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

두 여인

영란이는 대학 3년생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모 잡지사 기자로 일하
고 있는 홍사영군하고는 사랑하는 사이이며, 두 집안 부모들도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고 있으며, 며느리요 사위가 될 것을 믿고 있다.
영란인 23살이고 사영 군은 그녀보다 5세 위인 28살이다.
사영군은 8평짜리 독신 아파트를 언어 혼자 기거하고 있다.
따라서 사랑하는 그들이 육체 교섭을 갖는 것은 거의 그의 아파트였다.
대체적으로 그녀는 토요일에 기숙사에서 나와 그의 아파트에서 자고 간다.
월요일이면 그의 아파트에서 직접 학교로 나간다.
그녀는 학생의 신분이기도 하지만 임신하는 것을 대단히 두려워하고 있다.
따라서 내일쯤 생리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가 자신의 모만에 직접
사정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가 깜박 잊고 콘돔을 준비해 놓고 있지 못할 때는 입으로 혀로 애무해 줌으
로써 상대방을 매혹시켜 준다. 그런데 그때 그녀는 언제고 남자의 정액을 마셔
버렸다.
사영 군의 입장에서도 그녀가 재학 중에 임신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또한
소파수술 같은 것이 여인의 몸을 크게 해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오늘밤은 안전한 날일 텐데."
일단은 이런 말을 해보지만 그녀가 원하는 대로 따르기 일쑤 였다.
그녀가 자러 오는 것은 토요일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퇴근 시간 임박하여 그가 일하는 잡지사로 전화를 걸어,
"오늘밤 가도 돼요?"
하고 달콤한 소리로 묻는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그런 말소리만 들어도 자
신의 중심부가 바지 속에서 발기하는 것을 의식할 수 있다.
그런 때, 그는 다른 여자와 이미 약속을 한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는 망
설이지 않고,
"좋아, 몇 시에 올 수 있지?"
하고 대답하고는, 다른 여자와의 사전 약속을 취소한다. 혹 다른 여자와 만
나는 한이 있어도 영란이와 약속한 시간에는 아파트에 돌아와 있었다.
그 때문에 사전에 약속한 여자하고는 스낵이나 매주 집에서 간단히 마시고 헤
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자의 집까지 따라가서 그 여자를 안게 된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는 결코 사정하지 않는다. 여자로 하여금 엑스터시를 경험하게
하면서도 자신은 참아 낸다. 사랑하는 영란이와의 육체의 향연을 위해서 기쁨
을 유보해 두는 것이다.
그렇게 참음으로써 사랑하는 영란이에 대해 남자의 정조를 지키는 것으로 생
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만큼 영란의 몸 속에서 기쁨을 느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그녀 또한
사랑하는 남자의 일부분이 자기 몸속에 들어와 기뻐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기뻐
한다.
기쁨을 만끽한 후의 남자의 불기둥을 쥐고는 자신의 볼에다 문지르며,
"얼마큼 좋았어?"
하고 묻기가 일쑤였다.
그는 자기 아파트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온 일이 없다.
본래 그의 성품이 온화하고 1미터 75의 적당한 키에 귀공자형으로 수려하게
생겼으므로 그를 따르는 여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가 러브 호텔을 이용하는 것은 영란이 이외의 여자와 사랑을 나눌 때이다.
그다지 많은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자주 그런 호텔을 이용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와 왜 성교섭을 갖는가? 이는 불합리한 일이
다.'
하고 스스로 뉘우치기도 한다.
홍군 쪽에서 영란이를 만나고 싶어 기숙사로 전화를 하게 되면, 비록 시험 중
이라 해도 그녀는 틀림없이 오고야 만다.
따라서 그녀가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때 고향으로 내려갔을 경우 이외에는
그녀와 언제라도 육체를 나눌 수가 있다. 따라서 그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필
경우는 무척 강하게 욕정을 느꼈을 때라든가, 한 번 놀아 봐야지 하는 심리가
작용했을 때뿐이다.
그들은 그녀가 대학을 졸업한 후 곧 결혼할 것을 마음먹고 있으며 양쪽 부모
에 대해서도 거의 이를 시사해 놓았다.
그렇지만 그들이 사랑의 보금자리를 꾸며 나가려면, 홍군의 봉급만으로는 부
족하다. 게다가 여자 쪽에서도 그대로 가정에 파묻혀 있을 생각이 없다. 결혼
후에는 좀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여 맞벌이를 할 생각으로 있다.
이미 홍군은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서 부모에게 인사를 드
리게 하였다. 결혼을 약속한 연인으로 소개한 것이다.
미스 코리아라도 당선될 정도의 드물게 보는 미모에다가 1미터 70이 다되는
늘씬한 키에 물개를 연상케 하는 탄력 있는 그녀의 몸을 보고 부모 두분은 단번
에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특히 시아버지가 될 홍군의 부친이 더 만족해하였다.
그렇듯 미인인 며느리가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들은 이틀 동안을 고향집에서 묵었다. 당연히 침실은 각각이었다. 그렇지
만 집안 어른들이 다 잠든 후, 홍군은 몰래 그녀가 자고 있는 방으로 침입하였
다.
그녀는 시부모들이 알아차리는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문을 잘 열어 주지 않
았다.
"참아요, 부모님들이 알게 되면,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요."
하고 말하며 홍군이 참아 줄 것을 호소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녀의 말에 따
르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몸에 대해 애무를 계속하자 그녀의 몸에도 불이 붙기 시작하여
할딱이기 시작했으며 정열적인 한때를 즐겼다.
두밤째는 그녀의 몸도 흥건히 젖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처음부터 적극적
으로 나왔다.
이미 그는 그녀를 데리고 동리 어른들에게도 고루 인사를 시키며 돌았다. 물
론 약혼자로서 인사를 시킨 것이다.
그 다음 날에는 영란이의 고향으로 찾아가 그녀의 부모에게도 인사를 하였다.
역시 사랑하는 사이이며, 그녀가 졸업하면 곧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녀의 부모도 귀공자형인 그를 보고 단번에 마음에 들어 했다.
그날도 역시 따로따로의 침실에서 자게 되었다.
홍군은 자기 집이 아니었으므로 자중하였다. 그러나 혼자 자면서,
'영란이가 과연 몰래 찾아올 만한 배짱이 있을까.'
하고, 그다지 기대하지 않으면서 잠이 들었는데, 한밤중이 되자 그녀 쪽에서
그가 자고 있는 방으로 찾아왔다.
그 때문에 그는 잠이 깨 버려, 조심스런 가운데에서도 깊은 만족을 주고받았
다.
하룻밤을 묵고 난 다음 날 오후 그녀의 친척집을 방문하였다. 영란이가 늘
말하던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친척'의 집이었다. 그녀의 먼 친척으로서 나이
도 아직 30이 채 안된 29세라고 했다. 따라서 영란이는 그 친척 되는 사람을
언니처럼 좋아하는 동시에 따르고 있었다.
결혼한지 5년이 되면서도 아직 아이가 없으며, 시청에 다니고 있는 남편과 단
둘이서 살고 있었다.
