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바람 - 에필로그

안녕하십니까~
긴말없이 바로 시작합니다.
언제나 허접스럽게... 씨부려봅니다.
부~~~~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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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바람 7화 마지막회>





그날 난 그놈을 끌고 모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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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


"헉~ 헉~ 헉~ 헉~ 야.. 왜이렇게 물이 안나와..."

"........"

"윽..하아.. 하아... 야 너 왜그래?"

"............"






그를 끌고 모텔로 들어갔지만 선뜻 내 몸에 손을 대지 못한다.

난 등을 돌려 그를 바라본체로 옷을 벗어 내렸고 그제서야 영수도 나에게

손을 뻗어 내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느낌은 느낄수 없었다.

분명 전과 같은 손놀림과 애무가 이어졌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당연히 내아래에선 나와야할 것이 나오지 않았고 힘들게 삽입까지 하여

허리를 놀려보지만 나에겐 그저 살이쓸리는듯한 느낌만 있을뿐 아무런 감흥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장해서 그런가바... 좀 씻고 쉬었다가 이따다시하자......"

"참내... 희안하네.. 천하에 지은이가 흥분을 안하고..."






평소와 다른 반응에 그는 약간 토라진듯 욕실로 들어갔고

난 그냥 그자리에 그대로 몸을 눕혔다.


샤워후 내옆에서 조용히 잠을 청한그를 보고 난 조용히 일어나 그를 내려다 보았다.

시간도 시간이고 조금 피곤했는지 비교적 깊게 잠에 빠진듯했다.

옷을 걸치고선 모텔을 나와 편의점에 들어가 이것저것 물건을 고르고 다시 모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대에서 곤히 자고있는 영수를 멍하니 바라보며 맥주캔을 입에 물었다.


너는... 아무렇지도 않은거 같구나.... 나랑 우리 가족만....







---------- <승철>


아내가 직접 이혼서류를 가져오며 사과를 한다.

많이 마른듯한 모습에 측은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머릿속에 그날본 사진들이 다시

스쳐지나가자 그런 측은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가증스러운듯한 모습만이

내눈에 비춰졌다.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조차 꼴보기 싫어 일부러 그놈얘기를 꺼냈다.

역시나 그 이름을 말하자 아내의 표정이 굳는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미안하단 말만 계속하던 아내는 그자리에서 뛰쳐나갔고 난 가만히 지켜만 봤다.


그래.. 이제 끝이야...




한달쯤이나 지났을까... 장인어른에게 전화가 왔다.






[박서방.... 날세..]

"네... 안녕.. 하십니까..."

[....그래.... 미안한데... 잠시 여기로 좀 와줄수 있겠나...]

"...무슨.. 일이신지...."






난 처가쪽으로 차를 몰았고 옆에는 아무말없이 날 따르는 희영이가 앉아있었다.








---------- <지은>


침대에서 내려와 모텔 한쪽켠에 위치한 화장대에 걸터 앉아 잠든 영수를 바라봤다.

그냥 말없이 바라만 보며 지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갑자기 딸아이와 남편이 보고싶어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생각해보니 누구나 다 있는 가족사진한장 내겐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정말... 난 쓰레기구나....


난 조용히 좀전에 편의점에서 사온 물건을 꺼내어 테이블에 놓았다.

맥주캔을 하나 따서 목을 축이고 창밖의 거리를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기만 했다.







---------- <승철>


아내... 아니 지은이와의 이혼은 정말 빠르게 진행되었다.

모든것을 나에게 일임한 상태여선지 어떠한 걸림도 없이 진행되어 가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장인에게서 전화가 왔고 지은인가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고 심각하단

말을 전해들은뒤 희영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 중환자실엔 여기저기 울부짖는 사람들과 신음하는 사람들.. 그리고 바삐 움직이는

의사.. 간호사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저쪽한켠에 장인이 보여 희영이에 손을 잡고 조심히 걸음을 옮겼다.


커튼으로 가려져있어 멀리서 다가갈땐 정확한 모습은 보이질 않았으나 가까워지자

지은이에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온몸에 붕대를 감고있고 얼굴까지도 거즈같은것을 덕지덕지 발라놓았다.

난 걸음을 멈추고 희영이를 밖으로 내보냈다.

차마 이 어린아이에게 저런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는것이어서 억지로 내보내게 되었다.





"...어떻게... 된겁니까..."

".....불이...났었다는군......"





전날밤 지은이는 영수란 놈과 만나 모텔로 갔었다.

미리 계획을 했는지 우발적인지는 알수 없지만 남자가 자는사이 방안에서 번개탄을

피웠고 연기에 질식해서 상황판단을 할수 없었을때 다른곳에 불이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한것이었다.

