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의 찌질 고교생 - 1부 19장

안녕하세요~ 몸짱쌔끈녀입니다~!

멈추지 않는 나의 현란한 키보드질!! 오늘은 2개째다!!!

소재 추천은 언제나 환영이랍니당~! 쪽지 팍팍~!!

네 이놈들!! 지금 리플 안 달고 가려고 했지!! 어여 리플을 달거라~ 오호호~!!









[지난 줄거리]



한미진을 제대로 모욕준 강우석. 여왕님 한미진도 이제는 서서히 눈에 띠는 변화를 보여가고...

과연 강우석의 꿍꿍이는 무엇인가?! 응? 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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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미진이 년의 뒤태를 바라보며 나는 징그럽게 히죽거렸다. 저 멍청한 년은 내가 무슨 계획을 세워뒀는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아니다’에 내 전 재산 39만9000원 걸지. 히히…….

미진이 년의 뒷모습이 어느 정도 멀어지자, 잽싸게 몸을 돌린 나는 번개처럼 내달려 가까운 차도에 이르렀다.



“택시!! 택시!!!”



미친 듯이 택시를 불러대는 나. 목표는 오직 하나! 미진이 년보다 앞서 미진이 년의 집에 도착하는 것!



“어디로 모실…”



“세류2동으로 가요!! 거기서부터 제가 알려드릴 테니!”



덥석 택시에 올라탄 나는 택시기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리쳤다. 택시기사는 왠지 흥에 겨운 듯 응수했다.



“옙~!”



‘끼이익-’



택시기사의 발짓과 동시에 택시는 소음을 내뿜으며 총알 같이 출발했다.





“저 골목에서 좌회전이요.”



“저 앞에서 우회전…….”



택시기사에게 끊임없이 방향을 일러주던 내 눈앞에 미진이 년의 동네 어귀가 보였다. 생각보다 빠른데?! 평소에 택시 좀 타고 다닐걸. 허허…….



“저 골목길로 들어가 주세요.”



그런 내 말에 택시기사가 곤란하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위까지요? 허어… 저 위는 차 돌리기 빡센데…….”



“…오천 원 더.”



“오케! 올라갑니다!”



내가 내미는 오천 원을 덥석 받아 쥔 택시기사는 흥에 겨워 소리쳤다. 역시 물질만능주의의 썩어빠진 세상이로군. 허허……. 상관없지. 나 역시 내 계획을 위해서는 돈이든 뭐든 물불 안 가리니까. 낄낄……. 나는 핸드폰을 꺼내 희정이 년에게로 슬쩍 전화를 걸었다.



‘<붸이뷔 원모어 톼아윔~>’



요상한 컬러링이 쿵짝거린 끝에 희정이 년의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영~?>”



이년… 전화 목소리나 그냥 목소리나 다른 게 없군. 나는 썩은 미소가 걸린 입으로 주절댔다.



“오우~, 희정냥~! 나 강찌질이일세~!”



“<에~?! 너, 내 폰번 어떻게 알았엉~?>”



희정이 년이 의외라는 듯 묻는다. 이년아… 난 마음만 먹으면 출석부, 학적부, 다 뒤져서라도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단다.



“어떻게냐니~? 미진쓰한테 알아냈지~!”



“<아하~, 그렇구낭~.>”



내 말에 응수하는 희정이 년의 목소리에는 별다른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확실히 친해졌어. 으흐흐흐…….



“미진이 돌려보냈는데, 연락해봤어?”



“<어,어?! 어, 안 그래도 미진쓰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했엉. 이따가 저… 나이트 가자고. 하하하…….>”



이년아, 그런 식으로 지나가는 초딩을 속여 봐라. 속나. 낄낄…….



“그래? 나, 갑자기 급 심심해졌는데, 나도 끼면 안돼~?”



그런 내 느글느글한 말이 있자마자 희정이 년의 놀란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뭐,뭐?! 안돼!! 이건… 그… 오늘은 여자들만의 타임이란 말이야!>”



…뭐라는 거야? 그래도 이렇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확실히 만나기로 하기는 한 모양이군. 단순한 년은 이래서 좋아. 낄낄…….



“알았어~. 쳇~! 니들끼리 질펀하게 놀아라~!”



“<아…아하하… 미안~!>”



희정이 년의 인사를 끝으로 폴더를 닫은 나는 씨익 웃어보였다. 또라이 년. 곧 어떤 일을 당하게 될 지도 모르고… 후훗.

미진이 년의 집 앞까지 택시를 밀고 들어간 나는 재빨리 택시기사에게 지폐를 건네준 뒤, 잔돈마저 거부하고서 택시 밖으로 튀어나갔다. 택시기사의 즐거운 인사가 내 등 뒤에서 울려왔다.



“고맙습니다~!”



