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원 - 단편

아침에 일어나니 아무도 없었다. 엄마는 일찌감치 일을 나간 모양이었다. 아버지는 어차피 어제 오늘 24시간 근무니까 오후에나 들어오실꺼다.

눅찐거리는 이불을 발로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신문지로 덮어놓은 밥상을 들어다 안방에 놓는다. TV를 틀어 뉴스 채널에 맞춰놓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식어있지만 따로 일어나 데우기도 귀찮았다.

".....이에 정부는 실업대책에 보다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실질적인 실업률 감소를 위해...."
"지랄하고 자빠졌네. 에휴."

리모콘을 들어 채널을 돌린다. 지난 주에 했던 예능프로그램을 재방하는 채널이 있기에 거기에서 스톱한다. 멀쩡하게 생긴 것들이 시시덕거리는 광경을 보면서 히죽히즉 따라웃었다. 그러는 사이, 밥을 다 먹었다. 빈 그릇을 가져다 싱크대에 담궈놓고 물을 끓였다. 커피 한 잔을 마셔야 머리가 좀 맑아질 것 같다. 작은 주전자가 보글보글 끓는 동안 부엌을 둘러 보는데 냉장고 앞에 작은 메모지가 붙어있는게 보였다.

[오늘 오전에 정수기 아줌마 오니까 문 열어주고 나가.]

엄마의 글씨다. 이내 물이 다 끓어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휘파람 소리처럼 빽빽거리는 소리가 요란해지기 전에 주전자 앞으로 돌아왔다. 가스불을 끄고 컵 하나에 믹스 커피 한 봉을 털어넣는다. 물을 붓자 인스턴트 커피의 향이 확 오른다.

거실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하나. 지난번 지원서를 넣은 회사로부터는 가타부타 연락이 없다. 안 쓸거면 안 쓸거라고 빨리 연락이나 해주든가, 그게 아니라면 빨리 뽑아주든가. 혼자 성질을 내보지만 그래봤자 소용없다는 거,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할 일이 없다고 집에만 있으면 또 엄마의 눈초리와 잔소리를 견뎌내야만 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어디든 나가서 쏘다니는 게 편했다. 지갑을 열어 지폐를 세어본다. 천원 짜리 다섯 장과 만원 짜리 한 장. 이거면 오늘 하루를 어떤 식으로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러다 엄마의 메모가 떠올랐다. 에휴. 일단 필터 교체나 받고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안방으로 돌아가 TV를 켰다.

띵동- 띵동-

CSI 수사팀의 반장님이 범인을 지목하려 하는 찰나에 현관벨 소리가 들렸다. 귀찮았지만 일단 일어났다.

"계십니까?"
"네, 나갑니다."

아까 미리 바지와 셔츠를 입어 두었다. 아줌마 앞에서 팬티 차림은 곤란하니까. 현관에 나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어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자가 두 명 있었다. 정수기 아줌마는 대개 혼자 오지 않던가? 엉겁결에 고개 숙여 마주 인사하니 두 사람은 현관으로 쑥 들어왔다. 한 명은 30대 후반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였고 다른 한 명은 이제 갓 스물이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어린 여자애였다. 두 사람 다 검은 색으로 된 H라인 정장 슈트를 입고 있었다. 일종의 유니폼처럼 보였다.

"저희는 그린자쿠 주식회사에서 나온 방문판매원입니다. 여기 명함 받으시겠어요?"
"네에? 방문...판매요?"

나이 많은 여자가 명함을 내밀길래 받아보았다. 거기에는 녹색으로 된 이상한 로보트 사진이 로고로 박혀 있었다. 회사명은 그린자쿠 주식회사. 여자의 이름은 김정란이었다.

"세은 씨? 세은 씨도 어서 인사를..."

김정란이 옆에 있는 아가씨를 쿡 찌르자 그녀도 황급히 명함을 꺼내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수습판매원 양세은입니다. 잘 ... 부탁드립니다."
"아, 예."

같은 종류의 명함을 받았다. 세은의 명함을 들여다 보고 있는 동안 정란의 말이 빠르게 이어졌다.

