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를 꿈꾸며(개정)2 - 23부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당시 강 회장이 야외에서 기습을 당하던 그 장면이 녹화된 테이프를 경찰측에 제공을 하였고 그 녹화된 내용을 면밀히 분석을 한 경찰 조사반은 괴한들에 의해서 치명상을 입은후 실종 내지 사망한 것으로 현재로써는 보고 있다. 사건 발발 당시 공원에서 1차로 괴한들에게 기습을 당하고 난후 도주를 하던 중 공원 입구쪽에서 다른 무리들이 재 기습을 당하였고 결국 그 위기를 모면하고자 강회장은 00산쪽으로 도주를 시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흘린 혈흔의 흔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때마침 쏟아진 폭우로 인해서 00산의 험한 지형에 헤메이다가 결국 계곡에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계곡의 흐르는 물들은 청계천으로 이어지고 있고 현재 경찰은 동원 가능한 인력을 총 동원해서 00산과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수색중이다. 그리고 조만간 서울시의 협조하에 청계천 내에 인력을 투입을 하여 수사 영역을 넒힐 예정이라고 한다.-



-경찰은 강회장 피습 및 저택에 괴한들이 침입을 한 시점이 거의 같은 시간대에 이루어진 것으로 봐서 사전에 주도 면밀하에 이루어진 계획된 범행으로 결론짓고 공개수사를 위한 수사반을 긴급 편성을 하였다. 현재 강회장 저택에서 입수한 문건들과 현장에서 검거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일단은 원한 및 이해관계에 의한 청부 살인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중이다.-



"도데체 누굴까? 청부 살인에..... 같은 시간에 집에 심부름 센터 직원들이 침투를 해서 뭔가를 찾고 여차 하면은 불을 지르려고 했다니."

"뻔하지. 원한관계 아니면은 이해관계 아니겠어. 이 세상의 이치가 다 그렇지."

"그야 그렇지만은......."



촌로들이 한데 모여서 연일 대문짝만한 기사로 오르내리는 것을 가지고 많은 잡설들이 오고갔다. 그리고 세상 말세니 어쩌니 하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봐!! 저기....."



누군가가 식당에 켜져 있는 tv에 손짓을 한다. 그러자 다들 시선이 그리고 집중이 되었고 모든 이목이 그리로 집중되었다. 식당 주인이 그런 손님들을 위해서 볼륨을 아주 크게 올려 놓았다.



-방금 들어온 소식 알려드리겠습니다. 00 그룹 회장 피살 사건을 수사중인 검, 경 합동 수사 본부는 이번 사건이 회장 강 00 씨와 부회장인 이모 씨와의 다툼에 의해서 벌어진 것으로 결론을 짓고 이 모 부회장에 대해서 구속 영장을 신청하였으며 현재 긴급 체포한상태입니다. 사건 초기 강 회장의 저택에서 발견된 비밀금고의 문건들은 대부분 강회장이 이모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은닉과 관련된 주된 내용을 조사를 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그랬군. 저놈이 뒤가 캥기니까 저런거군."

"명색이 외할아버지 되는 사람이 손자를 저렇게 만들어. 정말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려는지......"



