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만난 여인

 

 


가을에 만난 여인 - [단편] 



키 : 160정도 
몸무게 : 그리 나갈 것 같지는 않음.(약간 날씬한 스타일.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죠.) 
사이즈 : 줄자가 없어서 재보지 못했음.(풍만한 스타일) 
외모 : 평범함(길가다 스쳐지나갈 정도의 특징 없는 얼굴) 
성격 : 잘 모름. 
이름 : 물어보지 못했음. 



작년 이맘때 난 20년 넘게 살던 정든 동네를 떠나 이곳 ○○동으로 이사를 했다. 



나이 30이 넘어 이제는 부모님 밑에 빈대 붙기도 눈치 보이고 집에 들어가면 장가가라는 잔소리를 듣는 것도 신물이 나서 부모님을 설득해서 이곳 ○○동에 작은 빌라를 얻어 독립을 한 것이다. 새롭게 정착한 이곳은 내가 살던 동네와는 달리 서울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빌라 뒤편으로 ○○산이란 그럴듯한 이름을 가진 야산도 있고 약수터도 있다. 약수터로 오르는 길 양쪽으로 동네사람들이 감자며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작은 텃밭들이 많아 서울이라기보다는 꼭 시골에 온 느낌을 들게 하는 동네다. 



네가 이 동네에 이사하고 나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지만 딱 한 가지 불편한 것이 있었다. 동네가 외지다보니 교통편이 불편한 것이다. 이곳까지 들어오는 버스라고는 딱 한대의 마을버스가 전부였다. 동네에 들어오는 마을버스를 터고 10분 정도만 나가면 전철역도 있고 버스도 많지만 전철역까지 가는 버스가 한대뿐이며 배차가격이 20분이 넘기 때문에 바쁜 출근시간에 마을버스를 놓치는 날이며 무조건 회사에 지각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을버스 도착시간에 맞추어 정거장으로 나가기로 다짐했고, 그 약속은 지금까지 충실하게 지켜지고 있다. 가끔 술을 먹고 다음날 일어나기 힘든 날은 내가 왜 택시조차 들어오지 않는 이런 외진 곳으로 이사 왔나 후회를 할 때도 많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지라 그만한 불편쯤은 참을 수 있었다. 



향상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마을버스를 기대라는 사람들........... 
가을의 거리에는 낙엽이 떨어져 뒹굴고 있고........골목길을 따라 휭~하니 바람을 일으키며 마을버스는 골목길에 깔린 낙엽들을 밟으며 정거장에 멈춘다. 난 가을의 향기를 느낄 사이도 없이 출근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마음버스에 올라 전철역으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은 가을의 끝자락이라 바람이 심하게 보는 날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마을버스 도착시간에 맞추어 정거장에 도착한 나는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한 여인을 보았다. 그날은 토요일이라 정거장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녀는 밤색 투피스에 바바리 코드를 입고 있었다. 내가 이곳에서 이사 와서 매일 아침마다 정거장에서 보는 여인이다. 그녀도 회사원인지 향상 같은 시간에 마을버스를 탄다. 지금까지 향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보았지만 그날따라 그녀가 다르게 보였다. 



그녀는 길가다 마주쳐도 그냥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여인이었다. 그녀와 한달이 넘게 같은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지만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사이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약간은 우수에 젖은 눈길로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그녀의 옆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가 나의 시선을 느끼는지 날 바라본다. 난 무안해져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었다. 내가 담배를 피우며 딴 짓을 하자 그녀도 내게서 눈길을 돌려 다시금 낙엽을 바라보며 우수에 젖어 있었다. 그때 골목길을 달려오는 버스가 보인다. 난 몇 모금 빨지도 못한 담배를 던져버리고 버스에 오른다. 