6살 위인 언니처럼 자랄 때부터 따라 정이 든 사이였다.
그녀는 친척집으로 가는 길에서,
"그 언니한테는 당신과의 일을 모두 고백했어요."
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란이 부모님도 우리 사이의 일을 잘 알고 계시겠네."
그가 이렇게 물었다.
"그 언니보고는 입을 봉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하고 대답하였다.
그 언니를 만났을 때,
'어쩐지 영란이와 많이 닮았는데......'
하고 생각하였다. 29세라고 하지만 영란이와 같은 나이 정도로 싱싱했으며
또한 아름다웠고 동시에 어린애처럼 귀여운 면을 간직하고 있었다.
언니의 남편은 그때 서울로 출장 중에 있어서 만나지를 못했다. 그 대신 그
날 밤은 그 언니의 집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그다지 넓지 않은 집으로 방도 세개밖에 없었다. 술대접을 받으면서 재미있
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에 어느 새 밤 12시가 넘어 있었다.
영란이도 부모와는 달리 마음이 놓이는지 편한 자세로 상당량의 술을 마셨다.
언니 역시도 꽤 마시는 편이었다.
취기가 오르자 얼굴이 불그레해진 언니의 모습이 더욱 곱게 보였으며 어딘지
모르게 색감적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언니는 자기들 침실 바로 옆방에 요를 깔아 주었다.
"남편이 있으면, 이렇게 할 수 없지만..."
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
홍군도 상당히 취기가 올라 그다지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언니의 너그러운 마
음을 그대로 받아들여 영란이와 한 이불 속에서 자기로 하였다.
바로 옆방에 장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언니가 자게 된 것이다.
잠자리에 든지 얼마 후, 그가 그녀의 유방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하자, 그녀가
이를 제지하며, 귀에 가까이 입을 갖다 대고 속삭였다.
"그러지 말아요, 언니가 알게 돼요. 오늘밤은 그대로 자요."
"그렇지만 언니는 모든 걸 다 알고 있지 않아.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같이
자도록 이부자리를 깔아 주셨고."
"그렇지만 부끄러워요. 우리 사이를 들어서 알고 있는 것과 실지로 목소리를
듣는 것 하고는 달라요."
그것은 사실이었다. 영란이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순간에 지르는 소리는 상당
히 높고 또한 길었으므로, 언니가 자지 않고 있다면 분명히 들릴 게 틀림없었
다.
"알았어, 그럼 이대로 잘께."
유방을 애무하면서도 그는 충분히 잠들 수가 있었다. 그런 일은 이에 여러
범 있었던 일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옆방에 언니가 자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자극이 되어 흥분
했는지, 그녀의 손이 홍군의 육체를 더듬어 왔다.
그가 한동안 그녀의 유방을 애무한 결과였다. 이것은 평상시의 버릇이기도
하였다.
그의 불기둥 역시도 옆방에 아름답고 젊은 언니가 자고 있다는 사실에 자극이
되어 최대한으로 발기돼 있었다.
잘록한 개미허리에, 공주를 연상케 하는 갸름한 얼굴, 그러면서도 앞쪽이 깊
게 터진 블라우스를 입고, 가끔씩 상체를 숙일 때 눈앞에 드러나는 두 유방 사
이의 깊은 계곡 등을 눈 앞에 그리면서 그는 영란이의 유방을 애무하고 있었다.
영란이의 유방도 결코 작은 편이 아니고 동그란 공기를 엎어 놓은 것처럼 아
름답고 또한 팽팽했지만, 언니의 유방 또한 그녀에 못지 않을 것 같았다.
집에서는 브레저를 하지 않는지 엷은 속옷과 블라우스를 통해, 젖꼭지의 모습
과 함께 유방이 불룩하게 솟아 있는 것을 그는 눈으로 확인했던 것이다.
얼마 동안 그녀의 유방을 애무하던 그의 손이 하복부 쪽으로 더듬어 내려갔
다. 그리고는 그녀의 보드라운 중심부에 대한 애무를 시작하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라비아 계곡 윗부분에 돋아나 있는 진주 알에 닿았을 때,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아아!"
하고 쾌감에 저린 소리를 입가에 흘려 냈다.
영란이의 질 속에는 러브 주스가 분출하여 사타구니 사이의 항문 쪽으로 흘러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되어 그들 둘은 당초의 자제심이 무너지면서 육체를 겹쳤다. 그의 불
기둥이 동작을 중지한 상태에서도 그녀의 몸 깊숙한 곳이 맥박치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아아 좋아!"
그녀가 나직이 몸을 비비꼬는 가운데 신음하면서도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허리 동작이 갑자기 격렬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그녀를 위로
부터 짓뭉개기라도 하듯이 씩씩거리며 허리를 움직였다.
"아앗, 조금 더요, 아아 좋아질 것 같아요!"
그녀가 이런 소리를 간헐적으로 지르기 시작하자,
"어때? 기분이 좋은가? 좋지?"
하고 뻔한 결과에 대해 그가 큰 소리로 질문을 하였다.
그러면서 뻔한 대답을 듣기를 즐기는 그였다. 그런 것이 남자의 기쁨일는지
도 모른다. 자신의 물건이 여자를 클라이막스에 이르게 해주었다는 기쁨이요,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 또한 그러한 질문을 해주기를 원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에 대답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응 좋아요, 온몸이 솜사탕처럼 녹아 버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당신은요?"
"내 걱정일랑 말아. 난 자유자재니까. 언제라도 사정할 수가 있어."
이런 말을 주고 받으면서 그들의 젊은 육체는 한층 더 깊고 높게 불타오르는
것이다.
홍군은 더구나 그 날 밤 아름다운 언니에 대한 이상야릇한 동정으로 자신들이
즐기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묘한 심리가 작용했으므로 그들의 성감은 한층 더
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서, 마침내 영란이가 마지막 쾌감의 순간을 맞이하면
서 흐느끼듯 울부짖으며 소리지르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입을 손으로
틀어 막았다.
역시 그 이상으로 뻔뻔스러워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두 사람에 대한 언니의 태도는 전날 밤과 똑같이 다정
하고 상냥했다.
"영란이를 정말로 일생 동안 행복하게 해줘요."
그들 둘은 언니의 이런 말을 듣고 그 집을 떠났다.
그 언니가 말하고 있듯이 두 사람의 고향 방문은 일단 성공을 거둔 셈이며,
그로부터 두 사람의 사이는 두 집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영란이는 그의 연인이라기보다 약혼자라는 것으로 통하게 되었으며 홍
군의 친구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한편 영란이의 기숙사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녀가 외박하는 곳이 약혼자인 홍
군의 아파트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있었다.
또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입주자들도, 그 점을 잘 이해해 주었으며 그녀를 호
기심 어린 눈으로 보지 않았다.
그 후 어느 토요일, 영란이가 그의 아파트를 찾아왔다. 토요일이면 으레 찾
아오게 돼 있었다.
이불 속에서 완전히 발가벗은 몸으로 껴안고 서로의 육체 구석구석을 애무하
면서 그녀가,
"언니한테서 어젯밤에 전화가 있었어요."
