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스토리 - 7부
2018.08.03 16:00
복자에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죠?
샤워하고 민소매나시랑 헐렁한 반바지로 갈아입고 노트북앞에 앉았습니다.
제 현실이 별다르게 흥미있는 줄거리가 없고 씁쓸한 슬픔만 있듯이 제 글도 별다른 줄거리 없이 짧막한 아픔들의 연속입니다.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일뿐이었죠.
하지만 제 얇팍한 표현력에 한계를 느끼네요.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는데 어쩌겠어요.
암울한 조회수에도 불구하고 매번 글을 따라 흐르는 당신의 눈길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
네번째 이야기는 웨이터 송군 이야기 입니다.
또싸줄래싸롱 마담대기실 방에 늦잠이 들깬 아가씨들이 모여 앉았습니다.
"다들 모였냐?"
관리부장은 쭉 얼굴들을 둘러보고는 뱃살에 쳐진바지의 허리띠를 양쪽으로 잡고 치켜 올렸습니다.
"어~따 거시기 뭐냐, 모두들 알다시피 우리 또싸줄래싸롱이 요번에 물갈이를 혀서 새로운 아그들이 들어왔어. 요즈음은 말이여, 모든거시 경쟁사회인거여. 우리아그들이 참말로 밤마다 고생허는 것을 내가 다 알지. 허지만 우리집에 왔던 손님이 언제든지 저짝 길옆에 함더쌀래싸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는 거시여."
"......"
"근디 빌어먹을넘의 함더쌀래싸롱 사장새끼는 한번 나한티 잘몬 걸리면 콱 사시미로 ..... "
"......"
"아뭍튼 거시기 뭐다냐.... 내가 어디꺼정 얘기 혔냐?"
"손님이 발걸음을 옮긴다고요."
"그려, 그려. 참말로 물장사가 쉬운거시 아닌게벼. 우리아그들이 그저 참는수밖에 없는거시여. 손님이 빤스를 만져도 참아줘버려. 브라자를 만져도 참아줘버려. 손님 거시기에서 물이 나오는 상항이 아니면은 그저 이몸이 내몸이 아닌갑소.... 하고 참아줘야 하는거시여. 알었냐?"
관리부장이 다시한번 허리띠를 치켜올리고 방에서 나가자 전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복자야, 어제 2차 어땠어?"
"뭐.... 그저 그렇지, 뭐. 생긴건 괜찮게 생겼던데...."
"그래? 그런데....?"
"근데 언니, 완전 더듬이야. 세시간을 사람 귀찮게 더듬어 대더니만...."
"어머나..."
"근데 그건 삼분만에 끝나는거 있지, 무슨 올챙이가 들어왔다 깔짝거리더만 가더라고.... 참 허무스러버서...."
"킥킥킥킥...."
홀에는 밴드애들이 출근해서 연습하느라 쿵짝쿵짝 드럼소리가 들리고 방마다 웨이터가 손걸래질을 하느라 분주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이곳저곳에 손님들이 들어찻습니다.
취하면 뭔가 만져보고 싶어하는 손님들, 무슨 로비하느라고 속닥속닥 거리면서 봉투를 주고받는 손님들, 우헤헤헤 웃고 떠들면서 큰소리로 허풍떠는 손님들..... 온갖 성격의 손님들이 낮에 점잖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어린애들 처럼 순진해졌습니다.
"안녕하세요,향숙이에요... 첨뵙겠습니다, 미희라고해요... 안녕하세요, 복자에요 잘부탁합니다."
"어이구~ 아가씨들 안녕하쇼. 우리는 핫바지 에요. 헤헤헤헤."
"저기 궁디 보름달 같은애 내옆에 앉어. 난 궁디 살많은 애가 젤 좋아."
"저 궁디타령하는 새낀, 눞혀놓고 얼굴 위에다가 암돼지 궁둥이를 올려놓고 깔아뭉개버려야돼."
"어허허허허 토실토실 헌디 밑에있는 입이 팬티는 안먹냐?"
"..... 가끔 씹었다가 뱉었다가 해요."
"푸하하하... 어디봐."
"어머, 안되는데요. 사람들 보잖아요...."
"이게 콱. 가만 있어봐."
"어머나~ 손넣지 마세요."
추잡스런 손길에 히히덕거리면서 테이블에 외제 양주병과 과일접시가 몇번 돌아나가자 세남자들은 얼굴이 벌게지면서 흥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리모콘을 누르자 방구석에 있는 노래방기계에서 요란한 반주소리가 쿵쿵울려댑니다.
"마음~만 남겨~놓고 떠나~가느냐, 얄미운 사~람. 슬~픈 음악처럼 이마~음 울려 놓고~ 저멀~리 떠나간 사람....."
