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탐정의 비애 - 2부
2019.01.08 07:00
2. 미소녀의 방과후 활동
레인보우 브리지를 검정색의 RX-8이 과속으로 달리고 있었다. 1,300cc의 로터리 엔진을 리미트까지 돌리며 250마력의 최대출력을 극한까지 내면서, 스카이라인이나 크라운 같은 일반의 세단들을 추월하며 전속으로 달려갔다.
RX-8은 도쿄 만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호 따위는 완전히 무시한채로 차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며 도로를 휘젓고 다녔다. 앞에 차가 있으면 반대 차선으로 틀어서 달렸다. 충돌 직전에 피한 것이 몇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RX-8은 천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미 열려있는 철문 안으로 소리를 줄여 들어가서, 구석의 폐공장 근처에서 멈췄다. 문이 열리자 매끈하게 뻗은, 힐을 신은 다리가 땅에 닿았다. 운전자는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문을 닫았다. 바로 사카모토 유리였다.
사카모토는 차 뒤에 숨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라인을 엄폐물 삼아 공장에 가까이 다가갔다.
"지붕에 난간이 있다는 건, 지붕에서 내부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겠지. 지붕으로 올라갈 방법은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던 사카모토의 눈이 건너편 건물에 멎었다.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사카모토는 건너편 건물의 벽에 붙어 천천히 가다가 스커트 밑으로 손을 넣어 더듬었다. 글록 26. 본래 수사관에게 지급되는 것은 뉴 남부 리볼버이지만 끔찍한 명중률 탓에 사카모토는 개인적으로 글록을 구해 쓰고 있었다. 그 편이 숨기기도 쉬웠다.
사카모토는 글록을 단단히 잡았다. 살짝 열린 문의 옆에 서서 잠깐 숨을 고르고 바로 몸을 돌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총을 겨눈 채로 한 발짝씩 걸음을 옮겼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공장이 폐쇄된지 꽤나 오래된 듯, 내부의 골조에는 녹이 슬어있었고, 유리는 거의 깨져 있었다. 도심에서 멀다는 점만 제외하면 비행청소년들이 모이기에는 완벽한 장소인 것이다.
건물의 한 쪽에 계단이 있었다. 사카모토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통통하면서 건물 안을 울렸다. 긴 복도를 지나니 문이 보였다.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문을 열고 나가자 건물의 지붕이었다.
"뭐야...?"
사카모토는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문이 있어 나갈 수 있는데 난간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사카모토가 있는 건물은 짓다가 만듯 했다.
사카모토는 지붕 위로 올라갔다. 공장 주제에 골조 지붕에 유리를 입힌 형태라니, 도저히 그녀로서도 감이 잡히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유리를 마음대로 밟을 수도 없었다. 무슨 유리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만약 깨진다면 최소 골절이었다. 그런 모험을 할수는 없었다. 사카모토는 균형을 잡으며 지붕의 꼭대기에 올라가 건너편 건물을 살펴보았다.
건너편 건물은 다행히도 슬라브 식이어서 뛰어든다고 해도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만 문제는 소리. 사카모토가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 들킨다면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됨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그녀 자신이 붙잡힐 위험도 있었다.
사카모토는 거리를 가늠해보았다. 뛴다고 하면 닿기는 할 것 같은 거리였다. 다시 건물을 살펴보았다. 건물의 한 부분에 사카모토의 시선이 멎었다.
사카모토는 살짝 뒤로 물러나 지붕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터 앉았다. 타이를 풀어 손목에 묶은 다음 반대쪽에 크레인 용의 쇠고리를 매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건너편 건물까지 이어진 전깃줄에 걸었다. 다시 아슬아슬하게 일어서서 고리를 잡고 당겨보았다.
사카모토는 그대로 뛰어내렸다. 스스스슥하면서 고리가 전깃줄에 쓸리는 소리가 들렸다. 꽤나 빠른 속도였다. 이대로라면 곧 건너편 건물에 닿는다. 그러나, 전깃줄은 공장 안으로 이어져있었다. 잘못하면 벽에 부딪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카모토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다음 행동을 개시했다. 쇠고리를 놓고 4m 위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바로 옆의 파이프 위로 사카모토는 착지했다. 그 정도라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들릴 것도 같았다. 물론 지금 사카모토가 있는 곳에서 그녀의 목표까지는 약 5m 정도 거리가 있다. 그런데다 그 사이는 유리가 깨졌을 뿐인 벽이 막고 있다. 어떻게 하려는 걸까.
사카모토가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리저리 더듬던 손이 마침내 무언가 꺼냈다.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블루투스 헤드셋. 하지만 사카모토는 전자공학을 부전공으로 수료했다. 당연히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일리가 없다. 사카모토의 실력으로 소리 증폭과 녹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추가한 특수 헤드셋인 것이다.
다만.