하고 느닷없이 말했다.
"내주 토요일에 서울에 온대요."
"그래, 반가운 일인데."
홍군의 뇌리에는 아름답고 싱싱한 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언니는 남편한테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알아?"
"언젠가 그와 비슷한 말을 했어요. 기쁨을 느껴 보지 못했다고요."
"그럼 어떻게 견디지, 너희 언니도 불쌍하구나!"
"남편 그 방면에는 담담할 뿐만 아니라 몸이 약해서 그런가 봐요."
"그럼 큰 일인데......"

영란이는 남자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한편
홍군 쪽에서는 물기를 머금고 있는 그녀의 계곡 전체를 서서히 문지르고 있었
다.
"언니가 무슨 볼일로 상경한다지?"
"뭔가 서울에 볼 일이 있는 모양이에요.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그래서 언제까지 서울에 있겠대?"
"월요일에는 돌아 간데요. 그러니까 이틀 밤을 서울에서 보내는 거죠."
그 후 잠시 대화가 중단되었다.
그녀가 이불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는, 그때까지 손으로 애무했던 것을 이번
에는 입으로 자극해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몸에 정욕의 불이 당겨진 증거였다.
이윽고 그녀가 그의 몸 위로 올라왔다.
"이번에는 내가 위에서 할 께요."
"마음대로 해."
그들은 서로 애무를 다시 시작하였다.
"그래 어디서 묵는데?"
"아무데나 여관에서 묵는다고 했어요."
"올라오시면 한 번 대접을 크게 해야지."
"무리를 할 것까지는 없어요. 그보다 그 날밤 우리가 언니의 집에서 했잖아
요?"
"그랬지."
"다음 날 아침 산보를 나갔다가 놀림을 받았어요. 역시 언니는 다 듣고 있었
던 거예요."
"뭐라고 했어?"
"정력이 강한 모양이라고 하셨어요. 아마 언니는 당신이 여러 차례 한 걸로
알고 있는 모양이에요. 젊으니까 강하다고요."
"화가 나 있지는 않으셨어?"
"그런 기색은 전연 없었어요. 부러워하는 말투였어요. 언니가 당신이 마음
에 들었나 봐요. 어쩌면 언니가 유혹할는지도 몰라요. 유혹한다면 응하겠어
요?"
"글쎄......?"
그녀의 허리 움직임이 급해지기 시작하였다. 위로부터 그의 목을 힘껏 끌어
안고는 엉덩이를 들먹이기 시작하였다. 그도 그와 같은 연인의 몸놀림에 맞추
어 허리를 들먹였다. 그리고는 그녀의 허리를 감아쥔 팔에 힘을 주었다.
그의 가슴 위에서 풍만한 그녀의 유방이 찌그러지면서 요동쳤다.
그녀의 곤두 선 젖꼭지가 그의 가슴을 콕콕 찌르자, 쾌감이 고조되었다.
그들은 동시에 클라이막스를 온몸으로 만끽하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저린
듯한 쾌감이 번져 왔다.
세포 하나 하나까지 후련해졌다.
"아아, 시원해요."
"난 더해."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사랑스러운 듯이 그녀를 보듬어 안고는 상냥스럽게 입
을 맞추었다.

언니가 상경한다는 토요일은, 마친 그가 휴무로 회사를 쉬는 날이었다. 토요
일은 격주로 휴무가 돼 있었다.
그들 둘은 고속 터미널로 언니를 마중하러 나갔다.
언니는 검은 드레스에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시골에서 보았을 때보다
언니의 모습이 더욱 젊게 보였다.
미모의 영화 배우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3호선 전철은 타고 종로 3가에서 내렸다. 일단 여관으로 찾아가 짐을
맡겨 놓고 나왔다.
언니는 서울에서 모 여자 단과대학을 나왔다고 하므로 새삼스럽게 서울을 구
경시켜 줄 필요도 없다.
오후 5시가 된 그런 시각이었다.
아직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
을 때,
"백화점 몇 군데를 돌아보고 쇼핑을 좀 해야겠어요."
그리하여 세 사람은 사람의 홍수를 이루고 있는 종로의 거리를 걸어, 롯데리
아 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을 들렀다. 언니는 몇 가지 액세사리와 남편에게 주
겠다고 가죽 혁대와 넥타이 몇 개를 샀다.
그렇게 해서 7시가 되었을 때, 그는 영란이와 언니를 동반하고, 회사의 일로
가끔씩 들리는 프랑스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요리 값이 그다지 싸지 않았으므
로 그로서는 분발한 셈이었다.
포도주를 곁들여 프랑스 요리를 먹었다. 포도주 몇 잔을 들자 언니의 눈 가
장자리가 약간 붉게 물들었다. 조명 불빛 아래서 보는 언니의 그런 모습이 어
딘지 모르게 색정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입장에서 보면 어디까지나 영란이의 친척이다. 따라서 그런 눈
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한 시간 정도 그 집에서 식사를 하며 포도주를 마신 다음, 이번에는 그가 단
골로 다니는 스낵바로 두 여인을 안내하였다. 영란이도 두어 번 데리고 간 적
이 있는 그런 집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고 있을 때,
"한 번 미스터 홍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구경하고 싶군요."
하고 언니가 말했다.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홍군의 대답이었다.
"좁고 지저분하지만 브랜디와 위스키 정도는 대접해 드릴 수 있습니다."
옆에서 영란이가 장소와 방의 모양을 설명하였다.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성북 전철역 근처에 있었다.
"그럼 오늘밤, 영란이는 그곳에서 묵겠지?"
"예."
"그럼 지금부터 가지 않겠어. 난 시간이 되면 택시를 잡아타고 여관으로 돌
아가면 되니까. 근래 외출한 일이 없으므로 이런 장소에서는 안정이 안돼서 그
래."
"괜찮겠죠?"
"괜찮고 말고, 오히려 환영해 마지 않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그 술집을 나와 세사람은 택시를 잡아타고 홍군의 아파트로 향했다.
어쩌면 언니는 홍군의 일상생활을 알고 싶은 지도 모른다. 혹은 영란이의 어
머니의 부탁을 받았는지도 알 수 없다.
홍군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시간은 10시가 지나 있었다. 그때 홍군은
상당히 취기가 오른 상태였으며 그것은 영란이나 언니도 마찬가지였다.
언니도 모처럼 집을 떠났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권하는 대로 술을 받아 마셨
던 것이다.
도착하자 마자 영란이의 도움을 받아 가며 간단한 술상을 마련하였다.
이렇게 하여 다시 1시간 가량이 지났을 때였다. 영란이의 목소리가 달콤해지
기 시작하였다. 더 취한 증거였다.
"언니, 여기서 자고 가세요. 이제부터 여관으로 돌아가는 것도 큰일이고."
"아냐, 난 돌아갈 테야. 방이 하나뿐인 데 젊은 당신들을 방해하는 것도 나
쁘고."
"아닙니다. 방해될 게 없습니다. 좋으시다면 묵고 가세요. 밤늦게 여자가
혼자서 여관에 들어가면 치한의 습격을 받을 위험성도 있고요."
