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香氣) - Renewal - 10부

<츄읍..추읍..>

타액과 타액이 섞이는 음란한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누나의 손은 어느새 고정이라도 시키듯 내 두 볼을 감싸며 고개를 틀어 깊게 입을 맞춰오고 있었고 이어지듯 분홍빛 혀가 내 안으로 들어와 나의 입안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부드러운 벽들을 혀끝으로 콕콕 찔러 왔다. 모든 것을 삼켜 버릴 듯 한 적극적인 누나의 움직임에 머리가 멍해진 듯 들뜬 기분이 몰아쳐 온다.

그렇게 입을 맞추며 누나가 다리를 벌리고 내 무릎위로 앉아왔다. 누나의 업 된 엉덩이를 잡으며 내 쪽으로 살짝 끌어당기자 움직임에 맞춰 살짝 몸을 앞으로 움직여 자연스럽게 젖가슴을 붙여온다. 얇은 브라 한 장에 감싸인 맨가슴에 가까운 탱탱한 젖가슴의 부드러운 탄력이 고스란히 짖눌린 가슴을 타고 전해져 오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기분이다.

<흐음...하아...츄흡...하아..>

어느새 내 볼을 감싸던 누나는 이제 목을 감싸며 더없이 밀착된 자세로 나를 끌어안으며 키스를 해오고 있었다. 요란하고 뜨거운 호흡소리를 들으며 나는 누나의 고운 살결을 쓰다듬 듯 작은 등을 매만져 갔다. 미끄러질 듯 한 매끄러움을 손 끝으로 느끼며 입술을 내려 누나의 목으로 가슴으로 점점 내려 갔다.

<하아...흐음...>

목을 햝고 지나가는 나의 입술에 누나의 고개가 젖히며 가벼운 한숨이 터져 나온다. 나의 입술이 어느새 아까 넋을 놓고 보았던 누나의 가슴위에 머물러 갔다. 마치 무슨 향이 샘솟기라도 하는 듯 기분 좋은 냄새가 진동해오는 것을 느끼며 푹신한 젖무덤에 얼굴을 묻어갔다. 그리고는 놀고 있는 한손으로 한쪽 젖가슴을 움켜쥐어 갔다.

꽉꽉 거침없이 브라에 쌓인 유방을 주무르던 나는 이내 브라를 끌어 올려 원을 그리듯 맨가슴을 주물러갔다. 맨가슴의 부드러움과 손바닥 안에 감싸인 오돌토돌한 유두의 감촉이 피부를 타고 전해져 온다.

<누나... 가슴 너무 좋아..부드럽고 탱탱한게...>

나도 모르게 입에서 솔직한 감상이 터져 나왔다. 그 만큼 누나의 젖가슴의 감촉은 선생님과는 다른 느낌의 매력을 담고 있었다. 푹신한 베게처럼 볼륨 넘치는 선생님의 육중한 젖가슴도 좋았지만 탄탄하면서도 고무공처럼 탄탄한 누나의 젖가슴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쥐고 있으면 손바닥을 밀어 낼 듯한 탄력도 좋았고 그러면서도 손안으로 녹아들어 갈 것 같은 부드러움도 이루 말 할 수 없이 좋은 느낌이었다.

<하아....변태냐...>
<그런가??...그래도 좋아...츄흡..>

한번 터져 나온 솔직한 마음은 이제 막을 길이 없는 듯 계속해서 입을 타고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어 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눈앞의 탄탄한 젖가슴을 입에 물며 잔뜩 끈적한 타액을 묻혀 갔다.

<하아..흐응..그렇게... 좋아..?? 누나 가슴이??>

어딘가 칭찬을 바라는 듯 기대하는 목소리로 누나가 물어 온다.

<어...너무 좋아...계속 만지고 싶을 정도로.. 만져도 만져도 질릴지 않을 것 같아..>

이렇게 달콤하고 멋진 가슴 질릴 리가 없다. 아니 질릴 수가 없다.

<역시..변태네...가슴만 좋아하는 변태 성욕자..>

말은 놀리듯 했지만 나의 대답이 맘에 들었는지 애교라도 부리듯 누나는 나를 살포시 감싸 안으며 자기의 가슴을 더 맛보란 듯이 나의 얼굴에 밀어 붙이며 비벼 왔다. 누나의 그 사랑스런 반응에 보답하듯 강한 움직임으로 누나의 젖가슴을 유린해 갔다. 가리고 있던 브라가 가슴위에 걸쳐져 완전히 드러난 누나의 젖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르며 나는 이쪽저쪽 왔다갔다 혀를 움직이며 어느새 톡 올라와 버린 핑크빛 젖꼭지를 깨물고 햝으며 얼굴을 묻어갔다.

<하아..야...그렇게 하면..하아.....간지러워....흐응...하아....>

뜨거운 수증기처럼 열 오른 한숨 소리가 거친 호흡과 함께 뒤섞여 나온다. 가슴을 유린하던 손을 아래로 돌려 불빛 아래 드러난 매끈한 엉덩이를 움켜 잡아갔다. 고무공 같은 탄력을 자랑하는 맨살의 엉덩이를 잡은 손으로 이리저리 주무르길 몇 번 힘을 주어 앞쪽으로 끌어 당겨 가자 바지 안에서 몸부림 치고 있는 거대한 살 몽둥이가 누나의 아랫도리를 눌러갔다.아랫도리를 압박해오는 자지의 단단함과 뜨거움이 느껴지는지 손에 잡힌 누나의 엉덩이에 힘이 바짝 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츄흡...츄흐흡...>
<흐응..하악...하앙...>

어느덧 나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 버린 젖가슴에 여전히 계속해서 타액을 덧칠해가며 가슴을 빨아가는 동시에 엉덩이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며 살살 아랫도리를 문질러 갔다. 사이에 서로의 옷감이 머물고 있는 상태였지만 그 존재를 느끼기엔 충분했는지 팬티 위를 비벼 오는 자지의 감촉에 누나가 살짝살짝 요염하게 허리를 비틀며 뜨거운 한숨을 흘렸다.

<흐응....하아...벌써...딱딱해 졌네??>
<그...그게..누나가...너무 예뻐서...>
<그런 말도 할 줄 아냐??>

나의 부끄러운 대답에 기분 좋은 듯 미소를 지으며 누나의 손이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쓸어 넘겨왔다. 그리고는 내 고개를 살며시 젖히며 위에서 부터 입술을 포개왔다. 입술이 닿자마자 순식간에 누나의 핑크빛 혀가 거침없이 내 안으로 넘어 들어와 나의 혀를 잡아채간다. 내 입안의 타액을 모두 삼키려는 듯 누나는 거세게 나의 입술을 들이마셔 갔다. 구름위에 붕 뜨는 듯 정신이 혼미 해지는 황홀한 입맞춤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누나의 몸을 안고 침대로 쓰러져 갔다.

부드럽게 웨이브진 머리가 침대 위에 흩뿌려지듯 펼쳐지며 누나의 몸이 침대 위로 눕혀져 갔다. 말려 올라간 새빨간 브레지어가 걸쳐진 가슴과 그 밑으로 흠이라고는 하나 없는 미끈한 곡선의 눈부신 허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나...너무 야해....>
<야하긴 뭐가 야해...>
<가슴도 번들 거리고...얼굴도 그렇고...야해..너무....>
<니가 그렇게 만든 거잖아...지가 내 가슴에 침 다 묻혀 놓구선..>

엄밀히 원인을 말하자면 그렇지만 그래도 야한건 야한거다. 끈적한 타액의 막을 입힌 듯 불빛 아래 번들거리는 가슴위로 보이는 핑크빛 젖꼭지와 숨 쉴 때마다 탄탄한 복부에 위치한 귀여운 배꼽이 사근사근 오르내리는 모습이 너무나 뇌쇄적이었다.