"...제대로 작동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삣. 하는 소리를 내며 헤드셋에서 지지직거리는 노이즈가 흘러나왔다. 사카모토가 스마트폰으로 몇번 조작을 하자 그제서야 깨끗한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나. 너희들은 학생이니 감시는 조금 덜하겠지."
"그거야 그쪽에서 알아서 할 문제아니야? 우리는 단지 팔아 넘기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녀가 수사하는 서클의 리더였다.
"이야~ 요즘 들어서는 헤로인이나 그런 것들 말고도 "아쿠아 블루"가 무지하게 잘 팔린다구. 그거나 좀더 갖다줘. 아니, 차라리 일본 어딘가에 공장을 지어 숨겨놓으면 안되나?"
"좋은 생각이다. 이미 추진 중에 있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것이 왜일것 같나?"
"설마, 여기서 생산을 할 생각이야?"
"음. 우리가 가진 다이요 물산이라는 유령회사를 통해 이미 이곳을 사들였지. 이미 개조중에 있다. 완공이 되면 바로 생산에 돌입할 거야."
유리 너머로 흐릿하게 올백머리를 한 남자와 리더의 모습이 보였다. 사카모토는 다시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무언가 꺼냈다. 얼핏 보기에는 카메라 렌즈만 달랑 있는 모양새였다. 한 쪽에 있는 스위치를 켜자 스마트폰에서 삐릿하는 소리가 나며 카메라를 켠 것처럼 유리 너머의 모습이 보였다.
지지징- 하며 렌즈가 오토 줌을 시작했다. 화면 속에 금속 테의 안경을 쓰고 흰색의 올백머리를 한 스타일리쉬한 남자와, 양키의 표본이라고 할만한 리더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카모토는 그 모습을 스마트폰을 눌러 그녀의 개인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했다. 그 사진들은 곧 경시청에 있는 그녀의 컴퓨터에 다시 저장될 것이다.
"자. 그러면 이제 가자고. 오래있다가는 들킬 수도 있어. 요즘들어 경시청 쪽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는군. 들리는 말로는 아드리나 학원 쪽에 수사관 하나를 잠입시켰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건 바보같은 짓이겠지."
"전학 온 녀석이 있긴 한데, 아닐 것 같아. 아, 근데 그 년 존나게 이쁘단 말이지, 수사관이고 아니고를 떠나 한 번 따먹고 싶은 몸이긴 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하고 중얼거리며 사카모토는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와 멀리 주차된 RX-8을 향해 달려갔다.
멈칫. 사카모토가 급하게 파이프라인의 사이로 몸을 숨겼다. 아까는 없었던, 시나가와 번호판의 푸가가 서있었다. 그것도 사카모토의 RX-8 바로 뒤에.
"들켜버린 건가?!"
사카모토는 당황한 듯 손톱을 깨물었다. 그녀도 모르게 글록을 부서질듯이 세게 잡았다.
"침착하자. 생각을 해보자. 방법이 있을 거야."
사카모토는 파이프에 기댄 채로 푸가의 쪽을 보았다. 그러나 틴팅이 짙게 되어있어 안에 사람이 있는지를 보는 것은 어려웠다. 시나가와로 되어있는 번호판도 그것이 진짜인지 어쩐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우선 사카모토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차를 버리고 도망간다. 아냐, 차 안에는 소유자가 나라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정보가 널려있어. 그리고 도쿄 만에서 경시청까지 걸어갈 수는 없겠지. 페리카도 돈도 전부 차에 있으니."
"두 번째, 전면전. 이건 더 아냐. 지금 당장은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부상을 입을 수도 있어. 저 남자나 차 안에 있을 사람이 어떻게 무장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데다 더 조사해서 녀석들의 상부까지 한번에 잡아들여야 해."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 방법이 있는 거지?"
생각 끝에 사카모토가 내린 결론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이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사람이 없는 RX-8이 갑자기 레드 존인 9,000rpm까지 치솟으며 르네시스 엔진 특유의 배기음을 내뿜으며 전력으로 발진했다. 급발진인가? 그랬다. ECU 계통을 무선으로 조작하여 액셀러레이터가 밟아졌을 때와 동일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때를 같이해 운전석 문이 열리고 사카모토가 안으로 뛰어들었다.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안 맞았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다만 핸들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그 직후 사카모토는 자세를 고치고 다시 무선으로 운전석 문을 닫았다.
끼기기기긱!!! 타이어의 마찰음과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RX-8은 180도로 턴해 아까 들어온 철문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늦었던 듯 푸가 두 대가 문을 가로막고있었다.
웅웅웅웅웅웅- 파킹 브레이크를 내린 상태로 계속해서 공회전했다. 그랬다간 곧 엔진을 리빌트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사카모토는 한숨을 내쉬고 스마트폰의 컨트롤을 완전히 꺼버렸다.