"당신 별 소릴 다하네!"
영란이의 말이었다. 치한에게 습격을 받는다는 자극적인 말을 했기 때문이
다.
"정말 그렇지 않겠어! 저렇듯 고운 용모를 하고 있는 여자가 혼자서 여관방
에서 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남자든 그런 충동을 느낄 거야."
홍군은 언니를 자기 아파트로 데리고 왔을 때부터 언니가 자고 갈 것을 바라
고 있었다.
언니의 집에서는 장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신들의 육체 교섭의 소리를
들려준 바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방에서 들려주고 보여준다면 훨씬 자극적인 것이라고 생
각한 것이다.
"어떻게 할까?"
언니가 망설이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영란이는 언니와 좀더 잡담을 하고
싶은 눈치이기도 했다.
한편 홍군에게는 야릇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렇지만 끈덕지게 권유하지는 않
았다. 단지 영란이의 제의에 동의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럼 자고 갈까."
마침내 언니가 이렇게 꺾여 졌다.
"그게 좋아요. 언니, 내일도 여기서 묵으세요. 부질없이 여관비 쓸 게 뭐
있어요!"
이렇게 되어 술상을 치운 다음, 4평 남짓한 방에 이불을 폈다.
당연히 홍군이 한쪽 끝에 누웠으며, 그 옆에 영란이 그리고 이쪽 끝에 언니가
자리에 들었다.
영란이가 자신의 네글리제를 언니에게 빌려주고 자신은 팬티에 브레저 차림이
었다.
전등은 취침용의 조그만 불로 바꾸어 놓았다.
언니와 영란이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아침까지 이야기를 나눌 모양이지. 그렇다면 나는 자는 수 밖에...'
그런데 영란이의 손이 그의 몸으로 뻗쳐 왔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놀리며 희
롱하기 시작하였다.
이내 그는 흥분 상태가 돼 버렸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꽉 쥐었다가는 풀기도
하고 손끝으로 귀두 부분을 살금살금 쓰다듬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언니와 대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잠들지 못하게 하는 영란이의 마음속을 알 길이 없었다. 언니는 영란이가 자
신의 물건을 애무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는 잠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으며 욕정으로 불기둥이 맥박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는 영란이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녀는 손톱으로 그의 예민한 부분을
꼬집었다.
"앗......"
그는 하마터면 소리가 튀어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의 욕정은 언니가 가까운 곳에 누워 있다는 사실로 해서 한층 더 강했다.
터키탕의 여자의 손가락 애무보다도 영란이의 애무에 정성이 들어 있었다.
물론 기교 면에서는 따르지 못하지만, 그러한 애무는 그녀가 그를 사랑하고 있
다는 표현이요 증거였다. 다시 말해서 애정과 성의가 들어 있는 애무였다.
홍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동시에 그것도 사랑한다는 표현이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다음 단계로 진입해 주기를 요구하는 애무 같았다.
그렇다면 제 3자인 언니로 하여금 잠들게 해야 할 텐데도 그렇지가 않다. 언
니와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영란이는 어쩌면, 언니의 집에서 장지문 하나 사이에서 육체를 나눈
것처럼 오늘밤 한 방에서 그때의 일을 재현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란이도 이렇게 자기 옆에 다른 여성이 있을 때 여자로서 자신이 불
타 오를 수 있는 점에 묘한 기쁨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라.'
홍군 혼자의 추리였다.
그러자 영란이의 손놀림에 변화가 일어났다. 홍군의 불기둥 전부를 손바닥으
로 거머쥐고는 상하 운동을 시작하였다. 움직임의 폭이 컸다.
언니의 시선에도 그녀의 손놀림으로 해서 이불이 들먹인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게 분명하다.
머리가 좋은 영란이가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오히려 언니가 알게 되어야 좋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어쩌면 알려주기 위
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당신은 지금 자신을 사랑해 줄 남자가 없어서 쓸쓸하겠죠. 그렇지만 내게는
바로 옆에 이렇듯 남자가 누워서 나의 애무를 받고 있어요, 하고 보여주고 싶은
지도 모른다.
그는 눈을 감고 영란이가 애무해 주는 감미로운 감각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
러면서 보다 자극적인 상황이 전개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여전히 두 여자의 대화는 계속되어 갔다.
그런데 갑자기 화제가 묘한 데로 쏠리기 시작하였다.
"언니는 결혼 전에 다른 남자와 연애해 본 적이 있었나요?"
"아냐 없었어. 그이를 빼놓고는 다른 남자의 손 한 번 쥐어 본 적이 없었
어."
"처녀 시절에 예쁘셨으니까 남자들이 줄줄 따라 다니며, 성가시게 굴었을 텐
데요?"
"더러 있기는 했지만, 겁이 나서 늘 자리를 피하곤 했지. 그리고 영란이가
예쁘지 내가 예쁜가?"
"그런데 부군께서는 제대로 사랑해 주시나요?"
"사랑하기는 하지...... 그렇지만......"
"그렇지만 뭐예요, 언젠가 제대로 만족해 본 일이 없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 말 인가요?"
"부끄럽게 별 소릴 다하는 구나.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니?"
"얼굴에 나타나는 걸요 뭐. 언니의 그 예쁜 얼굴이 시원하게 개어 있지를 않
아요. 그것이 육체적으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산 증거예요."
"그럴까?"
"솔직히 실토하세요. 그러면 어떤 방법이 생길 는 지도 몰라요."
"다른 남자를 경험해 보라는 이야기이니?"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저도 사영 씨와 결혼해 버리면 한 남자밖에 경험하지
못하게 되어 좀 섭섭한데요."
"다른 남자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을 것만 같애."
"못할 것도 없지요. 아무런 부담 없이 서로 육체를 만족할 수 있는 상대라면
요?"
"그렇게 이상적인 상대가 어디 있니?"
"찾아보면 없지도 않을 거예요."
듣다 못해 홍군이 대화에 끼어 들었다.
"아니 언니보고 다른 남자를 경험해 보라고 충동하는 거야? 그리고 영란이는
나 하나만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는 모양이지?"
"난 사영씨 한 사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사영씨라 하더라
도 오래 같이 살게 되면 차차 흥미를 잃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런 경우
를 위해서 다른 남자를 몇 명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자의 창녀 성이 바로 그런 점인지도 모른다고 홍군은 생각하였다.
"아무래도 나 하나만 가지고는 부족한 모양이군!"
그가 이렇게 간단한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애무가 다시금 농도 짙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 영란이의 행동이 계기가 되어 그는 그녀의 허벅다리 쪽을 손을 뻗었다.
"여자는 말야."
언니가 말했다.
"남자를 한 사람만 아는 것이 행복한 거예요. 최근의 젊은 아가씨들은 이런
점에서 몇 명이라도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해."
언니는 목만 이불 밖으로 내놓은 채 위를 보고 누워 있었다. 목의 선이 요염
했다.
홍군은 매끄러운 영란이의 허벅다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점차로 위쪽
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나서 급히 그녀의 하초에다 손을 갖다 댔다.
