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의 고백 - 1부
2018.10.30 16:40
-- 오늘은 가게가 한가해서 주인님의 지시대로
네 번째 손님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무척 좋아 하더이다. 나는 계약이 성사 돼서 축하 한다고
고맙다는 안부 전화 드렸다고 했더니 그분은 언제 만나서
밥 한 그릇 하자고 제의 했사옵니다. 저는 웃음으로 답을 피했사옵니다.
그분은 담에 자기가 연락 하겠다고 했사옵니다.
이년의 마음을 어느 정도 열어도 되는지 주인님의 허락을 청 하옵니다 --
나는 안부 전화 보고서를 카페에 올리고 수차례 확인을 했지만
주인님의 답은 없었다.
머리엔 온통 주인님 생각 뿐, 공허 했다.
아무 일도 없으니까 자꾸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 초조 불안 했다.
이틀 만에 주인님이 방문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일요일이었다. 점심을 먹고 현관문을 열어 놓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알몸으로 현관 문 앞에
꿇어 앉아 앞발을 무릎앞 바닥을 짚고 혀를 빼 물고
대기 했다. 시계 초침 소리만 째깎 거렸다.
정확히 2시. 주인님은 약속한 시간에 문을 열었다.
세파트 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 왔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주인님의 발만 바라보았다.
주인님은 내 목에 개 목걸이를 채웠다. 순간부터 나는
발정 난 암캐여야 했다.
주인님은 보드라운 손으로 내 등을 쓸었고
나는 멍멍 짖었다.
세파트도 덩달아 컹컹 짖었다. 개 목걸이에 줄이 달리고
나는 거실로 끌려들어 왔다. 주인님은 세파트와 나의 개줄을
한손에 모아 쥐고 있었다. 주인님은 내 턱을 만지며
"나는 주리가 평생을 혼자 암캐로 살아 갈 것이 불쌍하다."고 입을 열었다.
"아니옵니다. 주인님을 섬기는 것이 이년의 행복이옵니다." 하고
나는 대답을 했다. 순간, 등짝이 서늘했다.
주인님의 채찍이 내 등에 빨간 줄을 그었다.
"내가 묻지 않았는데 대답을 하다니. 암캐 맞나?"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아 또 빨간 줄을 하나 더 그였다.
주인님은 내 턱을 만지며 말씀을 계속 했다.
"내가 오늘 너를 시집보내 주기로 했다. 사람이든 개든
마음 정할 곳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네가 의지하고 섬길 수 있는
배필을 데리고 왔다. 고개를 들어라."
나는 명령대로 얼굴을 들었지만, 주인님 외에 사람이 없었다.
현관문을 힐끗 보았다. 밖에 사람이 있나?
주인님의 말씀은 계속 되었다.
"신랑의 이름은 케리 이다. 이름은 부를 일이 없다. 알고만 있으면 된다.
이제 한 살이니까 10년은 넘게 의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너를 불쌍이 여겨 결혼을 시켜 줄 것이니 성심을 다해
섬기도록 하여라. 암캐가 수캐와 결혼 하는데 이의가 있느냐?"
질문이었다. 얼른 대답을 해야 한다.
"주인님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사옵니다. 미천한 이년을
챙겨 주시니 감격이옵니다."
주인님의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스쳐 갔다.
케리는 주인님이 데리고 온 세파트였다.
암캐라 불리는 내가 그래도 사람인 내가 세파트를 남편으로
모시다니. 또 다른 경험이 닥쳐 올 것에 내 몸은 전율 했고
아랫도리가 뜨뜻해졌다. 침을 꿀꺽 삼켰다.
"좋아서 침이 넘어 가느냐?"
"녜 주인님."
주인님은 백지를 한 장 내 앞에 내 놓았다.
그리고 싸인 펜을 주었다. 나는 부르는 데로 받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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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서약서>
서로를 알지 못하는 케리와 주리가 외로움의 벽을 허물고자
새로운 가족이 되어 평생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과 의지가 되어
줄 것을 다짐하며 혼례의 예를 다해 서약하려 합니다.
먼저 우리는 짐승의 본능으로 상대를 챙길 것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요구하는 것을 절대 거부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우리는,
1. 세상에 믿을 것은 둘 뿐이라는 전제 하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겠습니다.
2. 자기 생각을 올바르게 전하고,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상대방을 유심히 살피겠습니다.
3. 주리는 케리를 섬김에 있어서 거짓 행동은 하지 않겠습니다.
4. 주리는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순히 사과하는 용기를 익히겠습니다.
5. 서로는 항상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암캐 수캐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6. 서로를 이해하고 보탬이 되도록 늘 공부하고 준비하겠습니다.
7.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케리와 주리는 항상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8. 혹시 떨어져 있을 때는 서로에게 수시로 안부를 전하겠습니다.
9. 주인님이 찍어 주시는 둘의 사진은 앨범으로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10. 서로의 관계를 존중하며, 사랑이 변치 않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11. 자신의 건강을 돌보며, 서로의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아프거나
지쳤을 때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12. 길거리나 도축장의 개들도 내 형제 친척임을 명심하고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표시하겠습니다.
13. 둘 사이에 새끼가 생기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키우겠습니다.
