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의 추억 - 6부

마사지의 추억마사지의 추억 6







베드에 누워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잠이 덜 깨 멍하던 상태에서 짜증이 밀려왔다.



‘김미숙은 오늘 왜 민정샘한테 마사지를 받는 걸까? 마사지가 맘에 안 들었나?’



지금 옆방에는 민정샘이 김미숙을 마사지 하고 있다.

조금 전에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카운터에 나가보니 원장의 일지 노트에 김미숙 손님이 왔다고 적혀있었다.



“일어났어?”



원장이 커피 잔을 들고 주방 쪽에서 걸어왔다.



“김미숙 손님 왔나요?”

“응.”



별다른 표정 없이 원장은 카운터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순번 상 민정샘이 들어가는 게 맞긴 하지만, 나를 지명하지 않아서 기분이 나빠졌다.



‘정말 열심히 마사지 해줬건만. 씁쓸하다.’



씁쓸함을 달달함으로 달래보고자 김연아가 광고하는 커피를 타서 한 모금 마시며 베드 위에 앉았다.



‘오늘도 2시간 하려나? 노트에 적혀있는 김미숙만 보고 코스를 안 봤네. 허허’

‘옛날에 끊었던 담배생각이 절로 난다’

‘김미숙이 원장에게 나를 지명하지 않았으니깐 순번대로 민정샘을 집어넣은 거겠지. 아~ 열받아. “

‘저번처럼 그녀는 자기 집 마냥 자연스레 옷을 갈아입고 족욕도 안하고 룸으로 들어갔겠지.“



일주일 전 김미숙은 나에게 마사지를 받고나서 온몸이 상쾌하다면서 기분 좋게 샵을 떠났다.

현금으로 계산하면서 나에게 팁도 2만원 주었다. 원장은 그 날 샵에 늦게 왔는데, 김미숙 손님이 잘 받고 갔느냐고 물어서 대충 그랬다고 대답했다.



‘원장이 그때 직접 김미숙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았다면 좋았을 텐데’

‘자주 오는 여자 손님이라 원장에겐 별다른 느낌이 없었을지도’

‘내가 남자라서 부담이 되었을까? 설마 그렇게 느끼고도?’



전투에서 패배한 장수마냥 기분이 급 다운이 되었지만, 나랑 안 맞는 손님도 있다고 위로했다.



‘그래도 몸매 좋고 매너도 있고 저 정도면 참 괜찮은 여자인데 아쉽고나.

‘지명 단골이 되었으면 팁으로도 상당히 돈을 벌었을 텐데. 나쁜 년. 엉엉’



나는 김미숙이 흥분을 참느라 몸을 들썩이던 장면을 회상하며 입맛을 다셨다.







마사지를 자주 받는 여자들은 대체로 몸매가 보통 이상이다. 김미숙처럼 한 달에 3-4번 이상 받는 사람도 많다. 코스에 따라서 다르지만 월 15만원 이상 자신의 몸을 위해 투자하는 셈이니 부담이 될 수 있다. 혼자 받는 것이 휴식을 취하기 더 좋지만 친구들끼리 와서 대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사실 말이 쉽지. 마사지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을 사치인양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젊을 때는 별로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하다. 30대 들어서면 슬슬 마사지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마사지를 받으면 혈액과 림프순환을 돕기 때문에 몸의 독소를 빼는 좋은 방법이다. 근육의 통증도 완화 시킬 수 있고 관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여자들의 경우 생리통 완화, 튼 살 관리에도 좋다.



월급이 얼마 안 되는 여자들도 자신을 위해 과감하게 마사지에 투자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몸의 붓기를 빼주고 잠도 편하게 잘 수 있다며 마사지 예찬론을 펼치는 여자 손님을 많이 보았다.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마사지 받고 좋아진 손님도 있었었지.‘



반면 남자들은 몸이 좀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으면 건전 마사지 업소를 자주 찾지는 않는다. 저가샵은 그래도 찾는 편이지만 단가가 세면 가격적인 부담도 있기 때문에 여유가 되어야 건전 마사지업소를 찾는 경향이 있다.



‘여자 손님에 비해 남자 손님들의 평균 나이가 더 많은 편인 듯?’



