자기 고압적으로 바뀌었다. 주연은 얼떨결에 사내들을 따라갔다. 두 사내는 컴컴한 지하 복도로 주연을 인도했다. 주연은 야한 옷차림을 한 상태에서 우락부락한 사내들과 어두운 공간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떨리고 불안했다. 조쉬는 복도 끝의 문 하나를 열었다.



방 안에 불이 켜지자 주연은 깜짝 놀랐다. 사방이 거울로 된 방이었는데 옷이 수천벌쯤 걸려 있었다.



“여기 싸인을 하면 돼.”



함께 온 핑은 서류를 내밀었다. 깨알같이 글씨가 적혀있는 계약서였다.



“이게 뭐죠?”



“고용계약서. 넌 우선 주급으로 2천달러를 받을 거야. 하지만 네 능력에 따라 수입은 얼마든지 늘어나지. 매주 월요일에는 휴무고, 오후 3시부터 미드나잇까지 근무시간이야.”



“내가 하는 일은 뭐죠? 전 가르시아에게 레스토랑 지배인 자리라고 들어서 온 건데.”



“비슷한 일이야. 다만 레스토랑이 아니라 여기 클럽의 부지배인이 되는 거야. 지배인은 내가 맡을 거고.”



우락부락한 거구 조쉬보다 잘 생긴 꽃미남 핑이 자신의 상사가 된다는 말에 주연은 내심 했다.



“네, 제가 할 일을 알려주세요.”



“오늘 오후부터 당장 근무야. 우선 옷을 갈아입어. 이게 부지배인의 옷이야.”



핑은 주연에게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검은 원피스를 내밀었다.



“어디서 갈아입죠?”



“여기서!”



“비켜주세요. 당신들이 보는 데서 갈아입을 수는 없어요.”



“당신 몸매도 나의 테스트 항목이야. 지금 갈아입어.”



눈앞이 아득했지만 주연은 마음을 다잡았다. 주급 2천달러면 한 달에 8천달러가 넘는 돈이다. 놓치기 어려운 기회다. 그녀의 능력에 다른 방법으로는 벌 수 없는 돈이다. 하지만 클럽 부지배인이라는 일이 마음에 걸렸다. 함께 일하는 피오나와 조쉬의 거친 분위기 역시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하지만, 쉽게 돈 벌 수 있는 일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핑과 조쉬는 불빛에 드러난 주연의 몸매를 감상했다. 아이비 색깔의 니트 원피스에 속에는 까만 브라와 팬티를 입어 속옷이 그대로 비쳤다. 핑도, 조쉬도 침을 삼켰다.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주연은 애써 핑과 조쉬의 눈길을 무시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브래지어는 벗어. 드레스 처음 입어보나?”



핑의 위압적인 말에 주연을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별 수 없었다. 부끄럽게 옷을 갈아입은 주연을 바라보는 핑과 조쉬의 입 속에는 침이 가득 고였다. 앞섭이 푹 파인 드레스인지라 주연의 가슴이 훤히 드러났다. 당장 와락 움켜쥐고 빨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가슴이었다.



조쉬는 펜과 계약서를 내밀었다. 주연은 계약서를 자세히 읽으려 했지만 핑이 또다시 일갈했다.



“우린 시간 없어. 빨리 싸인을 하든지 아니면 그대로 집에 돌아가 버려!”



어쩔 수 없이 주연은 서둘러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결혼 전과 신혼 시절 잠깐 직장생활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연은 사회생활에 서툴렀다. 설마 별 일 없겠지, 주연은 생각했다. 핑은 주연이 싸인을 하자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이제 한 식구가 됐군. 잘 지내보자구.”



핑은 악수를 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주연이 별 생각 없이 손을 잡자 그대로 그녀를 당겨 품에 끌어안았다. 손을 잡지 않은 한 손은 부드럽게 등부터 허리를 지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헉, 이게 뭐하는 짓이예요.”



“동료끼리 팀웍을 만들려면 스킨십도 중요한 거라구.”



능글맞은 웃음을 남기며 핑은 앞섰다. 할 수 없이 주연은 핑을 따라 방을 나섰다.불쾌한 티를 내긴 했지만 정말 주연은 핑의 손길이 스친 자리에 짜릿한 여운이 남았다. 뒤에 따라오는 거구 조쉬의 시선은 주연의 잘록한 허리 밑에 요염하게 드러난 엉덩이에 머물러있었다. 드레스가 타이트하고 얇은 소재인 덕분에 주연의 엉덩이 계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팬티라인이 눈에 거슬렸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팬티도 갈아입어야지.”



