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 3 ... - 3부 1장

3권 (미망인)





1.돌일킬 수 없는 밤

마사오가 고향에서 여름방학을 지내고 상경한 것은 2학기가 이미 사작 된 구월 중순을 넘어서였다. 고향에서의 마지막 날은 다에꼬와 새벽녘까지 함께 있었다. 그런 까닭에 상경하는 차 안에서 마사오는 이제 겨울방학 때가지 난 여자 없이도 지낼 수 있는 심경이었다.

흔히 친구들끼리, ‘남자는 하룻밤에 몇 번이나 가능할까?’하는 것이 화제가 된다. 마사오가 들은 것 중 최고는 열두 번이었다.

“이건 그대 생긴 상처야. 일생동안 지원지지 않을거야.”

그 친그는 그렇게 말하며 성기를 노출시켜 보여 주었다. 그리고 설명을 했다.

“상대 여자는 사창가의 여자가 아니었어. 나와 나이가 같은 어떤 회사의 여사원이었지. 멋진 처녀였어. 사랑의 샘이 늘 넘쳐흐르는 여자였지. 일곱 번 여덟 번씩 사랑을 해도 그여자의 샘은 마르질 않았어. 난 기록에 도진해야 했지. 물론 나도 그녀도 몹시 힘들었지만 둘 다 비명을 지르면서도 참아냈어. 아침이 되니 따끔따끔하더군. 보니까 이렇게 되어 있었어. 내출혈한 모양이야.”

그 친구는 중간부터는 단지 자기의 최다 기록을 세우기 위해 자신을 혹사시텼던 것 같았다. 울면서도 끝까지 응한 그 여자도 갸륵했고, 아프면서도 쾌감을 찾던 그 남자의 의지도 비장했?. 바보 같은 것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열두번이라는 위대한 기록에는 마사오도 다른 친구들도 모두 경탄했다. 남자 성기그이 검은 작국은 그때의 기념인 것이다.

“그러면 그 여자도 내출혈이 있지 않았으까?”

누군가가 그렇게 몰었다.

“그쎄, 여자는 감추어져 있으니까 모르지. 다음 날 물어 보았는데 아무렇지 않다고 앴으니까 괜찮지 않겠어?”

친구는 이렇게 대답하며 자랑했다.

마사오가 상경하기 전날 밤 가졌던 다에꼬와의 사랑은 이처럼 격력한것으니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 보통의 횟수를 엄었고, 네 번째부터는 아에 예방품을 상용하지 않았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었으므로 이제 임신시킬 정도로 사정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뒤쪽으로 물러가는 차창 밖의 경치를ㄹ 바라보면서 이제 겨울방학까지는 참고 지내자는 충실감 속에 빠져든 건 사실이자만 그 다른 한편으로는 일주일쯤 지나면 역시 여자을 안고 싶은 마음이 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경우 상대가 없었다. 아끼와는 에어졌고 시나노는 하룻밤 놀이에 불과했었다. 지금 얼굴을 내민다는 건 마음내키지 않는다. 하숙집 미망인인 찌에는 삼십 대 중반으로, 어떤 씃쓸함이 담딘 에로티시즘을 유발시키지만 특별한 흥미는 없었다.

시 월로 덥어든 가을, 바람이 불던 어느 날이었다. 마사오는 여덟 시가 다 될 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도서관을 나섰을 때 교내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바람은 세게 불었다. 역으로 가는 길은 서문이 가까웠다. 마사오는 이공학부 앞의 은행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서문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때였다. 건물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하나 갑자기 뛰어나왔다. 마사오는 얼른 몸을 돌려 피했다. 난데 없이 나타난 사람은 여자였다. 여자는 마사오의 팔을 잡고 감싸면서 등 뒤에 매달렸다.

“도와주세요.”

여자가 한손에 가방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학생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여자가 나온 어둠 속에서 이번에 ㄴ재빠른 걸음걸이로 또 하나의 검은 모습이 나타났다. 학생복을 입은 남자였다. 마사오는 여자를 보호하면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부근의 불량배는 아닌 듯했다. 그 남자는 학생모자도 쓰고 있었는데, 마사오의 어깨 너머로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이리 와. 남을 귀찮게 하면 안 되지.”

“가!”

여자는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마사오의 왼쪽을 돌아 여자에게 접근하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어쨌든 거기까지 바래다줄게.”