어느 새 그녀는 팬티가 벗겨져 있었다.
'언제 벗은 것일까?'
이불 속으로 들어 와서 벗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이불 속으로 들어
오기 전에 벗은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녀는 당초부터 육체를 나눌 마음으로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녀의 중심부를 애무해 주었다.
"그럼 언니는 어땠어요?"
언니의 얼굴이 움직였다. 그리고는 그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한 언니의
눈이 젖어 있었다. 그것은 남자와 단 둘이 이불 속에 있을 때 남자를 보는 눈
이었다.
홍군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착각이야, 내게 사심이 있으니까 그렇게 보였던 거야. 조심해야지. 어디까
지나 친척이며, 우리들 결혼을 위한 중요한 협력자인데.'
그는 스스로 자신에게 타일렀다.
지금 그는 영란의 애무를 받고 욕망으로 터질 것만 같은 형편에 있었다. 그
리하여 그의 손은 그녀의 계곡 쪽으로 이동해 가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당연히 욕망으로 가득찬 표정과 눈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눈으로 언니를 본 것이다.
따라서 언니야말로 홍군에게 남자를 느꼈을 게 틀림없다. 느끼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런 눈으로 언니를 봤으므로 그가 자신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도
부당한 일은 아니다.
"나는 말야.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한 사람밖에 몰라. 그이 한 사람밖
에..."
"결혼 후에 도요?"
"물론이지."
"그렇다면 행복하시겠네요?"
"그렇지."
언니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렇지만 그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이상한데. 아무래도 대답처럼 행복한 것 같지가 않은데.'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손의 위치를 더 하강시켰다. 영란이가 이를 몸으로
받아들여 약간 다리를 벌렸다.
그의 손이 마침내 그녀의 진주 알을 만졌다. 끝이 뾰족하게 솟아 올라와 있
었다. 그는 마침내 손가락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가 낮게 신음하며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는 그 소리를 속이기 위해 가벼
운 기침을 하면서 그의 불기둥을 꽉 쥐었다.
그는 애무를 계속하였다.
그녀가 비어 있는 다른 손으로 그의 손을 누르며 작게 목을 옆으로 흔들었다.
그곳은 안된다는 신호였다.
가장 민감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소리나 몸의 움직임이 애무에 따
라 언니가 알아차릴 수 있는 반응을 나타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녀의 그와 같은 요청에 따라 일단 손의 움직임을 중단했지만,
'알아차리도록 했으면 싶군. 영란이가 몸을 비틀며 쾌감에 저려 신음하는 것
을 보여주고 싶군.'
이와 같은 속셈이 그에게 있었다.
'난 취했어. 그리고 지나치게 대담해졌어.'
스스로 그런 자신이 반성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반성보다 욕망 쪽의 힘이
더 강했다.
얼마 동안 그는 영란의 요구대로 꽃잎을 부드럽게 애무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그의 것을 강하게 쥐었다. 언니와의 대
화가 중단되며 낮게 신음 소리를 토해 냈다. 거기서 비로소 손으로 그의 손을
눌렀다.
얼굴을 언니 쪽으로 향하며,
"이 사람이 장난을 해요."
하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 손가락을 움직였다.
언니가 상냥한 말로 그녀에게 대꾸하였다.
"그럼 어때? 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당신들은 젊으니까."
"그렇지만."
홍군은 여전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영란이가 소리를 냈다. 그는 그녀의 가
슴에 자신의 가슴을 밀착시키면서,
"먼저 영란이가 저를 자극했어요."
하고 언니를 보고 말했다.
그렇게 되어 언니의 눈과 시선이 부딪쳤다. 언니의 눈은 더욱 윤기를 머금고
있었다.
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제 자겠어요."
언니가 이쪽으로 등을 돌렸다. 검은 머리가 약한 불빛에 빛났다. 홍군은 손
가락의 움직임을 중단하고 영란이의 귀에 입을 갖다 댔다.
"어떻게 할까?"
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알았어."
홍군은 그녀의 몸에서 손을 뗐다. 그녀도 홍군의 몸에서 손을 뗐다.
홍군은 다시금 위를 보고 누웠으며 여기까지가 한도라고 생각하였다.
"언니."
영란이가 언니를 불렀다.
"이제 괜찮아요. 이쪽을 보세요."
언니가 움직였다.
"어째서?"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어마, 나를 신경 쓰지 말라니까."
"그렇지만 부끄러워요."
"이제 새삼 무슨 소리야?"
'영란이가 연기를 하는 모양인데.'
홍군은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금 손을 영란이 쪽을 뻗었다.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조금 전보다도 훨씬 러브 주스로 젖어 있었다. 러브 주
스가 넘쳐 흐를 정도의 상태였다.
"너희들, 임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고 있지?"
"물론 예방하고 있어요."
영란이가 대답했으며, 홍군이 보충하였다.
"그런 점에서 영란이는 대단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있죠?"
홍군이 상체를 위로 빼어 책상 서랍을 열었다.
말롤 설명하기 보다 실물을 보여 주는 것이 자극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자를 꺼내 놓았다. 절반 정도 사용한 나머지가 그 안에 있었다.
"이것을 쓰고 있어요."
"부끄럽게, 어떻게 그걸?"
영란이가 말했지만 강한 항변은 아니었다. 언니가 엎드려 누운 자세로 되었
다.
상자를 손에 들고 바라 보았다. 하얀 팔이 드러났으며 가락지가 빛나고 있었
다.
"이것 콘돔?"
"그래요."
"누가 사 오는 거지?"
"제가 사옵니다. 준비해 두지 않으면 안됩니다. 어떻든 대단히 조심스러우
니까요. 물론 조심해야겠습니다만."
언니가 상자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난 처음 보는데."
"설마."
"아냐 정말야. 써 본 일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본 일은 있겠죠?"
"본 일도 없어."
상자 안에서 포장이 된 1개를 꺼내어 손가락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돼 있죠?"
"보시겠어요?"
"그래요."
홍군이 손을 뻗었다. 영란의 다리 위에 자신의 다리를 올려놓고는 언니한테
서 상자를 받아 들어 포장된 한 개를 찢었다.
"이런 식으로 말려 있어요. 이것을 씌우는 겁니다."
'현대 여성으로 이것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처녀로 결혼하여 예방
할 필요성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도 아니지.'
"처음이에요."
언니가 그것을 지켜 보았다. 아무래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정말로 써 본 적이 없으셨어요?"
"정말이라니까,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결혼한 그날 밤부터 아기
를 갖고 싶어 했으니까."
홍군이 말려 있는 고무를 펴기 시작하였다. 언니의 앞에서 그렇게 했으므로
자연적으로 위를 향해 누워 있는 영란이와 겹쳐진 자세가 되었다.
끝까지 펴자 길다란 통모양이 되었다. 엷은 핑크 빛깔이었으며 모로 작은 선
이 들어 있다.
"상당히 깊죠?"
"그렇네요."
이렇게 대답하는 언니의 목소리가 약간 쉰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이걸 씌우면 감각이 다르지 않을까?"
