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회의 즐거움 - 단편
2018.08.01 08:40
-반상회의 즐거움-
집안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에 대해서 나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쩐 일이야? 물건 하나도 움직이는 거 싫어하더니?’
아내는 그랬다. 나는 집안의 가구며, 잡동사니들을 어떻게 하면 보기 좋게 할까 싶어, 이리 돌리고, 저리 바꾸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아내의 눈에 들어 보려고 했고, 아내는 자기가 붙박이처럼 만든 구조를 변경하려고만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냅다 들이받기 일 쑤 였으니까.
‘해가 똥꾸녕에서 뜨려나? 왠 별 일도 다 있네. 살다 보니…..’
‘이제까지야, 보기가 영 그래서 반대한 거지, 괜히 시비 걸었나 뭐? 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위치라고 생각되면, 왜 내가 반대 했을라구?’
‘아니, 그래도 그렇지, 저 가구배치는 좀 그렇다. 그리고, 가구에 왜 저렇게 뜨개질 카바는 새로 씌웠대?’
‘응, 저거? 뜨개질이 아니고… 잘 봐… 반상회에서 얻은 건데, 가구 표면도 보호하고, 느낌이 부드러워서, 뜨개질 한 건 줄 아는데, 아니야. 거 뭐시기냐, 폴리우레탄 인가 하는 소재로 만든 거래. 감쪽 같지?’
‘그래? 세상 참 좋아졌네.’
집안 곳곳에 빈자리가 좁다 하고 깔아댄 그 커버도 숫자를 세어보니 꽤 되고 있었다.
‘아니, 누구는 흙 파먹고 장사하나? 저렇게 나눠 줘도 반상회 식구들 숫자대로 돌렸으면, 한 씀씀이 되겠구만, 그걸 맨입으로 날름 들고 왔나?’
‘그건 그렇지? 그래서 나도 다음 번에 식사나 한끼 내려구, 생각 중이야.’
‘암, 그래야지. 너 자꾸 그렇게 공짜 밝히다가 머리 꼭대기 말고, 보지털 부터 먼저 까진다!’
‘으이그, 째진 입이라고, 좋은 소리 좀 못하나? 보지 털이 뭐야? 보지 털이… 씹털 이라고 해도 될 거를…..’
그냥 웃자고 한 소리에 둘 다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 날은 저녁을 먹으면서, 여러 모로 달라진 실내의 분위기를 칭찬하느라, 밥을 코꾸녕을 먹었는지, 귓꾸녕으로 쑤셔 넣었는지 도대체 감이 없었다. 아내도 나의 칭찬이 싫지는 않은지, 요것 조것 자랑하느라, 나보다 늦게 수저를 놓을 수 밖에 없었다. 항상 늦게사 술에 취해 비척대며, 들어오다 보니, 내가 반상회에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 먹은 술을 확 깨게 하는 것은, 정신 못 차리고, 술에 취해 들어 오다가, 오줌이라도 마려워서, 경비실이 보이기 전에, 구섞팅이에서 좇까고 오줌이라도 지릴려고 하면, 뜬금없이 나타나서 인사를 해대는 반상회 식구들이 제일로 성가신 존재들 이었다.
‘어머! 304호 아저씨 아니세요? 날씨도 추운데 이곳에서 뭐 하세여?’
‘꺽 꺼윽… 아니, 그게 아니고설랑은…..’
‘조심하세요. 날이 추워서 길바닥이 빙판이에요. 넘어지시면 어쩌려구? 어서 들어가세요!’
‘네, 그런데… 누구시드라….’
‘그건 알거 없구여, 어차피 정신 차리셔도 모르실거…. 바지 지퍼나 올리고 가세요. 경비 아저씨 놀라시겠네. 바지 앞에 왠 굵다란 오이지를 달고 왔나 하고….아휴, 탐스럽기도 하지… 오이지가 금새, 홍당무 되가지고 설랑은, 꺼떡꺼덕 대는 게, 오늘 또 새댁 초상날 이네….’
술에 취해 주절대는 아주머니의 목소리와 발음은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디 선가, 보기는 본 것 같아, 절을 꾸뻑 하다가,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아니, 어디서 이런 홍두깨를 지퍼에다 매달아 놨지?’
그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한 나였다. 하긴, 먹고 살려면, 안짤리고 버틸려면, 맨 정신으로야 살 수 있겠는가? 집에 있는 여자들이야, 자기 남편이 밖에 나가서, 과연 어떤 짓을 하고, 어떤 수모를 받아가면서, 돈을 벌어 오는지 알 턱이 없을 것이고, 안다고 한들, 무신 도움이 되겠는가? 이름 하야, 내가 져야 할 나의 십자가 인 것을….
‘쿵다라 닥닥 삐약삐약……’
‘저 씨방생이들 또 시작했네…. 어이그 저 씹 쉐이들, 이사 좀 안가나? 아니, 허구 헌날, 요 시간만 되면 저 지랄 들이야. 이거 층간 소음 완죤히 없앴다고 청약 할 때, 개나발 떤 쉐이들 뉘기야? 좇대가리를 바숴 뜨릴라, 마!’
‘아니, 좋은 말 놔두고 허구 헌날 욕이래? 그냥 놔 둡시다!’
‘얼씨구? 언제는 몰아내야 된다고 성토하잘 땐 언제고?’
‘그래도 반상회에 꼬박꼬박 나오고, 우리 아줌마 일들을 얼마나 잘 도와 주는데… 그리고 직업이 이벤트 기획이래 나봐요. 같이 사는 한 남자는 멀티미디어 오가나이젼가 뭔가고, 또 한 사람은 메인 이벤트 컨셉 디자이넌가 뭐라나? 요즈음 직업은 외기도 힘들어. 둘이서 얼마나 사이도 좋던데….’
‘그 쌉쉐이들, 게이 아냐? 다 큰 짜슥들이 워찌그리 붙어 살고 지랄 들이래? 내가 얼추 보니깐 두루, 차도 좋은 거 타고, 직장도 자주 나가는 거 같질 않두만. 이거 풍기 문란 아냐? 아니, 이런 참한 동네에 왠 게이 부대?’
‘당신 두 참? 나무랄 걸 나무래야지? 반상회에서 얘기하는 거 들어 보니깐 두루, 왠만한 회사 사장 정도 월급을, 두 사람이 따로따로 버는 것 같두만. 능력도 좋아! 아무튼…’
그 놈의 월급 얘기에 나는 바로 꼬리를 내려 버렸다. 하긴, 지 꼴리는 대로 살고 싶으면, 층간 소음 어쩌구 하면서 된소리 하덜덜 말고, 집 사서 나가면 그 뿐 인 것을, 괜시리 돈 많은 남 탓할 거 뭐 있냐는, 아내의 눈초리를 모르는 바 아니었기에…
‘아니, 이건 또 뭐야?’
저녁을 물리고, 윗 층의 소음에 대항하는, 나만의 저항운동으로, TV를 큰 소리로 켜 놓고, 씩씩대고 있는데, 소파에서 팔베개를 하고, 누어 있던 나의 팔꿈치에 끈끈하고, 척척한 것이 베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내는 샤워를 하고 있었고, 거실에서는 나 혼자 밖에 없었기에, 나는 일어나서 아내가 깔아 놓은, 그 폴리우레탄 인지, 오랑우탄 인지 하는 커버에 묻은 오물이 무언지 살펴 보기로 했다. 미끈 거리기도 하고 약간 노른 듯, 허연 물 같은 진득진득함….. 꿀은 아닐 것이다 생각하고, 냄새를 맡는 순간, 핑 하니 코꾸녕을 관통하는 그 알싸한 냄새…. 속이 확 뒤집어지고 있었다. 나는 미심쩍었고, 내가 혹시 잘 못 맡았을 수도 있기에, 몇 번이고 계속해서 맡고 또 맡고…..그건 분명코 누군가 싸 놓은 정액과 씹물이 뒤섞인, 묘한 여운이 남는 냄새 였다. 나는 샤워를 하고 나오는 소리에 놀라 그 커버를 손에서 떨어 뜨린 다는 것이, 바닥에 떨어 뜨리고 말았다.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면서 방에서 나오는 아내가 나를 보고 말했다.
‘그만 쫌 주물락 대지? 옛말에 문둥이는 지 자식 씻겨 죽이고, 미친년은 지 자식 주물러 죽인다고, 당신, 그 커버가 그리도 신기해? 그것도 때 탄다니깐? 작작 쫌 주무르셔, 예?’
알았다고 하면서 슬그머니 제자리에 내려 놓으면서도, 찝찝한 마음에 아까처럼 팔베게를 하지는 못하고, 뻘쭘히 앉아서, 그 자리를 비워 놓은 채, 고문처럼 TV를 봐야만 했다. 아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옆자리의 그 커버 위에 앉았는데, 그제사 알게 된 것은 그 오물이 묻은 부위가 바로 아내의 보지가 닿는 부위와 거의 일치하는 곳 임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집사람이 누구와 씹질을 거나하게 하고, 미처 좇물이랑 씹물 덩어리를, 씹구녕에서 닦을 새도 없이, 자리에 앉아, 나의 귀가를 맞이했다면, 분명코 저런 오물 자욱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나만의 추측이 난무할 따름 이었다.
‘너 파마했니?’
‘몰랐어? 그렇게나 무심하지? 마누라가 파마를 했는지, 씹털로 가리마를 탔는지, 관심이 있어야쥐…. 으이그 내가 못살아!’