한편 푸가의 옆에는 아까의 남자와 리더. 그리고 머리가 벗겨진 남자가 하나 더 서있었다.
"아마 수사관인 것 같은데, 우리 이야기를 전부 들은 것 같군."
"그냥 보내줄 거야?"
남자는 푸가의 앞으로 나섰다.
"저 사람도 우리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할텐데 치어서 죽이지는 않겠지."
사카모토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짜증이 나는 듯 스마트폰을 아무렇게나 뒷좌석으로 내던지고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성가시게 하지 말란 말이야-!!!"
그와 동시에 RX-8이 전속으로 발진했다. 여유롭게 푸가의 앞에 서있던 남자는 그런 RX-8을 보고만 있었다.
"어, 어이! 저 녀석 전력이다! 피해!"
"괜찮아. 저 녀석이 제정신이라면 날 죽이지는 않는다고."
그러나 RX-8은 바로 10m 앞까지 다가왔다. 절대로 감속할 수 없는 거리. 감속한다해도 굉장한 속력으로 부딪힐 것이고 그랬다간 바로 사망일 것이다.
"칫!"
남자는 바로 옆으로 몸을 굴려 피했다. RX-8이 바로 방금 전까지 남자가 있던 자리를 치고 지나가면서 푸가 두 대가 찌그러지며 뒤로 밀려나갔다. 몸을 일으켰을 때는 이미 RX-8은 철문 밖으로 사라진 뒤였다.
사카모토는 큭. 하고 웃는 건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RX-8의 속도를 낮추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사카모토의 RX-8에 집중되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차 안은 처참했다. 핸들 가운데가 터져 에어백이 찌그러져 있었고 유리에 금이 잔뜩 간채였다. 밖에서 봤다면 완전히 우그러진 범퍼와 보닛에 저것이 굴러갈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일반차였다면 무리였겠지만 르네시스 엔진은 차 안쪽 깊숙히에 자리잡고 있다. 리빌트라면 몰라도 충격에 엔진이 부서지지는 않는 정도였다.
"잠깐."
사카모토는 차를 길가에 세웠다. 안 그래도 잔뜩 부서진, 그것도 RX-8에 시선에 쏠려있던 남자들은 그 주인이 누구일지 궁금해하며 걸음을 멈춰었다. 안타깝다는 시선을 보내는 쪽이 있는가 하면 겉으로 보기에도 분노에 불타는 쪽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곧 RX-8에서 내린 사카모토에 시선을 집중하게되었다.
전면부만 제외한다면 마치 새 차처럼 빛나는 검정색의 외관과 섹시하게 대비되는 사카모토의 적포도주색의 이국적인 롱 헤어, 몸매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검정색의 블라우스와 스커트, 옷차림과 차체에 완벽히 대비되는 흰 피부.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시선들을 무시한 채 사카모토는 잔뜩 찌그러진 RX-8의 앞으로 갔다. 그녀가 보기에도 눈살을 찌푸릴 만큼 완전히 박살이 나있었다. 라이트 한쪽은 이미 없어졌고 다른쪽 라이트도 겨우 매달려있었다. 그렇지만 번호판만큼은 찌그러지긴 했지만 확실히 달려있었다. 그것을 확인하자 사카모토는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그렇게 되었으니 도쿄 전역을 뒤져서라도 오늘 안에 정비를 마칠 수 있는 정비소를 찾아. 나는 지금부터 샤워할 거니까 말 시키지 말고."
쿵! "샤워실"이라고 쓰인 문이 거세게 닫혔다. 뒤에 남겨진 키사라기 경부는 "저는 사카모토상의 비서가 아니라구요!" 라고 외쳤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 게다가 방금 전에도 경시청 기동대를 위한 샤워실을 사카모토가 쓰겠다고 하는 것을 말렸지만 확실하게 무시당한 참이었다.
키사라기의 외침을 뒤로 하고 사카모토는 샤워기 앞에 서서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었다. 옷을 몸에 걸친 채로 스커트의 지퍼를 내렸다. 특이하게도 지퍼가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쳐진 모양새였다.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모두 벗은 사카모토는 단지 속옷만을 입고 있었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검정색의 브래지어와 팬티였지만, 브래지어의 치수가 적어도 두 치수는 모자란 탓에 가슴이 반은 밖으로 나와있었다. 사카모토는 무릎 위에 매달아 놓은 홀스터를 풀고 브래지어를 벗었다. 여전히, 탱탱함을 자랑하는 F컵의 가슴이 튀어나왔다. 크기도 크지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예쁜 모양이었다. 과연 미유(美乳)라 할만 했다.
몸을 굽히며 팬티를 쥐고 끌어내렸다. 어느새 팬티가 무릎 근처까지 왔다 싶더니 금새 발목 위에 걸려있었다. 탄력있는 엉덩이와 바기나에 난 털이 그대로 보였다. 아직 경험이 없는 바기나는 핑크빛이었고 무성할 정도는 아니지만 보기 좋게 난 털이 좋은 조화를 이뤘다.
