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 63부

아쿠아 - 63



















날씨가 춥습니다...



평년기온이라는데 평년에 이렇게 추웠나....



추위를 잘 타는 성격은 아니지만 ㅎ 감기는 조심해야겠군요 ㅎ



음..많은 분들이 하윤이를 살려달라고 말씀하시네요..ㅎ



하긴...



말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것은 가장 가슴아픈 일일 수도 있죠...^^



경험상...



세상 모든일은...시간이 해결을 해주는것 같습니다..



그 기억이 남아있더라도....



이젠 다시 돌아올 기억이 아니더라도...



좋은 기억만 남게되는것은...다행인듯 싶네요^^







푸념& 노닥거리였습니다~^^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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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이 넌 우선 시험 잘 보구....이따가 오후에 선생님이랑 같이 병원으로 와.."



"아..응....."



"아영아 가자...선생님..저희 먼저 갈테니까 이따가 재인이 좀 부탁드릴께요.."



"그래..데려다 줘야하는데 갑자기 시험감독을 맡게되서.."



"괜찮아요...저희끼리 갈께요..이따가 봬요.."



"그래~ 뭐 필요한거 있음 연락하고.."



"네.."





아침에 잠을 깨자마자 하윤이에게 갈 준비로 분주했다..



재인이는 이미 먼저 일어나 유진이에게 줄 샌드위치랑 샐러드를 준비하고 있었고 아영이는 밤새 뒤척이던 나를 재워주느라 살짝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크게 기지개를 피며 씻으러 들어갔다..



그리고 아영이와 둘이 병원으로 향하는 나...





"걱정마 이제...알았지?



"아..응...."



"유진이도 좀 신경쓰구.."



"아......그럴께...미안.."



"나한테 미안할건 없구~ ㅎ"





그녀는 택시 뒷자리에 나와 나란히 앉아 여전히 내 손을 꼭 잡고는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아영이는 어떻게 이리 침착할 수 있을까...



그녀를 보니 내 자신이 더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병원에 도착한 우리는 서둘러 하윤이 병실로 향한다..



커튼이 반정도 쳐져있어 그리 밝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침햇살이 그 사이를 뚫고 병실을 비추고 있었다.



하윤이는 여전히 그 고운 모습그대로 눈을 감은채 그렇게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다..



산소 호흡기 소리와 가느다란 기계음만이 귓가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 옆...의자에 유진이가 등을 기대고는 하윤이의 손을 꼭 붙잡은체 그렇게 잠이 들어있다.



침을 질질 흘리고 넋이 나간사람처럼 그렇게 자고있던 유진이는 누가 더 환자 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몰골을 하고있다.



아무래도 어제 괜찮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그녀 옆에서 간호를 하다가 새벽이 다 되어서야 잠이 든듯 보였다..



아영이는 휴지로 질질 흐르는 침을 슥슥 닦아주고는 나에게 눈빛으로 유진이를 옆 침대에 눕히라는 시늉을 한다..



유진이를 깨워 옮길까 하다가 그러면 자게 놔두는 의미가 없을것 같아 그녀의 목과 다리를 팔로 감싸 번쩍 안아들고는 옆 빈침대에 천천히 눕힌다..





"오오~ 상남자~!!"



"뭐야~ㅋㅋㅋ"





저 민감한 유진이가 이정도로 곯아 떨어졌다는건 정말 피곤하다는건데..



왠지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난 어제 그렇게 다그치기만 했으니..



자고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불을 씌워준다...



그녀는 움찔 거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잠에 든 채였다..



그리고 하윤..



아픈모습이고...팔에는 치렁치렁한 링거를 꼽고..전투로봇같은 산소호흡기를 달고있지만..여전히 이쁘다..



눈을 감고있는 모습역시 이쁘지만...그 모습은 보기 싫었다...이제....눈을 뜨기만 바랄 뿐이다..





"괜찮겠지 이제?"



"응 그래야지.."



"하아...우선 유진이 일어나면 같이 뭐좀 먹고...오늘은 유진이랑 들어가서 자...편하게.."



"응...오늘은 재희 니가 있을거야?"



"응..그럴라구..."



"알아써.."





그때, 의사선생님 몇분이 아침 회진 차 병실에 들어오신다..



차트를 이리저리 보시고는 그녀의 체온, 그리고 상태들을 둘러보신다..





"보호자분이....."



"아...저....지금 잠이 들어서.."