그 모습에 취해 나는 침으로 젖어있는 가슴에 얼굴을 묻어갔고 어느덧 손을 내려 누나의 관능적이기 그지없는 새빨간 팬티를 손바닥으로 둔덕 전체를 쓰다듬어 갔다. 아까부터 젖어 있었는지 이미 팬티는 축축한 습기를 머금은 채 아랫도리에 찰싹 달라붙어 음란한 보지의 균열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손바닥의 감각을 타고 그 모양이 여실히 느껴져온다.

<흐응~!!.>

보지에 들러붙은 팬티위로 균열을 살며시 쓰다듬어가자 누나가 코끝으로 비음을 토해내며 늘씬한 허리를 틀어간다. 움찔거리듯 길고 잘빠진 다리의 발끝이 시트를 스치며 무릎을 세워갔다.

그렇게 나의 자그마한 손길에 조율되듯 움직이는 누나의 모습에 기뻐하며 다시 누나의 입술을 빨아가며 품안에 몸을 안아 갔다. 누나 역시 그런 나를 감싸 안으며 바로 입을 열어 혀를 받아 갔다.

그렇게 꿀처럼 달콤한 누나의 구강점막을 맛보며 나는 이미 애액으로 젖어버린 팬티를 누나의 아랫도리에서 벗겨 침대 밑으로 던져 갔다. 이제 아무것도 걸쳐지지 않은 누나의 하지를 다시 손바닥으로 덮어 가며 천천히 문질러 갔다. 입을 연 조갯살 처럼 벌어진 보지의 틈새를 바닥으로 감싸며 아래위로 천천히 손을 움직여 갔다. 젤처럼 미끌거리는 애액이 윤활류가 되어 점점 움직임에 속도가 붙어온다.

<하아...흐응...하앙...>

아랫도리를 뜨겁게 마찰하는 손바닥 애무에 누나가 가쁜 한숨소리를 흘려온다. 그 한숨소리에 힘을 얻어 이내 가운데 손가락을 누나의 보지 안으로 쑤셔 넣어갔다. 마치 끝없는 구멍에 빠지듯 굵은 손가락이 손쉽게 애액으로 젖어있는 보지 안으로 들어간다. 미끌거리는 점막으로 꼼지락 거리며 손가락을 조여오는 보지의 감촉을 느끼며 나는 살살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여갔다.

그리고는 그렇게 민감해진 보지의 점막을 손가락으로 자극 하면서도 여전히 가슴에 매달려 핑크빛 유두를 애무해 갔다. 어제 오늘 계속이어 졌던 섹스가 도움이 됐는지 아직은 서툴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능숙해지고 편해진 움직임이었다. 자연스럽게 아기가 엄마 젖꼭지를 빨듯 살짝 힘주어 빨면서도 간간히 혀끝으로 간질이듯 젖꼭지를 건드려 가자 기분이 좋은지 누나가 예민해진 몸을 비틀며 탄력 넘치는 젖가슴을 떨어 갔다. 어느덧 손가락을 물고 있는 보지에서는 촉촉이 물기가 맺혀 손가락을 타고 손목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직 적은 경험이 었지만 누나가 지금 충분히 느끼고 있고 나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는 것 정도는 알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 였다. 아까 누나가 나를 유혹하듯 옷을 벗었을때부터 아니 누나의 곤히 잠든 얼굴을 봤을 때부터 누나를 안고 싶은 나였다.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누나의 안으로 들어가 누나의 몸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약간 남은 이성이라는 놈과 뭔지 모를 미안함에 나는 잠시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해도 돼....>

고민하는 내 맘을 알았던 걸까?? 허락하는 듯 한 누나의 포근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발그레해진 두 볼에 촉촉이 젖어버린 두 눈은 남자를 유혹하듯 야한 느낌이 들면서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따스해 보인다.

<들어와도 돼....내 안에...아니...와줘...강혁아...누나 안으로...>

마치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는 듯 그러니 너는 괜찮다는 듯 말하는 누나의 모습에 고마우면서도 뭔지 모를 미안함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깐.. 이내 나는 그 허락에 한손으로 이리저리 꺼덕거리는 자지를 잡고는 천천히 몸을 숙이며 누나의 애액으로 짓무른 보지 구멍에 독 오른 귀두를 맞춰갔다. 그런 나의 동작에 아직 얼마 안 된 나를 배려 하는건지 누나가 살짝 허리를 들어오며 조금 더 정확하게 입구를 맞춰온다.

<누나...넣을게...>
<어...>

다가올 쾌감을 견디려는 듯 내 어깨를 잡은 누나가 어딘가 기대감 어린 눈빛과 미소로 나를 바라봐온다. 질리지 않는 새로운 표정으로 나를 대해오는 누나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며 나는 천천히 자지를 찔러 넣어 갔다. 마음 같아서는 단번에 누나의 보지에 자지를 쑤셔 넣고 허리를 흔들고 싶었지만 누나도 선생님도 어제 오늘 나의 대물을 받는데 많은 아픔을 겪었기에 나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자지를 진입해 갔다.

거대한 좆 대가리가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있는 꽃잎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먹이를 물어오듯 감싸온다. 그 보지의 조임을 즐기며 허리에 힘을 주자 거대한 자지가 바다를 가르듯 이내 깊숙한 곳까지 쑤욱 하고 들어갔다.

<하악...윽...>

아까 자신의 몸을 채우던 손가락과는 비교도 안 되는 자지의 엄청난 박력에 누나는 다 받아 들이지도 못한 채 몸을 경직시키며 허리를 웅크려 갔다.

<누나... 괜찮아?? 또...아파??>
<하아....아니...아프진 않아...그냥 니께...너무 커서...아직 익숙해지지가 않는다...하아...>

내 어깨에 매달린 채 누나가 거친 숨을 내쉬어간다. 증기처럼 뜨거운 입김이 나의 팔뚝을 타고 전해져 간지럽혀 온다.

<하아..하아..이제 괜찮아...>
<괜찮겠어??>
<어..참을 만 하니까..더 들어와도 돼...>
<그럼 움직일게...>

아직 또 헐떡여하는 누나의 모습에 약간 걱정스러운 맘을 갖은 채 나는 다시 허리를 내려갔다. 그리고 이윽고 나의 자지가 완전히 누나의 보지 안으로 묻혀버리듯 사라져갔다.

<누나..하아...다 들어 갔어...>
<하앙...어..들어 왔어,,,.하앙..니꺼..너무 커...안이 꽉 찬게..하앙...>
<누나..안... 너무 좋아...따뜻하고 조여 오는게....>
<하앙...몰라...니 니께 너무 크니까...안 그러고 싶어도..저절로...하앙...>

내가 살짝 허리를 비틀자 틈 없이 달라붙은 민감한 보지에 격한 자극이 치고 올랐는지 누나가 외마디 교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어갔다.

<야..그..그렇게 갑자기 하앙...움직이지 마..바보야...이상해..지니까...>

투정부리듯 내 팔뚝에 얼굴을 묻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누나가 질책해온다. 그런 누나의 귀여운 모습에 무궁한 행복감을 느끼며 나는 땅을 짚은 손에 힘을 주며 허리를 흔들 준비를 해갔다.

<누나...이제 움직일게...>
<어....>

다가오는 쾌감에 견디려는 듯 고운 입술을 다부지게 물어가는 누나의 모습을 즐기며 나는 이내 허리를 털어갔다. 거대한 육봉이 누나의 여린 비부를 긁어 버릴 듯 쓸어내리며 천천히 빠졌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해 간다.

