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바깥으로 향할 때 - 28부



문을 열고 바깥으로 향할 때 - 28







“중학교 때는 보편적으로 물질의 기본적인 최소 입자를 원자라고 배우지. 고등학교 때는 약간 알기 어려운, 하지만 더 작은 입자인 쿼크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음으론 쿼크를 갖고 다방면으로 분석하고 토론을 하는 방식의 배움을 지향하는 것. 그것이 바로 대학교의 과정이란 거야.”



‘그리고 쿼크에 관해 진행된 연구 자료와 역사를 살펴보고, 앞으로 더 작은 입자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학회에 피력하는 게 대학원이란 과정이라 하겠지.’



술기운이 어느 정도 감돈 성수가 선배의 입장에서 잘난 듯 떠들고 있었고, 규한은 그것을 보면서 다음에 이어질 말을 예상해보았다. 1학기 OT때 했던 말을 그 후에도 엠티나 술자리 등등에서 몇 번이고 똑같이 말하고 있는 걸 성수 선배 자신은 알고 있을까? 아니나다를까 학창시절 배움의 과정을 표현한 그의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후배들도 이제는 질린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규한이 예상했던 마무리 과정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았다. 대신 다음에 이어진 성수의 말은 모인 대부분의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나저나 은선영. 선영 선배… 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겠지? 여긴 3학년도 거의 없고, 선영 씨는 조기입학으로 나이가 2학년이랑 같으니까.”



“아… 응. 편하게 불러.”



“좀 자주 보자고. 사고가 있었다 하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전에도 수업을 잘 안들어왔던데 무슨 일 있는 거야? 하긴, 시험 성적이 워낙 좋으니 학점 채우는 데는 별 영향 없는 것 같지만서도….”



“와, 선영 선배. 머리 되게 좋은가보다. 게다가 조기입학이라니… 대체 어느만큼 공부를 잘하면 그런 게 가능한 거죠? 한잔 받아요. 우리 1학년들 동경의 대상이 되겠어.”



“아하하, 별 거 아냐. 응… 고마워.”



규한은 살짝 의외의 시선으로 선영을 바라보았다. 단순히 뛰어난 미모만의 선배는 아니었군. 그녀는 후배들에게 둘러싸여 자연스럽게 술잔을 주고받았고,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이윽고 성수는 더 이상 말을 할 정신도 없어지도록 취해서 벽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펜션 내부 바닥에는 서서히 먹다 남은 각종 안주들과 닭고기들, 그리고 술병들이 어지럽게 나뒹굴어갔다. 벌써 몇시간째 술파티가 진행되었군. 자신 없는 샌님으로만 똘똘 뭉친 학교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곤조가 있나 보네. 그렇게 생각한 규한은 바로 옆에 앉아있는 동혁 선배를 바라보았다.



기본적으로 주량이 좀 되는 동혁은 퉁퉁한 덩치의 몸을 처음 그 자리 그대로 앉은 채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는 종이컵으로 된 소주잔을 벌써 몇 번째 비우는지 모를 정도로 들이마시고 있었고, 윤지와 오붓하게 팔짱을 끼어 기분 좋게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그 자리에 모인 열댓 명 가량의 인원들 대부분이 늦은 시각만큼이나 제정신과 잠시 이별해있는 상태였다. 약삭빠르게 몸을 사린 규한만이 비교적 또렷한 정신으로 ‘엠티의 본 목적일지도 모를’ 그 술자리를 관망하고 있는 중이었다.



“야, 이규한!”



“네…? 네.”



규한은 갑자기 동혁이 자신을 큰 소리로 부르자 적당히 빼고 있는 게 들킨 사람처럼 쭈뼛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동혁의 목적은 후배를 추궁한다거나 하는 데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너 걔랑은 어떻게 됐냐?”



“걔라뇨?”



“지연이 말야. 예전에 성진이랑 했던 간단한 모임 때 소개시켜줬던 녀석 있잖아. 지금도 만나?”



규한은 머쓱하게 웃으며 시선을 딴 데로 두곤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 그게 저……. 잘 안 돼서….”



“에이, 싱거운 놈.”



동혁은 어차피 별 기대도 안 했다는 듯 술잔을 단숨에 비웠고 규한은 살짝 울컥해서 뭐라고 변명하려 했다. 하지만 선배의 시선이 어딘가로 고정되어있는 걸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동혁은 붉어져 있는 얼굴, 게슴츠레하게 뜬 눈, 풀어진 듯 흐늘거리는 ‘술자리 분위기를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여자들 사이에서 슬금슬금 일어서는 한 인영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수행해야 할 사명(?)과 관련된 점을 자각하자 각별히 주시하는 눈이 되었다.



