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소원 - 7부

"팀장님!"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혼자서 옥상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은미씨가 나를 부른다. 뒤돌아보니 은미씨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왜?"



옥상 위엔 우리 둘 말고는 우리 회사 사람은 없었다. 반대편에 다른 회사 사람들 몇몇이 담배를 피고 있었지만 그저 눈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들이었다. 확실히 이제 흡연자의 시대는 지나갔는지 날이 갈 수록 같이 담배 필 사람도 줄어들어만 갔다.



"어제, 지현이랑 있었어요?"



은미씨는 화가 났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자기 팔짱을 끼고는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제 저 먼저 집에 보낸 것도 그렇고, 어제랑 오늘 팀장님이랑 지현이가 입은 옷도 똑같잖아요!"



"넥타이 다른데?"



난 피식 웃으며 내가 맨 넥타이를 들어 보였다.



분명 어제 지현씨를 먹은 것은 사실이다. 어제 저녁에만 두 번을 더 하고서야 그녀도 나도 피곤에 지쳐 잠들었다. 처음엔 아침 일찍 일어나 둘 다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을 생각이었지만, 워낙 피곤했던지 지현씨나 나나 일어났을 땐 출근을 해야할 시간이었다.



덕분에 지현씨는 어제 옷 그대로 출근을 했고, 난 그나마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싸구려 넥타이를 하나 새로사서 귀가했던 척 한 것이다.



"그 넥타이, 회사 앞 편의점에서 파는 거잖아요."



노련한 은미씨는 속지 않고 내 거짓말을 간파해 냈다.



"그리고 같은 옷 이틀은 절대 안 입는 지현이도 어제랑 옷이 똑같고! 두 사람 어제 뭐했어요?!"



은미씨는 이제 숫제 내 여자친구라도 되는 양 행세한다.



난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져 발로 비벼 끄고는 은미씨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궁금해?"



"...... 됐어요!"



은미씨는 내가 강하게 나가자 오히려 수그러 들면서 토라졌다는 듯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반대편에서 담배를 피던 다른 회사 사람들이 내게 고개를 까딱해 보이고선 아래로 내려갔다. 나도 그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 인사하곤 주위를 둘러봤다. 이제 옥상 위엔 은미씨와 나만 있었다.



"은미씨."



"왜요!"



그녀는 삐졌다는 듯이 내게 대꾸했다. 도무지 여자란 종잡을 수 없는 존재다. 며칠전까진 날 벌레보듯하던 여자가 몇번의 섹스 이후론 이젠 내 여자친구라도 되는 양 행세하며 다른 여자에게 질투를 느낀다니!



"질투해?"



내가 피식 웃으며 묻자 은미씨는 귓볼까지 빨개지며 소리를 질렀다.



"제... 제가 왜요! 흥! 별꼴이야, 정말!"



-클클클. 여자란 재미있다니까.



후훗, 그래 지니. 나도 동의한다.



고개를 돌리고 분을 삭이듯 한숨을 푸욱 내쉬던 은미씨는 다시 날 바로보곤 따발총처럼 쏘아대기 시작했다.



"그래, 지현이랑 있으니까 좋았어요? 좋았겠죠? 어리고, 귀엽고, 애교도 많고, 사근사근하고. 어제는 지현이를 또 얼마나 괴롭히셨을까? 지현이 제대로 걸을 수나 있대요? 흥! 저도 밖에 나가면 팀장님 말고도 섹스파트너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거든요! 그래도, 어?게 지현이한테까지 그래요? 내가 얼마나 귀여워하는 회사 동생인데?"



"후훗, 할 말 다 했어?"



난 이렇게 이상하게 구는 은미씨의 모습이 짜증난다기 보단 귀엽게 느껴졌다.



-클클클, 이제 두 명이나 먹으니까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나보지? 어제랑은 저 여자 대하는 태도가 완전 딴판이야?



크크크. 그런가? 뭐... 가진 자의 여유 정도라고 해 두지.



"이봐, 은미씨."



"왜요!"



나는 천천히 은미씨에게 다가갔다.



"지현씨 괜찮더라고. 키는 좀 작아도 비율이 좋아서 늘씬하게 느껴지고. 가벼워서 리드하기도 좋더라고. 경험도 꽤 있는지 허리 놀림도 좋았지."



"흥! 그럼 앞으론 지현이랑 하세요."



"근데 말야..."



말끝을 흐리며 난 기습적으로 은미씨의 가슴으로 손을 가져가 그녀의 가슴을 꽉 쥐었다. 그리곤 한 손은 그녀의 등 뒤로 가져가 그녀의 엉덩이 한짝을 꽉 쥐었다.



"은미씨만은 못 하더라고."



내 손이 그녀의 몸에 닿자 은미씨는 아까까지의 화난 표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수줍은 처녀처럼 변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사... 사람들 보면 어쩌려구요..."



"아무도 없는데?"



난 그녀의 몸을 끌어당겨 내 쪽으로 더욱 밀착시키며 그녀의 엉덩이와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그... 그래도..."



"후훗, 이 감촉. 정말 좋아. 내가 지현씨랑 하면서 얼마나 은미씨 감촉을 그리워했는 줄 알아? 이렇게 육감적인 몸은 흔하지 않거든."



-클클클. 거짓말도 어찌나 능숙하신지.



지니 말이 맞다. 거짓말이다.



분명 전체적인 몸매는 지현씨보다 은미씨가 나았다. 몸매 전체의 볼륨감이나 탄력감은 은미씨가 좋았지만, 지현씨는 은미씨보다 기교가 있었다. 거기다 가볍고 날렵한 몸이라 끌어안고 뒹굴기엔 지현씨가 은미씨보다 나았다. 두 사람이 몸을 굳이 비교하자면, 은미씨는 신세경이고 지현씨는 공효진이다.



분명 두 사람에겐 일장일단이 있는 특성이었다. 누구 하나를 딱히 정하라고 하면 분명 아쉬워 할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러니 지금은 조금 귀찮아도 은미씨를 달래 줄 필요가 있었다.



누구 하나라도 놓치기엔 아까운 몸매와 미모니까. 두고두고 내 옆에 두곤 하나 하나 즐길 필요가 있었다.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후훗!



-뭐야? 갑자기 왜 미친 놈 처럼 웃어?



지니가 갑자기 속으로 웃는 내가 이상했는지 묻는다.



어이, 지니. 꼭 하나 하나씩만 먹으란 법은 없잔아?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섞어서 비빔밥으로 먹어도 되는거잖아?



-? 아하, 클클클. 이젠 정력왕을 넘어서서 하렘 왕이라도 되려는 건가? 클클클. 3P도 재미있지.



크크크, 그래. 셋이서 뒹구는 것도 맛이 꽤 좋을거야.



"진짜죠?"



"후훗, 이래도 못 믿겠어?"



난 은미씨의 손을 이끌어 내 바지 앞섬으로 가져갔다. 그녀의 손에 단단해진 내 자지의 윤곽을 느끼게 해주자 그녀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믿을게요. 근데요..."



"왜?"



"진짜, 진짜 제가 더 좋죠?"



"후훗, 궁금해? 그럼 오늘 퇴근하고 내가 연락하면 우리 집으로 와."



난 은미씨의 귓가에 은밀하게 속삭였다.



은미씨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은 내 자지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마 그녀는 지금쯤 오늘 저녁 우리 집에서 내 자지를 볼 것을 고대하고 있겠지...



후훗, 오은미씨.



오늘 저녁엔 셋이서 질펀하게 한번 놀아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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