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탐 - 상편
2018.04.14 20:09
염탐
염탐“씨팔!~ 이놈의 아파트는 정이 안 간다니까!~”
베란다를 청소하던 지수는 남편이 쌓아놓은 물건이 쓰러져 바닥에 뒹굴자 쌍욕을 하고 말았다. 그녀는 지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온지 2년이 넘었지만 적응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매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남편 철호에겐 매일 짜증을 내는 아내가 되었고, 이제 17살이 된 아들 준우에게도 빽, 빽 소리를 치는 엄마였고, 남들에겐 뒤룩뒤룩 살찐 돼지 아줌마가 되어있었다.
지수의 남편 철호는 치과 전문의였는데 강남에서 무리하게 병원을 차렸다가 두 번이나 말아먹고 말았다. 모두들 치과의사인 남편을 만난 자신을 부러워했었는데 지금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녀는 잠도 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서울 강남에서 사모님 소리 듣다가 이런 촌구석에 내려와 그것도 귀퉁이에 있는 17평대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철호가 페이닥터로 이 지역으로 내려오게 된 건 선배가 이곳에서 제법 크게 병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그는 자존심을 접고 2년 간 소처럼 일해서 지금은 빚도 다 갚았고 나름 저축도 해서 다음을 모색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들도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었지만 유독, 지수는 적응을 못했다.
“에이, 씨 발 좆같아서 못 살겠네 정말!~”
지수가 철호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짜증이 확!~ 밀려와 육중한 책을 앞으로 던져버렸다. 그러면서 또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철호의 두꺼운 책은 옆집 베란다와 지수의 집 베란다를 구분해주는 벽으로 날아가더니 쿵!~ 소리와 함께 벽을 뚫고 옆집 베란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니, 벽을 부순 채 뚫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만들어진 문을 밀고 들어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었다.
지수는 순간 심장이 멎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깜짝 놀란 그녀는 후다닥 앞으로 달려가 열린 문 사이로 옆집을 살폈다. 조용했다.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 남의 집을 본다는 강한 두려움이 지수의 몸을 떨리게 했지만 옆집 남자가 아침에 출근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책은 옆집 베란다 중앙에 떨어져 있었다. 베란다엔 조그만 세탁기와 세수 대야 그리고 슬리퍼를 빼고는 다른 물건은 없었다. 지수는 혼자 사는 남자라고 하더라도 살림이 너무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꿀꺽!~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옆집과의 경계를 나타내는 낮은 문턱을 넘으려고 하자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른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맨발이라 소리가 나지 않았음에도 지수는 자신의 발자국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려서 흠칫 놀라고 말았다.
놀란 지수는 양 손으로 벽과 문틀을 잡고 숨까지 멈추고 말았다. 밖에서는 매미 소리와 생선장수의 우렁찬 외침소리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옆집으로 두 번째 발을 내딛었다. 이제 지수는 자신의 집을 벗어났고, 완벽하게 옆집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다시 호흡을 정비한 그녀는 갑자기 자세를 낮췄다. 개처럼 자세를 잡고 주위를 살폈다. 이곳은 16층이었기 때문에 밑에서 볼 수가 없었음에도 지수는 개처럼 네발로 조심스럽게 걸어가 철호의 책을 들고 뒤로 돌아 나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지수는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안방으로 들어가 욕실로 뛰어갔다. 그리고 샤워기의 물을 틀고 온몸으로 받아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그러지 않고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찬물을 뒤집어 쓴 지수는 뭔가 확!~ 하고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십년 묵은 채증이 내려간 기분? 확실하진 않지만 그게 가장 가까울 것 같았다.
머리도 맑아지고 있었고, 뭔지 모르지만 기분도 상쾌했다. 엄청나게 짜증스런 상황이었는데 욕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욕은커녕 너무나 짜릿한 스릴에 자신도 모르게 싼 것 같았다.
“가만...문...!...”
이상한 쾌감에 빠져있던 지수는 문을 떠올리고는 다시 베란다로 뛰어갔다. 닫혀있는 문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수 입장에서는 옆집에서도 이렇게 표가 안 날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다시, 또 옆집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이상한 흥분감과 쾌감이 지수의 몸을 휘감고 말았다. 그녀는 젖은 옷을 모두 벗어 세탁기에 넣었다. 알몸이 된 지수는 더욱 큰 흥분감이 밀려왔다.
