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 2부
2019.01.12 22:40
두 팔과 두 다리가 침대 네 귀퉁이에 묶여져 있는 상태였다. 수면 마스크로 눈을 가린 채 젖꼭지에는 사무용 집게가 물려져 있었고 그 집게는 그녀의 손목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다. 촉촉하게 땀이 베어 나온 탓에 그녀의 피부는 반짝이는 윤기를 띄고 있었고, 조금 전까지 희롱을 당했던 보지는 젖을 대로 젖어 입을 벌리고 있었다. 까만 색 수면 마스크와 촉촉히 젖은 새하얀 피부, 그리고 젖꼭지에 물려 있는 새빨간 사무용 집게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침대 시트 위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집게고리와 손목을 잇고 있는 줄에 여유가 없었던 탓에 그녀는 팔을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제법 강한 장력으로 젖꼭지를 물고 있기는 했지만 조금이라도 당기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이 그녀의 핑크 빛 젖꼭지의 끝 부분에 간신히 물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만도 없는 노릇이었다. 남자는 작은 무선 로터를 꺼내어 그녀의 보지 속에 찔러 넣었고, 방금 전 2단계로 스위치가 올려진 로터는 소음을 내며 그녀의 보지 안에서 잦은 떨림을 전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으흥… 하아… 하아… “
아랫입술을 깨물어 터져 나오는 신음 소리를 죽이려고 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녀의 태도를 가만히 관찰하고 있던 남자는 그녀가 어느 정도 자극에 익숙해져 갈만 하면 로터의 강도를 조절해 그녀를 한 층 더 깊은 쾌감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하읏… 하아.. 아으응..”
발목을 침대 모서리에 구속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리를 오므릴 수도 없는 그녀는 보지 속 로터의 강도가 달라질 때마다 신음을 터트리며 허리를 비틀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남자는 그렇다고 지속적인 자극으로 그녀를 쉽사리 절정으로 이끌어 가 주지도 않았다. 반복적인 강한 자극으로 쾌감의 고개를 넘어가려고 하면 곧 강도를 낮추어 은은한 자극으로 바꾸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하아응… 아응… 제.. 제발…”
본능의 자극에 휩쓸려 떠 내려가는 것이 훨씬 더 편할 것만 같아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자극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녀가 조금 더 강한 자극을 찾아 허리를 뒤틀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버린 욕구를 채워줄 그 무엇인가가 필요했지만 남자는 쉽사리 그 욕구를 채워 줄 생각이 없는 듯이 보였다. 3단계로 나눠진 강도를 바꾸어 가며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고,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그녀가 허리를 비틀며 결국에 자신의 욕구를 입 밖으로 드러내었을 때 였다.
‘짜악!’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자극에 그녀는 허리를 튕겨 올렸다.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그녀의 애원이 입 밖으로 빠져 나오자 마자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벌려진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내려쳤다.
“하윽! 아….”
갑자기 느껴진 강한 자극에 그녀는 숨이 턱 하고 막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튕겨 올려진 허리가 잠시 공중에서 멈춘 듯이 하다가 침대에 내려 앉았다. 손목에 힘이 들어간 탓에 젖꼭지를 물고 있던 집게가 마치 씹어서 끊어내 버릴 듯이 그녀의 유두를 팽팽하게 당겨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가해진 강한 자극의 여운이 그녀의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를 관통해 내려갔다.
“하아… 하아… 아음…”
하지만 여운을 느끼고만 있을 틈이 없었다. 또 다시 남자의 손바닥이 그녀의 허벅지를 내려쳤고, 그녀는 가슴과 허벅지, 그리고 보지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또다시 허리를 비틀어 올리며 신음 소리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10여차례 핸드 스팽이 이어지고 나서야 조용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그냥 내가 주는 자극을 느끼고만 있으면 돼. 내가 주지 않으면 넌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될 뿐이라고.. 알아 들어?”
“… 아읏.. 아… 네… 하으음…”
“그래 그렇게… 참으려고도 하지 말고, 거부하려고도 하지 마. 넌 내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니까”
말을 마친 남자가 그녀의 뺨을 두어 번 쓰다듬더니 그녀의 수면 마스크를 풀어 주었다. 갑자기 찾아온 밝음에 채 적응하지 못한 그녀는 두 눈을 찡그리며 누운 채로 숨을 고르고 있었고, 남자는 묶여져 있던 그녀의 두 손목의 체인을 풀어주었다.
