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가는 길 (단편) - 단편



- 소설 내용 中에서 -



겨우 눈을 뜨고 보니 그녀는 분명 고운 내 사랑, 다혜였다.

순간, 와락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곤 입술을 포개었다. 아주... 세게..........!!



"읔~! 읔...! 읔!"



도망치려는 비명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그녀를 더듬었다.

한참을 버둥거리던 그녀는 힘이 빠진 것인지 포기하고서

나를 받아들이고 있는듯 하였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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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 나홀로 가는 길 **



원고 마감 날짜가 다가오면서 다급해진 나머지 나는 밤샘 작업으로 원고를 쓰고 있었다.

문틈 새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이 너무 차가워 좌판 옆에 던져 저 있던 타월로 문틈을 막았다.

가끔 들리는 윙윙 바람소리에 오싹 한기를 느끼는 적막한 밤이다.



자꾸만 내려감기는 눈꺼풀...

어쩔 수 없이 커피포트에 손이 간다.

두 컵 분량의 물을 붓고 콘센트를 꽂고 스위치를 누른다.

보글보글...

금방 끓기 시작한 물에 헤즐 반 티스푼과 맥심 한 스푼을 넣어 휘휘 저어 한 모금 마신다.

삽시간에 몸은 따뜻해지고 아래로만 내려가던 눈꺼풀이 똘망똘망 되살아나고 있었다.



내가 여기를 들어 온지도 벌써 3개월이 접어들고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을주는 곳도 아니오,

내 거주할 곳을 헤매기를 닷새째 되는날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안주하게 된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방 크기는 내가 혼자 살기엔 가장 적당한 크기에, 침대하나, 장농 하나,

단 하나 유일한 내 보물단지인 컴퓨터가 언제나 나를 마주하고 있다.

잠을 잘 때는 언제나 컴과 이별의 입마춤을 하고 잔다.



그러나 내 마음은 그 무엇도 부러운 것 없었다.

48평 아파트도 버리고, 내 명의로 된 22평짜리 상가도 버리고

이렇게 도망치듯 아니, 도망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내 스스로 버리고, 간절히 그것만을 원하는 사람에게 건네주고,

난 혈혈단신 내 발과 같은 짚차에 몸을 싣고 안주할 곳을 찾지 않았던가!

더러운 게 목숨이라 호구지책은 고려되어야 하건만 난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수중에 금전 한 푼 없이 가족을 떠나 왔다.



그러나 떠나 온 그날부터...

난 어디서 하룻밤을 보내지?

허허허... 하늘을 향해 웃어보지만...

하늘조차 나의 편을 들어주기 싫어서인지 그날은 종일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었다.

곰곰 내 주변을 돌아보니 보험회사에 연금을 붓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

꽤 오래 부었으니 해약을 하면 제법 돈이 될거야 .



능숙한 솜씨로 키보드를 두드리던 아가씨는



"얼마를 대출 받으시렵니까?" 물었다.



"대출 아니고 해약을 하려구요. 해약해 주세요"



"네 손님, 하지만 해약은 손해를 많이 보게되구요 대출을 하시면..."



"아닙니다. 그냥 해약해 주세요.

내용은 다 알고 있으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테니..."



그렇게 창구 아가씨의 입을 막고서 해약을했다.

그렇게 마련한 돈으로 하루밤 잠을 청하고 다시 안주할곳을 찾아 며칠을 다녔다.

심심산골 몇집 살지않는 오지에는 낯선 사람을 꺼려하는 건지 하나같이 빈 방이 없다고 했고,

내 나름으로 시골이라 생각되는 작은 읍내로 가서 견공의 노상방뇨로 몸살을 앓는 전봇대에

너덜거리는 것... [방세노음]... 노인의 글씨인지 겨우 알아볼 정도의 글을 보고찾아 온 곳...

그곳이 내가 살아서 숨쉬는 이 방이다.