그대로 미진이 년의 집 문에 붙어선 나는 잠시 안쪽의 인기척을 살핀 뒤에 곧장 문을 따고 안으로 쳐들어갔다.



‘빨리빨리~!!’



미진이 년의 부모가 나타나기에는 충분히 이른 시간이기에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미진이 년과 희정이 년이 나타나기 전에 모든 걸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흐흐흐……. 하느님 아버지가 나를 도우사……’



미진이 년의 방 안에까지 들어선 나는 속으로 개소리를 지껄이며 잽싸게 가방 속의 디카를 꺼내들었다. 그렇다. 나는 모든 변태색골들의 기본 스킬인 도촬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그것도 동영상으로. 으흐흐흐…….



‘일단 배터리는…….’



미진이 년을 뼛속까지 레즈라 가정해도, 그래서 이 방에서 희정이 년과 레즈짓을 벌인다 가정해도, 지 부모가 돌아온 후까지 계속하지는 않을 게 당연하다. 그럼 디카 배터리는 지금 정도로 충분하다.



‘그럼 메모리는…….’



그것도 상관없다. 어차피 화면을 안 찍을 거니까 화질을 최하로 해놓으면 된다.

왜 화면을 안 찍냐고? 화면까지 찍으면 물론 좋기야 하지. 하지만, 생각 좀 해봐라. 화면까지 찍으려면 디카를 어느 정도 보이는 데에 위치시켜야 하는데, 미진이 년이 병신이 아닌 이상 자기 방에서 그걸 못 눈치 채겠어? 난 그런 도박을 할 생각이 없다. 그저 미진이 년과 희정이 년, 두 년의 관계가 내 예상대로인지만 확인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거니까. 그런고로, 나는 음성 설정만 최대로 해놓은 이 디카를 미진이 년의 침대 밑에 넣어놓을 생각이란 말이다. 재수 없게도 미진이 년이 하필 오늘 침대 밑을 청소하려들지 않는 한, 들킬 확률은 말 그대로 ‘최저’다. 후후…….



“자… 그럼 미진쓰, 희정냥~. 둘 다 내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구. 흐흐흐…….”



동영상 설정을 끝낸 나는 디카의 렌즈를 들여다보며 이죽거렸다. 이제 이 멋들어진 놈은 미진이 년의 침대 밑 어둠 속에 숨어 2시간동안 최저화질의 동영상을 촬영하고 자동으로 저장을 하겠지. 정확히 말하자면 음성뿐이겠지만 말이야. 으흐흐…….

변수 중에 가장 큰 것은 미진이 년과 희정이 년이 정말로 미진이 년의 방으로 올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 두 년이 정말로 레즈짓을 벌일 거라면 둘이서 모텔을 가겠어, 미진이 년이 지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몸소 희정이 년의 방으로 행차하시겠어? 희정이 년이 미진이 년의 방으로 찾아온다는 게 가장 가능성 높지 않아?

둘이 레즈 관계가 아니라면? 둘이 미진이 년의 방으로 안 오면? 그냥 헛수고 한 것뿐이지, 내가 손해 보는 건 없다구. 낄낄…….



미진이 년의 집 밖으로 빼꼼히 머리만 내민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과연 미진이 년조차도 아직 도착하지 못한 듯 하군. 하기야, 내가 오늘 곧바로 이런 짓을 벌일 줄 그 년이 생각이나 했겠어? 낄낄…….

나는 웃음 띤 얼굴로 미진이 년의 집 문을 잠근 뒤, 평소 다니던 길과는 반대편으로 내달렸다. 가다가 미진이 년하고 마주치면 안 되니까. 흐흐흐…….



‘아… 오늘 존나 무리하네…….’



마지막 힘을 짜내 달리던 나는 다리가 풀려 길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미진이 년의 집에서부터 어느 정도 멀어졌으니 안심은 되지만…….

나는 지쳐 쓰러질 듯한 발걸음을 옮겨 근처의 버스 정류장을 찾아 나섰다.





그날 뭘 하다 잠들었는지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지쳐 딸딸이 칠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나는 아마도 밤늦게까지 컴퓨터를 하며 악플을 달아대다 그대로 키보드에 머리를 박고 잠든 듯 하다.

슬며시 떠지는 눈으로 핸드폰을 들어 바라보니 부재중 전화 표시가 제일 먼저 눈에 띠었다. 미진이 년이 8시 무렵에 전화를 걸어 10초간 기다리다 끊은 듯 하다. 이런 매정한 년…….



‘…잠깐?! 그럼 지금은 몇 시지?!’



서둘러 확인 버튼을 눌러대니 뜨는 시간이 8시 32분. 오우 쉣!!



‘젠장……. 경아 년한테 개 깨지겠구만.’



