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까마 - 8부

나까마오늘도 아이는 외할머니품에서 일찍 잠들었다

낮에 할아버지와 하루종일 물장난치고 피곤했는지 저녁밥을 먹자마자 그대로 곯아 떨어졌다

오늘 온다던 남편은 아직 연락이없다

어지간한 일이아니면 왔을텐데 많이 바쁜가보다 생각했다

영애는 평소 12시가넘어야 잠들지만 시골사람들은 9시쯤이면 벌써 잘준비를하고

4시면 일어나 일과를 시작한다

농사짓는 부모님은 아니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기에 영애로서는 다른 생활리듬때문에 불편을 느낀다

내려온 첫날도 뚠눈으로 밤을새웠고 혹시나 현석이 지나가는지 대문밖을 서성이기도 했다



(왜 결혼을 안하지?)



영애보다 한살많은 현석은 대학시절 모든 여학생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

훤칠한키와 잘생긴외모가 멀리서봐도 빛이날정도였다

물론 영애도 남모르게 현석을 좋아했지만 소심한 성격탓에 말한마디 걸어보지못한채 졸업하고 말았다



(형......)



이나이에 자식낳고 남편 성공해 배부르니까 옛사랑을 떠올린다고 혼자 자책했지만

아직 마음한구석에 짠한그리움은 지울수가 없었다

동기 여학생들은 항상 현석을 형이라불렀고 영애는 마음속으로만 수없이 형을불렀었다



식구들이 모두 잠들자 영애는 2층으로 올라가 테라스에 나갔다

여름이라지만 서울하고는 밤기온이 차이났다

남편에게 전화를걸어본다



<집에온거야?>

<응 막들어왔어>

<어젠 왠술을 그리마셨어..몸상하게>

<그러게 강회장님 만났다가 한잔 한다는게 그만..>

<강회장님은 아직도 술많이드셔?>

<말도마 나는 쨉이안돼>

<대단해.... 피곤한텐데 얼른쉬어>

<오늘 못가겠다... 좀쉬고 내일한번 볼께>

<그몸으로 어떻게와.... 걱정말고... 저녁은?>

<응 회사에서 먹고왔어 민재는 자?>

<할머니랑 진작자지... 당신도 푹자>

<그래 당신도 잘자>



성민과의 통화가 끝날때쯤 마을입구에서 차한대가 불빛을비추며 들어오고있다

혹시나 저차가 현석의 차인지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알수없었다

그차가 영애의집을 지나치더니 슬그머니 소리없이 정지하고 곧이어 남자가한명 내린다

그남자다

애타게 보고싶어하던 현석이었다

갑자기 가슴에 누군가가 방망이질을한다

자신도모르게 몸을낮추고 그의 행동을 살피기 시작했다

차에서내린 현석이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영애의집을 한바퀴 천천히 살핀다

가끔 대문안쪽을 쳐다보는가하면 까치발을하고 담장넘어를 훔쳐본다



(뭘 보려는거지?)



한참을 서성이다가 담벼락에 기대 담배를하나 입에물고 불을붙힌다

영애는 2층창고옆에서 숨죽여 보고있었지만 그의이름을 부를 용기가없었다

아니 아는체를한다해도 나아질건 없을것이다

담배연기가 구름이되어 허공에 흩어지고 영애의마음은 조급해진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또 그를 볼수있을지 모른다

