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건 - 4부

선도건 - 4부



도건은 퇴근 후 집에 왔다. 정화가 같이 있자고 했지만 정화와 이틀에 걸쳐 진한 섹스도 했고 당직으로 인해 집에도 못 들어 갔고 무엇보다 정화의 자위 모습을 찍은 영상과 봄과 현호의 섹스를 찍은 영상을 컴퓨터에 저장해야 했다. 봄의 섹스 장면은 아주 성공적으로 녹화가 됐다. 대충 각도를 맞췄는데 봄의 얼굴, 현호의 얼굴, 섹스하는 모습이 정확하게 캠코더에 담겼다. 컴퓨터를 키고 녹화 된 영상을 컴퓨터와 핸드폰 외장 메모리에 옮겼다. 다 옮긴 후 봄과 현호의 섹스 영상을 틀었다.



‘철석 철석 철석…’



스피커를 통해 봄과 현호의 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크크크….길봄…너도 내 좆 맛을 좀 봐야겠다.”



도건은 혼자 말하며 녹화된 영상을 3장 캡쳐하고 봄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컬러로 출력하고 캡쳐 파일을 USB에 옮겼다.

봄은 현호의 애인이기도 하고 관리자여서 도건과 업무상으로 얘기를 나눈 적도 많아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도건은 캡쳐한 걸 가지고 봄을 겁박하여 내일 따 먹을 생각이다.

현호와 봄은 회사에서 유명한 커플인데 현호가 총괄팀장이라는 지위도 있지만 봄의 외모 때문이다. 회사에서 5대 미녀가 있는데 지원팀에 길봄, 조윤미, 김아람이고 상담팀에 오미선, 한영금 이다. 봄과 현호는 4년 가량을 사귀고 있는데 아직도 봄이 현호와 헤어지길 바라는 남자들이 있다. 봄의 인상착의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자면 이름은 길봄…5대 미녀 중 한 명이고 나이는 28살이다. 웨이브 진 갈색 머리가 어깨를 닿았고 쌍커풀의 눈은 크고 이쁘다 특히 웃을 때 미소가 정말 뛰어난데 봄이 한번 웃으면 남자들 여럿 골로 간다. 코는 오똑하게 솟아있고 윤기가 흐르는 입술, 갸름한 턱 선이 완벽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165cm에 54kg의 마른형의 몸매이며 가슴은 B컵과 C컵 중간 정도이고 잘 빠진 허리선에서 엉덩이를 거쳐 각선미까지 쭉 뻗은 라인은 가히 예술이라 할만하고 백옥 같은 하얀 피부는 아름다움을 더 했다.



잠깐 도건이 하는 일과 회사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도건이 다니는 회사는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대기업이다. 도건의 일은 도급사에 파견나가 실적을 관리하는 것 인데 대기업에서 콜센터 운영을 도급사로 넘겨 신규 가입 및 유지, 고객 상담을 하고 있었고 도급사에 대기업 직원은 도건 혼자다.

도건이 젊은 나이에 팀장이 될 수 있었던 건 남자들의 로망인 신의 아들로 군대를 가지 않고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에 졸업하여 24살 이른 나이에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능력을 인정 받아 대기업에 스카우트 되어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다.

대기업의 실적을 담당하는 일이라 도급사 직원 선발부터 승진까지 도건의 입김이 크게 작용을 했고 월마다 도급사 관리자급을 평가하는데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 대기업 직원으로 스카우트 될 수 있어 관리자들은 도건의 말이면 과장을 보태서 죽는 시늉까지 했다. 대기업 직속 상관이 있는데 좀 고리타분한 면이 있어 대기업 직원이 모범이 되야 한다며 도건도 야근을 하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것 등이 있지만 도건에게 보고만 받는 거여서 월에 한번 정도 대기업 본사에 들어가 얼굴을 보고 나머지는 전화나 이메일로 업무 보고를 했다.

