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추억 - 4부

" 죄송합니다"



부장은 의자를 돌려 먼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성웅은 고개를 푹 숙인체 자신의 안주머니에 박힌 검사증을 조용히 부장의 책상위에 내려 놓는다.



" 정말로 면목이 없읍니다. 저가 책임지고 물러나겠읍니다."



부장은 여전히 말이 없다.



긴 침묵만이 둘 사이를 메우고 있었다.



그리곤



" 뭐가 죄송하고 뭘 책임지겠다는 거야"



" 너 그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야"



부장은 몹시 성난 어조를 성웅을 쏘아 붙인다.



" 도끼파 때려잡을때 진두지휘하던 민성웅은 어디간거야?"



" 영구 미제로 남았던 일송여관 부녀자 살인범 잡을때 너가 나한테 한말 기억안나?"



" 실패란 있어도 포기란 없읍니다 라고 한말------"



" 그때 민검사는 지금 어디 있고 멍청한 녀석이 내 앞에 서 있는거야---- 엉?"



성웅을 고개를 떨군체 두손을 번갈아 가며 눈물을 훔친다.



" 죄송합니다.------"



" 죄송하면 나가서 잡아와-----"



" 그놈 잡아서 법정에 세우면 될거 아니야"



" 그러고도 죄송하면 그때 가서 검사증 떼버려"



" 나한테 주지말고 국민들앞에 내려놔"



" 다시한번 말하지만 민검사 너의 상관은 내가 아니고 국민들이야"



" 내 얘기 끝났으니깐 나가봐"



" 그러구 그놈 잡기전에 다신 내방에 얼씬도 하지마"



부장은 의자를 획돌리며 다시 먼곳으로 시선을 고정한다.



성웅은 지금 너무나 갑갑하다.



성웅에게서 부장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힘들때나 어려울땐 부장은 묵묵히 받침이 되어주곤 했던 것이다.



그런 부장에게 보답을 못할망정 오히려 해만 끼치고 있으니-----



성웅은 조용히 부장실을 빠져 나온다.











여전히 무거운 침묵만이 쌓여있는 대검 강력1부



김형사, 박형사, 조형사----- 모두 말이 없다.



이때 성웅은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드러온다.



그리곤 다시 침묵이 흐른다.



" 죄송합니다."



" 지금부터 저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셔도 좋읍니다."



" 욕을 하거나 손가락질 하셔도 괜찮읍니다."



" 하지만 저------- 그냥 이대로는 못물러나겠읍니다."



성웅의 두눈으로 뜨거운 눈물이 쏟아져 흐른다.



" 저 --- 민성웅이 이름걸고 그새깨 꼭 잡고 싶읍니다."



" 정말로 염치 없지만 저 한번만 더 도와주십시요 여러분"



성웅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바닥에 두무릎을 꿇는다.



민검사님------------



어두운 강력1부엔 가볍게 들리는 울음소리만이 흘러 나간다.











" 민검사님 1번 전화요"



" 네 민성웅입니다."



" 아 민검사 잘있었나?"



"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최박사님 아니십니까?"



" 야 민검사 목소리 잊어 먹겟어"



" 죄송합니다 요즘 워낙 바빠서 찾아 뵙는다 뵙는다 햇는데-----"



" 나도 민검사 소식 들어서 알고 있어 ------"



" 요즘 힘들지?-------"



" 네 ---- 좀 힘들고 괴롭습니다."



" 이거 민검사 입에서 괴롭단 소릴 다듣고 ----- 낼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 박사님도--------"



" 그래서 말인데 지금 우리 과학수사대로 좀 와 줘야 겠는데------"



" 지금 말입니까?-----"



" 그래 지금----- 내가 민검사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거든------"



" 선물요?------"



" 그래 선물 ----- 전화상으로 좀 어렵고 일단 와보면 알게되------"



" 그러구 믿을만한 사람 3명만 함께 데리고 오게-----"



" 네 알겠읍니다."



성웅은 황급히 수화기를 내려 놓으며 옷걸이에 걸린 잠바를 챙겨든다.



" 김형사님, 박형사, 조형사 나랑 좀 가시죠-----"



" 어딜요?"



" 글쎄요 저도 가봐야 알것 같은데요-----"

















성웅을 포함한 네명은 과학수사대 최박사 사무실에서 최박사를 기다린다.