사카모토는 벗은 옷들을 가지런히 해서 샤워기에서 약간 떨어진 바닥에 내려놓고 샤워기의 레버를 올렸다. 적포도주색의 머리카락이 젖어 흰색의 피부 위에 달라붙었다. 흰 피부위로 물방울이 도로로록 굴러 흐르는 것이 왠지 모를 에로함을 풍겼다.
남자들이 쓰는 샤워실이다 보니 샴푸나 보디샤워 같은 샤워용의 용품들이 없는 것은 아쉬웠지만 샤워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했다. 그것을 알지만 사카모토는 살짝 신경질적으로 비누를 집어 머리에 문질렀다. 어느새 그녀의 몸이 완전히 젖어있었다.
사카모토는 눈을 감고 물줄기를 맞으며 그날의 수사 결과에 대해 생각했다. 후우~ 하고 긴장이 풀린 듯 한숨을 내쉬었다.
"위치추적기를 회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니까 상관없겠지. 성과는 다이요 물산과 그 세단의 번호판 정도일까. 하지만 번호판은 위조할 수도 있는 거니까 예외로 두고, 그 다이요 물산이라는 곳도 유령 회사. 즉, 등록은 되어 있어도 그것이 실제의 위치일지, 대표자가 실제로 서류상의 인물일지 알 수 없어. 젠-장- 이래서야 오늘 나는 뭘 한거지? 잘못했으면 정체를 들킬 뻔한 것치고는 얻어낸 것이 제로에 가깝잖아! 도대체 뭘한 거야! 난 오늘 도대체 뭘한 거냐구!!!!!!"
마지막에는 분함을 참지 못하고 사카모토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한편 키사라기 경부는 탈의실 안에 남아있다가 사카모토의 요청을 위해 툴툴거리며 다시 그녀의 자리로 올라갔다. 잠깐이면 되니까, 그 동안 별 일이야 있겠어? 하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때를 같이해 경시청 주차장에 25인승의 버스가 멈춰섰다.
사카모토는 어느새 머리를 모두 감고 몸에 비누를 문지르기 시작한 참이었다. 거품이 나지는 않아도 그런대로 몸을 깨끗히 할 만한 물건이기는 했다. 비누를 문지른 사카모토의 몸은 미끌미끌하게 빛이 났다.
"기동대에는 남자 뿐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냐. 부장한테 건의를 해볼까."
사카모토는 비누를 묻힌 몸을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가슴을 받치고 밑부분을 문질렀다. 곧 여름인데, 여름이면 언제나 땀이 차서 곤란한 곳이었기 때문에 더 깨끗이했다.
"?"
탈의실 쪽에서 뭔가 말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원래라면 키사라기가 지키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들어올 일이 없었지만 키사라기 경부는 사카모토의 RX-8을 그날 안에 수리할 곳을 찾기 위해 그녀의 자리로 간 뒤였다. 시켜놓고도 잊어버린 사카모토는 "키사라기가 전화라도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사카모토의 손이 다리 사이로 향했다. 다른 의도는 없이, 그저 몸을 깨끗하게 하자는 의도였다. 그래도 바기나에 끼얹는 물이 시원했다.
바로 그 때였다.
"아~ 힘들다, 힘들어."
건장한 남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모두 전라인 상태였다. 경시청 기동대의 대원들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에.........."
사카모토의 손이 멈췄다. 남자들의 샤워실에서 오나니를 하는 야한 여자로 오해받기에 정확하게 좋은 모습이었다. 사카모토의 모습을 본 남자가 당황하면서도 페니스가 발기하는 것이 사카모토에게도 보였다. 하기야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페니스가 서지 않는다면 그건 뭔가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사카모토의 얼굴이 붉어지며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손으로는 몸을 가렸다.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완전히 보여지는 것보다 더 에로해보였다. 거기에 붉은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젖은 어깨와 가슴에 들러붙었으니 그 에로함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대원들의 얼굴도 살짝 붉어지며 거기에 호응하듯 페니스가 꼿꼿하게 섰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대원들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함성이 샤워실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 사카모토의 수사 부분, 뭔가 이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음... 액션은 처음이라서. 그리고 RX-8이 유독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드림카라서 그렇습니다. 네. 그리고 렌즈만 있는 카메라, 아실 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 특정 회사 좋아합니다. 힌트는 닉네임입니다. H한 부분, 적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지만 아마 5부 내에는 완전한 능욕으로 들어갈지도요. 사카모토라는 여자, 상당히 제멋대로이고 차가운 인물입니다. 이 제멋대로인 여자를 어떻게 하면 육노예로 만들 수 있을지. 크으, 고민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번역물 아닙니다. 하드하게 갈 겁니다. 아이디어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잡설이 "꽤나" 많았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레인보우 브리지를 검정색의 RX-8이 과속으로 달리고 있었다. 1,300cc의 로터리 엔진을 리미트까지 돌리며 250마력의 최대출력을 극한까지 내면서, 스카이라인이나 크라운 같은 일반의 세단들을 추월하며 전속으로 달려갔다.