지수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녀는 진짜 어떻게 만든 문인지 모르겠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느꼈다. 비밀의 문을 열고 지수는 다시 오른 발을 옆집 베란다로 내딛었다. 여전히 밖에서는 생선장수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고 아줌마들이 질문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서 지수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알몸을 한 채로 드디어 지수가 옆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당겨서 닫았다. 그러자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오르면서 알 수없는 쾌감이 지수의 몸을 감싸고 올라왔다. 아찔한 느낌을 한 채 문틈이 역시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지수는 얼른 문을 열고 자기 집 베란다로 넘어왔다. 그리고 다시 문을 닫고는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옆집과 지수의 집 경계인 벽에 몸을 기댄 그녀는 얼굴이 달아올라 홍시처럼 붉어져 있었다. 그녀는 미칠 것 같은 흥분감에 취해 주위를 살피다가 자신도 모르게 보지에 손을 대고 말았다. 지수의 보지에선 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수는 자신의 보지 살을 손으로 비비다가 손가락을 찔러 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으으윽!~~흐윽!!~~~~~~~~~~~~~~~”
몇 번을 손가락으로 쑤시던 지수는 옆에 둥글고 길쭉한 형태의 음료수 병을 집어 들고 그것을 자신의 보지 속에 찔러 넣고 말았다.
“하악!~~~~~~~~~~~~~~~~~~~~~~~~~~~~~~~~~~~~~”
지수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음료수 병을 강하게 움직였다. 그러자 쑤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는데 흥분에 취한 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더욱 더 강하게 쑤셔댔다.
“흡후!~~~~~~~~흐윽!~~~~~~~커억!~~~~~~~~~~~~~~~~~~~~~~~~~~~~~~~~~~~~!”
이제 바닥에 쓰러져 누운 채 쑤셔대던 지수는 신음소리를 내 뱉으며 몸을 요란하게 떨었다. 아찔한 쾌감이 그녀의 뇌를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철호와 섹스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섹스는 습관적인 것이었고, 또 철호의 일방적인 섹스로 끝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일체감이나 쾌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1년 전부터는 그런 섹스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철호는 철호 나름대로 풀었고, 지수는 이렇게 혼자 자위로 욕구를 달래고 있었는데 오늘의 자위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주고 있었다. 극도의 쾌감에 빠진 지수는 베란다 바닥에 쓰려진지 20분이나 됐는데도 쾌감의 여운에 취한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지수는 다음날부터 옆집 남자를 살피기 시작했다. 2년간을 이웃으로 살면서 지나칠 때 가볍게 인사하는 게 전부였다. 남편보다 왜소해 보이는 옆집 남자는 누가 봐도 공부벌레로 보였다.
“정말...난쟁이 똥자루가 따로 없네...165나 될 까?...저 정도면 불알도 엄청 작겠다...”
베란다에서 옆집남자를 내려다보며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는 키득거렸다. 옆집남자는 실외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차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의 체구와 다르게 대형차여서 지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차에 오른 옆집남자는 차를 몰고 아파트를 나갔다. 한 참을 옆집남자의 차를 살피던 지수는 천천히 경계 벽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부드럽게 문을 열었다. 옆집남자의 베란다가 보였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지만 어제처럼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다. 지수는 지금 놀이공원에서 청용열차를 타는 것 같은 스릴을 느끼고 있었다.
문을 열고 옆집 베란다로 넘어간 지수는 다시 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천천히 베란다를 걸어가며 밖을 살피니 멀리서 옆집남자의 차가 어딘가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지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는 남의 집을 염탐하기 시작했다.
17평 아파트의 구조는 간단했다. 베란다 옆에 바로 큰 방이 있었고, 문을 열고 나가면 싱크대와 욕실이 양 옆으로 있었다. 그리고 신발장 옆에 작은 방이 있는 그런 구조였다. 안방으로 들어가니 싱글 침대와 컴퓨터 책상만 달랑 놓여있었다. 티비도 없었고 책장도 없었고 심지어 시계도 없었다.