"저희는 친환경녹색자연을 표방하고 있는 건전한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의 안녕과 국가경제의 미래를 책임지는 제품만을 개발, 생산하고 있는 유망업체입니다. 다만 판로가 협소하고 시장이 작아 대기업물류가 장악하고 있는 유통라인에 끼지 못하고 이렇게 부득이하게 방문판매를 통하여 소비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있답니다. 저희 제품을 단 한번이라도 사용해 본 분들은 다들 하나같이 또 찾아주시고 입소문을 내주셔서 지난 해에만 해도 연 매출 10억원을 달성하였구요, 이에 저희는 보다 질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면서 사세를 확장시켜...."
"자, 잠깐만요."

내버려두었다가는 일장연설을 할 판이다. 게다가 말의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보험 광고에 끝부분에 나오는 안내문 읽기 속도의 두 배는 되어보였다.

"저는 별로 생각이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나가주세요."
"고객님! 저희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한번이라도 들어보시면 생각이 달라지...."
"생각이고 뭐고요, 전 지금 돈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후불제도 가능합니다! 분납도 가능하구요, 무엇보다 제품을 받아보시고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그대로 반납하실 수도 있어요!"

정란을 밀어내보려고 하였지만 그녀는 막무가내로 버텼다.

"세은 씨! 세은 씨도 어서!"

그러자 옆에서 얼굴이 빨개져 있던 세은이라는 여자도 거들기 시작한다. 제품이 어쩌고 저쩌고, 발기가 어쩌고 저쩌고.... 뭐? 발기?

"....자..잠깐만요. 방금 뭐라고 했나요?"
"저희 제품은요... 무엇보다도 발기부전에 효과가 있어서 원만한 부부생활에도..."

귀엽게 생긴 여자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발기" 어쩌고 하는 건, 흐음...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었다.

"그린자쿠라고 했나요? 여긴 대체 뭘 파는 회사죠?"

내가 관심을 보인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김정란은 득달같이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 내게 내밀었다. 한장짜리 카탈로그였다. 거기에는 이런 목록이 있었다.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100% 국내토종산 비아그라 - 발기천 환약』
『느낌 좋아, 감촉 좋아. 순수 그대로의 러브젤 - 끈젤끈젤』
『더 이상의 자위는 없다. 진정한 오나홀 - 깊고 깊은 구멍』

그외에는 보기만 해도 어질어질한 항목들이 쭈욱 나열되어 있었다. 황당했지만, 좀 웃겼다.

"그러니까... 그린자쿠라는 회사가 파는 물건이... 성인용품인가요?"
"아니요."

정란은 엄숙한 태도로 답했다.

"여기 써있는 걸로 봐서는 그런 거 같은데요?"
"저희는 단순한 성인용품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인간 근원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린자쿠는 그걸 모토로 하고 있죠."
"아, 예... 그러세요?"

흥미가 생긴 나는 그들을 들어오게 했다. 어차피 정수기 아줌마가 올 때까지 집에 있어야 하니 심심하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세은이라는 여자의 얼굴이 무척 끌렸기 때문이다. 작고 동글동글한 얼굴에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다가 이런 일이 익숙하지 않은지 뻣뻣하게 구는 모습이 퍽 재미났다.

"커피라도 한 잔 드릴까요?"
"어머, 그렇게까지 해주시면 저희야 감사하죠."

물을 끓이며 생각했다. 이야기나 좀 들어본 다음 정수기 아줌마 오면 나가라고 하면 될 것 같았다. 커피 세 잔을 끓여가지고 거실 소파로 돌아갔다. 긴 쪽에는 둘이 나란히 앉았고 아빠 자리에는 내가 앉았다. 그들은 테이블에 이미 각종 카탈로그와 몇 가지 제품을 꺼내놓은 후다. 커피를 한 잔씩 준 후 그 중에서 눈에 띄는 물건을 하나 집어들었다.

"이건 뭔가요?"

딱 보기에 그저 두루마리 휴지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가운데는 뚫려있었고 겉에는 휴지가 감겨있다.

"네, 그건 저희의 최신작품이자 야심작인 한큐에오케이라는 제품입니다. 오나홀 제품 라인업 중에서 가장 최근 꺼죠."
"오나홀이요?"

내게서 물건을 받아간 정란은 그것을 한 손에 쥐더니 다른 손의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제품을 손에 들고 엄지를 넣다뺐다 하는 동작을 취했다. 대충 짐작은 갔지만 애써 모르는 척 했다.