내가 안 볼 때, 머리를 감고, 꼬불꼬불한 머리를 일일이 드라이기로 죽쭉 편 것을 모르고, 파마 했느냐고 물은 나의 아둔함을 탓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기 이전에, 나의 무관심과 성의 없는 시선의 안착을 먼저 다스렸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가 머리를 때렸다. 하기사, 매일 먹는 밥도 지겨운 판인데, 매일 대하는 보지야 더했으면 더했지. 덜할 것도 없었다. 결혼 초기에야, 방에 불을 환히 켜자, 오늘은 야시런 옷 쫌 입어 봐라. 오늘은 다른 자세로 쑤셔볼까, 오늘은 징한 욕지기라도 입에 담으면서 색판 쫌 돌릴까…악다구니에 가까운, 지랄에, 오도방정을 떨었건만, 요즈음은, 자자! 한마디에, 두 사람 다 로보트 처럼 척척 옷 벗고, 빨개 벗은 뒤에, 아무런 말도 없이, 침대에 기어 올라가서리, 쑤셔! 박아! 전진,후퇴!, 쌌어! 내려와! 띠발… 이러고 자는 게 순서 였으니, 뭐가 어떻게 변했고, 뭐가 달라지고가 화제가 될 수 없었다. 어떤 이들은 그럴 것이다. 그런 유부녀들의 무뎌진 가슴팍을 날카로운 혀놀림 으로 파고드니, 여자들이 남친 들의 앞에 자빠져서 줄창으로 보지 까고 헤벌떡 하는 게 아니고 무어냐고 말이다. 사실, 겁이 좀 나긴 나는 것이 사실 이었다. 하도 세상이 요지경 속이라, 내 마누라라고 해서 마음 놓고 앉아 있다가 뒤통수 맞지 말란 법도 없었고, 워낙 세상이 섹스로 개화되어 가는 시점이라, 집에 혼자 남겨져 있는 아내가 과연, 내가 나가 있는 사이에, 무얼 하고 시간을 보내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 사실 이었다. 그저 이제까지 살아온 타성으로, 실려온 가속력에 의존해서, 예전처럼 별일 없이, 살아가 주고 있겠지 라는 바램이, 기대치를 넘어서서, 굴뚝을 헤매고 있을 따름 이었다.
‘미안해, 아까 화 많이 났지? 내가 무심해서리….’
‘아니야.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 일일이 그런 구섞에 신경 써 주길 바랄까?’
‘아니야. 매일 눈 앞에 아른거리는 당신 머리 결을 보면서도 그게 파마 머린지, 드라이로 편 머린지도 구분 못하는 게, 어디 남편 자격이나 있다니?’
‘없으면? 또 어떡 하려구? 대신, 딴 남편 구해 주려나?’
‘아니, 이 여자가 그렇다고 멀쩡히 살아있는 남편을 직위 해제 시키남? 한번 봐 주지? 아직 물건은 쓸만 하구만…’
‘내 그 물건 땜시 봐 줬다. 시도 때도 없이, 벌떡 대서는, 신혼 때는 지겹고, 도망도 가고 싶었건만, 요즈음은 어쩐 일인지, 입안 넣고 암만 빨아도 맛있기만 하니, 나도 많이 변했다, 그치?’
‘아직 멀었지, 내가 필요로 하는 아내의 스타일이 뭔지 알지?’
‘또 그 소리… 아니, 그게 화냥년이지? 가정주부래?’
나는 아내에게 언제나 입버릇 처럼 해주는 말이 있었다. 이를테면, 가정주부라 함은 이래야 한다는 일종의 나만의 지침서 인데, 진짜 나만의 지침서일 따름이지, 아내가 그 구절의 한자도 따라와 주는 적은 없었다. 예를 들어, 내용을 잠깐 들여다 보자면, 많은 구절 중에서 생각나는 몇 개만 소개해 볼까 한다. 첫째로, 남편이 없을 때에는, 언제나, 어떻게 하면, 나와 같이 보다 격렬한 섹스를 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하고, 준비한다, 둘째로,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가차없이 실행에 옮긴다. 셋째로, 남편 이외에 남자는, 섹스상대 이외에는 꿈도 꾸지 않으며, 섹스 상대와는 미래가 없는, 현재 진행형 일 때만 감안한다. 넷째, 섹스 상대는 언제나 남편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상대를 택한다.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꿈도 꾸지 않는다…. 등등 이다. 아내는 되도 않는 헛소리라며, 뾰루퉁 해 있을 때가 많아도, 가끔 섹스 도중에,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해도 이런 기분일까 라고 물을 때나, 내가 나가서 다른 여자들과 좇질 이라도 하는 날에는, 자기도 불사하고, 억지로라도 만든 남친과 어울려 다니면서, 보지에 불 나고, 기름 튀도록, 뻔질나게 색쓰고 돌아다닐 거라고, 엄포를 놓을 때 보면, 나의 요구 사항이 조금은 먹혀 들어가는 나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오늘의 그 오물 사건은 무언가 찝찝한 여운을, 내 가슴속에 남겼고, 내내 그 얼룩을 볼 때마다, 내 눈매가 게슴츠레 하게 변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때나 벗기자는 심정으로, 나는 근처 사우나를 가기로 했다. 대개는 월차를 내는 날, 사우나를 찾아가는 것이 내 버릇 이었다. 왜냐하면, 평일을 놔두고, 일요일이나 토요일에 사우나에 가면, 동네 사람들의 얼굴을 너무 자주 마주쳐서, 벌거벗고, 좇대가리 에다 불알 두쪽, 덜렁대면서, 인사하기도 그렇고, 안 하자니, 반상회에 오는 여편네들 사이에서, 베겟닛 송사로, 나의 버릇없이 만인지하의 입에 올려져, 씹혀질 것을 생각하면, 가만있기도 뭐하고,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직 아이가 없는 나에게, 광고라도 하듯이, 아들 내미, 딸 내미를 대불고 들어와, 정겹게 때를 밀어주면서, 건네는 인사는 정말, 속이 쓰리다 못해 아려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사우나 안에는 온수탕 가득히, 우리 계단의 아자씨 들이 반상회를 여는 것도 아닌데, 줄 나래비를 서서, 뜨끈한 탕 속에 기대 앉아, 서로 좇퉁구리를 뎁히고 있었다.
‘어이구, 304호 오이지 아자씨네? 안녕 하슈? 이거 거지반 다 모였잖아?’
‘아니, 오이지 라뇨?’
‘허어 젊은 사람이, 남자끼리 뭘 가리나? 척 보면, 알지, 그거, 오이지 같이 생긴 거, 자네 물건 맞쥐? 새댁이 꽤나 고생하겠구만 서도….껄걸….’
가린다고 가리기는 했는데, 탕에 들어오기 전에 벌써들 힐끔대며 쳐다 본 모양 이었다. 그러나, 그런 농지거리에도 탕 내에 둘러선 남정네 들의 표정은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탕물이 너무 뜨거운가? 왜이리 심각해?
‘자네 집도 그 뭐시기, 폴리우렌가, 우랑우탄 인가 하는 커버 씌웠나?’
‘아니, 그걸 어떻게 아세요?’
‘그럼, 가구도 몽조리 위치 이동도?’
‘그럼요. 아니 그럼, 아자씨 네도?’
‘우린 벌써 부터야, 두 달도 더 됐지. 904호는 워뗘?’
‘이를 말인 감요? 혹시 이런 거 여쭤 봐도 실례는 아니겄지유? 혹시, 안 사람 되시는 분덜께서 뭐 바뀐 모습, 눈에 안 띄셨시유?’
‘안 띄긴! 나 604호요, 우리 마누라는 평생 미장원도 안 가던 여자가, 파마에 브릿지에, 칼라링에 정신이 없수…..’
‘그쪽도 그럼? 나 1204혼 데여, 우리 마누라는 눈썹에 힘이 없어 보인다며, 영구화장까지 하고 왔던데?’
저마다 요즈음 무언가 심상찮은 기운이 집안에 흐른다고 저마다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렇게 같은 호수에 사는, 동계단의 내부에, 집집마다 흐르는 기괴한 일치감은 정말 이야기 꺼리가 아닐 수 없었다.
‘아니, 이 여편네들이 미쳤나?’
‘글쎄요. 미친 게 아니고, 무언가 냄새가 나질 않습니까?’
‘냄새?.....이거 봐라? 자네 평소에 그렇게 안 봤는데, 그새 물속에서 방구 꼈나? 요새는 젊은 거나, 늙은 거나 간에 똥쭈바리에 기력 없기는 매한가지 라니깐…’
‘아니, 그게 아니고요. 이렇게 동시 다발적으로 동질성을 띄는 분위기로 몰아간 다는 것은 어떤 매개체 라든가, 연결고리의 핵심이 없고 서야 가능한 일이겠느냐 이거지요, 제 말은… 제 방구가 아니고요….’
‘아니긴 뭐가 아냐! 거 부르륵 하면서, 거품 올라오는 거 봐. 얘기 합네 하고, 연막 치면서 디리 쒜리면, 내가 모를 줄 알고? 아휴, 거품에다 냄새 까정…. 자네, 얘기도 좋지만 건너편으로 좀 가게나. 이거 원 숨을 쉴 수 가 있어야쥐!’
