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10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0부]











일주일후...



철근콘크리트의 단점...

1.부재의 단면과 중량이 큼. (긴스판 및 연약지반에 불리)

2.콘크리트 경화 및 거푸집 존치기간 때문에 공사기간이 길어짐.

거푸집 및 지주로 지지하여야 하고 이에대한 공사비용이 많이듬.(공사비의 약 30% 정도)

3.작업방법및 기후,온도,양생방법과 조건등이 강도에 큰영향을 주며 구조물 전체에

균일한 시공이 곤란.

4.재료의 재사용 및 철거작업의 어려움.

5.난해한 품질관리. (건조수축등으로 콘크리트내부에 균열)

6.압축강도의 약 1/10 정도의 낮은 인장강도로 인해 균열및 휘성파괴가 발생.



[한종필 철근 <----> 서은미 콘크리트]



썰렁한 빈강의실..

시험공부를 하다가 문득 끄적이는 낙서..



하지만 나의 초라한 바램과는 상관없이 그 둘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가는것 같다.

한동안 가슴앓이를 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쉽게 [은미]가 잊혀지지 않는다.



[종필]이형과 [은미]를 용서하고 그 둘의 눈물겨운 사랑을 이해하려고 무척 애를 쓴다.



[한종필],[서은미].....

머리로는.. 냉철하게 이성적으로는 용서가 되는데...

가슴으로.. 터질듯한 감성적으로는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다.



"희준이형... 뭐해??...."



어느덧 어두컴컴해진 강의실 뒷문으로 [창식]이 녀석이 머릴 빼꼼 들이민채 나를 부르고

있다.



"흐음.. 그냥.. 공부하지 머..."

"아직 보름 남았는데.. 벌써부터 시험준비야?? 술이나 한잔 콜??..."



"짜식.. 그놈의 술 지겹지도 않냐??..."

"요밑에서 대식이형이 빨리 나오라는데..."



"종필이형은...."

"흐음.....머.... 같이 있지...."



"됐다.."

"아 또 왜??... 화해한거 아냐??..."



"짜식이 뭘 안다고??...야.. 화해하고 자시고 할게 있냐??...됐으니까..니들끼리 마셔라.."

"아라써....."



이미.. 우리학과 전체에 다 퍼져버린 좆같은 로맨스..

그래서인지.. 씁쓸한 패배자의 비참함은 한없이 쪽팔리기만 할 뿐이다.

이런일이 나에게 일어날 줄이야...



요며칠..차라리 휴학을 해버릴까 고민까지 할 정도이다.

하지만 내년에 마지막학년을 마치고 내후년에 졸업하지 않는다면 건축학부 5년제 얘기가

있는게 심상치가 않다.



그래... 이겨내자..



서둘러 가방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뒷문에서 [종필]이형과 마주쳤다.



"짜식..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안나와???...."

"그냥.. 술마시고 싶지가 않아.. 그냥 나빼고 놀아.."



"..희준아.. 한잔 하자...."

"됐어...."



"희준아 그럼.. 스타나 한껨 할까???..."

"싫어..."



"그럼.. 간만에 갠빼이 한번 어때?? 어???..."

"치이... 됐어요.. 이사람아.."



"에이...짜식... 오늘은 다마에 꽂히는구나!!.. 가자!! 씨발... 대식이새끼랑

창식이놈이랑.. 우리가 복수전 해줘야지... 어??..."

"..훗............."



[종필]이형..

진짜 낮짝이 두껍다.

하지만 또 이런 [종필]이형의 말을 고분고분 듣게되는 나는 또 무언가????





학교정문앞.. 당구장

언제나 그랬듯이 이곳은 갈데마다 만원이다.



학교근처에 PC방이 꽤 많이도 생겼고 요즘 다들 PC방에서 노는게 대세인데도

여전히 당구장은 갈데마다 10분이상은 기다려야 자리가 겨우 날 지경이다.



나와 [종필]이형..

[대식]이와 [창식]이..



언제나 2대2 갠빼이 멤버이다.



"개이새끼덜... 저번에 우리 깨진거 복수전이다..."

"종필이형은.. 다마수좀 올려.. 맨날 이백이야??..."



"야..그럼 이백이 이백이지.. 실력이 그런데 뭘 올려???.."

"종필이형.. 저번에 삼백놓고 치는거 내가 다 봤거든???..."



"시꺼 새끼들아.. 잔말말고 빨랑 초구 쳐....!!..."

"에이......"



"쿠션두개 가락하나... 쿠션빡 있는거다??... 알았냐??..."

