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보살 - 2부

철수는 자신의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벌써 오후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쪼르륵~쪼르륶~...” “젠장..그러고보니 저녁도 못먹었네”

“공원 어디에다가 묻어달라고는 안했으니 아무데나 묻어버리고 집에가서 밥이나 먹자” “보자~~~ 어디가 좋을까?”

마침 소나무를 많이 심어 놓은 곳이 있어 좋아보였다. 말이 소나무숲이지 막상들어와보니 어디가 어딘지 구별이 안갔다. 하긴..2만평규모의 공원이니...

울창한 숲 사이로 소나무향이 은은하게 코를 자극했다.

“햐~ 이런곳에서 오입질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냄새좋고..분위기좋고..보지맛좋고..캬~ 죽인다~”

철수는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떡치는 소리에 마음이 심란해진 탓이다.

“좃 같은거...남들은 시도 때도 없이 떡을 치는데 이나이 되도록 용두질이니..”

“헉..헉..아~아~ 탁탁탁탁...아~아~..탁탁탁..”

떡치는 소리와 담배연기가 그림이 되어 달빛에 어리고 있었다....

철수는 바위밑에 그 여인이준 봉투를 밀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원을 나온 철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배도 고프고 일찍 자야 어서 내일이 올 것 만 같았다.

집엔 식은밥도 남아있질 않았다. 할수없이 비상식량으로 남겨놓은 라면을 꺼냈다.

“이제 라면도 오늘로 끝이다 내일 돈이 생기면 고기나 실컷 먹고 똥집에 가서 오입질도 한번 해야지” 철수는 라면을 먹다말고 문득 자신의 아랫도리를 바라보았다. “불쌍한놈..그래..내일 이 형님이 원 없이 소원풀이 해 줄테니....조금만 참자” 이부자리를 펴고 막담배를 입에 물었다. 아까부터 자꾸만 기름종이에 싼게 뭔지 궁금했다. 굵기로는 반뼘정도..크기는....지폐크기?...순간 머리에 번개같이 스쳐가는게 있었다..혹시..그것이 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 이었다.

“그래!! 돈이야..분명히 돈이야..이 쌍년이 거액을 딴데로 빼돌리려고 날 이용할려는거야..맞아..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확인을 하고 도망을 갈수도 있고 직접어디에다가 숨길수도 있는 문제인데 왜....”

“아냐..내일 틀림없이 어디에다가 묻었는지 말해달라고 할 것이고 그 샹년은 틀림없이 돈을 빼돌리려는 수작이 틀림없어...”

깊고 높은 해일같은 호기심이 밀려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여인의 차림새..분명 상을 치른듯한 모습이었고 상을 치른 여인의 야릇한 미소란게 어딘가 모르게 맞지 않는게 꺼림칙했다. 그리고 50만원이라니..어디 어린애 이름인가? 분명 자신을 이용하여 돈을 숨기려는 수작이 틀림없었다.

“내 이 썅년을 그냥...보지를 확 째 버릴까보다..아니지...이왕 이렇게 된김에 내가 그돈을 가지고 나르는 거야 지가 어쩌겠어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

철수는 누가 발견하랴 순식간에 공원으로 내달았다. 그런데 막상 공원에 도착했으나 소나무 숲이 워낙 넓어 어디가 어딘지 구별이 가질 않았다.

“가만..가만. 침작하자.. 작은 바위 밑에 숨겼으니깐..여기 어디일 거야”

작은 바위만 찾으면 될 것이라 믿었는데 철수가 숨겼다고 믿었던 곳엔 그런 바위가 20개도 더 되어보였다.

“이런 니미럴...이런 좃같은일이..”

할수없이 바위란 바위는 모두 뒤져보았다...얼마쯤 흘렀을까....철수가 기진맥진 했을 무렵 뭔가가 눈에 띄었다.

☞ 영숙이 보지는 조개보지 물리면 죽는다 란 글귀가 적힌 바위밑에 누런봉투가 보였다. 아까 왔을때는 왜 몰랐을까? 이런 글귀가 적힌 바위만 찾았으면 쉬웠을 것을..

불빛이 필요했다..무엇인지....내 확신이 맞는지...만일 맞다면 백수생활 오늘로써 끝이다..

공원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봉투속의 두툼한 기름종이를 꺼냈다.

떨리는 손으로 기름종이를 찢어서 벌렸다. 순간..온몸이 전기에 감전된 듯 힘이 빠지고 이마에서 땀방울이 떨어졌다..

돈이 아니었다..생각했던..꿈에 부풀었던 돈이 아니었다....이럴수가..이럴수가..

한순간의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이런일로 날 들뜨게 했던 그 샹년이 원망스러웠다..

라면을 먹으면서 애써 날 달래던 내가 원망스러웠고 축처진 물건을보며 희망을줬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그것은 어디에도 쓸모없는...용두질하고 난뒤 뒤처리도 못할 부적 같은 것 이었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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