"그게 뭔데요?"
"어머, 고객님. 모르는 척 하시기는. 나이도 있고 하시니까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하실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뭘요."

정란은 입을 가리고 쿡쿡 웃더니 옆에 있는 세은을 쿡 찔렀다. 묵묵히 있던 세은을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그러니까.. 성인 남성의 70%는 일주일에 5회 이상, 80%는 1회 이상 한다는 마스터베..."
"네? 그게 뭔데요?"

거듭 물어보자 세은의 얼굴이 완전히 새빨개졌다. 그녀는 두 눈을 꼭 감고 외쳤다.

"딸딸이요!!"

배를 잡고 웃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겨우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참는다.

"아... 이거 가지고 그걸 하는 거라구요?"

제품을 다시 받아들고 면밀히 살핀다. 안쪽의 구멍은 단순히 뚫려있는 게 아니라 우툴두툴한 굴곡이 나 있었고 무언가 말캉한 재질로 되어있었다. 손을 넣어 만져보니 느낌이 묘했다. 정란은 치약처럼 된 물건 하나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옵션으로 이 러브젤과 병행하시면 정말이지, 최상의 감촉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사용자분들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최상의 감촉이요?"
"네. 정말 끝내준다고 하네요."
"끝내준다는 건.... 좋다는 건가요?"
"네?"
"아니, 내 말은... 끝내준다는 건 이게 정말 진짜 여자랑 하는 것 같은, 그런 감촉을 제공해주냐 이거죠."

그러자 정란은 손뼉을 치며 맞장구쳤다.

"그럼요! 물론입니다! 사실 어지간한 여자보다도 더 맛이 좋다는 분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나는 제품을 도로 내려놓았다. 큰 관심을 보이던 내가 그러하자 정란은 조금 당황한 듯 했다.

"아니, 고객님... 디자인이 별로 마음에 안 드세요?"
"아뇨. 그게 아니라..."

나는 두 여자를 스윽 둘러보고 말했다.

"좋은 제품인 것도 알겠고, 저도 자위를 제법 하는 편이라서요. 사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말이죠. 사실 전 아직 여자랑 안 해봤거든요."
"네?"
"여자랑 안 해봤으니, 이게 정말 여자랑 똑같은 감촉이라는 걸 어떻게 알죠?"
"에에.. 그건...."
"이 제품이 정말 여자랑 똑같은 감촉을 준다는 걸 알게 해준다면, 바로 사겠습니다. 후불이나 분납도 가능하다고 했었죠?"

정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장 1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가능합니다. 저희 그린자쿠에서는 고객님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방금 요청하신 제품 성능의 확인은 바로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세은 씨?"

그녀는 옆에 있는 수습 판매원을 쳐다보았다. 나와 정란을 번갈아 보던 세은은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사실 붉어지긴 아까부터 붉어진 얼굴이라 이제는 아예 불이 붙은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그게...그러니까 이미 저희 회사 연구소에서도 입증이 된...."
"아니, 그건 알겠는데... 제가 모르겠다니깐요?"
"그...그...그게...."

그러자 정란이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은 씨. 우리 회사의 제1강령이 뭐죠?"

세은은 쥐어짜듯 말했다.

"고객....만족입니다."
"제2강령은?"
"고객만족입니다."
"제3강령은?"
"역시... 고객만족입니다."
"좋아요. 이제 회사의 강령을 몸으로 실천할 때인 것 같군요."

세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와 정란을 번갈아 보며 머뭇거리던 그녀는 치마 안쪽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검은색 레이스가 달린 팬티였다. 팬티를 발목까지 내린 그녀는 한쪽 발을 빼냈다. 그리고 소파에 다시 앉아 다리를 서서히 벌렸다. 정란이 내게 말했다.

"우선, 손으로 확인해보시겠어요?"
"그럴까요."

한 손은 정란이 들고 있는 오나홀에 대고 다른 한 손은 세은의 치마 속으로 넣는다. 파르르 떨리는 살결을 더듬어 위치를 가늠한다.

"거..거긴 아니고..."
"아, 그래요? 전 잘 몰라서... 보이지 않기도 하구요."

그러자 세은은 치마를 걷어올렸다. 몸에 붙는 타입이라 조금 말아서 올려야 했다. 옅은 체모가 드러나고 아래쪽의 분홍빛 살덩이가 나타난다.