조쉬가 주연과 핑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핑은 곧바로 동의했다.



“이번에는 너 혼자 들어가 방안의 아무 팬티나 골라 갈아입도록.”



등을 떠밀려 다시 방안에 들어선 주연은 급한 대로 팬티를 찾았다. 이번에도 보는 앞에서 갈아입으라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아뿔싸, 방안에는 전부 티팬티뿐이었다. 대부분 입으나마나한 미니 사이즈에 망사로 된 것들이었다. 주연은 당황스러웠다, 자신은 분명히 부지배인이었다. 접대부도 아닌데 왜 이런 옷을 입어야 하는 걸까. 잠시 망설였지만 여기까지 온 것. 돌이킬 수도 없었다. 주연은 그나마 덜 야하다고 느껴지는 팬티를 골라 갈아입었다. 처음 입어보는 티팬티가 거북스러웠다.





날이 어두워지자 클럽 리오는 사람들로 붐볐다. 고급 클럽답게 20대 젊은 남성들은 거의 없었고 멋들어진 수트를 입은 3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까지의 남성들이 주를 이뤘다. 클럽의 무희들은 대부분 스트립댄스를 했고, 홀서빙을 하는 여직원들도 탱크탑에 엉덩이가 보일락말락하는 미니 주름스커트를 유니폼으로 입었다. 물론 모두 주연처럼 티팬티 차림이었다. 이곳에서 손님이 직접 여점원을 접촉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물론 2차는 별개의 이야기였지만.



주연이 할 일은 없었다. 핑의 명령에 따라 그냥 홀 2층의 스탠드에 앉아 홀 전반의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요란스런 음악에 요란스런 춤, 그걸 흐뭇하게 지켜보는 돈 깨나 있는 남자들. 고급 클럽인만큼 이 곳의 댄서들과 홀서빙하는 여직원들 역시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몸매와 미모의 소유자들이었다.



“슈, 별다른 상황은 없나?”



여기저기 다니며 단골고객들을 상대하던 핑이 피곤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2층 스탠드로 올라왔다.



“예, 별 일 없어요.”



“한 잔 하지.”



핑은 주연에게 칵테일 한 잔을 내밀었다. 마침 목이 마르던 주연도 사양하지 않고 빨대에 입을 댔다. 주연의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지며 그렇지 않아도 훤히 드러난 가슴이 쏟아질 듯 출렁였다. 핑은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오랫동안 클럽에서 일해 왔지만 아직 그녀만큼 매력적인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녀에 대해 가르시아에게 대강 듣기는 했지만, 과연 오랫동안 남자를 굶어 자연스레 몸짓에 색정이 묻어나는 여자였다. 마담 피오나의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핑은 주연을 그냥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칵테일을 머금은 주연은 어쩐지 아랫도리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그녀의 가슴과 등허리, 귓불의 말초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왔다. 다리 사이의 검은 숲이 축축하게 젖어왔다.



‘내가 왜 이러지?’



그녀는 당황했다. 지금 눈앞에 핑이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도 주연은 스스로를 자제할 수 없었다. 몸이 꼬이고 손으로 사타구니를 문질렀다.



“남편과 떨어져 산다더니 남자 생각이 간절한가 보구만.”



핑의 모욕적인 말에 주연은 불끈 화가 났지만 무어라 대꾸해야 하는지 말이 입에서 맴돌 뿐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슈, 따라와.”



핑은 주연을 가볍게 들어 안았다. 주연은 엉겁결에 핑의 목에 팔을 둘렀다.



“이,이거 왜 이래요?”



주연은 저항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다. 남자의 몸이 닿는 느낌이 좋았다. 그 느낌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아직 일에 대해 가르쳐주지 못한 게 있거든. 귀여운 암캐으니라구. 잠자코 있어,”



핑은 2층 비상문을 열었다. 조그만 엘리베이터가 기다리고 있었다. 5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또다른 복도가 나타났고 고급스러운 무늬의 방문들이 좌우에 나열해 있었다. 핑이 지문을 인식기에 대자 문 하나가 열렸다. 방안은 화려했다. 아래서 보여진 클럽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6성급 호텔 스위트룸이라고 해도 곧이 들릴 만큼 고급스러웠다.



“우리 클럽이 VVIP급 인사들만 올 수 있는 고급 클럽인 이유가 바로 이 곳에 있지. 고객 중에서도 선택된 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 그리고 특별한 서비스. 그게 어떤 건지 부지배인이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핑은 주연을 침대 위에 던졌다. 그 충격에 주연은 온 몸 가득차 오른 쾌락 속에서 남편과 딸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러면 안 돼. 내가 미쳤어. 여길 따라오다니.’



