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험의 추억


10년전쯤인가..조금 넘었나..
아마 내가 20살을 갓 넘길 무렵 이었던듯하다.


그 당시 야심차게도 음악을 하겠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어느 조그만 까페에서 노래를 하게됐다. 


하지만 성업중인 가계가 아니어서 문도 오후6시쯤 겨우 열고 
 새벽2시쯤 가게문을 닫는.. 물론 얼마안가 망했지만...


일반 까페는 한 시간 순서로 가수도 3-4명이 노래를 하고 
 아르바이트 직원도 3-4명이 되지만.. 이 가계는 노래 하는 사람 달랑 나 하나..
그리고 써빙하는 여자 하나..이렇게 둘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더 재미있던 건 사장은 아예 보이질 
 않고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문닫을 때 나타났다간.. 금방 사라졌다. 


말이 노래지 6시쯤 터덜 터덜 2층 가게로 들어서면 
 먼저 와있던 그녀..(나보다 2살 위였음..)가 씩 웃으며 김치볶음밥을 해주고.. 
둘이 먹고 정리하고..손님오시면 같이 써빙하고.. 
신청이 있거나 홀에 손님이 5명 정도 되면 
 그제서야 내가 피아노 치며 노래 한 두곡 부르고.. 그게 다였다..


그러니 난 손님이 없거나 하면 피아노 앞에 앉아 이것저것
 연습도 하고 혼자 흥에 겨워 주접..(?) 도 떨고..
아니면 설거지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거나 
 장난을 치거나..그런 날들이 흘러갔다. 


그녀는 무척 조용한 성격이었다. 
차갑진 않았지만 늘 조용조용 했고 가끔 눈이 마주치면 빙긋 웃으며 
‘ 뭐 할말있니? ’ 이런 표정을 짓기만 했다. 


그런 그녀에게 조금씩 조금씩 호감이 생기더니.. 
급기야는 바라만 봐도 가슴이 덜덜 떨릴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긴 생머리가 어깨 밑까지 윤기가 흘렀고 
 옷차림은 항상 단정했다 
 가끔 마주앉아 저녁을 먹을 때 그녀의 손을 바라보면 
 하얗고 긴 손가락이 물결치듯 흔들리는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화장도 거의 안한 순수한 얼굴인 듯 싶다. 
여자경험이 거의 없던 내게 그녀는 천사였고 
 다정한 한마디. 행동, 눈빛에도 난 그저 
 녹아내리는 여름날 아이스크림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날이 계속되며 난 멍하니 그녀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한창 왕성한 나이 탓인지...
얌전한 옷맵시에 가려진 그녀 몸의 곡선을 음미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뒤로돌아 설거지 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청바지 아래로 예쁘게 뻗은 다리의 곡선을 본다든지. 


땅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들려 허리를 숙여 몸을 구부리면 
 살짝 보였다가 사라지는 엉덩이의 윤곽에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든지... 


바지 아래로 하얗게 언뜻언뜻 보이는 
 발목의 눈부심까지.. 


하지만 몹시도 순수했던 때라..한번 어떻게 따(?)먹어볼 상상은 
 해보지도 못했고.. 
그저 어떻게 하면 좀 더 가까워져서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을까..가 소원의 전부였다..


그렇게 두 달 쯤 흘러 
 때는 장마철이 시작되고 


 한 날은 물에 빠지듯이 겨우 가게에 가 보니 
 무릎까지 내려오는 짙은 감색 스커트를 입은 그녀가 변함없이 단아한 자태로 
 나를 반겨주었다. 


그 분위기가 상상되는가.. 
바깥은 어둡고 사납게 우르릉 거리며 퍼붓는 빗소리가 어지럽게 들리고 
 반대로 아늑한 실내엔 포근한 미소를 띤 그녀가 반겨 줄 때의 느낌을.. 


그 분위기의 완성은 들어가는 곧장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꼭 끌어안는 것이었지만.. 


당연히 그럴 순 없었다.. 