"이 러브젤을 바르시구요."

정란은 내 양 손에 러브젤을 듬뿍 발라주었다. 그리고 내 왼손은 오나홀에 넣어주었다. 오른손은 세은의 아래쪽에 가져간다.

"하윽...."

오른손의 중지를 편다. 손가락의 둥근 부분으로 갈라진 틈을 슬슬 비벼본다. 물이 별로 없지만 이미 젤을 잔뜩 바른 후라 무리없이 안으로 넣을 수 있었다.

"하악...."

정란이 내게 물었다.

"어떠세요? 감촉이 굉장히 흡사하지요?"

왼손의 오나홀은 정란이 들고 있었다. 그녀는 오나홀을 앞뒤로 슬슬 움직이고 있었다. 안쪽의 우둘투둘한 돌기가 손가락을 자극하는게 느껴졌다.

"좀 더 넣어보구요."
"그러세요. 마음껏 쑤셔도 충분하도록 내구성 설계도 오케이입니다."

왼손과 함께 오른손의 움직임을 더한다. 둘둘 만 치마를 붙들고 있는 세은의 신음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하악....하윽.....고객님...흐윽... 거긴...하악...."

오른손의 감촉은 점점 더 축축해지고 부드러워진다. 말캉거리는 속살이 손가락을 조여오고 압박한다.

"하악...하악....흐윽...고객님...어떠세요...흐읍....."
"실제 여자는 이렇게 조여주기도 하는군요. 근데 이 오나홀은 그런 기능이 없나보죠?"

정란이 친절한 어조로 답해주었다.

"전동기능이 달린 모델은 별도 판매중입니다. 오늘은 실물이 없고 카탈로그를 따로 드리겠어요."
"그런가요."

나와 정란이 다른 제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도 세은의 안은 계속해서 움찔거리고 있었다. 몇번 더 휘젓다가 손을 빼내었다. 끈적끈적한 것이 손에 잔뜩 묻어있다. 아까 바른 러브젤만 묻은 건 아닐테다.

"어떠세요, 고객님? 구매 의사가 생기시나요?"
"흐음... 글쎄요..."

내가 망설이자 정란은 내게 바짝 다가와 바지에 손을 대며 말했다.

"진짜 감촉을 느껴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거예요."
"진짜라구요?"
"네. 일단, 정말 여자는 어떤 느낌인지 한번 느껴보시죠. 그 다음에 오나홀과 비교해보세요."

정란이 내 바지를 벗기는 동안 세은은 입을 반쯤 벌리고 헐떡거리고 있었다. 바지와 팬티가 내려가자 잔뜩 힘이 들어간 녀석이 꼿꼿하게 몸을 일으킨다. 정란은 감탄하며 말했다.

"저희 제품 딜도 디자인으로 쓰고 싶을 정도로 잘 생기셨네요. 이번에는 러브젤 대신 다른 젤을 발라드릴게요."

붉은 립스틱을 바른 그녀의 입술이 벌려진다. 내 자지의 끄트머리부터 야금야금 입에 물기 시작한다. 침을 잔뜩 묻혀가며 아래쪽부터 위로 훑어간다.

"쪼옵- 쪼옵-"

볼을 홀쭉하게 만들어가며 빨아대는 정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욱더 흥분되는 기분이다. 한참 빨아대던 정란은 마지못해 입을 떼내었다. 그녀는 세은에게 다가 옆에 앉았다. 세은의 다리 한쪽씩을 붙들고 좌우로 벌려주었다.

"자, 고객님. 저희 제품의 비교설명을 위한 시착을 해보세요. 어서요."

사양할 필요는 없었다. 러브젤 대신 정란의 침이 잔뜩 묻은 자지를 세은의 보지 위로 갖다댄다. 방금 전의 손가락 장난으로 질척해진 그곳은 어렵지 않게 내 물건을 받아들였다.

"하윽...하악......"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세은의 신음은 더욱 고조되었다.

"하악....하윽....하악......하악....흑...."

세은의 다리 한쪽을 내 어깨로 올리고 열심히 쑤신다. 안쪽의 감촉은 굉장했다. 오나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돌기가 튀어나와 내 자지를 물어대는 것 같다. 정란은 내게 물었다.