-초기 사건 현장에서 압수한 물증들로 판단을해서 이해관계에 얽힌 청부 살인, 방화 미수로 여겼지만은 심증만 있을뿐 어떠한 연관성에 대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여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00 그룹 한모 전무가 경찰에 출두를 해서 이 모 부회장이 자신을 감금 폭행 및 고문을 가했다고 주장을 하면서 사건 수사에 하나의 전환점으로 작용을 하였습니다. 한모 전무는 이모 부회장의 측근이었던 인물인데 최근 강회장과 가까이 지내게 되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충돌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아울러 한모 전무가 감금 될 당시 이모 부회장은 자신이 조성한 비자금을 자신이 빼돌렸다고 트집을 잡으면서 이루 말로 표현할수 없는 고문을 가하였고 결국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을 하였다고 합니다. 탈출 이후 한모 전무는 강회장의 피습 사건을 알게 되었고 신변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껴 경찰서에 출두,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현재 한모 전무는 전치 15주 이상의 중상을 입은 상태이고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해하였기에 입원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한모 전무의 증언과 이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추가적인 증언 및 증거를 확보한 검, 경 합동 수사 본부는 이 부회장을 긴급 체포를 하였고 구속 영장을 발부를 하였으며 이번 사건을 강회장 피습 및 가택 침입 및 방화 미수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00 그룹 전체의 비자금 조성 및 전 임직원에 대한 감사, 세무조사까지 병행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00 그룹은 얼마전에 독립해 나간 계열사들을 제외한 7개사 전체가 검찰, 국세청의 공조하에 대대적인 탈세 여부에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식당안에는 왁자지껄 갑론을박의 쌍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러면은 그렇지. 돈때문이니 뭐니.... 말세니 어쩌니 하면서 촌로들이 그 소식을 안주삼아 독한 술을 들이키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역시 그 놈이 납치해서 족치고 있었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니......한영성이 행방이 묘연해지자 준기의 곁을 떠나서 한영성 곁에 붙었던 인사들이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냈고......

정욱은 그런 그들의 불안함을 부추기면서 자신의 목적을 수행하는데 결정적으로 역이용하였다. 일단은 이준기측에서 한영성을 어떻게 한 것 같다는 것을 조심스레 제기하면서 아울러 그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 일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선동을 하였다. 그 조치가 바로 큰형 작은 형들 앞으로 되어 있는 8개사의 독립이었다.

여우가 사라지면은 고양이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다던가..... 그때가 바로 그 짝이었다.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며 사리분별력이 떨어진 그들은 정욱에게 힘을 몰아주었다. 아울러 일부 인사들은 한영성의 실종을 기회로 자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까지 하면서.... 일단은 그들은 뭐가 어찌되었던 간에 이준기의 독주와 반격에 견제를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여겼고 그러기 위해서는 회장이 하자는데로 따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근소한 시간 차이로 연달아서 수 많은 계열사들을 분리 시키는 작업, 결코 쉽지도 않은 일이지만은 8개사 분리 작업은 성사되었던 것이다.

한영성이 있었다면은 도저히 엄두도 못냈을..... 아니, 그도 준기처럼 반대표를 던지며 자신을 견제하였을 그 사안을 준기의 도움?에 의해서 결국 이루고야 만 것이다. 대충 식사를 마친후 식비를 지불을 하고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 근처의 낚시터로 향하였다.

이곳은 예전과 비해서 인적이 요즘들어서 뜸한 편이다. 얼마전에 큰 비가 내려서 그런것일까. 자신의 자리에 걸터 앉은 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제 됐어."



그 얼마나 오랜 기간(그래봤자 1년도 않돼는 기간)에 걸쳐서 가식적인 행동을 연출을 하면서 벼르고 별러 왔던 일인가. 뭐 검찰과 경찰에서 다 알아서 밝혀 내겠지만은 그들이 알고 있는 그리고 곧 알게 될 사실들은 자신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제 당신들이 전부 짊어지고 책임을 져야 하지. 싫던 좋던 상관없이 말이야."



살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수면위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손목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시간이 다돼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약속 장소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예정된 만남을 갖게 해줄 그가 있는 것을 확인을 하고는 얼굴이 밝아졌다.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달려갔다.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것 같은 인기척을 느낀 그녀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리고 순간 마주친 그 얼굴을 보게되자 마찬가지로 기뻐 어쩔줄 몰라하였다.



"회장님!!"

"진희씨. 무사했군요."



서로 부둥껴 안으면서 그렇게 둘은 재회를 하였다. 정욱은 진희를 안아주는 것으로 부족했는지 입가에 격한 키스를 연신 퍼부어댔다. 그런 정욱의 키스를 진희는 기꺼이 거리낌없이 받아들였다. 한동안 재회의 키스를 나눈 두 남녀, 그리곤 어느정도 마음이 가라앉자 정욱은 쪼그리고 앉아 진희의 불러오른 배를 스다듬었다.