<하악...흐윽...흐앙...앙...아앙,,,아윽....>

거침없이 여린 비부를 파고드는 거근의 감촉에 누나가 고개를 쳐들며 단속적인 신음 소리를 뱉어 온다. 아까의 열성적이었던 애무의 여파가 남아 있었던 건지 누나의 몸은 빠르게 뜨거워져 몇 번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쾌감의 파도에 휩쓸려 갔다.

흉흉한 거근이 한번 한번 민감한 점막을 파고들며 저 안쪽의 자궁 근처까지 들이치자 누나는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쾌감에 견디듯 내 팔뚝을 꼭 잡고 가득 허벅지를 오므리며 내 몸에 달라 붙어 온다. 맞닿은 미끈한 허벅지는 땀과 누나가 내뿜은 애액에 절어 기름을 바른 듯 미끌미끌한게 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그 묘한 감촉에 기분이 좋아 나는 아예 몸을 숙여 땀에 절은 누나의 나신에 몸을 겹쳐 누나의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고 품안으로 감싸 안아갔다. 그러자 누나도 기다렸다는 듯 나를 끌어안으며 늘씬한 다리로 나의 허리를 휘감아 왔다. 물에 흠뻑 젖은 듯 땀 범벅이 된 두 개의 나신이 틈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처럼 겹쳐져 갔다. 누나의 탄력 넘치는 고무공 같은 젖가슴이 나의 가슴에 이리저리 터질듯 짓눌려 가고 귀여운 배꼽이 내 배위에 맞닿아 갔다. 보지 털의 까끌한 느낌이 맞닿은 나의 자지 털을 타고 전해져 온다.

<아욱...하응...어떻게..나...아욱..윽윽.....>

맞닿은 누나의 여체의 부드러움을 즐기며 끊임없이 엉덩이를 흔들어 쿡쿡 찌르듯 자지를 쳐올려가자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누나가 참을 수 없다는 듯 색스런 교성소리를 흘려왔다. 어느덧 아랫도리에서는 완전히 거근을 받아드린 보지구멍이 조였다 풀렸다를 반복하며 훑어내듯 기둥을 빨아먹고 있었다. 피가 몰린 페니스의 신경을 끊임없이 자극해오는 그 움직임에 나는 뜨거운 한숨을 흘려 갔다.

<하아...누나...좋아...누나 안쪽 끝까지 들어간 게...기분..너무 좋아...>
<하앙..나도...나도 너무 좋아...강혁아...니 큰게 안에서 움직이는게...하앙..이상해..윽윽윽...>

자신이 느끼는 쾌감 대한 음란한 속삭임이 서로의 귓가에 울린다. 서로의 귀에 뜨거운 한숨을 뱉으며 우리는 그렇게 정신없이 서로를 끌어안은 채 허리만을 움직여 갔다.

<하아...누..누나..>

누나의 입술이 나의 귀 볼을 깨물며 가볍게 빨아왔다. 뜨거운 입김과 함께 이어 핑크빛의 부드러운 혀가 뾰족한 창처럼 민감한 귓속을 파고 오자 온몸이 떨려오는 것 같은 찌르르한 느낌에 나는 깊은 한숨을 흘렸다.

<누나...귀...하아...이상해...>

나의 약점을 발견이라도 한 듯 누나의 혀가 계속해서 나의 귓속을 간질이며 애무해온다. 그러면서 간질이듯 사랑스러운 손길로 내 등을 쓸어내리며 문질러 갔다. 그 기분 좋은 느낌에 몸을 떨던 나는 쾌감에 대항하듯 계속해서 허리를 털어갔다. 매끈한 엉덩이를 잡고서 맞닿은 치골을 비벼가며 빙글빙글 엉덩이를 돌려가자 누나가 나를 안은 손에 힘을 주며 웅크려 온다.

<하앙...거기..그렇게 비비면...하악.....어떻게...나...>

어딘가 민감한 곳이 자극이 됐는지 매끄러운 복부에 잔뜩 힘을 주며 누나가 늘씬한 허벅다리를 달달달 떨어 온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격한 반응에 나는 좀 더 강하게 허리에 힘을 주며 격렬하게 몸을 부벼간다. 서로의 무성한 음모가 뒤 얽히고 틈이 없을 정도로 부벼지는 아랫도리에서는 간간히 뿌직뿌직하는 바람 빠지는 듯하 소리가 나와 침대위로 퍼져 갔다.

<윽윽...윽...하으으으...어떻게...아우....좋앗...거기....>
<하아하아...누나....>
<강혁아..아욱....거기 그렇게 비비는거...하앙...너무,...너무 좋아...하윽...나..나.어떻게....>

갑작스럽게 치밀어 오르는 번개 같은 쾌감에 누나가 몸을 떼어 놓으며 허리를 튕겨 온다. 쾌락의 파도에 잠겨 흠뻑 젖어있는 얼굴이 창밖의 달빛 아래서 음란하게 빛난다. 어느새 누나가 요분질 치듯 내 움직임에 허리를 비틀거나 자지를 물고 있는 보지에 힘을 주는 등 멋진 반응을 해왔다.

<윽...누나 갑자기 그렇게 조여오면...>

갑자기 마지막 힘이라도 내는 듯 엄청난 힘으로 쥐어짤 듯이 음란한 육벽이 자지를 뿌리까지 휘감아 오자 전기처럼 짜르르한 쾌감이 척수를 타고 치달려 왔다. 그 급격한 변화에 나 역시 단번에 한계의 정점으로 치솟아 올라갔다.

<흐윽...윽윽윽...하앙...나 미쳣!!...어떻게 나...>
<누나..나..나도..하아...윽윽...>
<하앙...몰라...아욱...강혁아...너...너무 좋았!!....윽윽..하악......>

쾌락에 취한 듯 스스로 허리를 밑에서 올려 붙이며 누나는 거침없는 교성을 토해냈다. 잔뜩 굽혀진 누나의 늘씬한 다리가 내 허벅지에 걸쳐져 격렬한 움직임에 맞춰 덜렁거린다.

<누나...나...나 싸..쌀것 같아...>
<윽윽..아..안에다 해줘....>
<으으...윽....누..누나...>
<하악...윽...괜찮으니까..하악...윽....안에다...안전한 날이니까...윽윽...>

누나의 허락에 나는 한번 더 물어 보려던 마음을 접어갔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것 같은 쾌감을 견디는 것만도 벅찬 상태였다.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듯 허리를 움직여갔다. 더 없이 조여 오는 보지의 질 근육을 뿌리치며 맞닿은 치골로 누나가 쾌감을 느꼈던 부위를 다시 한번 세차게 비벼 가자 누나의 몸이 더없을 정도로 격렬하게 내 밑에서 떨려 간다.

<아아아..윽윽...나..나..이제 안돼..으그그그...가..가...나....이제...흐그그그....>

숨 넘어 갈 듯한 신음소리와 함께 길고 하얀 목을 드러내며 누나의 고운 턱이 뒤로 재껴져갔다. 격한 오르가슴에 올라간 듯 아랫도리에서는 두꺼운 자지를 씹어 먹을 듯 조여오며 아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많은 양의 음액을 벌컥벌컥 쏟아 내온다. 그 따스한 보짓물의 감촉을 느끼며 나 역시 터져나오는 쾌감을 참지 못하고 분사를 시작해 갔다.

<누..누나...나...싸...싼다....!!>

허리를 꺽어 더없이 깊이 자지를 찔러가자 누나의 자궁벽 앞까지 도달한 좇대가리의 끝에서 울컥울컥 좇물이 터져 나온다. 뜨겁기 그지없는 정액이 누나의 보지 깊숙한 곳을 가득 매워갔다.

