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ster - 2부
2019.02.17 20:40
#글이 좀...야설 답게 쓰여졌으면 좋겠는데...내공이 더 필요한 것인지 제가 소질이 없는 것인지 어렵네요...재미가 없더라도 초보 글쟁이의 습작이다라고 생각해주세요...ㅎㅎ;;..더 발전 할 수 있게 모자란 점 지적 해주시면 더 감사하고요...ㅎㅎ;;#
난 외톨이였다. 엄마는 내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았었기에 난 친구는 고사하고 학교란 곳도 한번 가 본적이 없었다. 나의 하루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혼자 밥을 차려먹고 누나들의 심부름(술과 담배 혹은 생리대나 콘돔 등등의 심부름)을 하고 낮엔 더 없이 한산한 거리를 마음껏 뛰어다니거나 하천 가에 앉아 거기에 피어있는 작고 하얀 꽃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오후가 되어서 거리가 붐비고 누나들과 엄마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난 다시 집으로 돌아와 누나들 방을 몰래 엿듣거나 엿보았다.
엿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서 아주 운이 좋은 날이 아니고서야 성공할 수 없었지만 엿듣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방음이 거의 되지 않는 집이었기 때문에 그냥 방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기만 해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발정 난 암캐마냥 헉헉 대는 신음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왠지 기분이 묘해지고 흥분 되어서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때로는 아랫도리가 뻐근해질 정도로 부풀어 올라 스치는 옷깃에도 전기라도 감전 된 듯 찌릿 찌릿 해져서 몸을 움찔 거리기도 했다.
그것은 내 하루 일과 중 유일하게 스릴 있는 시간이었으며 가장 기다려 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친구이자 누나였고 또 선생님이었던 사람이 내게도 있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열 다섯이나 열 여섯쯤 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뭐 그보다 더 많았었을 수도 더 적은 나이였을 수도 있다. 솔직히 나이란 게 어렸을 땐 부모나 가족 중 누구 하나가 세어줬어야 하는 것이지만 나에게 그런 것을 세어주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지금도 난 내 나이가 몇 살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열 다섯 혹은 열 여섯 이었을 것이라는 추측 역시 내 체격을 본 그 아이의 입에서 흘러 나온 것이었다.
나이야 어떻든 난 그날의 만남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날은 여우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었다. 나는 이런 날을 아주 좋아한다. 빗방울이 처마 밑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모습도 멋있지만 여러모로 편한 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나들 방 밖에서 엿듣거나 할 때도 귀를 벽에다 갖다 대고 있어도 시선을 처마 밑으로 향하고 있으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마음껏 누나들의 방을 엿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심부름을 하러 간다 해도 비가 오기 때문에 모자가 달린 낡은 점퍼를 입고 얼굴을 최대한 가린다손 누구 하나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그날도 난 누나들의 방 중 하나를 골라 벽에 귀를 대고 엿듣고 있었다.
“엿듣는 건 나쁜 짓이야…”
“허…헉…”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나직한 목소리에 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주저 앉은 채 뒤이어 날아올 매질을 대비하여 두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최대한 움추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내가 예상했던 매질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 하니?”
매질 대신 들려오는 나직하지만 상냥한 목소리. 나는 질끈 감은 눈을 슬며시 뜨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어깨춤에서 팔랑 거릴 듯한 까만 생머리에 빗방울을 한껏 머금은 채 장난스런 눈을 하고 미소 짓고 있었다. 나는 소녀를 바라보았고 소녀는 나를 보고 있었다. 소녀는 마치 빛의 정(炡)이라도 되는 양 빛이 났다.
“나,나…난…어..어어…….”
“풋…”
화상으로 심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더듬어 대는 내 모습을 보며 소녀가 웃었다. 혐오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비웃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나를 보며 웃는 것 이었다. 난 그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느덧 비는 그치고, 나는 소녀와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장소인 하얀 꽃이 만발한 곳 하천가로 향했다.
“난 연희야…임 연희…”
이것이 소녀의 첫 마디였고,
“때,때리지…아,않을 거야…?”