"우리 아기, 잘 있었어. 아빠도 정말로 너 보고 싶었어."



뱃속의 아기에 대한 정욱의 변함 없는 애정 표출에 진희도 흡족해하였다. 특히 아빠라고 자처하는 것에 대해서 진희는 왠지 모를 형언할수 없는 감정이 북받쳤다.



"그래. 두 사람은 잘 인계했지요?"



불러오른 배를 스다듬으면서 건낸 질문,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없자 정욱은 약간 의아해하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진희를 바라보았다.

왠지 뭔가 숨기면서 어쩔줄 몰라하는 그녀를 보자 정욱은 뭔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그녀 옆에 놓여진 낯익은 가방을 바라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뭐예요?"

"저, 그게..... 두분은 이 근처에 있는 펜션에 머무르고 계세요."

"뭐라고요??!!"



진희의 뜻밖의 말에 정욱은 놀라 어쩔줄 몰라하였다. 그러다가 다음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더욱 경악을 하였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도 다 예기했어요. 회장님 계획을....."

"어, 어째서.... 왜 그랬어요?"

"저, 그게........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우선, 가면서 예기해드릴께요."



그리고는 진희는 정욱이랑 팔짱을 끼면서 그를 이끌고 안내를 하였다.



"저기가 바로 그곳이에요."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아담한 펜션을 가리키면서 진희가 말하였다. 그곳을 바라보자 정욱은 착잡한 심정이 조금 가라앉는 듯 하였다.



"우선은...... 들어가도록 하죠. 많이 피곤할테니까."



정욱의 말에 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입구에 이르자 주인인듯한 여자가 나온다. 그녀는 언어장애자인 듯 말 대신 손짓 표정으로 대신하였다. 여기에 묵으실거냐는 의사표현에 정욱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그녀는 정욱과 진희의 짐들을 건내 받고는 안으로 안내를 하였다.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다시는 볼일이 없을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왠지 모를 흐뭇함이 느껴진다. 그녀에겐 자신은 처음 보는 손님인진 모르겠지만은 정욱에겐 아니다. 이민지 바로 그녀였다. 왠지 모를 정욱으로 하여금 알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하는 언어 장애의 여인, 지난번에 자신이 건내준 돈으로 인해서 어느정도 여유를 갖게 되었는지 그녀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으니 말이다.



"엄마아~~ 이애 또 오줌 쌌어."



쩌렁 쩌렁 울리도록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그녀는 손짓으로 조용히 하라고 하면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서둘러 이들을 방으로 안내를 하였다. 그리고 황급히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아마도 키우는 아이 기저귀를 갈아주려는 가보다. 방에 들어서자 정욱은 그대로 주저 앉았다. 진희는 정욱의 눈치를 보면서 짐을 풀었다.

정욱으로부터 그 계획을 전해 들은 것은 정선과 정미를 데리고 떠나기 이전부터였다.

그 계획의 요지는 이준기의 몰락, 두 번 다시는 일선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더불어서 자신들 역시 모든 것을 버리고 어디 조용한곳에 가서 지낸다 이것이었다. 이미 그 망할 스캔들에 의해서 임신중인 진희의 존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설령 뱃속의 아기가 정욱과 상관없는 아버지의 자식으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내리는 고초를 격게 될것이기 뻔하기 때문에 결국 이 선택을 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뇌리속에 자신들은 죽었거나 실종된 것으로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서 먼저 병행하여야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정선과 정미 이둘을 당분간 떼어 놓아야 한다. 정선도 자신의 계획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있는 만큼 완벽한 비밀 유지를 위해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진희를 통한 타인에 인계하는 것, 물론 그 타인은 정선의 이전 애인인 희준이었다.