<흐응...흐응...하앙...하아...>

자신의 뱃속을 채워오는 뜨거운 정액의 느낌에 다시 한번 가볍게 절정에 오르듯 땀에 절은 몸을 살짝살짝 움찔거려 갔다. 아직도 자지를 물고 있는 보지에서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내려는 듯 끊임없이 오물거리듯 보지 구멍을 벌렁거려 오고 있는 것이 나 역시도 몸을 떨어가며 남아있는 정액을 쏟아내고는 스르륵 침대 위로 쓰러져 갔다.







해버렸다. 친 누나와...또 섹스 했다..그것도 어제에 이어 하루만에...아니 생각해보면 하루도 안 지났다. 오늘 새벽에 누나와 처음으로 했으니까... 그러고 보면 오늘만 벌써 3번째 다. 선생님까지 포함하면..하루 만에 두 여자와 섹스라니...하지만 왠지 죄악감이나 죄책감은 느껴지질 않았다. 충분히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욕 먹을 만한일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에게는 전혀 현실로 와 닿지 않았다. 지금 누나와 뜨겁게 섹스를 하고 누워있는 지금 이 순간도 그저 꿈만 같았다. 가끔씩 꾸는 야한 꿈 말이다.

그도 당연한 것이 지금까지 여차친구 한번 못 사겨봤던 나다. 아니..몇 번 사귀려다가 여자한테 차인적도 있던 나였다. 그런 내가 사귀기도 전에 첫사랑을 해보기도 전에 첫 경험을 먼저 하고 거기다 두 여자를 번갈아 안다니..그것도 남자라면 누구라도 반할만한 스페셜 S급의 두 미녀를 말이다. 어찌 보면 실감이 안 나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인가...묘하게 죄책감은 없다. 친누나와 잤다는 사실도 그리고 그날 바로 선생님과 몸을 섞은 사실도.. 그냥 그렇구나 하는 생각만 들뿐이었다. 나...정말 나쁜 놈인가??





<하아...하아...하아...>

고개를 돌려 보니 옆에서는 누나가 가시지 않은 여운을 느끼듯 눈을 감고 상기된 숨소리를 내뱉고 있다. 창가를 타고 들어오는 길가의 전등불에 누나의 옆모습이 보인다. 땀이 맺힌 고운 이마의 라인 밑으로 길고 가늘게 올라온 속눈썹이 보이고 마치 깍아 만든 듯 오똑하고 선이 살아있는 콧날을 지나 도톰히 올라온 붉은 입술의 두 개의 낮은 언덕. 어디하나 흠잡을 데 없는 옆선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뭘 그렇게 봐??>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누나가 감은 눈을 뜨며 슬쩍 고개를 돌려온다. 열이 오른 듯 한 발그레한 두 뺨 언제 봐도 빨려들 것 같은 도도하고 세련된 눈동자가 몽롱하게 젖어 있는 모습이 옆 모습에 못지않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항상 봐오던 누나였지만 아직은 어색한 이런 모습에는 나로서도 가슴이 뛰어 올 수밖에 없었다.

<그...그냥...예뻐서...>
<이 누님 이쁜 거 이제 알았냐??>

무심히 뱉어버린 나의 진심어린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한 거 아니냐는 듯 미소를 지어온다. 저런 식으로 뻔뻔하게 지 이쁘다는 걸 아무렇지도 말하는걸 보면 저 여자 사전엔 정말 겸손이란 단어는 빠져 있나보다.

<하여튼 잘난 척은...칭찬을 못해요...내가 칭찬을...>
<바보야...이런 건 잘난 척이 아니라 잘 난거야..얼굴 받쳐주지 몸매 끝내주지..거기다 밖에선 좋은 직장에 돈 까지 잘 벌어...흠 잡을 때가 어딨냐?? 완벽하지..>

그래도 보통은 그렇게 대놓고 말 안한 다니까... 하지만 그 뻔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 왠지 누나답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피식 웃음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누나...저기...>
<왜??>
<물어볼게 하나 있는데....>
<뭔데??>
<그게...저...어제 말야....>
<어제?? 어제 뭐??>
<그게...어제 누나가 그때 나한테 했던 말...진짜...야??>
<무슨 말??>
<그게...그...사...사....>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입에서 꺼내는 것만으로도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지는 기분이다.

<내가 너 사랑한다고 한 거??>
<응?? 으..응....>

이 여자에겐 단 1퍼센트의 창피함도 없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부끄러운 단어를 끄집어내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무안해져 고개를 숙여버렸다.

<왜...거짓말 같아??>
<아니...그런 게 아니라...그냥 너무...갑작스러워서...>

내 말에 한참을 말없이 무심히 바라보던 누나는 이내 가까이 오라는 듯 손가락을 까닥거려왔다.

<왜??>
<잠깐...이리 와봐....>

누나의 말에 의아해 하며 슬쩍 머리를 가져간 순간 내 앞 통수에 탁하는 소리와 가벼운 충격이 지나간다.

<뭐..뭐야??>
<이 멍청아....너는 꼭 그렇게 쳐 맞을 소리만 골라 하냐...>
<내...내가 뭐??>
<몰라서 묻냐?? 이 멍청한 놈아.. 생각을 해봐라.. 내가 너랑 심심해서 이러고 있냐?? 심심해서 너한테 키스하고 너랑 섹스하고 침대에서 이렇게 알몸으로 동생인 너하고 누워있겠냐고...그렇게 감이 안 오냐??>

누나의 필터링이라곤 전혀 없는 거침없고 직설적인 표현에 이렇다 반박 할 말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솔직히 맞는 말이기도 하고...그래도 제발 단어 좀 골라 써라...듣는 내가 다 민망하다..

<그리고 그걸 또 대놓고 물어 볼 건 또 뭐냐?? 생각이 없으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하긴 그러니까 지금 까지 애인이 없지...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다 이유가 있어..이유가...>

여기서 또 애인 없는 이야기는 왜 나오냐!! 이젠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이 소리다.. 나중엔 내가 입만 열면 그래서 애인 없다고 할거야 아마..

<그...그럼 어떡해!!... 평생을 누나로만 알고 지내던 여자가 그것도 나를 종부리듯 구박만 하던 그런 여자가 내가 좋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단번에 아~~ 그렇구나 라고 생각 하냐고...!!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솔직히 말하면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친누나와 섹스와 거기에 사랑이라니...이상하지 않을 리가 없다.

<흠....하긴.. 듣고 보니... 그렇긴 하겠다....크크 백날 싸움만 하다가 갑자기 좋아 한다고 하면 이상하긴 하겠네... 그러고보니 내가 생각하도 이상하긴 하네....크크>

설마... 그걸 이제 알았냐??

<저기요...이게 지금 웃긴 일이 아닌데요...>
<그렇다고 이게 슬픈 일이냐??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고 질질 짤 일은 아니잖아??>
<그렇긴 하지만...그래도 우리...>
<남매라고??>
<으...응...>
<알아... 나도 부정할 생각은 없어..잊고 있는 것도 아니고..그래도... 좋아진 걸 어떡 해...나도 모르게 한강혁 너라는 놈이 남동생이 아니라 남자로 좋아진 걸...이상하지만 이 이상한일이 나에겐 당연한 일이 되버 린 걸...그리고...그게 지금 내가 아는 전부가 되버린 걸..>

누나의 웃음기라곤 전혀 없는 진지한 눈빛으로 내게 시선을 마주쳐 온다. 너무나도 누나다운 그 당당하면서도 진지한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그 눈빛이 내 가슴으로 파고 들어온다.

<어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동생인 너한테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게 부끄럽지도 창피하지도 미안하지도 않아....아니 오히려 내가 너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이 감정이 이 마음이 이 기분이 나는 너무 소중하고 감사해..>

어제 그리고 아까 보았던 아니 그보다 더 부드러운 미소에 가슴이 두근거려 온다. 하지만 그 두근거림에 비례해 어딘가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울리며 퍼져 나와 답답함이 들이쳐 온다.