커피 한잔과 담배 한모금에 훠어이 시름은 사라지고 다시 글을 쓴다.

새 날이 밝아오고 있을무렵 휴대폰이 울린다.

누굴까? 내 휴대폰 번호를 아는사람이 없는데...

낮설지 않은 번호이다. 고추친구 영식이 녀석이다.



"야~~ 너 내 전화번호 어떻게 알았냐?"



"야 임마 어떻게 알았냐를 먼저 묻냐? 반갑지도 않냐?

너 임마 세상에 살아있는한 나를 속일순 없다. 이자식아~ 하하하~"



그렇게 나는 과거와 단절되지 못하고 연결되어 있었다.



"야! 임마 어떻게 지내냐? 밥은 제대로 챙겨 먹는 거야?"



반가움에 큰소리로 안부를 묻는 첫마디가 밥을 제대로 먹는지를 물었다.

그렇지 밥을 챙겨주는 게 당연 여자의 몫이라는 발상에서 본다면

여자도 없이 홀로 사는 남자가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을 리 없지.



"걱정 마라. 난 밥도 잘하고 반찬도 잘하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잘 먹으니..."



"그래, 그래야지. 짜슥아~! 니 같은 놈을 친구로 둔 내가 죄다 죄여. 껄껄껄 쯧쯧쯧...."



딸그락 끊어지는 전화기 속의 소리가 크게 가슴에 진동을 일으켰다.



한 컵 분량의 쌀을 씻어 밥통에 넣는다.

그리곤 가스에 불을 붙인다.

찬 통을 들여다보니 밑반찬으로 며칠 전 슈퍼에서 사온

오징어젓갈, 김치 두 가지... 된장, 참치.. 아~ 이만하면 진수성찬이지 뭐.

쓸데없이 좋은 식탁에 번지르하게 차려놨지만 숟갈이 갈 곳 없어 헤매던 예전보다 나아.. 암..



- 내게 마누라는 그런 존재였다.

- 늦게 들어오면 밥통에 밥은 깨끗이 비워져 있었고...

-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라치면 때 아니게 냄새를 피워

- 다이어트를 하는 딸아이 식욕을 자극한다고 베란다로 나가서 먹어라며 쏘아붙인다.

- 순간 먹고싶은 맘이 사라져 그대로 쓰레기로 버리고 만다.

- 팅팅 불은 라면이 쓰레기통에서 보일 때면 마누라는 또 내게 일격을 가한다.



- "먹지도 않을 거면 뭐하러 끓여서 여러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는 매일 같은 공방만 계속되는 그런 날들이 20여 년간 계속되었다.

- 가정이란 울타리가 지친 육신을 끌고 돌아오면

- 아늑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고 나 또한 그렇게 하고 싶었다.

- 마누라는 아이들까지 포섭해서...

- 조금 늦게 귀가하는 날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 소가 닭 쳐다보듯, 개가 돼지를 보듯 한 날들이 쌓여만 가고 있었다.

- 직장생활이라곤 해 본 적이 없었던 마누라는

- 퇴근 후에 일어나는 일들을 전혀 이해해 줄 생각을 못했다.

- 퇴근을 하면 바로 집으로 와야한다는 것이었다.

- 어찌 그럴 수 있는가!

- 어찌 보면 직장인의 스트레스는 퇴근 후에 풀 수도 있는 것이거늘...

- 직장에서 집에까지 오는 시간을 계산에 넣고

- 그때부터는 늦어지는 시간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랬던 생활보다야 여기에서의 내 생활은 신선이다.

조금 비약했나? 아니다. 어쩜 신선보다 나을지 몰라.

신선은 맘대로 외출도 못했을지 몰라. 난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으니...

몇 안되는 반찬이지만 그렇게 상을 차리고 뜨거운 밥을 떠서 입에 넣는다.

꿀맛이야. 하하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식사를 마치고 일회용 커피로 입 가심을 했다.