여자는 마사오의 팔을 잡은 채 왼쪽으로 피햇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마사오는 남자와 정면으로 마수서게 되었다.

“실어. 빨리 가 버려!”

“나하고 얘기하자. 남은 끌어들이지 말고.”

여자와 남자가 친구라는 건 이 대화로 알 수 있었다. 마사오는 여자의 팔을 빼고 가 버려야 하느가 망설였다.

“친구입니까?”

남자는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미안합니다. 잠시 의견 충돌이 있어서요.”

그러자 여자는 갑자기 큰 소리를 질렀다.

“워가 잠시야? 날 강간하려고 했잖아!”

“장난이었어. 그런 곳에서 정말로 그럴 리가 없잖아.”

둘이 주고 받는 말로 봐서 여자가 여자의 입술까지는 강제로 빼앗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이상은 진행시키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결국 남자가 물러서며 말했다.

“내가 널 강간하려고 했다는 건 절대로 너의 오해야. 피해망상증이라구! 이것만 말해 두지. 난 데가 허용하는 선까지 나아가려고 했을 뿐이야. 넌 허용하는 태도엿어. 변한ㅇ 건 너였고 난 함정에 빠진 식이지. 그러나 난 너를 그렇게까짖 나쁘게 해석하진 않겠어. 넌 아직 어리고 천진난만하기 때문이라고 해두지.”

웅변조로 말을 마친 남학생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거만하게 정문 쪽으로 걸어갔다. 여자는 그제야 마사오의 팔을 놓고 말했다.

“살았어요. 감사합니다.”

정면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니, 재미있었습니다.”

그때야 마사오는 비로소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둥근 얼굴에 귀여운 인상이었다. 키는 처므에 느꼈던 것보다 훨씬 작았고 몸집도 자그마했다.

“여러가지 드라마가 있는 것 같군요.”

“부끄럽습니다.”

“저 사람의 최후의 연설은 꽤 훌륭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당신은 좀 과민반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단지 당신의 동의를 얻어서 페팅 정도나 하려고 했을 뿐이 것 같더군요. 달아나지 않아도 부드럽게 거절하면 그는 그만두었을 겁니다.”

그러자 여자는 고개를 들며 몸을 떨었다.

“당신도 남자로군요. 남자 편이야.”

마사오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닙니다. 편드는 게 아니고, 단지 생각을 말했을 뿐입니다.”

마사오는 서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남자의 행동을 과민하게 받아들이는 여자는 간혹 전철 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마사오는 그런 여자는 딱 질색이었다.

“기다려요. 같이 가요.”

여자는 잰걸음으로 쫓아왔다. 마사오는 서문을 나와 상가의 밝은 길로 들어서서 걷다 그 여자를 보았다. 예상대로 남자에게 호감을 주는 얼굴이었다.

‘이 애, 사실은 색을 밝히는 애 인지도 몰라.’

여자도 멈춰 서서 마사오를 보았다.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이었지만 왠지 까닭은 알 수 없었다. 문득 흥미가 생겼다. 벌써 보름 이상 마사오가 여자를 접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근처에서 국수라도 먹게습니까?”

거의 기대하지 않고 그렇게 유혹했다.

“좋아요. 도와주었으니까 제가 사례를 하겠어요.”

여자는 시원스럽게 말했다. 국수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자 여자는 가방속에서 명함을 꺼내 마사오 앞으로 내밀었다. 학과의 주소,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다. 여자를 대학에 보낼 정도면 전화가 있는 부유한 집이었다. 주소는 마사오와 정반대 방향이었다. 이름은 사꾸라이 묘우미. 3학년이었다.

마사오도 명함을 꺼내 건네주었다.

“전 1 학년입니다.”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좀전에 처음 얼굴을 보고 동안(童顔)이라서 감짝 놀랐어요.”

국수를 주문하고 술을 시켜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윽고 묘우미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당신은 정말 내가 피해망상자 같아요?”

“예.”

다른 손님이 있으므로 마사오는 묘우미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대답했다.

“묘우미 씨는 아직 남자 경험이 없죠?”

묘우미는 입술을 꼭 다물더니 조금 후에 주저하며 입을 뗐다.

“경험이 없는 걸 어떻게 알지요?”

더욱더 조그맣게 말했다.