<누나...저기....나는..>
<알아...니가 말 안해도...이렇게 되 버렸지만 니가 나를 여자가 아닌 누나로만 생각하고 대하고 있는 것도...그리고 그 감정이 내가 너한테 보여주는 거랑 다른 것도...>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누나의 말에 뭔지 모를 미안함이 더 커져 온다.

<미...>

내 말을 막아버리 듯 누나가 가볍게 내 이마를 쥐어 박아왔다.

<멍청아...그 말 하지 말라고 했지..벌써 치매냐??>

살짝 꾸짖듯 인상을 쓰던 누나는 이내 다시금 가볍게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니가 무슨 죄라도 졌어?? 뭐가 자꾸 미안하데... 내가 좋아서 이러는데.. 너한테 안기는 것도 너하고 이러고 있는 것도 다 내가 좋아서 그러는 건데 왜 자꾸 미안하데...바보같이..>
<그래도....>
<그래도는 뭐가 그래도야...내가 그렇다는 데..하여튼 말 안들어...니가 미안해 할 거 하나 없어..뭐 해야 할 것도 없고...어제도 말했지만...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어..너는 그냥....그대로 있어..,항상 그랬던 것 처럼...매일 같이 마누라처럼 사사건건 잔소리도 하고 술 먹고 오면 바가지 긁으면서 신경질도 내고 그러면서...그렇게..>

내 뺨에 누나의 하얗고 긴 손가락이 와 닿는다. 뺨을 타고 느껴지는 부드러운 손길과 나를 어떤 사내는 빠져버릴 것 같은 도도한 눈매의 까맣고 진한 눈동자가 나를 담아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나는 그거면 돼... 그거면 나는 니 누나로 있을 거야...구박 하고 말 안 들으면 때리고 자주 짖꿎은 장난도 치고 놀리기도 많이 놀리면서... 그렇게 널 가장 사랑하는 그런 누나로 있을 테니까...너는 그냥 그렇게 그대로 있어...지금처럼 내 옆에서...내 눈이 닿는 곳에서...그렇게 있어...>

뺨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과 나를 바라보는 누나의 진심어린 눈동자 그리고 담담한 듯 하지만 진심어린 목소리. 그 하나하나에 나에 대한 누나로서의 애정과 함께 여자로서의 사랑이 여실하게 전해져 온다.

<정말....그거...면..돼??>
<그래~~임마~>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누나가 내 볼을 잡아 당겨온다. 그 배려에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어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누나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맞춰갔다.

<뭐야??>
<그냥....고마..워서...>
<바보...뭐가 고마워??>
<그냥....다....>
<그냥이 어딨냐?? 하여튼 사내자식이 싱겁기는...그리고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내가 초딩도 아니고 이마가 뭐냐..이마가..>

그리고 순간 누나가 내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포개어 왔다. 부드러우면서도 탱글거리는 입술의 감촉이 입술위에 노닐기를 잠깐 이내 내 입수에 아쉬운 마음을 남기며 사라져 간다.

<하아...이 정도는 해야지...>

도도해 보이는 눈가를 흘리며 어딘가 야릇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누나. 어딘가 모르게 유혹하는 듯한 그 웃음에 다시 한번 가슴이 두근거려온다. 그리고 그대로 이끌리듯 이번에 내가 누나의 입술 위를 덮으며 깊은 입맞춤을 이어간다. 그리고는 누나의 여린 어깨를 감싸며 품안으로 끌어가자 스르륵 기다렸다는 듯이 안겨오며 누나의 맨몸이 내 살결에 달라 붙어왔다. 운동으로 다져진 늘씬한 누나의 탄력 넘치는 살결과 피부를 타고 전해지는 미끄러질 듯 날씬한 몸의 라인에 형언 할 수 없을 만큼 기분 좋은 느낌을 느끼며 식어있던 몸이 어느덧 흥분으로 채워져 올라간다. 누나 역시 나와 마찬가지인지 맞닿은 피부를 타고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 온다. 그리고 그렇게 어느덧 우리는 뜨겁게 키스를 이어가며 그렇게 다시 한번 몸을 겹쳐갔다. 어느새 방안에 뜨거운 열기가 번지듯 퍼져나가며 서로의 신음소리가 방안을 울려간다. 멈추지 않을 것 처럼..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이른 아침 교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은 나는 잠시 눈앞에 펼쳐진 이상한 상황에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 사바나를 가로지르는 표범마냥 아침부터 미친 듯이 뛰어놀던 사내놈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여자아이들은 그런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연신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무슨 일 있나?? 아침부터 웬 100토론 분위기야..

<어이~마누라~>

부드럽고 낮게 깔리는 듯 한 중저음의 목소리. 여자애들은 달콤하고 부드럽다고 좋아할만 하지만 나로서는 당장에라도 5년 팍 쉰 묵은 지를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들게 만드는 느글거리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를 외쳐오고 있다. 역시나 예상대로 창가에서 몇몇 아이들 틈에 껴 나를 향해 손짓하는 지환이자식의 모습이 보인다. 저 자식은 저렇게 부르지 말라니까...남들이 오해한단 말이다..

<왜??>
<잠깐 이리 좀 와봐..>
<귀찮아 니가 와...>
<이리 와보라니까...>
<아..니가 오라니까...>
<오면 뽀뽀 해줄께..응 와라..>

오라고 하는 소리냐?? 그냥 여기 있으라고 하는 소리냐?? 확실히 말해라.. 징그러운 자식..방금 팔에 소름 돋았다.

<그냥 너두 오지 마라..오면 죽인다...>

어디서 끔찍한 소리를 하고 있어.. 내 입술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니란 말이다..

<진짜 할 얘기 있어서 그래!! 심각한 얘기야!!>

너의 그 심각한 얘기가 딱히 궁금하진 않지만 계속 이러고 있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일단은 가주마.. 심각하게 얼굴까지 굳히며 나를 부르는 지환이 자식의 모습에 나는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지환이 놈을 비롯한 여러 남자들이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다들 얼굴을 굳히고 있었는데 그 분위기 어찌나 심각하고 무거웠던지 다가간 나까지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이 자식들은 사내자식들끼리만 모여서 우울하게 앉아있어..교실 분위기 흐려지게..

<소식 들었냐??>
<뭔 소식??>
<아직 못들었나 보구나..>
<그니까 뭔 소식...>
<듣고 놀라지마...>
<뭔데 이렇게 뜸을 들여??>
<그게...>
<엉...>
<말야...>
<엉...>
<뭐냐면...>
<나..간다..>
<야!!야!!>

이 녀석에게 뭔가 기대한 내가 바보다. 바보 같은 주인을 만난 내 몸에게 심심히 사과하는 바이다.

<야..알았어..장난 안칠게..크크 진짜 말할게..>

이번에 또 장난치면 너의 그 고운 뺨에 내가 멋진 주먹을 선물해주마.

<우리 담팅이.... 애인 생겼데!!>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담팅이가 뭐가 생겨?? 애인??

<뭔 소리야?? 그게??>
<몰라..나두 들은 거야..하지만 확실한 것 같아..어제 남자랑 같이 있는 걸 봤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어제??남자?? 그거..혹시...

<설마...>

아니겠지..설마 아닐 거야...다른 놈 있었잖아... 그거 본거겠지..

<아냐.. 맞아!! 어제 저기 한신아파트 근처에 소라마트에서 남자랑 같이 장보는 걸 봤데!!.>

나다....분명히 나다..젠장...들켜도 딱 거기서 들키다니...하여튼 이 망할 놈의 한국 땅은 너무 좁아서 탈이다. 빨리 통일이 되야 몰려있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퍼질텐데..가만 혹시..내 얼굴도 봤다는 건가??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아온다.