밤에 원고를 쓸 때는 일회용 커피를 사용하지 않는다.

잠을 쫓으려니, 조금이라도 부스럭거리기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을 두어 보려니, 그럴 수밖에...



원고 마감 시간이 다가왔다.

파일에다 원고를 저장하고 주소를 클릭해서 저장 파일을 열어 보내기를 했다.

스르륵 스르륵.... 원고가 가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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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은 휴식이다.

일 주일간 밤낮으로 나를 옭가매었던 시간이 풀려나

지천 명 청춘(?) 앞에 흔들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키리리릭~~ 털털터얼~!

며칠을 돌아보지 않아서일까.

시동 소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자동차도 자주 점검을 해주지 않으면 녹이 스는것 같았다.



어디로 갈까?

누구에게로 갈까?

그 순간 내 눈앞에는 그녀의 얼굴이 살포시 웃고 있었다.

눈을 감는다.

안돼.........!!

내가 지금 두 눈을 감으며, "안돼" 라고 도리질 치는 그녀... 다혜..,

보고싶어도 볼 수 없고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는 그녀가 나에게로 온 것은 3년 전...

내가 가정을 포기하고 꼭꼭 숨어들기 3개월쯤 전의 일이다.



- 모 협회의 모임 중간 중간 유달리 내 시선을 잡고 있던 그녀...

- 모임을 마친 후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 누군가가 내 차 앞에 가로 주차를 해 놓고서 기어를 채워 놓은 채...

- 앞유리에 적힌 전화번호로 아무리 눌러도 받지 않았다.

- 30분쯤 시간은 흘렀고...

-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때에 슬그머니 나타난 차주가 바로 그녀(다혜)였다.

- 내가 뱉을 말이 고울 리 없건만...

- 어찌된 영문인지 나는 그녀 앞에서 아주 온순한 양처럼 부드러운 털을 보이고 말았다.

- 연방 미안하다며 허리를 구부리는 그녀에게



- "아,, 예 괜찮습니다. 많이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죠 뭐"



- 그렇게 생각과는 틀린 말을 하고 만 것이다.

- 그녀는 죄송하다며 차 한 잔을 사겠다고 했다.

- 나는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따라 근처 찻집으로 향했다.

- 그렇게 우린 처음 만났고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고 또 그러다 만나고,

- 그녀의 아픔이 내게도 아픔으로 다가오면서 그녀의 아픔으로 나역시 밤잠을 설치기도하고

- 그렇게..난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 불행이도 난 정말 사랑을 이때까지도 잘 모르고 살았다.

- 그녀는 가정을 잘 이끌어가는 프로였다.

- 남편은 두세 달에 한 번정도 집에 들러서 생활비를 놓고 사라지긴 해도

- 한 번도 거기에 불만을 가진 적이 없다는 아주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였고

- 점차 그녀가 내게로 다가왔을 때.. 난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그녀.. 아이도 아직 어리고...

- 나의 존재로 하여금 그녀에게 아픔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방황을 했다.

- 잠 못 드는 밤이 늘어갔고 그녀의 전화를 일부러 피해보기도 하고

- 또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감성과 이성의 싸움에서 턱없이 감성이 쾌재를 부르는 날엔

- 불쑥 그녀를 향해 20-30 킬로미터의 밤길을 달리기도 했다.

- 지천 명에 찾아드는 사랑이란 서글프기 그지없고, 아무리 정당화하려해도

- 그건 불륜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 "우리 인연이 닿는다면 20년 후에 그때 다시 만나자

. 그래서 그때에도 이토록 못잊어하며 사랑한다고 확신한다면

. 그때는... 아무 제약도 없는 순수한 사랑을 하자

. 다혜!! 내 고운 님아~~ 안녕~!!"



맘으로 다지고 다지며 이별을 했다

그렇게 접은 고운 사랑이다.

오늘 문득 그리운 그녀는 가슴 저 밑에 숨겨둔 가시 같은 사랑이다.

