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穴[혈] - 14부

[14부]




집에 도착했다.
실로 오랜만에 온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빈집이었다.
하지만 [요오꼬]의 자취가 집안 구석구석에 남아있었다.
[종필]이형 생각을 하니 또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냉장고문을 열고 소주를 끄집어 낸다.



다음날 오전 [윤선생]과 전화통화후 그전에 만났던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동안 단양에서의 말뚝박기의 과정과 [종필]이형을 죽임을 당하는 과정과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연들...
그리고 내가 궁금해 하는 요오꼬와 야쿠자들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요오꼬상은 제일교포3세 출신의 야쿠자라네.. 일찍이 야쿠자에 입문하게
된 과정은 알 수 없네만 우리 문화 재단에 야쿠자 사람들이 꽤 있어...
제일교포 출신은 거의 100% 라네.. 그들은 일본의 우익야쿠자들 속에 속해
있는 척 하면서말야.. 중요한 정보들을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또 우리 민족을
위해 활동을 하는 편이지..."
"그랬었군뇨..."

"그런데.. 야쿠자 내부에서 그런 이중적인 행보가 들통이 난거야.. 그래서 요오꼬는
지금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네.."
"저런..어쩌다가.."

"민족지킴이연대라는 민족운동 가면을 쓴 친일파 단체가 일본의 야쿠자에게 이번일을
제보를 했던거야...."
"그랬군뇨..."

"지금 요오꼬 상 어디있는지 아시나요??"
"아마 이따 저녁때 쯤은 볼 수 있을꺼야.."

"그런 일이 있으면.. 진작에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솔직히 자네도 나를 믿지 않듯이 나도 마찬가지라네... 특히 자기와 자기부하들의
목숨을 위협받는 요오꼬는 더 심했을꺼야.."

"그리고 계좌번호를 적어주시게.. 약속한 금액은 오늘 입금시키도록 하겠네.."
"제꺼는 반만 넣어주시고.. 나머지는 종필이형 가족에게 부탁드릴께요..."

"그게 쉽지가 않네.. 종필이가 아직 시체로 발견된것도 아니지만.. 발견되었다 하더래도
크던 적던 돈이란게 거래가 남게되면 살인사건이나 실종사건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을 수 있거든..."
"그래요.. 그럼...이쪽으로 몽땅 다 송금 부탁드려요..제가 나중에 꼭 종필이형네 가족을
도울께요.."

[윤선생]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치악산의 [혈위]와 굵고 오래된 [고니시 유키나와]의
쇠말뚝 얘기를 주고 받았다.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다.
[최노인]과 함께 그 말뚝을 제거하려 한다고 얘길하자 대뜸 화를 낸다.

"이사람.. 그 최노인이라는 사람... 어떤 사람인지 자네가 어찌아나?????"
"... 그래도 저를 치료해주고.. 제가 박았던 12개의 혈침이 국운을 이롭게 한다는걸
가르쳐주신분이니까..."
[탁..]!!!!

"어허... 이사람...하여간 그 최노인이라는 사람... 조심하시게...!!! 그 [고니시 유키나와]
라는 일본놈이 박았다는 쇠말뚝.. 내가 조사를 해보겠네...어디 자료를 줘보시게.."
"여기 이 지도를 보시게 되면.. 요 산지류에서요......"

오후에는 병원을 갔다.
다행히 몸에 박힌 쇳덩어리는 없다고 한다.
그런얘길 들어서인지 한결 몸이 나아진것 같다.
[종필]이 형이 없어서인지.. 하루종일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이로써 모든 궁금증과 의혹이 정리가 된것이다.

쥬얼리샵에 들러 목걸이를 하나 샀다.
집을 떠나기 전날 [요오꼬]에게 몹쓸짓을 한 사과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게 순조롭게 끝이나는것 같다.

치악산에서 최노인과의 마지막 말뚝제거 작업만 하면.. 나의 말뚝전쟁은 끝이다.
그후에 단양으로 가서 [종필]이 형의 흔적을 찾기로 했다.
분명히 그 근처일 것이다.
"씨발...새끼.... 먼저가고 지랄이야...씨발..."
또다시 [종필]이형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산속 어딘가에 싸늘한 시신으로 처박혀 있을텐데.. 나는 나만 살겠다고 병원가서
총탄쪼가리 안박혔나 검사를 한 것에 대한 아까부터 계속된 자책감 때문이다.

초저녁에 설레면서 씁쓸한 기분으로 집에 도착했다.
"희준상....!!!...."
"요오꼬.....!!"

그렇게 반가운 재회를 했다.
와락 껴앉은 채로..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그동안의 일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요오꼬.. 그동안 그런 맘고생 있었던거 왜 말을 안했어요???"
"이번에 희준상 고생 많으셨스므니다...비밀이노...중요해스므니다.."

"앞으로 일본가지 말고.. 저랑 한국에서 살아요.."
"희준상...??.."