"에이...진짜....."



나 150

[종필]이형 200[?]

[대식]이 200

[창식]이 120



드디어 나의 차례..

안정된 자세로 힘차게 펌프질을 하며 큐대끝 다마에 신경을 모은다.



[딱!!!!....]

[따..딱....]



간만에 당구를 치니까 뽀루꾸까지 맞으면서 다마가 좀 풀린다.



[딱!!!....]

[딱... 쿵..쿵...딱!!!...]



"아...뭐야??? 희준이 형.. 개 뽀루꾸..진짜..!!!...."

"짜식이.. 뽀루꾸도 기술이야 임마..."



[창식]이 녀석이 초록색 다이 위로 담배연기를 내리 깐다.



"푸하하... 연기 갠세이다...."

"푸핫........"



[틱!!!....]

이런!!!!....



웃다가 그만 삑싸리다..











[딩동댕.....]

벨이 눌려진다.

[종필]이형과 내가 결국 두번 이겨버려 지난날의 뼈아픈 패배를 만회하는 통쾌한

복수혈전의 승리...



[창식]이 녀석과 [대식]이 녀석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연습다마를 치고 있다.



[패자는 카운터로..!!!!...]



벽면에 대문짝만하게 적혀있는 이 당구장 현수막의 글귀는 인터넷상에도 유행할 정도이다.



그 때 음대생 폭탄 [윤지]가 당구장안으로 들어온다.

어느덧 [대식]이의 여자가 되어버린.. 지난날의 폭탄...

사실.. 얼굴이 좀 넙대대한게 밉상이라 그렇지.. 몸매는 죽여준다.



호프집..



오랜만에 빙둘러 앉아 술을 마신다.

그전에 함께 놀았던 음대3인방이 떨어져 나가 [윤지]만 남은 상황..

[종필]이형에게 아까부터 자꾸 전화가 걸려온다.



누구전화인지.. 안봐도 안다.

[종필]이형은 그래도 나를 배려해서인지.. 아직까지 그날이후로 [은미]를 술자리에

데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따라.. 아까 당구장에서부터 걸려오는 저놈의 전화..



"형...그냥.. 오라구 해... 나 괜찮으니까.."

"흐음...짜식.. 내가 싫거든??....."



갑자기 술자리의 분위기가 어두워진다.

[대식]이.. [창식]이와 [윤지].. 이녀석들이 다들.. 나와 [종필]이형과 [은미]에 대한

일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잠시후.. [은미]가 나타났다.

긴생머리.. 타이트한 자켓에.. 길다란 주름치마..

아마.. [종필]이형이 잘가는 술집을 찾아 나선것 같다.



[종필]이형이.. 괴로운듯.. 얼굴을 감싼다.

[은미]가 나를 보고 흠칫.. 놀랜다.

아마 나와 함께 있는걸 몰랐나 보다.



"하하.. 은미 왔어??... 앉어....."



"하하... 오빠들 안녕......."

"야.. 내일 보자니까.. 여기까지.. 또 어떻게 알고 왔냐????...."



[종필]이형 옆에 착.. 달라붙어 앉는 [은미]....

의연한척.. 있으려고 하는데도 지금.. 여간 불편한게 아닌 상황이다.



다들.. 이 지랄같은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억지로 말들을 많이 해 대기 시작이다.



"우리 이거 먹고 포켓볼 한번 때릴까??? 여자들 왔는데??..."

"짜식.. 무슨 포켓볼이야??..."



"포켓볼 치러 가요... 오빠..."

"그래.. 딱이잖아.. 남녀커플에.. 여기 두놈 남남커플..."

"푸하하.. 희준이형.. 나랑 커플된거야??..."



그때였다.

호프집안으로 들어오는 한무리의 일행들...

그 일행들 틈에 [서연]이가 들어오고 있다.



어디서 술을 거하게 마셨는지.. 글래머틱한 몸매가 휘청휘청.. 하며..

옆에서 부축이는 놈씨 녀석들이.. 침을 죌죌.. 흘려대며 [서연]이의 양 옆을

경호하듯.. 매달려 있다.



[서연]이네가 하필 우리 옆자리에 앉는다.



지난날... [은미]에 대한 고마움으로.. [종필]이형에게 재물로 받치려 했던

그 [서연]이...



그러고보니..그날의 그 충격적인 일로

[종필]이형과 [서연]이의 술자리를 만들어보겠다고 작심을 한뒤.. 까맣게 잊고만

있었다.



[서연]이가 나를 알아보았는지..