가끔 살을 뚫고 나와 따끔거리며 찌르는 그런 가시이다.

그러나 살집이 깊으면 숨겨지리라~ 속살 아주 깊은 곳에...........!!



나는 도리질하는 마음으로 그녀를 머릿속에서 지웠고...

천천히 차를 움직여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었다.

30여 분을 나가야 넓은 차로가 나온다.

넓은 차로 옆에 선 가로수는 벌써 앙상한 뼈만 남아 볼품없는 거리가 되어버렸고

빈 들에 이따금 보이는 짚더미에서는 옛 운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저 지금 그대로의 겨울로 달려갈 뿐이었다.



도시가 보였다.

가만히 간판들을 살펴보니 남원인 것 같았다.

유달리 회간이라는 간판들이 눈에 띄는 곳이다.

[인터넷 모텔 바하마]... 휘황찬란하게 번쩍거리는 그곳에 숙소를 정하고

회관이라는 간판들이 밥집이라는 모텔 주인의 말을 따라 난 -월매회관- 이라는 곳에 들러 식사를 했다.



돌아와 잠을 청하려다 인터넷 모텔이라는 말이 떠올라 컴퓨터에 전원을 올렸다.

웬 성인 사이트가 이리도 많은지 컴퓨터를 켜고 부팅이 되기가 무섭게 뜨는 화면은 성인 사이트

-화끈한 동영상 무료가입-

씁쓰레한 미소를 짓던 예전과는 달리 오늘은 무료라는 것에 호기심 반 충동 반으로 그곳을 열었다.

쭉쭉 뻗쳐진 다리맵시가 돋보이는 아가씨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가슴을 흔들며 묘한 눈빛을 보이는 여자들..

게다가 콧소리도 빼놓을 수 없는지 감기 걸린 소리로 앞에 앉아있는 사내들을 유혹한다.

나도 사내인가? 자문해 보았다.



내 고운 그녀 다혜랑 있을 때 솟아오르던 충동을 제외하곤

수개월 동안 남자임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혼자 사는 남자들은 자위를 한다지?

아주 오래된 옛시절 그걸 해본 적이 있었다.

마누라는 언제나 잠자리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노력을 하면서 시간을 끌면 귀찮다며 빨리 끝내라며 앙탈이였고 빠르면 또 그것이 불만이였던 때,

차라리 하지말자는 생각을 하고서 몇 주일을 보냈을 때, 그때 한 번 해 본 적이 있는 행위였다.

그러나 끝난 뒤에 허무함이란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함을 느꼈기에

오늘 난 순간적으로 성인 사이트를 보며 욕망의 그것을 스스로 잠재웠다.



잠이 오지를 않아 밖으로 나왔다.

곳곳에 이도령과 춘향이를 상징하는 간판들도 보이니 과연 여기가 남원이구나 생각을 들게 하였다.

꽤나 차가운 밤 공기가 폐부 속을 파고드니 으스스한 기운이 감돌았다.

한 집 건너 또 다른 건물 곳곳에 노래방이 보이고 그 건물의 꼭대기는 여지없이 모텔이 있었다.

휘휘 둘러 보다가 깔끔하게 단장해 놓은 간판 [라밤바] 출입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 후끈하게 달아오를 정도로 난방이 덥다.



"누구 또 오실 건가요? 혼자세요?"



"혼자입니다."



"룸으로 안내할까요?"



"아니요 여기가 좋습니다"

답답한 룸은 싫어 넓은 공간에 앉았고 앞을 보니 작은 라이브 무대가 보였다.



"라이브 하는 곳인가요?"



"네. 그렇지만 시간이 되려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해요.

선생님... 기다릴 수 있죠? 그동안에 제가 말 벗 해 드릴께요.. "



이런 곳의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게 수더분한 여자...

그러나 자세히 보니 눈매엔 우수가 가득 배어있는 중년의 여자였다.