도급사 내에 대기업 직원이 도건 혼자이다 보니 도급사 입장에서 도건은 거의 신과 동일했다. 도건도 처음엔 자신을 이렇게 대접하는게 불편했으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1년 가까이 그런 대접을 받으니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

.

.

.

.

봄은 회사를 출근하면 제일 먼저 커피를 타고 자리에 앉아 커피 향을 음미하며 기분 좋게 시작 한다. 오늘도 역시 커피를 타고 자리에 앉았다.



[아~~냄새 좋다.~]



컴퓨터를 키자 곧 부팅이 되며 윈도우 바탕화면이 열렸다. 이메일로 업무 관련자들과 의사 소통을 많이 해서 아침에 이메일 확인은 필수여서 사내 메일에 로그인 했다. 읽지 않은 이메일이 8개나 있었다.



[그새 또 많이 들어왔네…]



봄은 먼저 온 메일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렇게 많이 들어와있으면 아래에서부터 하나씩 읽었다. 하나씩 다 읽고 마지막으로 제일 위에 있는 이메일이 남았는데 제목이 없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누가 보낼 때 미쳐 제목을 못 썼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메일을 열었다. 이메일을 열어 보낸 사람을 보니 보낸 사람이 없었다. 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메일 내용을 봤다.



‘1. 첨부 된 파일을 열어볼 것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꼭 혼자 볼 것)

2, 첨부 된 파일을 확인하고 나선 11시까지 옥상으로 올 것, 그러면 이 메일을 보낸 사람을 만날 수 있음

3. 오지 않을 시 어떻게 될지는 상상에 맞기겠음’



메일을 다 읽고 나니 봄은 어이가 없었다. 현호가 장난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첨부 된 파일 3개를 바탕화면에 저장하고 클릭하여 화면에 띄웠다.



“헉!!!!!”



봄은 화면이 열리자 마자 너무 놀라 마시던 커피를 떨어뜨렸다. 누군가에게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에 누가 없는지 자리에 일어나서 확인했다. 아직 자기 밖에 출근하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다음 파일을 봤다. 손이 더 부들 부들 떨렸다. 마지막 파일을 보자 마자 컴퓨터 화면을 꺼버렸다. 그리곤 화장실로 갔다.



‘쏴아아~~~’



세면대 수도 꼭지를 틀고 봄은 생각했다.



[오빠와 내가 섹스하는 모습이였어…옷 차림새를 보니 어제인 것 같고…오빠가 이런 장난을 치진 안았을 것 같은데…누구지?…]



봄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자리에 왔다. 모니터를 켜니 자기와 현호가 섹스하는 화면이 보였다. 봄은 파일을 닫고는 메일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11시 옥상…그래 옥상에 가면 누군지 알 수 있겠지….]



“안녕하세요 길대리님~”



“…….”



한별이 들어오며 인사를 했는데 봄에겐 들리지 않았다.



“길대리님?”



“……”



“길대리님!”



“어??....네? 한별씨…왜 그러세요??”



한별은 봄이 넋 놓고 있자 어깨를 살며시 흔들며 봄을 불렀다.



“아니요 인사를 했는데 넋 나간 사람처럼 계셔서요”



“아~ 그랬나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한별은 밝게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갔고 사람들이 하나 둘 출근하며 점점 자리가 찼다. 업무가 시작되고 시간은 흐리고 있었는데 봄에겐 너무 느리게만 가는 시간이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봄은 11시가 빨리 되길 기다렸다.



봄은 시계를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11시 5분 전이였다. 봄은 빠르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갔다. 옹기 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분명 여기에 있을꺼야…누구지??]



봄은 주변을 보며 누가 메일을 보냈을지 생각했다. 그렇게 주변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길대리님 여기 있었네요? 자리에 찾아가니깐 없더라구요”



“아 네…안녕하세요 선팀장님?”



“네 안녕하세요 옥상엔 왜 올라오셨어요?”



“그냥 바람 좀 쐬러 올라왔어요”



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도건은 봄의 모습이 참 귀여웠다.



