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날 - 20부

“들려주지 않을래? 좀더 현정씨를 이해하고 싶어. 아니 현정이.”



“그러니까 그런 취향이 생긴 건 고등학교 때 쯤이었나 봐요. 그때 만해도 우리들 사이에서는 검색 놀이가 인기였는데 그 중 에스엠 이라는 장르는 모르는 애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저도 애들 따라 검색 놀이를 하다가 그 세계에 빠져 버렸는데 그때 만해도 그렇게 중독성이 높은 건 줄은 상상도 못했었어요. 결국 저는 얼마안가 스팽킹부터 본디지 같은 세계에 까지 눈독을 들이게 되었고 아주 이상한 취향을 가지게 되었던 거죠.”



“그런 계기가 괴롭힘을 당해야 만족하는 이상한 성향으로 발전 한 거야?”



“매조 라고 해요. 괴롭힘을 당하면서 속으로는 즐기는 거죠.”



“아주 독특한 성향이네?”



“뭐 그런 거죠. 보통 사람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사람에게는 누구나 그런 성향들이 존재 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다가도 어떤 계기로 그 세계를 조금 알게 되면 나중에는 스스로 찾는 사람이 꽤 많거든요.”



“그래도 아픔을 즐긴다는 건 어딘지 모순인 것 같아. 아픈 건 그저 아픈 거일뿐이야!! 오 감 중 하나라고. 우리 몸이 상하기전에 경고 신호를 보내오는 거지”



“그래서 특이한 성향이라고 하잖아요? 언니는 그런쪽을 전혀 모르는 거에요?”



“왜 그런 이상한 세계를 내가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지?”



“제가 회사에 첫 출근 한 날 회식 끝나고 공원에 갔었죠? 그때 분명히 팀장..아니 언니가 진짜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라고 아주 의미 심장한 말을 건넸었는데 생각 안 나세요?”



“아! 그거. 나는 그냥 나를 이해해 주고 솔직하게 무슨 애기든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진짜로 나타날 줄은 몰랐어 라고 한 것 뿐인데. 현정이도 알다시피 나 많이 외로워했잖아?”



그녀의 말을 멋대로 해석했던 나는 부끄러웠다.

외로움에 지쳐 있다가 나를 만나고 나서 기뻐서 한 말을 왜곡해도 너무 왜곡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니 그럼 오늘 뭐 한가지 보여줄까?”



“반말은 하지마! 나는 버릇 없는 아이가 제일 싫어.”



“알았어요. 이리와봐요 언니.”



나는 그녀의 책상 위에 놓여진 동물 모양의 귀여운 컴퓨터를 켜고 바이오스를 확인 했다.

역시 시스템은 최신식이었다. 윈도우 가 뜨고 컴퓨터가 명령을 수행할 상태가 되자 나는 인터넷 접속 아이콘을 두 번 클릭했다.



처음 화면 상단에 주소 하나를 적고 사이트를 연결하자 내가 가끔 들르는 본디지 사이트 가 나타났다,



“이게 뭐야? 왜 여자가 여자 의 발을 핥고 있어? 빨고 있는 거야?”



“이게 바로 본디지 라는 장르인데 노예 와 주인의 관계를 시뮬레이션 식으로 플레이 해보는 거 에요. 여기 이 여자를 돔이라고 하고 여자를 팸돔, 남자를 멜돔, 이라고 해요. 노예는 여자 쪽은 팸섭, 남자쪽은 팸멜 이라고 하죠.”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유심히 모니터를 살폈다.



나도 처음에는 다 그러다가 이 세계에 빠져 버렸어.

언니 이제 큰일 났다.



“이상해.”



“처음에는 이상해 보이죠. 그럼 언니 제가 파일 하나를 다운 받아 볼께요.”



“무슨 파일?”



“동영상 파일을 볼 수 있거든요.”



“하지마. 이상할 것 같아.”



“그냥 재미로 한번 보세요. 영화 라고 생각하고요.”



나는 그녀를 위해 제일 소프트 한 쪽의 파일을 한개 다운 했다.

30분 정도로 가볍다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왜 가슴 부분에는 저렇게 구멍이 나 있어? 창피하지도 않은가봐.”



“섹시 미를 살린다고 할까? 뭐 그런 이유로 저렇게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가 봐요. 일부러 브래지어 컵을 도려내는 거에요.”



“정말 이상하다. 저 여자는 왜 걸어오지 않고 기어다녀?”



“노예기 때문에 주인에게 충성하는 의미로 저렇게 하는 건데 솔직히 저도 저 부분은 이해가 좀 안가요. 나중에는 개 취급을 하거든요.”



“그냥 인간의 학대 현장을 담은 영상이잖아?”



“좀 그렇긴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행위를 예술로 보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지식인 들이 꽤 많다는 건 충격이죠.”



“지식인?”



“그들은 탈출 구 같은 것을 찾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영상이나 행위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웃듯 이것에 심취하고 있죠.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이런 장르도 돈이 많은 쪽의 기괴한 취미 의 한 종류 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나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워낙 민감한 부분인 만큼 단정지어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언니가 이런 장르를 이해하려면 무엇 보다 실제 플을 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데 한국에도 매니아들이 있지만 플을 하는 쪽은 극히 소수라 진짜 파트너 찾기도 힘들죠.”