"그러세요 "



"제 이름은 주희라고 해요. 기억해주세요"



주희는 내 곁에 다가앉아서 맥주를 따르곤 자기도 따라서 가볍게 잔을 부딪치더니...



"선생님의 건강을 위하여!"를 가볍게 외치고 요술처럼 맥주잔의 거품을 지우고 있었다.



"선생님은 어디서 오셨나요? 멀리서 오신 거 같아요"



"허허 얼굴에 그렇게 쓰였나? 어떻게 알아?"



"선생님도 참... 여기 남원이 어디 넓어요?

거의 다 외지에서 관광 오신 분들이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충 알아요. 여기서 이 장사를 10년 동안 했으니까요"



"그렇구먼 허허허 "



"그런데 선생님... 너무 외로워 보이세요. 외로우세요?"



"왜?"



"모르겠어요 저 문을 들어설 때 부터 선생님한테서 고독이 느껴졌어요.

뭐랄까...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하는... 마치 어디 먼 별나라에서 오신 이방인 냄새가 났어요.

제가 잘못 봤나요?"



"허허허 허허허... 이봐 사람이란 원래가 태어나면서부터 외로운 법이야.

어머니 뱃속을 벗어나는 순간 혼자이고... 자네나 나나 다 외로운 게지... 암..."



"아니에요. 태어날 땐 혼자였지만 사람은 혼자는 살 수가 없는 법이에요. 늘 군중 속에서 살아야해요.

외로움은 저 가슴 밑바닥에 숨겨뒀다가 나중에... 아주 나중에... 정말 혼자가 되었을 때 꺼내보세요.

그땐 그 고독과 친구 할수 있을 거예요. 아직은 그럴 연세가 아니잖아요.

얼마든지 세상과 어울리세요. 호호호호..."



주희... 그런데 내 눈엔 그녀가 나보다 더 외로워보이는 밤이다.

눈매에 짙게 깔려있는 고독은 나의 것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연거푸 맥주를 마신 게 얼마나 되었을까... 취기가 온몸을 엄습한다.

나는 원래 술을하지 못한다.



"주희? 자네 외로움과 나의 외로움을 우리 함께 섞어서 이 밤 날려 보내버릴까?"



나도 모르게 취기 때문일까? 이상한 말이 뛰어 나오고 말았다.



"2차 말씀이신가요? 저희 업소는 그런 거 하는 곳이 아니예요"



"아니여. 허허허~ 2차 같은 건 나도 생각 없구먼. 지금 마음이 그런것 뿐이여..

그냥 자네랑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하며 외로움을 떨쳐버리고 싶다는 말이지.

이거 원... 내가 술이 과했나 보네. 허허허~~"



"선생님은 웃은 소리 뒤에도 고독이 흘러요.

언제나 그렇군요. 겉으론 웃지만 마치 속으론 꺼이꺼이 우는 것 같아요"



"아니! 이 사람아~ 자네가 시인인감? 어찌 시인 같은 소릴허네 그려...



"선생님은 뭐하시는 분이세요?"



" 알아맞혀 볼래?"



"음.... 법관이신가요? 아님 음... 학교 선생님?

아니... 그게 아니라 소설가 같으셔. 맞아... 글 쓰시는 분... 호호호~~"



"허허허허... 법관, 선생, 글쟁이 어느 거란 말인고? 허허허허... 허허허...."



"호호호... 호호호... 그 중에 하나는 맞지요? 그럼 다 맞힌 거나 마찬가지네요.

그 많은 직업들 중에 세 개로 압축 하였으니 저도... 이 바닥에 밥 먹을만하죠?

호호호~ 복채 받는 일이나 하면서 살아도 되겠어요? 호호호~"



라이브 무대가 차려지고 내 딸아이같은 여자아이,

스무살쯤 되어 보이는 키 작은 아이가 통기타를 들고서 의자에 앉는다.