어느 정도 방안의 밝기에 적응된 그녀가 살며시 눈을 뜨며 몸을 일으키자 남자는 여전히 옷을 입은 채로 침대 옆에 앉아 있었고, 묶여서 벌려져 있는 그녀의 발 아래쪽으로는 방안에 놓여져 있던 커다란 대형 거울이 옮겨져 있었다. 남자는 발목에 묶여져 있는 줄의 길이를 조절하며 말을 이었다.
“앞에 있는 거울 보이지? 이번엔 거울 속의 네 눈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미션이야.”
침대의 머리맡에 기대 앉아 거울을 바라 보았다. 개 목걸이를 차고, 젖꼭지에는 사무용 집게가 물려진 채 두 다리를 활짝 벌려 M자로 세우고 보지에 로터를 넣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거울 속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그의 손에 의해 남겨진 붉은 손자국이 허벅지에는 남아 있는 채로 커다란 눈망울과, 오똑한 코, 빨간 립스틱을 바른 제법 예쁜 여자가 그렇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거울 속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피해서 눈을 돌리고 싶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 하아…”
그런 자신의 모습을 거울 속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떨리고 있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는 소리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침대 맞은 편에 있는 커다란 창문 앞에 선 남자는 방안의 모든 전등을 다 켜고 나서 창문을 활짝 열었다.
“……!”
밤이 되기는 했지만 아직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주변에 있는 건물들은 아직 불을 밝히고 있는 중이었다. 건물에 남아 있던 누군가가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면 충분히 보여질 수도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본능을 쫓기로는 했었지만 손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묶여진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개 목걸이를 차고, 젖꼭지에 집게를 물린 자신의 모습이 거울 속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보지 안에서 꿈틀거리는 로터의 모터 소리가 가늘게 들려 왔다. 달아오른 뺨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올올이 붙어 있었고, 목에 채워진 개 목걸이에서 흘러 내린 목줄이 침대 한 켠으로 늘어져 있었다.
“어때? 제법 야해 보이지?”
“……”
남자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긴 속눈썹을 가진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거울에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피하지 못했다. 하얗고 매끈한 피부는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고, 로터를 물고 있는 그녀의 보지는 연한 핑크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벌려진 자신의 보지가, 젖어서 번들거리는 그 곳이 비쳐 보이고 있었다.
“아흣~! “
오므리지도 못하는 보지의 아래에서 위쪽으로 남자의 손가락이 스치고 지나갔다. 순간 눈 앞에 불꽃이 터지고 말았다. 아랫배 쪽으로 짜릿한 충격이 퍼지고 지나갔다.
“제법 솔직한 몸을 가지고 있군..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이런 꼴이라니…”
남자는 그녀의 눈 앞에서 두 손가락을 붙였다 떼었다 하며 일부러 끈적한 애액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말도 안돼…. 이 정도까지…’
가슴이 요동을 쳤다. 저릿저릿한 정체 모를 쾌감이 저 깊은 곳에서 차례차례 밀려 올라와 몸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갔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부정 할 수가 없었다. 보지 쪽에서 촉촉히 젖은 보지 물이 흘러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창피한 상황에서 젖어 들고 있는 자신이 믿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만 싶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기분을 읽기라도 했는지 남자가 입을 열었다.
“왜? 창피하기라도 한가?”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그런 말투였다.
“하흑~! 하아음.. 아흣.. 아아아~”
허리를 뒤로 젖히며 천정을 향해 고개를 젖혔다. 마치 비명과도 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남자가 사무용 집게에 이어져 있던 줄을 잡고 갑자기 당겨서 떼어내 버렸기 때문이었다. 젖꼭지가 뜯어져 나갈 것 같던 아픔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머리끝까지 강한 쾌감이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하흑~~ 하아악~ 아…안돼…~”
무서울 정도였다. 안 그래도 민감한 그녀의 몸이 남자를 만난 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남자의 손에 의해 쾌감을 얻고 말았다.
“아음… 으으음.. 하아… 하아,,, 아앙~”
그녀에게 다가온 남자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가슴을 쥐었다. 손바닥 전체로 가만히 가슴을 덮고는 주무르는가 싶으면 엄지와 검지로 단단하게 실어선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비비듯이 돌리고 있었다. 남자의 애무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신음하면서 몸을 뒤틀고 있었다. 온몸의 감각이 예민하게 깨어나고 있었다. 집요하게 가슴을 애무하는 행위만으로도 곧 절정에 다다를 것만 같았다.