<누군지... 얼굴은 봤데??>
<아니..멀어서 못 봤데..>

그나마 천만 다행이다..아직 몽타쥬는 밝혀지지 않은 모양이다..

<뭐..그냥 아는 사람일수도 있지..>
<아냐..다정하게 손까지 잡았데...>
<뭐..그럼 남동생이겠지...>
<선생님한텐 남동생이 없어..>
<그럼 그냥 친한 동생??>
<친한 동생은 남자 아니냐?? 동생이든 오빠든 친구든 다 똑같이 남자야..손까지 잡았으면 볼 것도 없지...애인이야!!>
<그..그런가??>

예리한 놈이다. 이놈은 평소엔 실없어 보여도 꼭 여자 쪽으론 무슨 박사학위 딴것 마냥 빠삭하더라..

<나의 다년간의 경험이나 풍부한 이론으로 볼 땐 선생님한테 애인이 생긴 게 분명해..>

이 자식이 이렇게 진지할 때가 있었나?? 무슨 위대한 이론을 펼치는 학자 같은 느낌이다. 이런 느낌을 평소에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나를 마누라라고 하지 않는 바램을 먼저 지켜주고 나서 말이다.

<그 정도 외모에 성격도 좋고 애교도 있고..들어 보니까 집안도 꽤 잘산다고 하고,, 남자가 없을 리가 없지.. 아니 지금까지 없던 게 이상하지...나는 오죽하면 선생님이 여자를 좋아하는거 아닐까 생각했다니까...>

그런 생각은 도대체 어서 나오는 거냐?? 난 가끔씩 너의 그 불순한 생각의 끝은 어딘지 한번 보고 싶다...아니 정정 한다 절대 보고 싶지 않다. 난 비위가 상당히 약해서 말이지..

<근데...교실 분위기는 왜이래??>
<당연히 담팅이가 애인이 생겼다니까 그렇지~>

담팅이가 애인이 생긴 거랑 지금의 이 열띤 토론분위기의 교차점이 어딘지 생각하고 동안 친절하게도 무지한 나를 위해 지환이 녀석이 설명을 해주는 센스를 발휘해 줬다.

<우리 학교에서 제일 인기 많은 사람이 누구냐?? 바로 우리 담팅이 타칭 마리아로 불리는 유지민 선생이다 이거야.. 그런 선생한테 애인이 생겼다는 대 사건이 일어났는데 교실 분위기가 이런 건 당연한거지..>
<그러냐??>
<당연히 그렇지!! 자..저기 좀 봐봐...>

어딘가를 가르치는 지환이 녀석의 손짓에 고개를 돌려보니 떡대 좋은 덩치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무리 중앙에는 우리 동광에서 제일 악명 높은 학교 짱 유경호도 섞여 있어 그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었다. 저 엄청난 암흑의 오오라를 풍기는 무리는 뭐냐..

<저건 뭐냐??>
<뭐긴 뭐냐...그 이름도 유명한 성모마리아지..>

뭔소린지 모르겠다.. 저게 어딜 봐서 성모마리아냐.. 산적마리아지.. 곰 크기 만 한 떡대 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산적들 도둑회의 하는 것 같다. 왠지 보기 만 해도 무언가 주머니에서 꺼내서 허리를 숙이며 두 손으로 주고 싶은 기분이 든다.

<뭐야..그게??>
<일명 유지민 직속 친위대..>

친위...대??






여느 학교가 그렇듯 미인 여교사는 아이들의 집중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태어나 엄마이외 처음으로 보는 성숙한 여자의 분위기를 풍기는 여교사란 존재는 여학생들 사이의 잘생긴 남선생 만큼이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특히 그 여교사가 미녀일 때 그 존재의 의미와 관심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미인 여교사의 정점을 찍는 우리 담팅이 유지민 선생님 역시 그런 관심에 예외가 되지 않았다. 첫날 출근부터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니까.. 처음엔 그저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 선생님을 좋아하던 몇몇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한 호감을 얘기하기만 했었다. 여느 때의 고등학생 남자 아이들이 그렇듯 미녀 여교사는 동경의 대상이니까. 그리고 그렇게 선생님의 사진을 공유하고 선생님이 쓰던 물건을 모으고 하루 일과를 관찰해 가는 나름 순수한(?) 운영방향으로 소규모의 그룹을 형성했던 작은 팬클럽은 어느 날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른바 고교 얼짱 선생님 사건...그 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팬 클럽의 어느 학생이 선생님의 얼굴을 찍은 사진을 타 싸이트 카페에 올려 공개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 파장은 실로 어마 어마 한일이었다. 그걸 본 네티즌들은 빼어나고 귀여운 선생님의 외모에 열광했고 곧 넷 상에서는 고교 얼짱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팬클럽까지 만들어 지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 후는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팬클럽의 회원 수는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그에 따라 선생님의 대한 관심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갔다. 얼마나 유명해 졌으면 방송국에서 까지 촬영을 나오려 했을까.. 선생님의 거절로 무마되긴 했지만... 어쨌든 그 일로 선생님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두 넷상 팬클럽 회원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선생님의 사진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즐겨 쓰던 물건이 고가에 팔리는 등 팬클럽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잠깐?? 그게 열정적이냐?? 내가 보기엔 스토컨대??>
<야..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줄 아냐?? 그것도 다 열의가 있어야지 하는 일이야..그리고 말끊지마.. 이제부터 중요한 얘기하는데..>

그렇게 나에게 면박을 준 지환이 녀석이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크기를 모르고 부풀어 가던 팬클럽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세력이 나타났다. 그 세력의 이름은 바로..성모 마리아.. 지금 보이는 눈앞의 팬클럽이 그것이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이 클럽의 회장. 유경호에게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경호. 그는 누구인가?? 제작년 봄 1학년 입학하자마자 두학년 선배였던 3학년 짱 나강해를 맞짱으로 때려 눕히고 학교 짱으로 등극한 그는 그 뒤에 근처의 모든 고등학교들의 짱을 찾아 다니며 일기토를 신청. 그리고 연달아 승리하며 급속하게 인근 고등학교를 평정해갔다. 단기간의 정벌로 정복자 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그 녀석은 빠르게 강북지역을 통합해 버렸고 얼마안가 그 지역 최고의 강북연합 짱 자리에 올라갔다. 그런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하고 얼굴을 보면 더 무시무시한 기분이 드는 녀석은 어느날 갑자기..정말 뜬금없게도 연합 짱 자리를 은퇴하며 바로 다음날 정식으로 성모 마리아라는 이름도 유치찬란한 조직을 출범하게 된다. 창단의 목적은

<세상의 늑대 같은 남자들의 마수로부터 천사 같은 마리아 유지민 선생님의 신변을 보호하겠다!!>

참으로 거창하다 아니 할 수 없는 명목이었다. 내 보기엔 이것들이 더 늑대로 보인다만 말할수 있는 용기는 없다. 상대는 한 지역을 정복한 짱이다.. 난 그만큼 간이 크지 않다.