나는 부랴부랴 교복을 입고 여전히 빈 가방만 손에 쥔 채로 정류장을 향해 달려갔다.



강당 안. 반장 년의 냉정한 눈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나는 무릎을 짚고 선 채로 연신 숨을 몰아쉬었다.



“강우석……. 정말 실망이야. 내가 어제 그렇게 당부를 했는데…….”



반장 년이 무테안경 속의 눈매를 가늘게 째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마도 어제의 미진이 년과 희정이 년처럼 나까지도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는 나의 연기실력을 십분 살려 더욱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내뱉었다.



“오…오해야…, 경아띠……. 헉헉……. 내가… 내가 오죽하면…… 허억허억… 택시를… 타고 왔겠니…….”



택시는 안 탔다. 구라지. 낄낄…….



“좋아. 대신 지각 처리는 어쩔 수 없어. 난 회장이 아니니까.”



반장 년이 자신의 무테안경을 살짝 들썩이며 말한다. 젠장……. 넌 연극부 회장은 아니어도 부회장이잖아. 그 정도 권력도 안 되냐?!



“지각… 하아… 나…나 혼자뿐이냐……?”



내가 숨을 고르며 내뱉자, 반장 년의 눈매가 다시 쌜쭉해졌다.



“지각은 너 혼자 뿐이지. 대신 니 절친한 친구 강동성 씨가 출석 체크만 하고 사라졌단다. 대체 어쩔 생각들이야? 대학 갈 생각들은 있어?”



어우 씨발, 내 앞에서 대학 이야기는 꺼내지 마. 막막해져온다구. 낄낄…….



“후우우… 물론 대학은 가야지. 경아띠 같은 참한 여자애를 품에 안으려면 대학은 나와 줘야지~. 크큭……. 난 경아의 그 댕기머리가 너무 좋아~. 하악하악~.”



“오,오해할 소리 하지 마!!”



나의 징그러운 농담에 반장 년이 홍조 핀 얼굴로 빽 소리친다. 헐… 잘못하다가는 어제 꼴 나겠군. 적당히 하자구. 흐흐…….



연극부 활동은 일반 수업보다는 재미있고 미진이 년을 가지고 노는 것 보다는 재미없다. 너무 극과 극 아니냐고? 연극부 활동의 재미도 극과 극이다. 어떤 건 재미있고, 어떤 건 재미없으니까.

시나리오 파트인 반장 년과 달리, 나는 연기 파트로서 매번 연기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들 중에는 이미 서울에 있는 대학의 연극영화과로 진출해도 손색이 없는 연기 실력을 지닌 놈들도 있다.



“오~, 줄리엣~. 그대의 호수 같은 눈동자에 난 깊이 빠져들었고, 그대의 붉은 입술에 내 몸은 온통 불타버렸소~.”



반장 년을 바라보며 느끼하게 지껄이는 내 모습에, 반장 년은 만족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내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의 미소다. 그러고 보면, 나도 연기 실력은 꽤 인정받고 있는데 말이야. 이 글을 읽고 있는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흐흐흐…….



“다 좋은데, 너무 느끼함이 오버되는 것 같아.”



내 연기를 지켜보던 길쭉한 얼굴의 여자 조장 년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이런 망할 년이…….



“아~, 몰라몰라~! 슬럼프인가 봐. 아무래도 좀 명상을 취하고 와야겠어~.”



기다렸다는 듯이 대본을 내던지며 지껄이는 내 모습에 반장 년이 눈매를 쌜쭉하게 째며 소리쳤다.



“웃기지마, 강우석! 너 또 어디 짱 박히려는 거지?! 정말 선생님한테 말할 거야!!”



“헤헷~. 이러지 말라구, 경아띠. 동성이 새끼 찾아서 끌고 올 테니~!”



나는 잽싸게 반장 년의 댕기머리를 붙들고 딸 치며 히죽거렸다.



“꺄악!!!”



반장 년의 비명과 동시에 곧바로 달아나는 나를 손으로 가리키며 연극부 연놈들이 소리치고 있었다.



“잡아!!”





학교 뒤편에 다다른 나는 우선 동성이 놈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여러 번 이어지던 통화음 끝에 저편에서 동성이 놈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임마.>”



“왜? 왜라고? 왜냐고? 지금 니가 몰라서 묻냐, 새끼야? 어디 짱 박혀 있는 거냐? 학교 뒤편에도 없고, 세면장에도 없고 말이지.”



그런 나의 지껄임에 동성이 놈이 허허 웃으며 답했다.



“<어디냐고? 나 지금 음악실 앞에 짱 박혀 있다. 흐흐…….>”



“…음악실……? 거긴 뭐 하러?”



예상치 못한 소리에 내가 되묻자, 동성이 놈이 한심하다는 목소리로 답해온다.