어찌되든 어떻게되든 한번만 만나보고 싶은 형이었다

담배를 바닥에던져 발로비빈다

영애의집을 쓰윽 쳐다보곤 차가서있는 방향으로 걷기시작한다



<형>



어디서 그런용기가 나왔는지 영애자신도 몰랐다

간절함이 쌓여 자신도모르게 터져나왔지만 몸은 아직 창고뒤에 숨어있다

깜짝놀란 그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뒤에 아무도없자 다시 영애의집을 살핀다



<형>



현석이 소리나는방향을 읽어 2층으로 시선이향했고 어둠속에서 영애가 자신의모습을 나타낸다



<저예요.... 영애...>

<........영애야..>











저녁의 지방도시는 9시~10시만되면 길거리가 을씨년스럽게 변한다

서울과는 사뭇 다른 구조였고 그때까지 장사하는 가게또한 몇개없었다

겨우 호프집하나를 발견해 둘이들어갔지만 테이블엔 그들 둘뿐이었다



<그래 그동안 잘지낸거지?>

<네.... 형도 잘있었죠?>

<나야뭐 회사일때문에 항상그렇지...>

<결혼은....>

<글쎄... 마땅한 여자가 있어야지>

<형 좋아하는 여자가 얼마나많은데요>

<후후... 다 옛날얘기지 누가이런 시골마을로 시집을와>

<형은 어쩜 옛날 그대로세요>

<무슨소리야....영애 너야말로 훨씬 이뻐지고 세련되졌는데... 좋은데 시집갔나보다... 남편은 뭐해?>

<건설일해요....>

<그렇구나... 요즘 건설경기 좋다는데 잘됐네>

<근데.....형 아까... 우리집은 왜 둘러보셨어요?>

<아...... 그게....>



현석은 주머니에서 폰을꺼내 뭔가를 찾더니 영애에게 보여준다



<문자가 한통왔어.. 영애니가 친정에있으니 만나보라고... 흠흠>



현석이 내미는 폰에는 발신번호가없이 문자한통이 와있었다



[영애아시죠? 민영애. 친정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고있어요. 꼭 만나보세요~]



현석의존재를 아는사람은 은주밖에 없었다

자신의 추억을위해서 도와주려했다는 사실에 웃음이나왔다

아마도 소심하게 오늘같이 구석에숨어 바라만보다가 올게 뻔했는지 작정하고 문자를보낸듯하다

이런 앙큼한것 같으니...



<왜웃어? 아는사람야?>

<후훗... 동네에사는 친구예요... 제가 친정온다니까... 보냈나봐요>

<아........>

<이번엔 꼭 만나보라면서.... 미안해요 형 놀랬죠?>

<아냐 아냐... 근데 그친구는 내번호를 어떻게 알았지?>

<어? 정말? 나도 모르는데>

<하긴 내이름 검색하면 나오긴하더라... 전번은 SNS 몇번타면 알수도있고....>

<요즘말하는 신상털기? 호호호>

<그렇지 하하하하>



두사람은 십여년전으로 돌아간듯 활짝 웃어제낀다

빈 호프잔이 여러개 쌓일동안 그들의 대화는 거침없어진다



<난 사실 이혼했어.... 아내는..... 처녀가아니고... 남편도있고 아이도있는 유부녀였었지>

<헉... 정말? 형도 알고 결혼했다는거야?>



취기가 많이올랐는지 영애는 어느새 현석에게 말을놓고있었다



<몰랐지... 몰랐으니까 결혼했지..... 계획적으로 남편과짜고 우리집재산을 빼돌렸어>

<어떻게?>

<그때... 부모님재산이 지금의집이랑 땅이 여러군데 제법있었고...

홀로계신 아버지한테 그렇게 잘할수없었다... 아버지는 정말로 감동했어.....

모든재산을 그여자앞으로 돌려주시고.... 허허허...

어느날 퇴근해서 와보니 그여자는없고

아버지는 농약을마시고 자살하셨어...>

<헉.....>

<경찰에서 수사를했지만 꼴랑 사기죄밖에 안되더라구... 아버지 스스로 주신거니까...

남편과 짜고 가출한 행세를 하더군....그나마 집행유예로 나왔어>

<그럼 지금 형집은?>

<다행히 정상참작되었고 아버지가 집을팔 이유가 없는걸 아니까 주변부동산엔 내놓지 못했지.....

내놓았다면 그즉시 잡혔을지 몰라.... 팔수가없어서 다시 내가 찾을수 있었지만

땅은 여기저기 헐값에 내놓아서 쉽게 팔았나바...>

<형 많이 속상했겠다.... 훌쩍>



영애는 진심으로 마음이아팠다

주먹쥔 현석의손을 두손으로 잡아주며 같이 슬퍼했다



<우리... 문닫을 시간인디요...>

<........... 아...예....>



시계를보니 11시 50분이었다

이동네에선 그래도 꽤오래 문을 연편에 속했다

서둘러 그가 돈을내고 차에올랐다



<한참 얘기하는데 아쉽다..... 술이 쪼금 모자라네>

<그럼 우리집에가서 한잔 더할까? 집에 맥주많이있어>

<그럴까 형? 내일 출근안해?>

<내일 토요일이자나... 안해>



혼자사는 남자의집에 유부녀가 간다는게 남들눈에는 불륜으로 보이더라도 영애에겐 기분좋은 추억이었다

차가 출발하고 몇분안되서 집에 도착한다

친정집에서 세집건너 넓은마당집이 현석의 집이었다

대문은 잠겨있지않고 항상 열려있었으나 마당한쪽에는 영화에서나 볼수있는 희고 큰개가 지키고있었다



<어? 저녀석봐라? 짖지도않네... 영애 니가 좋은가보다>

<어머 귀여워라.... 어쩜 이리 잘생겼을까? 주인닮았구나?>



평소 개를 좋아하는 영애가 서슴없이 다가갔고 침입자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사정없이 짖어대던 개가

영애한테는 꼬리가 떨어지도록 흔들어대며 반긴다



<널 안주인으로 생각하나? 여자본지 오래되서 반갑나보다 하하하>



안주인... 안주인이라....