상당수의 남자들은 퇴폐 마사지업소를 찾아 마사지 대충 받고 욕구를 해결하는 것을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예전에 모를 때는 그랬으니깐.‘

‘같은 돈이면 성욕을 해결하는데 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지.’



24시간 업소가 늘어나면서 모텔 대용으로 이용하는 남자들이 많다. 마사지도 받고 잠도 자는 식이다.

퇴폐가 아닌 건전 샵도 이렇게 모텔처럼 잠을 재워주는 곳이 많은데 변칙 영업을 하는 것이다.



‘자다가 일어나 술 취한 남자 손님을 마사지 하는 기분이란......’



예전에 술이 떡 된 남자손님이 여자 관리사 없냐고 나에게 욕하며 진상을 부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뭐 좋아서 하냐? 이 자식아. 첨부터 이야기를 했어야지. 여자로 해달라고’

‘그렇게 했으면 나도 잠도 계속 자고 좋았잖아? 피곤해 죽겠구만.’



그 사건 이후로 24시간 업소에서는 일하지 않기로 맘먹었다.

돈 조금 더 벌자고 새벽에 일어나 술 취한 손님들 상대하며 몸과 마음을 혹사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뭐. 모텔비보다 저렴하기도 하니 술 취한 남자들에게는 좋은 방법이겠지만’

‘나라도 어디 가서 취하면 마사지샵을 모텔처럼 이용하겠지. 여자 관리사로 해달라고 하면서. 크크크’



커피 잔을 비우고 다시 베드에 누우니, 김미숙의 유방을 만지던 그 날을 상상하며 자위행위라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제는 만져볼 수 없는 그녀가 되어 버렸어. 잊자 잊어.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그런 여자 손님 또 올 거야. 실망하지 말자.’



풀죽은 똘똘이를 손으로 툭 치면서 위로하고 베드에 엎드려 다시 잠을 청했다.









‘헉~’



두 개의 꼭지를 엄지와 검지로 쥐고 위로 잡아당기자 그대로 나사못 마냥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감고 풀기를 몇 번 반복하자 그녀는 마사지 베드를 할퀴듯 양손가락에 힘을 주고 끙끙대며 참고 있었다.



‘세게 하면 그녀가 아플 거야. 마이 프레셔스’



손가락에 힘을 빼고 오른 가슴을 양손바닥으로 감싸며 밀어 올렸다.

젖꼭지가 뾰족해지며 미사일처럼 날아갈 것 같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절대반지를 손에 넣은 듯 감탄을 하며 다시 절대유방을 소젖을 짜듯 꼭지 쪽으로 한손씩 짜내며 주~욱 주~욱 미끄러지며 올렸다.



‘임산부라면 출산 전후 꼭 받아야 할 중요한 마사지다. 물론 일반인도.’

‘그녀의 꼭지에서 혹시 하얀 젖이 나오지는 않을까?’



혹시나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꼭지 주변을 자극하며 동작을 이어갔다.



‘입으로 빨고 싶다. 너의 젖꼭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을 거야.’











오일이 여자의 몸으로 떨어진다. 빗방울처럼 한 방울 씩 뚝뚝.

까만 젖꼭지에 오일이 떨어지자 여자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자의 두 손을 위로 올려 깍지를 끼우고 긴 수건으로 손목을 칭칭 감아 철 침대 기둥에 묶어두었다. 그녀의 눈에는 안대가 채워지고 더 이상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신음소리 내면 혼 낼 거야.”



그녀의 겨드랑이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쓰다듬자 그녀의 팔에 힘이 들어가며 긴장한다.

검지손가락을 세우고 천천히 여자의 겨드랑이에서 허리를 지나 허벅지를 타고 발끝까지 내려간다.

손가락이 지나는 곳에 가벼운 경련이 일어났다.



“아~~”



음부 바로 옆에 중지 손가락을 세우고 천천히 허벅지와 뒷무릎을 지날 때 여자는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아~~~음”



손가락이 종아리를 지나가자 무릎을 벌떡 세웠다가 힘없이 옆으로 떨어뜨린다.



“조용히 하랬지? 앙?”



나는 그녀를 뒤집어서 엎드리게 하고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할퀴듯이 긁으며 자극했다.