정욱이 일을 벌러기 이전에 진희의 출산 문제를 핑계로 그들에게 강원도의 어느 별장에 데리고 가게끔 종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따로 진희에게 언급을 하면서 그곳에 도착하고 난후 희준에게 연락을 넣어서 비밀리에 정선을 인계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미까지 덤으로 당분간 맡아 달라는 말과 함께.......

한 몇 년 동안 그렇게 해외던 지방이던 간에 조용히 지낼수 있는 여유 돈까지 장만을 해 놓고 말이다.

그런데 그 계획을 진희는 전혀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정욱의 계획을 전부 실토를 하였다. 물론 그렇게 한 이유는 나름대로 있었다. 그 이유는.......



똑똑....... 노크 소리에 정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그녀가 나타났다. 미소를 지으면서 내온 밥상을 가리키며 식사 준비를 했다고 손짓한다. 그녀가 건내준 밥상을 건내받으면서 정욱은 방안에다 놓는다.

그리곤 그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그녀는 진희에게 시선을 보내면서 머뭇거린다. 임신중인 그녀를 보면서 혹시라도 뭐 더 필요한 것은 없느냐고 뭍는 것 같았다.

괜찮다며 고개를 저으면서 그만 일보라고 손짓한다. 그러자 그녀는 문을 닫고 나갔다. 마침 배도 고프니 만큼 정욱은 그녀가 건내준 음식들을 들기 시작하였다. 진희도 같이 식사를 하였다.

저녁 식사를 마친후 정욱은 그 곳을 나왔다. 펜션 주인에게는 소화도 시킬겸 근처를 빙 둘러 보고 온다고 하고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진희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천천히 펜션의 근처를 빙 둘러 보던 정욱, 그러다가 숲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변에 누군가가 있지 않은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채.....

그러다가 어느정도 펜션에서 멀어지자 빨리 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후 예상 장소에서 그들을 보게 되었다.



"오빠!!"



정욱을 알아보고 정미가 감정을 주체할수 없는지 힘껏 안겼다.



"보고 싶었어. 정말로.,, 흑흑...."

"그래. 나도......"

"진희씨가 말해줘서 알고는 있었지만은..... 그래도 방송으로 그 소식듣고 얼마나 걱정이 되었는지 알아!! 행여라도 뭐가 잘못된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미, 미안해. 하지만은 나도 그럴 수밖에....."



정욱의 품안에서 울며 불며 징징짜던 정미는 고개를 돌려 정욱에게 연신 키스를 퍼부어댔다. 행여라도 이 사람이 여기 있는게 꿈은 아닌가 싶어서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기에.... 얼마후 두 사람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너, 알고 있었니?"

"아니, 정말로...... 몰랐어."



정미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하였다. 정미의 배를 바라보면서 정욱 또한 난감함에 어쩔줄 몰랐다.

정선과 정미와 같이 강원도 별장에서 기거하면서 정욱이 세운 계획을 실행하려고 준비하던 진희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미가 이유없이 입덧을 해댔던 것이다. 정선이 놀라워 하면서 동생을 다그쳤고 결국 임신중인 것이 밝혀진 것이다. 정미의 임신, 그것을 보고 진희는 자신의 행동에 제동을 걸지 않을수가 없었다. 정미가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던 만큼 그녀의 임신이 뭘 의미하는 지 알수가 있었다. 물론 정미는 아이 아버지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은 그렇다고 해서 짐작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진희는 어쩔수 없이 정욱의 계획을 토설을 하였다. 물론 전부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약간 수정을 해서 -그러니까 정욱이 자신들을 데리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데리고 갈려고 한다는 것, 주위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서 이렇게 행동한 것- 이실직고?를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장소를 다시 옮겼고 여기에 이들이 기거를 하게 된것이다.



"나, 미워하는 것은 아니지?"



정미가 주눅이 든 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였다. 자신 역시 아기를 가진 사실에 대해서 믿어지지가 않았고 쉽사리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정욱의 반응을 보자니 더더욱 그러하였다. 원치 않는 아기라고 행여라도 지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미워하기는..... 좀더... 일찍 알았으면은 좋았을걸."