나는 기어이 쫓겨 건너편으로 가면서 그 의심스런 구섞을 걸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그 커버에서 얼룩 같은 건 못 보셨어요? 아닐 수도 있지만…’
‘왜 아니래, 그 좇물 자욱? 나도 그걸로 한참이나 싸웠지 뭔가? 그냥 반상회에서 공짜로 받아 왔다길래, 그냥 그런가부다, 공짠데 어련 할라구 하면서 넘어갔는데, 왠지 석연찮더라구. 그게 물을 흡수하질 않아서, 왠만한 얼룩은 그냥 그대로 습기를 유지 한데나 뭐라나 하면서 이유를 대는데, 귀찮기도 하고 해서 내깔려 뒀드만….’
얘기를 나누다 보니 갈수록 의심이 증폭 되고 있었다. 나는 뜬금없이…
‘저 이런 얘기 드려도 될는지 모르겠는데…. 저희 윗집 사는, 거 뭐시기, 젊은 두 놈팽이 있잖아요? 무슨 기획산가 뭔가 한다며, 남자들끼리, 붙어 사는 그 놈들 말이에요. 암만 생각해도 수상쩍단 말이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동네 풍기문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두 젊은이를 내 쫓아야 된다고 악을 바락바락 쓰던 집사람이 요즈음 처럼 그 친구들에게 고분고분한 걸 본 적이 없거든요. 입만 열면, 반상회에서 들은 얘기라며, 그 치들 칭찬하기 바쁘고… 아무튼 반상회랑, 그 치들 간에 무슨 꿍꿍이가 분명히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자네, 방구만 잘 뀌는지 알았더니, 눈매도 매섭기가 방구 냄새 저리 가라네 그랴. 나도 그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려하던 중이지, 아마…..반상회만 갔다 오면, 그 날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흥얼흥얼… 수다에….. 정신이 없고….. 이건 할 얘기는 아닌데, 반상회 다음 날, 출근하는 아자씨들 얼굴들 봤나? 피죽 한 그릇 못 얻어먹은 꼬락서니로, 두 다리가 덜덜 떨리면서, 회사 나가는 꼬락서니들 하고는… 내가 다 기가 차드라니깐! 자네는 아예, 전철 타기도 전에, 기둥 붙들고, 침 질질 흘리며, 졸고 있드구만…..아니 반상회에서 여자들에게 비아그라 나눠주는 거 아냐? 어쩜 그렇게, 동시 다발적으로 남정네 좇물들을 빼먹을 수 있느냐 이거지, 한 두 번도 아닌 것 같드구만……내 말은….’
모두 기억을 떠올리며, 그 날짜가 가져다 주는 묘한 일치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자네, 방구에다가, 오줌까정? 몸은 왜 떨고 이 유난이야?’
‘이번엔 아니에요. 정말로……아무래도 이렇게 모인 김에, 방법을 강구해 봐야 겠어요. 두 팀으로 나뉘어서, 한 팀은 그 게이 자슥 들을 감시하고, 다른 한 팀은 반상회가 가져다 주는 효과가 과연 무언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그냥 이대로 두다가 혹시라도, 그 씨발넘의 젊은 쇄끼들 에게 우리 마누라들, 씹보지가 벌창 나 번지는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구여.’
‘말 한번 시원시원하게 잘 허네. 역시 소리 내는 방구 뀌는 사람 치고, 악한 사람 없다고, 옛말이 그른 게 하나도 없다니깐. 그래 그럼 어떻게 하지?’
‘각자 자기의 아내는 자기가 알아서 단도리 질 하는 수 밖에 없죠. 변화된 모습을 체크업 하고, 과연 무엇이 달라 졌으며, 반상회의 전과 후를 비교해서 심각하게 변화된 모습을 관찰해서 머릿속에 기억해 둬야 합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리스트화 해서 여기 모인 분들이랑 모두 모여서 그 차이점을 비교 분석해 보는 겁니다.’
‘비교 분석만 하면 뭐하나? 방법을 찾아야지? 방구는 뀌기만 하면 대순가? 뭘 쳐먹었길래 저토록 구린 냄새를 피우는지 알아야 면장을 하지?’
‘그러니까 각기 팀이 할 일이 있는 거죠. 한 팀은 우리의 공공의 적으로 의심되는 그 치들을 집중 감시해서 일거수 일투족을 밝혀내야 합니다. 언제 집밖으로 나오며, 누가 방문하는지, 그리고, 뭘 쳐먹고 사는지도 함께 말이죠. 아니, 그게 방구랑 무슨 연관이 있대?’
‘허어, 아자씨도, 두 사람만 사는 것과 다른 사람이 방문하는 것과는 내놓는 쓰레기의 량이 틀리잖아여? 하물며, 차를 내놓아도, 우리 반상회에 내오는 여자가 씹질 하려고 간다고 가정하면, 마실 거며, 서로 씹질 후에 닦아야 할 휴지랑, 콘돔의 량도 무시 못할 텐데… 그 쓰레기의 종량을 살피면, 뭔가 단서가 나올 것 같아서 하는 말이죠. 다른 한 팀은 이제까지 우리가 무관심하게 참석하지 않았던 반상회에, 의심 받질 않도록,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참석하는 겁니다. 대체 그 안에서 우리가 모르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길래, 여자들이 한 큐, 한 큐 변하고 있는지를 감시하자는 거죠.’
‘그래 그것도 좋다고 치자. 요즈음 변해서 신나게 내둘르고 있는 마누라 보지 운동은 어떻게 대처하나? 이 일이 끝날 때 까정, 무심하게 등대고 자 버려? 고렇게는 못하쥐. 그때 그때 다른 마누라의 요사스런 섹스의 교태를 어찌 참아내누? 난 이 일은 못해도 마누라가 덤벼오는 그 섹스는 참고는 못살쥐!’
그건 그랬다. 바뀌어 져서 의심이 들기는 했어도, 가슴 속까지 치밀어 오르면서 속이 훼까닥 뒤집어 질 것 같은 아내의 그 저돌적인 돌파는 무슨 수로도 거역하기 힘든 유혹의 최정상 이었기에….섹스를 하기 전에야 그렇다 치지만, 알던 섹스에 돌입하고 나면, 이건 뭐 창녀도 그런 창녀가 없을 지경으로 빨아대고, 핥아대고, 좇뿌리에, 불알도 모자라, 똥꾸녕 까지 핥고 앉았으니, 그도 그럴 법 했다. 남자들은 치사하게도, 섹스에 과격해진 마누라의 변신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들이 없었지만 그런 연유에 대해서 만은, 강한 태클을 보이고 있었으니, 아이러니도 그런 이중성이 없었다. 그러나, 무심코 넘기기에는 그 이유의 타당성이 모호 했으며, 이대로 계속되다가, 어찌 보면 뒤통수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강한 의구심 때문이었는지, 탕 속에 모인 남자들은, 하나 같이 두려움 속에서 모아지는 의견에, 고개를 수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 다들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고 팀을 나누어 역할을 분담합지요. 이제 다음 주면 반상회가 있습니다. 그 날을 D-Day로 잡고, D-Day 마이너스 원에, 모두 요 목욕탕에 모여서 그 간 있었던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늘어놓고, 당일 날의 행동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주도하에 팀들이 갈라지고, 일주일이 채 남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마누라 탐색작업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다음 번 반상회가 워디랴?’
‘워디긴, 그 X발 놈의 아그들 집 이랑게….’
나는 속으로 올 것이 왔구나 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우리가 마음을 다져 먹은 작전 개시일이 하필 그 상열의 아그들 집에서 반상회를 여는 날이라니…..남자들은 나날이 밤이면 밤마다, 그것도 그때 그때 다르게, 펼쳐가는 여자들의 보지 놀음에 좇뿌리가 덜덜 떨리면서도 감시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정말 날이 갈수록 여자들의 거센 섹스 열풍은 가실 줄을 몰랐고, 중간에 깜빡깜빡, 내가 이 짓거리를 계속 해야 되나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아내의 섹스는 나를 하늘로 둥둥 띄워 보냈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우리가 이런 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서 그것을 자력으로 무너뜨리기 위해서 더욱 반발적으로 발광을 떠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아내의 섹스와, 합의한 남자들의 집사람들의 섹스는, 남자들의 좇뿌리를 뽑아먹을 것처럼 달겨 들어, 아침이면, 쌍코피 에다, 홍야 홍야, 두 다리가 풀려, 걸음조차 제대로 걸을 수 없었지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귀중품은 반드시 카운터에 맡긴다는, 아내의 정조관념을 담보 삼아 저지른, 만인의 공작개시를 나 때문에 무위로 끝나게 할 수만은 없는 노릇 이었다. 드디어 D-Day 마이너스 원….탕속에 다시 남자들만이 모였지만, 하나같이 어두운 얼굴들 이었다. 그들이 내놓는 얘기들은 자신들이 살펴 본 결과, 아내들은 남자들이 출근 한 사이에, 그 X발 놈의 집에 뻔질 나게, 무작위로, 시도 때도 없이, 드나 들었고, 여자들은 나올 때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고, 걸음 조차 제대로 걷질 못했다는 공통적인 관찰평이 나왔기 때문인지, 씩씩대는 성토의 분위기는 가라앉지를 않았다.
‘이제 워쩔 거여? 부셔, 말어?’
‘침착들 하세요. 우선 현장을 잡는 거이 급선뭅니다.’
‘워치케?’