여자의 히프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찰싹”



손바닥으로 강하게 여자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아파요. 엉엉”

“찰싹”



반대쪽 엉덩이도 손바닥을 펴서 내리쳤다.



“아. 잘못했어요.”



엉덩이에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다.

뱀 같은 혓바닥을 내밀자 점점 길어지더니 여자의 목을 감싸고돈다.



여자는 두려움에 몸서리치지만 혓바닥은 계속 길어지며 척추를 따라 낼름거리며 천천히 밑으로 내려간다.



“아”

“아악”

“으억~~~”



척추 마디마디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변하며 점점 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돼. 아~~~”



혓바닥이 팬티속으로 엉덩이 골을 파고 들어갈 때 침대 기둥을 뽑아버릴 듯이 그녀가 양손에 힘을 주고 몸부림을 치며 괴성을 지른다.



“조용히 하라고 했지”

“잘못했어요. 악.”



혓바닥은 그녀의 항문과 음부를 들락거리며 미꾸라지처럼 헤집고 다닌다.



“흐어어. 꺼억”



숨 넘어 갈듯 한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음부에선 분수처럼 물기둥이 솟아오르며 침대 시트를 적셔간다.













몇 시간이나 잤을까? 손님이 없어서인지 원장이 날 깨우지도 않는 것 같다.

비몽사몽 눈을 떠보니 주위가 꽤 어둡다.



잠을 깨려고 손으로 얼굴을 세수하듯 쓰다듬었다.



“쏴아아아”



빗소리가 들린다.



“으르렁......으르렁......”



맹수의 울음 같은 천둥소리도 멀리서 들려온다.



‘제법 많이 오나보다.’



잠시 세찬 바람소리와 빗소리를 들으며 감상하다가 창밖을 보니 먹구름이 끼어서인지 밖이 몹시 어두웠다.



‘뭐야. 이제 5시 좀 넘었는데......’

“이렇게 비가 오니 오늘 공치는 날인가보다. 야호~~ 운수좋은 날 ~~~“



지나가는 아가씨를 보며 중얼거렸다.



‘비가오니 맘이 좀 외롭군.’

‘전국까지는 아니어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이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되려나?’



‘담배 땡기네. 괜히 끊었어.’

‘군대시절 피우던 담배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빗줄기를 보고 있으려니 군대에서 마사지 잘했던 고참이 생각났다.



‘그 사람. 간부들 마사지해주고 포상휴가도 자주 갔었는데‘

‘나를 좋게 봐서 마사지 가르쳐 주겠다고 했었는데, 그때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



마사지를 배우고 나서 늦게 시작한 것을 후회하곤 했지만, 계속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10년을 넘게 했던, 20년을 넘게 했던 그 사람 현재의 모습이 어떤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











“똑똑”



방문이 열리며 지영샘이 들어온다.



“뚱땡이 손님왔어.”

“혼자요? 그 사람 이름이 머에요?”



“김정은”

“여친이랑 같이 왔는데 둘 다 여자샘한테만 받겠대.”

“그래요?”

“그 남자가 아까 전화로 예약했는데, 그 때 미리 여자샘으로만 해달라고 원장한테 말했다는군”

“아놔. 어쩔 수 없죠.”

“말은 험하게 해도 여자친구 많이 아끼나봐.”

“그럴 수 있죠. 머. 씁쓸하구만. 크크크”



‘그게 과연 여친을 아끼는 것일까?’



지영샘의 충혈된 눈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했다.



“난 오늘 공치려나 봐요.”

“그러게. 비도오고 손님도 별로 없을 듯. 밥이나 먹어.”

“네”



지영샘이 나가고 나서 기지개를 크게 켰다. 하품을 하며 밥을 먹으려고 복도로 나왔을 때 저만치 김정은의 그녀와 마주쳤다.



‘옷 갈아입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듯?’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가려는데 그녀가 나를 응시하며 가벼운 미소를 짓는다.

그 짧은 순간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뭐. 잘 받으렴. 난 밥 먹을 거란다.’



그녀가 지나가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주고 나서 주방문을 열고 들어가 냉장고 안을 살폈다.

김치랑 반찬통을 빼고 있는데 갑자기 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님 왔어. 밥 이따 먹어.”