사실이 그러하였다. 만일 임신 사실을 몰랐다면은 정욱은 정말로 정미와 생 이별을 할것이도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자식을 버린 비정한 아버지가 되었을테니까. 그리고 정미 뱃속의 아기 역시 사생아로 전락을 하였을 것이다.



"그래. 몇 달째인데?"



정욱이 정미의 배를 스다듬으며 그녀를 끌어안으면서 차분한 어조로 말을이었다. 그러자 정미의 안색이 밝아진다.



"그건 잘 모르겠어. 테스트 시약으로만 확인을 해서..... 두달 않됐을거야."

"그러고 보니 그렇네."



처음 정미와 섹스를 벌인때를 떠올렸다. 대충 날짜를 짐작을 해보니 그정도는 될거 같았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문득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정미가 걱정스러운 듯이 되물었다. 자신이 임신을 하였고 아이 아버지는 정욱이다. 족보상으론 자신은 조카의 자식을 임신한 셈이다. 결코 세상에 알려져서 이득이 될것이 전혀 없는 일이 아닌가.



"천천히.... 생각을 해보지 뭐"

"설마.... 나, 떼어 놓으려는 것은 아냐?"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정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정욱에게 안기며 투정을 부린다. 그러자 정욱은 그녀를 다독이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답하였다.



"이렇게 예쁜 정미랑 우리 아기를 두고 떠나다니. 너 날 뭘로 보는 거니"

"오빠아~~"



정욱의 확정적인 말에 정미는 가슴 한구석에 쌓였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빠, 우리 같이 살자. 진희씨도 함께..... 그러면은 돼잖아."

"너? 진심이니?"

"응"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정미, 처음엔 어이가 없다가 정욱은 곧 생각을 바꾸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사실, 정미의 임신을 받아들이면서도 진희와 떨어져 지낸다는 것 자체를 생각도 할수 없는 그였기에 당연한 반응일지 모르니까.



"고마워, 정말로.... 날 이해를 해줘서."

"고맙긴.... 우린 이제 한 식구고 한 배를 탄 몸이야. 않그래."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심리때문인지 정미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들떠 있었다. 그러다가 정미가 뭔가 생각이 난 듯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러자 정욱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진다. 자신에겐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을 정적이긴 하지만은 그래도 이들의 아버지가 아닌가.



"오빠가 사라지고 나면은..... 우리 아버지가 회사 회장이 되는 건가?"

"??"



그 말에 정욱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방금전에 들었던 이준기의 체포를 정미는 아직 전해듣지 못한 듯 하다.



"아마도.... 그렇게 될걸"

"그러면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되지?"

"역시...."



아직 구체적인 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해듣지 못하다고 확신을 한 정욱은 대충 그럴싸하게 대답하였다. 현재 그룹의 계열사 과반수가 떨어져 나간 상태이고 남은 것은 빈껍데기뿐이라는 것을, 그것을 가지고 앞으로 이준기는 살림을 꾸려 나가야 할것이라는 것과 잘되면은 자수성가하는 것이고 못하면은 쪽박차는 거라고.......



"인심 좀 써두지 않고......"



껍데기만 자신의 아버지에게 안겨줬다는 말에 정미의 입이 삐죽 튀어나온다. 그런 정미를 정욱은 바로 볼수가 없었다. 차마.......



"이만 들어가봐. 밤도 다됐잖아."



이미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정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같이 들어가."

"않돼. 우린 여기 같이 들어온게 아니야. 어디까진 남남이라는 거 명심해."



그러자 정미도 잠시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진희의 제안에 의해서 서로 따로 따로 이 펜션에 묵게 되었던 것을 말이다.

현재 정미와 정선은 서로 다른 방에 묵어 있다. 자매 지간으로써가 아닌 남남으로 말이다. 그럴싸하게 대충 변장을해서 알아보지 못하도록......