‘반상회를 이용하는 거죠. 그 날 우리가 참석 못한다고, 전부 늦게 집에 돌아온다고 하면, 틀림없이 뻔질 나게 드나들던 그 집에 모인 보지들끼리 무슨 사단이 나도 날 겁니다. 우리는 그 현장을 덮치자 이거죠.’
‘덮쳐서는?’
‘분명코, 우리들은 늦게 오겠다, 이미 보지에 불난, 마누라들 줄 세워 놓고, 씹구녕 이며, 똥꾸녕 이네, 아가리네 할 것 없이, 무차별 적으로, 쑤셔 박고 있을 터인데, 우리가 뛰쳐 들어가면, 그 상황이 순식간에 수습되겠습니까? 밖으로 말이 새어 나갈 필요도 없이, 한 년씩 머리 끄댕이 잡아 끌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단판을 짓는 거죠. 그거야 각자 할 일이니, 그때 그때 달라요, 아시겠어요? 암튼 내일 덮치는 겁니다. 위협이 될만한 물건들, 하나씩 꼭 지참 하세요. 반상회가 열리는 6시 정각에 경비실 앞입니다. 참고로 저는 야구방망이 입니다. 참고 하셔서, 보탬이 될만한 도구를 준비하서요…. 그럼…..’
다음 날, 어둑어둑한 가운데, 경비실 앞에 하나 둘, 코트 품속에 무기가 될만한 물건을 품고 남자들이 비장한 얼굴로 나타났다. 얼추 사람 수가 채워지고, 다 오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치고 올라가자는 사람들의 윽박지름에 밀려, 6시 30분에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비상계단을 이용해서 그 X발 놈의 집으로 천천히 품속의 무기를 꺼내며, 걸어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은 잠겨지지 않은 채로 열려 있었다.
‘음음….. 헉헉… 더 쑤셔 줘…..’
‘누님… 이렇게나 보지가 이쁜 줄 첨 알았습니다. 모두들 실버 만세, 실버 만세 하던데, 정말 이군요. 아! 이 쫄깃한 보짓살….아니, 이렇게나 물이 많이 흐르다니… 누님 혹시 미친 거 아닙니까?’
‘그래 나, 미쳤어… 아휴, 씨발… 시들시들한 남편 좇만 보다가, 이런 싱싱한 좇대가리를 두개씩, 그것도 보지랑 똥꾸녕에 같이 쑤셔대니,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 어휴 시원해!… 어휴 좋아…. 좋아, 미치겠네…. 한 10년만 젊었어도, 니 놈들 좇대가리에 묻혀서, 밤낮을 보지 벌리고 살텐데….’
‘누님, 지금도 않 늦었다니깐요…. 시간 날 때 마다, 이렇게 오셔서, 저희 두 사람 좇대가리 기름칠 좀 해 주세요. 젊은 년들 보지 보다, 이렇게 완숙한 보지가 더 감칠 맛 난다는 거, 이게 진실된 고백 이라니깐요?’
‘정말?....정말? 그렇게도 좋아? 그럼 더 쑤셔줘. 이제는 헐렁해진 내 보지에 두 개씩 막 쑤셔 박아서 걷지도 못하게 막 찢어 줘… 음,,,,음……그렇게… 아휴, 좋아라….. 내가 너희들을 끊을 수가 없다니깐. 다음 번에는 애들 둘은 더 불러와, 두 놈은 내 보지에 함께 쑤시고, 딴 녀석은 내 똥꾸녕에, 그리고 다른 녀석은 내 입에 그 맛난 좇물이나 실컷 싸 재끼게…. 이게 세상 사는 맛 아니겠어?... 억억…억…..억….윽윽……. 보지 안으로 너희들 뜨끈한 좇물이 엄청 밀려 들어 온다….아, 이런 기분 문에 내가 못살아… 정말… 윽윽윽….’
방안의 거실에는 여자들이 모두 목욕 가운 차림으로 조그만 TV앞에 모여서 소리를 최대로 한 채, 포르노에 넋을 놓고 있었다. 우리가 다 들어서는 것도 모른 채, 그 화면에 넋을 놓고 있을 즈음에 우리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지긋하신 604호 아저씨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둘러선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야, 이 쌍년아! 내 이럴 줄 알았지. 어디서 보지를 내두르고 다녔나 했드니,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코 앞에서, 그것도 그렇게 늙어 자빠진 씹구녕을 저렇게 둘르고 다녔어? 에라이 씹공알 빠술 년! 너 오늘 내 손에 죽어 봐라!’
그 때였다. 목욕가운 차림의 여자들이 동시에 일어나서 우리 쪽으로 향하며, 손을 내저으며, 우리의 다음 행동을 막아 섰다. 그 가운데 반상회장이자, 부녀회장인 화면 속의 그 아주머니가 앞으로 나서시면서 입을 열었다. 우리는 들고 간 무기를 손에 든 채 였지만, 여자들은 우리를 쳐다보며, 쌩뚱 맞게 웃고 있었다.
‘우리, 당신네 남자들 힘들게 살고 있는 거 다 알아요. 저 화면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일단 알아 줬으면 해요. 그리고, 우리, 당신네들이 우리 뒤를 캐고 다닌 다는 거, 다 알고 있었어요. 세상이, 현실이 남자들을 쫌팽이로 만들고, 의심 덩어리로, 나약한 파리채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게 너무 슬프고, 안타까와서 우리끼리 머리를 모은 지 꽤 되었죠. 여기에 살고 있던 두 총각들이 아니었다면 꿈도 못 꾸어 볼 그런 일들….보는 것 처럼, 이제 그 두 총각은 여기 살지 않아요. 여기에 모인 것은 끝끝내, 내 나이가 너무 오래 되서, 저런 동영상을 만들 수가 없다고 버티다가, 기어이 이사 가고 난 후에 전해준 것을 모두 같이 보자며 모인 것 뿐이에요. 저 동영상이요? 모두 가짜에요. 자 보세요. 당신들 마누라 품속에 저 테잎들 보이죠?. 모두 자기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 총각 둘과 벌이는 질펀한 섹스놀음이 동영상으로 제작된 것들…. 모두 저마다 갖고 있어요.’
여자들이 목욕가운을 열어 젖히자, 저마다 남편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 안에는 보지 털과 유방이 모두 드러나는 색스런 언더웨어 차림으로, 오늘 감상하려고 꺼낸 것처럼, 저마다 비디오 테잎을 손에 들고, 품 안의 고혹스런 나신을 만인에게 벌려 보여 주고 있었다.
‘그 총각들은 멀티미디어의 천재들 이었어요. 섹스를 하지 않더라도 목소리만 더빙을 하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대사가 못내 목에 걸려 흥분도 되고, 끔찍해서 실수도 많이 했지만, 모두 꾹 참고, 그 음성을 여지없이 동영상과 접목 시키기 위해 뻔질나게 그 총각의 집에 드나든 거구요. 그 사이에 어떤 섹스적인 결합이나 관계는 없었어요. 그것은 모두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죠. 왜요? 요즈음 섹스에 미친 것 같은 우리들이 버거운가요? 아님, 그렇게 변한 이유가 가당 찮은 가요? 모두들 시간 날 때마다 그 동영상을 보면서 저녁에 축 쳐진 어깨로 퇴근하는 남정네들의 좇대를 우람하고 자랑스럽게 세우기 위해, 우리들 얼마나 머리를 썼는지 아세요? 남자들은 모를 거에요. 섹스의 기폭제 처럼, 남자를 스스로 자랑스럽게 만드는, 우람하고 장대한 발기를 위해서, 입안에 발기촉진제를 머금고, 약효가 다다를 때까지 당신들 좇을 쉴 사이 없이 빨아왔던 사실을… 저 동영상은 일본의 유사한 동영상에다가 우리들의 모습을 비벼 넣어 비슷하게 보이게 하고 음성으로 그 사실감을 돋보이게 한 거죠. 그 남자들 보통 귀신 같은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그게 가짜인 줄, 조작된 것인 줄 알면서도, 깜빡깜빡 속을 정도로 실감나게 만들어 선물 했거덩요. 왜 우리가 이런 일에 머리를 쓴지 알고나 계세요? 그건 바로 당신들을 위한 저희의 작은 보탬이라고 해두죠. 어려운 때에 세상 속에서 얼마나 고생하며, 집에 있는 우리들을 위해서 갖은 수모와 어려움을 헤치고, 웃음을 안고 돌아오는 당신들의 어깨 위에 훈장처럼 우리의 기쁨을 선사하고 싶었던 거에요. 그게 뭐 잘 못 됐나요?’
잘못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들고 간 야구 방망이는 어떻게 됐느냐구? 그거야. 그 날밤, 야구 방망이 보다 더 좇나게 꺼덕 대는 내 좇대가리를 씹구녕에, 똥꾸녕에, 아가리까정 맛보다가, 마누라가 깨구락지 같이, 발라당 까 뒤집어 져서, 해롱대며 기절한 상황이 야구 방망이 때문인지, 좇대가리 때문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았다는 것 밖에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 뭐…. 우리 남자들이야 좇또 하는 일 없어도, 그렇게 밖에 나가 으시댈 수 있었던 게, 다 마누라가 그토록 뒤에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되긴 했지. 또 하나, 끊을 수 없는 반상회의 매력….우리 남자들은 이제 여자들을 반상회에 보내느라 집에도 엄청 일찍 들어온다는 사실… 그거 하나만 봐도 우리 아파트 단지는 성공한 커뮤니티 아닌감?...