“얘기할 게 있어서 찾았는데 잠시 이것 좀 봐주세요”



“선팀장님 죄송하지만 제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곳 올꺼에요 정말 죄송하지만 나중에 내려가서 보면 안될까요?”



봄은 정중하게 도건에게 부탁했다.



“아 그렇군요…에고 실례가 많았습니다…근데 지금 이거 안보면 후회하실 것 같아요?”



정중하게 부탁했는데도 도건이 계속 보라고 하자 봄은 짜증이 났지만 내색을 할 순 없었다.



“한번 봐요”



봄은 차라리 빨리 보고 대충 말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도건이 내민 서류철을 펼쳤다.



봄은 서류철을 펼치는 순가 입이 떡 벌어지더니 이내 닫고 도건을 잡아먹을 듯이 째려봤다.



“메일 보낸 사람이 선팀장님 인가요?”



“네 접니다. 캡쳐 화면 잘 보셨죠? 녹화가 아주 잘 됐습니다.”



“어쩌시려고 그러죠?”



“이거 가지고 제가 뭘 요구할 것 같습니까?”



도건은 이 말을 하며 웃었다.



[내 몸을 원하는구나…이런 변태쌔끼…]



봄은 잠시 생각했다. 자기의 몸을 원한다는 걸 느끼자 치가 떨려왔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침착을 찾으며 다시 얘기했다.



“싫다면요?”



“오~이런…전 길대리님께서 이렇게 성급하신 분인 줄 몰랐습니다. 전 이 영상을 혼자 볼 수 있고 아니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겠지요?”



“네 그러세요 혼자 보든 아니면 공유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봄은 신경질적으로 말을 마치고 옥상을 내려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뒤에서 도건의 음성이 들렸다.



“아직 시집도 못갔는데 많이 유명해지시겠어요?”



봄은 도건의 말에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이봐요 당신이 그거 올리면 제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실건데요?”



“고소할꺼에요”



“고소하려면 하세요. 전 무고죄로 대리님 고발할 겁니다.”



“뭐라고요? 무고죄요?...참 뻔뻔하시네요?...”



봄은 도건의 말에 어이없었다.



“네 제가 좀 뻔뻔합니다. 하지만 저도 고발하면 해결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회사에 소문도 나겠죠? 이런 영상이 떠도는 걸 모르는 사람도 알게 되어 이걸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 질 것 같지 않으세요?”



“당신 정말…”



봄은 말을 더 이상 이을 수 없었다.



“성급하게 결정하실 필요 없어요 생각할 시간을 드리죠”



“……”



“저랑 얘기를 다시 하고 싶으면 오늘 끝나고 먹자 골목 첫 번째 사거리 모퉁이 신한 은행 위에 있는 꿈의 궁전에 방 잡고 저에게 몇호실인지 문자하세요 7시 까지만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



“명심하세요 오늘 7시까지 입니다.”



도건은 이 말을 마치고 동상처럼 서있는 봄을 비켜가며 옥상을 내려갔다. 봄은 두 손을 불끈 쥐자 몸이 부들 부들 떨렸다. 너무 분했다. 자신이 너무 불리한 상황이다. 도건을 고발하여 승소한다 하더라도 한번 퍼지게 되면 주홍글씨처럼 자기를 따라다닐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걸 떠돌게 해서 이득 될 건 자신에게 하나도 없다. 처음부터 올라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봄은 그대로 서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옥상을 내려갔다.



도건은 화장실로 갔다.



“푸하하하하하~~”



봄의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 붉으락 푸르락하는 얼굴, 자신의 말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자 너무 재밌었다.



“팀장님 무슨 재밌는일 있어요?”



현호가 웃으면서 도건에게 말을 건냈다.



“아~김총괄님…아무 것도 아닙니다…크크크...”



“아네~그럼 수고하세요”



“네~”



도건은 현호가 화장실을 나가자 더 크게 웃었다.