“<야, 이 똘추야. 남아리가 음악부 아니냐. 조금 있으면 남아리 노래 부를 거다.>”



남아리……? 아~, 어제 말한 그 1학년 퀸카~. 그제서야 나도 급 호기심이 밀려들었다.



“새끼야, 이 형님 진출할 테니, 자리 닦아놓고 있어라.”



“<좆 까네, 병신.>”



나는 동성이 놈과 짧게 통화를 끝내고 음악실을 향해 나아갔다. 원래는 미진이 년이 있는 무용실을 찾아갈 생각이었지만, 계획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거니까. 흐흐흐…….



음악실 앞에 다다른 나는 얼빠진 표정을 지어보일 수밖에 없었다. 똥 만난 똥파리마냥 음악실 앞에 들끓고 있는 사내새끼들의 한심해빠진 모습들. 남아리 하나를 보려고 이 난리들인 거야?



“…나와, 새끼야. 가서 부활이나 해. 엉? 뒤질래?”



나는 몇몇 1학년 새끼를 끌어내 때릴 듯 손을 치켜 올리며 지껄였다. 때마침 나를 발견한 동성이 놈과의 협공에 의해, 나는 모여 있는 사내새끼들을 헤집고 창문가로 진출할 수 있었다.



“누가 남아리냐?”



“병신아, 니가 직접 봐라. 누가 남아리겠는지.”



내 물음에 뻔한 걸 묻는다는 투로 받아치는 동성이. 나는 창문 너머 음악실 안을 살피며 음악부 여자애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 천사가 있었다. 짧게 줄여진 교복치마 밑으로 새하얗게 빛나는 늘씬한 다리, 줄여진 교복블라우스 위로 돋보이는 적당한 크기의 가슴, 그리고 한국적인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이국적인 미모의 뽀얀 얼굴. 그녀의 짙은 눈동자가 움직일 때마다, 적당히 도톰한 붉은색의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동성이 놈을 비롯한 내 주변의 모든 사내새끼들이 절로 탄성을 터뜨렸다. 우리 학교가 종합예능고로서 여학생들 대부분이 미녀인 건 사실이지만, 그 여학생은 이미 다른 여학생들과 차원이 다른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저기… 웨이브 진 머리 양 갈래로 묶어 내려뜨린 여자애가 걔지?”



“그래, 병신아. 우와… 진짜 노래 듣기도 전에 싸겠다…….”



나의 물음에 동성이 놈은 마냥 넋이 나간 표정으로 중얼대고 있다.

정말 아찔할 정도의 미모다. 저건 여고생이 아니라 이미 연예인인걸?! 헤벨레한 표정으로 남아리를 보고 있던 내가 동성이 놈을 향해 중얼거렸다.



“얼굴 이쁜 건 정말 인정하는데, 노래도 꼭 들어야 하는 거냐?”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놈이구만. 남아리가 노래도 존나 잘 부른대더라. 난 듣고 가련다.”



동성이 놈의 쌀쌀맞은 대답에 입을 씰룩거리던 나는 곧 다른 음악부원들의 앞으로 나서는 남아리의 매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곧은 다리로 사뿐사뿐한 내딛는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천사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시작됐다!”



“시작이다!”



눈이 벌겋게 충혈된 사내새끼들이 여기저기서 소리를 질러댄다. 새끼들, 남자 망신도 가지가지로 시키는구만…….



“잘 지내 보여요……. 그대 얼굴을……. 날 잊고 잘 사는 듯 하죠…….”



곧 남아리의 아련하고 고운 목소리가 음악실 안을 감돌기 시작했다. 나와 동성이, 그리고 모든 사내새끼들은 남아리의 그 굉장한 창법에 귀를 내맡긴 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30여 초간의 짧은 노래 시범 속에서, 우리들 중의 그 어느 누구도 감히 말소리를 내지 못했다.



“어… 어…….”



글쎄… 대체 뭐라고 말문을 열어야 좋을까. 아니, 그냥 이렇게 넋 놓고 있는 게 남아리의 노래에 대한 최고의 예우다. 침이나 흘리고 있자.



‘싱긋’



노래를 마친 남아리가 창문 밖의 우리들을 보며 웃어보였다. 그 순간,



“…컥!”



동성이 놈을 비롯한 수많은 사내새끼들이 무슨 각혈이라도 하듯 괴성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열심히 까치발을 들고 있던 다리가 전부 풀려버린 모양이다. 그놈들과 함께 나자빠진 나 역시 황망한 얼굴로 생각할 뿐이었다.



‘남아리… 넌…넌 내 거다……!! 겟츄!!!’



그렇다. 나는 그 즉시 남아리를 내 좆물받이 후보로 당당히 집어넣게 된 것이었다.

그럼 이로서 내 좆물받이 후보는 총 4명이 되는 건가?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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