“세상에...이 남자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싱크대로 걸어가 뭐가 있는지 살폈다. 냄비 하나에 수저와 접시 그리고 주전자와 머그컵뿐이었다. 욕실로 들어가니 칫솔, 치약 그리고 화장품과 드라이어기, 전기면도기가 전부였다. 작은 방으로 들어가니 간이 행거에 청바지 두 벌, 그리고 양복 두 벌이 걸려있었고, 작은 옷장엔 티와 양말이 몇 개만 들어있었다.
“이 남자 혹시...사이코패스 살인자 아냐?...”
지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집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자신이 준비해간 커피를 끓여 마시며 베란다에서 밖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컴퓨터를 쳐다보았다. 컴퓨터 안에는 옆집남자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쫄지마 씨바...후훗!~”
약간의 공포는 지수에겐 더욱 큰 쾌감을 줘 말도, 생각도 비논리적으로 나타났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지수는 스마트폰을 선물 받고 좋아서 날뛰던 아들보다 더 들떠있었다. 매일 하루하루가 따분하고 지루하던 그녀에겐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이 생겼다. 그래서 나중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지금 이순간의 짜릿함을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컴퓨터를 켜자 바탕화면으로 40대 여인의 사진이 보였다. 지수는 사진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진 속 여인은 아이보리색 블라우스에 무릎위로 올라가는 검은 색 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굽이 있는 샌들을 신고 있었다. 맨발의 그녀는 푸른색의 패티큐어를 바르고 있었는데 뭔가 우아하면서도 섹시함을 풍기고 있었다.
지수는 갸름한 얼굴의 이 40대 여인은 자신이 사진을 찍히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대학교 행사장에서 누군가가 이 여인을 몰래 찍은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더욱 묘한 기분에 빠져든 지수는 이것저것을 둘러보다가 김윤경이라고 적힌 폴더를 발견했다.
폴더 안엔 여러 한글 파일이 있었는데 지수가 클릭을 하자, 하드코어 야설이 뜨고 말았다. 대학교수인 남자가 학부형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는데 야설 중간, 중간에 바탕화면 속 여인의 사진이나 모르는 여자의 야한 사진이 함께 있어서 지수는 더욱 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한정수였고, 여인의 이름은 김윤경이었는데 지수는 어쩌면 본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수가 컴퓨터 책상위에 있는 고지서를 보자 옆집남자의 이름이 보였는데 그녀의 예상대로 옆집남자의 이름은 한정수였다. 점점 더 염탐의 세계에 빠져들던 지수는 옆집남자의 음탕함에 자신의 음탕함을 더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기에 옆집남자 한정수는 분명히 바람을 피울 용기는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수는 정수의 그런 소심함이 이런 은밀한 야설을 쓰게 만들었다고 느꼈다.
알 수없는 흥분감에 휩싸인 지수는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지수는 지금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고 있어서 어떤 이성적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침대에 누우니 남자의 냄새가 지수의 후각을 자극하고 말았다. 볼품없는 남자로 섹시미가 전혀 없었는데 지수는 지금 그 남자의 침대에 누워 그 남자의 체취에 그만 흥분을 하고 말았다.
“하아!~~~~~~~~~~~~~~~~~~~~~~~~~~~~~~~~~~~~~~~~~~~~~~~~”
자신의 손으로 보지 살을 비비며 지수는 소리를 내질렀다. 그녀는 이미 옆집남자를 살필 때부터 흥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지는 이미 홍수가 나있었다. 알 수없는 액체들이 줄줄 흘러나오면서 그녀의 손이 보지 속으로 쑤실 때마다 찌걱거렸다.
“아으응!~~~~~~~~~~~~~~~~~~~~~~~~~~~~~~아!~~~~~~~~~~~흑!~~”
흥분이 커서 그랬는지 손으로 얼마 쑤시지도 않았는데 지수는 그만 가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이렇게까지 예민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신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옆집남자가 원빈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체가 근육질도 아닌 그야말로 난쟁이 똥자루라 남성으로써의 매력이 전혀 없었는데 이상하게 흥분이 됐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보지를 쑤셔대면서 지수는 마치 옆집남자가 쑤시는 것 같은 느낌에 질질 싸고 말았다. 엄청난 쾌감이 연속해서 올라와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저릿저릿한 쾌감에 빠져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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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탐“씨팔!~ 이놈의 아파트는 정이 안 간다니까!~”
베란다를 청소하던 지수는 남편이 쌓아놓은 물건이 쓰러져 바닥에 뒹굴자 쌍욕을 하고 말았다. 그녀는 지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온지 2년이 넘었지만 적응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매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남편 철호에겐 매일 짜증을 내는 아내가 되었고, 이제 17살이 된 아들 준우에게도 빽, 빽 소리를 치는 엄마였고, 남들에겐 뒤룩뒤룩 살찐 돼지 아줌마가 되어있었다.