영애는 수십번 그의말을 되뇌인다

사실 학교때 지금처럼만 그와 관계를 유지했었어도 지금의 남편은 성민이아닌 현석일지도 몰랐겠다고 생각한다

그랬다면 지금 자신의삶은 어떨까하고 역으로 궁금해진다



<거기앉아>

<남자혼자 사는집이 왜이리 깔끔한거야... 놀랬다>

<하하 일주일에한번 여동생이들러서 청소도해주고 밑반찬도 해주거든... 길건너 동네살아>

<아..... 그래...>

<자 마셔>



현석이 캔맥주를 따내며 영애에게 건냈고 둘은 건배를외치고 벌컥벌컥 들이킨다



<사실.... 학교때 너 많이 이뻐했어... 다른애들처럼 들이대지도않고 조신하게.... 항상 수줍음타고...>

<..............>

<한번도 개인적으로 대화한적은 없었지만 몰래몰래 훔쳐도봤었다... 하하>

<형.....>

<니가 날 좋아하는줄은 알고있었지만 다른애들의 견제가 심해서 어찌해보지도 못했고...

솔직히말해서 그땐 아무여자하고도 잘수 있었거든...>

<...........>

<철이 없었던거지...>

<지금은... 어떻게........>

<응? 뭐가>

<혼자된지... 어떻게 푸냐고요...>

<뭐.... 가끔... 그거지 뭐.....>



맨정신이었다면 절대 입밖에 내지않을말이 튀어나왔다

영애는 현석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깊은 연민이 생겼고 자신이 해줄수있는 한도내에서 그를 돕고싶었다

아니, 그와의 섹스나 현석의 오랜 독수공방이 애처로워 돕겠다는뜻은 아니었지만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자꾸만 그쪽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남자.... 자꾸 그거하면 일찍 못쓴대>

<하하하 그래? 어차피 쓸데도 없는데 뭐....>

<그래도....>



어떤의도로 그런말을 했는지 영애도 몰랐다

다만 취기가 현기증으로 변해 가끔 어지러움을 느낄때 그런말이 나오는듯했다

이쯤에서 일어나야 정상이다라고 아까부터 생각했지만 무언가 아쉬움을 떨친순 없었다



<남편은................. 좋겠다... 잘해주지?>

<........... 응........>

<섹스도........?>



영애의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이제 부부간의 섹스얘기까지 나오며 분위기가 묘해진다



<다 그렇지 모....>

<............>

<형 이제 가야겠다.... 애 깨면 나 찾거든...>

<영애야>



어느정도 정신을차린 영애가 일어나려하자 현석의 그녀의 손을잡고 다시 소파에 앉힌다



<형.... 가야지...>

<조금만.... 조금만 있자......>

<.........>

<집에...... 사람온게.. 너무 오랫만이거든....>



영애는 마음이 너무아팠다

학교때 그렇게도 잘나가던 선배의모습은 찾아볼수없었고 가녀린 새색시같이 변해버린 그를두고

도저히 일어날수가 없었다



<형..... 많이취했네...자요.... 자는거 보고갈께>

<영애야...>



그가 갑자기 몸을 잡아당겨 끌어안았다

진한 담배냄새가 났지만 싫지않았다

아니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라면 어떤것도 좋게 느껴질것 같았다

자신의 얼굴을 잡더니 입술을 부딛혔고 혀가 치아사이를 휘젖는다

급작스런 행동에 놀랐지만 영애는 어느정도 예견하고 있었다

여자의 본능으로 알수있었고 영애 스스로도 이런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입술과 혀는 상상외로 부드럽게 자극했다