"내가 요오꼬상 지켜줄께요.."
"....말쓰므니노 고맙스므니다...."

"근데...왜요??? 싫어요??"
"이이에... 아닙니다..."

"그래요..그럼..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밖에 맛있는거 먹으러 갈래요??"
"싫스므니다..희준상이랑 집에서 요오꼬가 맛있는 요리 해주고 싶스므니다..."

"하하.. 역시.. 요오꼬씨는 천사에요..천사.. 완벽한 마누라 감이에요.."
"마누라감??? 하하.. 감사하므니다..."

샤워를 하고 나왔다.
깨끗한 옷으려 갈아입으려 하자 [요오꼬]가 됐다는 데도 끝까지 고집을 부려가며
맛사지를 해주었다.
온몸을 뜨거운 물수건으로 구석구석 닦아주고 로션도 발라준다.
그간의 모든 피곤함이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요오꼬]와 함께 저녁 준비도 했다
둘이 마주앉아 웃어가며 맛있는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나란히 누워 [요오꼬]가 좋아하는 TV드라마도 보고 있다.
언제나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을 것 같다.

TV드라마가 끝나고 [요오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요오꼬]는 내일 일본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야쿠자 조직에서 [요오꼬]의 조직의 우익성향의 상위 조직에 의해 흡수통합
되는 인수과정을 거쳐야 한댄다.

일본야쿠자들의 세계야 알수는 없지만..그 과정에서 [요오꼬]는 어떤 댓가를
치뤄야 할 게 뻔할 것이고 그 댓가가 무엇인지에 대해...그게 걱정이 된다.
[요오꼬]말로는 아무 걱정 할 필요 없다하지만... 과연 그럴런지...

만약 가지말아달라고 얘길 해도 이미 굳힌 심정을 어찌 바꿀수가 있을까??
여자라지만 명색이 야쿠자 조직인 동경지부의 간부급이고.. 자기 식구인 동경花痲造
직계 패밀리만 50명이 넘는다던데.. 어깨가 무겁긴 할 것이다.

아까부터 그게 걱정이되어 멍하니 TV를 보는데..
[요오꼬]가 과일안주거리와 쇠주를 차려서 내 앞에 가져다 준다.
술잔이 두잔이다.

선물로 사둔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었다.
본의아니게 작별의 목걸이가 될 수도 있는것이다.
그런걸 느꼈는지.. [요오꼬]도 기뻐하면서도 얼굴한쪽으로 비쳐지는 불안감은 어쩔수
없어 보인다.

쇠주를 마시고 우린 뜨거운 정사를 벌였다.
"요오꼬... 다시 한국에 올꺼에요??"
"하이... 제가 다시 돌아오면.. 꼭 희준상에게 오게스므니다."

"하아....희준...상......"

"하아..... 아.....아........"

"요오꼬상...."

"하이...."

"여기 보지털.. 이거 일부로 이렇게 면도 한거에요???"
"하아~.. 하이....쏘우데쓰...."

"히야아.. 죽여주네... "
"희준상???? 빨리요.... "

"잠깐만요.. 좀 더 구경좀 하구요..."
"희준상!!!..... 도우조... 빨리요...."

[요오꼬]가 미친듯이 내 좃대가리를 집어넣으려 한다.
[요오꼬]의 두팔을 벌린채 상체를 세워 꼿꼿한 좃대가리로 [요오꼬]의 씹주변을
더듬기만 한다.

"하아...희준상....희준상...빨리..요..."

[요오꼬]가 허리와 엉덩이를 돌려가며 보지에다 내 자지를 넣으려 용을 써댄다.
귀엽기도 하고 너무 불쌍하기도 핟다...

[쑤욱....]

"허억!!! 희준상!!!!!"




다음날.. [요오꼬]가 아침 일찍 일어나 떠날채비를 한다.
잠결에 깨어났지만..일부러 잠자는척 일어나지 않았다.

"희준상.. 한달안에 꼭 오게스므니다..흑...."
서둘러 뛰쳐 나가버린다.
언제 준비 해두었는지 아침상까지 차려놓았다.

나도 슬슬 준비를 해야 한다.
와이어로 된 로프와 도르레 밧줄 오함마 정 등...
아예 이참에 중고차라도 차량을 한대 구해서 잔뜩 실어나야 겠다.

내일 원주 치악산에서 [고니시 유키나와]가 400년전 남기고 간 그 원흉덩어리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찝찝함이 떠오른다.
[윤선생]이 한 얘기이다.

"이사람.. 그 최노인이라는 사람... 어떤 사람인지 자네가 어찌아나?????"

아닐꺼야... 윤선생이 예민해서 그런거야...




중고차 시장에서 [종필]이 형이 타던 차와 같은 차를 구입했다.
필요한 물품을 구했다.

이제 내일이면.. 어쩌면 이 대한민국의 국운이 바뀔 수도 있다..
비장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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