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오후 - 1부

천사의 오후
천사의 오후추억의 야겜 천사의 오후를 기억하십니까?

이 소설은 예전에 그림만 보고 내용을 모르셨던 분들께 좋은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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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다시 지루한 수업이 시작되었다.

방학때의 게으른 생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나머지, 어제 개학식은 완전히 빼먹고 말았다.

할 수 없지, 오늘은 학교 갈까...

‘귀찮아’



보통때와 다름없는 단란한 아침. 아버지는 신문을 보고 있었고 어머니는 부엌일을, 그리고 내 여동생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나는 신문을 보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저 아버지. 오늘 재밌는 프로그램 하나요?”

“그것보다 빨리 밥먹고 학교 가!”

“예...”



여동생이 내 머리모양을 보고 말한다. 잠결에 내 머리가 붕 떠 있었다.

“오빠... 머리 섰는걸.”

“어, 진짜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표는 안 나니까 괜찮겠지. 그런데 왜 그렇게 서둘러서 먹니?”

“친구가 데리러 올거라서... 빨리 먹고 나가야 하는데!”



어머니에게 아부를 해본다.

“저, 어머니. 오늘 밥은 왜 이리 맛있나요?”

“그런 말 해도, 오늘은 땡땡이 못 쳐!”

역시나... 어제 개학식을 빼먹어서 연속으로 학교 안 가는건 허락되지 않는다는건가..

밥을 다 먹자 어머니는 떠밀 듯이 나에게 재촉한다.

“자 자, 빨리 학교 가!”

“네 네”



여기는 언제나 학교 갈 때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 앞이다.

버스 정류장 앞에 쿄꼬가 서있다.

“하아 하아 하아... 안녕 쿄꼬.”

“안녕. 어찌 된거야? 그렇게 숨을 몰아쉬고는.”

“쿄꼬랑 같이 학교 가려고 생각해서, 집에서 뛰쳐나왔지.”

“괜찮아? 어젠 감기 걸렸다더니...”

“엥.. 아 그.. 그랬지... 그래도 쿄꼬 얼굴 보니깐 싹 나았어.”

“킥킥...”

이 짧은 초록머리 여자애는 다카하시 쿄꼬. 나하고는 초등학교때부터 동급생이었다. 한마디로 소꿉친구라는 얘기다.

언제 봐도 쿄꼬는 귀엽다니깐...



“쿄꼬~ 보고싶었어~”

“정말이지 오버하는건....”

“아... 그런데 방학때는 어디 갔었니?”

“스키 타러 갔었어. 정말 재밌었는걸.”

“좋겠다... 나같은건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않으니...”

“난 매달 용돈을 모으는걸.”

“쿄꼬, 거기서 좋은 일 있었어?”

“있었지, 있었어. 잔뜩 있었단다.”

“와... 부럽다....”



그런데 목적지가 어디인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몇 번째 정류장에서 내리는거지?

“확실히 여기서 8번째 정류장에서 내리지?”

“무슨 소리야? 7번째 정류장인 ‘사립 쟈스트 학원’ 앞에서 내리잖아.”

“어.... 라..... 그랬나?”

“아, 알았다. 너무 쉬어서 바보가 된거지?”

“으~응... 쉬는동안 쭉 게으름피웠으니...”

그래도 8번째가 맞다는 생각이 왠지 들었다.

“8번째 정류장에서 내리는게 맞아, 쿄꼬쨩!”

“.......역시 오늘 쉬는게...?”

“우.....”

아무래도 쿄꼬를 따라가는 편이 낫겠지.



버스 기다리기가 지루했다.

“쿄꼬, 가방 들어줄까?”

“괜찮아, 이 정도 혼자서 들 수 있으니까.”

가방 안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알아봤자겠지....

난 쿄꼬에게 한 번 더 아부했다.

“정말로 보고싶었어~“

“알았어, 알았다니깐. 아, 버스 온다.”

버스가 왔고 나랑 쿄꼬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안이다.

밖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쿄꼬는 좀 살찐 듯 하지만, 웬지 더더욱 귀여워보였다.

자리마다 사람이 꽉 차서 앉을 곳은 하나도 없었다. 버스 안은 많은 사람들로 혼잡했다.

수업들을 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적응하기 힘들지 않으려나.... 차라리 이대로 집에 돌아갈까...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럴 수는 없었다.