그날 이후에도 그녀는 향상 같은 시간, 같은 정소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향상 그렇던 것처럼 서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냥 스쳐가는 사이로 지냈다. 나도 숫기가 없지만 그녀 또한 숫기가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뿐만 아니다. 동네가 외진 동네라 향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난 그날 이후 그녀를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떤 날은 청바지에 면 티 차림, 어떤 날은 깔끔한 투피스 정장, 또 어떤 날은 원피스 정장에 멋을 부린 차림이다. 난 어느 날부터 정거장에 도착하면 하루하루 변하는 그녀의 옷차림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나에게 그게 하루을 시작하는 낙이 되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내가 독립한 집은 산 밑에 있어서 비탈진 언덕길을 올라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날은 눈이 많이 왔다. 난 아침에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순간..........난 하얀 게 변한 세상을 보았다. 밤사이 폭설이 내린 건지 온 세상이 하얀 눈에 덮어 있었다. 기분이 묘하다. 옆구리가 허전하고 가슴이 찬바람이 들어왔다. 하얀 눈이 쌓인 골목길에 발자국을 찍어본다. 



“하하하하~~~” 



난 마음에도 없이 크게 웃어버리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쓸데없는 생각은 접어 버리고 출근을 서둘러야 한다.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힐 것이다. 잘못하면 지각이다. 내가 막 언덕길을 내려오는데 발이 미끄러지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다. 언덕길에 눈이 내려 무척 미끄럽다. 난 조심스럽게 언덕을 내려와 정거장으로 향한다. 역시 그녀는 정거장에 있었다. 그녀는 두터운 오리털 파카에 벙어리장갑을 끼었다. 우린 역시나 인사도 없이 버스를 기다렸다. 



그날 저녁은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다. 난 2차까지 마시다 3차를 가자는 동료들을 뿌리치고 집으로 향했다. 전철역에 도착해서 집으로 가는 버스정거장으로 가보니 아침에 보았던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버스정거장에 있는 벤츠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했다. 난 버스에 올랐다. 그녀도 버스에 오른다. 난 의자에 앉아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달라 올라 있었고 버스의 흔들림에 따라 그녀의 몸도 흔들렸다. 아무래도 그녀도 나처럼 술을 마신 모양이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문 쪽에 앉아있던 그녀가 먼저 버스에서 내리고 난 그녀를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그녀는 약간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골목길로 걸어간다. 그녀와 아침이 아닌 저녁시간에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 서두르지 않고 그녀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그녀가 걸어가는 방향은 우리 집에 가는 방향이다. 골목길은 미끄럽다. 아침에 내린 눈이 녹으면서 얼어붙은 모양이다. 어느덧 언덕길에 다다른다. 그녀가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었나? 특별히 관심이 없던 그녀 인이라 지금까지 그녀가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언덕길을 오르던 그녀가 바닥에 쓰려진다. 아무래도 빙판길에 미끄러진 모양이다. 난 뒤에서 지켜만 보았다. (스스로 일어나겠지) 하지만 그녀는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걱정이 되었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 보았다. 



“괜찮아요.” 
“아~ 괜찮아요............아악!~” 



그녀는 억지로 일어나려 하다가 다시 주저앉는다. 



“아무래도 안 되겠네요.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죄송해요. 부탁합니다.” 



난 그녀의 팔을 잡아 어깨에 걸치며 그녀를 부축해서 일어났다. 그녀도 힘들게 일어난다. 난 한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길을 걸었다. 겨울이라 둘 다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신체적인 접촉은 없지만 기분이 묘했다.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대에 말없이 걷고 있었다. 



“집이 어디에요.” 
“저기~ ○○빌라 302호예요.” 



그녀의 집은 내가 살고 있는 빌라와 조금밖에 떨어지지 빌라였다. 난 그녀를 부축하고 그녀의 빌라로 갔다. 빌라입구에서 그녀는 내 어깨에 올려진 팔을 슬며시 빼낸다. 



“감사합니다. 이제 혼자갈 수 있어요.”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그녀는 손잡이를 잡고 계단을 올라갔다. 나도 돌아서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에 정거장 나가자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어제 심하게 다친 모양이다. 버스가 도착했다. 그녀는 끝내 정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버스에 오른다. 다음날도 그녀는 정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매일 보던 그녀가 보이지 않으니 마음 한쪽이 허전했다. 



삼일 후에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내가 나타나도 쳐다보지도 않고 멍한 눈길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외롭게 보였다. 



