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훔쳐보기 - 1부
2019.06.15 07:00
프롤로그
지난 몇달 동안 작가님들이 올리는 작품만을 눈팅하다가 미안하고 속이 찔려서 하나 올립니다.
과거에 [드라이브 스와핑]을 비롯해서 몇 개의 작품을 올려 봤지만 이 작업이 너무 힘들고 빼앗기는
시간이 너무 많아 쉽사리 시작하기에 겁이 납니다.
글 한편을 올리는데, 읽는 분은 불과 10분도 안 되는 시간이 들지만 쓰는 사람은 그럭 저럭 하루를
투자해야 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독자님들은 작가들의 노력에 대한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글의 짜임을 1부당 분량은 비교적 짧게, 부수는 넉넉하게 잡고 저의 일과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정했으니 읽는 분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언젠가 작품을 통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섹스는 실제의 마찰계수도 중요하지만 환타지라구요.
행위에 동반되는 마찰이나 조임 같은 것은 강렬한 쾌감을 주지만 그 지속 시간이 극히 짧고
음액 신음 또는 특별한 시추에이션 등은 우리들의 귀와 눈 가슴을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하고 그런 것들로 인해 더욱 긴 여운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오묘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의 섹스 본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실제 보다는 환상을
중요 시 하는 섹스 취향의 사람들에게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아내 훔쳐보기 1부
일도 하고 바람도 피우면서 별로 특별한 일이 없었던 지난 6월 초순 쯤,
카페 편지함에 한 통의 쪽지가 날아왔다.
"무료한 일상을 탈출하고 삶의 활력이 될만한 일을 만들고 싶은데 함께 참여 하시겠습니까?"
짧게 답장을 보냈다.
"어떤 일이지요?"
다시 회답.
"제가 님의 부인을 최대한 유혹하고 매일 매일 진행되는 상황을 님에게 상세히 알려드리는 거죠
보고의 수단으로는 구두, 녹음, 휴대폰 문자, 동영상 등 필요한 것을 모두 사용할 겁니다."
답장.
"댁은 누구죠?"
회답.
"설 사는 38세의 유부남 이고요 무역회사에 다니는 평범남입니다."
조금은 불쾌한 마음의 답장.
"그런데 내 아내를 아슈?"
회답,
"전혀 뵌적도 없습니다. 다만 님께서 여기 저기 올렸던 글들을 종합해 보면 부인의 스타일 외모
내밀한 몸의 특성, 잠자리 습관까지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요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연상의
유부녀라고 생각합니다."
오라! 그랬었구나 이 친구가 상상하는 연상녀가 여러 기회를 통해 나로 인해 그 일부 이미지가
밝혀진 내 아내일 줄이야!
어떻게 생겨먹은 친구인지 매우 궁금했고 그의 제안이 왠지 흥미가 당겨 한번 만나보기로 했다.
여의도의 한 커피숖에서 만난 그는 생각보다는 꽤 준수한 용모의 미남 친구였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얘기, 현재 하는 일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고 이 과정을 통해서 그가
크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판단을 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왜 그런 작업을 하려느냐고 묻는 것이 오히려 촌스런 결과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만의 성적 환상이 있고 이 친구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내 아내의 단순한
이미지만을 통해서 그 환상을 현실로 옮겨 보려는 꽤나 당차고 용기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시간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어느새 꽤나 친숙해지고 있었고 호칭은 형님과 후배로 바뀌어
있었다.
그동안 스왑이나 3s 같은 것을 동경하고 시도해본 적도 있는 나로서는 이번 일이 잘 되면 평소의
관음증적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겨서 결국은 조건을 달아서라는 핑계로 알량한
자존심을 살려가면서 그의 제안을 승락하고야 말았다.
3가지 조건은,
첫째, 진행도중 내 아내가 싫어하는 경우에는 이유 없이 중단하고 강요하지 말것.
둘째, 만남이 있거나 통화가 있을 때 그 당일을 넘기지 말고 내용을 상세히 보고할 것.
세째, 언제든지 내가 중단하라고 하면 조건 없이 중단하고 뒤 끝이 없게 할 것. 이 약속을 어길 경우
어떠한 제재조치에도 이의가 없다는 내용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근데 자네가 내 아내에게 처음 접근을 어떻게 시도할 거지?"
그가 대답하길,
"처음의 만남은 형님께서 연출을 좀 해주시면 좋겠어요. 사실, 생판 모르는 여성을 우연을
가장해서 접근하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야할 것 같아서요."