마치 푸딩을 한입 베어문것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입술을 뒤덮는다

십수년만에 만난 첫사랑이었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될줄 몰랐다

단지 좋아했었던 과거의 남자였다는 존재만으로 이리도쉽게 입술을 허락하게될줄 생각도못했던 일이었다

그의손이 얇은 티셔츠위에 올려졌지만 영애는 거부할수없었다

자신이 이선배를 밀치고 나간다면 또다시 홀로 어두운방에서 자위로 푸는방법밖에 없을것이다

좋아했었던 자신의우상이 쓸쓸히 자위로 성욕을 푸는모습은 상상하기싫었다

한손이 긴 홈드레스치마를 걷고 무릅을지나 허벅지를 매만진다

아직도 그의입술과 혀는 그녀의 입안을 돌아다니며 숨어있는 성감을 찾아내려 애쓴다

티셔츠 뒤쪽으로 불쑥 두터운손이 들어오고 브래지어가 힘없이 풀려나간다

임무를수행한 손이 앞마당 공략에 나서고 손가락사이에 끼워진 유두가 힘을얻는다



<하으.....>



참았던 신음이 자신이 듣기에도 민망할정도로 섹시하게 거실안에 퍼진다

그의혀가 영애의혀를 찾아낸다

술레에게 붙잡힌 그녀의혀는 반갑게 맞이하고 온몸으로 그를 휘감는다



?..후룹....

어느새 벗겨진 티셔츠와 브래지어가 바닥 아무곳이나 떨어져있고 그녀의 입안을 정복한 혀는 이제 유두를 공격한다

한손으로 나머지 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빠는 그의뒤통수가 보인다

뒷머리에 손을올려 쓰다듬는다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곱게 빗어 내려준다

젖꼭지위쪽의 두툼한 가슴을 힘있게 빨며 허벅지로 내려온손이 팬티를 벗긴다



<흐읍...... 혀....엉...>



못참겠다꾀꼬리

그녀의두손이 현석의 머리를 잡아당겨 입을맞춘다

이제 넣어달라는 신호로 받아들인 그가 그녀를 번쩍안아 성큼성큼 침대로향한다



털썩

침대위에 내동댕이쳐진 영애는 치마를내려 쭈삣쭈삣 고쳐 입었지만 3~4초만에 그의손길에 다시벗겨진다

이미 나체가된 그의몸이 희미한 불빛에 윤곽이 드러나고 한꺼풀씩 벗겨지는 자신의 몸도 그의 몸색깔과 같아진다



<허읍....하아.........혀엉.....>

<영애야...... 사랑해....>

<.............>



사랑한다.....사랑한다....

영애는 현석의입에서 나온 사랑한다의 의미를 생각한다

순진한 대학초년시절 멀리서만봐도 두근거리는 사춘기소녀같던 마음으로

첫사랑이라는 허울좋은말로 포장은했지만 그녀는 지금의남편과 아이를 사랑한다

그가 자신을 사랑하고 그녀역시 같은마음일지라도 달라지는건 없을것이다

오늘은 소개팅에 나온것처럼 재미있게 얘기하며 즐겁게 돌아가면 그뿐인데 벌써 사랑한단다

학교다닐땐 자신의 존재밖에 몰랐을 그가 이뻐했다고 거짓말한다

여자는 마음이가야 몸을주지만 남자는 몸이먼저다

자신은 오랜시간 그리워했어도 단지 보고싶었을뿐인데 그는벌써 사랑한다고 한다

이남자.... 가식적이다

그저 이시간 풀지못한 정자들을 배출할 본능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온몸이 굳는다

발기된자지를 이미 젖어있던 보지에 쑤셔넣은채 연신 흔들어대지만

언제 들어왔는지 무얼하는지 그녀는 아무감각이 없었다

오히려 입술을깨물며 고통으로변하는 행위를 참고있었다

이제 그는 자신을 소유했다고 느낄것이다

그러면서도 이행위를 정지시키지 않는이유는 그도 똑같이 십여년이상 자신의여자라 생각하며 그리워하길 바랬다

한번도 만나지못한채 마음속에서만 소유하며 상처받길 원해서였다

오줌이 마렵다

마신맥주가 방광에 가득 차있는데다 그의몸이 누르고있었지만 여기서 소변을본다면

남자 백이면백 전부 자신이 만족시켜 여자가 사정한줄로 알것이다

그러긴싫다

행위중 소변이 마렵다는건 굉장한 오르가즘을 느꼈거나 정반대인경우 뿐일것이다

이남자 그녀가 좋아서 침대보를 쥐어뜯는줄 알고 좋아서 인상쓰는줄 착각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녀의몸은 더욱 차가워진다











그녀가 집을나올때 현석은 만족한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아무말없이 뛰쳐나온 그녀를 부끄러워 하는줄로 착각하고 이제부터 자기것으로 생각하며 긴시간을 보낼것이다

영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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