"그, 그랬었지. 그럼 나 먼저 들어가볼게."

"그래. 몸조리 잘하고 푹 쉬어 아무 생각도 말고......"

"알았어."



몸조리 잘하라는 말에 정미는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활기찬 걸음으로 펜션으로 향하였다. 그런 정미를 미소로 바라보는 정욱, 하지만은 그의 마음속은 그 표정처럼 밝지만은 않았다.



"난, 그 자식 요절을 내려고 하고...... 그 여식은 내 아이를 가지고..."



무협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법한 꼬이고 꼬이는 악연의 연속이 아닌가. 그렇기에 정욱으로써는 기가 막힐뿐이다. 하지만은 어쩌겠는가. 이미 이렇게 된 것 주워담을수 없는 물이 아닌가.



"그나저나, 나중에 정미가 다 알게 되면은 어떻게 하지?"

"그전에 내게 솔찍하게 털어두면은 되잖아. 않그래."

"??!!"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음성에 정욱은 놀라서 되돌아보았다.



"어, 어머니!!"

"풋~~"



얼떨결에 정욱이 어머니라고 부르자 정선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그렇게 부를 필요가 있을까?"



정선의 말에 정욱도 더는 말을 잇지 못한다. 하긴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현재 정욱은 실종 및 사망한 것으로 세상이 알고 있다. 그렇기에 생전?의 가족관계니 호칭이니 하는 것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잠시 할 말을 잃고 있는 정욱의 곁에 다가오면서 정선은 재차 입을 열었다.



"자,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까? 그렇지. 너의 시나리오를 말해봐. 우리 아버지를 파멸 시킬려는 그 이유를 말이야."



아버지를 거론하는 정선의 눈가에 왠지 모를 불빛이 번쩍이는 듯 하였다. 그것을 보면서 정욱은 잠시 주눅이 드는 듯 하였다. 정미와는 달리 정선은 이미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듯 하였기에....... 하지만은 이내 결심을 한 듯 당당한 어조로 설명을 하였다.



"....... 이렇게 된거죠. 사실, 제가 영악하였다기 보단 그들이 서로 딴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그런 그들의 마음에 제가 불을 당긴거죠. 당신 아버지가 한 일을 자신들이라고 왜 못할쏘냐. 이렇게 말이에요."



그말을 듣는 정선으로써는 정욱을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 정욱이 준기에게 부회장 직을 앉힌 것도 알고 보면은 치밀한 계산하에 이루어진 일이라니.

주변사람들, 특히 준기의 측근들에겐 자신이 강압 및 협박에 마지 못해 이끌려 다니는불쌍한 인생으로 보이게 하였고 그것으로 하여금 그들의 마음에 딴 생각을 품게 자극을 한 것이었다. 아직 어리지만은 세상 물정 잘모르는 돈 많고 큰 권력을 쥔 놈, 그러면서 준기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으니까 잘만 이용하면은 자신이 조정을 할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말이다.

결국 부회장직에 앉힘으로 해서 그런 그들의 마음은 준기에게서 돌아섰고 아울러 정욱에게 접근을 한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한영성 바로 그 사람이다.



"그냥, 우리 아버지를 해고 시키면은 되잖아. 않그래.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그동안에 그럴 기회가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문득 그런 의문이 들면서 정선은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어리긴 해도 배짱으로 밀어 붙이면은 되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유상민과 만나서 전해들은 얘기중에 정욱이 자신과의 인정에 이끌려서 자신의 아버지를 내칠 기회를 박차버린 적이 있다는 말과 함께 충고 몇마디 한것도 상기를 하면서.....



"그렇지가 않아요. 그냥 해고 시킨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무슨 소리야?"



정욱의 설명이 이어진다. 과거 아버지가 회장이던 시절 그룹내에서 이중장부 및 비자금 조성을 담당하던 것은 신세웅 이사라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이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보기 힘들게 되자 전무로 있던 준기를 시켜서 자신이 하던 일을 대신 보게 하였다.