-끝-
집안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에 대해서 나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쩐 일이야? 물건 하나도 움직이는 거 싫어하더니?’
아내는 그랬다. 나는 집안의 가구며, 잡동사니들을 어떻게 하면 보기 좋게 할까 싶어, 이리 돌리고, 저리 바꾸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아내의 눈에 들어 보려고 했고, 아내는 자기가 붙박이처럼 만든 구조를 변경하려고만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냅다 들이받기 일 쑤 였으니까.
‘해가 똥꾸녕에서 뜨려나? 왠 별 일도 다 있네. 살다 보니…..’
‘이제까지야, 보기가 영 그래서 반대한 거지, 괜히 시비 걸었나 뭐? 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위치라고 생각되면, 왜 내가 반대 했을라구?’
‘아니, 그래도 그렇지, 저 가구배치는 좀 그렇다. 그리고, 가구에 왜 저렇게 뜨개질 카바는 새로 씌웠대?’
‘응, 저거? 뜨개질이 아니고… 잘 봐… 반상회에서 얻은 건데, 가구 표면도 보호하고, 느낌이 부드러워서, 뜨개질 한 건 줄 아는데, 아니야. 거 뭐시기냐, 폴리우레탄 인가 하는 소재로 만든 거래. 감쪽 같지?’
‘그래? 세상 참 좋아졌네.’
집안 곳곳에 빈자리가 좁다 하고 깔아댄 그 커버도 숫자를 세어보니 꽤 되고 있었다.
‘아니, 누구는 흙 파먹고 장사하나? 저렇게 나눠 줘도 반상회 식구들 숫자대로 돌렸으면, 한 씀씀이 되겠구만, 그걸 맨입으로 날름 들고 왔나?’
‘그건 그렇지? 그래서 나도 다음 번에 식사나 한끼 내려구, 생각 중이야.’
‘암, 그래야지. 너 자꾸 그렇게 공짜 밝히다가 머리 꼭대기 말고, 보지털 부터 먼저 까진다!’
‘으이그, 째진 입이라고, 좋은 소리 좀 못하나? 보지 털이 뭐야? 보지 털이… 씹털 이라고 해도 될 거를…..’
그냥 웃자고 한 소리에 둘 다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 날은 저녁을 먹으면서, 여러 모로 달라진 실내의 분위기를 칭찬하느라, 밥을 코꾸녕을 먹었는지, 귓꾸녕으로 쑤셔 넣었는지 도대체 감이 없었다. 아내도 나의 칭찬이 싫지는 않은지, 요것 조것 자랑하느라, 나보다 늦게 수저를 놓을 수 밖에 없었다. 항상 늦게사 술에 취해 비척대며, 들어오다 보니, 내가 반상회에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 먹은 술을 확 깨게 하는 것은, 정신 못 차리고, 술에 취해 들어 오다가, 오줌이라도 마려워서, 경비실이 보이기 전에, 구섞팅이에서 좇까고 오줌이라도 지릴려고 하면, 뜬금없이 나타나서 인사를 해대는 반상회 식구들이 제일로 성가신 존재들 이었다.
‘어머! 304호 아저씨 아니세요? 날씨도 추운데 이곳에서 뭐 하세여?’
‘꺽 꺼윽… 아니, 그게 아니고설랑은…..’
‘조심하세요. 날이 추워서 길바닥이 빙판이에요. 넘어지시면 어쩌려구? 어서 들어가세요!’
‘네, 그런데… 누구시드라….’
‘그건 알거 없구여, 어차피 정신 차리셔도 모르실거…. 바지 지퍼나 올리고 가세요. 경비 아저씨 놀라시겠네. 바지 앞에 왠 굵다란 오이지를 달고 왔나 하고….아휴, 탐스럽기도 하지… 오이지가 금새, 홍당무 되가지고 설랑은, 꺼떡꺼덕 대는 게, 오늘 또 새댁 초상날 이네….’
술에 취해 주절대는 아주머니의 목소리와 발음은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디 선가, 보기는 본 것 같아, 절을 꾸뻑 하다가,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아니, 어디서 이런 홍두깨를 지퍼에다 매달아 놨지?’
그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한 나였다. 하긴, 먹고 살려면, 안짤리고 버틸려면, 맨 정신으로야 살 수 있겠는가? 집에 있는 여자들이야, 자기 남편이 밖에 나가서, 과연 어떤 짓을 하고, 어떤 수모를 받아가면서, 돈을 벌어 오는지 알 턱이 없을 것이고, 안다고 한들, 무신 도움이 되겠는가? 이름 하야, 내가 져야 할 나의 십자가 인 것을….
‘쿵다라 닥닥 삐약삐약……’
‘저 씨방생이들 또 시작했네…. 어이그 저 씹 쉐이들, 이사 좀 안가나? 아니, 허구 헌날, 요 시간만 되면 저 지랄 들이야. 이거 층간 소음 완죤히 없앴다고 청약 할 때, 개나발 떤 쉐이들 뉘기야? 좇대가리를 바숴 뜨릴라, 마!’
‘아니, 좋은 말 놔두고 허구 헌날 욕이래? 그냥 놔 둡시다!’
‘얼씨구? 언제는 몰아내야 된다고 성토하잘 땐 언제고?’
‘그래도 반상회에 꼬박꼬박 나오고, 우리 아줌마 일들을 얼마나 잘 도와 주는데… 그리고 직업이 이벤트 기획이래 나봐요. 같이 사는 한 남자는 멀티미디어 오가나이젼가 뭔가고, 또 한 사람은 메인 이벤트 컨셉 디자이넌가 뭐라나? 요즈음 직업은 외기도 힘들어. 둘이서 얼마나 사이도 좋던데….’
‘그 쌉쉐이들, 게이 아냐? 다 큰 짜슥들이 워찌그리 붙어 살고 지랄 들이래? 내가 얼추 보니깐 두루, 차도 좋은 거 타고, 직장도 자주 나가는 거 같질 않두만. 이거 풍기 문란 아냐? 아니, 이런 참한 동네에 왠 게이 부대?’
‘당신 두 참? 나무랄 걸 나무래야지? 반상회에서 얘기하는 거 들어 보니깐 두루, 왠만한 회사 사장 정도 월급을, 두 사람이 따로따로 버는 것 같두만. 능력도 좋아! 아무튼…’
그 놈의 월급 얘기에 나는 바로 꼬리를 내려 버렸다. 하긴, 지 꼴리는 대로 살고 싶으면, 층간 소음 어쩌구 하면서 된소리 하덜덜 말고, 집 사서 나가면 그 뿐 인 것을, 괜시리 돈 많은 남 탓할 거 뭐 있냐는, 아내의 눈초리를 모르는 바 아니었기에…
‘아니, 이건 또 뭐야?’
저녁을 물리고, 윗 층의 소음에 대항하는, 나만의 저항운동으로, TV를 큰 소리로 켜 놓고, 씩씩대고 있는데, 소파에서 팔베개를 하고, 누어 있던 나의 팔꿈치에 끈끈하고, 척척한 것이 베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내는 샤워를 하고 있었고, 거실에서는 나 혼자 밖에 없었기에, 나는 일어나서 아내가 깔아 놓은, 그 폴리우레탄 인지, 오랑우탄 인지 하는 커버에 묻은 오물이 무언지 살펴 보기로 했다. 미끈 거리기도 하고 약간 노른 듯, 허연 물 같은 진득진득함….. 꿀은 아닐 것이다 생각하고, 냄새를 맡는 순간, 핑 하니 코꾸녕을 관통하는 그 알싸한 냄새…. 속이 확 뒤집어지고 있었다. 나는 미심쩍었고, 내가 혹시 잘 못 맡았을 수도 있기에, 몇 번이고 계속해서 맡고 또 맡고…..그건 분명코 누군가 싸 놓은 정액과 씹물이 뒤섞인, 묘한 여운이 남는 냄새 였다. 나는 샤워를 하고 나오는 소리에 놀라 그 커버를 손에서 떨어 뜨린 다는 것이, 바닥에 떨어 뜨리고 말았다.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면서 방에서 나오는 아내가 나를 보고 말했다.
‘그만 쫌 주물락 대지? 옛말에 문둥이는 지 자식 씻겨 죽이고, 미친년은 지 자식 주물러 죽인다고, 당신, 그 커버가 그리도 신기해? 그것도 때 탄다니깐? 작작 쫌 주무르셔, 예?’
알았다고 하면서 슬그머니 제자리에 내려 놓으면서도, 찝찝한 마음에 아까처럼 팔베게를 하지는 못하고, 뻘쭘히 앉아서, 그 자리를 비워 놓은 채, 고문처럼 TV를 봐야만 했다. 아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옆자리의 그 커버 위에 앉았는데, 그제사 알게 된 것은 그 오물이 묻은 부위가 바로 아내의 보지가 닿는 부위와 거의 일치하는 곳 임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집사람이 누구와 씹질을 거나하게 하고, 미처 좇물이랑 씹물 덩어리를, 씹구녕에서 닦을 새도 없이, 자리에 앉아, 나의 귀가를 맞이했다면, 분명코 저런 오물 자욱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나만의 추측이 난무할 따름 이었다.
‘너 파마했니?’
‘몰랐어? 그렇게나 무심하지? 마누라가 파마를 했는지, 씹털로 가리마를 탔는지, 관심이 있어야쥐…. 으이그 내가 못살아!’
