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의미 - 21부
2018.09.08 01:00
제21장 결혼의 문턱
날이 밝아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서야 눈을 뜬 동식과 인숙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먹으려 식탁에 마주 앉았다. 뜨거운 밤을 함께 지낸 터라 인숙이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듯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잠옷 차림에 탄탄한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마냥 행복한 표정으로 밥을 먹는다. 식사가 끝나고 동식은 낮잠을 다시 자고 나니 머리도 맑고 몸이 한결 가벼워졌음을 느낀다. 샤워를 한 뒤에 말끔하게 차려 입고 연희에게 지금 찾아 간다고 연락을 한 뒤에 차를 몰고 연희네 집으로 나섰다. 대문 앞까지 배웅을 나온 인숙이가 저녁에 빨리 들어왔으면 하는 눈치로 인사를 한다.
초인종을 누르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하였다는 듯 연희가 급히 뛰어 나와 동식을 반갑게 맞이하고 팔짱을 끼고는 안으로 들어간다. 팔뚝에서 연희의 탄탄한 젖가슴의 탄력이 느껴지자 은근히 압박을 가해 누르니 연희가 눈을 살짝 흘기면서 짓궂다는 표정으로 입을 샐쭉거리며 거실로 끌로 들어간다. 현관에는 연희 어머니가 단정한 옷차림으로 얼굴이 조금은 부끄러운 듯 붉게 물들어 환한 웃음으로 동식을 맞이한다. 환한 모습의 동식을 보는 연희 어머니의 눈가에는 묘한 웃음이 스쳐간다.
“안녕하셨습니까?”
“어서 오시게….자…. 이리로……인사 드리게 아버님이시네”
소파에 앉아 있던 중년인이 자리에 일어나 동식을 바라본다. 50이 넘어 보이는 나이에 가느다란 금테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눈빛이 예사롭지 만은 않아 보인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마동식이라고 합니다”
“음, 자네가 연희가 그렇게 얘기하던 친구로구먼 반갑네 우선 이리로 앉게나”
“예……”
과일과 마실 거리가 나오자 연희 아버지가 천천히 입을 떼더니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늘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동식이지만 홀로 꿋꿋하게 버텨온 삶인지라 주눅들지 않고 거짓없이 또박 또박 분명하게 대답을 이어 나가지만 동식의 현실을 듣고 난 연희 아버지는 긴 한숨을 내 쉰다.
“그럼 자네 우리 연희를 어떻게 먹여 살릴 작정인가?”
“우선 제가 운전을 하면서 번 돈으로 살겠지만 곧 카센터를 열겁니다. 당분간 고생은 되겠지만…..”
“카센터….흠 그것두 좋겠지만 자네 내 밑으로 들어와 일을 좀 배워 보면 어떻겠나?”
“아버님 회사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누군 뭐 첨부터 잘 하는 것은 아니지….자네 같은 젊음이라면 해 볼만도 하지 않겠나? “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자동차 말고는 아는 것이 없어서…….”
“상관없네….모르면 배우면 될 것이고 내 밑에서 날 도와주게”
“아버님 뜻이 그러시다면 그리하겠습니다.”
“그래 내가 김 상무에게 연락해서 자네 자릴 알아볼 터이니 내가 미국 출장 다녀온 다음주 월요일에 회사로 나오게”
“네 아버님 고맙습니다. 힘껏 노력해서 보답을 하겠습니다”
“하하하……보답이라니 이 사람아!…..이제 한 식구 같이 지내야 할 터인데…..”
한 식구라는 말이 나오자 초조하게 앉아 있던 연희의 얼굴에서 함박웃음이 피더니 아버지의 팔을 붙들고 볼에다 입을 맞추며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아빠…..고마워요…..”
“허허 이 녀석….고맙기는 일러!”
“네?”
“둘 결혼은 1년 뒤로 미룬다. 연희도 졸업을 해야 하고 또 이 친구가 얼마나 일을 잘 배우느냐에 따라 결혼도 그때 가서 결정할 게다. 무슨 말인지 알겠냐?”
“네….아빠 고마워……우리 동식 씨 잘 할거야…그치 오빠?”