그 업무를 관장하게 되면서 준기는 회사 비자금 및 이중 장부조성에 상당히 관여를 하였고 그 자금중에서 상당한 거액들을 편취하였던 것이다. 물론 드러나지 않게끔 비자금 장부들을 조작을 해가면서 말이다.



"그냥 내보내면은 다 해결될까요? 천만에요. 회사의 검은 거래 내역을 다 알고 있고 그것을 잘만 이용하면은 이쪽을 겨누는 비수와도 같이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당신 아버지예요. 설령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정도 자금이면은 뭔일이던 간에 쉽게 벌일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내보낼수가 없었어요."

"그러면은..... 그 돈들은 어떻게 된거니?"

"전부다 회수했어요. 한푼도 남김없이........"

"그러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은 자신의 아버지의 가리워진 어두운 면을 알게되는 것 같아서 그런지 정선의 표정은 침울해하였다.



"그러면은....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거니? 지금 널 죽였다고 의심받고 있는데......"

"한동안 그렇게 지낼거예요. 하지만은 오래가진 않을거예요."

"오래가진 않을거라고?"

"왜냐하면은 난 살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죽었다고 여기는 것은 저들 생각일뿐이거든요."

"..............."

"죽였다는 증거도 없고, 시체도 없는데, 살인했다고 오해를 받을 리가 없잖아요. 않그래요?"

"그 말은..... 그것도, 니가 벌인 일이니?"



이번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을 죽일려던 그 괴한들, 그리고 자신의 집에 침투를 해서 서류를 빼내고 방화를 하려고 한 그들 괴한들도 전부 다 자신이 시켜서 그렇게 한 것이다. 물론 의뢰를 받은 그들은 의뢰 당사자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일을 추진한 것이고 경찰에서 그것을 밝혀 내려고 하더라도 추적이 어렵게끔 조치를 해놨다.



"꼭 그렇게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니?"

"대화로 해결이 가능한 일이 아니거든요. 십수억 달러나 되는 돈을 그렇게 몇마디로 돌려 받을수 있다고 생각을 하셨어요. 그게 가능하다면은 제가 왜 회장이 됐을까요?"

"그렇다고 해도.... 우리 아버지만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건 좀....."

"아!! 오해는 마세요. 물론 지금 곤혹을 치르는 것은 그분이긴 하지만은 편파적으로 일을 벌인 것은 아니에요. 처벌은 공평해야 하니까요"

"뭔 소리니?"



하지만은 이번엔 정욱은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정선도 더는 채근하지 않았고... 아마도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자니 정선과 준기의 부녀 지간이라는 관계를 의식한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정미는 어떻게 할거니"



한참후에 정선으로부터 정미 얘기가 거론이되자 정욱이 흠칫하였다. 사실 그 얘기가 나올것이 너무 두려웠다. 정미와 섹스를 하면서도 그런거 일언 반구도 없이 그녀와도 섹스를 벌였던 것을 상기하면은 왠지 모르게 두려움이 앞선다.



"너.... 정말로 대범하구나"

"미, 미안해요."



대범하다는 말이 뭘 의미를 하는지 잘안다. 그렇기에 정욱의 입에서 나올 말은 정해져 있다.

그렇게 어쩔줄 몰라하는 정욱을 보면서 정선은 더 뭐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사실 그렇게 뭐라고 잔소리한다고 해서 원상태로 되돌아 갈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거기다가 동생이 얼마나 정욱을 좋아하는지 잘 알면서도 그런거 미리 파악을 못하고 놔둔 자신에게 책임도 없진 않으니까.



"자, 마지막 결론을 말해봐. 진희씨를 통해서 나랑 정미를 어떻게 하려고 하였는지...."

"저, 그게......."

"혹시.... 그 사람에게 몰래 날 넘기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정선이 넌지시 떠본다.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끄덕이는 정욱, 그것을 보자 정선은 화가 치밀었다.



"내가 말하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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