14. 잠자리에선 언제나 홀랑 벗을 것이며 하나의 이불,
하나의 베게만 사용하겠습니다.
15. 식사는 항상 둘이 같은 시간 같은 밥상에서 하겠습니다.
16.생활에 필요한 경비는 주리가 감당 할 것이며
케리는 정신적인 지주로서 주리를 관리하고 다스릴 것입니다.
작은 바람에도 마음 흔들리고 짧은 기다림에도 조바심 내는 부족한 존재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며 세상이 외롭지 않은 곳임을 배우겠습니다.
당신을 통해 제가 더 크게 세상을 사랑해야 할 존재임을 깨닫겠습니다.
상처가 없는 것은 살아있지 않은 것이며, 우리의 상처는 생명의 징표입니다.
이제 그 상처를 사랑하기 위해서 당신과 함께 합니다.
사랑이 감옥이 되지 않도록 깨어 있는 당신과 나이기를 기도합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오늘 우리의 약속을 들을 것입니다.
당신이 홀로 일 때 당신의 그림자가 되겠습니다.
충심과 성심으로 섬기고 사랑 하겠습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아도 우리가 하나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땅에서의 인연 하늘까지 이어지도록 사랑하겠습니다.
ㅇㅇㅇㅇ년 ㅇㅇ월 ㅇㅇ일 함 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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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약서를 쓰고 내가 케리에게 큰 소리로 읽어 주었다.
케리는 혀를 빼물고 헥헥 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주인님은 서약서를 챙겨 넣었다. 그리고 예식을
진행 하겠다며 일어섰다. 서방님께 삼배를 하라 했다.
"저를 아내로 맞아 주셔서 감사 하옵니다"
"하늘처럼 받들고 모시겠습니다."
" 미천한 이년을 보살펴 주십시오."
주인님의 명령대로 감사와 맹세와 부탁을 드리면서
큰 절을 올렸다. 케리는 알아듣는지 컹컹 짖기도 했다.
다음 의식은 케리를 내가 서방으로 받아들이는 행위였다.
"네 발로 기어가서 서방님의 혀끝에 흐르는 침을 받아먹어라"
케리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았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줄줄 흐르는 침을 내 혀에 받아먹다니 소름이 끼쳤다.
명령이 세 번이나 반복 되었다. 나는 케리 앞에 기어갔지만,
차마 얼굴을 들이밀 수가 없었다.
등짝에 핏 줄이 생겼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왔다.
"일어 섯."
나는 두 발로 일어섰다.
" 벽에 턱과 젖꼭지와 발가락을 붙이고 선다. 실시."
나는 또 다음 매질을 의식하며 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지시 받은 자세로 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앞 발 벌려서 벽에 붙이고 뒤 발꿈치 들어."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뒤꿈치를 든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그래도 주인님의 벌칙이니 관계를 끝내고자 함이 아니면
행 할 수밖에 없었다.
"발가락은 벽에서 떨어져도 좋다. 대신에 무릎과 젖꼭지와 턱과
앞 발 바닥은 벽에 밀착 시키고 뒤꿈치 높이 들어라."
주인님의 말이 악마의 소리로 들렸다.
발을 뒤로 쭉 뺐더니 주인님이 발로 차서 밀어 넣었다.
벌칙의 자세는 힘들었지만, 내 보지를 젖게 하고 가슴을
벌렁이게 하는 코ㅐ감도 있었다. 나는 운명적인 암캐인가 생각이 들었다.
뒤에서 잠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주인님이 말 했다.
"발 밑에 압핀을 깔아 놓았으니 자세 흐트러지면
피투성이 된다. 조용히 반성 하도록."
10분이나 지났을까? 내 몸이 부들 부들 떨려 왔다.
발 밑에 압핀을 생각하며 버텼지만, 1분이 한 시간 같았다.
눈물이 흐르고 군에 간 주인님이 생각났다.
등줄기에 땀도 흘러 내렸다. 잘 못 했다고 빌어 보고 싶었다.
그러면 지시하지 않은 행동에 벌칙이 주어 질 것이다.
" 반성 했느냐?"
" 녜! 주인님."
"어떻게 반성 했느냐?"
"주인님 화나시게 한 걸 가슴 깊이 반성 했사옵니다."
내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숨도 찼지만, 가슴이 북 받혀서 울고 싶었다.
압핀을 쓸어 담는 소리가 들렸다.
" 다시 와서 꿇어"
나는 잽싸게 움직이려 했지만, 몸이 말을 안 들었다.
굳어 있는 몸으로 나는 케리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 네 발"
주인님의 앙칼진 목소리가 나를 경악케 했다.
나는 케리 앞에 네 발로 자세를 잡았다.
이젠 케리의 침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예식을 진행 하겠다. 나를 분노케
하지 말라. 다 너희 둘을 위한 나의 베품이다."
"주인님의 은혜 가슴깊이 새기겠사옵니다."
나는 울음 섞인 대답을 했다.
주인님이 내 옆에 앉더니 양 손으로 나의
왼쪽 젖통을 잡고 짜듯이 주물러 댔다.
알 수 없는 쾌감이 밀려오며 내 마음이 가라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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