지수의 남편 철호는 치과 전문의였는데 강남에서 무리하게 병원을 차렸다가 두 번이나 말아먹고 말았다. 모두들 치과의사인 남편을 만난 자신을 부러워했었는데 지금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녀는 잠도 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서울 강남에서 사모님 소리 듣다가 이런 촌구석에 내려와 그것도 귀퉁이에 있는 17평대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철호가 페이닥터로 이 지역으로 내려오게 된 건 선배가 이곳에서 제법 크게 병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그는 자존심을 접고 2년 간 소처럼 일해서 지금은 빚도 다 갚았고 나름 저축도 해서 다음을 모색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들도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었지만 유독, 지수는 적응을 못했다.
“에이, 씨 발 좆같아서 못 살겠네 정말!~”
지수가 철호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짜증이 확!~ 밀려와 육중한 책을 앞으로 던져버렸다. 그러면서 또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철호의 두꺼운 책은 옆집 베란다와 지수의 집 베란다를 구분해주는 벽으로 날아가더니 쿵!~ 소리와 함께 벽을 뚫고 옆집 베란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니, 벽을 부순 채 뚫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만들어진 문을 밀고 들어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었다.
지수는 순간 심장이 멎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깜짝 놀란 그녀는 후다닥 앞으로 달려가 열린 문 사이로 옆집을 살폈다. 조용했다.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 남의 집을 본다는 강한 두려움이 지수의 몸을 떨리게 했지만 옆집 남자가 아침에 출근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책은 옆집 베란다 중앙에 떨어져 있었다. 베란다엔 조그만 세탁기와 세수 대야 그리고 슬리퍼를 빼고는 다른 물건은 없었다. 지수는 혼자 사는 남자라고 하더라도 살림이 너무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꿀꺽!~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옆집과의 경계를 나타내는 낮은 문턱을 넘으려고 하자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른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맨발이라 소리가 나지 않았음에도 지수는 자신의 발자국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려서 흠칫 놀라고 말았다.
놀란 지수는 양 손으로 벽과 문틀을 잡고 숨까지 멈추고 말았다. 밖에서는 매미 소리와 생선장수의 우렁찬 외침소리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옆집으로 두 번째 발을 내딛었다. 이제 지수는 자신의 집을 벗어났고, 완벽하게 옆집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다시 호흡을 정비한 그녀는 갑자기 자세를 낮췄다. 개처럼 자세를 잡고 주위를 살폈다. 이곳은 16층이었기 때문에 밑에서 볼 수가 없었음에도 지수는 개처럼 네발로 조심스럽게 걸어가 철호의 책을 들고 뒤로 돌아 나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지수는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안방으로 들어가 욕실로 뛰어갔다. 그리고 샤워기의 물을 틀고 온몸으로 받아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그러지 않고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찬물을 뒤집어 쓴 지수는 뭔가 확!~ 하고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십년 묵은 채증이 내려간 기분? 확실하진 않지만 그게 가장 가까울 것 같았다.
머리도 맑아지고 있었고, 뭔지 모르지만 기분도 상쾌했다. 엄청나게 짜증스런 상황이었는데 욕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욕은커녕 너무나 짜릿한 스릴에 자신도 모르게 싼 것 같았다.
“가만...문...!...”
이상한 쾌감에 빠져있던 지수는 문을 떠올리고는 다시 베란다로 뛰어갔다. 닫혀있는 문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수 입장에서는 옆집에서도 이렇게 표가 안 날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다시, 또 옆집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이상한 흥분감과 쾌감이 지수의 몸을 휘감고 말았다. 그녀는 젖은 옷을 모두 벗어 세탁기에 넣었다. 알몸이 된 지수는 더욱 큰 흥분감이 밀려왔다.
