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희정 이야기 - 1부

민주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내 페니스를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어쩔줄을 몰라했다.

나는 그런 민주의 모습이 안쓰러워 그만두라고 하고 싶었지만, 나도 모르게 잔인한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뭐하는거야? 지금. 남자 자지 처음 잡아봐? 어서 해.”

민주의 어깨가 조금씩 흔들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잠잠해졌다.

그리고 민주의 입에서 조용한 말이 흘러나왔다.

“응....처음이에요....미안해요....어떻게 하면 되는건데요....”

나는 민주의 볼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면서 한순간 무너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를 악물고 말을 내뱉었다.

“뭐?...내가 그런 것 까지 다 말해줘야 돼?”



나는 감았던 눈을 뜨고 커피숖 문을 쳐다보았다.

아직 약속 시간이 되려면 10분 정도 남았다.

나는 그 날 세란이 웃으며 전화를 받으라고만 안 했어도 이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민주를 이렇게 몇 년만에 만날 필요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민주는 전화로 내게 말했다.

경아가 곧 결혼할 것이라고, 그런데 요즘 많이 힘들어한다고, 내색은 안했지만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오늘은 경아가 술이 많이 취해서 들어왔는데 술에 취해서 계속 내 이름만 부른다고......

민주는 여전히 경아와 함께 살고 있다고 했다.



나는 눈을 감고 다시 몇 년 전의 옛날로 돌아갔다.



경아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1년간 비자발적으로 쉬는 동안 사귀게 된 여자였다.

그녀는 아직 대학교 3학년이라 나하고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었다.

경아와 함께 살면서 경아를 친동생 이상으로 보살펴주던 민주는 나이도 경아보다 5살이나 많고 직장도 없는 나를 늘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고, 틈날 때마다 어서 헤어지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가 나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경아네 방에 그렇게 자주 놀러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민주는 모르지만 사실 나는 경아를 작년에 잠깐 다시 만난 적이 있었다.

경아는 여전히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깜찍한 행동과 말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리고 경아와 나는 금새 다시 친해져서 함께 내 방에 와서 자고 간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경아는 결혼을 해야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나와의 연락을 끊어버렸다.



나는 눈을 떴다.

민주가 어느새 내 앞에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해요?”

나도 모르게 조용히 나타나서 조용히 얘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예전이나 똑같았다.

“아니...그냥 옛날 생각. 어떻게, 너는 잘 지내?”

“네...잘 지내요.”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아직도 학교에 있어?”

“네.”

“하하..참 학교에 오래 있네. 그래 박사 과정 들어간건가? 아니 벌써 끝났나?”

“수료만 했어요. 아직 논문 쓰려면 조금 더 걸려요.”

“응..그렇구나...참...사는데는 여전히 거기고?”

“네.”

다시 침묵.

“제 전화받고 놀랬어요?”

“아니...뭐...응...조금. 연락못한지 좀 됐잖아.”

“그 날은 미안했어요. 저도 그 날 좀 놀랬어요. 경아때문에.”

“응..뭐...괜찮아.”

민주는 나보다 두 살 어리다.

그러나, 민주는, 내가 경아와 사귀면서 나이를 잊고 철없는 애들처럼 행동할 때 알게 된 여자여서 그런지 나보다 어리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민주는 솔직히 너무 예뻤다.

민주는 작고 하얀 얼굴에 늘씬한 키, 그리고 요가로 단련된, 한눈에 보기에도 탄력이 넘치는 몸매의 소유자였다.

함께 커피숖에 앉아 있거나 거리를 걸으면 왠지 내가 부담스러워지는만큼 예뻤다.

그래서 참 많은 남자들이 민주와 사귀려고 했지만, 민주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싫다고만 했다.

평소에 민주는 참 착했지만, 접근하는 남자들한테 대하는 것을 보면 참 지나칠 정도로 모질었다.

나는 그런 민주를 보면서 과거에 남자한테 크게 데였던 적이 있나하는 생각도 했었다,

나도 민주의 외모를 보고 잠시나마 마음이 흔들렸던 적은 있었지만, 어쨌든, 나는 경아를 이미 사귀고 나서 민주를 알게 되었고, 경아네 집에 자주 놀러가게 되면서 본 민주의 모습에 점점 민주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었다.

민주는 그 예쁜 외모에는 어울리지 않게 함께 있는 사람을 참으로 지루하게 만들고 불편하게 만들게 말을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경아가 하도 나한테 귀엽게 해서 민주에 대한 관심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표출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인줄도 모르겠다.



나는 민주와 거의 신체 접촉이 없었는데, 그건 서로가 서로에 대하여 어떤 마음인지 모르기도 했지만, 경아 때문에 서로를 의식해서 많이 조심했기 때문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민주를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 있으니, 민주와 나만이 알고 있는 예전의 그 일이 다시 생각이 났다.



어느 여름날, 나는 경아네 집에 놀러가서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논 적이 있었다.

그러다 경아가 술에 취한 채 앨범을 보자고 하여 함께 엎드려서 앨범을 보았는데, 그 때 민주가 경아 옆이 아닌 내 왼쪽 옆에 엎드렸다.

나는 그 때 배게를 가슴에 받치고 오른쪽 팔을 턱에 괴고는 왼쪽 팔을 약간 옆으로 향한 채 굽히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엎드려 있던 민주가 앨범이 잘 안보인다면서 몸을 조금 내 쪽으로 더 붙인 채 위로 올라왔는데 그 때 민주의 가슴이 내 손등에 닿았다.

정확하게는 내 손등 위에 민주의 가슴이 올라온 모습이 되었다.

나는 경아와 나 사이에 놓여있는 앨범을 보느라 고개를 오른쪽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민주의 가슴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순간 손을 뺄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더 이상할 것 같기도 하고, 민주가 가만히 있어서 나도 모르게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슬쩍 슬쩍 민주의 가슴을 훔쳐보고는 저 봉긋하게 솟은 탄력넘치는 가슴을 만지면 어떤 느낌일까,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손등이지만, 마침내 그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왼쪽 손을 꼼작않은 채 고개는 오른쪽으로 향해 전혀 그 상황에 대하여 모른 척하고 경아와 앨범을 보면서 얘기했다.

민주도 아무런 내색없이 조용히 앨범을 보면서 경아의 말을 한마디씩 거들었다.

경아는 앨범을 보면서 잠시 재잘대다가 피곤하다면서 고개를 배게에 파묻어 버렸다.

그리고 나와 민주는 조용한 방안에서 앨범을 한 장 한 장씩 넘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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