“선영아? 어디 가?”



“으응…. 화장실. 간만에 마셨더니 머리가 좀 띵하네.”



“언제 그렇게 마셨냐? 혼자 갈 수 있겠어?”



선영은 머리칼을 옆으로 살짝 쓸어넘기곤 괜찮다는 의미로 생긋 웃어보였다. 동혁은 화장실이 펜션 바깥으로 나가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잠시 염려하는 표정이 되었지만 그뿐이었다. 동혁은 옆에서 잔을 채워주는 후배들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데 정신을 쏠리게 되었다.



“동혁 선배. 윤지랑은 정말 그렇고 그런 사이에요?”



“야! 니들 취했냐? 뭘 새삼스레 물어보고 그래.”



“그냥 같이 자주 다니는 것만 봤지, 그렇고 그런 사이인 줄 저희가 어떻게 확인해요. 쿡쿡. 이런 때가 아니면….”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윤지는 까르르 웃었고, 동혁은 짐짓 어깨를 펴면서 그녀와 가까이하게 된 계기를 소소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후배들의 경외감 어린 시선을 받게 되자 그는 과장을 약간 보태어 말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술자리 한가운데로 누군가가 걸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자는 줄만 알았던 성수가 깨어서 일어선 것이다.



아직 눈은 반쯤 감겨있었고, 서있는 모습이 위태로워보였지만 그는 잠시 주변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는 데 성공했다. 그는 갑자기 그 중앙에서 술잔을 쭈욱 기울이더니 컵을 쥔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자, 그럼 이쯤에서 분위기도 업할 겸 랜덤 넥스트 게임 한번 더!”



“뭐야, 또 게임이야?”



“벌써 몇 번째에요, 선배! 이제 좀 그만해요.”



하지만 성수는 물러설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씩 웃으며 좌중을 둘러보고는 임팩트를 주기 위한 제안을 했다.



“이번 벌칙은 술마시기 아니다. 이젠 다들 마실만큼 마셨으니 좀 더 쇼킹하게 놀아야지.”



“쇼킹하게라면…?”



“걸린 남자와 여자 각기 한명씩 뽑아서, 바로 이 자리에서 깜짝 키스! 키이이이스! 최고 아니냐?”



“아, 선배! 제발 자제 좀.”



“뭐야, 니들. 선배 말 안 들을 거냐? 뭐 어때, 학창시절 추억 만들기로 이만한 기회가 어디 있겠어!”



약간 진부하긴 하지만 꽤나 강경한 성격의 성수는 분위기를 압도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그는 몇번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직접 돌아다니며 게임에 적합한 상태로 자리를 배치해나갔다. 생기발랄한 몇 남녀의 응원에 그에게 합류했고, 절정에 달한 술파티는 다시 한번 ‘벌칙이 바뀐’ 게임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어머어머. 키스라니, 이것 봐. 어쩜 좋아…….”



혜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옆 친구들의 팔을 가볍게 툭툭 치면서 안절부절 못했고, 성수는 유독 불안해하는 그녀에게 ‘지지만 않음 돼. 지지만’이라며 빠지지 말 것을 부추겼다. 윤지는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옆에 앉아있는 동혁을 돌아보았다. 그 때, 동혁이 윤지의 팔짱을 슬그머니 풀고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어디 가요, 오빠?”



“응. 잠시 화장실. 나 빼고 먼저 진행하고 있으라 해.”



동혁은 별안간 다시 왁자지껄해지기 시작한 분위기로부터 잠시 빠져나오듯 복도로 나왔다. 주 술파티가 벌어지는 곳은 펜션 정중앙의 거실이었고, 복도는 칸으로 막혀져 좁고 긴 통로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는 그 복도를 지나 갑자기 어두워진 펜션 바깥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면서도 내심 맘에 안드는 듯 들릴락말락하게 투덜거렸다.



“기껏 아무도 터치 안하는 여기까지 와서, 하는 게 고작 시시하게 키스 게임이라니. 진부하구만.”



화장실에 도착한 동혁은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보기 시작했고, 곧 그의 눈은 창문 바깥으로 향하였다. 세라임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둥실 떠오른 달빛을 은은하게 반사시키고 있었다. 꽤나 아름다운 한밤중의 절경에 그는 속으로 내심 혀를 내둘렀다. 물론 그와는 별개로 그의 머릿속은 하나의 아쉬움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지만.