RX-8은 도쿄 만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호 따위는 완전히 무시한채로 차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며 도로를 휘젓고 다녔다. 앞에 차가 있으면 반대 차선으로 틀어서 달렸다. 충돌 직전에 피한 것이 몇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RX-8은 천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미 열려있는 철문 안으로 소리를 줄여 들어가서, 구석의 폐공장 근처에서 멈췄다. 문이 열리자 매끈하게 뻗은, 힐을 신은 다리가 땅에 닿았다. 운전자는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문을 닫았다. 바로 사카모토 유리였다.
사카모토는 차 뒤에 숨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라인을 엄폐물 삼아 공장에 가까이 다가갔다.
"지붕에 난간이 있다는 건, 지붕에서 내부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겠지. 지붕으로 올라갈 방법은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던 사카모토의 눈이 건너편 건물에 멎었다.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사카모토는 건너편 건물의 벽에 붙어 천천히 가다가 스커트 밑으로 손을 넣어 더듬었다. 글록 26. 본래 수사관에게 지급되는 것은 뉴 남부 리볼버이지만 끔찍한 명중률 탓에 사카모토는 개인적으로 글록을 구해 쓰고 있었다. 그 편이 숨기기도 쉬웠다.
사카모토는 글록을 단단히 잡았다. 살짝 열린 문의 옆에 서서 잠깐 숨을 고르고 바로 몸을 돌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총을 겨눈 채로 한 발짝씩 걸음을 옮겼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공장이 폐쇄된지 꽤나 오래된 듯, 내부의 골조에는 녹이 슬어있었고, 유리는 거의 깨져 있었다. 도심에서 멀다는 점만 제외하면 비행청소년들이 모이기에는 완벽한 장소인 것이다.
건물의 한 쪽에 계단이 있었다. 사카모토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통통하면서 건물 안을 울렸다. 긴 복도를 지나니 문이 보였다.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문을 열고 나가자 건물의 지붕이었다.
"뭐야...?"
사카모토는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문이 있어 나갈 수 있는데 난간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사카모토가 있는 건물은 짓다가 만듯 했다.
사카모토는 지붕 위로 올라갔다. 공장 주제에 골조 지붕에 유리를 입힌 형태라니, 도저히 그녀로서도 감이 잡히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유리를 마음대로 밟을 수도 없었다. 무슨 유리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만약 깨진다면 최소 골절이었다. 그런 모험을 할수는 없었다. 사카모토는 균형을 잡으며 지붕의 꼭대기에 올라가 건너편 건물을 살펴보았다.
건너편 건물은 다행히도 슬라브 식이어서 뛰어든다고 해도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만 문제는 소리. 사카모토가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 들킨다면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됨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그녀 자신이 붙잡힐 위험도 있었다.
사카모토는 거리를 가늠해보았다. 뛴다고 하면 닿기는 할 것 같은 거리였다. 다시 건물을 살펴보았다. 건물의 한 부분에 사카모토의 시선이 멎었다.
사카모토는 살짝 뒤로 물러나 지붕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터 앉았다. 타이를 풀어 손목에 묶은 다음 반대쪽에 크레인 용의 쇠고리를 매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건너편 건물까지 이어진 전깃줄에 걸었다. 다시 아슬아슬하게 일어서서 고리를 잡고 당겨보았다.
사카모토는 그대로 뛰어내렸다. 스스스슥하면서 고리가 전깃줄에 쓸리는 소리가 들렸다. 꽤나 빠른 속도였다. 이대로라면 곧 건너편 건물에 닿는다. 그러나, 전깃줄은 공장 안으로 이어져있었다. 잘못하면 벽에 부딪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카모토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다음 행동을 개시했다. 쇠고리를 놓고 4m 위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바로 옆의 파이프 위로 사카모토는 착지했다. 그 정도라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들릴 것도 같았다. 물론 지금 사카모토가 있는 곳에서 그녀의 목표까지는 약 5m 정도 거리가 있다. 그런데다 그 사이는 유리가 깨졌을 뿐인 벽이 막고 있다. 어떻게 하려는 걸까.
사카모토가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리저리 더듬던 손이 마침내 무언가 꺼냈다.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블루투스 헤드셋. 하지만 사카모토는 전자공학을 부전공으로 수료했다. 당연히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일리가 없다. 사카모토의 실력으로 소리 증폭과 녹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추가한 특수 헤드셋인 것이다.
다만.