“파트너?”



“플을 원하는 쪽의 상대를 해주는 사람이 파트너 가 되요.”



동영상은 이제 여자 가 여자의 엉덩이를 때리는 묘한 풍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저건 뭐야? 왜 어린아이처럼 엉덩이를 맞지?”



“스팽킹 이라는 건데 본래는 체벌 이라는 의도로 발생한 벌의 한 종류가 지금은 저렇게 즐기는 쪽으로 쓰이고 있어요. 개 중에는 하드 플 이라고 해서 지독할 정도로 심하게 때리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저렇게 엉덩이에 빨간 멍이 들 정도로 때리죠.”



“정말 머리가 다 아프네. 저런 걸 왜 해 야하지?”



난 그녀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글쎄



왜 할까?



저런 아프고 창피스러운 것을 대체 왜 찾고 있는 걸까?



나 또한 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어 나는 순간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아마도 실제 플이라는 것을 해보면 답을 얻게 되겠지?”



“뭐.. 그렇겠죠. 역시 체험이란 것은 중요한 거니까.”



그녀는 동영상의 속도를 빠르기로 해 놓고 순식간에 영상을 다 봤다. 그리고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현정이가 저런 것을 좋아하는거야?”



“글세...요.”



좋아한다는 대답을 하면 그녀가 나를 아주 이상하게 볼 것 만 같아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실제 플이라는 것을 해 본적은 있어?”



“두 번 정도 요.”



“어땠어?”



“그때는 뭐가 뭔지 모르게 되 버리더라고요. 생각했던 것을 실제로 해보니까. 별로 인 느낌도 있고 고통을 쾌락으로 바꾸는 방법도 어렵고요. 그래서 저에게는 플이라는 체험이 별로 였던 것이 사실이에요.”



“두 번 다?”



“그건 아니었어요. 첫 번째 의 느낌은 아주 좋았어요. 맨하탄 의 스필버그 가 에 산다는 짐 이라는 남자는 이런쪽의 매니아 였는데 실제 플을 지겨울 정도로 해봤다는 전적이 있었어요. 저도 이 남자에게 신청을 했었는데 언제 그런 곳에 신청을 했는지 도 모르게 생활 하고 있을 때 짐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좋다면 시간 과 장소를 정하고 싶다고요.”



“그래서?”



그녀는 장난감을 처음 보는 아이처럼 호기심이 가득한 눈을 들어 나를 살폈다.

조금 부끄러웠다.



“짐은 키도 컸고 생각했던 것 보다 호남형의 남자 였어요. 나는 좀 더 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죠. 처음에는 무슨 플을 원하는지를 묻더니 내가 말하니까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해보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실제 플은 처음이라 뭔지도 모르고 좋다고 하니까 잠시 후에 그의 맨션에서 화려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 하나가 나오더라고요. 그 사람이 저의 첫 번째 플 상대였어요.”



“여자 와?”



“네. 그 여자는 내가 무척 마음에 드는지 대뜸 장미 한송이를 건네더군요. 짐은 그걸 보고 크게 놀랐는데 그여자는 상대가 진짜 마음에 들때 장미 한송이를 준다고 하더군요. 꽂을 준 사람은 나까지 합해서 세 명이래요. 이 십 명 과 플을 했던 사람이니 이걸 영광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어요. 그녀는 가볍게 자신의 소개를 하더니 저에게 약간 허리를 굽혀 보였어요. 그녀는 플을 신성시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에게도 예를 갖췄던 거죠.

인사가 끝났을 때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나를 쏘아보기 시작하더니 내 뺨을 때렸어요. 그리 아프지는 않았지만 너무 순간 에 일어난 일이라 놀랄 수 밖에 없었지요. 나에게 네 발로 기라고 했어요. 개처럼. 그리고 짐에게 가늘고 탄력이 좋은 케인을 가져오라고 하더니 제 옷을 위에서 아래로 벗겨 버렸어요. 하늘거리는 원피스 만 입었었기 때문에 그녀가 옷을 벗기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죠.

그녀는 마치 내 엉덩이가 자신의 것이라도 되는 듯 무심할 정도로 때렸어요. 행동이 느리다는 말을 하면서 얼마나 때렸는지 몰라요. 엉덩이 가 불에 타는 것 같았어요. 짐은 그걸 보고 즐기는 표정이었죠.“



“그런게 그렇게 인상 깊었던 거야?”



“아뇨. 그녀는 노련한 플레이메이커 였어요. 저에게 가벼운 쪽의 플레이를 시키면서 점차 제가 흥분상태에 이르는 것을 즐겼어요. 정말 기계처럼 정확했어요. 플을 마쳤을 때 저는 정말 흠뻑 젖어서 황홀경을 벗어날 수 없었거든요.”



“섹스 같은 것도 했어?”



“네. 하지만 레즈 의 행위 이상의 것은 아니었어요. 당연히 짐이 끼어들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프로 답게 그녀와 나의 플이 시작 되니까 우리 둘만 남겨두고 어디론가로 사라졌어요. 그래서 그녀는 나를 실컷 가지고 놀 수 있었죠. 하지만 역시 그녀의 발을 핥을 때는 정말 참을 수 없었어요.”



<21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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