맞는 말이다. 그래서 처음 만남을 내가 주선하기로 하고 간단한 시나리오를 짰다.
6월 2째주 토요일 오후 무렵 작심하고 집에 들어간 나는 집에서 급할 때만 전용으로 쓰는
fax 기기를 고장난 것처럼 신경질을 부리면서 제조사 AS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주말이라서
즉시 못 고친다는 답변을 유도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는 모양새를 부리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일부러 큰 소리로 그에게 전화를 한다.
"영호야! 나다. 갑자기 집에 있는 팩스가 고장났는데 중요한 자료를 받아야 하니 니가 좀 도와 주라
주말에 이런 부탁을 해서 미안하다."
미리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 그 친구는 반갑게 전화를 받고 달려 오겠단다.
이때쯤 나의 신경질에 긴장해 있던 아내는 반가운 얼굴로 "누가 와요? "라고 묻는다.
"응 팩스좀 써야겠는데 주말이라서 AS도 안 되고.... 그래서 S전자 가전사업부에 있는
대학 후배 영호를 좀 오라구 했어"
"어머! 잘 됐네요 뭐 마실 거라도 준비해야 되겠네요?"
"그러지 뭐"
나는 천연덕스럽게 연기에 몰두했지만 여기에 감쪽 같이 속아서 나의 비위를 맞추는 아내의
표정과 태도가 마냥 불쌍하고 가련해 보여서 지금이라도 이 짓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으로 잠시
갈등했다.
1시간여 후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는 영호는 정말 선배의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 후배의 모습
그대로인 얼굴과 표정으로 손에는 과일 바구니까지 들고 깎듯이 예의를 차리며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고 있었다.
이때 또 한번 아내가 불쌍해 보였지만 서서히 엎질러지는 물이었다.
"듣던대로 형수님이 참 미인이시네요" 어쩌꾸 하는 너스레를 떨다가 내 방으로 들어와 팩스 기기를
고치는 척 하면서 그가 하는 얘기는 "정말 미인이시고 지적이시네요. 제가 엄청 운이 좋은 거 같애요"
도적놈! 남의 마누라를 거저 먹으려는 놈이 그래 단순히 네놈 운이 좋다구?
나는 다소 기분이 가볍지 않았지만 제놈도 내 아내의 실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이 작업을 하려고
들겠는가 라는 생각에 미치자 모든 걸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삼십여분 후 다 고쳤다고 하고는 거실에 앉아서 아내가 내온 차와 과일을 들고 선, 후배의 모습 그대로
일 얘기 사는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끌었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 올 무렵 나는 모처럼 온 후배에게 저녁이나 먹이겠다고 제안했고 아내와 영호는
모두 찬성하여 집 앞의 횟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횟집으로 걸어가면서 아내는 내게 작은 소리로 "당신 후배가 참 잘 생기고 씩씩하고 예의도 바르네요."
라고 칭찬을 하며 호감을 표시했다.
"응, 영호 저놈은 당신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미인이라고 하던데?"
"그거야 누구에게나 하는 입에 발린 소리 아닌가요?"
하면서 그래도 기분 나쁘지 않은 표정이다.
주말이라 가족손님이 많은 횟집의 가장 구석자리에 앉아 광어회를 주문하고 가벼운 술로 반주를
들면서 그런대로 익숙해진 자리를 이어갔다.
나는 일부러 화제거리를 남녀관계, 부부관계 얘기로 유도해 갔다.
"영호야! 내가 네 나이 때는 펄펄 날았는데 이젠 힘들어서 너의 형수 곁에 가는게 겁 날때도 있다
너 처럼 젊었을 때 제수씨 많이 사랑해 줘라"
"저도 한달에 두 세번 밖에 못해요. 아무리 부부간이지만 평생을 어떻게 한 여자만 사랑한다는 게
남자들 한테는 형벌 아닌가요?"
"요놈 봐라? 그래서 뭘 어쩌게?"