때는 바야흐로 작년 겨울.. 한 학년이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우리 학교에서나 그 애가 정복한 다른 학교에게나 강북 연합에게나 이 소식은 더 할 수 없는 쇼킹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강북연합 짱 아니 이제 성모마리아 회장님이 된 그 말들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산재해 있던 불순한 의도의 경쟁 팬클럽들을 부셔 나갔다. 여기서 부셨다는 말은 손을 봐줬다는 말로 바꿀수 있겠다. 한마디로 패줬다는 얘기다.. 처음엔 미쳤다고 했다. 강북 지역의 최고 망나니가 싸움질을 하도 많이 해서 머리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리도 들었고 약 먹고 정신 이상해졌다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마리아의 은총을 받기라도 했는지 녀석은 종교에 귀의한 성자처럼 꿋꿋하게 선생님의 주위에 돌덩이리들과 암덩어리를 치워 나갔고 결국 모든 불순한 클럽을 깨부시고 모든 것들을 잠재워 버렸다. 그리고 오늘날 동광 고등학교에 현존하는 최고의 팬클럽 성모마리아만이 남게 되었다. 참 대단한 역사다. 듣고 있는 내가 손발이 오그라들고 민망해져 절로 고개가 숙여질 정도로 대단한 역사다.





<자..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야..우리 유지민 친위대 일명 성모마리아가 창립된 이래 처음으로 불어 닥친 최대의 위기이자 초유의 긴급사태라고 알겠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녀석들 가운데 가장 인상이 험악해 보이는 한 녀석. 그 이름도 유명한 유경호가 너무나 너무나 걸걸하고 음산한 목소리로 한마디 한마디 심각하게 말을 내뱉자 주위에 있던 덩치 좋은 사내놈들 역시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갔다. 내 보기엔 이것들이 더 심각한 문제 같다. 여기가 교실인지 야쿠자 사무실인지 분간이 안가잖아..

근데 내가 왜 이틈에 껴있어야 하는 거야.. 나는 찌릿 하는 표정으로 나를 이리 끌고 온 지환을 바라봤지만 당사자인 그 자식은 나를 외면한 채 전 강북연합 짱인 (지금은 성모마리아 회장직을 역임) 유경호와 무언가 열심히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방금 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성모 마리아 라는 클럽의 회장 다음의 직책인 최고 관리자라는 자리를 바로 이 지환이 놈이 역임하고 있다는 것 같다. 별 쓸데 없는 짓을 다한 다 는 생각이 든다. 얼굴도 멀쩡한 놈이..

<분명 그 자식은 우리 착하고 이쁜 마리아를 제법 반반한 얼굴과 뱀 같은 혀로 꼬신 제비놈일께 분명해..>
<그래!!그 자식은 분명 우리 마리아의 약점을 잡고 늘어지는 그런 변태같은 놈일꺼야!!
안그러면 우리 천사같은 마리아가 그딴 변태같은 놈이랑 같이 있을 리가 없어!!>
<맞아!! 그 자식은 천사 같은 마리아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악마같은 놈일께 뻔해!!>
<그래..그놈은 악마야!!>

여기저기서 단순하기 그지없는 원색적인 비난들이 나로 추정되는 그놈에게 쏟아졌다. 걔중에는 눈앞에 있기라도 한 듯 주먹까지 휘두르는 놈들도 있다. 돌덩이 같은 주먹이 이리저리 붕붕거리며 날아다닐 마다 내 머리가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순간 등골이 오싹해온다. 이거 내 이름 들켰다간 바로 땅속에 묻힐 분위기다. 아이들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험악한 사내 놈 들의 살기어린 한마디 한마디에 가슴이 뜨끔뜨끔 거려온다.

<그래...니들 말이 맞아..그놈은 악마야!!>

맞긴 뭐가 맞아!! 내 눈엔 니 얼굴이 더 악마 같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말들을 간단하게 한마디로 판결을 내린 클럽 회장님은 끓어오른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우선 우리가 할일은 그자식이 누군지부터 알아야해..>
<얼굴을 모르는데 어떻게 알지??>

그지...얼굴을 모르지?? 그래... 모를꺼야.. 안심하자..

<훗...다 방법이 있지..>

옆에 있던 지환이 자식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뒤이어 말을 이어갔다. 넌 왜 나서냐?? 좀 가만히 있어라..

<목격자의 얘기를 들어보자면 그자식의 옷차림은 체크무늬 반바지에 헐렁한 면티 거기다 삼성 쓰레빠를 끌고 있었다고 해...>

그런 건 또 언제 조사했냐??

<뭐야..그런 추잡스런 차림으로 우리 마리아랑 만났단 말야?? 도저히 믿을 수없어!!>

너희들은 쓰레빠 안 신냐?? 뭐가 추잡해??

<사실이야..그에 반해 우리 마리아는 흰 민소매 블라우스에 하늘하늘 거리는 하늘색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고..>
<아..민소매 블라우스에 하늘색 주름치마라...생각만해도..아름답다...>

마치 눈앞에 보이기라도 한 듯 녀석들은 동시에 멍한 표정을 지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걔중에는 침까지 흘리는 녀석들도 보인다. 니들이 더 변태 같다..이 자식들아..

<본론으로 들어가면 그 사내자식의 차림채로 보아 아마도 그 근처 사는 놈일 확률이 커..>

그 녀석 답지 않은 예리한 지적에 모두들 동의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간다.

<우선 너희들은 그쪽 주민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 시켜봐..그 남자를 본적이 있나..어떻게 생겼나..직업은 뭔가...뭐 이것 저것다..>

무슨 형사 콜롬보같다.. 치밀하게 아이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지환이 자식은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과는 다른 진지하고 신중해 보였다. 이 신중함을 제발 다른데 좀 써라..이런데 쓰지 말고..

<근데 알아서 어쩌게??>

그래..알아서 뭐하냐..그냥 냅둬라...제발 부탁이다..

<응징을 해야지...>

지금껏 지환의 녀석의 뒤에서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던 회장님이 낮게 깔리는 듯 한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섭다.. 입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상대가 그 누구라도 우리 마리아를 함부로 건드린 댓가는 반드시 치루게 해주겠어..>

조폭영화의 한 장면처럼 살기 어린 목소리로 조용히 읇조리는 회장님의 말에 내 몸이 옭죄여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등 뒤로 차가운 식은땀이 흘러온다.

<아..맞다!! 강혁아.. 니네 집도 그 근처지??>

고맙다...여기서 그 얘기를 꺼내줘서.. 아주 고마워... 순간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로 쏠려 온다. 험악하기 그지없는 것들이 이렇게 집중을 해주니가 두 다리가 몸 둘바를 모르겠다. 아주 다리가 후덜덜 떨려온다.

<엉??어...어...그렇지...근데 그건 왜??>
<아니..가까운데 살면 봤을까 해서...>
<그...글쎄..나는 그런 사람 못 본 것 같은데...>

차마 저렇게 죽일듯한 눈빛으로 살기등등하게 있는 놈들 앞에서 그 악마가 바로 나올시다!! 라는 말은 죽어도 못하겠다.

<그래?? 우선 너도 좀 도와줘..뭐 마리아의 회원은 아니지만 명색이 이 부회장의 친구니까..집도 사건현장에서 가까우니까 새로운 증거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꺼야..>

나의 죽음으로 가는 길에 나보고 일조를 하라는 거냐?? 죽어도 싫다. 일단 대답만 하고 안도와 줄 거다.

<그러지 뭐...>

일단 대답은 했지만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의 닥쳐올 일들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이러다 목격자라도 나타나면...그 뒤에 일은 상상도 하기 싫다.

<선생님 오신다!!>

침입자를 알리는 SECOM처럼 교실 가득 울려 퍼지는 통신병의 목소리에 우리는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곧이어 언제나 그랬듯이 통신병의 전보대로 선생님이 들어왔고 평범한 학교 생활을 알리는 조회 시간이 시작됐다. 주말은 잘 보냈니 라고 시작한 특별할 것 없는 월요일 아침의 조회시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흘러갔다.

교실 안에 선생님의 귀엽고 밝은 목소리가 차분하게 울려 퍼지고 몇 명의 아이들만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갔다. 원래 조회 종례시간이 라는 게 경동시장 장 바닥 만큼이나 시끄러운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반만은 차분하게 진행 된 적이 많았다.