워크맨을 들으려고 했지만, 전지가 닳아서 켜지지 않았다. 뭐 상관없다. 그냥 이대로 가지 뭐.

“쿄꼬, 포포는 잘 있니?”

“응, 꽤 건강해. 좀 살찌긴 했지만.”

포포는 쿄꼬네 강아지 이름이다.

“아~ 오늘부터 또 그 염라대왕 할망구 수업 들으려고 생각하니 우울해지네...”

“이제 곧 졸업할거니까 그때까지 참으라구. 힘내!”

“쿄꼬는 다음에 뭐가 되고 싶니?”

“난 말이지... 애들이 좋으니깐.... 보모가 되고 싶어.”

“그럼, 내가 쿄꼬의 아이들도 만들어 줄까?”

“.....얘가!!......”

“아야야야야~ 농담이야 농담”

쿄꼬에게 꼬집혔다.

“쿄꼬~”

“흥~이다!”

그 때 버스가 정류장에 섰고 문이 열렸다.

앗,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타다니!

곧 버스 안은 사람들로 혼잡해졌다.



쿄꼬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당황해 하고 있었다.

“쿄꼬, 괜찮아?”

“아앙, 정말이지 언제나 이렇다니깐! 이 시간대에는.”

쿄꼬와 나는 몸이 서로 닿았다. 너무 혼잡해져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렇게 쿄꼬랑 신체접촉을 하는걸 더 즐기고 싶어졌다.

그래! 이 혼잡한 틈을 타서 응큼한 짓이나 해볼까...?

문득 쿄꼬의 가슴으로 눈이 갔다. 바로 앞에서 보는 쿄꼬의 가슴 사이 계곡의 모습은 너무나도 SEXY해♥

가슴을 살짝 눌렀다.

“꺄악! 변태!”

“미안해, 버스 안이 너무 복잡해서 아무래도 닿았나 봐.”

나는 이렇게 시치미를 뗐지만 속으로는 기분좋았다. 멈출 수 없어...♥

“쿄꼬 가슴이 닿아서 기분좋아~”

“얘가, 변태같은 소리 하지마.”

계속해서 나는 쿄꼬의 몸을 일부러 더듬었다. 혼잡한 틈을 타서 이러는건 정말 스릴있는걸.

“야... 이상한데 만지지 마, 바보!”

“아냐, 우연히 손이 닿아서... 이런...”

이렇게 쿄꼬에게 계속 짓궂은 장난을 치던 나는 갑자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엄마야! 지금 엉덩이 만졌지!”

“뭐? 난 아냐!”

난 쿄꼬의 엉덩이를 더듬지는 않았다. 내 바로 앞에 쿄꼬가 마주보고 서 있으니 아무리 혼잡해도 엉덩이를 만지기는 힘들다. 그럼 설마...

“역시 누가 만지고 있어...”

(치한이라도 있는걸까?)

나는 수상한 사람이 있는가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선 찾기 어려워...

그런데 뒤를 돌아봤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쿄꼬가 있는 쪽으로 봤더니....

‘...앗!’



쿄꼬가 누군가에게 추행당하고 있다.

뭔가 하지 않으면....

치한은 뒤에서 쿄꼬의 가슴과 스커트 안으로 손을 넣고 노골적으로 만지고 있었다. 저놈을 어떻게 해야 하는데... 손을 놀리는걸로 봐서는 상습범임에 틀림없었다.

주위 사람들은 쿄꼬가 치한에게 당하는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말려올라간 스커트 아래로 살짝 보이는 쿄꼬의 허벅지가 색욕을 자극했다.

....안되지. 내가 무슨 생각하는거야? 치한에게 만져지는 쿄꼬를 보면서 흥분하는 나 자신이 불쌍하지...



어떻게든 치한의 손아귀에서 쿄꼬를 구해내야 한다!

이 좁은 버스 안에서 치한을 때리려다가는 잘못해서 쿄꼬를 때리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으아아!“

치한을 세게 꼬집자 그는 쿄꼬를 놓아주었다.

그와 동시에 버스가 브레이크 걸리는 것을 느꼈다.

“꼴좋다! 앗, 학교 도착한것같아!”

“자, 빨리 내리자!”

나는 쿄꼬의 손을 잡고 황급히 버스에서 뛰쳐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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