"아니요 말이 그렇다는 거죠 뭐, 제가 우스개 소리 하나 할께요 어느날 부부가 가축시장엘 갔는데
고삐에 매어 놓은 황소 우리에 [1년에 교미회수 50회]라고 써 붙인 걸 보고 부인이 여보! 저것좀 봐요
1년에 50회면 거의 1주일에 한번은 했다는 거잖아요? 당신도 본 받으세요, 몇 걸음 더 가니 이번에는
[1년 교미회수 65회]라고 쓴 팻말이 나왔어요. 부인이 다시 말하기를 1년에 65회면 거의 5일에 한번씩은
했다는 말인데 당신은 정말 형편 없잖아요? 다시 몇 걸음 더 가니 [1년 교미회수 365회] 팻말의 황소가
있었어요. 부인은 남편을 보고 비아냥거리면서 어머머! 여보! 이 소는 매일 했다는 거네요?
당신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해요. 이때 앞장서서 묵묵히 걸어가던 남편 왈, 저 황소한테 가서
물어봐요 매일 똑같은 암소하고만 했는지....."
나는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는 유모어 였지만 처음 듣는듯이 웃어주었고 아내는 까르르 웃으며
두번이나 뒤로 넘어졌다.
"영호씨! 어쩌면 그렇게 재미있는 말을 웃지도 않고 잘해요? 너무 재미 있어서 눈물이 다 나네요"
일단은 여기까진 성공이다.
식사가 끝나고 술이 거나해질 즈음 그가 한마디 한다.
"오늘 저녁을 형님이 쏘셨으니 오랜만에 형님 노래도 들어볼 겸 2차 노래방을 제가 쏘겠습니다."
너무 뻔하고 흔해 빠진 스토리로 진행될 모양이지만 우리 일상에서 노래방 문화와 용도가
그만큼 뿌리 깊게 자리를 잡은 결과일 것이다.
횟집이 있는 빌딩 지하층에 있는 노래방으로 내려가 가장 구석지면서도 넓직한 방으로 골라 들어갔다
뻔한 순서대로 내가 한 곡 부르고 그에게 마이크를 넘겨 준 다음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아내를
끌어 안고 부르스를 추었다.
다음, 아내가 18번지를 부를 때는 남자 둘이서 호위하는 모습으로 박자를 맞춘다.
다시 내 차례가 되자 마이크를 잡은 채 아내와 그에게 부르스를 추라고 권한다.
그 만이 볼 수 있게 한 눈을 찡그리면서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1부 끝
무더위에 글 쓰는 것도 쉽지 않네요 다음편 부터는 속도감이 있을 겁니다.
댓글로 응원 부탁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댓글을 보는 재미 밖에 없습니다. 건강하세요.
지난 몇달 동안 작가님들이 올리는 작품만을 눈팅하다가 미안하고 속이 찔려서 하나 올립니다.
과거에 [드라이브 스와핑]을 비롯해서 몇 개의 작품을 올려 봤지만 이 작업이 너무 힘들고 빼앗기는
시간이 너무 많아 쉽사리 시작하기에 겁이 납니다.
글 한편을 올리는데, 읽는 분은 불과 10분도 안 되는 시간이 들지만 쓰는 사람은 그럭 저럭 하루를
투자해야 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독자님들은 작가들의 노력에 대한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글의 짜임을 1부당 분량은 비교적 짧게, 부수는 넉넉하게 잡고 저의 일과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정했으니 읽는 분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언젠가 작품을 통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섹스는 실제의 마찰계수도 중요하지만 환타지라구요.
행위에 동반되는 마찰이나 조임 같은 것은 강렬한 쾌감을 주지만 그 지속 시간이 극히 짧고
음액 신음 또는 특별한 시추에이션 등은 우리들의 귀와 눈 가슴을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하고 그런 것들로 인해 더욱 긴 여운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오묘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의 섹스 본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실제 보다는 환상을
중요 시 하는 섹스 취향의 사람들에게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아내 훔쳐보기 1부
일도 하고 바람도 피우면서 별로 특별한 일이 없었던 지난 6월 초순 쯤,
카페 편지함에 한 통의 쪽지가 날아왔다.
"무료한 일상을 탈출하고 삶의 활력이 될만한 일을 만들고 싶은데 함께 참여 하시겠습니까?"
짧게 답장을 보냈다.
"어떤 일이지요?"
다시 회답.
"제가 님의 부인을 최대한 유혹하고 매일 매일 진행되는 상황을 님에게 상세히 알려드리는 거죠
보고의 수단으로는 구두, 녹음, 휴대폰 문자, 동영상 등 필요한 것을 모두 사용할 겁니다."
답장.
"댁은 누구죠?"
회답.
"설 사는 38세의 유부남 이고요 무역회사에 다니는 평범남입니다."
조금은 불쾌한 마음의 답장.
"그런데 내 아내를 아슈?"