“누군가요?”

“저번에 왔던 손님인데 발마사지 1시간 준비해.”

“네. 제가 했던 사람인가요?”



원장은 바쁜지 내 말에 대답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카운터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가볍게 세수를 하고 1인실 룸을 정리했다.

날이 쌀쌀한 것 같아서 마사지 베드의 전기장판도 켜고 방향제를 뿌렸다.



‘아놔. 지루한 발마사지를 한 시간씩이나 하란 말인가?’

‘설마 남자 손님은 아니겠지?’



털이 수북한 남정네의 다리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오늘은 정말 재수가 없는 날인가?’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아. 김미숙 너 때문이다. 니가 나를 외면해서 그래. 쩝’







대부분의 샵에서 관리사들은 날마다 순번을 정해서 순서대로 들어가게 되는데 사실상 복불복이다. 마사지 관리비를 원장과 5:5로 나누어 가지는 시스템이라서 발 마사지 같은 저렴한 메뉴가 걸리면 대략 낭패인 셈이다.



‘다리가 이쁜 여자 손님 발마사지는 그래도 할 만하긴 한데......’



재수 없는 날은 저렴한 발 마사지만 계속 걸리게 되고 운이 좋으면 단가가 높은 아로마 마사지만 종일 걸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관리사들끼리 신경전이 치열하기도 하고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카운터를 보는 사람은 이런 순번이 어긋나지 않도록 확실한 룰을 정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









5분정도 시간이 지나 족욕실로 향했다.



지영샘과 민정샘이 김정은 커플의 발을 닦아주고 있었고, 옆에 20대로 보이는 여자가 홀로 발을 담그고 멀뚱히 앉아있었다.



‘처음보는 여자군.’



뚱땡이의 그녀와 다시 눈이 마주쳤지만 애써 외면하며 수건을 집어 들고 내 손님 앞에 앉았다.

발을 닦아주고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여기 엎드리세요. 뒤에 먼저 풀어드릴께요.”



여자가 조심스레 구멍에 얼굴을 맞추고 자리를 잡는다. 나는 타월로 그녀의 상체를 덮어주었다.



“좀 춥진 않나요?”

“괜찮아요.”

“밖에 비가 많이 오죠?”

“네. 좀 무섭더라구요.”



“마사지 자주 받으세요?”

“그러고 싶은데 바빠서요.”



여자의 허리를 누르면서 척추뼈를 따라 손바닥에 체중을 실었다.



“허리도 안 좋으신데 다리만 받으시나요?”

“다리가 자주 부어요. 그래서......”

“음. 전체적으로 한번 받으시고 발 마사지 나중에 받으시는게 더 나을 듯 해서요.”

“......”



별다른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기에 시간을 체크하고 그녀의 엉덩이를 양 손바닥으로 체중을 실어 깊이 눌렀다.



‘이건 배구공 같은 느낌일까?’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넘치는 느낌에 내 손들이 즐거워한다.

엉덩이를 느끼며 다리를 보니 제법 매끄럽게 잘 뻗어있다.



‘키가 큰 여자네. 하지가 길다.’



반대로 가서 오른쪽 엉덩이를 양 손으로 깊이 누르며 음미하자 그녀의 둔근이 부풀어 오르듯 반응을 한다. 반바지가 끝나는 부분까지 허벅지를 천천히 누르며 다시 엉덩이로 올라와 누르자. 그녀의 오른 다리가 까치발을 하듯 엄지발가락 끝을 베드위에 세운다.



‘흠. 벌써 반응이 오네.’







마사지를 시작한지 2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에 같이 일하던 직원이 나에게 말했던 게 생각이 났다.



“샘은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여자 손님들의 반응을 느껴요?”

“그냥 보면 좀 느낌이 오던데요?”

“오호. 시간이 좀 지나야 알 수 있을텐데. 빠르시네요. 전 아직도 잘 모르는데. 하하하”



당시에는 조금 예민한 손님들의 반응을 나름 잘 캐치했던 것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초보시절 모든 것을 느끼기는 무리다. 대략 1년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 여자 손님의 반응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둔부를 누르고 나서 다시 허리로 손바닥이 옮겨가려던 찰나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기. 발 마사지 말고 전신으로 바꿔도 되나요?”