“아흐음~ 하아.. 하아… 아음… 아아”
맑은 눈동자는 이미 젖어들어서 초점마저 잃고 있었다. 가볍게 열린채 떨고 있는 입술사이로는 침마저 흘리고 있었다. 가는 침 한줄기가 턱을 따라 목덜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흥… 하아.. 하아.. 아으음.. 하아”
“보지는 또 어떻게 되었으려나…”
남자의 오른 손이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를 쓸어가듯 목덜미와 어깨를 스치듯 미끄러지며 아래로 향했다.
“하흑~ 아..안돼요.”
목소리로는 가볍게 저항하고 있었다. 지금 만져지게 된다면 어떻게 되어버릴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쾌감에의 기대가 그녀의 온몸을 휘감고 지나갔다.
남자의 손가락이 표피에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단단하고 충혈된 공알을 만지려고 할 때, 느닷없이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
남자가 손을 멈췄다. 잔잔한 멜로디의 핸드폰 벨 소리는 그녀의 가방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가볍게 인상을 찡그린 남자가 그녀의 가방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분명 전원을 꺼두었던 것 같은데 왜 지금 이 상황에서 핸드폰이 울렸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지만 보다 확실하게 처리를 해두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그녀는 떨리는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남자친구인가?”
핸드폰 액정에 떠 올라 있는 이름을 보며 남자가 물었다.
그녀는 절정에 오르기 직전에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침대 옆으로 돌아온 남자가 팔을 뻗어 눈 앞으로 전화기를 내밀었다. 휴대폰 액정에선 남자친구의 이름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설마… 지금 이 전화를… ?’
핸드폰을 건네 주며 남자는 주저 없이 통화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여보세요…?”
휴대폰을 통해 너무나도 익숙한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짓말을 하고 온 이 곳에서, 알몸으로 벗겨진 상태에서, 개 목걸이를 차고 보지에 로터를 넣은 채 이 다른 남자에게 몸을 맡기고 있던 그녀가 남자친구에게 뭐라고 하면 좋을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떨면서 망설이는 그녀의 반대편에서 남자가 속삭였다.
“계속 그렇게 말을 안 할 건가?”
남자친구가 알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아.. 자기야.. 미안….”
“아.. 전화 괜찮아?”
“응.. 괜찮아.. 얘기해…”
온 힘을 다해서 평정심을 되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눈 앞에선 유방과 보지를 온통 드러내놓은 채 묶여있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쳐 보이고 있었다. 이런 창피한 자세로 전화를 받고 있는 걸 남자친구가 알아버린다면… 너무나도 긴장해버린 탓에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퇴근 아직 안했어?”
아무것도 모른 채 물어오는 남자친구의 얘기에 잊고 있었던 미안함이 되살아났다. 뭐라고 해야 할지.. 남자친구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그랬다.. 아직 회사라고…업무중이라고..얘기해야만 했다. 빨리 전화를 끊지 않으면… 어떻게 하든 지금은.. 빨리…
“바빠?”
“아.. 미..미안.. 오늘… 좀 늦을 거 같아… 이따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남자가 그녀의 목덜미를 쓸어 올렸다.
“아음.. 전화하려고…”
남자가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닿을 듯 말 듯 쓸어 올리고 있었다.
“해…했었는데…..”
“그래…”
한숨과 함께 실망한 기색이 전화를 통해서 느껴졌다.
“왜? 신음소리라도 들려주지 그래?…”
반대편 귓가에서 남자가 속삭였다.
그럴 수는, 그럴 수는 없었다.. ‘아,, 안돼요.. 그럴 수는 없어요.... ‘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또 다시 달콤한 자극이 목덜미를 따라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미..미안해.. …”
떨리는 목소리로 남자친구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응.. 알았어.. 어쩔 수 없지… 너무 무리 하지 말고…”
‘하흐흑.. 아음…’ 남자의 손가락이 집게가 물려있던 젖꼭지를 비틀었다. 꼭 감은 눈 안으로 하얀 불꽃이 튀어 올랐다. 자칫하면 튀어나올 것 같은 신음을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몸이 떨리고 있었다. 간신히 소리를 죽이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의 손가락이 유두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그만… 소리가… 소리가 나올 것 같아… 아으음… 아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미안..음..”