회답,
"전혀 뵌적도 없습니다. 다만 님께서 여기 저기 올렸던 글들을 종합해 보면 부인의 스타일 외모
내밀한 몸의 특성, 잠자리 습관까지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요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연상의
유부녀라고 생각합니다."
오라! 그랬었구나 이 친구가 상상하는 연상녀가 여러 기회를 통해 나로 인해 그 일부 이미지가
밝혀진 내 아내일 줄이야!
어떻게 생겨먹은 친구인지 매우 궁금했고 그의 제안이 왠지 흥미가 당겨 한번 만나보기로 했다.
여의도의 한 커피숖에서 만난 그는 생각보다는 꽤 준수한 용모의 미남 친구였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얘기, 현재 하는 일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고 이 과정을 통해서 그가
크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판단을 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왜 그런 작업을 하려느냐고 묻는 것이 오히려 촌스런 결과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만의 성적 환상이 있고 이 친구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내 아내의 단순한
이미지만을 통해서 그 환상을 현실로 옮겨 보려는 꽤나 당차고 용기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시간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어느새 꽤나 친숙해지고 있었고 호칭은 형님과 후배로 바뀌어
있었다.
그동안 스왑이나 3s 같은 것을 동경하고 시도해본 적도 있는 나로서는 이번 일이 잘 되면 평소의
관음증적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겨서 결국은 조건을 달아서라는 핑계로 알량한
자존심을 살려가면서 그의 제안을 승락하고야 말았다.
3가지 조건은,
첫째, 진행도중 내 아내가 싫어하는 경우에는 이유 없이 중단하고 강요하지 말것.
둘째, 만남이 있거나 통화가 있을 때 그 당일을 넘기지 말고 내용을 상세히 보고할 것.
세째, 언제든지 내가 중단하라고 하면 조건 없이 중단하고 뒤 끝이 없게 할 것. 이 약속을 어길 경우
어떠한 제재조치에도 이의가 없다는 내용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근데 자네가 내 아내에게 처음 접근을 어떻게 시도할 거지?"
그가 대답하길,
"처음의 만남은 형님께서 연출을 좀 해주시면 좋겠어요. 사실, 생판 모르는 여성을 우연을
가장해서 접근하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야할 것 같아서요."
맞는 말이다. 그래서 처음 만남을 내가 주선하기로 하고 간단한 시나리오를 짰다.
6월 2째주 토요일 오후 무렵 작심하고 집에 들어간 나는 집에서 급할 때만 전용으로 쓰는
fax 기기를 고장난 것처럼 신경질을 부리면서 제조사 AS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주말이라서
즉시 못 고친다는 답변을 유도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는 모양새를 부리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일부러 큰 소리로 그에게 전화를 한다.
"영호야! 나다. 갑자기 집에 있는 팩스가 고장났는데 중요한 자료를 받아야 하니 니가 좀 도와 주라
주말에 이런 부탁을 해서 미안하다."
미리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 그 친구는 반갑게 전화를 받고 달려 오겠단다.
이때쯤 나의 신경질에 긴장해 있던 아내는 반가운 얼굴로 "누가 와요? "라고 묻는다.
"응 팩스좀 써야겠는데 주말이라서 AS도 안 되고.... 그래서 S전자 가전사업부에 있는
대학 후배 영호를 좀 오라구 했어"
"어머! 잘 됐네요 뭐 마실 거라도 준비해야 되겠네요?"
"그러지 뭐"
나는 천연덕스럽게 연기에 몰두했지만 여기에 감쪽 같이 속아서 나의 비위를 맞추는 아내의
표정과 태도가 마냥 불쌍하고 가련해 보여서 지금이라도 이 짓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으로 잠시
갈등했다.
1시간여 후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는 영호는 정말 선배의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 후배의 모습
그대로인 얼굴과 표정으로 손에는 과일 바구니까지 들고 깎듯이 예의를 차리며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고 있었다.
이때 또 한번 아내가 불쌍해 보였지만 서서히 엎질러지는 물이었다.
"듣던대로 형수님이 참 미인이시네요" 어쩌꾸 하는 너스레를 떨다가 내 방으로 들어와 팩스 기기를
고치는 척 하면서 그가 하는 얘기는 "정말 미인이시고 지적이시네요. 제가 엄청 운이 좋은 거 같애요"
도적놈! 남의 마누라를 거저 먹으려는 놈이 그래 단순히 네놈 운이 좋다구?