"...제대로 작동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삣. 하는 소리를 내며 헤드셋에서 지지직거리는 노이즈가 흘러나왔다. 사카모토가 스마트폰으로 몇번 조작을 하자 그제서야 깨끗한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나. 너희들은 학생이니 감시는 조금 덜하겠지."
"그거야 그쪽에서 알아서 할 문제아니야? 우리는 단지 팔아 넘기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녀가 수사하는 서클의 리더였다.
"이야~ 요즘 들어서는 헤로인이나 그런 것들 말고도 "아쿠아 블루"가 무지하게 잘 팔린다구. 그거나 좀더 갖다줘. 아니, 차라리 일본 어딘가에 공장을 지어 숨겨놓으면 안되나?"
"좋은 생각이다. 이미 추진 중에 있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것이 왜일것 같나?"
"설마, 여기서 생산을 할 생각이야?"
"음. 우리가 가진 다이요 물산이라는 유령회사를 통해 이미 이곳을 사들였지. 이미 개조중에 있다. 완공이 되면 바로 생산에 돌입할 거야."
유리 너머로 흐릿하게 올백머리를 한 남자와 리더의 모습이 보였다. 사카모토는 다시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무언가 꺼냈다. 얼핏 보기에는 카메라 렌즈만 달랑 있는 모양새였다. 한 쪽에 있는 스위치를 켜자 스마트폰에서 삐릿하는 소리가 나며 카메라를 켠 것처럼 유리 너머의 모습이 보였다.
지지징- 하며 렌즈가 오토 줌을 시작했다. 화면 속에 금속 테의 안경을 쓰고 흰색의 올백머리를 한 스타일리쉬한 남자와, 양키의 표본이라고 할만한 리더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카모토는 그 모습을 스마트폰을 눌러 그녀의 개인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했다. 그 사진들은 곧 경시청에 있는 그녀의 컴퓨터에 다시 저장될 것이다.
"자. 그러면 이제 가자고. 오래있다가는 들킬 수도 있어. 요즘들어 경시청 쪽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는군. 들리는 말로는 아드리나 학원 쪽에 수사관 하나를 잠입시켰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건 바보같은 짓이겠지."
"전학 온 녀석이 있긴 한데, 아닐 것 같아. 아, 근데 그 년 존나게 이쁘단 말이지, 수사관이고 아니고를 떠나 한 번 따먹고 싶은 몸이긴 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하고 중얼거리며 사카모토는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와 멀리 주차된 RX-8을 향해 달려갔다.
멈칫. 사카모토가 급하게 파이프라인의 사이로 몸을 숨겼다. 아까는 없었던, 시나가와 번호판의 푸가가 서있었다. 그것도 사카모토의 RX-8 바로 뒤에.
"들켜버린 건가?!"
사카모토는 당황한 듯 손톱을 깨물었다. 그녀도 모르게 글록을 부서질듯이 세게 잡았다.
"침착하자. 생각을 해보자. 방법이 있을 거야."
사카모토는 파이프에 기댄 채로 푸가의 쪽을 보았다. 그러나 틴팅이 짙게 되어있어 안에 사람이 있는지를 보는 것은 어려웠다. 시나가와로 되어있는 번호판도 그것이 진짜인지 어쩐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우선 사카모토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차를 버리고 도망간다. 아냐, 차 안에는 소유자가 나라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정보가 널려있어. 그리고 도쿄 만에서 경시청까지 걸어갈 수는 없겠지. 페리카도 돈도 전부 차에 있으니."
"두 번째, 전면전. 이건 더 아냐. 지금 당장은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부상을 입을 수도 있어. 저 남자나 차 안에 있을 사람이 어떻게 무장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데다 더 조사해서 녀석들의 상부까지 한번에 잡아들여야 해."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 방법이 있는 거지?"
생각 끝에 사카모토가 내린 결론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이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사람이 없는 RX-8이 갑자기 레드 존인 9,000rpm까지 치솟으며 르네시스 엔진 특유의 배기음을 내뿜으며 전력으로 발진했다. 급발진인가? 그랬다. ECU 계통을 무선으로 조작하여 액셀러레이터가 밟아졌을 때와 동일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때를 같이해 운전석 문이 열리고 사카모토가 안으로 뛰어들었다.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안 맞았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다만 핸들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그 직후 사카모토는 자세를 고치고 다시 무선으로 운전석 문을 닫았다.
끼기기기긱!!! 타이어의 마찰음과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RX-8은 180도로 턴해 아까 들어온 철문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늦었던 듯 푸가 두 대가 문을 가로막고있었다.
웅웅웅웅웅웅- 파킹 브레이크를 내린 상태로 계속해서 공회전했다. 그랬다간 곧 엔진을 리빌트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사카모토는 한숨을 내쉬고 스마트폰의 컨트롤을 완전히 꺼버렸다.
한편 푸가의 옆에는 아까의 남자와 리더. 그리고 머리가 벗겨진 남자가 하나 더 서있었다.