“아~ 그러시겠어요? 비용이 좀 더 추가되는데 괜찮으시죠?”

“네. 전신관리 한 시간으로 해주세요.”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그녀의 변심에 몹시 고마웠다.



‘관리비가 적은 것을 떠나서 솔직히 발 마사지 한 시간은 너무 지겨워서 못하겠거든. 고맙다.’



메뉴가 바뀌자 갑자기 에너지가 마구 생기는 것 같았다.

머리 쪽으로 옮겨가 여자의 척추 양옆을 손바닥으로 누르며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견갑골과 척추사이를 팔꿈치 주압으로 몇 군데 깊게 눌러주면서 반응을 살폈다.



“압 괜찮나요?”

“네”

“좀 세게 받으시나요?”

“그런 편이에요.”



‘김미숙 때문에 열 받았는데 세게 눌러줄까나?’



누른 부위를 팔꿈치를 각을 넓게 펴서 팔뚝살을 이용하여 원을 그리며 풀어주었다.



길다란 여자의 목을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밑에서 퍼 올리듯 꼼지락 거리며 압을 넣자 그녀의 목이 서서이 경직되는게 느껴진다.



‘예전 같으면 긴장하지 마세요 이랬지만. 지금은 손으로 감상할 뿐‘



목에 있는 우둘투둘한 뭉친 것들을 풀어주고자 천천히 엄지손가락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여자의 목 근육도 경직되었다가 조금 풀렸다가 반복하면서 리듬을 탄다.



‘이 느낌은 참 오묘하다니깐’



긴장을 좀 풀라는 의미에서 양손으로 그녀의 목 옆을 꽉쥐고 승모근을 압박하며 쥐었다 풀었다를 반복하자 빠른 속도로 그녀의 주변 근육들이 경직 되어간다.



‘예민한 여자들은 원래 이런 것을 어찌하리오?’



조금 열린 창문으로 빗소리와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려온다.



‘장마가 시작된건가?’



창밖을 바라보며 반대쪽 목 근육을 꼼꼼하게 풀어주자 빗소리를 뚫고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음~”



그녀의 목은 여전히 내 엄지손가락이 지날 때마다 힘을 주었다가 뺐다가를 반복한다.



‘그래. 긴장은 하지 말고 음미하길 바래. 여기엔 너와 나밖에 없으니깐.’



“음~”



의자에 앉아 그녀의 왼 견갑골 위쪽을 엄지로 지긋이 힘을 주어 누르자 목처럼 어깨 근육도 꿈틀거린다. 그 미세한 움직임을 좀 더 느껴보고자 눈을 감고 양 엄지를 누르면서 혹은 위로 살짝 퍼 올리며 삼각근까지 자극을 하자 조금 더 커진 그녀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음~”



여자의 목 어깨 쪽이 매우 민감한 성감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양 어깨를 번갈아가며 엄지를 이용해서 계속 압을 적당히 주면서 자극을 했다.



‘어떤 얼굴 표정을 짓고 있니?’

‘기분 괜찮니?’



얼굴 구멍 밑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건 좀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긴하다. 크크크’



그녀의 양 어깨는 힘을 주었다가 뺐다가 하면서 간간히 신음소리를 뱉어내고 있다.

팔꿈치로 그녀의 목 옆 승모근 압통점을 세게 누르며 쭉 밀다가 멈추었다. 천천히 힘을 빼고 약간 옆으로 이동하여 견갑골 위쪽 중간부분을 뼈를 피해 위 근육을 잘 조준하여 세게 쭉 밀었다.



“아~”



그녀의 어깨에 강한 힘이 들어가며 내 팔꿈치를 살며시 밀어내려고 한다.



‘덩치값을 하네. 힘이 좋은걸.’



몇 차례 그녀와 힘겨루기를 하다가 힘을 빼고 오른 팔뚝 살을 목 옆 어깨에 대고 원을 그리며 문지르며 자극을 주었다. 살며시 왼손을 그녀의 반대쪽 귀 부분에 갔다대고 조금씩 터치하며 가만히 있었다.



‘멀티 자극을 주는거지. 이것도 나름 노하우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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