내가 안 볼 때, 머리를 감고, 꼬불꼬불한 머리를 일일이 드라이기로 죽쭉 편 것을 모르고, 파마 했느냐고 물은 나의 아둔함을 탓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기 이전에, 나의 무관심과 성의 없는 시선의 안착을 먼저 다스렸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가 머리를 때렸다. 하기사, 매일 먹는 밥도 지겨운 판인데, 매일 대하는 보지야 더했으면 더했지. 덜할 것도 없었다. 결혼 초기에야, 방에 불을 환히 켜자, 오늘은 야시런 옷 쫌 입어 봐라. 오늘은 다른 자세로 쑤셔볼까, 오늘은 징한 욕지기라도 입에 담으면서 색판 쫌 돌릴까…악다구니에 가까운, 지랄에, 오도방정을 떨었건만, 요즈음은, 자자! 한마디에, 두 사람 다 로보트 처럼 척척 옷 벗고, 빨개 벗은 뒤에, 아무런 말도 없이, 침대에 기어 올라가서리, 쑤셔! 박아! 전진,후퇴!, 쌌어! 내려와! 띠발… 이러고 자는 게 순서 였으니, 뭐가 어떻게 변했고, 뭐가 달라지고가 화제가 될 수 없었다. 어떤 이들은 그럴 것이다. 그런 유부녀들의 무뎌진 가슴팍을 날카로운 혀놀림 으로 파고드니, 여자들이 남친 들의 앞에 자빠져서 줄창으로 보지 까고 헤벌떡 하는 게 아니고 무어냐고 말이다. 사실, 겁이 좀 나긴 나는 것이 사실 이었다. 하도 세상이 요지경 속이라, 내 마누라라고 해서 마음 놓고 앉아 있다가 뒤통수 맞지 말란 법도 없었고, 워낙 세상이 섹스로 개화되어 가는 시점이라, 집에 혼자 남겨져 있는 아내가 과연, 내가 나가 있는 사이에, 무얼 하고 시간을 보내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 사실 이었다. 그저 이제까지 살아온 타성으로, 실려온 가속력에 의존해서, 예전처럼 별일 없이, 살아가 주고 있겠지 라는 바램이, 기대치를 넘어서서, 굴뚝을 헤매고 있을 따름 이었다.
‘미안해, 아까 화 많이 났지? 내가 무심해서리….’
‘아니야.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 일일이 그런 구섞에 신경 써 주길 바랄까?’
‘아니야. 매일 눈 앞에 아른거리는 당신 머리 결을 보면서도 그게 파마 머린지, 드라이로 편 머린지도 구분 못하는 게, 어디 남편 자격이나 있다니?’
‘없으면? 또 어떡 하려구? 대신, 딴 남편 구해 주려나?’
‘아니, 이 여자가 그렇다고 멀쩡히 살아있는 남편을 직위 해제 시키남? 한번 봐 주지? 아직 물건은 쓸만 하구만…’
‘내 그 물건 땜시 봐 줬다. 시도 때도 없이, 벌떡 대서는, 신혼 때는 지겹고, 도망도 가고 싶었건만, 요즈음은 어쩐 일인지, 입안 넣고 암만 빨아도 맛있기만 하니, 나도 많이 변했다, 그치?’
‘아직 멀었지, 내가 필요로 하는 아내의 스타일이 뭔지 알지?’
‘또 그 소리… 아니, 그게 화냥년이지? 가정주부래?’
나는 아내에게 언제나 입버릇 처럼 해주는 말이 있었다. 이를테면, 가정주부라 함은 이래야 한다는 일종의 나만의 지침서 인데, 진짜 나만의 지침서일 따름이지, 아내가 그 구절의 한자도 따라와 주는 적은 없었다. 예를 들어, 내용을 잠깐 들여다 보자면, 많은 구절 중에서 생각나는 몇 개만 소개해 볼까 한다. 첫째로, 남편이 없을 때에는, 언제나, 어떻게 하면, 나와 같이 보다 격렬한 섹스를 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하고, 준비한다, 둘째로,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가차없이 실행에 옮긴다. 셋째로, 남편 이외에 남자는, 섹스상대 이외에는 꿈도 꾸지 않으며, 섹스 상대와는 미래가 없는, 현재 진행형 일 때만 감안한다. 넷째, 섹스 상대는 언제나 남편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상대를 택한다.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꿈도 꾸지 않는다…. 등등 이다. 아내는 되도 않는 헛소리라며, 뾰루퉁 해 있을 때가 많아도, 가끔 섹스 도중에,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해도 이런 기분일까 라고 물을 때나, 내가 나가서 다른 여자들과 좇질 이라도 하는 날에는, 자기도 불사하고, 억지로라도 만든 남친과 어울려 다니면서, 보지에 불 나고, 기름 튀도록, 뻔질나게 색쓰고 돌아다닐 거라고, 엄포를 놓을 때 보면, 나의 요구 사항이 조금은 먹혀 들어가는 나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오늘의 그 오물 사건은 무언가 찝찝한 여운을, 내 가슴속에 남겼고, 내내 그 얼룩을 볼 때마다, 내 눈매가 게슴츠레 하게 변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때나 벗기자는 심정으로, 나는 근처 사우나를 가기로 했다. 대개는 월차를 내는 날, 사우나를 찾아가는 것이 내 버릇 이었다. 왜냐하면, 평일을 놔두고, 일요일이나 토요일에 사우나에 가면, 동네 사람들의 얼굴을 너무 자주 마주쳐서, 벌거벗고, 좇대가리 에다 불알 두쪽, 덜렁대면서, 인사하기도 그렇고, 안 하자니, 반상회에 오는 여편네들 사이에서, 베겟닛 송사로, 나의 버릇없이 만인지하의 입에 올려져, 씹혀질 것을 생각하면, 가만있기도 뭐하고,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직 아이가 없는 나에게, 광고라도 하듯이, 아들 내미, 딸 내미를 대불고 들어와, 정겹게 때를 밀어주면서, 건네는 인사는 정말, 속이 쓰리다 못해 아려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사우나 안에는 온수탕 가득히, 우리 계단의 아자씨 들이 반상회를 여는 것도 아닌데, 줄 나래비를 서서, 뜨끈한 탕 속에 기대 앉아, 서로 좇퉁구리를 뎁히고 있었다.
‘어이구, 304호 오이지 아자씨네? 안녕 하슈? 이거 거지반 다 모였잖아?’
‘아니, 오이지 라뇨?’
‘허어 젊은 사람이, 남자끼리 뭘 가리나? 척 보면, 알지, 그거, 오이지 같이 생긴 거, 자네 물건 맞쥐? 새댁이 꽤나 고생하겠구만 서도….껄걸….’
가린다고 가리기는 했는데, 탕에 들어오기 전에 벌써들 힐끔대며 쳐다 본 모양 이었다. 그러나, 그런 농지거리에도 탕 내에 둘러선 남정네 들의 표정은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탕물이 너무 뜨거운가? 왜이리 심각해?
‘자네 집도 그 뭐시기, 폴리우렌가, 우랑우탄 인가 하는 커버 씌웠나?’
‘아니, 그걸 어떻게 아세요?’
‘그럼, 가구도 몽조리 위치 이동도?’
‘그럼요. 아니 그럼, 아자씨 네도?’
‘우린 벌써 부터야, 두 달도 더 됐지. 904호는 워뗘?’
‘이를 말인 감요? 혹시 이런 거 여쭤 봐도 실례는 아니겄지유? 혹시, 안 사람 되시는 분덜께서 뭐 바뀐 모습, 눈에 안 띄셨시유?’
‘안 띄긴! 나 604호요, 우리 마누라는 평생 미장원도 안 가던 여자가, 파마에 브릿지에, 칼라링에 정신이 없수…..’
‘그쪽도 그럼? 나 1204혼 데여, 우리 마누라는 눈썹에 힘이 없어 보인다며, 영구화장까지 하고 왔던데?’
저마다 요즈음 무언가 심상찮은 기운이 집안에 흐른다고 저마다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렇게 같은 호수에 사는, 동계단의 내부에, 집집마다 흐르는 기괴한 일치감은 정말 이야기 꺼리가 아닐 수 없었다.
‘아니, 이 여편네들이 미쳤나?’
‘글쎄요. 미친 게 아니고, 무언가 냄새가 나질 않습니까?’
‘냄새?.....이거 봐라? 자네 평소에 그렇게 안 봤는데, 그새 물속에서 방구 꼈나? 요새는 젊은 거나, 늙은 거나 간에 똥쭈바리에 기력 없기는 매한가지 라니깐…’
‘아니, 그게 아니고요. 이렇게 동시 다발적으로 동질성을 띄는 분위기로 몰아간 다는 것은 어떤 매개체 라든가, 연결고리의 핵심이 없고 서야 가능한 일이겠느냐 이거지요, 제 말은… 제 방구가 아니고요….’
‘아니긴 뭐가 아냐! 거 부르륵 하면서, 거품 올라오는 거 봐. 얘기 합네 하고, 연막 치면서 디리 쒜리면, 내가 모를 줄 알고? 아휴, 거품에다 냄새 까정…. 자네, 얘기도 좋지만 건너편으로 좀 가게나. 이거 원 숨을 쉴 수 가 있어야쥐!’