두 눈을 지그시 떠가며 나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를 쓴다.

술이 좀 된거 같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내쪽으로 오려고 비틀비틀.. 비좁은 자리를 파고든다.

[서연]이 주변의 늑대들이 부축을 하려한다.



"저리가!!.. 이 개새끼들..!!...."



[서연]이가 앞머리를 확!! 위로 올리며 자기네 동료들에게 화를 내더니 다시 나를

쳐다보며 다가온다.



씨바......이건 또....



"어??....오빠!!....딸꾹!!!!........희준오빠!!......"

"어...서연아... 오랜만이야......"



우리테이블의 모든 멤버가 만취한 섹시녀에게 고개를 돌린다.

[서연]이가 우리 멤버들을 주욱.. 훑어보더니 내옆에 철썩 앉는다.



"어??????... 여기 다 있네???....딸꾹!!!!.... 여기..음.. 이름이.. 맞다.. 대식오빠..

그리고...저 오빠는... 히히... 희준오빠!!..나보고 고맙다고 인사하라며??...딸꾹!!!..."

"아...하하.... 맞아.. 그랬지...."



"에이씨.... 진짜.. 저 오빠 아니었으면...씨이.....딸꾹!!!!....."

"하하.. 서연아.. 너 술 많이 마셨냐??...."



"놔!!!!!.... 씨파... 야.. 희준!!!... 넌 임마.. 나보고 사기꾼이라고 했지????

사기치지 말라고... 딸꾹!!!!... 씨파...흑흑....누군 그때 그러고 싶어서..흑흑흑..."

"아......놔...진짜........서연아...."



"놔!!! 이새끼야!!!.... 니놈은 혼자 살자고 도망쳤지???? 그치?????? 에라이 새끼야..!!"

".........후우........"



"저 오빠 반에 반만이라도 닮아라.. 이 새끼야!!!... 어?????........"

"..............."



[서연]이가 내앞의 맥주잔을 빼들더니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탁!!!!!]



"후아아..... 크억!!!!!......."

"............"



"흐음.... 저기.. 고마운 오빠!!!!... 히히.. 안그래도 인사시켜준다고 해서요..

기다렸는데요... 이.. 병신 머저리같은 새끼가..흑흑흑........ 이힝~......엉엉엉..."

"후아.....씨바..............참내...."



[서연]이 자리의 늑대놈들이 지들끼리 속닥거리며 잔을 기울리며 우리일행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 테이블의 모든 멤버들도 지금 느닷없는 [서연]이의 술주정에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서연]이 자리의 늑대한놈이 [서연]이옆으로 온다.



"저..죄송합니다.. 우리과 동생이.. 좀 술을 많이 해서요..."

"야!!!..꺼져!!!... 이 재수없는 새끼야..!!.... 니들 필요없어...딸꾹!!!...."



[서연]이가 내 팔을 파고들며 능글능글한 늑대녀석을 내?는다.



이 늑대 녀석이 당황해 하며.. 자기네 자리로 돌아간다.

다른 늑대녀석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나에게 길게 기댄 술취한 [서연]이가 나를 올려다 본다.



"야..넌 비겁하지만.. 그래도 싸가지 없는건 맘에 들더라..... 짜식...."



느닷없이 [서연]이가 내 볼을 잡아 흔든다.

지금... [은미]앞에서...



"아..아!!... 야.. 정서연!!... 이게.. 진짜...."

"푸하하하......."

"푸핫..........."

"킥킥...."



[서연]이가 다시 우리테이블을 비잉.. 둘러본다.

초점을 맞추려고 두눈을 찡그리며 주변사람들에게 부담스런 시선을 보낸다.

그러더니 나를 본다.



"넌.. 애인도 없는 놈이구나????.... 병신... 좋다.. 까짓꺼.. 내가 오늘하루

애인 되어 주지...딸꾹!!!......"

"진짜.. 너 술취한거냐? 미친거냐??...."



"와아... 축하해..희준아!!!...."

"하하... 축하해 희준이형...."



[은미]와 [종필]이형이 우리 둘을 쳐다본다..

[종필]이 형이 [은미]귀에다 대고 무어라 한참동안 속삭인다.



"고마운 오빠... 헤헤... 딸꾹!!!... 역시.. 용감한 남자는 미인을 얻는다더니..

여자친구분.. 이뿌시네여...딸국!!!...."

"호호... 반가워요... 한잔 받으세요...."



그렇게 술자리가 짙어져만 간다.