‘하긴. 인원이 인원인 만큼 특별한 것 따윈 하지도, 일어나지도 않겠지. 학기 끝나기 전에 한번 더 소규모로 가서 바비큐 파티라도 열어볼까. 그나저나 혜진 녀석도 참…. 성진이랑 볼장 다 본 애가 키스 하나 갖고 조숙하게 안절부절 못하는 척하긴.’



화장실 밖으로 나오자 다시 어둠이 그를 덮쳤지만 이젠 밤눈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기에 올 때보다는 수월하게 걸을 수 있었다. 왁자지껄한 술파티와 게임 소리가 펜션 바깥으로 조그맣게 흘러나왔고, 늦가을의 귀뚜라미 소리만 울려 퍼진다. 동혁은 선영이 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던 것을 떠올리고는 둘러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펜션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동혁은 자신의 임무를 무사히 견지했다는 일종의 기쁨과 동시에 서글픔도 느껴야 했다. 선영은 복도 마루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었다. 신발도 벗지 않은 걸로 보아 볼일을 보고 현관앞까지 왔는데 그대로 귀찮아서 엎어져있음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야, 선영아. 일어나. 일어나봐.”



어깨를 붙잡고 흔들어보았으나 돌아오는 건 대답 없는 숨소리. 동혁은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신발을 벗겨내곤 한쪽 옆방으로 옮기기 위해 그녀를 들쳐업었다. 별로 많이 마신 것 같지도 않은데 왜이리 곯아떨어졌는지. 물론 그것은 동혁의 시각에서일 뿐이다. 정신이 바뀐 후로 술 경험이 한번도 없는 현재의 선영에게 있어선 그것에 익숙해질 틈도 없이 꽤 들어간 술기운이 먼저 그녀를 압도해버린 것을 동혁이 알아챌 리가 없었다.



처음엔 그저 부축할 생각이었으나 결과적으론 거의 들쳐업게 된 동혁은 순간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그의 등에 업힌 선영의 부드러운 가슴이 옷 위로 동혁의 등에 밀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목 언저리까지 오는 늘어뜨린 머리칼은 동혁의 목을 살랑살랑 간지럽혔고, 그는 그러한 이성의 자극을 무시하려 애쓰며 옆방으로 간신히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펜션 복도에 붙어있는 조그만 쪽방은 희미한 조명등만이 내부를 밝히고 있었다. 동혁은 일단 이불을 펴서 선영을 눕인 후 허리를 펴면서도 자꾸 시선이 그녀에게 가는 걸 억제할 수가 없었다. 술에 취해서 옮겨진줄도 모르고 잠들어있는 선영은 두 팔을 힘없이 아무렇게나 펼쳐놓고 두 다리를 살짝 오무린 채 완전한 무방비로 누워있었다. 그녀의 재킷 안에 입혀진 검은색 바탕에 흰 줄무늬의 라운드티와 스키니 청바지를 입은 늘씬하게 잘 뻗어진 다리가 동혁을 유혹하듯 신선한 여대생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학기 초에 엄청난 미모로 다짜고짜 섹스하자고 다녀서 이슈가 되었던 여자지. 학교를 잘 안 나오는 그녀였기에 신입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만 않았다뿐이지 수많은 남자들의 구애를 받고도 남을 여자임이 분명했다.



- 아직 다 나은 게 아니니까 누구 하나 손대지 못하게 해 -



성진의 경고가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그건 잠깐의 제지에 지나지 않았다. 술에 센 편이라곤 해도 동혁 또한 적잖게 술기운이 오른 상태였고, 그래서 방문을 슬그머니 잠그곤 자신의 안경을 고쳐쓰면서 중얼거렸다.



“다 낫지 않기는. 낮부터 아주 팔팔하더만.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애인 관계도 아닌데 동거하면서 성진 혼자만 재미보란 법 있나? 게다가…….”



동혁은 허겁지겁 선영의 옆으로 다가가 무릎을 굽혀 앉았다. 그리곤 그녀의 가슴을 가만히 만져보았다. 살짝 큰 듯하면서도 균형잡힌 그녀의 젖가슴이 줄무늬 라운드티 위로 동혁의 손에 말랑말랑하게 쥐어진다. 동혁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이리저리 눌러보았고 상당한 탄력감에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런 미모를 가지고 이렇게 무방비로 쓰러져있는 것 자체가 죄라고.”