예쁜 목소리로 소개를 하더니 내 쪽으로 보며 씽긋 웃어보이고는

익숙한 솜씨로 통기타를 치며 약간의 콧소리로 [참새와 허수아비] 노래를 한다.

내가 참 즐겨 부르던 노래다.

홀 안엔 세개의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고 손님 거의가 40대를 지난 사람들이라 그랬을까?

세대에 맞는 노래를 하는것 같았다.



나를 빤히 보면서 노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니...

어찌 저 아이가 내 속내를 보고서 노래를 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 속내를 들킨 것 같이 가슴이 쿵쿵 거렸다.

시원한 맥주를 또 들이켰다. 가슴을 식히기라도 하려는듯...

신청곡도 받는다는 주희의 말에 여자아이가 부르면 어떻게 들리는지 궁금해 하며

노래 하나를 신청했다.



- 박강성의 노래- [내일을 기다려]...



♬ 잊어야한다고 눈을 감으면 가까운 빛으로 다가오는 것을 ~

♬ 낙엽이 지기 전에 돌아서려니 벌써 눈이 내리네 ~

♬ 하지만 어쩌다 그리울 때면 지나간 날들을 사랑이라 여기고 ~

♬ 흐르는 시간 속에 나를 달래려 잊을 수는 없을까 ~

♬ 아는지 모르는지 웃음만 보이던 그대가 커피 한잔의 추억은 아닌 거야 ~

♬ 이렇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슬픈 사랑의 비밀을 간직한 채 ~

♬ 또 다시 내일을 기다려~~ 내일을 기다려~~~ ♩~ ♬



여자가 불러도 노래는 역시 좋구먼! 그렇구먼!





몇 번을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도 라이브무대의 노랫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 그래. 그렇지... 잊어야한다고 맘 먹는 일은 쉬운지 몰라"

` 하지만, 낙엽이 지기 전에 돌아서려 했지만... 돌아서기도 전에 눈이 내리지... 그렇지..."



라이브 가수의 발그레한 볼을 그려 보다 문득 딸아이가 보고 싶었다.

주희의 소박한 웃음을 보며 내 곱던 다혜... 그녀의 웃음소리가 그리웠다.

취기는 도를 지나쳐 구역질을 하였다.

화장실을 겨우 가서는 꽥~꽥~~ 토하고서 겨우 나왔을까...



그리곤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잤을까... 내실의 전화가 울렸다.

한참을 울리고서 듣긴 했는데 도저히 손이 닿지가 않았었다.



꿈결처럼. 시간은 흐르고... 또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는 시간에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 같았다.

겨우 눈을 뜨고 보니 그녀는 분명 고운 내 사랑, 다혜였다.

순간, 와락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곤 입술을 포개었다. 아주... 세게..........!!



"읔~! 읔...! 읔!"

도망치려는 비명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그녀를 더듬었다.

한참을 버둥거리던 그녀는 힘이 빠진 것인지 포기하고서 나를 받아들이고 있는듯 하였다.

그녀의 옷을 우왁스럽게 다 벗겨 버리고 미친듯이 애무를 하기 시작했다.



풍만한 유방을 두 손 가득 움켜쥐고 젖꼭지를 비틀어 대자

그녀가 전율을 하며 입으로 신음을 토해내었다.

나는 천천히 페니스에 애액을 묻혀가며 삽입을 시도했다.

이내 엉덩이에 힘을주며 삽입을 하자 질의 수많은 지렁이가 귀두를 희롱하며

수많은 혓바닥으로 페니스를 조금씩 물어 당길뿐 무리한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아랫입술을 힘껏 빨며 한손으로 젖꼭지를 조금 세게 비틀었다.

그러자 그녀는 신음소리를 내며 질의 입구를 조금 더 넓혀 주었다.

내가 엉덩이에 더 힘껏 힘을주자 페니스는 미끈덩하며 질속으로 다 빨려 들어갔다.