"아마 수사관인 것 같은데, 우리 이야기를 전부 들은 것 같군."
"그냥 보내줄 거야?"
남자는 푸가의 앞으로 나섰다.
"저 사람도 우리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할텐데 치어서 죽이지는 않겠지."
사카모토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짜증이 나는 듯 스마트폰을 아무렇게나 뒷좌석으로 내던지고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성가시게 하지 말란 말이야-!!!"
그와 동시에 RX-8이 전속으로 발진했다. 여유롭게 푸가의 앞에 서있던 남자는 그런 RX-8을 보고만 있었다.
"어, 어이! 저 녀석 전력이다! 피해!"
"괜찮아. 저 녀석이 제정신이라면 날 죽이지는 않는다고."
그러나 RX-8은 바로 10m 앞까지 다가왔다. 절대로 감속할 수 없는 거리. 감속한다해도 굉장한 속력으로 부딪힐 것이고 그랬다간 바로 사망일 것이다.
"칫!"
남자는 바로 옆으로 몸을 굴려 피했다. RX-8이 바로 방금 전까지 남자가 있던 자리를 치고 지나가면서 푸가 두 대가 찌그러지며 뒤로 밀려나갔다. 몸을 일으켰을 때는 이미 RX-8은 철문 밖으로 사라진 뒤였다.
사카모토는 큭. 하고 웃는 건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RX-8의 속도를 낮추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사카모토의 RX-8에 집중되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차 안은 처참했다. 핸들 가운데가 터져 에어백이 찌그러져 있었고 유리에 금이 잔뜩 간채였다. 밖에서 봤다면 완전히 우그러진 범퍼와 보닛에 저것이 굴러갈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일반차였다면 무리였겠지만 르네시스 엔진은 차 안쪽 깊숙히에 자리잡고 있다. 리빌트라면 몰라도 충격에 엔진이 부서지지는 않는 정도였다.
"잠깐."
사카모토는 차를 길가에 세웠다. 안 그래도 잔뜩 부서진, 그것도 RX-8에 시선에 쏠려있던 남자들은 그 주인이 누구일지 궁금해하며 걸음을 멈춰었다. 안타깝다는 시선을 보내는 쪽이 있는가 하면 겉으로 보기에도 분노에 불타는 쪽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곧 RX-8에서 내린 사카모토에 시선을 집중하게되었다.
전면부만 제외한다면 마치 새 차처럼 빛나는 검정색의 외관과 섹시하게 대비되는 사카모토의 적포도주색의 이국적인 롱 헤어, 몸매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검정색의 블라우스와 스커트, 옷차림과 차체에 완벽히 대비되는 흰 피부.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시선들을 무시한 채 사카모토는 잔뜩 찌그러진 RX-8의 앞으로 갔다. 그녀가 보기에도 눈살을 찌푸릴 만큼 완전히 박살이 나있었다. 라이트 한쪽은 이미 없어졌고 다른쪽 라이트도 겨우 매달려있었다. 그렇지만 번호판만큼은 찌그러지긴 했지만 확실히 달려있었다. 그것을 확인하자 사카모토는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그렇게 되었으니 도쿄 전역을 뒤져서라도 오늘 안에 정비를 마칠 수 있는 정비소를 찾아. 나는 지금부터 샤워할 거니까 말 시키지 말고."
쿵! "샤워실"이라고 쓰인 문이 거세게 닫혔다. 뒤에 남겨진 키사라기 경부는 "저는 사카모토상의 비서가 아니라구요!" 라고 외쳤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 게다가 방금 전에도 경시청 기동대를 위한 샤워실을 사카모토가 쓰겠다고 하는 것을 말렸지만 확실하게 무시당한 참이었다.
키사라기의 외침을 뒤로 하고 사카모토는 샤워기 앞에 서서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었다. 옷을 몸에 걸친 채로 스커트의 지퍼를 내렸다. 특이하게도 지퍼가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쳐진 모양새였다.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모두 벗은 사카모토는 단지 속옷만을 입고 있었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검정색의 브래지어와 팬티였지만, 브래지어의 치수가 적어도 두 치수는 모자란 탓에 가슴이 반은 밖으로 나와있었다. 사카모토는 무릎 위에 매달아 놓은 홀스터를 풀고 브래지어를 벗었다. 여전히, 탱탱함을 자랑하는 F컵의 가슴이 튀어나왔다. 크기도 크지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예쁜 모양이었다. 과연 미유(美乳)라 할만 했다.
몸을 굽히며 팬티를 쥐고 끌어내렸다. 어느새 팬티가 무릎 근처까지 왔다 싶더니 금새 발목 위에 걸려있었다. 탄력있는 엉덩이와 바기나에 난 털이 그대로 보였다. 아직 경험이 없는 바기나는 핑크빛이었고 무성할 정도는 아니지만 보기 좋게 난 털이 좋은 조화를 이뤘다.