[지금 니 애인이 나한테 먹히기 일보 직전이거든?…ㅋㅋㅋ…봄…많이 고민되지? 어쩔 수 없어…넌 오늘 나한테 먹히는 길 밖엔 없어…아니 앞으로 계속이지…ㅎㅎㅎ]



도건은 웃으며 오줌을 싸기 위해 바지를 내렸다.



[기다려 똘똘아 오늘은 봄이 씹물로 목욕시켜줄께..ㅋㅋ]



도건은 볼일을 보고 난 후 바지를 올리고는 화장실을 나가 사무실로 갔다.

.

.

.

.

.

6시…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봄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가 주변이 갑자기 시끄러워져 시간을 봤다. 벌써 6시다. 퇴근시간이 되었다.



“길대리님? 퇴근 않하세요?



한별이 가방을 싸며 봄에게 물었다.



“어 전 조금 있다 가려고요 퇴근 하시려고요?”



“네…근데 오늘 길대리님 오늘 평소랑 많이 달라요 무슨 일 있어요?”



“아 제가 그랬나요?”



“네 아침부터 계속 뭔가 고민이 있는 사람처럼 먼산을 보거나 그러셨어요? 아까 이과장님 께서 부를 때도 그랬고요”



“네 집에 일이 생겨서 그랬나 보네요…퇴근 잘하세요?”



“네 내일 뵐께요 대리님도 조심히 가세요”



봄은 한별이 계속 말을 걸자 인사를 해버렸다.



‘드르르르~~~’



전화가 왔다. 액정을 보니 현호였다.



“응 오빠”



“어디야?”



“사무실이야”



“퇴근 안해? 가자~”



“아 오빠 오늘 나 친구들하고 약속 생겼어 오빠 먼저 가”



“그래? 미리 얘기해주지…알겠어 친구 잘 만나”



“응 끊어 나중에 전화할께”



“응 그래~”



전화를 끊자 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자신의 처한 상황이 서럽고 현호가 회사에서 섹스하자고만 하지 않았어도 아니 자기가 응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자 자신이 너무 불쌍했다. 눈물을 훔치고 시간을 봤다. 점점 시간이 계속 흐르자 초초해져만 갔다. 점심을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 상황을 빠져 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빠져 나갈 길은 있다. 그러려면 자기 몸을 도건에게 줘야 한다. 그걸 알기에 초조하기만 했다. 여기서 신한 은행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의 거리다. 신호등 건너는데 시간을 소비한다 하더라도 15분이면 충분했다. 시간상 아직 생각할 시간이 남았다. 생각을 한다고 해서 뚜렷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봄은 계속 생각했다.



6시 반

다시 시계를 봤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봄은 짐을 챙기고 사무실을 나갔다.

밖을 나오니 약간 찬 공기가 코를 통해 가슴으로 들어왔다.



“후우~~”



봄은 크게 숨을 쉬며 숨을 들이 마셨다.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답답한 가슴이 약간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로 갔다. 횡단보도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다. 퇴근 시간이 되고 30분이 흘러서 그런지 길거리엔 회사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없네…다들 즐겁게 집에 가거나 저녁을 먹으러 갔겠지?]



봄은 이런 생각이 들자 우울해졌다.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금요일 저녁…도건만 아니였으면 오늘 자기도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현호와 데이트를 했을 것이다. 주위를 보다 힘 없는 발걸음을 옮기며 걷고 있자니 음식점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즐겁게 얘기하며 있는 모습이 오늘따라 눈에 더 잘 들어왔다.



“푸…..”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걷다 보니 신한 은행에 도착했다. 봄은 고개를 들어 위를 봤다. ‘꿈의 궁전’이라고 크게 써놓은 간판이 눈에 보였다. 봄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봤다.



[6시 45분…아직 남았구나]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건물 입구를 찾아서 들어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엘리베이터는 5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1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다.



‘기이이이~~’



엘리베이터는 오래되서 그런지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기괴한 소리를 냈다. 안에는 남녀 한 쌍이 있었고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여자는 남자의 허리에 손을 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남자가 내리면서 봄과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봄과 눈이 마주치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여자와 사라졌다.



