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 16부

여자의 일생 -16부-





점심을 먹고 돌아가려던 아주머니가 세미를 잠깐 오라고 하더니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저쪽으로 데리고 가서 소곤거린다.



“여기는 시내가 아니라서 혼자 자기에는 무서운 곳이야... 몇 년전에는 저 앞에서 어떤 여자가 목을 매 죽기도 했었어... 이 말은 비밀이니까 할아버지에게 말하면 안돼... 알았지? 그러니까 꼭 할아버지랑 같이 자겠다고 해... 아니...세미가 무섭지 않다면 혼자 자도 괜찮구..”



“정말이래예? 어메~ 내는 무서버서 밤에는 밖에도 몬 나가는데...”



“세미가 겁이 많은가 보구나...쯪쯪... 하긴 나도 여기서는 혼자 못 자니까...”



아주머니는 빙긋이 웃으면서 다정한 척 세미의 옷 매무새까지 봐 주니



세미는 그렇게 까지 신경을 써 주시는 아주머니가 고마울 따름이다.



“흡... 아저씨예... 그라믄 은제 올끼라예?”



집으로 돌아 가려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차에 올라타자



웬지모를 두려움이 앞서며 서운한 마음까지 겹치자 세미의 입이 실룩거리기 시작했다.



“으응~ 곧 올꺼야~ 그 때까지 할아버지 말씀 잘 들어야 해...알았지?”



“야아~ 훌쩍...훌쩍...”



세미는 집을 떠나 올 때처럼 가슴이 찡 해져 울먹이는데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태운 까만 승용차는 미끄러지듯 입구쪽으로 가 버린다.



“허허~ 녀석... 그 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가 보군... ”



“훌쩍...훌쩍... 야~ 내 한테 너무 잘 해 주셨어예~ 훌쩍...”



“그게 다 세미가 착해서 그런걸꺼야~ 자아~ 이제 들어가자...”



할아버지는 울먹이는 세미가 안스러운지

까슬한 손으로 세미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잡은 채 안으로 들어간다.



“할배요~ 그란데...할배는 혼자 있어도 안 무서버예 ?”



“뭐어...... 허 허 허~ 무섭긴 뭐가 무서워... 허 허~”



“내는 혼자 있으라믄 죽어도 몬 있을꺼 같아예... ”



“허 허 허~ 하긴 너만한 나이 때는 다 그렇지... 나도 어릴 적에는 그랬으니까..”



할아버지의 방은 무척 넓고 좋아 보였다.



아저씨의 집처럼 침대는 없었으나 어린 세미가 보기에도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그라믄 이따가 잘 때 내는 할배하고 같이 자믄 안되예? 내는 무서버서 혼자 몬 자예..”



“내가 코를 골지도 모르는데도?”



“야~ 개안아예~ 내는 잘 때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 카데예?”



“그래~ 알았다....허 허 허~”



세미는 같이 자도 좋다는 할아버지의 허락을 받자



한결 마음이 놓이는지 그제서야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할배요~ 그라믄.... 밥은 누가 하는데예? ”



“뭐어......밥?..... 허헛...녀석... 별 걱정을 다 하네... 넌 그런 신경은 안 써도 돼...”



“히 히~ 할배요~ 내가 어깨 주물러 줄까예? ”



“어엇...니가? 허 허 허~ 그래...한번 주물러 봐라.... 어디...”



세미는 푸근한 웃음을 웃으시는 할아버지가 좋아졌는지



시키지도 않는 어깨까지 주물러 주겠다고 했다.





“어휴~ 시원하다.... 자아~이제 그만 해.....힘들겠다...”



“시원했어예? 히 히~”



“그래~ 자식놈 보다가 세미 니가 훨씬 낫다....흐흠~”



“에이~ 거짓뿌렁...... ”



홍노인은 은근히 붙임성이 있는 세미가 무척 귀여웠고



세미 역시 친 할아버지에게 하듯 처음부터 어려워 하질 않았다.



“흐흠~ 세미가 제일 좋아하는게 뭐야? 이 할배가 사 주고 싶은데...”



“짜장면이요~ 히 히~ 짜장면이 젤로 좋아예...”



세미는 생각을 할 것도 없이 짜장면이라고 했다.



“뭐어? 하 하 하~ 아이구... 허 허~ 짜장면이라... 허 허~”



“어 어........ 왜 웃어예? 짜장면이 을매나 맛있는데예...”



“그래..그래...맛있지.... 허 허 허~ 아이구...오늘 세미 때문에 실컷 웃었다.. 허 허 허~”



세미는 할아버지가 왜 웃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할배가 기냥 물어 본 거지예? 사 주지도 않으믄서... 오빠는 잘 사주는데...”



“뭐어...기냥 물어봐? 허 허 허~ 세미가 그렇게 먹고 싶은데...사 줘야지...허 허~”



“증말이라예? 은제 사 줄낀데예?”