"음..그러쿤요.."



"무슨일인가요? 이제 괜찮은건가요?"



"아..네...일단 안정은 취했으니..이제 곧 깨어날 겁니다..너무 걱정하지마시구요.."



"하아....근데...원인이 뭔가요...왜 이런거예요 갑자기..? 결과엔 아무 이상 없다면서요.."



"재희야..."



"아 죄송합니다...단지..너무 답답해서요..."



"음..지금은 뭐라 말씀드릴 수가..."



"잠시만요.."





어느새 잠에서 깬 유진이가 침대에서 내려오며 의사선생님들 쪽을 향해 말을 한다..





"괜찮은거죠? 우리 하윤이..이제 일어나는 거죠?"



"아...그래...걱정말거라..."



"....유진..?"



"그래도 약은 꼭 챙겨먹어야 하니까...그리고 우선 안정을 취해야 하니까..주위에서 좀 도와주도록 하고.."



"네..."





그렇게 말하며 의사선생님들은 병실을 나선다..



유진이는 자다 일어난 몰골인지..아니면 어제 밤을 새서 피곤한 몰골인지 얼굴을 감싼채 고개를 숙이고 정신을 차려보려 노력한다..





"유진.. 더 자...괜찮으니까.."



"아아..됐어...니들은..왔으면 깨울것이지.."



"ㅋ 그럴라구 했는데..너무 곤히 자길래...내가 들어서 침대에 던졌는데도 안일어나더구만 뭐.."



"....그러게.."



"..유진아.."



"왜?"



"어제..어젠 미안.."



"....뭐가?"



"아니...누구보다 니가 더 걱정하고 놀랐을텐데....전혀 헤아리지 못했어.."



"됐어...내가 무슨 쫌생이도 아니구.."



"아니 그런게 아니라..정말....내가 다 부끄러울 정도로...내 생각만했어.."



"....하윤이 생각한거겠지....그러니까 괜찮다구...당연한 거니까.."



"..미안..정말.."



"아 그나저나 뭐 가져온거 없냐? 나 배고프다~"



"ㅋㅋㅋ뭐야~ 주는사람 맥빠지게~ 옛따~ 먹어라~"



"오오~ 거유마녀!! 니가 만든거냐~?"



"내가 미쳤니? 재인이가 만든거다~!"



"뭐야? 근데 뭘 저렇게 생색은 지가 내고 난리야?"



"안준다?"



"주세요 ㅠㅠ 배고파.."



"ㅋㅋ"





저렇게 여전한 모습을 보고있자나 웃음이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들 역시 하윤이가 괜찮다는 말에 안심이 되는 듯 보였다..



그녀는 쉴새 없이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허겁지겁 먹더니 몇분도 채 안되어서 싹 비운다..





"아 이제야 좀 살것 같다..헤헤 잘먹었다, 재인이가 만든 샌드위치 배달녀야.."



"뭐야 그게 ㅋ 말하기도 귀찮겠다!"



"캬캬캬ㅎ 재희! 오늘은 니가 밤새! 아 정말 나 여기 못있겠어 이제 진짜..-_-"



"아 응..아까 아영이한테도 말했는데 오늘은 둘이 가서 푹 자.."



"콜!"



"...ㅎ...정말 미안 유진아.."



"치...됐네요..."



"그냥....너는 하윤이가 왜 이런지...무슨 이유인지...알고 있을거 같아서....너무 답답하고 불안해서..그랬어.."



"...."



"미안...정말.."





그녀는 침대에 앉아 고개를 숙인채 다리만 까딱 거리며 아무말을 잇지 못한다..



그러고는 침대에서 폴짝 뒤어 내려와 내쪽으로 다가온다..





"하윤이 깨어나면..잘해줘 끝까지..알았냐?"



"당연하지.."



"맛난것도 마니먹고..재밌는데도 많이 가고..좋은것도 마니보고..야한짓도 마니하고..애기두 쑴풍쑴풍 축구단 만들정도로 마니 낳아서..이쁘게 살라고..알았냐?"



"ㅋ 뭐야 그게~! ㅋㅋ"



"시르냐? 시르면 이 만남 난 반댈세!"



"아 뭐야 진짜 ㅋㅋ"



"잘하라고 임마!"



"다..당연한거자나.."



"쳇..."





그렇게 우리 셋은 하윤이를 옆에 둔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괜찮을거란 말에 안심을 하는 우리였지만 그래도 쭉 함께 했던 친구가 아직 눈을 뜨지 못한체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때문이었을까..