"그건 어쩔 수 없지요. 그래서 도중에 끼웁니다."
이때 영란이가 한 마디 하였다.
"도중에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요. 남자의 그것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어서요. 그렇지만 그 점에는 타협해 주고 있어요."
언니가 이때 한숨을 쉬었다.
"당신들 빨리 결혼토록 해요. 결혼하면 이 같은 것 필요 없을 테니까."
"그렇지만 결혼해도 당분간은 어린애를 갖지 않겠다니까요?"
홍군의 이와 같은 설명 다음에 영란이가 한 마디 물었다.
"그러나 언니는 어째서 아기가 없는 거죠?"
"두 사람 다 의사한테 갔었어요. 그런데 내게는 나쁜 점이 없었어요."
"......"
"그이가 좋지 않았어요."
"어떻게 좋지 않았는지요?"
"정자가 있기는 하지만 그 수가 적은 데다가 활동이 대단히 둔한 모양이에요.
그래서 자궁에 도달할 힘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럼 인공 임신하면 돼요. 남편의 정액을 체취 해서 직접 자궁에 넣는 거
죠."
"그이가 그것을 싫어해요."
"그렇지만 정자가 살아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가능성이 전연 없는 게 아니
겠죠."
"그래요. 가능성은 있어. 그렇지만 이 상태로는 아마 불가능 할 거예요."
"......"
"그래서 바람을 피워 볼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다른 남자의 아기를 갖고 싶다는 이야기 인가요?"
"그게 아니라, 임신한 다음 중절하는 거지."
"......"
"그럼 이내 다시 임신이 된다고 해요. 중절한 다음에는 이상하게도 임신하기
쉽다는 군."
"그래요?"
"길이 통하는 모양야. 그래서 누군가 다른 남자하고 해서 임신하여 중절해
버리면 좋지 않을까 하고 가끔씩 생각했지."
"남편이 그런 바람을 용서할까요?"
"물론 용서하지 않지."
"그러니까 곤란하지 뭐예요. 그리고 기다리던 임신이었는데 중절 같은 걸 하
면?"
"유산한 것으로 하면 돼지?"
"......"
"물론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야. 가끔씩 나혼자서 퍼뜩 그런 생각을 해볼
뿐..."
"그럼 언니는 만약 그런 남성이 나타나, 상대방을 신용할 수 있다면 그런 모
험도 해보실 생각 인가요?"
"물론 그런 남성도 없으려니와, 내겐 그럴 만한 용기가 없어. 단지 공상 세
계의 일일 뿐..."
'어쩌면 언니가 바람 피우는 상대로 내가 되어 주기를 원하는 게 아닐까?'
하고 홍군이 생각했다.
이와 동시에 반사적으로,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해 오면 어떻게 할까?'
하고 자문해 보았다.
당연히 그는 언니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있다. 영란이 몰래 언니를 안아 볼
수 없을까 하고, 처음 만났을 때에 이미 욕망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지 어렵게 온 기회이고 보니 나는 놓치지 않을 거야.'
문제는 영란이에게 있었다. 그녀가 쉽게 허락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언니로서는 영란이의 연인인 홍군이고 보면 여러 가지 뒤탈은 없다. 병에 걸
릴 염려도 없고 비밀도 유지될 수 있다. 조건은 갖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영
란이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적당한 남자를 찾아내어 소개해 드릴까요?"
홍군이 뻔뻔스럽게 이런 제의를 하였다.
그러자 영란이가 되물었다.
"그런 사람이 있나요?"
"아냐, 현재로는 없어. 그렇지만 찾아보면 없지도 않을 거야."
홍군과 영란이는 다시금 서로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마음도 잘 모르는 사람하고는, 임시라고 해도
난 싫어. 이제 그런 생각일랑 잊어 버려요!"
언니가 정색을 하고 부정하였다. 정색을 하고 부정하는 것이 오히려, 언니에
게는 그런 바램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홍군의 손가락이 재차 영란이의 민감한 부분에 닿았다. 살그머니 그리고 천
천히 쓰다듬었다. 그녀가 허리를 서서히 움직이며 낮게 신음 소리를 토해 냈
다.
이미 언니는 그들이 육체를 나누어도 좋다고 하였다.
그가 그녀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할까?"
영란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는 것은 해도 좋다는 긍정의 표시이다. 홍군이 몸을 일으켰다.
위를 보고 누워 있는 언니의 눈과 마주쳤다.
언니도 작게 머리를 끄덕인 다음, 홍군이 다음 행동에 들어가기 쉽도록 눈을
감았다.
홍군이 영란이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실었다.
영란이가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의 몸 속으로 그의 육봉을 유도했다.
영란이도 몸이 훨훨 타올라 제동할 수가 없는 것 같았다.
홍군은 뜨거운 늪의 입구를 느꼈다. 거기서 일단 행동을 중단하여 그녀의 입
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언니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영란이의 몸위에 있는 홍군의 눈이 바로
옆에 누워 있는 언니의 모습을 지켜 봤다.
언니가 눈만 뜨면 홍군의 그런 모습이 이내 눈에 비칠 것이다.
'언니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아무래도 한참 전부터 젊은 우
리들이 서로 애무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흥분이 되어 사랑의 샘이 넘쳐
흐르고 있겠지.'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즉 언니의 몸을 만져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큰 일이다. 언니가 그에 대해 불신
의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홍군은 그러한 유혹의 마음을 물리쳤다.
그리하여 그는 영란이의 몸과 결합된 채 조용히 움직였다.
그렇지만 언니는 알고 있을 것이다. 공기의 움직임만으로도 즉각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모르는 체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허나 격렬하게 움직이면 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영란이도 조심스럽지만 그의 몸놀림에 응답하기 시작하였다.
남자를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으며 얼굴을 비틀어 남자의 귀에 자신의 입을
갖다 댔다.
"아아......아앙......"
그녀는 쾌감을 낮게 표현하였다.
아마 그녀는 상승 기류에 오른 것 같았다.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이제부터의
그녀의 변화하는 몸동작이나 지르는 소리를 잘 알고 있다.
그가 언니의 동태를 살폈다. 자신들의 움직임이 언니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홍군은 몸이 저려 오는 쾌감을 영란이의 귀에다가 나직이 호소하였
다. 영란이의 것보다 괴로운 듯한 표현이었다. 이런 호소가 영란이를 한층 더
자극시켜 쾌감을 높여 주었다.
영란이가 갑자기 광란하듯이 신음 소리와 함께 몸을 뒤틀기 시작하였다.
영란이가 흐느끼듯 울부짖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홍군으로 하여금 크게 움
직여 줄 것을 몸으로 요구해 왔다.
여태까지는 언니를 생각하고 조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급기야 그러한 조심성
이 무너지고 말았다. 육체에 엄습해 오는 쾌감이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
이다.
그녀는 한층 더 높은 할딱임 속에서 괴로운 신음 소리를 토해 내며, 그의 허
리를 감았던 팔에는 힘이 가해졌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물러 설 수 없는 극한
상황에 놓여 버린 것이다.