“알 수는 없지만 추측할 수는 있죠.”

“그러면 당신은?”

“여자요? 물론 압니다.”

“1학년 주제에?”

“남자는 대개 여름방학 때쯤이면 모두 체험합니다. 전 고등학교 때부터입니다.”

“조숙하군.”

“그것보다 좀전에 그 사람에게는 이제 허락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분명히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요.”

“그래도 무서워.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 나를 껴안았어.”

“키스의 감촉은 어땠습니까?”

“기분 나빠, 그런 사람은.”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묘우미도 술을 마실 수 있는 체질인 것 같았다. 마사오가 주전자를 들면 잔을 채웠다.

잠시 후 묘우미는 또 목소리를 낮추었다.

“당신, 정말로 체험했어?”

“예. 한 여덟 명쯤.”

“창녀?”

“아뇨, 모두 초보자였어요. 산 적은 없습니다.”

“여자 친구가 그렇게 많아?”

“여자 친구가 아니라 놀이 상대였습니다. 물론 서로의 합의하에 결합해죠.”

“그렇게 인기가 있어?”

“특별히 인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인연이 닿았어요. 그러나…….”

마사오는 순간 결심을 하고 묘우미의 어깨를 감쌌다.

“지금 이 넓은 도쿄에서는 아무도 없습니다.”

묘우미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마사오에게 어깨를 기댔다. 예상 외의 반응이었다.

시꾸라이 묘우미는 도쿄에서 여고를 나왔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 2년 반동안 많은 남학생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더구나 남가 호감을 갖는 얼굴이었고 술도 마실 수 있었다. 그리고 더더욱 처녀였다. 마사오의 직감과 추측이 옳다는 것을 묘우미 자신도 시인했다.

“여대라면 몰라도 성적(性的) 불량자가 많은 우리 문학부에서 아직 남자 체험이 없다니! 당신, 정말 멋지군요. 매우 매력적인 분이라 오늘밤 같은 유혹이나 여러 사건도 많았을테데, 잘 견뎌내셨군요. 축하합니다. 건배합시다.”

그러자 묘우미는 마사오의 팔을 잡고 얼굴을 가까이 대며 속삭였다.

“사실, 나도 체험하고 싶어.”

마사오가 연하이므로 안심했을 것이다.

“당신 정도의 미인이라면 언제든 가능할 텐데요.”

“내가 미인?”

“그렇습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 맣해주니 기쁘군. 자, 마셔.”

마사오는 잔을 비웠다. 묘우미는 주전자를 들어 마사오에게 마지막 잔을 따르고 술을 더 시켰다. 묘우미가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꺼냈다.

“난 용기가 없어. 부모님이 카톨릭 신자이기 때문이까?”

“엄격하게 자랐군요. 좀전의 그 남자는 불행하게도 상대를 잘못 선택했나 보군요.”

두 사람은 네 주전자를 비우고 국수를 먹었다. 거나한 기분으로 그 가게를 나왔다.

“잘 먹었습니다.”

마사오는 고개를 숙였다.

“다음엔 제가 사겠습니다. 전화해도 되겠습니까?”

그라자 묘우미는 진지한 얼굴로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당신, 정말로 여자 다루는 법을 알아?”

“그런 무서운 얼굴을 하지 마십시오. 여름방학 이후 동정입니다. 계속 아무와도 관계가 없었구요. 착실합니다.”

“만일, 만일…….”

묘우미는 눈을 크게 뜨고 마사오의 눈을 응시하면서 다가 왔다.

“내가 오늘밤 괜찮다고 하면 승낙해 주겠어?”

마사오는 곧 끄덕였다.

“농담이라도 영광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응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농담으로 절 조롱하는 건 죄가 됩니다. 전 오늘밤도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혼자서 잘테니까요.”

“농담이 아냐. 난 결정했어. 여관에 데리고 가줘.”

“진담입니까?”

“진담이야. 이제 싫다고는 하지말고.”

“그럴 리야 없죠. 그렇지만 몇 시까지 집에 돌아가야 됩니까?”

마사오는 시계를 보았다. 아홉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집에 들어가지 않겠어. 당신, 외박할 수 있어?”

“물론입니다. 당신이 걱정이죠.”

“전화해서 친구 집에서 잔다고 할거야.”

“괜찮습니까?”

“날 믿어. 염려하지마.”

