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이야기 - 1부 1장

그녀의 이야기 - 은지 제1부 (수정)



첫경험 1장 ([email protected])



섹스라는것이 무엇일까.

정확히 남녀가 사랑을 한다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때까지

상상과 호기심 가득한 신기루 같은 세상의 이야기 였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흐르는 끈적거리는 음악과 함께 보일락말락한

남녀의 모습속에서 또 소설에서 나오는 온갖 미사어구의 묘사들은

머릿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환상의 풍경속에서 은연중 콩닥콩닥

심장을 뛰게 하는 무엇이 있었다.

남이 볼까 두려워 번쩍 고개든 내얼굴엔 어느새 빨갛게 달아오른 홍조가

화끈거리며 피어오르곤 했다.



몸의 변화에 대해선 책을 보면 나름대로 세세히 적혀져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오락가락하는 남녀간의 이야기는 소설외에는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없었다.

어느날부터 부풀어오르는 가슴에서 스치기만해도 자지러질듯이 아파오던 젖꼭지의 아픔

그리고 달마다 겪게 될 마법과는 전혀 다르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없었고 또 누군가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나 또한 그런부분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는게 왠지 부끄럽고 나만이 알고 있어야되는

비밀이야기로만 느껴져 가슴속 깊이 묻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간간히 접하게 되는 섹스의 모습들을 보며 나는 혼자 생각에 잠기곤 했다.

(물론 영화같이 미화되고 가장된 모습들이었다.... 차라리 포르노를 보았다면

또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저렇게 여자들은 비명지르며 자지러질 정도로 좋은 것일까?

저렇게 황홀해 할만큼 그렇게도 좋은 것일까?

그런 느낌이란게 도대체 어떤것일까?

나에게 묻고 또 묻는 끝없는 질문과 의문만이 마음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나는 이른바 범생이라고 하는 부류에 속해 중학교 거쳐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른바 4대 대학을 생각하며 입시를 준비하던 그런 부류였다.





그러던 차에 2학년때 어떤 남자애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까지 변변한 남자친구도 없었던 차였는데 학교 축제때 부활동하면서 만난 아이였다.

축제의 일환으로 우리부에선 시화회라는 것을 하였다.

책을 읽고 독후감대신에 시를 지어 그림과 함께 전시하는 행사였었는데 일학년땐 몸이 아파서

참가하지 못했던 터라 왠지 신경써서 잘해내고 싶었다.



밤새 열심히 그림그리고 정성스레 한글자한글자 시를 옮겨 썼다.

카뮈의 페스트를 읽고 그린 독서감상시라 배경은 검고 붉은 색조로 그리고 흰물감으로 글씨를 적었다.

정성껏 만들었던 터라 판넬로 만들어진 내작품을 보면서 혼자 감동해 넋을 읽고 서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이리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중에 내작품은 학교 도서관에 걸려 지금도 가끔 학교에 가면 혼자 그앞에 서서

빙그레 웃곤 한다.)





암튼 축제당일부터 시간이 나는데로 자기 작품앞에 서서 구경오는 사람들에게 방명록도 받고

작품소개나 책에 대한 여러 잡담등으로 보내고 있었다.



축제 둘쨋날 작품이 걸려있는 곳으로 가는데 내작품 앞에 서있는 어떤 남자애를 보았다.

내작품을 천천히 누군가 음미하고 있다고 생각되니 가슴이 설레이고 왠지 몸이 달아오르는듯한

부끄러움이 온몸을 감쌌다.

또 누굴까 하는 호기심에 그아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몸이 호리호리하고 샤프한 느낌을 주는 아이였다.

짧은 머리가 깔끔한 느낌을 주고 옆에서 본 그의 속눈썹이 길고 눈동자가 맑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한참 내것을 읽고 있는동안 가까이 가고 어제 했듯이 방명록도 받고 그러고 싶었지만

알수없는 부끄러움에 그가 떠날때까지 결국 다가가지 못했다.

더더군다나 그가 작품위에 초코렛과 한송이 장미를 다는 것을 보구는 더 다가갈수없었다.