우리의 이야기는 자주 맥이 끊겼고..그럴때면 하윤이를 바라보기 일쑤였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재인이와 혜린선생님까지 합류를 한다..





"재인 시험은 잘봤어?"



"뭐..그럭저럭?"



"오오~ 재인양!! 보통 잘봤냐고 물어보면..망쳤어가 일반적인 대답인것을....그럭저럭...이라함은..역시 전교에서 노는 아우라 인가!"



"야...그건 유진 니 기준이고..."



"야! 너도 그러잖아!! 너 저번 중간고사 잘봤어?"



"응? 아...아니.."



"야 이아영! 너 시험 잘 봤냐?"



"난 완전 망했지!"



"거봐..이게 일반적이라고..근데...재인이..!! 이재인!! 너 오늘 시험 잘봤어?"



"네? 아..뭐...그냥 대충 본거 같아요.."



"봐봐...봐봐....저게 시험 망친사람한테 나오는 멘트냐고~"



"어이어이...이유진씨.."



"네...선생님..?"



"자네 공부못하는걸 왜 하윤이 병실에서 떠들고 있는거야 대체?"



"으아아...선생님까지 대놓고 날 까시구..ㅠ"



"하아...그게 아니라...대체 왜 여기서 이런 얘기로 넌 열을 내고 있는거냔 말이지 내 말은.."



"네? 음....음...그럼...무슨 얘기 할까요? -0-?"



"ㅋㅋ"



"ㅋㅋㅋㅋ"



"아하하하하하하하.."





그녀의 엉뚱함에 한바탕 웃는 우리들이었다..



무슨얘기든 뭐든..그냥 다들 이 상황이 어이없었지만 또 저마다 긴장이 풀어진듯 보이는 표정들이었다..



그리고...



간만에 보이는 환한 웃음들이었다..





"어쨌든 고생했어 재인아.."



"아 응..."



"아 맞다~ 샌드위치 잘먹었어 재인!"



"아 네^^"





그렇게 아까보다는 훨씬 가벼워진 분위기로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하윤이의 손을 꼭 잡은채..그녀에게도 우리의 이야기가 전해지듯이...그렇게 그녀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린다..





"재인아 오늘은 언니들이랑 들어가서 푹 자.."



"응? 오늘은 오빠가 있는거야?"



"응.."



"나도 있을까?"



"아냐~ ㅋ 그럼 주인없는집에 쟤네둘이 무슨짓을 할까 두렵다..ㅋ"



"아...그런가.."



"음? 아영이랑 유진이..재희네 집에서 자니?"



"네? 아..어버버버..그게..베버버버버버....그..버버버버.."



"아 ㅋ 저..카페 공사 들어가야해서..잠시...그렇게 됐어요.."



"에 그러쿠나...그럼 선생님한테 얘기하지..우리 집 큰거 알자나..-_-얼마나 적적하다구..-_-"



"아..ㅋ..하..하...그..그치만 저 곧 하윤이랑 같이 살거구.."



"음..그래? 유진인? 유진이는 집 있으면서...왜.."



"네? 아..ㅋ 그게..저는..그..그....그 이 땅꼬마 거유마녀 감시하러!"



"음?"



"어쨌든..그렇게 됐어요.."



"니들...수상해...무슨 작당들을 하는거야?"



"아..하..하...아녜요 그런거 ㅎ"



"어쨌든 선생님네 집도 좀 놀러와 자주..혼자 있음 무섭기까지 하다니까~"



"아 ㅋㅋ 네..ㅎ"



"아 그럼 오늘은 너희 셋다 우리집으로 가서 잘까?"



"네?"



"뭐 어때? 어차피 내일 또 다같이 아침에 올거면..내가 출근하면서 데려다 주고 갈테니까.."



"아...그럴까..요?"



"ㅋ 그래 재인이랑 아영이랑 유진이랑 다같이 선생님네 있다가 내일 아침에 와.."



"아...그래도 될까요?"



"난 환영이지!"



"그럼...오늘은..."



"오케이 결정! ㅎ 그럼 저녁때 가서 같이 밥해먹고 자자..ㅎ 오케이?"



"네^^"





늦은오후가 되어서야 조금 피곤해진 그녀들은 말수가 적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여전히 하윤이의 손을 꼭 잡은채 그녀의 모습만 바라보고있었다..