두 사람은 다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묘우미는 집에 전화를 걸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마사오에게 되돌아왔다.

“자, 이제 피하지 마. 오늘밤은 돌아갈 수 없으니까.”

“전 마치 꿈 같습니다.”

다방에서 곧바로 나와 둘은 묘우미가 원하는 대로 걷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 마사오도 묘우미도 꽤 취기가 올라 있었다.

“자, 여관을 찾겠습니다.”

“모두 당신에게 맡길게.”

이상한 여심(女心)이었다. 남자 친구의 장난에는 화를 내더니 처음 만난 마사오에게는 모든 것을 허락하려고 한다. 그렇게 취한 것 같지 않앗으므로 분명 알코올 탓은 아니었다.

‘여자가 어느 나이에 이르면 성의 세계를 공상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남자가 유혹하면 달아난다. 이 여자는 그런 유혹에서 달아난 직후에 날 만났다. 나에 대해선 선입견도 없다. 또한 나의 결점도 모른다. 나에 대해선 백지 상태다. 이제 다시는 만나지 않아도 좋다. 귀찮게 따라다니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요즘 느끼는 숙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일까?’

“이 부근은 조금 꺼림칙하죠? 일단 전철을 탑시다.”

보통 이럴 때는 언제 여자의 마음이 변할 지 모르므로 서둘러 여관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마사오는 서두르지 않았다. 전차를 타고 내려서 여관을 찾아 들어갈 때까지 묘우미는 변심할 기세를 나타내지 않았다.

두 사람이 찯아 들어간 곳은 숙박 요금을 명시한 낡은 대문의 일식 여관이었다. 현관에 슬리퍼가 두 켤레 나란히 있었다. 기모노 차림의 중년 여성이 나왔다. 착실한 주부의 모습으로 나이는 사십안팎으로 보였다.

이쪽은 학생복이었다. 묘우미의 학생복과 가방이 새삼스럽게 여학생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더구나 묘우미의 학생복 깃에는 문학부 배지가 있었다.

‘잘못 들어왔구나.’

마사오가 그렇게 느끼는 순간 주인 여자는 두 사람 앞에 무릎을 끓고 마사오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기차는 아직 있습니다.”

묘우미가 앞으로 나아갔다.

“알아요. 그렇지만 묵고 싶습니다.”

도전적인 어조였다. 수줍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경박함도 없었다. 구릎을 긇은 엄숙한 표정의 중년 여인과 일 대 일로 맞서는 것이었다. 마사오는 잠간 구경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중년 여인은 마사오와 묘우미를 번갈아 보았다.

“그렇습니까? 들어오십시오.”

인사를 하고 일어섰다. 마사오와 묘우미는 구두를 벗고 올라섰다. 여자의 뒤를 따라 반질반질한 복도를 지나서 자그마한 다다미방으로 들어섰다. 역시 붉은 이불이 까려져 있고 베개 두 개가 나란히 있었다.

‘역시 한 쌍씩 묶는 여관이군’

마사오는 안심했다. 마사오와 묘우미는 방석위에 앉았다. 묘우미는 의외로 침착해 보였다.

“차를 갖고 오겠습니다.”

여인은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갔다.

“무서운 아주머니야.”

“경영자답습니다.”

곧 중년 여인은 차를 가지고 나타났다. 차를 내려놓은 다음에 장부를 내밀었다.

“기입해 주십시오.”

이어서 요금을 말했다. 마사오가 지갑을 껴내려고 하자 묘우미가 말했다.

“아니야. 낸가 낼게. 내가 제안한 일이잖아.”

마사오를 저지하며 묘우미가 요금을 지불했다.

“그러면 주무십시오. 한 밤중에 혹시 소동이 일어나도 내다보지 마십시오.”

여인은 그렇게 말하고 장부를 들고 방을 나갔다.

묘우미에겐 수줍은 기색이 전혀 없었다. 관능적인 자태도 없었다. 마치 막차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여관에 투숙한 태도였다.

“그러면.”

마사오는 말했다.

“먼저 목욕하십시오.”

묘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먼저야. 남자잖아.”

“그러면 그러죠.”

마사오는 목욕탕에 들어가 주의 깊게 몸을 닦았다.

‘설마 목욕하는 동안 달아나 버리지는 않겠지.’