나는 다소 기분이 가볍지 않았지만 제놈도 내 아내의 실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이 작업을 하려고
들겠는가 라는 생각에 미치자 모든 걸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삼십여분 후 다 고쳤다고 하고는 거실에 앉아서 아내가 내온 차와 과일을 들고 선, 후배의 모습 그대로
일 얘기 사는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끌었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 올 무렵 나는 모처럼 온 후배에게 저녁이나 먹이겠다고 제안했고 아내와 영호는
모두 찬성하여 집 앞의 횟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횟집으로 걸어가면서 아내는 내게 작은 소리로 "당신 후배가 참 잘 생기고 씩씩하고 예의도 바르네요."
라고 칭찬을 하며 호감을 표시했다.
"응, 영호 저놈은 당신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미인이라고 하던데?"
"그거야 누구에게나 하는 입에 발린 소리 아닌가요?"
하면서 그래도 기분 나쁘지 않은 표정이다.
주말이라 가족손님이 많은 횟집의 가장 구석자리에 앉아 광어회를 주문하고 가벼운 술로 반주를
들면서 그런대로 익숙해진 자리를 이어갔다.
나는 일부러 화제거리를 남녀관계, 부부관계 얘기로 유도해 갔다.
"영호야! 내가 네 나이 때는 펄펄 날았는데 이젠 힘들어서 너의 형수 곁에 가는게 겁 날때도 있다
너 처럼 젊었을 때 제수씨 많이 사랑해 줘라"
"저도 한달에 두 세번 밖에 못해요. 아무리 부부간이지만 평생을 어떻게 한 여자만 사랑한다는 게
남자들 한테는 형벌 아닌가요?"
"요놈 봐라? 그래서 뭘 어쩌게?"
"아니요 말이 그렇다는 거죠 뭐, 제가 우스개 소리 하나 할께요 어느날 부부가 가축시장엘 갔는데
고삐에 매어 놓은 황소 우리에 [1년에 교미회수 50회]라고 써 붙인 걸 보고 부인이 여보! 저것좀 봐요
1년에 50회면 거의 1주일에 한번은 했다는 거잖아요? 당신도 본 받으세요, 몇 걸음 더 가니 이번에는
[1년 교미회수 65회]라고 쓴 팻말이 나왔어요. 부인이 다시 말하기를 1년에 65회면 거의 5일에 한번씩은
했다는 말인데 당신은 정말 형편 없잖아요? 다시 몇 걸음 더 가니 [1년 교미회수 365회] 팻말의 황소가
있었어요. 부인은 남편을 보고 비아냥거리면서 어머머! 여보! 이 소는 매일 했다는 거네요?
당신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해요. 이때 앞장서서 묵묵히 걸어가던 남편 왈, 저 황소한테 가서
물어봐요 매일 똑같은 암소하고만 했는지....."
나는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는 유모어 였지만 처음 듣는듯이 웃어주었고 아내는 까르르 웃으며
두번이나 뒤로 넘어졌다.
"영호씨! 어쩌면 그렇게 재미있는 말을 웃지도 않고 잘해요? 너무 재미 있어서 눈물이 다 나네요"
일단은 여기까진 성공이다.
식사가 끝나고 술이 거나해질 즈음 그가 한마디 한다.
"오늘 저녁을 형님이 쏘셨으니 오랜만에 형님 노래도 들어볼 겸 2차 노래방을 제가 쏘겠습니다."
너무 뻔하고 흔해 빠진 스토리로 진행될 모양이지만 우리 일상에서 노래방 문화와 용도가
그만큼 뿌리 깊게 자리를 잡은 결과일 것이다.
횟집이 있는 빌딩 지하층에 있는 노래방으로 내려가 가장 구석지면서도 넓직한 방으로 골라 들어갔다
뻔한 순서대로 내가 한 곡 부르고 그에게 마이크를 넘겨 준 다음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아내를
끌어 안고 부르스를 추었다.
다음, 아내가 18번지를 부를 때는 남자 둘이서 호위하는 모습으로 박자를 맞춘다.
다시 내 차례가 되자 마이크를 잡은 채 아내와 그에게 부르스를 추라고 권한다.
그 만이 볼 수 있게 한 눈을 찡그리면서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1부 끝
무더위에 글 쓰는 것도 쉽지 않네요 다음편 부터는 속도감이 있을 겁니다.
댓글로 응원 부탁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댓글을 보는 재미 밖에 없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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