"재희..우리 갈테니까..너도 너무 무리하지말구...조금이라도 자...무슨일 있음 연락하구.."



"아..네....오늘 애들 부탁드릴께요.."



"ㅋ 그래..자~ 자~ 얘들아 이제 가자~! 정신들 차려!"



"네~"



"내일 뵐께요 그럼 ㅎ 아영 유진~ 내일 아침에 봐~ 재인이는 학교갔다가 연락하구.."



"응...^^"



"간다 재희~ 연락해~"



"아 응.."





선생님은 애들을 데리고는 병실을 나선다..



그렇게 한바탕 떠들던 아이들이 쑥 빠져나가니 굉장히 조용해진 느낌이었다..



잠시 하윤이의 얼굴을 또다시 가만히 바라보고있었다..



티하나 없는 고운 피부..창백하다싶을정도로 뽀얀 피부....눈을 감고 있어서 더 돋보이는 속눈썹과 산소호흡기에 가려져있어도 그 윤기가 빛나는 입술까지..



그녀의 머리를 쓸어주며 앉아있던 몸을 살짝 일으켜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한다..





"머머머머머머머머머머머머 머하는거야~ 환자한테~"



"으아~~~~ 깜짝이야!!!!! 너야말로 왜 다시 온거야!!!"





내가 몸을 숙여 하윤이에게 뽀뽀를 하고 있는데 유진이가 갑자기 뒤에서 저런 이상한 소리를 내며 놀리듯이 소리친다..





"아파서 꼼짝도 못하는 애한테 무슨 응큼한 짓을 할라고!"



"무..무슨소리야~!! 그냥 이마에 뽀뽀한것 뿐이거든?"



"이마에 뽀뽀하는 놈이 손은 왜 가슴에 가있냐!!"



"내..내가 언제!!!"



"즈어질~!!"



"ㅋㅋ뭐야 대체 왜 다시 온거야?"



"아..맞다..난....이거 가지러.."



"응? 뭘..."



"빤쮸~!!!!"



"헉....야...너너너너너너너너너 너야말로 빠..빤쭈를 갑자기!!! 그리고 뭘 했길래 여기에 빤쭈가.....엥?"



"캬캬캬캬캬캬캬 속았지?"



"....-_-"





그녀가 들고 있던것은 삼각형모양으로 반으로 접은 손수건이었다..



유진이는 완전 재밌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깔깔 거리며 웃어댔고 나는 그녀에게 슬슬 다가가 그녀의 양 볼을 잡고 확 꼬집는다..





"야..아화..아화....아우우.."



"누가..놀리래냐?-_-"



"ㅋㅋ그래도 재밌었지? 꽤 당황한듯 한데?"



"누가? -_- 참나..그 짧은 순간에 개그를 생각해내는 니 머리도 참...비상하다 생각했다..-_-"



"ㅋㅋㅋㅋ어쨌든...잘 지키고 있어~ 난 간다 그럼~"



"아 ...그래 다시 오지나 말아라~"



"ㅋㅋㅋ야 이재희~"



"왜 또?"



"우리 다 같이~!! 다같이 완전 행복해지자!!"



"아.......응......응! 그래야지!!^^"



"간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않은체 그렇게 방방 복도를 뛰어 간다..



그런 그녀의 장난기 가득한 뒷모습을....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고는 하윤이를 돌아보며 다시한번 다짐을 하는 나였다..





"진짜..일어나면...재밌는것도 마니하구..좋은것도 마니보구...평생..행복하게 해줄테니까..."





그날 저녁 늦게, 의사선생님들이 다시한번 회진을 오셨다..



역시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상태를 확인하고는 하윤이가 하고있던 산소호흡기를 제거한다..





"이제..할 필요 없는건가요?"



"음..혈액속 산소농도도 정상으로 돌아왔고..호흡도 정상이니 이제 괜찮을거예요..빠르면 내일이면 깨어날 수도 있겠네요.."



"네..감사합니다.."



"괜찮을테니까 너무 걱정말고 무리하지말아요..근데..환자분하고 관계가.."



"아 친구예요...같은학교...."



"그러쿤요...어제 그 아가씨는...사촌이라고 하던데.."



"아...네...."



"너무 걱정말고..쉬어요 그럼..."



"맞다...제 아버지가 여기 병원 외과 과장님이신데...혹시 모르시나요?"



"음? 누구?"