동식의 성장과정과 배경이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딸이 그렇게 좋아하며 매달리니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하고만 연희 아버지는 동식의 건강한 체구와 시원스러운 용모에 기대를 걸고 식구로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들의 대화를 곁에서 아무 말 없이 지켜보던 연희 어머니는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이 온몸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껴 얼굴이 붉어진다.
“이사람 축하하네… 자주 들려 식사라도 함께 하게”
“네 어머님….고맙습니다…..”
“그러지 말고 아예 집에 들어와서 함께 지내는 것도 괜찮을 듯 한데…..”
“그래요 오빠……엄마 말대로 해 응? 오빠도 혼자 지내기가 이젠 지겨울 꺼 아냐?”
“그..글쎄?…..아무래도 그건 좀….1년만 더 참으면 되는데 뭘….그냥 혼자 지내겠습니다. “
“흠….그건 자네 말이 옳구먼…..대신 자주 들리도록 하게나”
“네…어머님….자주 찾아 뵙고 인사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절부터 받으시지요”
“아니 절은 무슨……아버님께나 드리게 나는 되었구먼”
“허허…그려…장차 우리 사위 감에게 절은 받아야지?
연희 아버지가 호탕한 웃음을 짓더니 자리를 바로하고 앉아 동식의 절을 받는다. 절을 마치고 난 동식의 두 손을 굳게 잡더니
“자네를 보아하니 옛날 내 생각이 많이 나네 그려. 나도 고생을 제법 했지..잘 해 보게”
“고맙습니다. 아버님. 친부모님처럼 모시고 살겠습니다.”
동식의 눈에서도 어느덧 붉은 기가 감돌더니 콧등이 시큰함을 느낀다. 마주 잡은 두 손을 서로가 굳게 잡고 흔들자 곁에 있던 연희도 눈물을 글썽인다.
“여보! 나 출장 준비 다 되었나? 연희는 학교 기숙사로 내려가야지?”
“네….아빠….출장 잘 다녀오세요…..주말에 다시 올라 올께요…오빠 우리도 이제 나갈 준비해야지”
연희의 옷가지와 이런 저런 물건들을 챙긴 큰 가방 하나를 동식이가 들고 현관을 나서서 동식의 차에 타고 청주까지 함께 길을 떠난다. 서쪽하늘의 석양이 유난히도 붉게 물들어 눈길을 끈다.
(계속)
날이 밝아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서야 눈을 뜬 동식과 인숙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먹으려 식탁에 마주 앉았다. 뜨거운 밤을 함께 지낸 터라 인숙이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듯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잠옷 차림에 탄탄한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마냥 행복한 표정으로 밥을 먹는다. 식사가 끝나고 동식은 낮잠을 다시 자고 나니 머리도 맑고 몸이 한결 가벼워졌음을 느낀다. 샤워를 한 뒤에 말끔하게 차려 입고 연희에게 지금 찾아 간다고 연락을 한 뒤에 차를 몰고 연희네 집으로 나섰다. 대문 앞까지 배웅을 나온 인숙이가 저녁에 빨리 들어왔으면 하는 눈치로 인사를 한다.
초인종을 누르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하였다는 듯 연희가 급히 뛰어 나와 동식을 반갑게 맞이하고 팔짱을 끼고는 안으로 들어간다. 팔뚝에서 연희의 탄탄한 젖가슴의 탄력이 느껴지자 은근히 압박을 가해 누르니 연희가 눈을 살짝 흘기면서 짓궂다는 표정으로 입을 샐쭉거리며 거실로 끌로 들어간다. 현관에는 연희 어머니가 단정한 옷차림으로 얼굴이 조금은 부끄러운 듯 붉게 물들어 환한 웃음으로 동식을 맞이한다. 환한 모습의 동식을 보는 연희 어머니의 눈가에는 묘한 웃음이 스쳐간다.
“안녕하셨습니까?”
“어서 오시게….자…. 이리로……인사 드리게 아버님이시네”
소파에 앉아 있던 중년인이 자리에 일어나 동식을 바라본다. 50이 넘어 보이는 나이에 가느다란 금테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눈빛이 예사롭지 만은 않아 보인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마동식이라고 합니다”
“음, 자네가 연희가 그렇게 얘기하던 친구로구먼 반갑네 우선 이리로 앉게나”
“예……”
과일과 마실 거리가 나오자 연희 아버지가 천천히 입을 떼더니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늘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동식이지만 홀로 꿋꿋하게 버텨온 삶인지라 주눅들지 않고 거짓없이 또박 또박 분명하게 대답을 이어 나가지만 동식의 현실을 듣고 난 연희 아버지는 긴 한숨을 내 쉰다.