남자는 그자리에서 사망한 상태였고 지은이는 아직 숨이 붙어있었지만 그리 희망적이진

않다는 설명에 난 그저 멍하니 누워있는 지은이만 바라보았다.


...넌.. 끝까지 니생각만 하는구나....






---------- <지은>


편의점에서 사온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

그때까지 영수는 세상모르고 자고있었고 난 불을 붙인뒤 영수옆에 가지런히 누워

눈을 감았다.

매쾌한 냄새에 숨쉬기가 점점 힘이들어지고 고통도 잠시 몸에 힘이빠지면서

의식이 저멀리 사라지는듯 했다.

두눈을 감아 어두웠던 시야가 어느새 환하게 비춰지며 잠시잠깐 행복했던 시절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막태어난 희영이를 보며 눈물짖던 남편... 그런 남편은 다시 나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봐주며 살며시 안아주었다.

그때 귓가에 속삭여준 한마디 사랑해.. 고마워.. 그말이 들림과 동시에 환하게 빛나던

시야가 눈앞에서 사라지면서 기억할수 있는 이성의 끈도 놓아버렸다.


극심한 고통과 주변의 시끄러움에 눈이 잠시 떠졌다.

난 여전히 누워있고 수천개에 바늘로 찌르는듯한 생전처음 겪어보는 고통이 내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정작 손가락하나 움직일수 없었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






---------- <승철>


경찰이 내게 다가와 불에 그을린 종이를 내게 내민다.


[승철오빠에게

내가 뭐라 말해도 모든게 변명이겠지... 하지만 마지막날 내가 했던말

그건 정말 진심이야... 그것만은 알아줬으면해... 정말.. 정말 미안해...]


작은 종이에 적힌 지은이에 메모는 그저 미안하단 말이었다.


이제와서... 너.. 끝까지 이기적이고 나쁜년이구나...


지은이는 그날밤을 넘기지 못하고 고통속에 몸부림치다 숨을 거뒀고 소송중이던

이혼문제는 무효가 되었다.

(요문제는 좀 알아보니 이혼소송중 배우자가 사망한경우 이혼은 무효가 된다네요)









2년후..............


희영이가 대학에 입학했다.

S대 법학과... 그것도 수석입학이다.

희영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선 난리가 났다.

졸업식땐 교장이며 담임선생 할것없이 희영이 옆에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역 신문에도 희영이에 기사가 실리면서 사람들에 이목을 집중시켰고

난 뒤에서 흐믓한 미소로 그런 딸아이를 지켜보았다.

오늘도 무슨 인터뷰를 한다며 기자들이 찾아왔고 한시간가량의 인터뷰가 끝이났다.





"희영아.. 힘들지 않아? 힘들면 이제 기자들 만나지마 아빠가 다 돌려보낼테니깐.."

"헤헤~ 아냐... 괜찮아.. 많이 오는것도 아닌데 뭘..."




지은이가 죽은뒤 나와 희영인 이사를 했다.

뭐 멀리 간건 아니지만 그집에선 도저히 살수 없을것 같다는 희영이에 부탁도 그랬고

나조차도 그집엔 다시 들어가기가 싫어서 동네만 다른곳으로 옮긴것이다.

짐도 희영이와 내물건을 제외한 모든것은 다 태워버렸다.

지은이에 흔적을 지우기위한 방법이었으며 희영이나 장인,장모도 반대하지 않았다.


주위사람들이 나에게 재혼생각 없느냐고...

난 단칼에 거절한다.

이미 아내라는 호칭을 가진 여자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기에

다시 그 호칭으로 불리울 사람을 만나다는게 나에겐 심한 거부반을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서 지은이가 왜 섹스에 미쳤었는지 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이 초콜릿이나 사탕을 너무 많이 먹지 못하게 말리곤 한다.

물론 건강상의 이유이지만 아이들은 그말을 잘 듣지않는다.

그 달콤함을 한번 맛본이상 빠져나올 정신적인 힘이 아이들에겐 없기 때문이다.


지은이도 어린아이들이 단것에 빠진것처럼 섹스에 쾌락.. 달콤함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달콤함에 점점더 빠져들었고 그 끝은 아이들이 썩은이를 뽑듯

우리에 인생에서 한부분을 모두 뽑아내고서야 끝이났다.


만약 내가 어른입장으로 지은이를 애초부터 다독이고 타일렀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과는 전혀다른 삶을 살고있었을까...


2년이 지난 지금 처음에 가졌던 지은이에 대한 분노는 없어졌다.

하지만 알고도 무시했던 내 죄책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혼자만에 문제가 결코 아니었는데 난 지은이를 마녀로 만들어 방치한건 아닐까라는 생각

모두 지난일이지만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 씁쓸한건 어쩔수 없는것 같다.



이제와서 지은이를 생각하며 속으로 속삭여봤다.



지은아... 나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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