"성함은 이 00 이시구요...학회가셨다고 하는데.."



"아~ 이 과장? 이과장 아들이라고? 자네가?"



"아 네..."



"그러쿤...반갑네..난 이과장 선배고..이과장 아직 안왔지?"



"네...원래 계획보다 오래 걸리시네요..."



"음..원래 하나만 다녀올계획이었는데 이래저래 뭐가 많이 잡힌 모양이야..ㅎ 걱정말거라~ 그나저나 반갑구나.."



"네..ㅎ 근데 하윤인 정말 괜찮은거죠?"



"음...너무 걱정하지말거라..그래도 빨리 조치를 취해서 고비도 없었고..."



"근데...가끔 이런다고 하더라구요...학교도 못올정도로 아프고 그럴때도 있어서..혹시 뭐가 잘못된건가 싶어서요.."



"음....괜찮을거다...우선 깨어나면 약 잘 챙겨주고..당분간은 무리하거나 그러지 말라고 하고.."



"네.."



"잠깐....니가..재희구나~?"



"네? 네...어떻게..."



"음....잠깐 따라오겠니?"



"네? 아...네...."





그 머리가 히끗히끗하신 의사선생님이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하신다..



그분을 따라왔던 간호사와 다른 의사들은 각자 자신들의 일을 하러 돌아가고 나는 그 선생님과 함께 진료실로 가 마주 앉아있다..



선생님은 종이컵에 따뜻한 차를 가져다 주며 나에게 한쪽 의자에 편히 앉으라고 하시고는 맞은편에 앉아 나를 바라보시고 계신다..





"기억은...돌아온거니?"



"네? 그걸...어떻게..?"



"너희 사고 났을때..내가 너희둘을 집도 했다..."



"아...."



"큰 수술이었고...또.....너희가 살아있다는게 기적일 정도로..큰 사고였고..."



"...."



"어른들이....너희를 위해서 희생을 하신덕분에 너희들이 지금까지 잘 자라준게 아닌가 싶구나.."



"...네....알고있습니다..."



"난 너희들이 다시 아프거나..이렇게 병원을 자주 찾아오지 않았으면 한다...앞으로도.."



"저도..그래요..정말..."



"의사로서..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니..?"



"네? 어떤.."



"하윤이가 수영을 하고있다고 알고있다...혹시 너도 같이 하는거니?"



"네? 아...네..."



"함께...대회도 나가고...연습도 하고?"



"..네..."



"음.."



"아직 대회는 준비전이긴 하지만....무슨 문제라도 있는건가요?"



"운동이 나쁘다는것은 아니다만...그로인한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그리고 체력소모는 하윤이한테 좀 힘들 수도 있을것 같구나.."



"아....."



"취미로..건강을 위해서 수영을 하는것은 무엇보다 좋긴하다만...시합이나...대회같은것은 무리가 아닐듯 싶다.."



"그럼....더이상 수영을 못하게 된다는건가요?"



"음..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따르는것은 더이상 좋지않으니.."



"......그러..쿤요...앞으로도 쭉 못하게 되는건가요?"



"체력이 돌아오고..모든 몸 기능들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면야..안될게 어디 있겠니...하지만 그때까지는 조심을 해야하는거니까.."



"네...."



"말했다시피..너희들...살아난건 기적에 가깝고..또 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너희들이 있는건데...나는 그런 너희들이 다시 아프거나 나빠지는일은 없길 바랄뿐이다.."



".....그래..야죠.."



"그래..무슨 고집에선지..하윤이는 계속 수영을 하는것 같고...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는것 같아 너한테 이렇게 부탁을 하는거란다.."



".....네...무슨뜻인진 알겠어요.."



"그래...그나저나..너는 다 괜찮은거니? 어디 불편하거나..아픈덴 없고?"



"아..전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그래..어쨌든..다 몸조리 잘하고..하윤이도 부탁하마.."



"네..."





선생님은 그렇게 나를 배웅해주시고는 다시한번 하윤이를 부탁한다며 신신당부를 하신다..



그렇게 진료실을 나서다가 나는 다시 선생님을 향해 돌아섰다..





"저희...이렇게 살아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그래...나도 너희 이렇게 건강하게 있어줘서 고맙구나.."



"어찌보면 생명의 은인이신데..이제야 감사 인사를 드리는군요...정말 감사합니다.."