퇴근하고 친구 놈들과 한잔 마시고 늦은 시간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만난친구들이라 술을 과하게 마신모양이다. 난 비틀거리며 정거장으로 갔다.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정거장 표지판에 등을 기대고 길거리에 지나가는 차들을 멍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난 벤치에 앉아 그녀를 살펴보다가 버스가 도착하자 그녀를 따라 버스에 오른다. 동네에 도착하고 그녀가 먼저 내리고 나도 그녀를 따라 정거장에서 내렸다. 나도 술을 먹어 땅이 흔들리며 비틀거리는데 앞서가는 그녀도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녀도 술을 많이 마신모양이다. 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언덕이 나왔다. 언덕이 응달이라 햇빛이 들지 않아 아직 얼음이 늦지 않았던 모양이다. 앞서가던 그녀가 넘어진다. 난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아요.” 
“어~ 또 당신이네요. 매번 미안해요.” 
“일어나요. 집에 데려가 줄게요.” 
“괜찮아요. 혼자갈 수 있어요.” 



그녀가 거부해도 난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녀는 기분 나쁜지 내 손을 뿌리진다. 그녀가 손을 뿌리치니 나도 중심이 무너지며 흔들렸고 그녀도 비틀거리더니 우린 같이 바닥에 쓰려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쓰려진 밑에 그녀가 있었다. 



“미안해요. 갑자기 뿌리치는 바람에..............자 일어나요.” 



난 얼른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복잡한 시선으로 날 보던 내 손을 잡고 일어났다. 



“집에까지 바라다 줄게요.” 



그녀는 말이 없었다. 난 그녀를 부축하고 그녀가 살고 있는 빌라로 갔다. 그녀는 빌라입구에서 팔을 놓더니 고맙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난 기분이 상했지만 피식 웃어버리고 집으로 향했다. 



난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언덕을 정리했다. 이젠 사람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그녀도 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난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하는지 모르겠다. 



다음날에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투피스 정장에 바바리 코드를 입었다. 그녀는 날 보고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나도 그녀를 외면했다. 그녀와 난 아무사이도 아니지 않는가? 그날 이후 퇴근시간에 그녀를 보기는 힘들었다. 



겨울이 지나가 봄이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봄이 되었다고 변한 것이 없었다. 회사에서 집으로, 집에서 다시 회사로........나의 생활은 향상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다. 주위에서 여자를 소개시켜준다고 해도 관심이 없었다. 어느 덧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남이 내 생활에 끼어든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친구들이나 가족들 때문에 억지로 여자를 만나도 나의 불성실한 태도에 여자는 만난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작별을 고했다. 



봄이 되며 그녀의 옷차림이 바뀌었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버리고 산뜩한 원피스나 투피스 정장차림이 많아진다. 색깔도 화려하다. 얼굴에 화장도 한다. 난 아침마다 그녀의 모습을 관찰했다. 



그날은 회사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향했다. 전철에서 내려서 버스정거장으로 가는데 그녀가 남자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뒤에서 보니 무척이나 단정하게 보인다. 그들은 전철역에서 가까운 술집으로 들어갔다. 기분이 묘하다. 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정거장으로 향한다. 



아침에 정거장에 나가니 그녀가 있다. 그녀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다. 입가에 엷은 미소까지 보인다. 옷도 화려해 졌고 화장도 진해 졌다. 그녀를 지켜보는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봄이 지나 여름이 되었다. 노출의 계절이다. 거리의 여인들은 미니스커트나 짧은 반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나도 여인들의 노출을 즐긴다. 그날은 오랜만에 시내로 쇼핑을 갔다.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바지하고 티를 사기 위해서다. 백화점에 들어와 옷을 고르고 있는데 눈에 익은 여인이 보였다. 그녀다. 그녀는 남자와 팔짱을 끼고 신사복 매장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난 그녀를 외면하고 바지와 티를 구입하고는 백화점과 가까운 패스트푸드 점으로 갔다. 어차피 집에 가야 아무도 없으니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한참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그녀와 남자가 들어왔다. 두 사람은 음식을 가지고 창가에 앉았다. 그녀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남자에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햄버거를 다 먹었다. 난 미련 없이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여름이 지나고 있었다. 뉴스에서는 태풍이 상륙에서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난 아침에 우산을 준비했다. 정거장에 나가니 그녀가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약간 심각하다. 요즘 들어와 향상 밝은 표정이었는데 오늘은 표정이 밝지 못했다. 