먼저 향숙이언니가 마이크를 붙잡고 일어서더니 매향이쇼를 펼쳤습니다. 매향이쇼.... 한때 저희 또싸줄래싸롱 룸쇼의 전설 이었죠. 늘씬한 키에 홀복원피스 아래로 통통한 허벅지를 살살비벼주면서 한손으로 마이크를 한손으로는 손끝으로 자신의 온몸을 위아래로 쓸어내려대면 남자들의 입이 쩍 벌어지면서 허벌나게 좋아라 했지요.
춤인듯 어떻게 해달라는 요녀의 유혹인듯한 끈적끈적한 몸짓과 콧소리 섞인 노랫소리는 남자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정주고 마음주고 사랑도 줬지만~ 지금은 남~이 되어 떠나가느냐! 미련의 아픔일랑 가져가 다오~ 아~~~~ 얄미운 사람~"
"향숙이! 향숙이! 향숙이!"
남자들이 박수를 치며 향숙이를 소리높여 연호하자 언니는 앉아있던 남자들 손을잡고 데려가서 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유흥가에서 쌓은경륜과 깊은 통찰력으로 언니는 어느새 남자들을 마님곁에 머슴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언니의 손짓하나하나에 남자들의 애간장이 녹아내립니다.
가슴이 터질 듯한 당신의 그 몸짓은~~~
날 위한 사랑일까 섹시한 그대 모습
한~~ 모~~ 금~~ 담배연기 사랑을 그리며
한잔의 삼페인에 영혼을 팔리라
세~~ 월~~ 의~~ 향기인가 다가선 당신은
꽃바람 여인인가~~~ 나만의 사랑
사~~~ 랑의 노예가~ 되어 버렸어~~~
어쩔 수 없었네 꽃바람 여인~~~ .....
다같이 좁은 방에서 몽롱한 술기운에 남자들과 얼싸안고 온몸을 비벼대고 흐느적거리면서 누구 목소린줄도 모르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모두들 자리에 앉고 비었던 술잔을 따르며 뜨거운 열기가 식어갈 무렵에 미희가 일어나서 조금 서글픈 노래를 골랐습니다.
"눈물을 보~였~나요 내가 울고 말~~았~나요~~~ 아니야 아니야 소리없이 내~리는 빗물에 젖었을 뿐~이~야~ "
뭔가에 심취한듯이 혼자서 감정을 잡고 부르더니 미희는 갑자기 원피스 어깨띠를 끌어 내렸습니다. 옷은 순식간에 아래로 쏟아졌고 미희의 몸에는 하얀속옷만 두조각 남았습니다.
늘어져 앉아있던 남자들의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그렇습니다. 미희의 홀딱쇼였죠. 원래 홀딱쇼는 얼굴이나 몸매가 다소 딸리는 아가씨들이 막판분위기뒤집기를 위해 준비하는 비장의 무기였습니다만 나이어린 미희는 술먹고 슬픈노래만 부르면 옛날 애인생각이 났는지 손님앞에서 옷을 벗어던지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어린나이에 이꼴저꼴 온갖꼴 다겪은 미희는 청아한듯 깊은 슬픔이 배어있는 목소리였습니다.
싫다고 갔~는데 밉다고 갔~는데
울기는~~ 내가~~ 왜 울~어~~~
잊~~~~어야지 잊어~야지~~~~
어차피 떠~난~사~람~
생각이 나~던가요 그립기도 하~던가요~~ 아니야 아니야~
소리없이 내~리는~~ 빗물에 젖었을 뿐이야~~
싫다고 갔~는데 밉다고 갔~는데
울기는~~ 내가~~ 왜 울~어~~~~
잊~~~~어야지 잊어~야지~~~~
어차피 떠~난~사~람~
미희의 열정은 남은 두조각 속옷도 홀딱 벗어다가 손님면상에 날려주고도 남음이 있었지만 그날따라 자제를 했는지 한꺼풀만 벳겨주는 선에서 서비스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야, 벗을라면 시원하게 벗어보던지.... 섭섭하게 도로 줏어입냐?"
"그것참, 에~이씨~"
남자들은 투덜거렸습니다. 분위기가 더이상 껄끄러워지기 전에 제가 마이크를 들었지요.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너머로~~~ 빗물이 흐르고~~ 앗~~~~싸! 내눈물도 흐르고~~~ 잃어버린 첫사랑도 흐르네 아~싸 우루루루루루....."
신나는 노래에 맞쳐 반주기에서 스피커가 터질듯이 쿵짝쿵짝 거리고 남자들은 제앞에서 아랫도리를 튕겨대며 춤췄습니다.
"깜빡깜빡 이는~~ 희미~~~~~ 한 기억속에 그때만난 그사람~ 말이없던 그사람~~ 자꾸만 멀어지는데~~~
만날수 없어도~~~ 잊지는 말아요~~~ 당신을 사랑했어요~~~~앗싸좋다좋아좋아좋아좋아~~~"
간주리듬이 나올때 전 그동안 갈고닦은 회심의 머리칼 공중360도 회오리쇼를 보여줬더랬지요....
남자들의 얼굴을 때리면서 희날리는 머리카락에 경악을 금치 못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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