이게 나의 대답이었다.
“풋…당연하지, 아무도 널 때리지 않아.”
소녀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고, 그제서야 비로소 난 안심할 수 있었다.
“근데 넌 누구니? 너도 거기서 사니?”
“으,으응…”
“그래? 이름이 뭔데? 몇 살이야?”
“나,난…괴…괴물…”
“응? 괴물?”
소녀는 내 말에 당황해 되물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니…그런 거 말고, 이름 말이야. 이름…엄마나 가족들이 널 부르는 이름…없니?”
“어,엄마는 나,날 주,주민이라고 부,불러…”
“아,그래? 주민이…그게 네 이름이구나…근데 넌 몇 살이니?”
소녀의 질문은 끝이 없었지만, 내가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은 거의 없었다. 나도 내가 나에 대해서 참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내 나이를 몰랐고 내 성을 몰랐고 내가 왜 여기서 사는지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난 그러한 것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소녀는 그런 것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소녀는 자신은 지금 열 여섯 살이라고 했고, 언니와 함께 여기로 팔려 왔는데 그 이유가 빚을 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매우 매우 슬픈 표정으로 자신의 언니가 불쌍하다고 했다. 자신은 다행이 나이가 어려 그냥 집안일을 거들지만 그 덕에 자신의 언니가 자기 몫의 짐까지 모두 짊어지고 있다고 했다. 나는 소녀의 슬픈 눈을 보며 그 짐이란 것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그 짐이 그렇게 무겁다면 내가 좀 들어 줄 수 없을까 라고 생각했다.
“나,난 힘 쎄….”
“응?”
“지,짐…무,무거우면…”
“아…훗…고마워, 착하구나…넌…”
소녀의 두 눈에서 참고 있던 눈물 한 방울이 발그레 해진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우리…친구 할래?”
“치,친구…”
“그래, 친구…너…나이는 모르지만, 친구 하자…내가 그럼 글도 가르쳐 줄게, 응?”
“치,친구…”
“좋지? 엿듣거나 하는 건 나쁜 거니까 그런 건 이제 하지 말고 나랑 놀아…알았지?”
친구. 하천 가에 하얀 꽃을 닮은 밝지만 슬펐던 소녀. 소녀는 친구가 되었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친구가…
난 외톨이였다. 엄마는 내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았었기에 난 친구는 고사하고 학교란 곳도 한번 가 본적이 없었다. 나의 하루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혼자 밥을 차려먹고 누나들의 심부름(술과 담배 혹은 생리대나 콘돔 등등의 심부름)을 하고 낮엔 더 없이 한산한 거리를 마음껏 뛰어다니거나 하천 가에 앉아 거기에 피어있는 작고 하얀 꽃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오후가 되어서 거리가 붐비고 누나들과 엄마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난 다시 집으로 돌아와 누나들 방을 몰래 엿듣거나 엿보았다.
엿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서 아주 운이 좋은 날이 아니고서야 성공할 수 없었지만 엿듣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방음이 거의 되지 않는 집이었기 때문에 그냥 방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기만 해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발정 난 암캐마냥 헉헉 대는 신음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왠지 기분이 묘해지고 흥분 되어서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때로는 아랫도리가 뻐근해질 정도로 부풀어 올라 스치는 옷깃에도 전기라도 감전 된 듯 찌릿 찌릿 해져서 몸을 움찔 거리기도 했다.
그것은 내 하루 일과 중 유일하게 스릴 있는 시간이었으며 가장 기다려 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친구이자 누나였고 또 선생님이었던 사람이 내게도 있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열 다섯이나 열 여섯쯤 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뭐 그보다 더 많았었을 수도 더 적은 나이였을 수도 있다. 솔직히 나이란 게 어렸을 땐 부모나 가족 중 누구 하나가 세어줬어야 하는 것이지만 나에게 그런 것을 세어주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지금도 난 내 나이가 몇 살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열 다섯 혹은 열 여섯 이었을 것이라는 추측 역시 내 체격을 본 그 아이의 입에서 흘러 나온 것이었다.