그저 반갑게 인사하고 머리를 닦고 
 그녀가 해준 저녁을 나눠먹고.. 설거지를 하고.. 
역시 그녀가 타준 커피를 마시고..함께 소파에 앉아 언제 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렸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엄청난
 폭우였다. 


난 슬며시 내 옆에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커피잔을 입가에 들고선..약간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으로 컵을 매만지며.. 


반팔 난방 아래로 아름답게 뻗어 나온 그녀의 팔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무릎부터 하얗게 빛을 내며 
 매끈한 종아리로 예쁜 곡선이 이어져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자 갑자기 세찬 격정 같은 게 퍼지기 시작했다.. 
웬지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커피 잔에서 입을 때고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려 상체를 숙였다가는 
 다시 허리를 기대며 약간 뒤로 앉으며 그녀가 말했다..


“ 얘.. 오늘 비 참 많이 온다.. 오늘도 손님 없겠다.. ” 


그녀의 고운 목소리를 듣자 난 더 멍해졌다.. 
요란스레 울려대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며 얼굴을 그녀에게로 
 아주 조금씩 조금씩..가져갔다..


“ 아...심심해질려 해.. 얘 나 노래불러주면 안되니? 
너 노래 참 좋은데..”


이렇게 말하며 나를 돌아보는 그녀와 딱~! 눈이 마주쳤다.. 
나는 내가 하려던 행동 때문에..
그녀는 갑자기 심각하게 자기를 바라보는 나 때문에..
둘이 그렇게 굳어버렸다... 


그녀의 눈빛에 혼란스러움이 살짝 스치는 게 보였다..
아마 내가 발산하는 분위기가 보통 때의 나인지
 아님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살폈나 보다.. 


역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그녀가 상체를 뒤로 빼며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 뭐 묻었...니? 뭘 그렇게 보니? 쑥..스럽...게..” 


착각인지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느껴졌다..
그때까지 미적미적하던 난 그녀의 윤기 나는
 입술을 바라보며 점점 다가갔다.. 


그녀의 눈이 커다랗게 시야에 들어오자.. 
그녀의 한 손이 슬며시 올라오더니 내 가슴을 살짝 민다..
하지만 계속 다가갔다..


이제 그녀의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입김이 내 입술을 간지럽힐만큼 가까이 왔다.. 
그녀의 커다래진 두 눈이 막 흔들리면서 내게 뭔가 말하려하는 듯 했지만..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그녀도 혼란스러웠나보다.. 
나머지 한 손이 올라와 두 손으로 내 어께를
 밀어내려할 때..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머금었다.


‘ 흡....’


순간 깜작 놀라며 내 어께를 밀었지만. 
난 그냥 그렇게 있었다.


보드랍고 촉촉한 그녀의 입술.. 
그녀의 아랫입술을 머금고 부드럽게 빨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릴 듯..날 밀듯.. 이리 저리 몸을 움직이는 듯 싶던 그녀.. 
어깨위에 손을 놓아둔 체 가만히 있다.. 


살짝 눈을 떠보니 그녀의 눈이 감겨있다. 그녀의 약간 가빠진 숨결이
 코를 통해 흘러나와 내 윗입술을 간지럽힌다..


그렇게 정말 오랫동안 꼼짝 않고 그녀와의 달콤한 입맞춤을 즐겼다..
얼마나 지났을까..


살짝 입술을 떼고 이번엔 그녀의 윗 입술을 머금고 
 부드럽게 빨아당겼다.. 


내 입술 사이로 빨려오는 그녀의 쫀득? 한 입술.. 
그녀가 한번 크게 한숨을 쉬며 입술을 맡긴 체 가만히 있다.. 
그녀의 입술이 조금 깊게 내 입으로 들어오자 
 그녀 입 안쪽 침이 닿아있던 부분이 느껴지며 촉촉한 물기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침.. 


갑자기 난 
 또 다른 격정에 휩싸이며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내 혀를 밀어 넣었다.