그럴 염려가 없지는 않았다. 얼굴을 마주쳐도 불평할 수 없다. 심경이 변한다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때는 혼자서 느긋하게 자지 뭐. 어차피 요금은 지불 된 거고.’

마사오가 여관의 가운을 입고 방으로 돌아오자 묘우미는 책을 읽고 있었다.

“자, 들어가세요.”

그녀는 마사오를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일어서서 욕탕으로 가다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가 버리면 안 돼.”

“이불 속에 들어가 있겠습니다.”





2. 아침까지는 연인

잠시 후 목욕을 마치고 가운을 걸친 묘우미가 벗은 옷가지를 들고 나왔다. 마사오는 가운 속에 속옷을 입었으나 묘우미는 가운안에 아무것도 안 입은 것 같았다.

“들어가도 돼?”

마사오가 누운 이불 곁에 앉더니 묘우미가 말했다. 그제야 그녀 표졍에 불안한 빛이 보였다. 목소리도 떨고고 있었다.

“예.”

마사오는 이불을 젖혔다. 묘우미는 옆으로 살짝 들어와 베게를 베고 단정하게 누웠다. 양팔을 이불 위에 얌전히 모은채였다.

“정말 난 아무것도 몰라.”

마사오가 아무 말없이 묘우미에게 바싹 다가가 얼굴을 내려다보자 묘우미의 두눈은 스스 감겼다. 마사오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손을 뻗어 가운 위의 젖가슴에 살짝 얹었다. 묘우미의 몸이 순간 움찔했다. 마사오는 직감했다. 마사오는 젖가슴을 한번 지그시 누르고 나서 맞은편 겨드랑이 밑에 손을 갖다대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눈을 뜨고 나를 보세요.”

묘우미는 까만 눈동자가 드러났을 때 비로소 마사오는 그녀의 색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마사가 말했다.

“키스하고 싶어요?”

묘우미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눈을 감았다. 마사오가 살짝 입맞춤을 하자, 묘우미는 입술을 꼭 다문 채 그대로 있었다. 반응이 없었다.

마사오는 그녀의 베개 밑으로 왼팔을 넣어 어깨를 안았다.

“키스한 적도 없나요?”

“있어.”

“좀전에?”

“아냐. 좀전에는 단지 입술만 댄 것 뿐이었어.”

“그러면 언제?”

“일 년 전, 학과 다과회 때.”

“좋아한 사람?”

“응.”

“그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는데요?”

“싸우고 헤어졌어. 지금은 이제 보통 사람보다도 싫어. 자기 만족에 빠진 사람이었어. 좀전의 그 남자와 똑같아.

“그렇게 한 번뿐?”

“응.”

마사오는 다시 입술을 포갰다. 이번에는 십 초 정도 입술을 빨고는 떼었다가 다시 또 빨았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하며 점차 빠는 힘을 더하다 이윽고 혀를 이와 이 사이에 넣었다. 묘우미도 반응을 나따내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마사오는 묘우미의 가운을 젖혀 버리고 젖가슴에 손을 대었다. 그는 크지는 않았지만. 설익은 열매 같은 작은 젖 꼭지를 만졌다.

“작지?”

“이 정도면 알맞죠.”

마사오가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혀 끝에 갖다대자 묘우미는 진저리를 치며 나지막한 신음을 뱉어냈다.

“아!”

마사오는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묘우미의 가운 허리띠를 풀고 젖가슴을 드러내 놓고 양쪽 젖가슴을 손과 입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커져?”

“예.”

마침내 묘우미가 양팔로 마사오의 어깨를 껴안으며 귓볼을 간지럽혔다.

“아침까지는 연인이야.”

마사오는 묘우미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힘껏 포옹했다. 그는 서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묘우미를 보살피면서 자신도 즐기고 싶었다. 사무적이고 성급한 행위는 여자에게 허무감만 준다는 것을 그는 알고있었다. 첮 경험에서 여자가 남자의 몸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예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마사오는 그것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는 묘우미의 감정이 만족할 수 있도록 상황을 이끌어 나갔다.

대부분의 방탕아들이 처녀가 싫다고 말하는 것은 육체적인 행위보다 감정에 신경써야만 하는 귀찮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사오는 그런 과정을 즐겁게 느끼고 있었다.

“옷을 입고 있을 때보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귓볼을 만지면서 친밀한 어조로 말했다.