홍군도 언니의 귀를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행위로서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전개하면서도 심리적으로는 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영란이가 클라이막스에 도달해 경련과 흐느낌이 뒤섞인 절규를 한동안
계속하였다.
그러면서도 언니를 의식하여 부끄러웠던지 억누른 목소리를 간간이 토해 냈
다.
홍군은 아직 쾌감에 이르지 않고 있었다. 사납게 꿈틀대던 그녀가 조용해졌
지만 질 깊숙한 곳의 보드라운 살은 아직도 수축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녀의
호흡이 떨고 있었다. 떨면서도 호흡을 다스리려 하고 있다.
홍군이 살그머니 언니 쪽을 쳐다봤다. 언니의 얼굴도 붉게 상기돼 있었다.
언니가 눈을 뜨며 이쪽을 봤다. 충혈된 눈이었다. 그리고 색정으로 넘쳐 있었
다. 입이 움직이더니 이런 말을 하였다.
"당신은 아직이죠?"
"예."
홍군이 끄덕였다. 일단 몸을 풀었다가 다시금 즐기든지, 아니면 삽입한 채
그대로 있다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여 그녀를 상승 기류로 유도하는가는, 그
때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이제부터입니다. 눈 앞에서 죄송합니다."
"아녜요. 서로 사이좋게 즐기는 것을 들으면 내 마음까지 기뻐져요."
이렇게 말하는 언니의 목소리가 다소 쉰 것 같았다.
언니의 몸이 이쪽으로 향해지며 손을 밖으로 내밀어 콘돔을 손에 쥐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이걸 사용하겠죠?"
"그렇습니다."
비밀스런 이야기를 그들은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이한
느낌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홍군이나 언니가 다 같이 일종의 술취한 것처럼
뭣엔가 취한 상태에 있는 모양이었다.
영란의 몸의 경련이 점차 멀어져 갔다.
언니가 그들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이것 아직 안 씌워도 되나?"
"아직 괜찮습니다."
"그럼 언제?"
"마지막 순간 때입니다."
홍군이 오른손을 뻗어 언니가 들고 있는 콘돔을 받으려고 하였다.
그 직전에 홍군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의 손이 언니가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벗어나 그녀의 어깨 위로 내려갔다.
그리하여 언니의 어깨를 끌어안는 형태가 되었다.
언니는 거절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영란이가 말했다.
"언니, 미안해요."
언니의 면전에서 쾌감을 호소했으며 아직도 결합된 채 있는 사실에 대해 사과
를 한 것이다.
"좋아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언니가 깊이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대단히 부럽군."
"어째서요. 언니도 집에 돌아가시면 그분이 계시지 않아요!"
영란이는 언니의 반대쪽을 향하고 있다. 게다가 홍군의 얼굴이 영란이와 언
니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그러므로 영란이는 언니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
다.
"그야 그렇지만."
하면서 몸을 움츠렸다. 그런데 피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들 쪽으로 접근해
왔다.

홍군의 손이 언니의 유방을 네글리제 위로부터 눌렀다.
그러자 언니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떼어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단지 쥐었을 뿐이다.
아이를 낳은 일이 없는 언니의 유방은 팽팽하였다. 영란이의 것과 똑같을 정
도로 탱탱했으며 또한 탄력이 있었다. 그는 서서히 주물렀다.
언니가 목을 흔들었다.
'그러면 못써.'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말로는 하지 않았다. 영란이에게 알
리지 않으려고 해서다.
그는 영란이의 몸을 꽉 누르며 강하게 움직였다.
그때, 영란이가,
"기다려 줘요."
하고 말하며 그의 몸을 꽉 껴안았다.
그는 행동을 중단시켰다. 언니의 유방에 대한 애무도 중단했다.
"왜 그러지?"
"약간 무거워요."
그의 오른 손이 언니의 유방 위에서 놀고 있기 때문이다. 조심은 했지만 역
시 영란이 쪽으로 체중이 지나치게 가해진 것 같다.
그는 왼쪽 팔굽을 세워 무릎의 위치를 조정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영란이
를 좀더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언니!"
영란이가 불렀다.
"왜 그래?"
"화가 나시지 않았어요?"
"화는 내가 왜 화를..."
"그렇지만."
영란이는 말을 다하지 못했다. 역시 언니가 옆에 있다는 것이 자극은 되면서
도 그렇듯 상대방으로 하여금 분명히 느끼게 하여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
다.
"조금 쉴까?"
홍군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가 끄덕이자, 그녀의 몸 위에서 떨어져 나가 위를 보고 누웠다.
"아니, 왜 그러지?"
언니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미스터 홍은 아직 끝내지 않은 것 아닌 가요?"
"아니, 괜찮습니다. 그보다 한 잠 자고 싶어요."
"그대로 잠들 수 있을까?"
"이 이는 잘 수 있어요."
홍군은 영란이와 언니의 사이에 누워 있었다. 어쩌다 보니 자연적으로 그렇
게 돼 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홍군이 계산한 행위였다.
영란이는 홍군 쪽을 보면서 그의 물건은 꽉 쥔 채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도중에 잠들어 버릴 때가 있어요. 술에 많이 취하곤 하면..."
"어마..."
"그런 땐 살그머니 몸을 떼내게 하여 잠자도록 하지요. 한 잠 잔 후가 오히
려 기운이 나니까요."
"오늘밤도 이젠 자겠어."
"그렇게 해요. 저도 졸음이 와요."
홍군은 눈을 감았다. 손은 언니의 몸쪽으로 뻗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언니!"
"왜 그래."
영란이가 그의 민감한 부분을 살금살금 쓰다듬으면서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방금 전 이야기 농담이시겠죠."
"그렇지. 농담이야."
"그렇지만 신용할 수 있는 남자가 있으면 시험해 보시겠어요?"
"신용할 수 있는 남자가 어디 그렇게 있겠나."
홍군은 잠을 청하면서 두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를 중간에 놓아두
고 주고 받는 대화였다.
"제게 그럴 만한 남자가 생각나요."
홍군이 잠들려다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런 남자가 어디 있어?"
"그건 지금 말할 수 없어요."
"영란이 하고도 관계가 있는 남자가 아닌가?"
"하기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남자죠."
"그 놈이 어떤 놈이야?"
홍군이 자기도 모르게 질투하며 큰 소리로 물었다.
"그건 비밀...!"
"그런 이야긴 그만 해요. 난 역시 두려워서 그 짓은 못할 테니까."
"겁쟁이 시네요!"
"그래 난 겁쟁이야."
"하룻밤 정도는 괜찮을 텐데요?"
여기서 홍군이 그들 사이에 끼어 들었다.
"그렇다면 영란이도 하룻밤 정도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냐?"
"설마, 제가 어떻게?"
그녀가 이런 말을 하며 그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저는 당신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게다가 그럴 필요도 없어요. 그
렇지만 언니의 경우는 필요하겠죠. 만족도 제대로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
기도 필요하니까요..."
"그야 그렇지만 상대방이 언니한테 홀딱 빠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
"그건 이쪽 정체만 밝히지 않으면 돼요. 그보다 당신이 짚이는 그런 남자가
있다는 말투였는데..."