남자친구의 부름에 간신히 대답하려고 했을 때 남자가 그녀의 젖꼭지를 강하게 잡아 당겼다.
“아음.. 미안..”
“응? 무슨 일 있어?”
“아… 아냐..”
남자가 젖꼭지를 비벼 돌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 속이 하얗게 타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빨리 전화를 끊어야만 했다. 금방이라도 신음소리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아.. 아냐.. 나 또 회의…드… 들어가봐야 할 거 같아…”
또 다른 자신이 멋대로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 응 …”
“……으응?”
남자가 손가락을 보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갑작스런 남자의 움직임에 반응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하흣~ 하아.. 음..”
교묘한 남자의 손놀림에 가버릴 것만 같았다. 신음소리가 새어 나와 남자친구가 알아버릴 것만 같았다. 구슬 같은 땀방울이 그녀의 등줄기를 따라 흘러 내렸다.
“하흑”
툭 하고 긴장이 끈이 끊어져버렸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쾌감이 전류처럼 지나갔다. 가벼운 절정을 느끼고 말았다.
‘하아… 하아… 음…’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괜찮아?”
“아 미안… 아..아무 것도 아냐… 채..책상에 부딪혀 버려서.. 미..미안해…”
묶여있는 두 다리를 떨면서 활처럼 휘어 올려졌던 등을 뒤로 기대면서 거울 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 보고 있었다. 천정을 바라 보는 모습이었다.
“그래?... 그럼.. 이따 통화하자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절정의 늪에 몸을 맡긴 채 점차 사라져가는 그 느낌을 억지로 눌러 참으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아음… 자.. 자기도.. 이따 저.. 전화할게…”
자신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조차 몰랐다. 남자는 손가락에 감겨오는 보지 속살을 느끼며 두 다리 사이에서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 안에 남아 있던 이성을 조금씩 흔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알았어.. 그럼 이따 봐.. 사랑해…”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사랑을 속삭였다.
“응… 나도…….”
전화를 끊자마자 남자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튕겼다.
“으음.. 하읏… 으으음”
순간 의식이 날아가버렸다 질척이는 소리를 내는 허벅지 사이로 질펀한 물이 시트 위로 번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벌써.. 싸버린 건가? 쌀 정도까진 아니지 않았나?”
놀리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조차 잘 들려오지 않았다.
“그…그만.. 제..제발…”
그녀의 목소리가 잦아들어갔다.
집게고리와 손목을 잇고 있는 줄에 여유가 없었던 탓에 그녀는 팔을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제법 강한 장력으로 젖꼭지를 물고 있기는 했지만 조금이라도 당기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이 그녀의 핑크 빛 젖꼭지의 끝 부분에 간신히 물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만도 없는 노릇이었다. 남자는 작은 무선 로터를 꺼내어 그녀의 보지 속에 찔러 넣었고, 방금 전 2단계로 스위치가 올려진 로터는 소음을 내며 그녀의 보지 안에서 잦은 떨림을 전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으흥… 하아… 하아… “
아랫입술을 깨물어 터져 나오는 신음 소리를 죽이려고 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녀의 태도를 가만히 관찰하고 있던 남자는 그녀가 어느 정도 자극에 익숙해져 갈만 하면 로터의 강도를 조절해 그녀를 한 층 더 깊은 쾌감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하읏… 하아.. 아으응..”
발목을 침대 모서리에 구속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리를 오므릴 수도 없는 그녀는 보지 속 로터의 강도가 달라질 때마다 신음을 터트리며 허리를 비틀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남자는 그렇다고 지속적인 자극으로 그녀를 쉽사리 절정으로 이끌어 가 주지도 않았다. 반복적인 강한 자극으로 쾌감의 고개를 넘어가려고 하면 곧 강도를 낮추어 은은한 자극으로 바꾸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하아응… 아응… 제.. 제발…”
본능의 자극에 휩쓸려 떠 내려가는 것이 훨씬 더 편할 것만 같아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자극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녀가 조금 더 강한 자극을 찾아 허리를 뒤틀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버린 욕구를 채워줄 그 무엇인가가 필요했지만 남자는 쉽사리 그 욕구를 채워 줄 생각이 없는 듯이 보였다. 3단계로 나눠진 강도를 바꾸어 가며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고,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그녀가 허리를 비틀며 결국에 자신의 욕구를 입 밖으로 드러내었을 때 였다.