나는 기어이 쫓겨 건너편으로 가면서 그 의심스런 구섞을 걸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그 커버에서 얼룩 같은 건 못 보셨어요? 아닐 수도 있지만…’
‘왜 아니래, 그 좇물 자욱? 나도 그걸로 한참이나 싸웠지 뭔가? 그냥 반상회에서 공짜로 받아 왔다길래, 그냥 그런가부다, 공짠데 어련 할라구 하면서 넘어갔는데, 왠지 석연찮더라구. 그게 물을 흡수하질 않아서, 왠만한 얼룩은 그냥 그대로 습기를 유지 한데나 뭐라나 하면서 이유를 대는데, 귀찮기도 하고 해서 내깔려 뒀드만….’
얘기를 나누다 보니 갈수록 의심이 증폭 되고 있었다. 나는 뜬금없이…
‘저 이런 얘기 드려도 될는지 모르겠는데…. 저희 윗집 사는, 거 뭐시기, 젊은 두 놈팽이 있잖아요? 무슨 기획산가 뭔가 한다며, 남자들끼리, 붙어 사는 그 놈들 말이에요. 암만 생각해도 수상쩍단 말이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동네 풍기문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두 젊은이를 내 쫓아야 된다고 악을 바락바락 쓰던 집사람이 요즈음 처럼 그 친구들에게 고분고분한 걸 본 적이 없거든요. 입만 열면, 반상회에서 들은 얘기라며, 그 치들 칭찬하기 바쁘고… 아무튼 반상회랑, 그 치들 간에 무슨 꿍꿍이가 분명히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자네, 방구만 잘 뀌는지 알았더니, 눈매도 매섭기가 방구 냄새 저리 가라네 그랴. 나도 그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려하던 중이지, 아마…..반상회만 갔다 오면, 그 날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흥얼흥얼… 수다에….. 정신이 없고….. 이건 할 얘기는 아닌데, 반상회 다음 날, 출근하는 아자씨들 얼굴들 봤나? 피죽 한 그릇 못 얻어먹은 꼬락서니로, 두 다리가 덜덜 떨리면서, 회사 나가는 꼬락서니들 하고는… 내가 다 기가 차드라니깐! 자네는 아예, 전철 타기도 전에, 기둥 붙들고, 침 질질 흘리며, 졸고 있드구만…..아니 반상회에서 여자들에게 비아그라 나눠주는 거 아냐? 어쩜 그렇게, 동시 다발적으로 남정네 좇물들을 빼먹을 수 있느냐 이거지, 한 두 번도 아닌 것 같드구만……내 말은….’
모두 기억을 떠올리며, 그 날짜가 가져다 주는 묘한 일치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자네, 방구에다가, 오줌까정? 몸은 왜 떨고 이 유난이야?’
‘이번엔 아니에요. 정말로……아무래도 이렇게 모인 김에, 방법을 강구해 봐야 겠어요. 두 팀으로 나뉘어서, 한 팀은 그 게이 자슥 들을 감시하고, 다른 한 팀은 반상회가 가져다 주는 효과가 과연 무언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그냥 이대로 두다가 혹시라도, 그 씨발넘의 젊은 쇄끼들 에게 우리 마누라들, 씹보지가 벌창 나 번지는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구여.’
‘말 한번 시원시원하게 잘 허네. 역시 소리 내는 방구 뀌는 사람 치고, 악한 사람 없다고, 옛말이 그른 게 하나도 없다니깐. 그래 그럼 어떻게 하지?’
‘각자 자기의 아내는 자기가 알아서 단도리 질 하는 수 밖에 없죠. 변화된 모습을 체크업 하고, 과연 무엇이 달라 졌으며, 반상회의 전과 후를 비교해서 심각하게 변화된 모습을 관찰해서 머릿속에 기억해 둬야 합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리스트화 해서 여기 모인 분들이랑 모두 모여서 그 차이점을 비교 분석해 보는 겁니다.’
‘비교 분석만 하면 뭐하나? 방법을 찾아야지? 방구는 뀌기만 하면 대순가? 뭘 쳐먹었길래 저토록 구린 냄새를 피우는지 알아야 면장을 하지?’
‘그러니까 각기 팀이 할 일이 있는 거죠. 한 팀은 우리의 공공의 적으로 의심되는 그 치들을 집중 감시해서 일거수 일투족을 밝혀내야 합니다. 언제 집밖으로 나오며, 누가 방문하는지, 그리고, 뭘 쳐먹고 사는지도 함께 말이죠. 아니, 그게 방구랑 무슨 연관이 있대?’
‘허어, 아자씨도, 두 사람만 사는 것과 다른 사람이 방문하는 것과는 내놓는 쓰레기의 량이 틀리잖아여? 하물며, 차를 내놓아도, 우리 반상회에 내오는 여자가 씹질 하려고 간다고 가정하면, 마실 거며, 서로 씹질 후에 닦아야 할 휴지랑, 콘돔의 량도 무시 못할 텐데… 그 쓰레기의 종량을 살피면, 뭔가 단서가 나올 것 같아서 하는 말이죠. 다른 한 팀은 이제까지 우리가 무관심하게 참석하지 않았던 반상회에, 의심 받질 않도록,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참석하는 겁니다. 대체 그 안에서 우리가 모르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길래, 여자들이 한 큐, 한 큐 변하고 있는지를 감시하자는 거죠.’
‘그래 그것도 좋다고 치자. 요즈음 변해서 신나게 내둘르고 있는 마누라 보지 운동은 어떻게 대처하나? 이 일이 끝날 때 까정, 무심하게 등대고 자 버려? 고렇게는 못하쥐. 그때 그때 다른 마누라의 요사스런 섹스의 교태를 어찌 참아내누? 난 이 일은 못해도 마누라가 덤벼오는 그 섹스는 참고는 못살쥐!’
그건 그랬다. 바뀌어 져서 의심이 들기는 했어도, 가슴 속까지 치밀어 오르면서 속이 훼까닥 뒤집어 질 것 같은 아내의 그 저돌적인 돌파는 무슨 수로도 거역하기 힘든 유혹의 최정상 이었기에….섹스를 하기 전에야 그렇다 치지만, 알던 섹스에 돌입하고 나면, 이건 뭐 창녀도 그런 창녀가 없을 지경으로 빨아대고, 핥아대고, 좇뿌리에, 불알도 모자라, 똥꾸녕 까지 핥고 앉았으니, 그도 그럴 법 했다. 남자들은 치사하게도, 섹스에 과격해진 마누라의 변신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들이 없었지만 그런 연유에 대해서 만은, 강한 태클을 보이고 있었으니, 아이러니도 그런 이중성이 없었다. 그러나, 무심코 넘기기에는 그 이유의 타당성이 모호 했으며, 이대로 계속되다가, 어찌 보면 뒤통수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강한 의구심 때문이었는지, 탕 속에 모인 남자들은, 하나 같이 두려움 속에서 모아지는 의견에, 고개를 수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 다들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고 팀을 나누어 역할을 분담합지요. 이제 다음 주면 반상회가 있습니다. 그 날을 D-Day로 잡고, D-Day 마이너스 원에, 모두 요 목욕탕에 모여서 그 간 있었던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늘어놓고, 당일 날의 행동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주도하에 팀들이 갈라지고, 일주일이 채 남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마누라 탐색작업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다음 번 반상회가 워디랴?’
‘워디긴, 그 X발 놈의 아그들 집 이랑게….’
나는 속으로 올 것이 왔구나 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우리가 마음을 다져 먹은 작전 개시일이 하필 그 상열의 아그들 집에서 반상회를 여는 날이라니…..남자들은 나날이 밤이면 밤마다, 그것도 그때 그때 다르게, 펼쳐가는 여자들의 보지 놀음에 좇뿌리가 덜덜 떨리면서도 감시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정말 날이 갈수록 여자들의 거센 섹스 열풍은 가실 줄을 몰랐고, 중간에 깜빡깜빡, 내가 이 짓거리를 계속 해야 되나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아내의 섹스는 나를 하늘로 둥둥 띄워 보냈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우리가 이런 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서 그것을 자력으로 무너뜨리기 위해서 더욱 반발적으로 발광을 떠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아내의 섹스와, 합의한 남자들의 집사람들의 섹스는, 남자들의 좇뿌리를 뽑아먹을 것처럼 달겨 들어, 아침이면, 쌍코피 에다, 홍야 홍야, 두 다리가 풀려, 걸음조차 제대로 걸을 수 없었지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귀중품은 반드시 카운터에 맡긴다는, 아내의 정조관념을 담보 삼아 저지른, 만인의 공작개시를 나 때문에 무위로 끝나게 할 수만은 없는 노릇 이었다. 드디어 D-Day 마이너스 원….탕속에 다시 남자들만이 모였지만, 하나같이 어두운 얼굴들 이었다. 그들이 내놓는 얘기들은 자신들이 살펴 본 결과, 아내들은 남자들이 출근 한 사이에, 그 X발 놈의 집에 뻔질 나게, 무작위로, 시도 때도 없이, 드나 들었고, 여자들은 나올 때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고, 걸음 조차 제대로 걷질 못했다는 공통적인 관찰평이 나왔기 때문인지, 씩씩대는 성토의 분위기는 가라앉지를 않았다.
‘이제 워쩔 거여? 부셔, 말어?’
‘침착들 하세요. 우선 현장을 잡는 거이 급선뭅니다.’
‘워치케?’