"고객님? 어떠세요? 감촉이..."
"좋은....데요? 헉헉..."
"저희 오나홀은 그에 못지않은 감촉을 드린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정란은 그러면서 세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있었다. 브래지어는 아까 팬티와 마찬가지로 검은색이었다. 살덩이를 감싸고 있는 컵을 아래로 벗겨내자 커다랗고 둥근 유방이 출렁거리며 튀어나왔다. 정란은 한쪽 가슴을 입에 살짝 물더니 혀로 핥았다. 세은은 흐느끼는 듯한 신음소리를 냈다. 정란은 두 손으로 가슴을 한데 모아 내밀며 말했다.

"이것도 한번 느껴보시겠어요? 저희 제품 중에는 베개용 가슴도 있답니다. 이것과 감촉이 정말 놀랍도록 똑같죠."
"그...그래요? 헉헉...."

세은의 보지에 자지를 깊숙히 박아두고, 허리를 굽혀 가슴을 빨아보았다. 풍만하고 둥근 가슴의 꼭대기에 자리한 유두는 잔뜩 부풀어 있었다. 작은 포동송이 같은 그것을 혀에 대고 쪽쪽 빨아본다. 그럴 때마다 세은의 아래쪽이 움찔움찔거리며 조여왔다.

"하앙...하악....하앙....."

허리를 사납게 움직이며 내 마음은 점점 기울었다. 자위할 때마다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면, 오나홀 하나 정도는 사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나중에 취업하면 월급도 생길테니 분납으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하앙...하윽....하응...."

쩔컥거리는 살소리를 내며 세은을 거칠게 쑤셔박는다. 정란이 세은의 가슴을 빨아대는 걸 보면서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허리를 움직임이 피치를 더한다. 세은의 신음이 거실을 가득 채운다.

"크윽....으윽...."

세은의 가슴 위로 내 몸이 무너진다. 자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쾌감이 머리 속을 휘저었다.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는 정란을 보면서 나 역시 미소지었다.

그러했다.


*


"..........그래서 그 돈을 내느라 여기서 일을 한다?"
"그렇죠. 뭐."

공구리 담당인 박 씨가 껄껄거리며 탁주를 비워냈다. 그는 얼마 전 들어와 나라시 전담인 막내를 데리고 술 마시는 걸 즐겨했다. 막내는 이죽거리며 자신의 몫인 탁주를 비워낸다.

"그냥 집에만 있으면 돈이 안 나오잖아요. 12개월 분납으로 했는데 매달 돈은 내야 되고.. 안 내면 신용불량자라는데 그럼 어쩝니까. 일단 이거라도 해야죠."

박 씨와 막내는 오늘도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함께 일했다. 박 씨는 아들뻘인 동시에 입담이 좋은 막내를 귀여워해서 일이 끝나고 나면 꼭 이렇게 탁주 한 사발 하러 가곤 했다.

"이눔마~ 지어내도 좀 그럴 듯 하게 지어내야지 말여. 예끼 이눔. 그런 방문판매가 어딨누?"
"그런가요?"

박 씨는 막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건물청소 일을 하는 마누라나 대학 다니는 아들놈은 아직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꺼억하는 트림마다 묵은 냄새가 풍겨나온다. 그는 씻고 TV라도 볼 양으로 웃도리를 벗기 시작했다.

"계십니까?"

문 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 목소리였다. 박 씨는 마누라가 아는 사람이라도 찾아왔나 싶어 문을 열어 보았다.

"뉘슈?"

거기에는 검은 색 유니폼을 입은 두 여자가 서 있었다. 앞에 서 있는 여자가 명함을 내밀었다.

"저희는 생활필수품 제작 및 판매를 하고 있는 그린자쿠 주식회사라고 합니다."

박 씨는 명함을 들여다 보고 깜짝 놀라 고개를 들고 다시 여자를 쳐다보았다. 30대 가량의 여자는 생긋 웃으며 박 씨를 쳐다보고 있었고 뒤에 서 있는 20대 아가씨는 쭈볏거리고 있었다. 박 씨는 더듬거리며 답했다.

"들...들어오슈. 뭘 파는지... 한번.... 들어나 봅시다."

박 씨는 침을 꿀떡 삼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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