‘짜악!’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자극에 그녀는 허리를 튕겨 올렸다.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그녀의 애원이 입 밖으로 빠져 나오자 마자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벌려진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내려쳤다.
“하윽! 아….”
갑자기 느껴진 강한 자극에 그녀는 숨이 턱 하고 막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튕겨 올려진 허리가 잠시 공중에서 멈춘 듯이 하다가 침대에 내려 앉았다. 손목에 힘이 들어간 탓에 젖꼭지를 물고 있던 집게가 마치 씹어서 끊어내 버릴 듯이 그녀의 유두를 팽팽하게 당겨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가해진 강한 자극의 여운이 그녀의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를 관통해 내려갔다.
“하아… 하아… 아음…”
하지만 여운을 느끼고만 있을 틈이 없었다. 또 다시 남자의 손바닥이 그녀의 허벅지를 내려쳤고, 그녀는 가슴과 허벅지, 그리고 보지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또다시 허리를 비틀어 올리며 신음 소리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10여차례 핸드 스팽이 이어지고 나서야 조용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그냥 내가 주는 자극을 느끼고만 있으면 돼. 내가 주지 않으면 넌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될 뿐이라고.. 알아 들어?”
“… 아읏.. 아… 네… 하으음…”
“그래 그렇게… 참으려고도 하지 말고, 거부하려고도 하지 마. 넌 내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니까”
말을 마친 남자가 그녀의 뺨을 두어 번 쓰다듬더니 그녀의 수면 마스크를 풀어 주었다. 갑자기 찾아온 밝음에 채 적응하지 못한 그녀는 두 눈을 찡그리며 누운 채로 숨을 고르고 있었고, 남자는 묶여져 있던 그녀의 두 손목의 체인을 풀어주었다.
어느 정도 방안의 밝기에 적응된 그녀가 살며시 눈을 뜨며 몸을 일으키자 남자는 여전히 옷을 입은 채로 침대 옆에 앉아 있었고, 묶여서 벌려져 있는 그녀의 발 아래쪽으로는 방안에 놓여져 있던 커다란 대형 거울이 옮겨져 있었다. 남자는 발목에 묶여져 있는 줄의 길이를 조절하며 말을 이었다.
“앞에 있는 거울 보이지? 이번엔 거울 속의 네 눈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미션이야.”
침대의 머리맡에 기대 앉아 거울을 바라 보았다. 개 목걸이를 차고, 젖꼭지에는 사무용 집게가 물려진 채 두 다리를 활짝 벌려 M자로 세우고 보지에 로터를 넣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거울 속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그의 손에 의해 남겨진 붉은 손자국이 허벅지에는 남아 있는 채로 커다란 눈망울과, 오똑한 코, 빨간 립스틱을 바른 제법 예쁜 여자가 그렇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거울 속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피해서 눈을 돌리고 싶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 하아…”
그런 자신의 모습을 거울 속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떨리고 있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는 소리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침대 맞은 편에 있는 커다란 창문 앞에 선 남자는 방안의 모든 전등을 다 켜고 나서 창문을 활짝 열었다.
“……!”
밤이 되기는 했지만 아직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주변에 있는 건물들은 아직 불을 밝히고 있는 중이었다. 건물에 남아 있던 누군가가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면 충분히 보여질 수도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본능을 쫓기로는 했었지만 손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묶여진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개 목걸이를 차고, 젖꼭지에 집게를 물린 자신의 모습이 거울 속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보지 안에서 꿈틀거리는 로터의 모터 소리가 가늘게 들려 왔다. 달아오른 뺨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올올이 붙어 있었고, 목에 채워진 개 목걸이에서 흘러 내린 목줄이 침대 한 켠으로 늘어져 있었다.
“어때? 제법 야해 보이지?”
“……”
남자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긴 속눈썹을 가진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거울에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피하지 못했다. 하얗고 매끈한 피부는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고, 로터를 물고 있는 그녀의 보지는 연한 핑크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벌려진 자신의 보지가, 젖어서 번들거리는 그 곳이 비쳐 보이고 있었다.