‘반상회를 이용하는 거죠. 그 날 우리가 참석 못한다고, 전부 늦게 집에 돌아온다고 하면, 틀림없이 뻔질 나게 드나들던 그 집에 모인 보지들끼리 무슨 사단이 나도 날 겁니다. 우리는 그 현장을 덮치자 이거죠.’
‘덮쳐서는?’
‘분명코, 우리들은 늦게 오겠다, 이미 보지에 불난, 마누라들 줄 세워 놓고, 씹구녕 이며, 똥꾸녕 이네, 아가리네 할 것 없이, 무차별 적으로, 쑤셔 박고 있을 터인데, 우리가 뛰쳐 들어가면, 그 상황이 순식간에 수습되겠습니까? 밖으로 말이 새어 나갈 필요도 없이, 한 년씩 머리 끄댕이 잡아 끌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단판을 짓는 거죠. 그거야 각자 할 일이니, 그때 그때 달라요, 아시겠어요? 암튼 내일 덮치는 겁니다. 위협이 될만한 물건들, 하나씩 꼭 지참 하세요. 반상회가 열리는 6시 정각에 경비실 앞입니다. 참고로 저는 야구방망이 입니다. 참고 하셔서, 보탬이 될만한 도구를 준비하서요…. 그럼…..’
다음 날, 어둑어둑한 가운데, 경비실 앞에 하나 둘, 코트 품속에 무기가 될만한 물건을 품고 남자들이 비장한 얼굴로 나타났다. 얼추 사람 수가 채워지고, 다 오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치고 올라가자는 사람들의 윽박지름에 밀려, 6시 30분에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비상계단을 이용해서 그 X발 놈의 집으로 천천히 품속의 무기를 꺼내며, 걸어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은 잠겨지지 않은 채로 열려 있었다.
‘음음….. 헉헉… 더 쑤셔 줘…..’
‘누님… 이렇게나 보지가 이쁜 줄 첨 알았습니다. 모두들 실버 만세, 실버 만세 하던데, 정말 이군요. 아! 이 쫄깃한 보짓살….아니, 이렇게나 물이 많이 흐르다니… 누님 혹시 미친 거 아닙니까?’
‘그래 나, 미쳤어… 아휴, 씨발… 시들시들한 남편 좇만 보다가, 이런 싱싱한 좇대가리를 두개씩, 그것도 보지랑 똥꾸녕에 같이 쑤셔대니,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 어휴 시원해!… 어휴 좋아…. 좋아, 미치겠네…. 한 10년만 젊었어도, 니 놈들 좇대가리에 묻혀서, 밤낮을 보지 벌리고 살텐데….’
‘누님, 지금도 않 늦었다니깐요…. 시간 날 때 마다, 이렇게 오셔서, 저희 두 사람 좇대가리 기름칠 좀 해 주세요. 젊은 년들 보지 보다, 이렇게 완숙한 보지가 더 감칠 맛 난다는 거, 이게 진실된 고백 이라니깐요?’
‘정말?....정말? 그렇게도 좋아? 그럼 더 쑤셔줘. 이제는 헐렁해진 내 보지에 두 개씩 막 쑤셔 박아서 걷지도 못하게 막 찢어 줘… 음,,,,음……그렇게… 아휴, 좋아라….. 내가 너희들을 끊을 수가 없다니깐. 다음 번에는 애들 둘은 더 불러와, 두 놈은 내 보지에 함께 쑤시고, 딴 녀석은 내 똥꾸녕에, 그리고 다른 녀석은 내 입에 그 맛난 좇물이나 실컷 싸 재끼게…. 이게 세상 사는 맛 아니겠어?... 억억…억…..억….윽윽……. 보지 안으로 너희들 뜨끈한 좇물이 엄청 밀려 들어 온다….아, 이런 기분 문에 내가 못살아… 정말… 윽윽윽….’
방안의 거실에는 여자들이 모두 목욕 가운 차림으로 조그만 TV앞에 모여서 소리를 최대로 한 채, 포르노에 넋을 놓고 있었다. 우리가 다 들어서는 것도 모른 채, 그 화면에 넋을 놓고 있을 즈음에 우리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지긋하신 604호 아저씨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둘러선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야, 이 쌍년아! 내 이럴 줄 알았지. 어디서 보지를 내두르고 다녔나 했드니,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코 앞에서, 그것도 그렇게 늙어 자빠진 씹구녕을 저렇게 둘르고 다녔어? 에라이 씹공알 빠술 년! 너 오늘 내 손에 죽어 봐라!’
그 때였다. 목욕가운 차림의 여자들이 동시에 일어나서 우리 쪽으로 향하며, 손을 내저으며, 우리의 다음 행동을 막아 섰다. 그 가운데 반상회장이자, 부녀회장인 화면 속의 그 아주머니가 앞으로 나서시면서 입을 열었다. 우리는 들고 간 무기를 손에 든 채 였지만, 여자들은 우리를 쳐다보며, 쌩뚱 맞게 웃고 있었다.
‘우리, 당신네 남자들 힘들게 살고 있는 거 다 알아요. 저 화면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일단 알아 줬으면 해요. 그리고, 우리, 당신네들이 우리 뒤를 캐고 다닌 다는 거, 다 알고 있었어요. 세상이, 현실이 남자들을 쫌팽이로 만들고, 의심 덩어리로, 나약한 파리채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게 너무 슬프고, 안타까와서 우리끼리 머리를 모은 지 꽤 되었죠. 여기에 살고 있던 두 총각들이 아니었다면 꿈도 못 꾸어 볼 그런 일들….보는 것 처럼, 이제 그 두 총각은 여기 살지 않아요. 여기에 모인 것은 끝끝내, 내 나이가 너무 오래 되서, 저런 동영상을 만들 수가 없다고 버티다가, 기어이 이사 가고 난 후에 전해준 것을 모두 같이 보자며 모인 것 뿐이에요. 저 동영상이요? 모두 가짜에요. 자 보세요. 당신들 마누라 품속에 저 테잎들 보이죠?. 모두 자기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 총각 둘과 벌이는 질펀한 섹스놀음이 동영상으로 제작된 것들…. 모두 저마다 갖고 있어요.’
여자들이 목욕가운을 열어 젖히자, 저마다 남편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 안에는 보지 털과 유방이 모두 드러나는 색스런 언더웨어 차림으로, 오늘 감상하려고 꺼낸 것처럼, 저마다 비디오 테잎을 손에 들고, 품 안의 고혹스런 나신을 만인에게 벌려 보여 주고 있었다.
‘그 총각들은 멀티미디어의 천재들 이었어요. 섹스를 하지 않더라도 목소리만 더빙을 하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대사가 못내 목에 걸려 흥분도 되고, 끔찍해서 실수도 많이 했지만, 모두 꾹 참고, 그 음성을 여지없이 동영상과 접목 시키기 위해 뻔질나게 그 총각의 집에 드나든 거구요. 그 사이에 어떤 섹스적인 결합이나 관계는 없었어요. 그것은 모두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죠. 왜요? 요즈음 섹스에 미친 것 같은 우리들이 버거운가요? 아님, 그렇게 변한 이유가 가당 찮은 가요? 모두들 시간 날 때마다 그 동영상을 보면서 저녁에 축 쳐진 어깨로 퇴근하는 남정네들의 좇대를 우람하고 자랑스럽게 세우기 위해, 우리들 얼마나 머리를 썼는지 아세요? 남자들은 모를 거에요. 섹스의 기폭제 처럼, 남자를 스스로 자랑스럽게 만드는, 우람하고 장대한 발기를 위해서, 입안에 발기촉진제를 머금고, 약효가 다다를 때까지 당신들 좇을 쉴 사이 없이 빨아왔던 사실을… 저 동영상은 일본의 유사한 동영상에다가 우리들의 모습을 비벼 넣어 비슷하게 보이게 하고 음성으로 그 사실감을 돋보이게 한 거죠. 그 남자들 보통 귀신 같은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그게 가짜인 줄, 조작된 것인 줄 알면서도, 깜빡깜빡 속을 정도로 실감나게 만들어 선물 했거덩요. 왜 우리가 이런 일에 머리를 쓴지 알고나 계세요? 그건 바로 당신들을 위한 저희의 작은 보탬이라고 해두죠. 어려운 때에 세상 속에서 얼마나 고생하며, 집에 있는 우리들을 위해서 갖은 수모와 어려움을 헤치고, 웃음을 안고 돌아오는 당신들의 어깨 위에 훈장처럼 우리의 기쁨을 선사하고 싶었던 거에요. 그게 뭐 잘 못 됐나요?’
잘못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들고 간 야구 방망이는 어떻게 됐느냐구? 그거야. 그 날밤, 야구 방망이 보다 더 좇나게 꺼덕 대는 내 좇대가리를 씹구녕에, 똥꾸녕에, 아가리까정 맛보다가, 마누라가 깨구락지 같이, 발라당 까 뒤집어 져서, 해롱대며 기절한 상황이 야구 방망이 때문인지, 좇대가리 때문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았다는 것 밖에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 뭐…. 우리 남자들이야 좇또 하는 일 없어도, 그렇게 밖에 나가 으시댈 수 있었던 게, 다 마누라가 그토록 뒤에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되긴 했지. 또 하나, 끊을 수 없는 반상회의 매력….우리 남자들은 이제 여자들을 반상회에 보내느라 집에도 엄청 일찍 들어온다는 사실… 그거 하나만 봐도 우리 아파트 단지는 성공한 커뮤니티 아닌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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