지수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녀는 진짜 어떻게 만든 문인지 모르겠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느꼈다. 비밀의 문을 열고 지수는 다시 오른 발을 옆집 베란다로 내딛었다. 여전히 밖에서는 생선장수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고 아줌마들이 질문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서 지수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알몸을 한 채로 드디어 지수가 옆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당겨서 닫았다. 그러자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오르면서 알 수없는 쾌감이 지수의 몸을 감싸고 올라왔다. 아찔한 느낌을 한 채 문틈이 역시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지수는 얼른 문을 열고 자기 집 베란다로 넘어왔다. 그리고 다시 문을 닫고는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옆집과 지수의 집 경계인 벽에 몸을 기댄 그녀는 얼굴이 달아올라 홍시처럼 붉어져 있었다. 그녀는 미칠 것 같은 흥분감에 취해 주위를 살피다가 자신도 모르게 보지에 손을 대고 말았다. 지수의 보지에선 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수는 자신의 보지 살을 손으로 비비다가 손가락을 찔러 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으으윽!~~흐윽!!~~~~~~~~~~~~~~~”
몇 번을 손가락으로 쑤시던 지수는 옆에 둥글고 길쭉한 형태의 음료수 병을 집어 들고 그것을 자신의 보지 속에 찔러 넣고 말았다.
“하악!~~~~~~~~~~~~~~~~~~~~~~~~~~~~~~~~~~~~~”
지수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음료수 병을 강하게 움직였다. 그러자 쑤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는데 흥분에 취한 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더욱 더 강하게 쑤셔댔다.
“흡후!~~~~~~~~흐윽!~~~~~~~커억!~~~~~~~~~~~~~~~~~~~~~~~~~~~~~~~~~~~~!”
이제 바닥에 쓰러져 누운 채 쑤셔대던 지수는 신음소리를 내 뱉으며 몸을 요란하게 떨었다. 아찔한 쾌감이 그녀의 뇌를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철호와 섹스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섹스는 습관적인 것이었고, 또 철호의 일방적인 섹스로 끝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일체감이나 쾌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1년 전부터는 그런 섹스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철호는 철호 나름대로 풀었고, 지수는 이렇게 혼자 자위로 욕구를 달래고 있었는데 오늘의 자위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주고 있었다. 극도의 쾌감에 빠진 지수는 베란다 바닥에 쓰려진지 20분이나 됐는데도 쾌감의 여운에 취한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지수는 다음날부터 옆집 남자를 살피기 시작했다. 2년간을 이웃으로 살면서 지나칠 때 가볍게 인사하는 게 전부였다. 남편보다 왜소해 보이는 옆집 남자는 누가 봐도 공부벌레로 보였다.
“정말...난쟁이 똥자루가 따로 없네...165나 될 까?...저 정도면 불알도 엄청 작겠다...”
베란다에서 옆집남자를 내려다보며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는 키득거렸다. 옆집남자는 실외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차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의 체구와 다르게 대형차여서 지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차에 오른 옆집남자는 차를 몰고 아파트를 나갔다. 한 참을 옆집남자의 차를 살피던 지수는 천천히 경계 벽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부드럽게 문을 열었다. 옆집남자의 베란다가 보였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지만 어제처럼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다. 지수는 지금 놀이공원에서 청용열차를 타는 것 같은 스릴을 느끼고 있었다.
문을 열고 옆집 베란다로 넘어간 지수는 다시 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천천히 베란다를 걸어가며 밖을 살피니 멀리서 옆집남자의 차가 어딘가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지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는 남의 집을 염탐하기 시작했다.
17평 아파트의 구조는 간단했다. 베란다 옆에 바로 큰 방이 있었고, 문을 열고 나가면 싱크대와 욕실이 양 옆으로 있었다. 그리고 신발장 옆에 작은 방이 있는 그런 구조였다. 안방으로 들어가니 싱글 침대와 컴퓨터 책상만 달랑 놓여있었다. 티비도 없었고 책장도 없었고 심지어 시계도 없었다.