"..음..항상 건강하고..이젠 병원 같은데는 자주 오지말거라 "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래...내가 말한거...부탁한다.."



".....네.."





그렇게 나는 하윤이 병실로 돌아왔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땐 다시는 하윤이에게 수영을 하지 말라고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이렇게 수영을 좋아하고 사랑하고..또 누구보다 자신있어 하는 그녀인데..그 모든것을 빼앗는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녀역시 그래서 고집을 피우는것일까..



마음이 복잡했다..



어떤것이 그녀를 위한 일일까....심란함 뿐이었다..



그녀의 손을 꼭잡고 그녀에게 내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다..



속으로 한참을 되내어도.,뚜렷한 결론은 나지않는다...



그렇게 내 몸과마음역시 점점 지쳐간다..



그녀의 손을 꼬옥 잡은채..그렇게 지친몸을 그녀의 침대에 기대어 본다..



....



목이 결리고 허리가 아픈것을 느낀시간은 새벽녁이었다..



찌부등한 몸을 일으켜 시계를 확인해보니 새벽 5시가 조금 안된시간..겨울이 성큼 다가온 계절에..아직은 어두운 밤하늘이 병실까지 까맣게 물들이고 있었고..창문으로 간간히 들어오는 가로등의 불빛만이 살짝 비춰지고있었다..



기지개를 한껏 피고는 다시 누워있는 하윤이를 바라본다..



음? 어제 똑바로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있던 하윤이의 고개가 살짝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져보자, 어제의 얼음장같던 느낌은 온데간데 없고 보통때의 그녀의 보드랍고 따스한 온기를 머금은체 내 손을 감싼다..



그녀의 생기가 도는 얼굴을 보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띄워진다...



그녀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 앉아 손과 팔을 이리저리 주물러도 보고..다리를 주물러도 본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얼굴을 어루만져도 보고 이마와 볼에 뽀뽀도 해본다..



그녀는 깊은 잠에 든것처럼 그렇게 고른 숨만을 쉬며 누워있었다..





"하윤아....이제 눈좀 떠봐...응?"





정말 평소대로 아침에 깨우듯이 깨우면 일어날것만 같았다..





"하윤아~ 일어나~ 학교가야지~ 응?"





그녀는 아직 미동조차 없었다..



하지만 초조해 하지않는다...오히려 그녀가 돌아올 것을 생각하니...눈을 뜰것을 생각하니 들뜨기까지했다..



그녀 옆에 가만히 앉아 다시 그녀를 바라본다..



창백한 피부...오똑한 콧날...다시금 나의 눈에 그 아름다움이 새겨진다..



그녀의 손을 꼬옥 잡고 고개를 숙여 내 얼굴에 그녀의 손을 부비적댄다..



눈을 감은채 그렇게 그녀의 손등..손바닥을 내 얼굴에 문지르며 그녀의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다시 그녀의 손을 꼬옥 잡는다..그러고는 그 손등에 내 입술을 대고는 나즈막히 속삭인다..





"사랑해..하윤아....평생...너만 사랑해..."





그때..그녀의 손을 잡고있던 나의 손이 움찔거리는것이 느껴졌다..





"하...하윤?!!! 하윤아!!!! 하윤!"



"....ㄷ.ㅜ..."



"뭐? 뭐라고? 하윤!! 깨어난거야? 정신이 든거야?"





내가 흥분하여 언성을 높히자 그녀가 다시 내 손을 꼬옥 잡는것이 느껴진다..



그 손을 시작으로 내 온몸에 전기가 흐르듯 전율이 흐른다..





"하윤..흐흑...하윤아..ㅠ"



"....ㄴ ㅏ......"



"응..얘기해...얘기해 하윤아...ㅠ 흑...."



"ㄴ...ㅏ..두...사랑...해..."



"..하윤...ㅠㅠ 하윤아......"





그녀는 눈을 감은체 나에게 그렇게 속삭인다..



손에는 지금 줄 수 있는 모든 힘을 준듯 나의 손을 꼭 쥐고 있었고..두 눈은 여전히 감은체 입술만 최소한으로 움직이며 나에게 그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재..희..?"



"응...응 하윤아..나 여기있어..."



"하아....."



"정신이 드는거야? 흑흑...하윤아..ㅠㅠ"



"....하아..."



"하윤아...선생님 불러올게..잠깐만..흐흑"



"..재.희.."



"응? 왜? 뭐 필요한거 있어?"



"...뽀..."