“아흣~! “
오므리지도 못하는 보지의 아래에서 위쪽으로 남자의 손가락이 스치고 지나갔다. 순간 눈 앞에 불꽃이 터지고 말았다. 아랫배 쪽으로 짜릿한 충격이 퍼지고 지나갔다.
“제법 솔직한 몸을 가지고 있군..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이런 꼴이라니…”
남자는 그녀의 눈 앞에서 두 손가락을 붙였다 떼었다 하며 일부러 끈적한 애액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말도 안돼…. 이 정도까지…’
가슴이 요동을 쳤다. 저릿저릿한 정체 모를 쾌감이 저 깊은 곳에서 차례차례 밀려 올라와 몸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갔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부정 할 수가 없었다. 보지 쪽에서 촉촉히 젖은 보지 물이 흘러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창피한 상황에서 젖어 들고 있는 자신이 믿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만 싶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기분을 읽기라도 했는지 남자가 입을 열었다.
“왜? 창피하기라도 한가?”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그런 말투였다.
“하흑~! 하아음.. 아흣.. 아아아~”
허리를 뒤로 젖히며 천정을 향해 고개를 젖혔다. 마치 비명과도 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남자가 사무용 집게에 이어져 있던 줄을 잡고 갑자기 당겨서 떼어내 버렸기 때문이었다. 젖꼭지가 뜯어져 나갈 것 같던 아픔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머리끝까지 강한 쾌감이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하흑~~ 하아악~ 아…안돼…~”
무서울 정도였다. 안 그래도 민감한 그녀의 몸이 남자를 만난 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남자의 손에 의해 쾌감을 얻고 말았다.
“아음… 으으음.. 하아… 하아,,, 아앙~”
그녀에게 다가온 남자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가슴을 쥐었다. 손바닥 전체로 가만히 가슴을 덮고는 주무르는가 싶으면 엄지와 검지로 단단하게 실어선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비비듯이 돌리고 있었다. 남자의 애무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신음하면서 몸을 뒤틀고 있었다. 온몸의 감각이 예민하게 깨어나고 있었다. 집요하게 가슴을 애무하는 행위만으로도 곧 절정에 다다를 것만 같았다.
“아흐음~ 하아.. 하아… 아음… 아아”
맑은 눈동자는 이미 젖어들어서 초점마저 잃고 있었다. 가볍게 열린채 떨고 있는 입술사이로는 침마저 흘리고 있었다. 가는 침 한줄기가 턱을 따라 목덜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흥… 하아.. 하아.. 아으음.. 하아”
“보지는 또 어떻게 되었으려나…”
남자의 오른 손이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를 쓸어가듯 목덜미와 어깨를 스치듯 미끄러지며 아래로 향했다.
“하흑~ 아..안돼요.”
목소리로는 가볍게 저항하고 있었다. 지금 만져지게 된다면 어떻게 되어버릴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쾌감에의 기대가 그녀의 온몸을 휘감고 지나갔다.
남자의 손가락이 표피에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단단하고 충혈된 공알을 만지려고 할 때, 느닷없이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
남자가 손을 멈췄다. 잔잔한 멜로디의 핸드폰 벨 소리는 그녀의 가방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가볍게 인상을 찡그린 남자가 그녀의 가방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분명 전원을 꺼두었던 것 같은데 왜 지금 이 상황에서 핸드폰이 울렸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지만 보다 확실하게 처리를 해두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그녀는 떨리는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남자친구인가?”
핸드폰 액정에 떠 올라 있는 이름을 보며 남자가 물었다.
그녀는 절정에 오르기 직전에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침대 옆으로 돌아온 남자가 팔을 뻗어 눈 앞으로 전화기를 내밀었다. 휴대폰 액정에선 남자친구의 이름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설마… 지금 이 전화를… ?’
핸드폰을 건네 주며 남자는 주저 없이 통화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여보세요…?”
휴대폰을 통해 너무나도 익숙한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짓말을 하고 온 이 곳에서, 알몸으로 벗겨진 상태에서, 개 목걸이를 차고 보지에 로터를 넣은 채 이 다른 남자에게 몸을 맡기고 있던 그녀가 남자친구에게 뭐라고 하면 좋을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떨면서 망설이는 그녀의 반대편에서 남자가 속삭였다.
“계속 그렇게 말을 안 할 건가?”
남자친구가 알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아.. 자기야.. 미안….”
“아.. 전화 괜찮아?”