“세상에...이 남자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싱크대로 걸어가 뭐가 있는지 살폈다. 냄비 하나에 수저와 접시 그리고 주전자와 머그컵뿐이었다. 욕실로 들어가니 칫솔, 치약 그리고 화장품과 드라이어기, 전기면도기가 전부였다. 작은 방으로 들어가니 간이 행거에 청바지 두 벌, 그리고 양복 두 벌이 걸려있었고, 작은 옷장엔 티와 양말이 몇 개만 들어있었다.
“이 남자 혹시...사이코패스 살인자 아냐?...”
지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집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자신이 준비해간 커피를 끓여 마시며 베란다에서 밖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컴퓨터를 쳐다보았다. 컴퓨터 안에는 옆집남자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쫄지마 씨바...후훗!~”
약간의 공포는 지수에겐 더욱 큰 쾌감을 줘 말도, 생각도 비논리적으로 나타났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지수는 스마트폰을 선물 받고 좋아서 날뛰던 아들보다 더 들떠있었다. 매일 하루하루가 따분하고 지루하던 그녀에겐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이 생겼다. 그래서 나중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지금 이순간의 짜릿함을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컴퓨터를 켜자 바탕화면으로 40대 여인의 사진이 보였다. 지수는 사진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진 속 여인은 아이보리색 블라우스에 무릎위로 올라가는 검은 색 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굽이 있는 샌들을 신고 있었다. 맨발의 그녀는 푸른색의 패티큐어를 바르고 있었는데 뭔가 우아하면서도 섹시함을 풍기고 있었다.
지수는 갸름한 얼굴의 이 40대 여인은 자신이 사진을 찍히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대학교 행사장에서 누군가가 이 여인을 몰래 찍은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더욱 묘한 기분에 빠져든 지수는 이것저것을 둘러보다가 김윤경이라고 적힌 폴더를 발견했다.
폴더 안엔 여러 한글 파일이 있었는데 지수가 클릭을 하자, 하드코어 야설이 뜨고 말았다. 대학교수인 남자가 학부형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는데 야설 중간, 중간에 바탕화면 속 여인의 사진이나 모르는 여자의 야한 사진이 함께 있어서 지수는 더욱 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한정수였고, 여인의 이름은 김윤경이었는데 지수는 어쩌면 본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수가 컴퓨터 책상위에 있는 고지서를 보자 옆집남자의 이름이 보였는데 그녀의 예상대로 옆집남자의 이름은 한정수였다. 점점 더 염탐의 세계에 빠져들던 지수는 옆집남자의 음탕함에 자신의 음탕함을 더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기에 옆집남자 한정수는 분명히 바람을 피울 용기는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수는 정수의 그런 소심함이 이런 은밀한 야설을 쓰게 만들었다고 느꼈다.
알 수없는 흥분감에 휩싸인 지수는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지수는 지금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고 있어서 어떤 이성적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침대에 누우니 남자의 냄새가 지수의 후각을 자극하고 말았다. 볼품없는 남자로 섹시미가 전혀 없었는데 지수는 지금 그 남자의 침대에 누워 그 남자의 체취에 그만 흥분을 하고 말았다.
“하아!~~~~~~~~~~~~~~~~~~~~~~~~~~~~~~~~~~~~~~~~~~~~~~~~”
자신의 손으로 보지 살을 비비며 지수는 소리를 내질렀다. 그녀는 이미 옆집남자를 살필 때부터 흥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지는 이미 홍수가 나있었다. 알 수없는 액체들이 줄줄 흘러나오면서 그녀의 손이 보지 속으로 쑤실 때마다 찌걱거렸다.
“아으응!~~~~~~~~~~~~~~~~~~~~~~~~~~~~~~아!~~~~~~~~~~~흑!~~”
흥분이 커서 그랬는지 손으로 얼마 쑤시지도 않았는데 지수는 그만 가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이렇게까지 예민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신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옆집남자가 원빈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체가 근육질도 아닌 그야말로 난쟁이 똥자루라 남성으로써의 매력이 전혀 없었는데 이상하게 흥분이 됐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보지를 쑤셔대면서 지수는 마치 옆집남자가 쑤시는 것 같은 느낌에 질질 싸고 말았다. 엄청난 쾌감이 연속해서 올라와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저릿저릿한 쾌감에 빠져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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