잠시후



흰가운을 입은 최박사를 그들을 반갑게 맞으며 드러온다.



" 바쁜 사람들이니깐 내 본론만 얘기하지-----"



" 이번 마지막 희생자 이민아 순경 말이야-----"



" 그 이순경 머리에 감겨진 검은색 비닐 봉지 기억들 나지"



" 네 직접적인 사인으로 알고 있는데요?"



성웅은 최박사를 올려다보며 이야길 한다.



" 마자 직접적인 사인은 그 봉지로 인한 질식사야"



" 하지만 어제 내가 그 봉지 속은 정밀 분석좀 해 봤거든"



" 근데 아주 재밌는 결과가 나왔어"



" 그 봉지속엔 다량의 질소가스가 존재하고 있었다 얘기지"



" 질소가스요?"



" 그렇지 보통 질소가스는 불활성, 불연성으로 안전하다고 다들 믿고 있지"



" 하지만 농축된 질소가스의 경우 인체에 굉장히 유독한 물질이야"



" 왜 해녀들이랑 스쿠버다이버들한테 발병하는 잠수병이란 병이 이 질소란 놈때문에 발생되는 질병이거든"



" 범인은 봉지안에 다량의 질소를 주입시켜 희생자의 머리에 씌운상태로 아주 빠르게 죽게 했단 말이야"



" 근데 이렇게 되면 범인은 우리가 알고 잇는 그런 미치광이는 최소한 아니란 얘기지"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김형사가 의야한듯 최박사를 쳐다본다.



" 혹시 안락사라고 들어들 봤을거야"



" 질소 주입에 의한 안락사도 일종의 안락사로 우리 의학계에선 보고 있거든-----"



" 실지로 그런 시술을 하고 있는 나라도 몇되고"



" 또 한가지 특이한점은"



" 희생사들의 옆구리에 난 칼자국 말인데------"



" 보통 살아있는 사람을 찌를 경우 근육이 수축하거든 "



" 쉽게 말해 칼을 중심으로 근육이 빠르게 모여든다 얘긴데-----"



" 근데 사체4구에선 근육이 이완된 상태란 말이지"



" 바로 죽은 사람을 찔렀다 얘기야"



" 굳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 범인이 노리는건 바로 그거야"



" 수사의 혼선------"



" 그걸 노리는 거야 "



" 그러구 중요한건 마지막 희생자 이순경의 사체엔 칼자국이 없단 말이지-----"



" 무엇을 의미할까?-----"



성웅의 뇌리 속으로 무언가 획하고 지나간다.



" 목격자------"



" 박사님 목격자가 있는거죠?"



" 그렇지 이순경의 사체에 칼자국 뿐만 아니라 타사체에 남아있던 정액이 발견되지 않은 것도 그 이유야"



" 범인을 본 목격자가 있을 것이고 범인은 그 사유로 인해 2,3차 범행을 저지르지 못한거야"



" 내가 추리한게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의 열쇠는 목격자야"



"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 수사하면 어쩌면 쉽게 풀릴수도 있을꺼야"



" 감사합니다 최박사님 매번 신세만 지네요"



" 어때 좋은 선물이 됐나?"



" 그럼요 저한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네요----"



" 그럼 언제한번 거하게 술좀 사봐"



" 한번이 아니라 열번이라도 사죠 "



성웅은 기뻐하며 최박사의 사무실을 나설때쯤



" 민검사 그렇다고 범인을 과소평가 하진 말게"



" 모르긴 몰라도 상당한 지적 능력을 소유한 자야"



" 네 명심하겠읍니다."



성웅은 최박사 사무실의 문을 닫는다.



" 김형사님 그리고 두분 오늘 우리가 최박사님한테 들은 얘기는 당분간 비밀로 합니다."



" 그러구 목격자 탐문수사도 순경들 대동 없이 직접 나가서 뛰여야 하고요."



"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밖에서 안으로 좁혀 수사합니다."



" 네 알겠읍니다."



" 자 수고들 하시구요-----"



" 수사진행은 무전 말고 핸드폰으로 하세요"



" 뭐 베테랑들이시니 알고는 계시겠지만 범인 역시 상당한 베테랑인거 같으니깐 섣불리 조여가진 마세요"



"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진행합시다."



" 네 알겠읍니다."



3명의 수사관이 흩어진다.



성웅은 주먹을 쥐여 보이며 이를 물어 보인다.



"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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