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 1부 1장
2018.09.25 01:00
제목:추억
" 이게 누구요... "
나는 감작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내 앞에 멈춰선 그녀도 놀란듯이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본다.
"아-참 오랜만이네요..."
"예- 여기는 어쩐일입니까"
그녀가 묻는다.너무나 상상외의 인물을 상상외에 장소에서 만난것이다.
"볼일이 좀 있어서....여기서 이럴것이 아니라 어디가서 식사라도 하면서 ..."
하며 두리번 거리는 내눈에 돼지 국밥집이 눈에들어왔다. 농번기에 선 시골장이라서 한가롭다.
돼지고기 특유의 쾌쾌한 냄새가 나지만 마침 배도 고픈참이라서 수육 하나 하고 소주를 시켰다.
"여기는 웬일입니까?"
당황한 얼굴이 아직 젊음이 밴듯 붉으레 하다.이 여인이 나이가 51~2 인가이다. 그리고 내가 젊어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다.
여자가 뭔지 섹스가 뭔지를 알으켜 준 여인이다.가슴이 뜨그워 온다 .그때의 그 비밀한 설레임이 되살아
나듯한다.
살이 좀 불은듯 하나 몸매는 나이와는 상관없는듯 반듯하고 아직 곧다.
깍듯이 존댓말을 한다.나 보다 16 살이 더 많다.
"선산에 벌초하려고 낫이나 하나 사려고 왔어요..별고 없어셨지요?"
나도 존댓말을 했다..그만큼 우리 둘 사이에 세월이 많이흘러갔기 때문이다.
"예~애들은 많이 컸지요?"
그녀가 물수건으로 손을 훔치면서 건성으로 묻는다 .그런 말밖에 할말이 없으리라..
"예~" 이 여인네가 우리 애를 알기나 할까..헤여저 산 세월이 15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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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질벅난 등어리를 방바닥에 대고 누워본다 .서늘한 기운이 올라온다.메미소리도 잦아들고 이재는 개구리 소리만
정적된 유월의 밤을 메운다.가끔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에 개구리들이 정적을 하기도 하지만 타성에 젖어 소리엔 둔감해
진지 오래다. 백열전구 불빛으로 무슨책인가를 보다가 더위에 지쳐서 책을 얼굴에 덮고 까무룩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척 달라붙는 책장이 불쾌해서 벌떡 일어나서 모기장을 벌리고 쪽마루로 나간다.
시원한 찬물이나 한바가지 뒤집어 쓰고 잠이나 자야겠다.
잠시 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더덤어 신발을 찾아서 꿰고 샘으로 갔다.
샘물을 양동이에 퍼 담는데 인기척이 난다. 중문(대문은 잠겨있고 편리하게 만들어논 또하나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사람이 얼씬거린다.
나는 얼른 몸을 샘우리 있는곳으로 옮기면서 누군가를 확인 할려고 하는데..
"정우 구나 등목할려고 하니?"
임순이 누나였다.
"으응 괜찮어 -혼자 도 할 수 있어."
벗은 몸이 챙피하여 몸을 사렸다.
"이리 와 봐라 내가 등 밀어줄께"
하면서 내팔을 잡아 끈다.무슨 냄새인지 몰라도 싫지 않은 냄새가 난다.
등어리를 대며 푸삽자세을 취하자 물을 붓는다.얼음장 같이 차겁다.
"읔 읔 ..차거워"
하면서 몸을 움추리자..허리아래깨로 내려가면서 씻어주던 손을 멈칫거리며
"차겁기는 뭣이 그리 차거워...남자가..."
하면서 씻어 준다.
"그기 수열이 애미냐?"
어머니가 샘터에서 수런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오신 모양이다.
"네 어머니..그릇을 두고 갔어요..이재보니 정우도 다컷네요 장가 보내도 될것 같에요..호호호"
"흐흐흐 벌써 열아홉이니...제 아버지 같았으면 지난해 장가 갔지..ㅎㅎㅎ"
편이상 호칭은 수열이 엄마지만 난 그렇게 못부른다..그냥 누나라고 부른다 .시집간 큰누나하고 동갑이기 때문이다.
어머니 이야기대로 말하자면 육이오때 부모를 잃어 버리고 떠돌아 다니는것을 아버지가 시내에 나가셨다가 보고
대리고 와서 친딸처럼 아끼면서 키웠다는 것이다. 때국물이 쪼르르 흐르고 근본도 모르는 아이를 대리고 왔다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싸우기도 많이 하셨다고 했다.그러나 클 수록 예쁘고 영리하여 어느듯 어머니는 친딸처럼 아끼고
정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처지를 알아서 국민학교 졸업하고는 더이상 학교을 욕심내지 않았다고 했다.
큰누나가 중학교 고등학교을 갈때마다 착실히 아침밥이나 일찍 챙겨주면서 마치 어른처럼 행동해서 어머니 맘이 ]
짠하곤 했다고 한다. 우리집에서 한솥밥을 먹은지가 벌써 25 년이 넘은것이다.그래서 마치 한가족처럼 아니 육친
인양 그렇게 지냈다.내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도 어머니 등이나 친누나 등에서 보다 임순이 누나 등에서 업혀서
자란것이 더 많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임순이 누나는 내게는 어머니 같고 누나 같다.내가 막내라서 고집을
부리고 떼를 쓰면 어머니나 아버지는 화를 내고 회초리를 들고 때릴려고 하면 임순이 누나는 자신의 몸으로 나를
감싸보호하곤 했었다.그래서 난 임순이 누나에게 어리광을 많이 부리면서 자랐다. 국민학교 입학한 그해
"누나 쉬이~"
하면서 내 꼬추를 내 놓고 임순이 누나 앞에서 습관처럼 바지를 내리자,"이잰 다 컸는데 혼자서 해~~"
정색을 하는모습을보고 섭섭했었던 기억이 난다. 얼굴을 붉히면 외면하였다.
또 결혼도 한마을에 사는 홀아비와 했다.어머니는 무척 반대를 많이 하셨다..나이도 많고 홀아비라는 것이 못마땅
하신것이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식이 안딸린 홀아비 이고 사람이 성실하여 그 나이에 벌써 논 마지나 장만할 정도
로 근면하니 처자식 굶길일은 없다고 우기고...또 누나(수열이 엄마)가 말없이 동의 하는 바람에 결혼하게 된것이다.
결혼하여 마땅히 살집이 없자 우리 제실 하당(관리인이 거주하는 집)에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시골이지만 남의집
곁방 살이 하는것 보다도 낫고 우리쪽에서 봐도 재실을 관리 할사람이 없는데 피차간에 편의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김씨 종가에 일군을 사는 수열이 아버지도 어느듯 우리 가족이 되 버린것이다.
어머니 아버지야 늘 부르는 호칭으로 -상달아--하면서 부르던 호칭이 수열이 낳고 부터 수열이 아비로 바뀌었지만
내가 부르는 호칭은 재실자형으로 호칭이 되었다.
재실 자형은 우리집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도운다..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동리에서도 소문난 미모에다가
착하고 성실한 처녀를 넘보지도 못할 처지인 자기에게 돌아온것이 그저 감지 덕지 이기때문이다.
술이 좀 과한것이 좀 흠이라고 아버지가 늘 말씀하셨다.
집뒷 들판에 논에서 백열등 불빛을 보고 날파리들이 내 모기장위에 맴돌다가 불에 데여 죽어서 떨어진다.
어머니가 주신 삼베 홑이불을 깔고 윗도리를 벗고 펜티 바람에 불을꺼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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