일반적인 ‘죄’에 대한 상식을 뒤집어엎어버리며 자기합리화를 이루어낸 동혁은 떨리는 손으로 선영의 재킷을 양쪽으로 거의 벗겨내었다. 팔소매가 그녀의 손목 부분까지 내려와 걸쳐졌고, 동혁은 곧 티셔츠까지 조심스럽게 위로 걷어내기 시작했다. 흘끗 그녀의 표정을 살핀 그는 선영이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음을 확인하자, 대담하게 그녀의 가슴 위까지 셔츠를 밀어올렸다.



동혁은 그만 탄성을 금치 못했다. 선영의 브래지어는 연분홍빛 색깔에 아름답게 무늬가 수놓아져있었고, 가장자리에 귀여운 레이스가 촘촘하게 달려있었다. 도대체 범해지는 걸 염두에 두고 온 건가? 성진이라면 쓸 데 없이 이런 걸 사 입냐고 투덜거렸을 그 속옷을 보며 동혁은 도무지 제지할 수 없는 자신을 느꼈다. 그녀의 가슴 아래로는 잘록한 허리라인이 길게 엉덩이까지 이어져있었고, 희고 매끄러운 배는 그녀의 숨소리에 따라서 살며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동혁은 선영의 브래지어를 잡아 위로 걷어올렸다. 급하게 올리느라 몇번이고 미끄러졌지만 결국 젖가슴 위로 들춰올리는 데 성공한 그는 얼른 고개를 숙여 유두를 입술로 물었다. 그리고는 혀로 살살 그 유두를 자극하며 주변을 이리저리 핥아갔다. 탄력있는 선영의 젖가슴이 그의 입술에 호응하듯 부드럽게 반응했다. 애무하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주는 최상급의 피부라 생각하며 동혁은 한참동안 그녀의 젖가슴을 핥고 빨아대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너무 시간을 지체하면 윤지를 비롯한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찾으러 돌아다닐지도 모를 일이었다. 동혁은 그러한 사실에 서글픔을 느끼며 한없이 함유하고 싶은 선영의 젖가슴으로부터 떠나 서서히 아래쪽으로 이동하며 핥아갔다. 모델같이 매끈한 그녀의 배 또한 동혁의 입술에 톡톡 튀듯 반응했다. 동혁은 그녀의 가슴 아래쪽부터 배꼽 부분까지 정신없이 핥고 빨기를 반복했다. 살며시 입술로 물어보기도 하고 키스한 상태에서 혀로 핥아가기도 했다.



“으응…….”



살짝 고개를 옆으로 한 상태로 누워있던 선영의 입에서 가벼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동혁은 순간 그녀가 깨었나 하고 얼른 고개를 들어봤지만, 머리카락들을 얼굴에 늘어뜨린 채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자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자극을 줬는데 깨어나지 않는다면… 동혁은 좀 더 대담하게 그녀의 아래쪽을 벗겨내기로 작정하고는 선영의 스키니 청바지 벨트를 풀어나갔다. 사실 지금 기분으로선 선영이 깨어난다 해도 강제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벨트를 모두 끄른 동혁은 서둘러서 그녀 청바지를 아래로 완전히 벗겨내었다. 짙은 청색의 양말을 신고 있는 선영의 한쪽 발목에만 걸쳐지다시피 벗겨내버린 동혁은 드러난 그녀의 팬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브래지어와 마찬가지로 연분홍빛 팬티는 역시 촘촘한 레이스들로 둘러싸여있었고, 굉장히 부드러운 실크 재질로 되어있었다. 어쩐지 그 중앙 부분이 촉촉하게 젖어있다는 기분을 받은 동혁은 자신도 모르게 덥썩 그 팬티를 입으로 물었다. 그리고는 선영의 보지 둔덕을 팬티 위로 느끼면서 천천히, 세밀하게 그곳을 빨아나가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핥으면 핥을수록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건 동혁 쪽이었다. 선영은 그저 정신을 잃은 채 자면서 이따금씩 본능적인 신음만 내고 있었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보지도 조금씩 젖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축축하게 젖어가는 연분홍빛 팬티 위로 그녀의 보지 냄새를 맡으면서 자신의 침과 그녀의 애액이 한데 어우러지고 있음을 느낀 동혁은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수일을 굶은 짐승이 먹이를 발견한 것마냥 선영을 갈망하며 볼썽사나운 자세로 몸을 굽히고 정신없이 그녀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하악… 하악… 하악…….”