사카모토는 벗은 옷들을 가지런히 해서 샤워기에서 약간 떨어진 바닥에 내려놓고 샤워기의 레버를 올렸다. 적포도주색의 머리카락이 젖어 흰색의 피부 위에 달라붙었다. 흰 피부위로 물방울이 도로로록 굴러 흐르는 것이 왠지 모를 에로함을 풍겼다.
남자들이 쓰는 샤워실이다 보니 샴푸나 보디샤워 같은 샤워용의 용품들이 없는 것은 아쉬웠지만 샤워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했다. 그것을 알지만 사카모토는 살짝 신경질적으로 비누를 집어 머리에 문질렀다. 어느새 그녀의 몸이 완전히 젖어있었다.
사카모토는 눈을 감고 물줄기를 맞으며 그날의 수사 결과에 대해 생각했다. 후우~ 하고 긴장이 풀린 듯 한숨을 내쉬었다.
"위치추적기를 회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니까 상관없겠지. 성과는 다이요 물산과 그 세단의 번호판 정도일까. 하지만 번호판은 위조할 수도 있는 거니까 예외로 두고, 그 다이요 물산이라는 곳도 유령 회사. 즉, 등록은 되어 있어도 그것이 실제의 위치일지, 대표자가 실제로 서류상의 인물일지 알 수 없어. 젠-장- 이래서야 오늘 나는 뭘 한거지? 잘못했으면 정체를 들킬 뻔한 것치고는 얻어낸 것이 제로에 가깝잖아! 도대체 뭘한 거야! 난 오늘 도대체 뭘한 거냐구!!!!!!"
마지막에는 분함을 참지 못하고 사카모토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한편 키사라기 경부는 탈의실 안에 남아있다가 사카모토의 요청을 위해 툴툴거리며 다시 그녀의 자리로 올라갔다. 잠깐이면 되니까, 그 동안 별 일이야 있겠어? 하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때를 같이해 경시청 주차장에 25인승의 버스가 멈춰섰다.
사카모토는 어느새 머리를 모두 감고 몸에 비누를 문지르기 시작한 참이었다. 거품이 나지는 않아도 그런대로 몸을 깨끗히 할 만한 물건이기는 했다. 비누를 문지른 사카모토의 몸은 미끌미끌하게 빛이 났다.
"기동대에는 남자 뿐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냐. 부장한테 건의를 해볼까."
사카모토는 비누를 묻힌 몸을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가슴을 받치고 밑부분을 문질렀다. 곧 여름인데, 여름이면 언제나 땀이 차서 곤란한 곳이었기 때문에 더 깨끗이했다.
"?"
탈의실 쪽에서 뭔가 말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원래라면 키사라기가 지키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들어올 일이 없었지만 키사라기 경부는 사카모토의 RX-8을 그날 안에 수리할 곳을 찾기 위해 그녀의 자리로 간 뒤였다. 시켜놓고도 잊어버린 사카모토는 "키사라기가 전화라도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사카모토의 손이 다리 사이로 향했다. 다른 의도는 없이, 그저 몸을 깨끗하게 하자는 의도였다. 그래도 바기나에 끼얹는 물이 시원했다.
바로 그 때였다.
"아~ 힘들다, 힘들어."
건장한 남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모두 전라인 상태였다. 경시청 기동대의 대원들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에.........."
사카모토의 손이 멈췄다. 남자들의 샤워실에서 오나니를 하는 야한 여자로 오해받기에 정확하게 좋은 모습이었다. 사카모토의 모습을 본 남자가 당황하면서도 페니스가 발기하는 것이 사카모토에게도 보였다. 하기야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페니스가 서지 않는다면 그건 뭔가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사카모토의 얼굴이 붉어지며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손으로는 몸을 가렸다.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완전히 보여지는 것보다 더 에로해보였다. 거기에 붉은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젖은 어깨와 가슴에 들러붙었으니 그 에로함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대원들의 얼굴도 살짝 붉어지며 거기에 호응하듯 페니스가 꼿꼿하게 섰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대원들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함성이 샤워실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 사카모토의 수사 부분, 뭔가 이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음... 액션은 처음이라서. 그리고 RX-8이 유독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드림카라서 그렇습니다. 네. 그리고 렌즈만 있는 카메라, 아실 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 특정 회사 좋아합니다. 힌트는 닉네임입니다. H한 부분, 적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지만 아마 5부 내에는 완전한 능욕으로 들어갈지도요. 사카모토라는 여자, 상당히 제멋대로이고 차가운 인물입니다. 이 제멋대로인 여자를 어떻게 하면 육노예로 만들 수 있을지. 크으, 고민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번역물 아닙니다. 하드하게 갈 겁니다. 아이디어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잡설이 "꽤나" 많았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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