퇴근 시간이 되었다. 밖에는 빗줄기가 세차게 떨어진다. 난 서두려 집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회사동료들이 비 오는 날은 빈대떡에 동동주가 최고라고 날 붙잡는다. 난 동료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회사 가까운 곳에서 술을 마셨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었다. 난 동료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아직도 빗줄기는 멈추지 않았다. 난 전철에서 내려 우산을 쓰고 버스정거장으로 향했다. 버스 정거장에 그녀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세차게 퍼붓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막고 있었다. 우산이 없어서 그러나............하지만 그녀의 손에는 우산이 쥐여져 있었다. 



망설이다가 그녀에게 다가가 우산을 내밀었다. 



“감기 들어요. 이쪽으로 들어와요.” 



그녀는 멍한 눈길로 날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빗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녀의 뺨에는 빗줄기와는 다른 따뜻한 액체가 흐르는 것이 보였다. 



“상관하지 마세요.” 



목소리에 힘이 없다. 난 쓰게 웃고 말았다. 버스가 왔다. 난 먼저 버스에 올랐다. 그녀도 따라서 버스에 오른다. 난 자리에 앉아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녀가 버스에서 내린다. 나도 그녀를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아직도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우산도 쓰지 않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져 그녀를 내 우산 속으로 끌어당겼다. 



“감기 들어요.”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놔~” 



그녀는 나의 친절을 거부했다. 그것도 반말이다. 난 기분이 상했다. 그녀는 내손을 뿌리치고 우산을 벗어났다. 난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기분 나쁘다. 난 그녀를 앞질려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음식준비를 하기 위해 주방으로 갔다. 음식을 만들어 식탁에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막 밥을 먹으려는데 빗방울이 식탁에 떨어진다. 비가 내리며 바람이 많이 불어 집안으로 빗방울이 날아든 모양이다. 난 창문을 닫기 위해 일어났다. 그때 밖에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가 가로에 등을 기대고 떨어지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막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녀다. 난 창문을 닫고 식탁에 앉았다. 숟가락으로 밥을 퍼서 한입 물어본다. 밥이 모래알처럼 느껴지며 씹혀지질 않는다. 난 억지로 밥알을 넘기고 숟가락을 식탁에 내린다. 



“빌어먹을~~~” 



난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아직도 비를 맞고 있었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 우산을 내밀었다. 



“들어와요.” 
“또 당신이야.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날 내버려 두란 말이야.” 
“남들 다보는 곳에서 청승떨지 말고 집에 들어가. 다른 사람보기 민망하지도 않아.” 



나도 반말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멍한 눈길을 날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이다. 



“청승? 하긴...........” 



그녀는 힘없이 돌아서서 자신의 집으로 걸어갔다. 난 다시 우산을 내밀었다. 



“나도 우산 있어. 그냥 비를 맞고 싶어. 당신은 상관하지 말고 집에나 가!” 



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그녀가 집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정거장에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일이 지났다. 그녀는 오일 만에 정거장에 나타났다. 그녀는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청바지에 남방을 대충 걸친 모습이다. 역시나 날 본 척도 하지 않는다. 그날 이후에 그녀는 아침에 향상 정거장에 있었다. 



다시 가을이 되었다. 이곳으로 이사 온지도 일년이 지난 것이다. 아침에 정거장으로 나가니 어김없이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꽃무늬가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화장도 진하게 했다. 전번 일이 있은 이후 이렇게 멋을 부린 모습은 처음이다. 다시 기운을 차린 모양이다. 



