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자들만의 이야기 - 11부
2019.08.11 19:00
안 개 꽃 3
윤 설 아
♣우리 여자들만의 이야기♣
제 11 부
같은 동네에 사는 새댁이 있었다.
새댁은 여자애들이 어릴 적 만지작거리며 놀았던 마로니 인형처럼
날씬한 허리에 미끈한 종아리를 가진 맵시 있는 여자였다.
늘 가지런히 머리를 빗고 연하게 분을 바른 젊은 새댁은 매일 보는
우리 동네 사람들의 삶을 늘 생기가 있게 해주었다.
그녀는 딸 많은 집 막내였는데, 형제가 많은 집 자손이라 그런지
생각하는 품이 넉넉하고 곰살맞아 한 군데도 미운 데가 없었다.
이런 새댁이 하루는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자기 집 대문 앞에
쓰러져 있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는 너무나 놀랐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새댁은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정신을
잃고 있던 낯선 여자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며칠 후 병원에서 건강을 되찾은 낯선 여자를 새댁은 자기 집으로
데려와 자기 집에 함께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도록 보살펴
주었다.
새댁의 시어머니도 혼자 적적하게 지내던 터이라 낮선 젊은 여자가
자기와 함께 지내니 아주 좋아 하였다.
새댁은 자기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연상인 듯 보이는 이 낮선 여자와
마치 한 자매처럼 지냈다.
새댁의 남편도 자기 아내가 낮선 여자와 마치 친 자매처럼 한 집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반대하지 않고 마치 처형을 대하듯이 하였다.
새댁은 서로의 안목을 빌리면서 시장이고 은행이고 미장원도 꼭꼭 함께
다녔다.
동네 사람들도 처음에는 낮선 여자와 한 집에서 사는 새댁을 보고
「조심해요 새댁............」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낮선 여자를 집으로
끌어 들여요.......조심해야 되요」
「확실한 신분도 모르는데 그렇게 함께 지내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요 」
온갖 소리로 동네 아주머니들이 염려스러워 말했지만 새댁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그 낮선 여자와 다정하게 지냈다.
이러는 가운데 새댁의 시어머니는 낮선 여자가 비만 오면 밖으로
나갔다가 온 몸에 비를 맞고 들어오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며느리와 아들을 불러 앉히고 자기가 본 사실을 이야기하며
낮선 여자를 자기 집에서 내어보내자고 말했다.
그러나 새댁은 그 동안 정이 든 낮선 여자를 자기 집에서 내어 보내는
것이 선뜻 내키지를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낮선 여자가 몸이 완쾌되지 못해서 그러는 것 같으니
당분간 함께 지켜보고 나서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자기의
시어머니를 설득하였다.
새댁의 이런 모습에 새댁의 남편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낮선 여자에 대하여 동정심으로 자기 집에 더 머물러
있기를 바라자 새댁의 시어머니도 더 이상 반대를 하지 못하고
낮선 여자와 함께 한 집에서 살았다.
이러는 동안 몇 개월이 지났다.
비만 오면 밖으로 나가서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밤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낮선 여자의 이상한 행동은 새댁 집에서 철저한 비밀로
지켜졌다.
이러는 사이에 온 동네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비만 오면 이상한 여자가 온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괴상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갔다.
갑자기 밤거리에 통행금지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비오는 날 함부로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금지령이 집집마다 내려졌다.
비 오는 밤 동네에 나타나는 이상한 여자에 대한 소문은 베일에
가려진채로 온 동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자꾸만 퍼져 나갔다.
한 순간 파출소 안에는 알 수 없는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여자의 남편은 이제 막 파출소로 들어서는 여자를 애타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석이 엄마!”
여자 남편의 입에서 상대편 여자를 향해 부르는 절규의 목소리가
파출소 안을 뒤 흔들었다.
여자의 남편이 울먹이며 부르는 소리에 여자도 자기를 향해 부르는
상대방을 얼굴을 돌려 쳐다보았다.