당연한 일일수도 있겠다..우리 마리아님 좋은 말씀하시는데 떠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성모마리아에 처절한 응징을 받은 아이들이 꽤 많으니까... 시범 케이스로 몇 명이 응징을 당하자 언제 부턴가 조회 종례시간에 떠드는 것은 자살시도 라는 생각이 아이들 머릿속에 박혔는지 오늘 아침 조회 시간도 차분하기 그지 없었다.

나 역시도 그런 응징을 받고 싶지는 않았기에 차분하게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갔다. 얼굴에 방긋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말을 이어가는 선생님.. 왠지 모르게 어제 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달콤한 빛이 맴도는 핑크빛의 원피스가 사랑스러운 느낌을 풍기면서도 얇고 하얀 볼레로 가디건이 고운 어깨선만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부푼 가슴께 까지 길게 웨이브져 내려오는 스타일과 잘 어울리며 언뜻 청순함을 표현해온다.

어제랑 옷이 바뀌어서 그런가 했지만 딱히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학교에서 보는 선생님의 모습은 밖에서의 모습과는 확실히 틀렸다. 여전히 귀엽고 앳띈 구석이 보이긴 하지만 학생들 앞에선 선생님은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한명의 당당한 교직자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어제 내 품안에서 사랑스럽고 애교 많던 모습은 좀처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제 선생님과 보냈던 하루가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내가 어제 잠시 꿈을 꾼 건 아닌가?? 선생님은 어제의 일을 기억하고 계실까?? 그리고..다시 한번 어제처럼 선생님을 안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왔다. 그리고 순간.. 멍하니 선생님을 바라보던 나의 눈이 선생님의 초롱 초롱하게 빛나는 눈과 마주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선생님의 시선은 이내 나를 지나 다른 곳으로 지나갔다.

가슴 한구석에서 웬지 모를 아쉬움과 허전함 그리고 섭섭한 마음이 피어오른다. 학교에서 아는 척 하길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좀 기분이 그렇다.

<자..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네고 수업 열심히 하자!! 그럼 반장...>
<저기..선생님!! 질문있는데요!!>

손을 든 여자아이의 입가에 묘한 웃음을 띄워져 있는게 뭔가 수상한 느낌이 든다. 조회 시간 끝날 때 쯤에 질문을 할 정도라면 돌 맞을 각오 하고 하는 건데...

<응?? 뭔데??>
<저기...선생님 애인 생기셨다면서요?? 진짜예요??>

역시나...보통 질문은 아니었구나.. 갑작스레 터진 그 여자 아이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야?? 애인이라니??>
<어제 남자랑 손 잡고 데이트 하셨다면서요..학교에 소문 다 났어요..>
<아~~그거...난 또 뭐라고..>

잠깐....뭐야 그 인정하는 듯 한 억양과 제스쳐는??

<진짜에요??>
<어..뭐..데이트까지는 아니지만 남자랑 손도 잡고 팔장도 끼고..그러기는 했어..>

남들은 그런 걸 데이트라고 합니다.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발언은 좀 삼가 해주시지.. 알만한 분이..근데 설마 내 얘기까지 하진 안겠지?? 나의 인권은 보호해 주리라 믿습니다..조금씩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조회시간을 나는 약간의 긴장 상태로 지켜보았다.

<그 사람 누구예요?? 애인 이예요??>
<언제부터 만났어요??>
<결혼 하실꺼예요??>
<애는 몇이나 나으실 건가요??>

남들이 보면 여기가 연예인 기자 회견장인줄 착각할 만큼 여기저기서 갖가지 질문이 터져 나온다. 그러게 왜 괜히 인정해 가지고 애들 불타는 호기심에 불을 붙이나..

탕탕탕!!

<자!!다들 조용히 하고 한명씩 말해..선생님 정신 없다..>

그제서야 아이들이 격해졌던 흥분을 가라앉히며 조용해 졌지만, 아이들의 두 눈은 꼭 더 지금까지와는 더없을 정도로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 정신으로 수업이나 열심히 들어라 이것들아..

<뭔가 니들이 오해를 하고 있나 본데..애인은 아냐..>

그래.. 애인은 아니다..암..

<그럼 애인이 아니면 뭐예요??>
<음...그냥...남. 자. 지...>

그래 그냥...남자지...암

<그럼..그 남자가 누구예요?? 친구?? 동생??>
<음...너희도 아는 사람 일 텐데..>

그래 너희도 아는 사람....엥?? 그 작은 말 한마디에 아이들이 찌개의 국물이 끓듯 다시 한번 들끓기 시작했다. 누군데요 라는 의문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이름을 밝혀라 라는 요구의 소리가 교실에 맴돌았다. 이 여자가 진짜 왜 이래...정말 말하진 않겠지?? 근데 왜 이렇게 땀이 나냐..

<그게...누구냐면은....>

설마 설마... 어디선가 두구두구두구 하는 북소리가 들리는 건 나만의 착각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지환이 녀석이 책상을 두들기며 효과음을 내고 있으니까. 지금이 무슨 연말 시상식이냐?? 그딴 저속한 효과음은 집어치우란 말이다!!

마치 이 자리에 있다는 듯 선생님이 아이들을 훑으며 말을 끌어간다. 아이들은 숨조차 죽인채 선생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 두구두구 하는 소리만...그만하라니까!!

그리고 순간 아주 찰나의 순간 선생님의 눈과 나의 눈이 다시 한번 마주쳤다. 잠깐 아주 잠깐 나를 향해 어제 보았던 그 귀여운 미소를 보낸 선생님.. 그 웃음에 웬지 모를 불길함이 내 몸을 엄습 했다.. 설마..아니겠지...

<한강혁!!>

이런 미친!! 짧지만 확실하게 나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천천히 아이들의 시선이 한곳에 모아진다..날카로운 시선들이 나를 중심으로 모여 사방에서 나를 감싸오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여기저기서 살기까지 섞인 눈길이 내 피부를 송곳처럼 찔러왔다. 그중에서도 우측 대각선 45도 방향의 창가 쪽에서 아주 죽일듯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날카로운 시선 하나가 확실하게 느껴져 온다..눈빛만으로도 숨이 조여오는 시선..성모마리아의 회장 유경호!! 하하...젠...장...난 이제..죽었다..

<조회 끝나고 교무실로 따라와!! 이상..조회 마치겠음..인사는 생략!!>

지금 내 인생이 생략되게 생겼는데 그냥 가냐!! 할 말 다 끝났다는 듯이 선생님이 홱 하고 교실문 밖으로 나가 버리고 교실 안은 한순간 정적만이 감돌았다.

<뭐야..장난이잖아..>

대단히 실망한 듯 한 힘 빠진 목소리로 내뱉는 지환이 녀석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터져 나오자 뒤이어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럼 그렇지 라는 한숨을 내쉬며 선생님의 말을 장난으로 일축해 갔다. 살은...건가??

칼로 쑤시는 듯 한 아이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사라지고 동시에 지옥에서 천국으로 간신히 건너오는 듯 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갔다. 정말 십년 감수했다.. 지환이 녀석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근데...그게 도와 준건가?? 그냥 나를 무시하는 말이었던 것 같은데...분명 도움은 받은 것 같은데 묘하게 더러운 이 기분이 든다... 나의 묘한 눈초리를 느꼈는지 공책에 뭔가 적고 있던 지환이 녀석이 나를 바라본다. 그 공책에 낙서처럼 써져있는 갖가지 글들과 그 위에 크게 담팅이 사건 기록부라고 보란 듯이 적어 놓은 걸 보는 순간 밑도 끝도 없는 한숨이 세어 나온다.

<뭘 봐?? 뭐 할 말있어??>
<없어....이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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