“그럼 자네 우리 연희를 어떻게 먹여 살릴 작정인가?”
“우선 제가 운전을 하면서 번 돈으로 살겠지만 곧 카센터를 열겁니다. 당분간 고생은 되겠지만…..”
“카센터….흠 그것두 좋겠지만 자네 내 밑으로 들어와 일을 좀 배워 보면 어떻겠나?”
“아버님 회사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누군 뭐 첨부터 잘 하는 것은 아니지….자네 같은 젊음이라면 해 볼만도 하지 않겠나? “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자동차 말고는 아는 것이 없어서…….”
“상관없네….모르면 배우면 될 것이고 내 밑에서 날 도와주게”
“아버님 뜻이 그러시다면 그리하겠습니다.”
“그래 내가 김 상무에게 연락해서 자네 자릴 알아볼 터이니 내가 미국 출장 다녀온 다음주 월요일에 회사로 나오게”
“네 아버님 고맙습니다. 힘껏 노력해서 보답을 하겠습니다”
“하하하……보답이라니 이 사람아!…..이제 한 식구 같이 지내야 할 터인데…..”
한 식구라는 말이 나오자 초조하게 앉아 있던 연희의 얼굴에서 함박웃음이 피더니 아버지의 팔을 붙들고 볼에다 입을 맞추며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아빠…..고마워요…..”
“허허 이 녀석….고맙기는 일러!”
“네?”
“둘 결혼은 1년 뒤로 미룬다. 연희도 졸업을 해야 하고 또 이 친구가 얼마나 일을 잘 배우느냐에 따라 결혼도 그때 가서 결정할 게다. 무슨 말인지 알겠냐?”
“네….아빠 고마워……우리 동식 씨 잘 할거야…그치 오빠?”
동식의 성장과정과 배경이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딸이 그렇게 좋아하며 매달리니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하고만 연희 아버지는 동식의 건강한 체구와 시원스러운 용모에 기대를 걸고 식구로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들의 대화를 곁에서 아무 말 없이 지켜보던 연희 어머니는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이 온몸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껴 얼굴이 붉어진다.
“이사람 축하하네… 자주 들려 식사라도 함께 하게”
“네 어머님….고맙습니다…..”
“그러지 말고 아예 집에 들어와서 함께 지내는 것도 괜찮을 듯 한데…..”
“그래요 오빠……엄마 말대로 해 응? 오빠도 혼자 지내기가 이젠 지겨울 꺼 아냐?”
“그..글쎄?…..아무래도 그건 좀….1년만 더 참으면 되는데 뭘….그냥 혼자 지내겠습니다. “
“흠….그건 자네 말이 옳구먼…..대신 자주 들리도록 하게나”
“네…어머님….자주 찾아 뵙고 인사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절부터 받으시지요”
“아니 절은 무슨……아버님께나 드리게 나는 되었구먼”
“허허…그려…장차 우리 사위 감에게 절은 받아야지?
연희 아버지가 호탕한 웃음을 짓더니 자리를 바로하고 앉아 동식의 절을 받는다. 절을 마치고 난 동식의 두 손을 굳게 잡더니
“자네를 보아하니 옛날 내 생각이 많이 나네 그려. 나도 고생을 제법 했지..잘 해 보게”
“고맙습니다. 아버님. 친부모님처럼 모시고 살겠습니다.”
동식의 눈에서도 어느덧 붉은 기가 감돌더니 콧등이 시큰함을 느낀다. 마주 잡은 두 손을 서로가 굳게 잡고 흔들자 곁에 있던 연희도 눈물을 글썽인다.
“여보! 나 출장 준비 다 되었나? 연희는 학교 기숙사로 내려가야지?”
“네….아빠….출장 잘 다녀오세요…..주말에 다시 올라 올께요…오빠 우리도 이제 나갈 준비해야지”
연희의 옷가지와 이런 저런 물건들을 챙긴 큰 가방 하나를 동식이가 들고 현관을 나서서 동식의 차에 타고 청주까지 함께 길을 떠난다. 서쪽하늘의 석양이 유난히도 붉게 물들어 눈길을 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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