[뭐야 기분나쁘게…]



봄의 남자의 시선에 불쾌감을 느꼈다. 남자는 봄을 콜걸로 안 것이다. 이 건물은 5층~7층까진 모텔이고 3층~4층은 안마 시술소이고 2층은 음식점 1층은 상가인데 여자가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은 모텔 아니면 안마로 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콜걸로 안 것이다. 봄은 그 남자가 자신을 콜걸로 봐서 그렇게 웃은 걸 알지 못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번호를 봤다. 모텔을 들어갈 때 아는 사람을 만날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다행이 엘리베이터는 봄이 혼자 타게 됐다. 5층~7층이 꿈의 궁전으로 표시되었고 5층 버튼 옆에는 조그만하게 프론트라고 적혀있었다. 봄은 5층을 눌렀다.



‘기이이이~~’



엘리베이터는 다시 요상한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더니 5층을 향해 올라갔다. 문이 열리더니 엘리베이터 양 옆으로 방들이 보이고 복도 끝에는 조그마한 유리 창문이 붙어 있었다. 그 위엔 빨간 바탕에 흰 글씨로 ‘프론트’ 라고 적힌 작은 직사각형 팻말이 보였다. 봄은 복도를 따라 프론트로 갔다. 프론트 앞으로 가니 아주머니가 반갑게 봄을 맞이했다.



“아가씨 혼자 오셨수?”



“아니요 일행이 있는데 조금 있다 올꺼에요 방 하나만 주세요”



“자고갈꺼지?”



“네…”



봄은 아주머니의 물음에 대답을 하니 부끄러워졌다.



“7만원”



“왜 이렇게 비싸요?”



“들어가 보면 알아”



현호와 모텔을 여러 번 가봐서 방 값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었는데 여긴 너무 비쌌다. 방 값이 비싸기는 했지만 계산을 하기 위해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혹시 나중에 현호가 카드 사용 내역서를 볼까봐 현금을 꺼냈다.



“여기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돈을 받더니 607호라고 씌여 있는 방키를 줬고 면도기와 칫솔이 들어있는 투명 백을 하나 줬다.



“편히 있다 가요”



“네”



봄은 방 키와 백을 들고 6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옆에 있는 비상 계단 문을 열었다.



[냄새…]



퀴퀴한 냄새가 났다. 봄은 코를 막고 계단을 올라가 6층 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갔다. 607호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엘리베이터 앞에 두 번째에 있는 것을 보고는 발걸음을 옮겨 문 앞에 섰다. 문을 열기 위해 방 키를 보니 열쇠가 없고 카드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띠릭~’



카드를 문에 대니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보는 건물 외관과 실내는 많이 달랐다. 지금까지 본 모텔 중에서 방이 제일 잘 꾸며져 있었다. 모텔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호텔로 알았을 정도로 실내가 잘 꾸며져 있었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고 샤워실엔 거품을 내게하는 욕조가 있었고 공간이 넓었다. 침대를 살짝 만져보니 출렁거렸다. 한번도 보지 못한 물 침대였다. 방을 보니 비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봄은 호기심에 방을 잠깐 둘러보고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다시 시간을 봤다. 6시 5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수신자에 도건의 번호를 찾아서 입력했다.



‘꿈의 궁전 607호’



봄은 내용을 쓰고는 송신 버튼에 손을 가져다 대고 고민을 했다. 이미 계산까지 하고 들어왔지만 아직까지는 자신의 몸을 도건에게 허락한 것이 아니고 문자를 보내는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이라 문자를 보낼 지 말지 고민이 됐다 6시 59분…시간이 흘렀다. 1분 남았다. 핸드폰을 잡고 있는 봄의 손이 떨렸다…..7시…시간이 됐다. 봄은 눈을 질끈 감고 손가락에 힘을 주어 송신 버튼을 눌렀다.



[이젠 어쩔 수 없네…]



잠시 후 도건이 오면 여기서 자신은 도건과 섹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침대에 털썩 앉았다. 봄은 발신 이력을 삭제 했다.





인기 야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