술취한 [서연]이 때문이었는지... 더이상의 술을 시키지 않고

서둘러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 일행들이 밖으로 쏟아지듯 나와 버렸다.



끝까지 노래방으로 가자며 술집 밖으로 따라나와 내목을 감는 부담스러운 [서연]이...



어리숙한 연기의 순진한 여대생이었는줄 알았던 이 기집애가 술이취하니까.. 장난이

아니다..!!!



그동안 나한테 쌓인게 많았나보다.



나를 본 첫날.. [현수]형과 [수진]이가 나가버리고 나에게 당한 그 면박!!...

그리고 재수없게도 복학하고 수강신청 하자마자 학교앞에서 딱걸린 나...

그리고 자기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듯.. 해장국집으로 끌고와 다짜고짜 연락처를 캐내어

[종필]이형에게 재물로 삼으려 했던 일...



"에이...딸꾹!! 우리 재미없게 여기서만 이러지 말고 노래방 가요!!.. 헤헤...."

"호호..... 그럴까?? 오빠.. 그러자...응??..."

"그래.. 가자..."



술자리에 나타난 [은미]..

그래서 인지.. 지난날 애절함이 잔잔한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쳐오는데..

느닷없는 [서연]이의 출현으로 오늘.. 기분이 말이 아니다..

더이상 술맛도 없고.. 이미 술도 좀 취한거 같다.



"난 그냥 집에 갈래...."

"씨바... 옵빠!!!... 남자가 그거 밖에 안돼????... 어???...."



"...놀았으면 얌전히.. 조용하게.. 그냥 가라......"

"체!!.... 벼엉신....니가 뭔데 가라 마라야??? 어??????????..진짜 싸가지 없구나??..."



"...후우.... 이게 진짜.. 너 그러다 한대 맞는다???........"

"...체...... 넌 항상 이런식이냐?????.... 그치???... 병신아.. 쳐봐.. 응???..

쳐보라고 이 병신새끼야!!!!!!!!!......"



우와아... 이거 완전히 개고기년이다..!!...

길거리의 사람들이 몽땅 다 쳐다본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다고.. 이런 개고기한테.. 지금 개쪽팔림을 당하는건지..

[종필]이형이 급하게 뒤돌아 오더니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



"자!!!.. 됐고.. 노래방.. 가자!!... 빨리...."

"............그래...가자..."



"빨랑 가요.. 서연씨... 희준이형!!.. 뭐해???...."



나를 무섭도록 째려보는 [서연]이...

그 두눈을 마주하기가 부담스럽다.



"어우...씨바...... 쪽팔려.....후우......니미...."



"야!!!.. 왕싸가지!!!.. 같이가야지!!!..딸꾹!!!..."

"씨발... 내가 만만한건지... 한장군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뭐냐??? 요 앞에만

오면...??..."



"푸하하하..........아.. 그 날 골때렸는데...."

"왜??? 뭔데??? 희준오빠 뭔일 있었어???..."



그날.. 자정이 넘은 시간..

노래방..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언제 갔는지.. 사라져 버린.. [창식]이 녀석..



"말!!!.. 달리자!!!!!!... 악!!!!!!!!!!......악!!!!!!!!!...."



오자마자 내옆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자기 차례가 오자

[말달리자]를 한번 부르고 난 후 뻗어버린 [서연]이..

쿠션위 길다락 기럭지를 쭈욱 펴고 혼자 뻗어있다.



나머지 멤버들..

눈치를 보고 일어난다.



"풋.... 희준아.. 아무래도 그냥 우리 가야겠다..."

"종필이형... 놀다 가지..."



"서연씨라고 했냐??.. 풋... 하여간 니가 책임져야 할꺼 같은 분위기다..."

"아니.. 종필이형!!... 얘랑은 아무것도 아니야!!!!!!!!!!!....."



사실.. 형 해주고.. 은미를 확실하게 내여자로 만들려고 했던 재물이었어...!!...



[종필]이형이 돌아서고 [은미]가 애써 나를 외면한채.. [종필]이형을 ?아 나간다.





길게.. 누워있는.....정장차림의 섹시 개고기... [정서연]...











"하이고...."

"...흠냐..흠냐...."



"헥헥......."

"흐음......."



기럭지가 길어서인지... 몸무게도 장난이 아니다..

학교앞에서 [서연]이를 업고 벌써.. 20분째 걷고 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학교근처에는 마땅히 재울만한 여관이나 모텔이 없다.

드디어.. 저멀리.. 모텔을 알리는 네온사인들이 보이기 시작이다.



"씨바......"



지금 이런 상황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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