그 순간 여자의 남편은 자기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가가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여자를 끌어안았다.
여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대로 자기 몸을 남자에게 맡기고
있었다.
“석이 엄마!”
다시금 여자의 남편은 자기 품에 안겨있는 여자의 등을 어루만지며
애타게 절규했다.
여자의 남편은 울고 있었다.
파출소 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파출소 소장과 모든 경찰관들도
눈물을 글썽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자는 창백한 얼굴로 가만히 남자의 품에 말없이
안겨서 있었다.
흐트러진 머리는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석이 엄마! 이제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 함께 집으로 가자!”
여자의 남편은 자기 품에 안겨있는 여자를 보며 따뜻하게 말했다.
다음날 여자의 남편은 자기 아내를 데리고 우리 동네를
떠나갔다. 동네를 떠나기 전에 여자의 남편은 자기 아내를 정성껏 돌보아
준 새댁에게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 간 정이 든 새댁도 이제는 남편을 따라 떠나가는 여자에게
부디 행복하게 살라며 격려해 주었다.
그대는 나를 감싸고,
나는 그대를 감싸 줍니다.
밤새도록 내리는 빗물은
그리움이 되어 내 마음속을 헤집고,
저 기억 한 편에 고이 보관되어 있는
잊혀 지지 않는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합니다.
웃음. 행복.
그 기억 속에 나는
항상 행복했고
항상 즐거웠습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단지 기억.. 추억일 뿐인데도
지금의 나를 미소 짓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그 미소 뒤엔
슬픔이. 아픔이. 이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비바람이 지나가면 또 한 동안
나는 이 기억을 꼭꼭 숨긴 채 살아 갈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과 처음 만났던
비 오는 날에 한 번,
유난히 쓸쓸해지는 가을에 다시 한 번,
첫 눈이 내리는 겨울에 또 한 번
이 추억이 향기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나는 또 다시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나는 오늘도 가득히 느껴지는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내리는 빗속에서
당신을 찾아 헤매며
추억속의 재회를 꿈꾸어 봅니다.
윤 설 아
♣우리 여자들만의 이야기♣
제 11 부
같은 동네에 사는 새댁이 있었다.
새댁은 여자애들이 어릴 적 만지작거리며 놀았던 마로니 인형처럼
날씬한 허리에 미끈한 종아리를 가진 맵시 있는 여자였다.
늘 가지런히 머리를 빗고 연하게 분을 바른 젊은 새댁은 매일 보는
우리 동네 사람들의 삶을 늘 생기가 있게 해주었다.
그녀는 딸 많은 집 막내였는데, 형제가 많은 집 자손이라 그런지
생각하는 품이 넉넉하고 곰살맞아 한 군데도 미운 데가 없었다.
이런 새댁이 하루는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자기 집 대문 앞에
쓰러져 있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는 너무나 놀랐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새댁은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정신을
잃고 있던 낯선 여자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며칠 후 병원에서 건강을 되찾은 낯선 여자를 새댁은 자기 집으로
데려와 자기 집에 함께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도록 보살펴
주었다.
새댁의 시어머니도 혼자 적적하게 지내던 터이라 낮선 젊은 여자가
자기와 함께 지내니 아주 좋아 하였다.
새댁은 자기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연상인 듯 보이는 이 낮선 여자와
마치 한 자매처럼 지냈다.
새댁의 남편도 자기 아내가 낮선 여자와 마치 친 자매처럼 한 집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반대하지 않고 마치 처형을 대하듯이 하였다.
새댁은 서로의 안목을 빌리면서 시장이고 은행이고 미장원도 꼭꼭 함께
다녔다.
동네 사람들도 처음에는 낮선 여자와 한 집에서 사는 새댁을 보고
「조심해요 새댁............」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낮선 여자를 집으로
끌어 들여요.......조심해야 되요」
「확실한 신분도 모르는데 그렇게 함께 지내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요 」
온갖 소리로 동네 아주머니들이 염려스러워 말했지만 새댁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그 낮선 여자와 다정하게 지냈다.