"응? 뽀...라니..?"



"....뽀뽀..."



"야....정신 차리자마자 뭐야 진짜 ㅠㅠ 바부야~ 눈이나 뜨구 얘기해...마구마구 해줄테니까~ ㅠㅠ"





그녀는 내 목소리에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운다..



그러고는 그 이쁘고 맑은 눈을 천천히 뜨고는 내쪽을 바라보고있었다..





"일루..와....응?"



"야..ㅠㅠ 진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미안.....이리와..."



"치..ㅠㅠ"





그녀에게 다가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그 달콤한 입술에 뽀뽀를 해준다..



그녀의 입술이 살짝 움찔 거리는것이 느껴졌고 내 뽀뽀를 받은 그녀는 다시금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운다..



일어나자마자 내 입술을 찾는그녀가 생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입술에 나의 입술이 닿자, 그녀가 비로소 깨어나있다는게 느껴졌다..





"일어나...이제 괜찮아? 정신이 다 들어? 기억 안나거나 아픈데 없어?"



"...ㅋ...내..가 너.냐?"



"야..ㅋㅋ 살아났구나~ ㅠㅠ 잠깐만 있어...나 선생님 불러올께.."



"응...재희...울지마.."



"체..."





나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뽀뽀를 해주고는 눈물을 훔치고는 신이 난듯이 병실을 나서 당직 간호사에게 갔다..



그리고 하윤이가 깨어났다는것을 알리고는 다시 그녀의 병실로 들어온다..



하윤이는 아까보다 더 눈을 크게 뜬체, 병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두리번 거리고 있다..





"아...흠흠...아아...아..."



"왜그래? 목아파?"



"흠흠....응....목이 따가워...나 물..."



"아..응...근데 그렇게 갑자기 뭐 마시고 그래도 괜찮나?"



"조금...입만 적실테니까...."



"응..그래.."





그녀는 물을 입에 대는듯 하더니 한모금을 살짝 마셔본다..



그렇게 오래도록 천천히 목을 축이고 있는 사이 당직 간호사와 당직 의사가 병실로 들어온다..





"정하윤씨?"



"..네.."





의사선생님은 그녀의 상태를 이리저리 체크를 하고 검사를 하고 둘러보더니 뭔가를 바쁘게 차트에 적는다..



그러고는 다시 그녀의 상태를 살핀다..





"이제..괜찮은건가요?"



"아 네..정신도 들고..다른 후유증이나 그런 증상도 보이지 않는것 같네요.."



"아 ㅠ 감사합니다.."



"우선..마실거라든지 먹는건 조금씩 천천히 드시도록 하시구..약 꼭 챙겨드시구요..내일 아침에 과장님 회진 도실때 다시 한번 말씀 해 주세요...어디 불편하거나 어떤지.."



"네.."



"지금은 조금 어지럽고 정신이 없을 수도 있는데 차츰 괜찮아 질겁니다.."



"네..감사합니다.."



"그럼.."





선생님이 나가시고 간호사가 그녀의 체온과 혈압을 체크하고는 따라 나선다..



하윤이는 여전히 눈을 말똥말똥 뜬채 천장을 바라보고있다가 다시 내쪽을 향해 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그리고는 아까와같이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운다..



나 역시 울먹이는 눈빛으로 그녀에게 다가가 다시 뽀뽀를 해준다..





"잠깐만...애들한테 문자라도 해놔야겠다.."



"..응.."





나는 아영이와 유진이, 그리고 혜린선생님께 하윤이의 소식을 문자로 남겼다..





"뭐 필요한건 없어? 기분은 어때? 괜찮아?"



"응...."





그녀가 다시 살짝 웃어보이고 나는 다시 뭔가에 이끌리듯 그 이쁜 입술에 뽀뽀를 한다..



그녀가 나를 보고는 더 활짝 웃어보인다..





"...맨날 이렇게 해줘.."



"뭘?"



"내가...웃을때 마다.."



"뽀뽀?"



"응.."



"야...그럼 입술 붙히고 살아야될걸?"



"ㅋ..ㅋㅋ.."



"진짜 다행이다...정말..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다들? ㅠ"



"미안.."



"너 재인이한테 완전 혼날 줄 알아~"



"..응? 왜?"



"재인이가 너 자꾸 아파서 나 맘고생시키면 너 엄청 혼낸댔어..ㅋ"



"ㅋㅋ..재인이가 젤 무섭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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