핑은 어느새 웃옷을 벗고 허리띠를 푼 채 주연에게 다가왔다.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 가운데 A급들만 이 스위트룸에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지. 물론 그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가지. 어떤 서비스를 하는 건지는 내가 가르쳐 주겠어.”



핑은 망설임 없이 주연의 드레스를 찢어버렸다. 주연은 티팬티 한 장만 겨우 입은 채 온 몸을 웅크리고 바들바들 떨었다.



“이거 왜 이래. 일 배울 생각 없어? 어서 손 치워!”



주연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지금 내가 뭐하는 거지? 도대체 내가 어쩌자는 거지?



그 때 스위트룸의 문이 철컥 열렸다. 거구의 사내, 조쉬였다. 그는 이미 웃통을 벗고 헐렁한 반바지 차림이었다.



“이 암캐가 일을 배울 생각이 없나보네. 우린 업무에 게으른 직원에게는 무서워지는데. 본 때를 보여줘야겠군.”



핑이 손을 들자 조쉬가 성큼 다가와 큼직한 손으로 주연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 머리채를 잡았다. 주연은 공포심에 반항할 의지조차 꺽였다.



“손 치우고 팬티는 네 손으로 벗어.”



핑의 건조한 명령에 주연은 순순히 팬티를 내렸다.



“서비스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우리가 먼저 보여줄테니, 잊지 말고 따라하도록.”



핑의 말이 끝나자 조쉬가 곧 주연의 양 다리를 쫘악 벌리고 커다란 머리를 묻었다. 두툼한 혀가 주연의 계곡을 침범해왔다.



“허,헉,아악.”



주연은 몸을 틀며 본능적으로 조쉬의 머리를 밀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조쉬의 혀는 집요하고 강력했다. 때로는 혓바닥으로 그녀의 계곡 전체를 쓸고, 또 때로는 좁은 혀끝으로 계곡 깊숙이 들어와 샘을 휘저었다. 주연의 의지와 무관하게 비릿한 애액이 흘러넘쳤다. 조쉬의 머리를 밀던 손에 힘이 빠지고 그녀는 저절로 자신의 가슴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핑은 흐뭇하게 웃었다.



“역시 마담 피오나의 안목은 알아줘야 해.”



핑도 나신이 됐다. 그의 검붉고 커다란 육봉은 이미 잔뜩 골이 나 있었다. 핑은 자신의 육봉을 주연의 입에 갖다 댔다.



“이제 배운대로 해야지. 슈, 빨아.”



이미 쾌락에 젖어든 주연은 그 말을 거스르지 못했다. 그녀가 입을 벌리자 커다란 자지가 불쑥 들어왔다. 주연은 그 순간 자신이 얼마나 남자의 자지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조금 역한 냄새가 나는 핑의 자지를 주연은 소중하게 입안에 넣었다. 하지만 조쉬에게 빨리고 있는 자신의 보지에서 전해지는 쾌감 때문에 정신이 없는 그녀는 핑의 자지를 제대로 빨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주연의 보지를 빨던 조쉬는 큰 머리를 들었다. 그의 혀는 배꼽을 지나 주연의 가슴으로 올라왔다. 거대한 남자의 몸이 올라오자 주연은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핑은 주연을 엎드리게 했다. 이번에는 주연이 조쉬의 자리를 입에 물었다. 핑의 그것보다 더 크고 단단했다. 남편 것의 두 배는 되어 보였다. 주연이 엄청난 육봉의 크기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는 동안 뒤로 간 핑이 곧바로 주연의 보지에 육봉을 찔러넣었다. 자극을 받을 대로 받은 계곡은 흥건히 젖어 어렵지 않게 남자를 받아들였다.



“아, 흑, 아, 흑, 아아악, 아, 하, 아, 하. 어흑.”



펌프질이 시작되자 주연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제대로 자지를 빨지 못하자 이번에는 조쉬가 입안으로 펌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자지가 주연의 목구멍까지 닿았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만 조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껏 남편과 섹스를 해 본 것이 전부였던 주연으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쾌감에 몸을 불살랐다. 그녀는 자신의 섹스가 사방의 카메라로 적나라하게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마담 피오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어디론지 전화를 걸었다.



“저 마담 피오나예요. 회장님께 전해주세요. 원하시던 물건을 찾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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