나이야 어떻든 난 그날의 만남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날은 여우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었다. 나는 이런 날을 아주 좋아한다. 빗방울이 처마 밑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모습도 멋있지만 여러모로 편한 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나들 방 밖에서 엿듣거나 할 때도 귀를 벽에다 갖다 대고 있어도 시선을 처마 밑으로 향하고 있으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마음껏 누나들의 방을 엿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심부름을 하러 간다 해도 비가 오기 때문에 모자가 달린 낡은 점퍼를 입고 얼굴을 최대한 가린다손 누구 하나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그날도 난 누나들의 방 중 하나를 골라 벽에 귀를 대고 엿듣고 있었다.
“엿듣는 건 나쁜 짓이야…”
“허…헉…”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나직한 목소리에 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주저 앉은 채 뒤이어 날아올 매질을 대비하여 두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최대한 움추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내가 예상했던 매질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 하니?”
매질 대신 들려오는 나직하지만 상냥한 목소리. 나는 질끈 감은 눈을 슬며시 뜨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어깨춤에서 팔랑 거릴 듯한 까만 생머리에 빗방울을 한껏 머금은 채 장난스런 눈을 하고 미소 짓고 있었다. 나는 소녀를 바라보았고 소녀는 나를 보고 있었다. 소녀는 마치 빛의 정(炡)이라도 되는 양 빛이 났다.
“나,나…난…어..어어…….”
“풋…”
화상으로 심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더듬어 대는 내 모습을 보며 소녀가 웃었다. 혐오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비웃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나를 보며 웃는 것 이었다. 난 그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느덧 비는 그치고, 나는 소녀와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장소인 하얀 꽃이 만발한 곳 하천가로 향했다.
“난 연희야…임 연희…”
이것이 소녀의 첫 마디였고,
“때,때리지…아,않을 거야…?”
이게 나의 대답이었다.
“풋…당연하지, 아무도 널 때리지 않아.”
소녀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고, 그제서야 비로소 난 안심할 수 있었다.
“근데 넌 누구니? 너도 거기서 사니?”
“으,으응…”
“그래? 이름이 뭔데? 몇 살이야?”
“나,난…괴…괴물…”
“응? 괴물?”
소녀는 내 말에 당황해 되물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니…그런 거 말고, 이름 말이야. 이름…엄마나 가족들이 널 부르는 이름…없니?”
“어,엄마는 나,날 주,주민이라고 부,불러…”
“아,그래? 주민이…그게 네 이름이구나…근데 넌 몇 살이니?”
소녀의 질문은 끝이 없었지만, 내가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은 거의 없었다. 나도 내가 나에 대해서 참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내 나이를 몰랐고 내 성을 몰랐고 내가 왜 여기서 사는지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난 그러한 것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소녀는 그런 것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소녀는 자신은 지금 열 여섯 살이라고 했고, 언니와 함께 여기로 팔려 왔는데 그 이유가 빚을 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매우 매우 슬픈 표정으로 자신의 언니가 불쌍하다고 했다. 자신은 다행이 나이가 어려 그냥 집안일을 거들지만 그 덕에 자신의 언니가 자기 몫의 짐까지 모두 짊어지고 있다고 했다. 나는 소녀의 슬픈 눈을 보며 그 짐이란 것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그 짐이 그렇게 무겁다면 내가 좀 들어 줄 수 없을까 라고 생각했다.
“나,난 힘 쎄….”
“응?”
“지,짐…무,무거우면…”
“아…훗…고마워, 착하구나…넌…”
소녀의 두 눈에서 참고 있던 눈물 한 방울이 발그레 해진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우리…친구 할래?”
“치,친구…”
“그래, 친구…너…나이는 모르지만, 친구 하자…내가 그럼 글도 가르쳐 줄게, 응?”
“치,친구…”
“좋지? 엿듣거나 하는 건 나쁜 거니까 그런 건 이제 하지 말고 나랑 놀아…알았지?”
친구. 하천 가에 하얀 꽃을 닮은 밝지만 슬펐던 소녀. 소녀는 친구가 되었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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