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날 - 9부
2018.09.21 20:40
그녀는 나에게 서류뭉치를 던지듯 넘겨주고 다시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늦어져도 좋으니까 그것 다 해 놓고 퇴근 하세요!”
직장 선배들은 다시 수군댔다.
나는 그녀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네. 라는 소극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다른 부서에 볼 일이 있어 퇴근 시간 전에 사무실을 비웠다.
그 틈을 타 직장 동료 들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현정씨 어제 팀장 님에게 흠 잡힐 만한 뭔가를 했어?”
“네?”
“실 수 같은 거 한 적 없냐 말이야.”
“없는 것 같은데요”
“이상하게 팀장 님이 현정씨만 몰아세우는 것 같아. 조금 쌀쌀한 면이 있어도 누굴 미워하거나 하는 타입은 아닌데. 오늘 따라 팀장 님이 이상하게 보이네?”
그들 말대로 였다.
나도 일 내용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고 이렇게 까지 몰아세우는 그녀가 이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문제를 놓고 따질 수 는 없었다.
그녀 앞에만 서면 나는 할 말도 못하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동료 들은 나를 안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면서도 모두들 퇴근 했다.
인정머리 없는 것들.
나는 볼펜 뒷 꽁무니를 잘근 잘근 씹으면서 머리 아픈 수치들과 다시 싸움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볼펜 꽁무니는 왜 씹어요?”
“핫?”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시간이 정지 하기라도 한 것처럼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바보 같은 행동을 또 그녀가 본 것이다.
“그렇게 하면 볼펜이 볼 품 없게 되어 버리잖아? 디자인 한 사람의 마음도 생각을 해야지.”
또 반말을 시작했다.
나는 이상한 분위기를 그녀에게서 느끼고 반쯤 고개를 숙였다.
“내가 하라고 한 일을 그 정도 밖에 못하겠어? 나를 좋아했다는 말은 말짱 헛소리였어?”
“정말 아니에요 팀장 님!!”
“아니라고 하면서 왜 일은 그따위 식으로 한 거지?”
“너무 작은 숫자를 놓고 씨름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실수가 생긴 것 같아요.”
“현정 씨 시력이 얼마지?”
“0.9 조금 더 되는 것 같은데요.”
“그 정도 시력이면 얼마든지 제대로 볼 수 있는 글자 크기야.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약간 억지스런 면이 있었지만 나는 항의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야단맞는 지금 순간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우앙~~!
나는 역시 변태 인가 봐.
“한 시간 주겠어. 그때 까지 틀린 것 싹 다 고쳐 놔.”
“그런.. 너무 적은 시간이에요.”
“그럼 내가 현정씨 때문에 퇴근도 못해야 되겠어?”
“그건 아니지만..”
“이런 식이면 우리 둘 다 오늘 은 사무실에서 자야 할 거야. 난 등이 배기는 것은 질색이라고.”
“네.”
“대충 검토를 해보니 틀린 것은 앞 페이지 쪽이었어. 한 열 페이지 분량 정도 되는 것 같으니까. 나머지는 보지 말고 그것만 수정해.”
굉장했다.
그녀는 내가 수정한 서류를 그 짧은 시간 안에 샅샅이 전부 검토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머릿속에 그려진 소머즈 라는 사이보그 우먼과 그녀의 얼굴을 합쳐 보았다.
꽤 그럴 듯 했다.
“한 시간 후에 다시 올 테니까 그때 까지 다 해 놔. 만약 이번에도 틀린 것이 보이면..”
말을 체 마치지 않고 그녀는 바람 같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이 자꾸 걸려 신경이 쓰였다.
“틀린 것이 있다면.... 다음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
또 그녀의 말이 걸리기 시작했다.
말의 의미를 알고 싶어 미칠 것 만 같았다.
다시 수정을 시작했지만. 그녀의 말이 자꾸 떠 올라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뭐라고 하려고 했을까?”
그녀의 말을 생각하는 동안 시간이 꽤 많이 흘러 버렸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수정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여기는 이거고. 이거는 저거고..”
그녀가 일러준 분량만 완벽할 정도로 해 놓고 나자 그녀와 약속한 시간이 5 분 정도 남아있었다.
“수정은 완벽해. 이 정도면 흠잡을 곳이 없겠어.”
자신 감 있게 볼펜을 내려놓는데 다시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틀린 것이 보이면.. 이라고 했는데.”
나는 내가 수정한 부분들을 다시 살펴보다가 일부러 몇 군데의 수치를 틀리게 고쳤다.
“난 뭘 기대 하는 걸까?”
