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것 - 1부

이제 졸업반이된 나지만 틈틈히 일자리도 알아보고 여름동안 수업도 착실히 들었기에 이번학기는

교양과목 한과목이 남아있을 뿐 널널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입에 담배를 물고 학교 옥상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있는데 옆에 왠 녹색의 치마와 그안의

팬티가 보였다.



“노란색.”

“변태”



어릴때부터 친구였던, 그렇기에 비밀같은것들도 속속들이 알고있는 사람 은영이였다.



“승현아 모하냐 또 잡생각해?”

“같은 말이면 공상이라고해줘 왠지 듣기 폼나잖아?”

“여튼 못말려 수업안가?”

“교양과목인데 뭐.. 땡땡이 칠꺼다.”

“그럼 나도 땡떙이 쳐볼까나.”



머리가 따로 좋은건 아니지만 성적은 잘나오는 편 이였고 출석 채크도 안하는 교수니까 그냥

나른한김에 가만히 누워서 계속 하늘을 바라봤다. 물런 그옆에서 살짝보이는 은영이의 속옷도

놓치지 않고 살짝 훓어가면서.



“니 애완동물은 어디있어?”

“몰라 어딘가 있겠지.”



고등학교 시절 셸리와 사귀기 직전에 영어에 서툴렀던 나는 얼마안되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괴롭힘 아닌 괴롭힘을 당했었다. 무슨일을 하던지 특이 사항으로 취급되는것이 못내 기분이 나빴고

그들이 좋은의도였던 나쁜의도였던 나에게 이런저런 말을거는건 무척이나 짜증나는 일이였다.

셸리는 그 무렵 알게된 여자였고 학교에서 무척이나 인기좋은편에 속하던 아이였다. 그 당시 영어를

몰라 바보취급당하는 나였지만 셸리를 먹어치운건 다름아닌 나였고 애인이라고는 부르지만 그당시

인종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여긴 나는 셸리를 똑같이 대했었다. 죽자 살자 작업질을 걸어봐도 넘어가지

않던 미모의 교내여왕을 내 애완동물 취급한다는건 나에게 상당히 기분좋은 일이였다.



“너 참 나쁘다 큭큭”

“인간이 아닌 동물을 인간취급 비슷하게 라도 해주는데 그건 착한거아냐? 크큭”



셸리 그 여자를 꼬시는데 가장 큰 도움이되었던게 은영 그애였고 셸리를 가장 망가 트린것도 은영이였다.



4년전...



홈커밍 댄스파티 후 술에 취해 잠이들었던 셸리는 몸을 감싸는 차가운 바람때문에 일어나게되었다.

깜짝 놀라 몸을 이르키려하였지만 몸은 마은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강한 불빛때문에 앞을 바라보기도

힘들었다. 거기다 잘움직이지 않는 팔을 바라보니 보이는건 노끈에 묶여있는 손목과 침대기둥..

그렇다. 침대의 두기둥에 양쪽 손목이 묶여있었던 것이다. 상황파악을하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10초 ? 20초? 상황파악이 끝났을때쯤 셸리 앞으로 한 여자가 다가왔다.



“are you ok? (괜찮아요?)”



부드러운 미성에 셸리는 갑자기 온몸에 힘이 쭉빠지며 다행이다 싶었다. 아무일 없는건가..



“can you help me please? Where am I? (도와줄수있어요? 저지금 어디죠?)”



다급하게 물어보지만 돌아오는건 차가운 물 한바가지와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뿐이였다.



“금발에 가슴이 크면 머리가 나쁘다더니 진짠가 보네.. 이 상황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널 도와줄꺼같니

팔아넘기면 넘겼지.”



무슨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셸리는 강한불빛때문에 보이지 않는 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셸리의 몸은 알몸인 상태 였고 차가운 물은 추운 겨울에는 견디기 힘든 고문으로 까지 느껴졌다.



“끙끙 거리지마 그래봐야 좋은건 하나도 없으니까 이 인간은 왜 이리 안오는거야”



셸리는 지금 들리는 이말이 어느 나라 말인지 도저히 알수가없었다. 에초에 외국에 관해 관심이라곤 가끔

뉴스에서 나오는 전쟁이야기라던지 아프리카의 기아현상같은 비극적인 이야기였을뿐 셸리에게 있어서

외국은 그냥 나라 취급도 받기힘든 허접한 곳이였고 물런 관심도 전혀없었다.



“은영아 모하냐 창고서?”

“응 여기 선물~”



버릇처럼 다녀왔습니다~ 라고 외치듯 말한 승현이는 창고에서 들리는 소리에 문을 열고 내려왔고 그곳에서

은영이가 들고있는 반동각난 골프채를 보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뭐가 그렇게 화나서 사람을 죽이려드는거야..”



별관심도 없다는듯 다시 나가려는 승현이를 붙잡은건 날카로운 비명이였다.



“HELP!!!!!”



순간 창고는 쥐죽은듯이 조용해졌구 승현의 입가에는 웃음이 번져나왔다.



“큭..큭... 뭐야? 백인 아님 인간도 아니다 라고 이마에 써놓고다니는 골빈당 총수아냐?”



뚜벅 뚜벅 걸어내려오는 승현의 발걸음은 왠지 살기가 느껴지는듯했다.



“장난좀 쳐볼까?”



착하디 착한 학생이였던 승현..

외국에서의 홀로생활은 순진했던 꼬마를 잔인하기 짝이없는 악마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립학교라 더욱더 심했던 인종차별, 그리고 알게 모르게 항상 듣고있어야 했었던 수근거림,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마져도 절때 믿을수 없었던 이곳에서 승현의 생존법칙은 간단했다.



가질수 없다면 부숴버려라.

이길수없다면 속이고 속여서 등에 칼을 꽃아라.

나의 영역은 확실하게 지킨다.



이곳 승현의 영역속에서 동등한 인간으로 승현에게 인식되는건 오랜친구인 은영뿐..

나머진 노리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노리개는 지금 반항을 하고있엇다.



“나 그래도 착하단 소리 항상 듣는데 말야... 오늘은 안되겠지?”



너무나 사심없어 보이는듯한 말투와 웃음..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셸리였지만 앞의 남자가 한말은 나쁜말은 아닐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앞의 남자는 분명 너무나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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