“……좀 건방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로고 있으니까 귀여워요. 연상이라고 생각되지도 않고.”

묘우미는 마사오의 눈을 쳐다 보았다. 갈색의 맑은 눈이었다.

“난 아니야. 내게 당신은 아직 애야. 아이 같은 귀여운 얼굴이고, 연하인 당신에게 배우다니 이상한 기분이야. 연하니까 안심이 되는 걸까? 전혀 두렵지 않아.”

“두려울 건 없습니다. 난 당신의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멈추겠어요.”

“남자인데 그럴 수 있을까?”

“물론이죠. 여자가 저항했을 때 남자가 푝력을 쓰는 것은 사실 욕망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러면 왜?”

“자존심 때문이죠. 또 그릇이 작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다시는 얼굴을 볼 수 없다, 성공하면 나중에 어떻게 되든 자기 것이 되고 또 대부분의 경우 여자가 매달린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난 매달리지 않아. 당신과는 오늘밤만이야.”

“압니다. 전 아무래도 당신처럼 고집이 센 여자와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정말 매력적입니다.”

마사오는 그 입술에 키스를 했다. 묘우미도 응했다. 키스하면서 등을 쓰다듬었다. 감자기 묘우미가 입술을 떼었다.

“싫어.”

“왜요?”

묘우미는 엉켰던 팔을 풀고 마사오의 가슴을 밀어냈다.

“당신, 날 조롱하고 있어. 좀전부터 왜 키스만 하지? 난 키스하려고 여기에 온 게 아냐.”

“…….”

“바보 취급하지 마. 연하의 남자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싶진 않아.”

그녀는 노여움에 가득 찬 눈으로 마사오를 째려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날 듯한 기세였다.

“참을성이 없군요.”

“난 성미가 급해.”

“이렇게 누운 지 십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구요. 싸움을 하면 시작할 수가 없잖아요. 자, 이로 오십시오. 천천히 시작하지요.”

“또 키스야?”

“키스하면서 분위기를 만들고 그리고 당신의 소중한 부분으로 점점 진행시켜 나아가는 겁니다.”

“분위기 따위는 필요없어. 난 체험하고 싶을 뿐이야.”

“어쨌든 이러면 싸움밖에 안돼요. 이리 오세요.”

“약올리지 마.”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난 당신의 지시대로만 움직이겠어요.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당신이 지시하십오.”

“난 아무것도 몰라.”

“그러면 여왕님, 제가 우선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습니까?”

“당연하잖아?”

묘우미는 팬티를 입고 있었다.

“이렇게 동숙할 때에 팬티를 미리 벗고 있는 여자도 있죠. 벗지 않는 여자도 있구요. 미리 벗지 않는 여자는 남자가 벗겨 주는 걸 기뻐하는 경우고, 스스로 벗고 들어오는 걸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신은 어느쪽일까 좀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죠.”

그렇게 말하면서 마사오는 묘우미의 등을 어루만지며 조금씩 아래로 손을 옮겨갔다.

“벗고 있을 걸 그랬나?”

“아니, 반대입니다. 벗기는 즐거움을 전 이제부터 음미하겠습니다.”

마사오의 손이 묘우미의 맨살을 쓰다듬고 내려가 팬티의 고무줄을 만졌다. 그 다음 손을 위로 올려 천천히 가운을 벗겼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처녀였기 때문에 환한 전등 빛 아래서 맨몸을 드러내는 건 부끄러울 것 같아 이불 속에서 그런 일들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팬티에 손을 대고 천천히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묘우미는 허리를 들지 않았다. 마사오는 상체를 일으켜 한 손으로 묘우미의 허리를 들어올리고 또 한 손으로는 팬티를 벗겨내렸다. 그 다음에는 재빨리 자기도 나체가 되었다.

“자, 다음에는 어떻게 할까요? 제 식으로 하면 시간이 너무 걸립니다.”

“전희를 해야지.”

“전희라는 말을 아십니까?”

“그 정도는 알아.”

“좋아요.”

마사오는 왼손을 베게와 머리 사이에 넣어 어깨를 껴안고 오른손을 허리로 가져갔다. 그녀의 피부는 부드러웠다. 마사오는 입술을 포개며 허리를 애무하다가 곧장 엉덩이로 손길을 옮기며 입술을 뗐다. 그리고 속삭였다.