“니가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허 허~”



“증말예~ 와아~ 우리 할배 최고데이~ 우 히 히~”



그 소리를 듣자 옆에 착 달라 붙어 있던 세미가



갑자기 발딱 일어나더니 할아버지의 목을 감싸 안아버리자



할아버지는 휘청거리더니 옆으로 넘어가 버린다.



“아이구...이녀석아... 어 어 엇!!”



“아유~ 하..할배...자..잘못 했어예....으으~”



“아니야~ 아니야~ 허 허 헛... 오늘 내가 세미하고 씨름을 해서 졌네...허허~”



세미는 너무 까불었는게 아닌가 싶어 얼른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



그러나 그 동안 외로워서였을까?



홍 노인은 철없이 구는 세미의 행동 하나 하나가 귀엽기만 하다.





“우리집의 밥맛을 어떠냐? 입에 맞았어?”



“야~ 무진장 맛있어예~ 히 히~ 아하~ 배 부르다...... 근데...나 목깐 해야 되는데...”



저녁을 먹자 세미는 저녁마다 씻고 자라는 아저씨의 말이 생각난 것이다.



“으응~ 그래 그래~ 저어기 가서 씻고 와....... ”



“할배는 안 씻어예?”



“나? 으음~ 나는 조금 있다가 씻지 뭐........ 빨리 씻어... 나 심심하니까...허 허~”



세미는 홍 노인이 일러 준 곳으로 쪼로로 달려가 욕실 앞에 옷을 벗어 놓고 들어갔다.



욕실은 아저씨의 집 보다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무척 깔끔하였고



무슨 향인지는 몰라도 은은한 향기가 솔솔 풍겼다.



“쏴 아~~~~~ 쏴아~ 으흣...차가......으 히 히~ ”



샤워기의 물을 머리부터 한껏 덮어 쓴 세미는 온몸에 비눗칠을 하면서



자신이 마치 공주가 된 것처럼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시골에 살 때는 전혀 꿈도 꿔 보지 못했던 일들이다.



그저 선녀탕에서 입술이 파랗게 얼어붙을 정도로 뛰 놀다가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갈라치면 젖은 몸 그대로 옷을 입어 버리는게 고작 아닌가?





“어엇!! 너..너..너어~~”



홍 노인은 욕실에서 나오는 세미의 몸을 보자 놀라서 말 조차 할 수가 없었다.



세미는 아저씨의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발가벗은 채 욕실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히히힛......할배요... 마이 기다랬지예?”



세미는 당연한 듯이 천연덕스럽게 배시시 웃고 있는것이다.



“너..너어~ 그게 뭐야? 옷은?”



“아아~ 이거예......히힛...이제 곧 잘꺼잖아예...그니까....히힛...”



“얼른 입어... 다 큰 애가 그게 무슨 꼴이야.....”



“치잇...귀찮은데... 흐흠~”



세미는 뜻하지 않은 홍노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욕실 앞에 벗어 두었던 하늘색 원피스를 걸쳐 입는다.



“인자 됐지예? ”



“그래...이녀석아~ 그러니까 얼마나 이뻐... 허 허~”



홍노인은 다가오는 세미에게 두 팔을 벌리더니 안아서 무릎위에 앉혔다.





“세미......너~ 고향 이야기 한번 해 봐라...”



“고향 이야기예?..........으음..... 우리 고향에는 재미있는거 별로 없는데... 아참!!”



“뭐....재미난 이야기가 있나 보군...허 허~”



“야~ 우리 마실에는요~ 선녀탕이 있거등요..... 히힛...고기서... ”



할아버지의 무릎위에 앉은 세미는 그저 선녀탕의 이야기에 신이났다.



“참~ 할배요~ 오늘은 내는 무서버서 그래는데... 잘 때 할배 옆에서 자믄 안되예?”



“뭐어~ 내 옆에서?........ 으음......어리니까...그렇겠구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



“증말이지예? 히힛... 할배가 최고데이... 히 히~ 쪼옥...”



“아이구...이 녀석...허 허 허~ 그렇게도 좋아? 허 허 허~”



세미는 할아버지가 옆에 자도 된다고 하자



홍노인의 뺨에다 뽀뽀까지 해 주며 좋아했으며



그 동안 외로웠던 홍노인도 세미의 행동이 무척 즐겁기만 하다.



“아 하 하 함~ 하아~ 아이 자부러워...... 할배요 인자 그만 자시더...”



“으음~ 그래...오늘 멀리서 오느라고 피곤 할꺼야~ 너 먼저 자거라...나는 아직...”



시골에서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자던 세미였지만



그 동안 낮잠 때문에 일찍 잠이 못 들었었는데 오늘은 몹시 피곤한가 보다.



“아이~ 할배도 같이 자야지예... 빨리 씻고 오이소...야~?”