‘ 흡 ’


또 한번 그녀는 깜짝 놀라더니 날 밀어내려 잠시 바둥거렸다.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어 
 나의 가슴으로 그녀의 가슴을 거세게 끌어당겨 안고


 입술은 벌려줬지만 혀는 뒤로 도망을 간 듯.. 텅 빈 그녀의 입안에서 
 난 그녀의 혀를 찾아 애가 타고...
그녀의 매끄러운 치아와 입천장과 잇몸이 
 내 혀에 느껴졌다... 


그때 기억 나는 건 세찬 빗소리와 우르릉 거리는 천둥소리가 떠오른다.


그렇게 애타게 찾아다니는 게 불쌍했는지..
아님 그녀도 여름날의 마법에 걸렸는지
 촉촉하고 따뜻한 그녀의 혀가 날 맞아줬다. 


그녀의 팔에서도 다시 힘이 빠져나가고.. 
우리 둘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꼭 부둥켜 안고는 
 갑자기 찾아온 격정에 휩쓸린 체
 서로의 혀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녀의 입안으로 건너가 그녀의 혀를 혀 전체로 누르면 
 조금씩 그녀의 혀도 내 혀를 감싸오며 쓰다듬고, 
조금씩 내 입술부근까지도 내 혀를 따라 건너오기도 하고.. 


얼마나 그렇게 입을 안 떼고 있었는지.. 
코로만 숨을 쉬는 우리들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하지만 왠지 내가 입을 때면 그녀가 날 뭐라 할 것 같은 이상한 불안감에 
 난 계속 그녀의 입을 탐닉하기만 했다..


한 30분은 그러고 있은 듯 하다.
입안엔 내 침과 그녀의 침이 고여 구분을 알 수 없이 섞여있었고 
 힘껏 그녀의 입안을 빨아들이자 그녀의 혀와 함께 달게만 느껴지는 
 그녀 입안의 침까지 다 넘어왔다..


그녀가 투정부리듯 날 살짝 밀며 ‘읍..읍..’거린다.. 
아마 자기 입안에 있던 침이 내 입으로
 넘어온 게 당황스러웠나보다..난 그냥 꿀꺽..삼켜버렸는데.
 .그녀의 작은 주먹이 내 등을 
 툭...툭.. 친다..


그리곤 입을 벌려 내가 마음껏 느낄 수 있게 한 상태로 
 눈을 감고 내게 기대온다. 


난 한손을 내려 미친 척,,,그녀의 가슴을 감싸 쥐었다.. 
보드랍고 말랑한 느낌..


손바닥으로 퍼져나가자 난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녀가 황급히 한 손을 내려 손을 치워버리곤 또 
 그 작은 주먹으로 날 툭 툭..쳐댄다.. 


그리곤 어께를 밀며 날 떼어놓으려 한다.. 
그녀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써보지만.. 
이번엔 그녀의 힘이 좀 강해졌다... 
겨우 입술을 떼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 하아....하아...”


 “ 헉...헉.. 헉..”


둘이 그렇게 바라만 보는데.. 그녀의 양 뺨이 불이 난 듯 새빨갛다.. 
얼굴 표정이 뭔가 말할 듯 했지만 절망적으로 
 그녀가 화가 난건 아닌 듯 싶었다.. 


“ 나...빠....”


그녀가 한마디 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촉촉하다..
날 나무라는 게 아닌걸 알 수 있을만큼...
그녀의 눈빛도 화가나 있진 않다...


“ 그만...해.. ”


갑자기 그녀가 일어나더니 나를 두고는 화장실로 걸어간다.. 
우리 카페 화장실.. 


양변기랑 세면대가 있는 자그마한 공간이다 
 그녀가 깨끗이 치워놔서 늘 청결한 곳..
한쪽 구석에 있다.. 


문이 닫히는가 싶더니 약간 열린다. 
아마 얼굴을 식히러 갔나보다..


세면대에 물소리가 들린다.. 
‘쏴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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