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성욕 그리고 타락 - 2부

부녀회장 아주머니. 순간 약간 실망했지만 그녀는 37이란 나이가 무색하듯이 20대 중 후반 정도의 쌔끈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약간 통통하면서 글래머 스타일. 그런 여자는 날 흥분시키기에 매우 좋은 스타일이다. 어깨 정도까지 내려오는 살짝 들어간 웨이브 머리가 한번 흔들릴 때 마다 그녀의 눈이 보이는데 이국적인 매력적인 눈을 가졌다. 얼핏 들은 얘기로는 그녀의 엄마가 호주 사람이라는데 뜬 소문인지는 누구도 몰랐다.
나는 조용히 그녀의 뒤로 다가가 쭉 한번 훑어 보았다. 새하얀 다리, 무릎 위까지 닿는 하얀 치마에 가려 터질 듯 한 엉덩이는 더 이상 나를 가만히 놔두질 못했다.
나는 살그머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그녀의 엉덩이에 내 음경을 살그머니 대보려는 찰나에,

“어머, 저기 우리 동 사는 최 달구씨 아니세요? 몇 달 전에 PD되셨다면서요?”

“아.. 예…”

순간적으로 맥을 끊어서 좀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내 용기가 났다. 그녀의 딸이 14살 인데 부녀회에 가끔씩 따라 나와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꿈이 가수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럼 돈 많이 벌겠네여~”

“그러...겠죠?”

“그럼 어서 저희 부녀회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놀이터 만드는 것에 돈 좀 투자해 주고 그러세요~ 호호…”

아줌마는 나에게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대부분의 여자는 나이를 먹고 40이 가까워지면 젊은 남자의 성기를 맛보고 싶어 한다는데, 뭐 나야 얼굴도 몸매도 이러니… 참나… 못생긴 놈한테는 관심도 없다 그건가? 내가 왜 PD되었나.. 이런 년들 다 그 가식의 껍데기 벗길라 그랬는데. 내가 누군가? 그 누구도 굴복시킬 수 있는 PD다. 저 아줌마는 그저 내가 누구 인지만 인식하면 된다. 그러면 끝 날 것이다.

“저기 아주머니, 딸아이가 지금 나이가 몇이죠?”

“음.. 중학교 1학년이니까…… 가만있자…… 만으로는 13살이죠”

“흐음.. 약간 부족하네……”

나는 혼잣말 하는 것처럼 뒤돌며 말했지만 주위사람들도 들리게 약간 크게 말했다.

“아니 무슨 말이에여? 뭐 저희 딸애가 아무거나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아니 뭐.. 큰 건 아니구여, 조금 있으면 저희 소속사에서 ‘꿈나무 키우기’ 캠페인을 하는데 장래가 총망한 아이들을 전문가를 불러서 하루에 약 두 시간 씩 전문적으로 키울꺼거든요.”

“근데 문제가..?”

“그게 말이죠, 저희가 연령 제한을 만 14로 해놔서……”

“저기 PD님! PD님이 좀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번이 소연이한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텐데…… 안 그래 소연이 엄마?”

우리 같은 동에 1층에 사는 아줌마다. 매일 살만 찌는 것 같아서 매일 무시하려고 했는데, 이럴 때 도움이 되다니, 생각도 못했다.

“맞아요.. 그래도 PD님인데…… 그.. PD면은 그 프로그램 만들고, 배우들 자기가 섭외하고 뭐 그런 거 아니에요?”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 아니면 저희 집에 가서 저희 매니저랑 한번 상의 해 보시겠어요?”

약간 망설인 듯 보였지만 그녀는 이내 흔쾌히 대답을 했다.

“아유 나야 고맙지. 지금 갈까요?”

“그러죠 머. 저도 산책하러 나왔다가 막 들어가고 있는 참이었거든요.”

나는 왼손으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은근슬쩍 오른손을 그녀의 어깨 위에 올려 그녀의 오른쪽 어깨를 꽉 쥐었다.
약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을 빠져 나왔을 때, 그 1층집 아줌마가 슬그머니 내 엉덩이를 툭 치면서 말했다

“저기 PD님, 우리 아들 동석이도 연기 지망자인데 잘 봐줘요. 그래도 반에서 꽤나 인기 많은 애에요 호호호.”

나는 그 말을 무시하고 내 오른손에 있는 아줌마를 보채어 5발 자국 서둘러 옮긴 뒤 살그머니 뒤를 보았다. 그 1층 아줌마는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지만 나는 정색하고 살기 있는 눈빛으로 째려봤다.

“아니.. 내가 뭐 무슨 잘못했나..~?”

‘꺼져 이 돼지보다 못한 년아’
나는 입으로 말하는 시늉을 하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저.. 동석이네 엄마가 뭐래요?”

“아냐.. 소연이 좀 잘 봐달래. 우리 동네에서 스타 한 명 나타나는 것 아니냐고……”

나는 속으로 웃었다.
‘스타가 되는 건 소연이가 아니라 너야.. 케케. 아니, 더 좋은 걸 선물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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