"......"
"당신 자신이 그런 상대가 되고 싶은 게 아녜요?"
"아냐, 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어."
"알 수 없는데요."
영란이가 몸을 일으켜 언니 쪽을 보고 말했다.
"언니, 아무래도 이 이가 그런 생각이 있는 모양이에요. 이 이라면 어떻겠어
요?"
"천만의 말씀."
언니가 고개를 저었다.
"영란이의 소중한 미래의 남편 감이 아니냐고. 난 그런 좋지 못한 기분이 될
수 없어요."
그러나 영란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언니의 표정을 세심히 살펴 보았다.

"난 당신의 속셈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 솔직하게 말해 봐요."
"영란이가 우선 허락하지 않을 게 아냐?"
"그렇다면, 제가 좋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예요."
"그때는 그때지."
"본심을 솔직하게 말해 보라고 하잖았어요?"
"어떻든 영란이가 싫어하거나 화나게 하는 일은 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내가 화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묻고 있는 거예요."
"으응 글쎄."
홍군은 눈을 감았다.
"그때는 그때 가서 생각하겠어요. 언니는 젊고 매력적이며, 그런 언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영광이야. 그렇지만 비록 영란이가 좋다고 해도, 언니가
허락하시지 않을 거야."
"얍싸한 대답이군요."
"이제 밤이 너무 깊어졌으니, 그 이야기는 다시 하기로 하고 우선 자도록 하
지."
언니의 말이었다.
세 사람은 눈을 감았다. 영란이는 잠에 빠져 들면서도 홍군을 애무하고 있었
지만 이윽고 잠이 들자 애무도 중단이 되었다.
그녀에게서 잠이 든 고른 숨소리가 들려 왔다.
그렇지만 홍군은 아직 잠이 들어 있지 않았다.
그는 옆에 누워 있는 언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언니도 아직 잠들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조금 전 유방을 애무해 줬을 때 뿌리치지 않았는데.'
조금은 아까처럼 애무해 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언니 쪽으로 왼손을 뻗었다. 조용히 뻗은 그의 손이 이윽고 언니의
허리에 닿았다. 그는 쓰다듬었다.
언니는 잠자코 있었다.
쓰다듬으면서 점차로 강하게 애무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손은 그녀의 허벅다
리 위에 있었다. 그는 다시금 더 손을 뻗었다.
그러자 언니의 손이 움직이며 그의 손등을 꼭 쥐었다. 그러면서 살그머니 밀
어 놓았다. 그리고는 쥐었던 손을 놓으려고 하였다.
홍군은 반대로 언니의 손을 꽉 쥐었다.
언니는 뿌리치지 않았다.
결국 서로 상대방의 손을 쥐는 형세가 돼 버렸다.
이윽고 그는 언니의 손을 쥔 채 그녀의 허벅다리 위로 손을 이동시켰다.
그때 영란이가 몸을 꿈틀대며 뭐라고 잠꼬대를 하였다. 완전히 잠에 떨어져
있는 증거였다.
영란이의 손이 그의 몸에서 떨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군이 언니의 손을 자신의 몸으로 유도하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잡아 당겼다.
언니는 반항하지 않고 팔을 오히려 뻗었다. 이렇게 해서 언니의 손이 그의
허벅다리 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는 언니의 손등으로 자신의 허벅다리 안쪽
을 비비게 하였다.
그녀는 손의 힘을 빼고 그가 하는 대로 내맡겨 두었다.
잠자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린 소녀가 아닌 그녀로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손을 뽑지 않는 것은 그의 의도를 환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는 그녀의 손을 다시 당겼다. 언니의 손끝이 그의 중심부에 살짝 닿았다.
그러자 비로소 언니의 손에 의지가 작용하여 약간 당겼다.
그는 어거지를 부리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크게 후퇴시
켰다.
'만져 보고 싶은 것은 분명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윤리적인 사고가 아직도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그녀는 가부를 결정하지 못
하고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홍군이 언니 쪽을 보고 말했다.
"주무셨읍니까?"
"으응."
언니가 낮게 대답하였다.
"전 졸음이 오지를 않아요."
"그래도 자야지."
언니의 손이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그에게 등을 돌리고 모로 누웠
다.
'하는 수 없군.'
여기서 끈덕지게 굴게 되면 싫어하게 될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나도 자야겠구나. 어차피 이런 상황에서는 행위를 완성시킬 수는 없으니.'
그 날 밤 그는 그녀의 바로 옆에서 육체를 나누었으며, 언니 자신이 그와 즐
기려고 하는 기미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는 이렇게 신한테 타일렀다.
'서둘러서는 안된다.'

그가 잠을 깼을 때 창밖은 밝아져 있었다. 양 옆의 두 여자도 아직 자고 있
었다.
그도 조금 더 자기로 하였다.
두 번째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 햇빛이 창을 통해 찬란히 들어 오고 있었
다. 옆에서 잤던 두 여자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
'결국 어젯밤 나는 사정하지 못했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다. 영란이와 단 둘이서 라면 오전 중은 내내 이불 속에
서 같이 지내도 된다. 그렇지만 언니가 있으니까 그럴 수는 없다.
"언니하고 같이 여관으로 가서 짐을 찾아 오겠어요. 묵지도 않으면서 숙박료
만 낸다는 건 손해니까요. 언니는 영화 구경 하나 하시고 돌아올 것이며, 저는
짐을 가지고 곧바로 돌아올 거예요."
"그렇게 해요. 난 하루 종일 여기 있을 테니까."
"영화 구경을 한 다음 시내 어디서 만났으면 좋겠는데. 어젯밤에 대접을 받
았으니까, 오늘은 내가 보답을 해야지."
"그런데 신경을 쓰지 마세요. 안 그러셔도 돼요."
"아냐, 내 마음이 편치 않아. 난 시내를 잘 모르니까 당신들이 안내 좀 하라
고."
결국 언니의 제의를 따라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그러는 사이에 영란이는 조반상을 마련하여 가지고 들어왔다. 그런 때의 영
란이는 연인이라기 보다 주부처럼 행동하였다.
두 여자가 나간 것은 10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그는 이불 속에 누운 채 눈을
감았다.
오늘 밤도 간밤의 연장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잠을 좀 자두는 것이 좋다.
한잠 자고 나서 눈을 떴다. 소변이 마려서였다. 그때 영란이가 언니의 짐을
가지고 돌아왔다. 오후 1시쯤 된 시간이었다.
그녀가 그의 머리 맡에 앉아 들여다 보며,
"이봐요, 당신은 역시 언니하고 하고 싶었죠?"
"글쎄......"
"글쎄는 뭐가 글쎄 예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럼 그럴까?"
"언니는 대단히 욕구불만이에요. 그래서 불쌍한 생각이 들어요. 저러다가는
서울에 온 김에 길 가는 남성을 붙잡고 바람을 피울는지도 몰라요."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단 말도 있잖아요?"
"글쎄......?"
"마음먹고 당신을 빌려 줄까?"
그녀가 이런 말을 하며 그의 얼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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