퇴근시간이 되어 집에 가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어머니다. 회사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 있으니 그곳으로 오라는 연락이다. 요즘 일을 핑계로 찾아뵙질 않았더니 회사까지 찾아오신 모양이다. 커피숍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두 명의 여자와 함께 있었다. 어머니는 날 발견하고 손짓했다. 난 쓰게 웃었다. 아무래도 어머니가 날 선보게 하려는 모양이다. 내가 자리에 앉자 어머니가 날 소개하고 상대편에서도 여자를 소개한다. 어머니와 중녀의 여인은 한동안 이야기하다가 먼저 일어났다. 어머니가 나가고서야 난 여자를 자세히 보았다. 20대중반의 평범한 여인이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저........모슨 이야기를 듣고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저 사귀는 여자 있습니다.” 
“예?.................아~ 예.........무슨 말씀인지 알겠네요. 그래도 너무 당황스럽네요.” 
“죄송합니다. 이런 자리인지 알았으면 나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기분은 나쁘지만 이해해 드릴게요. 대신 술 한자 사주실레요. 그냥 일어나면 집에 가서 할 말이 없어요. 창피하게 차였다고 말하기도 힘들고.........” 
“알겠습니다. 일어나시죠.” 



인연이 아니라면 단호하게 끊어버려야 한다. 난 아직 누굴 사랑할 마음이 없다. 아직은 독신이 좋다. 그녀와 술집에 가서 안주와 술을 주문했다. 그녀는 말없이 술을 마시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일어나야겠네요.................참~ 집에서는 제가 찼다고 말해도 되죠.” 
“그렇게 하세요.” 



그녀를 보내고 나는 술집에 앉아 나머지 술을 마셨다. 기분이 이상하다. 뭐하나 잘난 것도 없는 놈이 왜 여자를 거부한단 말인가? 난 자리에서 일어나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는 중간에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싫다고 하네. 멋지게 차였어.” 



어머니는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버스 정거장으로 갔다.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아침에 보았던 원피스 차림이다. 그런데 그녀는 심하게 쥐해 있었다. 그녀는 정거장에 앉아 토악질을 하고 있었다. 난 한숨을 쉬고 그녀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 주었다. 한참을 토하던 그녀가 얼굴을 들어 날 본다. 



“당신이군..........혹시 휴지 있어.” 



난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입 주위를 닫고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난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잠깐만 어깨 좀 빌려줘.” 
“알았어. 빌려줄게.” 



난 그녀에게 어깨를 빌려주었다.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대었다. 나는 비틀거리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준다. 멀리서 버스가 온다. 



“집에 갈 거지.” 



대답이 없다. 난 그녀를 부축해서 버스에 올라 뒷자리에 그녀와 함께 앉았다.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난 그녀를 부축해서 버스에서 내렸다. 그녀를 부축하고 언덕을 오른다. 



“집에 혹시 술 있어.” 
“술?............양주가 한 병 있어.” 
“나 술 한 잔 줄래.” 
“우리 집에 가서 먹잔 말이야.” 
“곤란하면 우리 집으로 가.” 
“아니야. 어차피 혼자 사는데 상관없어.” 



난 그녀를 부축하고 우리 집으로 올라갔다. 집에 들어와 그녀를 식탁에 앉히고 난 내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그녀는 식탁에 앉아 집안을 살펴보고 있었다. 남자혼자 사는 집이란 약간 지저분하다. 



“안주로 뭘 줄까?” 
“필요 없어. 그냥 술만 있으면 돼.” 
“참내~.................과일이 있으니 그거라도 먹어.” 



난 냉장고에서 사과와 포도를 꺼내 물에 씻고 사과는 깎아서 안주를 준비해 식탁에 내려놓고 그녀의 잔에 양주를 따라주었다. 그녀는 단숨에 마셔버린다. 나도 내 잔의 양주를 마시고 그녀의 잔을 채워주었다. 그녀는 안주도 먹지 않고 다시 마셔버린다. 



“천천히 먹어. 그렇게 먹으며 그냥 간다.” 
“왜~ 걱정돼.” 
“지금도 많이 마신 것 같은데....................쩝~ 아니다. 먹어라.” 
“당신은 왜 안 마셔.” 
“나도 많이 먹었어.” 
“그래.............덥다. 옷 좀 벗어도 돼지.” 