“허 허 허~ 어휴~ 이 녀석... 그래...알았다... 그럼 내 씻고 올테니 너 먼저 자도록 해..”



홍노인이 방을 나가자 세미는 잠자리에 들려고



입고있던 하늘색 원피스를 곱게 벗어서 가지런히 챙겨놓은 후



미리 펴 놓은 이부자리 속으로 들어가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쏟아지는 잠으로 인해 눈거풀이 점점 무거워 지더니



어느새인가 세미는 꿈나라로 빠져들어가 버린다.





한 낮에는 그렇게 푹푹 쪄 대는 날씨였지만



그래도 밤이되니 제법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준다.



“아유~ 시원하다..... 세미는 벌써 자나? 허 허 허~ 녀석...”



욕실에서 세수를 하고 방으로 들어 온 할아버지는



한 동안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잠들어 있는 세미의 얼굴을 보았다.



그것은 천사의 얼굴이었으며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이었다.



비록 부모를 떠나 혼자의 몸이 되었지만



그 얼굴에서 묻어 나오는 천진난만함과 해맑은 미소가



홍노인으로 하여금 더욱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쯪쯪...어린 것이 집이 얼마나 그리울꼬.....그래...앞으로는 내가 힘이 되어 주지...”



세미를 바라보던 홍노인은 뭔가를 결심한 듯 하더니



이제 잠자리에 들기위해 모시로 된 하얀 바지 저고리를 벗었다.



반팔 런닝과 무릎까지 오는 고쟁이 같은 바지 차림이 된 홍노인은



얇은 이불을 들치며 세미의 옆에 조용히 누웠다.



“후 훗... 녀석...어 어 엇... 아니... 이..이게....”



몸을 돌리며 세미의 몸을 살며시 끌어 안아 보려던 홍노인은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쳐져 있지 않은 세미를 보며 흠칫 놀라는 것이었다.



“아하~ 그렇구나... 잠옷이 없으니...쯪쯪... 어휴~ 그런데...이걸 어쩌지?”



아무리 어린 아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발가벗긴 채 재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지금와서 잠자는 아이를 깨울 수도 없는 형편이다.



“아니...이것들은 애 속옷도 하나 없이 보내다니...”



홍노인은 날이 밝는대로 세미와 함께 시장을 다녀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자기로 했다.



“으흐 흠~ 휴우~”



일흔이 넘은 노인이지만 옆에 발가벗은 여자아이가 자고 있다고 생각하니



홍노인은 쉽사리 잠이 올 리가 없어 한숨만 푹푹 쉬고있는데



그때 잠버릇이 거친 세미가 몸을 뒤척여 이불을 걷어차더니



한쪽 다리를 들어 홍노인의 허벅지에 올려놓았다.



“으 으 으 음~ 아 으 음~”



영창으로 새어 들어온 달빛은 세미의 통통한 엉덩이를 그대로 비춘다.



비록 무거울리는 없지만 홍노인은 세미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허벅지에서 내려 놓았다.



“흐흡...”



세미의 비단결처럼 매끄러운 피부가 손에 닿자 홍노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때는 홍노인도 알아주는 한량이었기에 그 느낌을 모를리 없지 않은가?



“휴우~ 아니다... 이건 아니야~”



비록 지금은 혼자 사는 처지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그 많은 재력으로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는 홍노인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발가벗었다 하더라도



어린 아이에게는 손을 대고 싶지 않았던 홍노인은



은근히 일어나는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몸을 돌려버린다.



“아 아 아~ 으 음~~ 긁적...긁적...”



“그 순간 세미가 또 몸을 뒤척이는 것이었고 한쪽 다리를



홍노인의 허리까지 올려 놓고 어디를 긁어 대는지 벅벅 긁는 소리까지 내는 것이었다.



홍노인은 더 이상 세미의 다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홍노인은 조금 전 매끄러운 피부가 떠 생각나며



기분이 점점 묘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휴우~ 으 흐흠~ 그래... 애만 안 다치면 되는거야~”



오랫동안 갈등을 해 오던 홍노인은 살며시 세미의 발목에 손을 대어 보았다.



역시 비단결처럼 매끄럽고 좋은 느낌이다.



“으 흐흐흡... 어휴~ 흐흡...”



홍노인은 다시 몸을 돌려 세미를 향해 마주 보았다.



머리는 뒤엉킨 채 잠들어 있는 세미의 얼굴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홍노인의 손은 이제 종아리에서 미끄러지듯 조금씩 위로 향해 올라가자



허벅지의 살이 무척이나 가냘프게 느껴진다.



그리고 작고 통통한 엉덩이의 부드러움이 홍노인의 손바닥에 들어왔다.



“으 흐 흡... 후 우~ 후 우~”



깊이 잠들어 버린 세미는 깨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지만



홍노인의 가슴은 마치 남의 것을 훔치려고 하는 도둑놈처럼 두근거린다.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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