츄르릅… 츄릅… 슈릅슈릅 츄읍…….



찔걱거리는 소리가 펜션의 좁은 방 안을 적나라하게 물들여나갔다. 동혁은 아예 그녀의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게 하곤 팬티를 핥았고, 조금 후엔 팬티 안쪽으로 혀를 살며시 집어넣어보기까지 했다. 소복하게 자라난 선영의 보지털들이 동혁의 혀를 살살 간지럽혔다. 수풀 속을 헤집기라도 하듯 밀고 들어간 동혁의 혀는 이윽고 그녀의 보지 균열을 발견하였고, 그 안쪽으로 혀를 집어넣어보았다. 팬티에 가려져서 그 작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보지 안쪽으로 혀 끝을 집어넣은 동혁은 곧바로 거기에 부합됨을 느꼈다. 그는 곧 게걸스럽게 혀를 떨면서 더 깊숙이 넣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선영의 다리가 살짝 오무려지며 안쪽 허벅지가 동혁의 볼에 와닿았다. 그는 정신을 차린 듯 흠칫 하고 몸을 떨고는 혀를 보지에서 빼어들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단순히 본능에 기인했음을 상기한 그는 그 혀를 그대로 선영의 허벅지로 이동시켰다. 그렇게 안쪽 허벅지를 핥고는 서서히 허벅지 둘레를 돌아가듯 혀를 이동시켜 골반 옆부분까지 침을 묻혔다. 그리고는 거기서 바로 팬티 끝부분을 입술과 이빨로 물고는 아래로 조금씩 벗겨내었다. 팬티 가장자리에 달린 레이스들이 하늘거리며 그의 입술을 간지럽혔고, 동혁은 그 기묘한 감각을 즐기며 계속해서 입으로 그녀의 팬티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팬티 가장자리를 오른쪽 왼쪽으로 번갈아 물어가며 어느 정도 벗겨낸 동혁은 곧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한 적나라한 보지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희미한 방의 조명등은 오히려 검은 털이란 수풀 속에 자리한 보지를 더욱 야릇하게 비추었으며 동혁은 순간 급증하는 자신의 성욕을 제지할 수 없었다. 이 순간에는 그런 본능에 충실하는 게 ‘예의’라는, 또 한번의 기초 상식을 뒤엎으며 그는 그녀의 팬티를 완전히 벗겨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엉거주춤하게 일어서서 자신도 아랫도리를 모두 벗었다.



몇 인원이 화장실을 가는 듯 옆쪽 복도를 지나치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이미 단단히 잠겨있는 방문은 그의 행동에 별 제지란 영향력을 가하지 못하였다. 설령 잠겨 있지 않았다 할지라도 현재의 동혁으로선 이 상황을 탈피해야 할 행동을 이끌어내진 못할 것이었다. 그정도로 가슴이 뛰고 달아오른 그는 꼿꼿하게 부풀어오른 자지를 그녀의 보지 가까이로 서둘러 가져갔다.



한 손으로 선영의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한 손으로는 자신의 자지를 붙잡은 동혁은 귀두 끝을 그녀의 보지 구멍에 살며시 밀어넣었다. 이미 동혁의 침과 그녀의 애액으로 촉촉하게 젖은 보지는 주인의 의지가 어떠하든 간에 별 무리없이 그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동혁은 이젠 그녀가 깨어나도 별 상관없단 심산으로 길고 곧게 솟아난 자지를 그녀의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쑤우우우욱 푸욱.



“하읏…….”



몸을 움찔하며 본능적인 신음을 흘리는 선영. 동혁은 그녀가 행여나 크게 소리를 지를 것을 염두에 두어 거칠게 박아대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신 반쯤 빼어들었다가 깊숙이, 구석구석 쑤시듯 힘있게 자지를 밀어넣었고, 선영은 그에 따라 계속해서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도 얕은 신음소리만 반복해서 내었다. 자지가 보지 속을 쑤셔 넣고 있는데도 전혀 깨어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동혁은 이젠 갈데까지 가보자고 생각하며 피스톤 운동을 점점 격렬하게 해대었다. 등 뒤로 풀어헤쳐진 그녀의 재킷이 이리저리 구겨졌고, 밀려올라간 줄무늬라운드 티셔츠와 브래지어 아래로 튀어나온 젖가슴은 희미한 조명등 빛에 미려한 명암을 남기고 있었다.