그러자 그녀가 더 적극적으로 두다리를 쭉 뻗었다가 내 허리를 휘감더니

그녀의 질구가 힘껏 내 페니스를 조여가면서 요리하기 시작했다.

마치 혓바닥같은 지느러미가 귀두를 세게 핥아대기 시작하고

질 자체가 얽히고 설키며 수축작용을 하면고...

그 리듬과 율동으로 페니스를 감싸기도 하면서

페니스와 귀두를 살짝 밀어 내었다가 이내 꽉 무는듯 하더니

다시 살짝 물고 또 조금씩 안으로 물어 당기며... 그리고... 또...

나는 구름을 타고 둥실둥실 날아가는 기분에 빠져 들면서...

마치 내 몸이 하늘을 날으는 듯한 무아지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펌프질 속도를 높여 가면서...10분...20분...30분...

결국 나는 얼이 빠진 사람처럼 그 질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황홀감에 휩싸인 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긴 시간의 무아지경에 빠져 황홀경속에서 사정을 하게 되었다.



그녀를 향해 힘껏 밀어붙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우주를 밀어내듯 한 강한 힘을 쏟아붓고는... 나는 또다시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얼마나 잤을까.

희미한 기억의 의식 속에서 눈을 뜨고...

옆에 누군가 있는듯하여 돌아보니...

왠여자의 허연 다리가 홋 이불 넘으로 살포시 보였다.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누... 누구요?"



"..........."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서야 간밤의 상황이 머리를 스쳐갔다.

"아~~~~~ 이 일을...!!"

[라밤바]... 주희였다...

주희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리고



"간밤의 일을 기억 못하시는군요 참... 남자들이란..."



"아니오 기억이 나...요, 수... 술이 많이 취했었나보네.

그런데 어찌된 거지? 여길 어떻게 온거냐구...?"



주희 말은 이랬다.

[라밤바]에서 나올 적에 지갑을 빠뜨리고 나와버린 거다.

영업을 마치고 탁자를 정리하다 내 지갑을 본거고...

내 숙소를 알아차린 것은 그 주변의 숙박업소는 죄다 알고 있으니

가까운 곳 부터 찾아보다가 한 곳에선 찾지 못했고 두 번 째 이 곳에 와 본 거라고했다.

새벽에 모텔 후론트에서 주인에게 대충의 이미지를 말하니 호실을 말해주며 맞을 것 같다고 했단다.

후론트에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자 왠지 섬뜩한 생각이 들었었다고...

그래서 방 키를 얻어서 올라왔는데 방문은 잠기지 않았었고 그냥 있었기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들어와서 흔들어 깨운 것이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덮치는 남자를 이길 수가 없었다고...

주희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 듯하였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난 꿈속에서 다혜를 보았고 한 번도 안아보지 않았던 그녀를 으스러지게 안아 보았고,

`사랑해! 사랑해!"를 술의 힘을 빌어 수없이 퍼 부었던 것이다.

그녀가 그녀가 아니였다는 것은 술이 깬 지금에야 알아차린 것이다.

어쩌나... 왜 주희가 그녀로 보였을까?

어슬픈 침묵이 한참 동안 흐르고...주희 역시 말이 없이 가만히 천정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목덜미가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울고 있구나... 어쩌지..."



"저 갈께요. "주희는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나중에 내가 갈테니 가 있어"

왠지 이대로 끝을 낼 수없을 것 같았기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

주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출입문 을 열고 사라졌다.



나는 남원을 떠날 수가 없었다. 가야하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둔 건 아니지만 아침을 먹고나면 또 어디론가로 떠나가서

떠난 계절의 배설물을 뒤져서 은둔하며 숨쉬는 싱싱한 언어들을 송두리 째 보쌈하려던 것이였는데...

남원에서 내 스스로 한쪽 날개를 찢어버리고는 두 번째 밤을 맞아야했다.



여기저기 네온들이 반짝거리고...