이러는 가운데 새댁의 시어머니는 낮선 여자가 비만 오면 밖으로
나갔다가 온 몸에 비를 맞고 들어오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며느리와 아들을 불러 앉히고 자기가 본 사실을 이야기하며
낮선 여자를 자기 집에서 내어보내자고 말했다.
그러나 새댁은 그 동안 정이 든 낮선 여자를 자기 집에서 내어 보내는
것이 선뜻 내키지를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낮선 여자가 몸이 완쾌되지 못해서 그러는 것 같으니
당분간 함께 지켜보고 나서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자기의
시어머니를 설득하였다.
새댁의 이런 모습에 새댁의 남편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낮선 여자에 대하여 동정심으로 자기 집에 더 머물러
있기를 바라자 새댁의 시어머니도 더 이상 반대를 하지 못하고
낮선 여자와 함께 한 집에서 살았다.
이러는 동안 몇 개월이 지났다.
비만 오면 밖으로 나가서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밤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낮선 여자의 이상한 행동은 새댁 집에서 철저한 비밀로
지켜졌다.
이러는 사이에 온 동네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비만 오면 이상한 여자가 온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괴상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갔다.
갑자기 밤거리에 통행금지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비오는 날 함부로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금지령이 집집마다 내려졌다.
비 오는 밤 동네에 나타나는 이상한 여자에 대한 소문은 베일에
가려진채로 온 동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자꾸만 퍼져 나갔다.
한 순간 파출소 안에는 알 수 없는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여자의 남편은 이제 막 파출소로 들어서는 여자를 애타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석이 엄마!”
여자 남편의 입에서 상대편 여자를 향해 부르는 절규의 목소리가
파출소 안을 뒤 흔들었다.
여자의 남편이 울먹이며 부르는 소리에 여자도 자기를 향해 부르는
상대방을 얼굴을 돌려 쳐다보았다.
그 순간 여자의 남편은 자기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가가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여자를 끌어안았다.
여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대로 자기 몸을 남자에게 맡기고
있었다.
“석이 엄마!”
다시금 여자의 남편은 자기 품에 안겨있는 여자의 등을 어루만지며
애타게 절규했다.
여자의 남편은 울고 있었다.
파출소 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파출소 소장과 모든 경찰관들도
눈물을 글썽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자는 창백한 얼굴로 가만히 남자의 품에 말없이
안겨서 있었다.
흐트러진 머리는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석이 엄마! 이제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 함께 집으로 가자!”
여자의 남편은 자기 품에 안겨있는 여자를 보며 따뜻하게 말했다.
다음날 여자의 남편은 자기 아내를 데리고 우리 동네를
떠나갔다. 동네를 떠나기 전에 여자의 남편은 자기 아내를 정성껏 돌보아
준 새댁에게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 간 정이 든 새댁도 이제는 남편을 따라 떠나가는 여자에게
부디 행복하게 살라며 격려해 주었다.
그대는 나를 감싸고,
나는 그대를 감싸 줍니다.
밤새도록 내리는 빗물은
그리움이 되어 내 마음속을 헤집고,
저 기억 한 편에 고이 보관되어 있는
잊혀 지지 않는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합니다.
웃음. 행복.
그 기억 속에 나는
항상 행복했고
항상 즐거웠습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단지 기억.. 추억일 뿐인데도
지금의 나를 미소 짓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그 미소 뒤엔
슬픔이. 아픔이. 이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비바람이 지나가면 또 한 동안
나는 이 기억을 꼭꼭 숨긴 채 살아 갈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과 처음 만났던
비 오는 날에 한 번,
유난히 쓸쓸해지는 가을에 다시 한 번,
첫 눈이 내리는 겨울에 또 한 번
이 추억이 향기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나는 또 다시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나는 오늘도 가득히 느껴지는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내리는 빗속에서
당신을 찾아 헤매며
추억속의 재회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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