어느덧 10 회가 다 됐네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10회에서 계속..>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늦어져도 좋으니까 그것 다 해 놓고 퇴근 하세요!”
직장 선배들은 다시 수군댔다.
나는 그녀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네. 라는 소극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다른 부서에 볼 일이 있어 퇴근 시간 전에 사무실을 비웠다.
그 틈을 타 직장 동료 들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현정씨 어제 팀장 님에게 흠 잡힐 만한 뭔가를 했어?”
“네?”
“실 수 같은 거 한 적 없냐 말이야.”
“없는 것 같은데요”
“이상하게 팀장 님이 현정씨만 몰아세우는 것 같아. 조금 쌀쌀한 면이 있어도 누굴 미워하거나 하는 타입은 아닌데. 오늘 따라 팀장 님이 이상하게 보이네?”
그들 말대로 였다.
나도 일 내용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고 이렇게 까지 몰아세우는 그녀가 이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문제를 놓고 따질 수 는 없었다.
그녀 앞에만 서면 나는 할 말도 못하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동료 들은 나를 안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면서도 모두들 퇴근 했다.
인정머리 없는 것들.
나는 볼펜 뒷 꽁무니를 잘근 잘근 씹으면서 머리 아픈 수치들과 다시 싸움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볼펜 꽁무니는 왜 씹어요?”
“핫?”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시간이 정지 하기라도 한 것처럼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바보 같은 행동을 또 그녀가 본 것이다.
“그렇게 하면 볼펜이 볼 품 없게 되어 버리잖아? 디자인 한 사람의 마음도 생각을 해야지.”
또 반말을 시작했다.
나는 이상한 분위기를 그녀에게서 느끼고 반쯤 고개를 숙였다.
“내가 하라고 한 일을 그 정도 밖에 못하겠어? 나를 좋아했다는 말은 말짱 헛소리였어?”
“정말 아니에요 팀장 님!!”
“아니라고 하면서 왜 일은 그따위 식으로 한 거지?”
“너무 작은 숫자를 놓고 씨름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실수가 생긴 것 같아요.”
“현정 씨 시력이 얼마지?”
“0.9 조금 더 되는 것 같은데요.”
“그 정도 시력이면 얼마든지 제대로 볼 수 있는 글자 크기야.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약간 억지스런 면이 있었지만 나는 항의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야단맞는 지금 순간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우앙~~!
나는 역시 변태 인가 봐.
“한 시간 주겠어. 그때 까지 틀린 것 싹 다 고쳐 놔.”
“그런.. 너무 적은 시간이에요.”
“그럼 내가 현정씨 때문에 퇴근도 못해야 되겠어?”
“그건 아니지만..”
“이런 식이면 우리 둘 다 오늘 은 사무실에서 자야 할 거야. 난 등이 배기는 것은 질색이라고.”
“네.”
“대충 검토를 해보니 틀린 것은 앞 페이지 쪽이었어. 한 열 페이지 분량 정도 되는 것 같으니까. 나머지는 보지 말고 그것만 수정해.”
굉장했다.
그녀는 내가 수정한 서류를 그 짧은 시간 안에 샅샅이 전부 검토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머릿속에 그려진 소머즈 라는 사이보그 우먼과 그녀의 얼굴을 합쳐 보았다.
꽤 그럴 듯 했다.
“한 시간 후에 다시 올 테니까 그때 까지 다 해 놔. 만약 이번에도 틀린 것이 보이면..”
말을 체 마치지 않고 그녀는 바람 같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이 자꾸 걸려 신경이 쓰였다.
“틀린 것이 있다면.... 다음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
또 그녀의 말이 걸리기 시작했다.
말의 의미를 알고 싶어 미칠 것 만 같았다.
다시 수정을 시작했지만. 그녀의 말이 자꾸 떠 올라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뭐라고 하려고 했을까?”
그녀의 말을 생각하는 동안 시간이 꽤 많이 흘러 버렸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수정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여기는 이거고. 이거는 저거고..”
그녀가 일러준 분량만 완벽할 정도로 해 놓고 나자 그녀와 약속한 시간이 5 분 정도 남아있었다.
“수정은 완벽해. 이 정도면 흠잡을 곳이 없겠어.”
자신 감 있게 볼펜을 내려놓는데 다시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틀린 것이 보이면.. 이라고 했는데.”
나는 내가 수정한 부분들을 다시 살펴보다가 일부러 몇 군데의 수치를 틀리게 고쳤다.
“난 뭘 기대 하는 걸까?”
어느덧 10 회가 다 됐네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10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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