포장마차에서 빠져나오는 청년의 입김에서 벌써 단내가 느껴지는 즈음,

내 발길은 [라밤바]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라밤바]는 불이 꺼져있고, *금일휴업*이라는 빨간 글씨가 출입문에 붙어 있었다.

나는 출입문에서 멍청히 빨간글을 보고 있었다.



담배를 몇 개나 태우면서 속이 탔다. 까맣게...

지나가는 사람들은 뭐가 흥겨운지 연방 웃으며 떠들었고...

나는 주희 말대로 낯선 이방인처럼 그들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는 것처럼

절로 흥겨운 이들을 그저 바라볼 뿐이다.



얼마나 서 있었을까?

담배가 떨어져 길 건너 24시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건너갔을 때였다.

빨간 승용차 한 대가 [라밤바] 앞에 멈춰서는 것이 눈이 들어왔다.

빨간 승용차는 한 참을 그 자리에 서 있더니 운전석에서 주희가 내렸다.

비틀비틀.. 저렇게 술이 취해서 운전을 했단 말인가!

주희는 겨우 몸을 가누는 듯하며 핸드백에서 열쇠를 꺼내 라밤바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길 건너에서 나는 또 한 대의 담배를 물고 지켜보다가 라밤바로 들어갔다.

홀 안엔 불도 켜지지 않았고 깜깜해서 뭐가뭔지 분간이 어려워

출입문 안에서 눈동자를 굴리며 움직이는 물체만 찾고있었다.



"오늘... 여~엉어블~ 안하는 디용~"

어디서인지도 모르게 고주망테가 된 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희! 나여~ 하상태... 그래, 상태라구..."



"상태?.. 그런사람 여그 종어븐 아니여유..."



요즘말로 완전히 맛이 갔다.

그제서야 어렴푸시 눈에 띠는 물체가 있었다.

라이브 무대 사이드 쪽에 아주 작은 문 하나가 있었고,

그 문이 반 쯤 열린상태에서 주희는 그자리에 주저앉은 채로 밖을 보며 말을 하고있는 것이다.

난 그쪽을향해 걸어 들어갔다.



"나라구.. 나를 몰라 주희야, 어제밤에.. 아니, 새벽에..

저..오늘 새벽 바하마..."



"아~~~ 하선생님? 그렇군요"



좀전보다 확 달리진 주희의 목소리다.

주정뱅이 목소리가 아니라 거의 보통 목소리에 가깝다는 생각을했다.



"왜~엔 일루... ?"



"..................."



"그냥 가시지 그랬어요? 안오실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술을 마신거야? 또 영업은 왜 안허고... 무슨 일 있었던 거야?"



"호호호호... 하선생님! 우리 아무사이 아니잖아요?

제 일에 상관마세요. 그리고.. 낭패 보시기 전에 얼른 가세요...

빨리 나가시는 게 좋아요."



문을 닫아 버린다.

금새 문이 다시 열리더니...



"선생님! 저 돈이 필요해요. 거금 천 만원요...

그걸 주실 수 없으시면 그냥 가세요. 제게 천 만원을 주시다면... 하선생님 원하는거 뭐든해요.

더 이상은 아니예요. 천 만원요! 수표로 한장이면 되죠!... 그거면 전 다시 살 수 있으니까요"



"................."



이럴때 심정은 뭐라 표현을 하나...



바하마로 돌아온 시간은 자정을 넘고 있었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주희의 애원이 섞인 목소리를 뒤로하고 그냥 도망치듯 돌아온 것이다.

천 만원? 그거면 다시 살수 있다?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

왜 더 물어보지 못했을까?

바보마냥 왜 뒷걸음질 쳐 도망쳤을까?

왜 나는 주희에게 매달리는 거지?

날이 새면 떠나자.

없었던 일로 하고 떠나야지.



늦잠을 잤다.

천천히 일어나 샤워를 하고 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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