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그리고 나 - 에필로그
2019.07.28 07:00
여름이다... 1월쯤에 칼바람을 맞아 가며 처음 쌓았던 이모와의 인연이 아직은 이어지고 있다..
미진이... 정말 좋아했는데... 헤어 졌다... 동네 대학가더니만 동네 건달선배와 눈이 맞았단다...
친구들을 통해 미진이 일을 알게 되고.. 얼마 후 미진이 에게서 헤어지자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덤덤하게 받아 들였다.. 그래도 많이 좋아했고.. 앞으로 좀 더 잘 해주고 싶었는데...
나도 그쯤에 아마 맘에 두는 여자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 힘들지 않게 미진이를 잊을 수있었다..
내 동생이 한 말이 딱 들어 맞았다.. 지지배 말이 씨가 됐는지....
나 또한 서울에서 나름의 자유를 누리고는 있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정말이지 이때까지는 행복했다..
이모... 그리고 새로 만난 여자친구들.... 서울에서 모임을 유지하는 고향 친구들...
1월이후로 이모랑은 한달에 두 번 꼴로 만났다.. 내가 한번 내려가고 이모가 한번 올라 오고....
한 학기가 끝나고 이모에게로 갔다.. 집에다가는 방학했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서울에게 피 터지게 공부하는 줄 아셨을 부모님이다..
이모 집에서의 동거... 그럭저럭 서로에 대한 연민이 깊은 사랑은 아니더라도 서로를 소중하게 인식하는 사이는 되었다...
그런식으로... 1년 6개월 정도를 보냈다... 그 사이 난 또래 여자 친구도 사귀게 되었다...
1997년... 모든 남자에게 찾아 오는 입영이라는... 사회격리 제도....
나는 5월1일 논산 입영이었다... 여자친구 땜에 두 번을 미루고 가게 되었다....
이모와의 마지막 만남이 있던 날....
" 이모... 나 군대 가믄 좋은 사람 좀 찾아봐... "
" 그래.... " 슬퍼보였다... 지금까지 나에게 의지를 많이 했었는데.. 어린아이처럼 질투도 하고....
어리광도 잘 부리던 이모였는데....
이모와의 마지막 2주일 가량을 매우 뜨겁고 알차게 보냈다....
이모는 그렇게 나를 마지막으로 배웅해 주었다....
입영은 새 여자친구와 가족들... 그렇게... 격리되었다...
입대하고 첫 휴가.. 이모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나오면 봐야지....
일병휴가... 드뎌 제대로 된 휴가다....
집에서 어머니께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 이모 결혼 한단다.. "
" 그래??? 누구랑??? "
" 이모 가게 옆에서 가게 하는 사람이래... "
" ........ 잘 됐네...... "
나랑 못 본지 6개월이구나.. 좋은 사람인가 보네.... 잘 살아야 할텐데.... 질투보다는 이모의 새로운 생활이 더 걱정이 되었다...
그 이후로 일부러 연락을 안했다...... 이젠 연락을 하면 안된다.. 라고 내 자신에게 각인했다...
이모도 그 이후로 일부러 우리집이랑 왕래를 줄인 것 같다.. 나하고의 만남은 끊으려는 듯했다..
당연히 그래야지..... 차라리 안 보면 잊을 수있겠지... 좋은 기억만 가지고 서로를 추억할 수 있겠지....
아직도 집에 내려가면 집 앞의 공터 옆을 지날때면 그때 기억이 떠 올라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곤 합니다..
찬바람이 불 때면 나를 그렇게 잘 배려해 주던 이모 생각에 찬바람이 싫지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을 이모에게..
행복하길 빈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때면 나도 모르게 술이 늘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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