“응.. 괜찮아.. 얘기해…”
온 힘을 다해서 평정심을 되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눈 앞에선 유방과 보지를 온통 드러내놓은 채 묶여있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쳐 보이고 있었다. 이런 창피한 자세로 전화를 받고 있는 걸 남자친구가 알아버린다면… 너무나도 긴장해버린 탓에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퇴근 아직 안했어?”
아무것도 모른 채 물어오는 남자친구의 얘기에 잊고 있었던 미안함이 되살아났다. 뭐라고 해야 할지.. 남자친구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그랬다.. 아직 회사라고…업무중이라고..얘기해야만 했다. 빨리 전화를 끊지 않으면… 어떻게 하든 지금은.. 빨리…
“바빠?”
“아.. 미..미안.. 오늘… 좀 늦을 거 같아… 이따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남자가 그녀의 목덜미를 쓸어 올렸다.
“아음.. 전화하려고…”
남자가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닿을 듯 말 듯 쓸어 올리고 있었다.
“해…했었는데…..”
“그래…”
한숨과 함께 실망한 기색이 전화를 통해서 느껴졌다.
“왜? 신음소리라도 들려주지 그래?…”
반대편 귓가에서 남자가 속삭였다.
그럴 수는, 그럴 수는 없었다.. ‘아,, 안돼요.. 그럴 수는 없어요.... ‘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또 다시 달콤한 자극이 목덜미를 따라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미..미안해.. …”
떨리는 목소리로 남자친구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응.. 알았어.. 어쩔 수 없지… 너무 무리 하지 말고…”
‘하흐흑.. 아음…’ 남자의 손가락이 집게가 물려있던 젖꼭지를 비틀었다. 꼭 감은 눈 안으로 하얀 불꽃이 튀어 올랐다. 자칫하면 튀어나올 것 같은 신음을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몸이 떨리고 있었다. 간신히 소리를 죽이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의 손가락이 유두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그만… 소리가… 소리가 나올 것 같아… 아으음… 아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미안..음..”
남자친구의 부름에 간신히 대답하려고 했을 때 남자가 그녀의 젖꼭지를 강하게 잡아 당겼다.
“아음.. 미안..”
“응? 무슨 일 있어?”
“아… 아냐..”
남자가 젖꼭지를 비벼 돌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 속이 하얗게 타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빨리 전화를 끊어야만 했다. 금방이라도 신음소리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아.. 아냐.. 나 또 회의…드… 들어가봐야 할 거 같아…”
또 다른 자신이 멋대로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 응 …”
“……으응?”
남자가 손가락을 보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갑작스런 남자의 움직임에 반응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하흣~ 하아.. 음..”
교묘한 남자의 손놀림에 가버릴 것만 같았다. 신음소리가 새어 나와 남자친구가 알아버릴 것만 같았다. 구슬 같은 땀방울이 그녀의 등줄기를 따라 흘러 내렸다.
“하흑”
툭 하고 긴장이 끈이 끊어져버렸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쾌감이 전류처럼 지나갔다. 가벼운 절정을 느끼고 말았다.
‘하아… 하아… 음…’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괜찮아?”
“아 미안… 아..아무 것도 아냐… 채..책상에 부딪혀 버려서.. 미..미안해…”
묶여있는 두 다리를 떨면서 활처럼 휘어 올려졌던 등을 뒤로 기대면서 거울 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 보고 있었다. 천정을 바라 보는 모습이었다.
“그래?... 그럼.. 이따 통화하자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절정의 늪에 몸을 맡긴 채 점차 사라져가는 그 느낌을 억지로 눌러 참으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아음… 자.. 자기도.. 이따 저.. 전화할게…”
자신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조차 몰랐다. 남자는 손가락에 감겨오는 보지 속살을 느끼며 두 다리 사이에서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 안에 남아 있던 이성을 조금씩 흔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알았어.. 그럼 이따 봐.. 사랑해…”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사랑을 속삭였다.
“응… 나도…….”
전화를 끊자마자 남자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튕겼다.
“으음.. 하읏… 으으음”
순간 의식이 날아가버렸다 질척이는 소리를 내는 허벅지 사이로 질펀한 물이 시트 위로 번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벌써.. 싸버린 건가? 쌀 정도까진 아니지 않았나?”
놀리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조차 잘 들려오지 않았다.
“그…그만.. 제..제발…”
그녀의 목소리가 잦아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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