“매끄럽군요. 기분이 좋아요.”

묘우미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마사오는 우물쭈물하면 그녀가 또다시 항의를 할지 몰라 얼른 손을 앞으로 돌렸다. 그는 손바닥을 비모 지대에 대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비모는 의외로 적고 부드러웠다.

“좀전의 그 남자 친구가 여기를 만졌어요?”

“응. 분해. 그런 녀석에게. 이제 그 일은 생각하지 마.”

그는 조금씩 손가락을 밑으로 뻗었다. 꽃삭이 자극을 받을 거라고 생각되는 부근까지 손가락을 뻗었다. 그곳은 이미 부풀어 있어다.

마사오는 손가락 두 개를 동시에 진행시겼다. 아직 손가락 끝이 골짜기 사이로 들어가진 않았다.

“이제 처녀지를 탐사해 들어갑니다.”

“아, 잠깐만 기다려.”

“예?”

“내가 자극을 받을 만한 곳에 이르면 그때마다 내게 일러줘.”

“알았어요. 그러죠. 다리에 힘을 빼십시오.”

곧 묘우미는 다리에서 힘을 뺐다. 마사오는 그 사이로 깊숙이 손을 집어넣었다. 그가 손바닥 전체를 그곳에 대자 예상했던 대로 그곳은 따뜻하게 젖어 있었다. 맞붙은 꽃잎의 바깥쪽까지 샘물이 홍건했다. 마사오는 인지를 구부려 꽃잎을 찾았다.

그곳은 아주 작았다. 곧 두 개로 나위어지고 손가락은 골짜기에 빠졌다. 그의 손가락은 꽃잎의 안쪽을 애무했다. 손가락 끝에 액체가 느껴졌으나 접착성이 별로 없는 묽은 것이었다.

묘우미는 마사오에게 달라붙은 상태였다. 마사오는 가운뎃손가락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는 것 처음입니까?”

“응.”

“스스로 이렇게 한적은?”

“그런 건 묻지 말고…….”

그녀는 거런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자존심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어때요?”

사실, 그런 상황에서 대답은 필요없었다. 이제 묘우미는 오 초 간격으로 허리를 뒤로 젖히곤 했고 호흡도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손각락 두 개를 나란히 해 그뇨의 은밀한 샘 바로 위 부근까지 조심스럽게 밀었다. 비로소 묘우미는 조그맣게 소리늘 냈다.

“아!”

“이렇게 하는 것 어때요?”

“나쁘지 않아.”

묘우미의 신음이 높아졌다. 그녀는 허리를 조그씩 떨기 시작했고 싹의 크기도 급속히 커졌다. 그 현저하고 급속한 변화는 마사오가 지금까지 겪어 왔던 여자들데겐 없었던 것이었다.

사랑의 샘은 더욱더 넘쳐흘렀다. 마사오는 두 손가락으로 싹을 비볐다. 이건 상당히 강한 자극이엇다. 과녕 묘우미는 마사오의 손목을 잡으며 허리를 뒤로 뺐다. 그러나 마사도는 멈추지 않았다.

“아, 그만.”

마사오는 동작을 중지했다. 묘우미는 크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달라붙은 채 말했다.

“당신, 경험이 많다는 걸 이제야 알겠어.”

“이제야 저를 믿는군요.”

“당신 지금 날 원해?”

“물론입니다.”

“그러면 당신의 몸, 발기되어 있어?”

“그럼요.”

“그걸 나에게?”

“그렇습니다.”

“왜 하고 싶지?”

어려운 질문이었다. 과연 문학부 소녀다웠다.

“짜릿한 기분을 맛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갖고 싶으면 통증이 옵니다. 그걸 가라앉히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좋아합니다.”

“그런 거짓말은 하지 마. 오늘밤 방금 만났을 뿐이잖아.”

추축했던 것보다 더 이론적인 여자였다.

묘우미는 어쩌면 일부러 이론을 나열해서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것인지도 몰랐다. 머리가 좋은 여자에겐 간혹 그런 경향이 있었다.

“남자는 매력적인 여자에게 반드시 반해야만 좋아한다는 감정이 생깁니다. 방금 만났어도 그렇죠. 내면은 어떨지 몰라도 우선 외모에 남자는 반합니다. 더 깊게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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