쑤욱 푸욱, 쑤욱 푸욱, 쑤욱 푸욱, 푹푹푹푹….



“헉헉… 허어억…… 윽…. 헉헉….”



거친 숨소리를 내며 동혁은 그녀의 보지 속에 정신없이 좆을 집어넣었다. 꽉꽉 조여주는 그녀의 보지 느낌은 실낱같이 남아있던 동혁의 이성마저도 간단히 흐트러뜨려버렸다. 자지를 박아대면 박아댈수록 더욱 더 미끈하게 선영의 보지는 동혁의 자지를 받아들였고, 그에 따라 동혁은 점차적으로 쾌감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촉촉하게 젖은 선영의 보지털들이 동혁의 자지털과 맞물리며 역시 기묘한 쾌감의 촉매제가 되었다. 질 내부에서 분비된 애액은 묽은 좆물과 엉키어 그녀 회음을 타고 내려가 바닥에 깔린 이불을 촉촉하게 적시었다.



동혁은 이제 그녀의 가슴 옆 바닥에 손바닥을 지탱하고는 정신없이 허리를 움직여서 누워있는 선영의 보지 속에 좆을 처박아대었다. 푹푹푹푹 찌걱, 찌걱, 찌걱… 퍼억, 퍼억. 선영의 보짓살과 질 내부는 그의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 정도로 기분좋게 조여대었고 동혁은 급증하는 사정감을 제지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채로 사정하지 않고 그녀의 보지 속에서 자지를 빼어들었다간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무언의 압박 같은 게 내면 속에서 스멀스멀 옥죄어오고 있었다. 동혁은 그 기분을 헛되이 보내고싶지 않아 이젠 아예 대놓고 소리를 지르며 자지를 박아대었다.



“으아아아…… 아아아아아….”



퍽퍽퍽퍽퍽퍽. 푹푹푹 쑤욱쑤욱.



“하… 읏……. 으응, 으응…….”



이미 몸은 깨어버렸지만 정신은 여전히 심연 속을 거니는 듯 선영은 그저 흐트러진 머릿결 사이로 신음소리만 가늘게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동혁이 조금이라도 사정감을 늦추려고 발악하듯 괴성 같은 신음을 내고 있을 동안 그녀의 내부는 다시 한번 복잡성에 휩싸였다. 동혁이 모르는, 아니 성진이 아니면 아무도 알 수 없을 그녀만의 내면 전환점이 다시금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본래의 선영은 원하지 않는 의식이 돌아오고 있음에 진저리를 쳤다. 또인가?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세계이길래, 연애와 섹스를 모르는 대행하는 녀석을 이렇게 자주 경험이 일게 만드는 거지? 아무리 성(性)에 대해 한창 경험하기 시작할 20대 초반이라곤 해도, 마음만 먹으면 섹스를 안 할 수 있도록 절제할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선영은 곧 ‘섹스에 대해 모르니까’ 방어 기제가 없어서 더 이런 상황이 많이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건 간에 그녀는 대행하는 선영을 누르고 서서히 신체의 주도권을 붙잡아가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이 세계와 이별해야지. 도대체 못할 짓이야.’



“으읏…! 으으윽…!”



찌익-.



동혁의 자지 끝에서 좆물이 쏟아져나와 선영의 질 내부로 가득 밀려들어갔다. 그 순간, 현재의 선영은 그의 정액을 느낌과 동시에 본래의 선영에 의해 의식을 꺼뜨려버렸다. 본래의 선영이 신체의 모든 부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의지를 쥐자마자 느끼게 된 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정액이 질 속을 메우는 기분. 참으로 얄궂은 상황과 매번 첫 대면을 하는 것도 그녀의 입장에선 최악의 기분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으윽… 아아…… 선영, 은선영. 아음…….”



동혁은 사정의 여운을 조금이라도 더 마음 속 깊이 안착하고 싶어서 정신없이 그녀를 껴안고 가슴에 볼을 비비고 빨고 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그가 여대생의 나긋나긋한 피부를 몸으로 즐기고 있을 동안 본래의 선영은 눈을 떴다. 번쩍 하고, 마치 언제 정신을 잃었냐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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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 글 어디가 특이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리플들 고맙습니다.

전개방식은 지금까지마냥 앞으로도 별 차이 없이 갑니다.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더라도 그것이 이 글을 읽게 하는 거라면 나쁘지는 않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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