그녀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원피스 위에 걸치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버린다. 그녀의 하얀 어깨가 들어났다. 난 술잔을 들어 술을 마신다. 그녀가 내 잔에 양주를 따른다. 하지만 흘리는 것이 반이다. 많이 취한 모양이다. 그녀는 자신의 잔에도 술을 따르더니 쉬지도 않고 마셔버린다. 



“나 말이야.........딸국~ 그러니까? 우...........욱” 



그녀는 말하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간다. 난 황당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여자다. 화장실에 가보니 그녀는 변기를 잡고 토하고 있었다. 난 그녀의 등을 두드려 준다. 한참을 토하던 그녀는 고개를 들고는 날 한번 쳐다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면대로 간다. 



“괜찮아.” 
“혹시 칫솔 있어.” 
“수건 있는 곳에 보면 안 쓴 칫솔 있을 거야.” 
“좀 나가줄래.” 



난 문을 닫고 식탁에 앉아 양주를 마셨다. 잠시 후 그녀가 나왔다. 



“여기가 안방이야.” 
“응~” 



그녀는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난 황당했다. 주인의 허락도 없이 안방까지 들어가는 여인이라니.........더욱이 안방은............지저분한데............ 



난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녀는 내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봐! 일어나~ 졸리면 집에 가서 자.” 
“이리와 봐!” 
“뭐~” 
“이리와~” 



그녀가 큰소리로 소리치자 난 쓰게 웃으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일어나~ 집에 가야지.” 



그녀는 상체를 일으키더니 내목을 안아주며 키스를 했다. 그녀의 입에서 치약냄새가 난다. 난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의 혀가 입술을 비집고 들어와 내 혀를 찾는다. 내가 멍하니 있자 그녀의 혀는 내 혀를 찾아내 감아준다. 나도 술을 마셨다. 몸속에서 열기가 올라오며 나도 모르게 그녀를 안아준다. 그녀는 내 품을 파고들며 헐렁한 내 티셔츠를 벗긴다. 나는 입술을 때고 옷을 벗고는 그녀를 눕히고 그녀의 위로 올라갔다. 



“이봐~ 유혹하는 거야.” 
“아무 말하지 말고 안아주면 안돼.” 



순간 흔들린다. 난 여자가 싫다. 하지만 그녀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었다. 난 입을 다물고 그녀의 원피스 단추를 벗긴다. 내가 원피스 단추를 풀자 그녀가 상체를 들어준다. 그녀의 원피스를 벗겼다. 그녀는 등 뒤로 손을 가져가더니 부라자를 벗어준다. 나도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바지와 팬티를 벗긴다. 잠간 사이에 둘 다 벌거벗은 몸이 되었다. 난 그녀의 위로 올라가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하려 했다. 



“거긴 하지 마. 대신 내가 빨아줄게 뒤로 돌아봐~” 



난 그녀의 말대로 돌아누웠다. 그녀는 내 자지를 잡더니 입으로 빨아준다. 나도 그녀의 다리를 벌려본다. 그녀의 보지털이 역삼각형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나는 그녀의 보지를 보았다. 그녀의 보지는 메말라 있었다. 나는 손으로 보지를 벌리고 혀로 빨아준다. 



“쩝~ 쩝..........아음~” 



그녀는 자지를 빨아주며 짧은 신음소리를 낸다. 나는 그녀의 보지를 내침으로 도배를 했고 그녀도 자지를 자신의 침으로 도배를 했다. 그녀의 자지 빠는 실력은 상당했다. 경험이 많은 여자인 모양이다. 나는 침으로 번들거리는 그녀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쑤셔보았다. 그녀의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나는 손가락을 보지를 쑤시며 혀를 음핵을 핥아주었다. 



“쩝~....흡....흡.........흡.......그........그만.........아아앙~”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다리를 활짝 벌려 주었다. 나는 그녀의 위로 올라갔다. 그녀는 내 자지를 잡더니 자신의 보지로 인도한다. 허리를 숙이자 자지가 따뜻한 보지 속으로 들어갔다. 