축제마지막까지 그의 생각으로 알수없는 서운함과 아쉬움으로 마음태우고 있는데

학교 축제를 마치고 부서 뒷풀이 자리에서 그의 얼굴을 다시 보구 깜짝 놀래고 말았다.

결연을 맺고 있던 같은 도서부끼리 만든 자리였는데 그도 그학교의 도서부원이었던 것이었다.

뒤풀이 자리도 내 옆자리에 앉아 우린 자연스레 이야기하며 마치 최면에 빠지듯 그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비록 학교도 다르고 시간도 맞추기 힘들었지만 무엇인가 그아이와 같이 한다는것이 즐거웠다.

같이 도서관에 가서 공부한다는것이 비록 긴시간은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집에 올때 찾아온 그아이와

같이 걷는다는것이 어두운 영화관에서 어깨에 그아이의 체온을 느끼며 같이 영화를 본다는것이

이상하게느껴질만큼 새로운 느낌을 받게 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보낸 시간과는 무언가 다른 새롭고 따스한 느낌.



특히 때때로 그아이와 함께 밤거리 걸을때 나직히 불러주는 노랫소리는 어찌나 마음 떨리게 하

는지......

간혹 멍하니 나를 바라보던 그 아이의 눈을 마주 보다보면 왠지 그아이를 끌어안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떠올라 혼자 얼마나 부끄러워 했는지 몰랐다.



2학년 끝나던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날따라 연락안되던 그아이가 우리집 앞에서 불쑥 나타났다.

혼자 그아이에 대해 섭섭해서 돌아다니다가 귀가하고 있던 난 얼어붙은듯 멍하게 그아이를 바라보는데

예쁘게 포장되어 있던 조그만 선물을 내손에 쥐어주곤 갑자기 볼에 도둑뽀뽀를 했다.

그리고 후다닥 도로쪽으로 뛰어갔다.

찬바람에 얼어붙어 있던 볼에 찰라 느껴지는 그의 입술은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할새도 없이 휭하니

그아이는 멀어져갔다.



멍한 머리로 집에 들어와 한손으로 그아이의 짧은 느낌이 남아있는 볼을 쓰다듬고 그아이가 준

선물을 풀어보았다.

그건 카셋트 테이프였는데 온갖 감미로운 사랑노래가 가득 녹음 되어있는 것이었다.



왠지 풋~ 짧은 웃음을 터져 나왔다.

의자에 기대 그아이의 테잎을 듣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잔잔한 연주곡으로 바뀌며 그아이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낭낭하고 맑게 울려퍼지는 음색을 내며 한자한자 자신의 시를 읽고 있었다.

첨에는 좀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워 피식 웃었는데 들려오는 그아이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음을 알자

마음속 깊은데서 따듯한 무엇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애절하게 무엇인가 호소하는 그의 목소리와 그뒤에 흐르는 피아노와 현악기가 어울러진

음악의 메로디가 스피커를 울리면서 방안을 채우는 동안 나의 작은 가슴 또한 얼마나 흔들었던지......



그밤내내 무엇인가에 움찔거리며 가슴가득 온통 콩닥콩닥 거리며 테이프를 만지작거렸다.



그후 확실히 내 행동도 마음도 전과는 달라졌던 거 같다.

그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도 그애의 손을 향해 잡는 내 손길도......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그애의

시선도 내손을 마주잡는 그의 손도 예전과 달리 먼가 힘차고 또 뜨거움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 이런얘기를 하면 나한테 그런 말을 하곤 하였다. 처음 마음을 연 남자이기때문에 너는 너무

아름답게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도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이런 기억이 어떤 의미인지 아무도 모를꺼라고 생각한다.

그후 있게 될 경험을 지나 지금 현재에 와서 돌아보게 될때 어쩜 첨으로 순수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성과의 기억이기때문에 더 나스스로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기에때문에......





암튼 해가 지나 봄이 오려는 길목. 갑자기 그애가 너무도 보구 싶고 그리워지고 있었다.

겨울방학동안 그아이는 미국에 나가 있었다.

개학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아이가 보고 싶은 마음은 시계의 초침이 틱틱 거리며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점점 부풀러 오르고 있었다......







ps 예전 글을 고쳐서 천천히 다시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꾸준히 쓰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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