“헉~ 아음~ 헉! 헉~” 



그녀의 보지는 자지가 들어가자 오물거리며 씹어준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자지를 뿌리까지 찌려 넣고 허리를 돌려준다. 자지가 상하좌우로 돌아가며 질벽을 자극하니 그녀의 팔이 내 등을 잡고 매달린다. 



“깊이.........아흑~ 느껴져. 조금만 빨리~ 거칠게 해죠.” 



나는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왕복하기 시작했다. 



“푹.........푹.........푹........푹.......철석........철석” 
“아앙아앙········더 빨리...........더............더........보지가 터질 것 같아..........아흑~” 
“헉........헉.......헉” 



난 행위를 잠시 멈추고 그녀의 다리를 어깨에 걸리고 다시 자지를 밀어 넣었다. 그녀의 옴이 풍랑을 만난 조각배처럼 흔들린다. 난 술을 먹으면 쉽게 사정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술을 먹으면 지루증이 걸리는 타입니다. 난 그녀를 거칠게 밀어 붙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마에 땀이 난다. 난 잠시 멈추고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그녀는 흥분했기 때문인지 내가 시킨 대로 내발로 엎드렸다. 나는 그녀의 엉덩일 벌리고 자지를 밀어 넣었다. 



“헉..........너무 깊이 들어와......아아아앙.........죽을 것아...........아흑.......아아앙~” 



그녀의 팔이 굽혀지며 얼굴을 침대에 묻는다. 난 그녀의 젖가슴을 잡아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더욱 걸치게 밀어붙인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흐느낀다. 힘든 모양이다. 난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른다. 그녀의 젖가슴은 한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의 약간 큰 편이라 탄력이 아주 좋았다. 



“힘들어.....아아앙......그만........그만해~ 아흑........나..........와~” 



그녀는 부르르 떨며 신음한다. 아무래도 절정을 맞은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멀었다. 나는 그녀를 침대 모서리를 끌고 가서 양쪽 다리를 침대 밑으로 내리게 한 다음 나는 침대를 내려가 다시 그녀의 보지를 공략했다. 



“제발 그만해.....아아아앙........엄마.........난 죽어...........아아앙~” 



난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보지를 공략했다. 그녀는 양팔로 침대를 잡고 이제는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숨만 헐떡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보지를 왕복하는 내 자지를 보면서 서서히 흥분하기 시작했다. 



“헉헉~ 힘들어~” 



나는 잠깐 행위를 멈추자 그녀가 자지를 빼고 도망치려 했다. 나는 그녀의 다리를 잡아당기니 그녀는 몸을 비틀어 엎드린다. 내가 조금 더 당기자 그녀의 양쪽 다리가 침대 밑으로 떨어지고........그녀는 침대에 엎드린 꼴이 되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다시 자지를 밀어 넣었다. 



“푹..............푹.........푹.........푹......찰싹........찰싹” 
“아아아아.........아악~.......나 미쳐.......미칠 것 같아.........” 
“어때 좋아.” 
“그만해.......보지가 찢어질 것 같아.....제발.....하흑........아아앙~” 
“헉.....헉....헉....이제 나도 살 것 같다........아........아~” 
“밖에.......안에 싸며....” 
“욱..........울컥......울컥~”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보지 안에 정액이 솟아진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새벽에 자신의 집으로 간 모양이다. 나는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나는 회사에 전화하고 회사를 나가지 않았다. 다음날도 나는 집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월요일 날 정거장에 그녀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녀가 없었다. 일주일이 지났다. 그녀는 정거장 나타나지 않는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집에 찾아가 가보았다. 그녀 집 벨을 누르지 아줌마 한명이 나온다. 



“혹시 이곳에 아가씨 한명 살지 않아요.” 
“아~ 그 아가씨~ 일주일 전에 이사 갔어요.” 
“예?~” 



어느 날 동네 아줌마들이 그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두 명의 남자에게 차이고 그 충격을 벋어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난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았다. 가을이다................옆구리가 시린 가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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